출근을 하니 직원들 얼굴이 어둡다.

"무슨 일 있어요?"
"창고에 반품도서가 250권이나 쏟아져 들어왔어요."

한 달에 두 번 정도 거래서점에서 반품도서가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양이 좀 많다. 유통하고 있는 책 종류가 50종에 이르다보니 반품도서 숫자도 점점 늘어난다. 반품도서는 우리 출판사뿐만 아니라 모든 출판사들의 고민이다.

판매가 부진하다보니 출판사들은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으로 나가고 있다. 그런 전략 탓에 이번 주에는 신간이 270종이나 발행되었단다. 하지만 책이 출간돼 서점 매대에 진열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서점은 서점대로 온라인 서점에 치이다보니 팔리는 책 외에는 즉시 반품을 실시하는 것.

쌓이는 책들

창업할 즈음 서울에 있는 지인의 출판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쌓여 있는 책에 둘러싸여 일할 공간도 부족해 보였는데 지금 우리 사무실이 그 지경이 되어가고 있다.

책의 유통기한이 늘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부패해서 못 먹는 음식도 아닌데 말이다. 책이 일용할 양식이라 하는데 말이다.
 
- 강수걸


*2008. 5. 27 부산일보에 발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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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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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병만이 2009.05.14 17: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전시, 판매할 수 있는 통로가 서점 말고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지역에도 책과 관련된 축제들이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저렇게 쌓여 있는 책들을 보니, 왠지 슬프지만...그래도 힘내세요~

  2. 봄밤 2009.05.15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 앞에 보이는 김곰치 소설 <빛>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답니다. *^^* 근데, 사서 읽는 건 아니고 빌려서.... 죄송..

    • 산지니 2009.05.15 1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헉. 봄밤님. 쌓여 있는 책들 중에서 '빛'을 발견하시다니 놀랍습니다. 좋은 눈을 가진 분인것같습니다. '빛'을 읽고 계신다니 더 반갑구요. '빛' 소개글과 작년 영광도서 사랑방에서 열린 토론회 소식을 링크해두었습니다.
      http://sanzinibook.tistory.com/21
      http://blog.naver.com/sanzinibook/20055059729

    • 봄밤 2009.05.15 15:31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 산지니에서 나왔네!" 하고 출판를 눈여겨 봐두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