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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시대적 발언이어야 한다_<보이지 않는 숲> 북토크 소개

by _Sun__ 2023. 1. 16.

부산일보에 <보이지 않는 숲> 북토크가 소개되었습니다.

‘소설은 시대적 발언이어야 한다’ 장편소설의 무게감 재확인

 

문학지 ‘문학/사상’ 북토크

구모룡 평론가·조갑상 소설가
‘보이지 않는 숲’ 뜨거운 관심

 

12일 열린 <문학/사상> 북토크. 조갑상(오른쪽) 소설가와 구모룡 평론가. 채널산지니 캡처
 

지난해 11월 출간된 조갑상 소설가의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숲>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12일 부산 해운대구 산지니X공간에서 열린 반연간 문학지 <문학/사상>의 북토크는 ‘한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숲’을 걸어간 사람들’이란 이름으로 이 장편소설을 다뤘다. 이 문제작과 관련해 추리문학관 30주년 기념행사 때의 ‘저자와의 대화’를 잇는 두 번째 공개 행사다. 이날 행사는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학/사상> 편집인 구모룡 문학평론가와 조갑상 소설가의 대담으로 이어졌다.

<보이지 않는 숲>이 관심을 끄는 것은 아주 오랜만의 장편소설이라는 점이다. 장편소설은 사회와 인간을 총체적으로 그리는 장르다. 부산과 한국에선 유독 단편소설을 많이 쓰지만 소설의 본령은 장편소설에 있다. 소설가는 장편소설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유명 문학상인 요산김정한문학상 심사에서 거론되는 작품 대부분은 장편소설이다. 한때 한국문단에서 장편소설의 시대는 끝났다는 주장이 엄살처럼 나오기도 했다. 더 이상 시대 전망을 할 수 없다는 막막함에 대한 아픈 역설적 토로였다. 그렇기에 더더욱 장편소설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와의 고투를 통해 우리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소설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부산 문단에서도 장편소설이 때때로 출간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문단을 아울러 중편소설을 확장한 듯한 경장편은 출간되지만 무게감 있는 장편소설이 나온 건 흔치 않다. 이번 <보이지 않는 숲>은 한국 현대사의 심층을 파헤치며 ‘소설은 시대적 발언이어야 한다’는 명제를 구현했다. 모든 소설가들이 염두에 두지만 작품으로 체화하기 참으로 어려운 게 그것이다. 그 명제가 이 소설에서는 디테일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 있다고 했다. 북토크에서 구모룡 평론가는 “이 소설은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구체적 삶을 얘기하고 있으며, 살아있는 대화와 작중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는 서정적 풍경 묘사 등이 한국 리얼리즘 소설의 대가 염상섭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이 장편의 생산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조갑상 소설가는 “나에게 주어진 것,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썼다”고 했으나 그 말에 담긴 뜻은 상당하다. 구 평론가는 “이번 장편은 1989년 단편 ‘사라진 하늘’, 2012년 장편 <밤의 눈>, 2017년 소설집 <병찬읍지 편찬약사> 등을 통해 30년 이상 골똘히 천착해온 주제를 작품화한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보이지 않는 숲>은 부산 소설사 맥락에서 요산 김정한을 계승·진화시킨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요산은 보도연맹 사건에 직접 연루됐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는데 말년의 단편 ‘슬픈 해후’(1985)에서 그 일을 슬쩍 언급만 했을 뿐 정면으로 다루지는 못했다. 조갑상은 외려 요산의 다음 세대라는 일정한 거리감의 위치로 인해, 요산에게 ‘실존적 결격’을 보이는 ‘보도연맹 사건’을 한국 현대사 문제로 외려 크게 확장해 다뤘다는 것이다. 박명호 소설가는 뒤풀이 자리에서 “자기 몸속의 희미한 기억을 끈질기게 문제화했기 때문에 이 소설이 가능했다”며 “그 희미한 기억이라도 없으면 자칫 책상머리 소설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조 선배만이 쓸 수 있었던 소설”이라고 했다.

조갑상 소설가는 “단호하게 뼈대를 잡아 나가야 하는데 중도에 물렁뼈를 잡고 있지는 않는지 고민하면서, 쓰고 고치고, 쓴 것을 아주 많이 통째로 걷어내는 숱한 과정이 있었다”며 “소설가들이 다 겪는 그런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출처: 부산일보

 

‘소설은 시대적 발언이어야 한다’ 장편소설의 무게감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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