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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지역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_『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부산시민도서관 릴레이 북토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3. 4. 28.

여러분, 안녕하세요~ 

4월부터 부산시민도서관에서 부산 지역 출판사와 연계하여 지역작가 북토크를 릴레이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그 북토크의 스타트! 를 산지니가 끊었습니다. 🤗 바로 어제, 시민도서관에서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의 임영아 작가와 함께하는 북토크 시간을 가졌답니다. 

 

 

임영아 작가는 현재 부산에서 작업하는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부산에서 자라 도쿄와 서울을 거쳐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글쓰기, 일러스트 작업 등의 예술활동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질문에 답하는 임영아 작가(왼쪽)와 강나래 편집자(오른쪽)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 표지.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제작

 

북토크는 산지니의 강나래 편집자가 진행을 맡아 작가와 일문일답의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의 표지는 선생님의 그림으로, 일러스트로 직접 그린 것을 싣게 되었습니다. 표지의 이 그림에 대해서 잠깐 소개를 해 주실 수 있나요?

이 표지 그림은 제가 부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인 초량의 산복도로를 그린 그림이에요. 예전부터 제가 쓴 책 표지 그림을 직접 그리는 것을 정말 해 보고 싶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그리고 제가 얼마나 부산을 좋아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작가는 예전부터 비현실적인 이야기보다는 자신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었다고 합니다. 부산에서 미대 입시를 준비하고, 대학에 진학해 느낀 예술 분야에서의 부산과 서울의 인프라 차이는 극명했기에 그 간극을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요.

“부산에 있다 서울에 올라와 보니 인프라도 잘 되어 있고, 사람들도 많고, 정보 교류도 활발하고. 그 차이점이 너무나도 체감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상황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우리나라는 심각한 지방불균형의 시대이기 때문에 저는 이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용기를 냈죠. 나는 평범한 예술가니 평범한 시선으로 작은 목소리라도 펼치자고. 지방 예술의 문제점에 대해 입 다물고 있기보다 이것을 수면 위로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죠.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임영아 작가는 많은 이들이 고향에 일자리가 없어 서울로 올라가는 현상을 이해한다고 합니다. 작가 역시 예술을 하려면 당연히 서울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 어느새 “서울”, “수도권”, “명문대”와 같은 것에 집착하고 열등감까지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력 끝에 도쿄의 유명 미술대학으로 편입합니다. 

“계속 부산에 있으면 미술 정보를 잘 얻지 못 하게 된다는 현실적인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당시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에 대해 느꼈던 불만이 있었고, 향후 예술 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위해서는 서울, 수도권, 명문대 이런 것들이 내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런 것들을 먼저 경험해 봐야 지방과 수도권의 차이를 밝히는 내 주장에 힘이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사실 일본에는 수도인 도쿄 말고 다른 지역에도 유명한 미술대학이 많아요. 그렇지만 저는 ‘수도권’이라는 것에 열등감과 열망이 있는 상태였기에 무조건 도쿄로 가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작가는 도쿄에서 미술공부를 이어 갑니다. 하지만 이내 찾아온 건강 악화, 향수병 등이 작가를 괴롭혔고, 여러모로 힘든 와중에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을 교수님으로부터 듣게 됩니다.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렴.” 진로상담 중 작가는 이 말을 듣고 울음이 터졌다고 하네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많은 것들이 떠올랐어요. 하고 싶었는데 참아 왔던 것들, 못 했던 것들 아, 나는 나조차도 속이고 있었구나. 남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것들만 이야기하고 있었구나. 건강이 악화되면서 앞으로 내게 남은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보다 더 나빠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자. 한 번 사는 인생,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 보겠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었던 일, 창작, 글쓰기, 그림 그리기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바다에 돌아와서 푸른 색감을 가진 것들을 만들어 보고 싶다. 그런 생각으로 더 늦기 전에 부산으로 오기로 결심했습니다.”

 

작가는 그 전까지 ‘이곳에 가야 한다’, ‘이것을 해야 한다’는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살았다면 유학시절을 기점으로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향으로 올 결심을 합니다. 그러나 돌아온 부산에서의 취업은 녹록지 않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모두 공감하시죠? 대부분의 일자리가 서울과 일부 수도권에 몰려 있는 우리나라 현시대 상황을 비추어 본다면, 그리고 지방에서 취업하기 위해 애써 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거라 생각합니다. 지역 출판사에서 일하는 저 역시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방에는 예술 기관 수 자체가 부족하고 그만큼 기관의 채용인원도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작가는 서울행을 택합니다. 서울로 가니 문화생활도 쉽게 할 수 있고 다른 작가들과의 교류도 활발했습니다. 하지만 임영아 작가는 이 모든 것들을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하고 싶었다네요.  서울에 살며 자신이 작업한 작품들을 훑어보던 작가는 작품 중 부산과 관련된 것들이 참 많음을 느낍니다. 부산 사투리, 부산 풍경, 부산 먹거리….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수록 깊어지는 부산에 대한 그리움에 작가는 서울살이를 접고 고향으로 내려와 정착합니다.

 

하지만 이게 웬일! 임영아 작가가 부산으로 내려올 무렵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합니다...

안 그래도 먹고살기 힘든 예술가, 전염병이라니. 😬 준비하던 각종 전시회나 박람회가 취소되고 무기한 연기되며 임영아 작가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이 처한 상황이 더욱 힘들게 되었죠.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싹은 있었습니다.

 

- 코로나 때문에 상황이 어려워졌는데, 한편으로는 코로나 상황이 지역 예술가에게 기회가 되기도 했다고 책에 쓰셨어요. 

“네. 오프라인으로 전시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온라인 전시가 활발해졌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나서서 온라인 공간을 대여해 주기도 했고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플랫폼이 많이 생겨났고 코로나 덕분에(?) 지역 예술가들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의 작품을 공개할 수 있게 된 거죠. 굳이 서울에 가서 전시회를 열지 않아도, 지역 사람들에게도 작품을 보여 줄 수 있고, 굿즈 제작이나 판매도 온라인으로 쉽게 가능해졌기 때문이죠.”

 

북토크 말미, 라이브 방송을 통해  “코시국으로 비대면 활동의 증가 등 변화가 있었는데, 앞으로 지방에서 예술하는 것에 변화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이 질문에 작가는

“앞으로 더 발전하지 않을까 싶어요. 당장 십 년 전과 비교 하더라도 예술센터, 사립미술관, 사립박물관 등 예술 기관이 많이 늘어났거든요. 그렇다면 여기서 정체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지역에서 일하고 싶은 젊은이도 많을 것이고, 심화되는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빠져나가는 젊은이를 붙잡기 위해 지역 쪽에서도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저는.”

고 지역 예술의 발전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해 주었습니다.

 

한 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임영아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한 장소를 어쩜 저리 깊게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사실 고향을 떠올려도 별 느낌이 없거든요. 작가의 그런 마음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습니다. 애정을 담은 공간이 있다는 것, 그곳을 추억한다는 것은 언제나 마음 따뜻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작가의 글과 그림에 그 따스한 시선이 묻어나는 것은 아닐지.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 책 에필로그 마지막 부분을 작가가 낭독하며 북토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지금 나는 부산에 돌아왔다. 짐 정리를 끝내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내가 부산에 돌아온 게 잘한 일인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부산에 온 후에도 하루에 몇 번씩 생각을 해 본다. 서울의 인프라를 포기하고 다시 부산에 온 게 잘 한 일일까? 하지만 부산에도, 그 주변 지역에도 분명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희망을 품어 보기로 했다. 부산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하여 용기를 내기로 했다. 언젠가 세월이 흘렀을 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부산에서 작업하길 참 잘했어.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

임영아 작가의 이야기가 예술뿐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 그리고 지역 생활을 고민하는 분들께 적게나마 위안이, 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모두 힘냅시다!!!!!!!

 

 

부산을 이야기하며 지워지지 않던 임영아 작가 얼굴의 미소가 아름답습니다

일러스트 제작, 소설 집필, 전시회 개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보여 주는 임영아 작가,

‘평범한 예술가’의 지역 예술 활동을 응원합니다!

 


 

🎨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 책 소개      

 

예술을 하려면 서울에 가야만 하나요?『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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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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