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정의를 선택한 청년 영웅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신념을 위한 투쟁을 그린 <경성 브라운> 북토크 후기를 전합니다.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에 한국의 가장 어두운 시대를 지났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다룬 고예나 소설가를 만나보았는데요.
춥지만 따뜻한 커피향이 가득했던 현장을 공개합니다!
Q. 작가 소개를 보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집필을 계획하셨다고 한다.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와 집필시간, 집필 과정은 어땠는지 상세히 듣고 싶다.
처음에는 그냥 커피에 관한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커피를 최초로 마신 인물이 대한제국 고종 황제라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소설을 집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독립운동가의 사랑과 고뇌를 써보자는 겁없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집필에 4년이나 걸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완성을 해야 책으로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완성을 하기 위해 애를 썼다. 출산도 10개월이데 4년이나 걸려 나온 책이다. 쓰는 중에 코로나가 닥쳐 아이의 육아와 함께 집필을 하는 것에 또 애를 먹었다. 집필을 하며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고 또 많은 빚을 졌다.
Q. 독자로서 <경성 브라운>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미스터 리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인물들도 일제강점기의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자신의 나아갈 길을 치열하게 고민하지만 미스터 리는 이완용의 손자라는 배경 때문에 그러한 고뇌를 대표하는 인물로 보여진다. 이완용의 손자인 미스터 리를 회색 인간으로 구상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노력하는 유전자는 유전되지 않는다고 한다. 개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노력이 아니라면 재능을 썩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스터 리는 주어진 삶에 순응하며 사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바꾸려는 인물이다. 환경, 친구 등의 영향을 받아서 주어진 상황에 맞서 변화해보고자 맞서 싸워보고자 하는 인물이기에 "개척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
Q. <경성 브라운>에는 실존 인물들이 등장한다. 실존 인물 중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지는 고종, 이완용 또한 있지만 종로경찰서의 신철 형사, 김구, 한용운 등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또한 보스턴 차 사건과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를 언급하는 등 역사의 연결과 전개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역사를 다루다보니 자료조사에도 애를 쓰셨을 것 같은데 역사적 사실을 소설로 녹여내는 데에 가장 애로 사항은 무엇이었는지, 또 가장 참고가 되었던 자료나 조사하면서 알게 된 역사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듣고 싶다.
소설에도 약간 언급이 되지만 이완용에 관한 부분이다.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기 전 손병희가 이완용을 설득해서 33인에 이완용의 이름을 넣자는 논의가 되었다는 것이다. 손병희가 이완용에게 꽂혔던 이유는 그가 명필가였기 때문인데 글씨가 예로부터 사람의 마음을 보여준다는 말을 믿었기 때문에 3.1 운동에 대한 서명에 설득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손병희가 이완용과 독대를 했다. 이때 이완용은 3.1운동이 성공하여 대한제국이 독립이 된다면 자신의 사지를 찢어 광화문 거리에 매달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결국 손병희는 돌아서고 이완용은 3.1운동에 알고 있지만 조선총독부에 고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 뒷 얘기 자체를 알리고 싶었다.
Q. 독립 이후 친일파 척결 등 그들에게 걸맞은 응징이 주어져야 했으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 한국전쟁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경성 브라운>으로 말미암아 돌아보아야 할 현재의 문제를 이야기해본다면.
이우 왕자가 2차 대전 말미에 일본에 끌려가 군인의 신분으로 참전하게 된다. 나는 이우 왕자가 전장의 한가운데에 있었기 때문에 일제의 패망을 예견했을 거라 생각한다. 이우 왕자는 히로시마로 전출해 핵폭탄을 맞고 즉사한다. 그는 현재 야스쿠니 신사에 안치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조선 왕족이기에 되돌려달라 요청했으나 일본에서는 일본 군인으로 참전했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그곳에는 일본 군인으로 참전했던 수많은 조선인들이 함께 묻혀 있다. 또한 가미카제 특공대에 차출된 조선인 청년들의 위패도 함께 안치되어 있다. 이는 위안부의 문제와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제강점기 시대,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뿐 아니라 비록 실패했을지라도 기꺼이 몸을 던져 나라를 구하고자 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에 대한 우리의 질문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더욱 자세한 이야기는 유튜브 채널산지니에서 풀버전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경성 브라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라이브] 일제강점기, 정의를 선택한 청년 영웅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신념을 위한 투쟁_『경성 브라운』 북토크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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