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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만화 형식의 세계 _시민도서관 릴레이북토크 <만화 형식의 역사> 후기

by euk 2024. 7. 1.

안녕하세요 여러분~!

4월부터 부산시민도서관에서 부산 지역 출판사와 연계하여 지역작가 북토크를 릴레이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 26일 수요일, 시민도서관에서 <만화 형식의 역사>의 오혁진 작가와 함께하는 북토크 시간을 가졌답니다. 

 

 

오혁진 작가는 현재 만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첫 책 <만화 형식의 역사>를 시작으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공저로 출간된 <만화 형식의 역사>을 집필했으며, 지금도 책 출간을 위해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ppt와 함께 만화의 형식을 설명하고 있는 오혁진 작가(오른쪽)와 해피북미디어 대표 권경옥(왼쪽)

 

 

북토크는 해피북미디어 권경옥 대표가 진행을 맡아 오혁진 작가와의 짧은 대화를 시작으로 약 1시간의 강연과 마무리 대화로 진행되었습니다. 

 

- 제가 처음 시민도서관을 처음 방문한 것이 고등학교 2학년 때인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당시에는 입장료를 내고, 1시간쯤 줄을 서서 들어왔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 당시 이곳에서 자주 먹던 메뉴는 라면이었어요. 오늘 이렇게 북토크를 진행하는 겸 일찍 도서관에 도착해 추억을 되살리고자 라면을 먹고 왔습니다. 오혁진 작가님은 시민도서관에 얽힌 추억이 있으신가요?

"저는 사실 시민도서관에 오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의 집에서 오기까지 교통편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자주 오게 되는데요, 왜냐하면 시민도서관이 부산에서 오래된 서적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출간한 <한국 만화 캐릭터 열전>을 집필할 때, 70년대 관련 자료들을 시민도서관에서 직접 열람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쓸 때 시민도서관의 자료를 많이 참고했고, 도움을 받았습니다."

 

- <만화 형식의 역사>에 대해 독자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익숙하지 않은 주제인 것 같습니다. <만화 형식의 역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만화의 형식', '만화의 역사'의 두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만화의 형식은 만화의 내용과는 대비되는, 예술 작품이 예술적 효과를 지니도록 여러 부분을 배열하여 드러내는 방식을 말합니다. 각 예술에는 고유의 형식이 있듯이, 만화에도 글, 그림, 칸, 페이지가 결합되는 양상이 만화의 형식입니다. 저는 책에서 만화의 내용이나 서사가 아니라 만화의 겉으로 드러나는 양상들을 주로 다루고자 했습니다. 즉, <만화 형식의 역사>는 만화 형식이 무엇인지, 그것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화의 무엇인지에 먼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보통 '만화'라고 하면, 귀여운 이미지나 만화적인 캐릭터가 있으면 만화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화적인 이미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모두 '만화'라고 지칭하지 않습니다. 또, 만화적인 이미지 없이 사진만으로도 만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글 없이 이미지만으로도 만화의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즉, 만화에서 반드시 글이 들어갈 필요가 없고, 그림이 없어도 만화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화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만화의 이해>라는 책에서는 '의도된 순서로 병렬된 그림 및 기타 형상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만화는 하나의 이미지만을 만화라고 하지 않고, 이미지와 이미지가 연속으로 연결되어 나열된 것을 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화의 형식은 이중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글과 그림, 칸과 페이지, 연속과 불연속, 구상과 추상. 만화 안에는 칸들이 있고, 이 칸들을 둘러싸는 전체 페이지가 있습니다. 칸 안에는 글과 그림이 결합되어 있고, 각각의 칸들은 불연속적인 속성을 가지지만, 이들을 나열함으로써 연속성이 만들어지는 이중적 구조를 가집니다."

"우리는 만화를 볼 때 두 가지 대안적인 읽기 체계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칸의 초점을 맞춘 연속적 읽기, 둘째는 페이지에 초점을 맞춘 동시적 읽기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칸의 순서에 따라 연속적으로 만화를 읽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페이지 전체에 집중하여 읽기도 합니다. 칸과 칸들이 모여 또 다른 이미지가 만들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만화에서는 구상적인 이미지와 추상적인 이미지를 함께 사용합니다. 두 가지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여 작가가 의도하고자 하는 내용을 표현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하나의 칸 안에 구상적 이미지와 추상적 이미지를 동시에 사용하여 각기 다른 층위의 존재를 한 공간에 포섭하고, 이를 납득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만화를 실사화한 영화들이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가, 이처럼 만화는 구상적, 추상적인 이미지, 각기 다른 층위의 이미지를 모두 포섭하는 데 비해 현실 이미지를 담은 영화는 그러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 강연의 자세한 내용은 시민도서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보기 가능합니다.

https://www.youtube.com/live/woKKuw-LY8k?si=1ZQ60nDJ423n5eWv

 


 

- 강의를 듣다 보니 만화가 근대 문물의 발전과 얼마나 밀접한 연관을 가지면서 발전을 해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만화를 표현하는 데 있어 칸의 중요성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작가가 칸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웹툰은 출판만화와 달리 페이지로 볼 수가 없어 칸과 페이지의 결합, 칸의 변주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작가들은  다양한 칸의 변주와 만화의 형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부모들은 아이들이 만화를 많이 보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즘 웹툰이나 만화들이 너무 패스트푸드처럼 소비되는 것 같아요. 스크롤에 빨려 들어가 빠르게 소비되고 있죠. 물론 이런 현상들이 웹툰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경향입니다. 쇼츠와 릴스와 같이. 그런 점에서 저는 만화를 포함에서 모든 콘텐츠들이 천천히, 주의 깊게 읽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앞에서 강연한 내용들은 요즘처럼 빠르게 소비하면 놓치기 쉬운 것들이거든요. 

저는 만화라는 매체는 '재미있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우리는 '재미'라는 감정을 등한시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만화를 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행복해졌으면 하는 것이 만화를 보는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입니다."

 


 

 

<만화 형식의 역사>에 사인 중인 오혁진 작가의 모습(왼쪽)

 

이번 북토크가 저에게는 두 번째로 오혁진 작가의 강연을 듣는 자리였는데요, 강연을 들으면 들을수록 만화의 세계를 조금씩 이해하고 공부해 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덤으로 강연 내내 만화를 사랑하는 오혁진 작가의 모습도 볼 수 있었고요. PPT를 통해 만화를 보여주며 청중들과 시청자들에게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오혁진 작가의 만화에 대한 사랑, 여러분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만화의 형식에 대해 대중들에게 알릴 오혁진 평론가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 <만화 형식의 역사> 구매하기

http://aladin.kr/p/wzbZr

 

만화 형식의 역사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든 만화. 우리에게 익숙한 만화의 형식은 언제, 어떻게 이뤄졌을까? 윌리엄 호가스에서 장 자크 상페까지 서양 만화 작가의 작품세계를 분석한 『만화 형식의 역사』는 독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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