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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2024 서울국제도서전 2일차 북토크 후기 :: <기연> 박도하 저자, <소녀 취향 성장기> 이주라 저자, <다정한 연결> 안미선 저자와의 만남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4. 6. 28.

2024 서울국제도서전이 어느덧 둘째 날로 접어들었습니다!   

 

첫날에 이어 독자분들을 만날 생각에 벅찼던 산지니 편집자들입니다.

둘째 날에도 특별 북토크는 계속되었는데요. 그 소식을 지금 만나러 가 보실까요?

 


첫 번째 북토크로 <기연> 박도하 작가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북토크 중 작가가 직접 소설의 일부를 낭송하는 시간도 진행되어 뜻깊었고, 이미 알고 있던 책이었지만 다시 한번 색다르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북토크를 통해 <기연>의 집필 과정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고 기연이라는 인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박도하 소설가

기연은 초점화자가 여럿인 소설입니다. 여섯 개의 소설이 모여서 한 권의 장편을 이루었습니다. 기연, 주선, 치수, 예리, 미옥이 그들입니다. 첫 번째 소설인 <그림이 없는 밤>은 2016년 여름에 쓴 소설입니다. 그때 저는 아주 가벼운 연애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연과 치수의 만남을 처음으로 그 단편에 담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 소설은 저를 다시 찾아왔습니다.
2019년도에 저는 아이를 가지면서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었습니다. 그 책이 너무 아름답고 좋았습니다. <올리브 키터리지>는 여러 인물이 화자로 등장하는 연작소설의 구성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2019년, <그림이 없는 밤>을 다시 읽고, 나는 기연이 아닌 다른 인물들을 초점화자로 해서 소설을 하나하나 이어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기연>입니다.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최재천 선생님이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생각하는 것을 컴퓨터에 쓰기 시작하라고, 그러면 컴퓨터가 그것을 편집하고 완성시켜줄 거라고, 지금 컴퓨터에 쓰지 않으면 머릿속에만 그 생각을 담은 채로 죽을 날이 올 거라고. 소설의 완성 과정도 그런 것 같습니다. 아직은 설익은 인물과 이야기를 노트북을 켜고 쓰기 시작하면, 제가 아니라 컴퓨터가 그것에 질서를 부여해 주고, 수정의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그리고 초고를 읽어주는 친구들과, 최종고를 봐주는 편집자들이 그다음의 역할을 해줍니다. 그러니 한 권의 책에는 저자의 이름이 붙지만, 결국 그 모든 과정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정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독자가 있습니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거기에 함께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럿의 애정과 정성이 실감났습니다. 책뿐만 아니라 책을 둘러싼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기뻤어요.


27일의 두 번째 북토크는 <소녀 취향 성장기> 이주라 저자를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대중문화 속 '소녀 취향'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추억의 작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성장하고 사랑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떠올려 보고 그 가치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이주라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조교수, 문화평론가

<작은 아씨들>은 어렸을 때부터 재밌게 읽었던 작품인데, 대충의 큰 줄거리만 기억하고 세세한 내용은 까먹게 되었죠. 최근 나온 <작은 아씨들> 영화판(2019)을 보면서 시대가 달라졌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내가 알고 있던 <작은 아씨들>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조가 아주 입체적으로 그려졌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 94년도 영화와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두 영화를 대비해서 살펴봤거든요. 줄거리와 관계없이 제 눈에 가장 띄었던 장면은, 94년 영화에서는 네 자매가 항상 같이 움직이면서 '자매의 이야기'라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최근에 나왔던 <작은 아씨들>에서는 네 명이 같이 사는 집은 있지만 각자의 공간, 각각의 스토리들이 많이 살아나면서 이 개별의 존재들이 어떻게 자신의 나름대로 현실과 맞서 싸우면서 자신의 성장을 이뤄나가는지가 잘 드러났던 작품인 것 같아요.   

❝유튜브 같은 경우는 비평을 시도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매체 자체에 대한 미디어 비평이 아니라 문화적인 비평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아요. 그만큼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라는 매체를 바라볼 수 있는 문화적 시선이 있다면, 1인칭 자기 고백서사 같은 것들이 어떻게 21세기화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기 좋은 지점이 있는 것 같고요. 또 영상을 편집자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편집하는 사람들은 찍을 때의 자신과 현실에서의 자신이 달라요. 그런 차이 같은 것을 보다 보면 미묘하게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 둘째 날, 마지막 특별 북토크는 <다정한 연결>의 안미선 저자와 함께했습니다. 읽고 쓰고 그것을 타인과 나누는 일이 가진 힘에 대해서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다정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나와 이어져 있는 타인들과 만나고 접촉하고 대화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었네요.

❝<다정한 연결>은 제가 살아가는 이야기, 이웃과 함께하는 이야기, 그리고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에세이 형식으로 실려 있는 책이에요. 같이 읽기 좋은 책들의 소개가 함께 있어서 책을 읽으시면서 '나도 이렇게 글을 한번 쓰고 싶다', 이렇게 이야기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자기 삶을 표현하고 책들에 대한 깊이를 더할 수 있게 기록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안미선 작가

❝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 속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는 것이 굉장히 귀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터뷰나 르포, 당사자가 쓴 에세이들을 주로 읽어요. 그런 기록들이 왜 의미가 있냐면 단순히 추상화해서 문제를 지적하는 책에서는 삶의 풍부함이랄까, 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총체적인 복합성 같은 것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온 육성으로서의 삶의 기록을 남긴다면 그 속에는 생각할 수 있는 풍부한 지점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런 책들을 많이 찾아 읽는 편입니다.  

저도 <다정한 연결>에 소개된 책들을 하나하나 읽어 가고 싶다는 마음이 잔뜩 들었던 북토크였습니다 :)

저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 북토크는 2024 서울국제도서전 산지니 부스(H10)에서 계속됩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독자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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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연

2023년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피비」로 작품 활동의 시작을 알린 박도하 소설가의 첫 장편소설. 대충 묶어둔 매듭 같은 가족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년 여성의 자아와 삶, 사랑에 관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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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취향 성장기

국내외 다양한 매체의 소설, 드라마, 영화 22편을 꼽아 여성의 시선으로 살폈다. 『소녀 취향 성장기』는 이른바 ‘소녀 취향’이라고 불리는 여성의 서사를 분석하고 그 서사가 세상과 만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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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고 쓰는 작업을 해온 안미선 작가의 에세이. 작가가 읽은 42권의 책에서 발견한 연결과 연대의 단어들을 소개한다. 작가는 이번 책에서 일인 가구, 경력 단절,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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