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희 시인의 네 번째 시집 『8월과 9월 사이』는 표제시의 제목 '8월과 9월 사이'처럼 지나가버린 과거와 다가올 미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지금 현재의 시간을 길게 늘려 보는 생각하는 시집입니다. 그래서인지 시인의 시에서는 유독 '그늘'과 '그림자'가 자주 등장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짧아지기도 길어지기도 하며, 나를 가렸다가 너를 가리기도 하는 그림자는 시간과 공간의 사이를 연결하고 두 개념 사이의 경계를 흩어놓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 사이를 파고든다고 해서 시인이 자신의 내면으로 파고들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도리어 경계 안으로 들어가는 일은 일상적인 시간 속에서는 가닿을 수 없는 타자를 알아보는 일이 됩니다. 그림자를 길게 늘이는 과정에서 화자는 죽음에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힘을 (「황과 홀」) , 식당과 집들의 불빛에서 사람들의 온기를(「저녁 삽화 NO. 9」) 발견하며 정적인 것들 안에 숨은 존재들을 만나고자 합니다.
8월과 9월 사이, 여름을 보내고 짧은 가을을 어떻게든 붙잡아 보자는 마음이 드신다면, 지금 시집 『8월과 9월 사이』를 펼쳐보셔도 좋겠습니다.
국제신문
#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
8월과 9월 사이- 안효희 시집 /산지니 /1만6000원

1999년 ‘시와사상’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안효희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이전에 낸 세 권의 시집에서 존재의 문제를 꾸준히 탐구해 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그 세계를 확장한다. 수록한 57편의 시는 현실과 초현실, 이곳과 저곳, 8월과 9월 사이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들의 자리를 묻는다. 시인은 “지도에 없는 나를 찾아 평생을 헤매었다”고 고백하며 등이 굽고 눈이 먼 채로 안개 가득한 현실을 지나온 시간을 풀어놓는다. 사물들 사이 어딘가에 서서, 무엇과도 연결될 수 있는 감응의 촉수를 뻗는 시집이다.
출처: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2026년 8월 13일, <국제신문>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미운 네살’의 마음 들여다봐요 外
# ‘미운 네살’의 마음 들여다봐요 내 마음도 있지!- 조현숙 글·그림 /길벗어린이 /1만5000원 커다란 우주를 그린 건 벽에 낙서한 말썽. 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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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과 9월 사이 | 산지니시인선 32 | 안효희
세 권의 시집을 통해 존재의 문제를 꾸준히 탐구해 온 안효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8월과 9월 사이』를 펴낸다. 57편에 걸쳐 현실과 초현실, 이곳과 저곳, 8월과 9월 사이 그 어디에도 온전히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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