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소설 <강도몽유록(江都夢遊錄)>을 아시나요? 꿈속 이야기를 뜻하는 '몽유록'이라는 제목처럼 이 소설은 환상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데요. 그곳에 모인 인물들은 다름 아닌, 병자호란에 휘말려 원혼이 된 여성들입니다. 머리가 깨지고, 여기저기 상처를 입은 채로 둘러앉은 혼들은 저마다 남편과 아버지, 아들의 무능력에 휘말려 죽음을 맞아야 했던 자신의 운명을 이야기합니다.
베트남 작가 트엉하가 쓴『표류』를 읽으며, <강도몽유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베트남과 중국,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에서 저마다의 전쟁을 경험한 채 사후 세계에 모인 영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강도몽유록>에서 울부짖던 여성 원혼들과 닮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트엉하는 서로 다른 곳에서 때로는 강자가, 때로는 약자가 되어 전쟁을 경험한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며, 진실이란 결코 한쪽의 이야기만으로 확정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이 사실을 우리는 사후 세계에 다다라야만 깨달을 수 있는 것일까요? 그 막막함 앞에, 소설이 존재합니다. 지금도 계속 들려오는 전쟁의 소식 속에서, 『표류』는 평범한 이의 목소리를 우리 쪽으로 끌어오고 있습니다.
교수신문
새로 나온 책
표류
트엉하 지음│배양수 옮김│산지니│352쪽

베트남의 젊은 여성 작가 트엉하(Thương Hà)의 장편소설 『표류』가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트엉하는 다양한 소설 장르에 능통하며 다채롭고 풍부한 주제를 다룬다는 평을 받는다. 장편소설 『표류』는 베트남-중국 국경전쟁, 팔레스타인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사한 영혼들을 통해 국제 질서 수호를 외치는 전쟁의 명분과 당위가 회피와 외면으로 이어지는 지점을 포착한다.
어떤 이들에게는 국가 수호 활동이었던 전쟁이 어떤 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과 가족을 빼앗아 간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소설 속 주인공인 작가 람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이 세계를 오랫동안 떠돌던 영혼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람이 기록하는 문장은 잊힌 자들을 위한 작은 제사이며 그들이 다시 한번 세상에 말을 걸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된다.
출처 : 현지용 기자, 2026년 8월 6일, <교수신문>
표류 - 교수신문
베트남의 젊은 여성 작가 트엉하(Thương Hà)의 장편소설 『표류』가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트엉하는 다양한 소설 장르에 능통하며 다채롭고
www.kyosu.net
☆『표류』를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표류 | 트엉하
베트남의 젊은 여성 작가 트엉하(Th??ng Ha)의 장편소설 『표류』가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트엉하는 다양한 소설 장르에 능통하며 다채롭고 풍부한 주제를 다룬다는 평을 받는
www.aladin.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