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헌책방 <새한서점>
사실 저는 휴가였습니다. 이번주 월요일 단 하루. 이번해 저의 첫 휴가였습니다.
음...그 기분은 이랬습니다.
아침에 늦잠을 자는데 저만 늦잠을 자는 것 같고
버스를 타고 서점에 가는데 저만 서점에 가는 것 같고
서점에서 책을 읽는데 저만 책을 읽는 기분.
그러니까 저만 살아있고 저만 신난 기분이었습니다.
누가 제 휴가에 약을 탔는지 저는 마냥
라
루 랄 였습니다.
룰
시내에 나가서, 또 저만 시내를 활보하는 기분이었지만, 집에 순순히 오기 아쉬워 서점에 들렀습니다. 출판사에 일한 후로 저에게 서점은 전쟁터로 바꼈습니다. 무슨 책이 나왔나,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인가 하면서 혼자 심각해집니다. 회사에서도 이런 심각함을 보이면 좋겠지만 흑흑.
그러나 약을 탄 제 월요일 휴가는 저를 책 만드는 편집자가 아니라 책 읽는 독자로 바꿔놓았습니다. 그리고 찬찬히 살피게 되는 책과 비로소 보이는 책의 탄생비화를 생각해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세상에 나온 책들은 각자 이유가 있고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아주 절실한 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시대에는 필요없더라도 다음 세대에는 절실한 책도 있듯이. 그래서 시대가 변해도 책은 고유한 가치를 가지며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점에 사람들이 읽고 내려놓으면서 수없이 흐트러진 책을 보면서 책이 가치로 존중 받는게 아니라 상품으로 대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대형서점에 가면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책을 무너기로 쌓아놓은 것을 봅니다.
처음에는 너무 놀랐습니다. 심지어 작가의 이름만으로 책이 나오자마자 쌓아놓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잘가는 책과 잘나가지 않는 책을 나누는구나.
그 위용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피해는 다른 베스트셀러 작가를 섭외하지 못한 작은 출판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 역시 자신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찾아가는 힘을 잃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베스트셀러를 출판하지 못한 출판사의 탓일까
책을 많이 팔아야 운영이 가능한 대형 출판사의 탓일까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모르는 독자의 탓일까
어제 우연히 보게 된 KBS <아름다운 사람들>에 방영된
<새한서점> 아저씨 말이 떠오릅니다.
1박 2일에도 소개가 되어 화제가 된 단양 숲 속에 있는 헌책방입니다.
아저씨가 한 말이 기억에 남네요.
누군가는 이 곳을 운영하겠지.
내가 죽어도 책은 계속해서 남으니까 말이야.
벌써 불타는 금요일이네요.
자주 편집자가 아니라 독자되어 책을 읽는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사실 편집자로 읽는 연습도 안됐지만 흑흑
그럼 이번 주말은 독토(독자되는 토요일) 정도 되겠네요 하하하;;;
그럼 또 다시 주말을
룰
라
랄
루
사진출저:http://blog.naver.com/hom200260?Redirect=Log&logNo=7014376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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