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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초저예산 독립영화 '가시꽃'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다

by 산지니북 2012. 10. 13.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국제영화제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이 폐막이라고 하네요.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올해로 17회를 맞는데 영화제의 명성 덕분인지 점점 온라인 예매표 구하기가 힘들어지네요. 특히 주말이나 저녁시간대의 영화는 예매 시작하자마자 5분 내에 거의 매진입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행산데 모른척할 수 없죠.

어렵게 표를 구해 지난 수요일 저녁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가시꽃>이라는 한국영화였습니다. 감독이나 배우들 모두 처음인 낯선 이름과 얼굴들이었지만 1시간 30분 내내 지겨운줄 모르고 재밌게 봤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특히 주인공 '이성공'을 연기한 배우요.

 

괴롭힘을 당하는 이성공

 

 

 

<가시꽃(Fatal)> 이돈구 감독, 남연우 양조아 출연

 

이창동 감독의 <시>의 주제의식과 상통하는 문제적 소품. 감히 그 걸작의 ‘초 저예산 인디 버전’이라고 평하고 싶은 건 그래서다. 성장담이라는 점에선 다소 다르지만, <시>가 그랬던 것처럼 영화는 죄와 양심, 책임감 등 인간 본성과 직결되는, 하지만 너무나도 빈번히 외면되곤 하는 육중한 이슈를 짚는다. 10년 전 고등학교 시절 강압적으로 가담했던 성폭행 사건에 대한 죄책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

 

 

사실 BIFF의 장점은 평소 영화관에서 거의 접할 수 없는 제3세계 영화들을 대형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건데요. 제가 본 <가시꽃>은 스타 배우를 쓰지 않은 제작비 300만원의 초저예산 독립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제 기간이 아니면 일반 상영관에서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제3세계 영화들과 비슷하지요.

 

상영관 입구(CGV센텀시티점). 영화제 기간동안은 일반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다.

 

극장을 가진 대기업 투자배급사가 스크린을 독과점하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서 저예산 독립영화가 상영 스크린을 확보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합니다.

 

영화제에 첫 장편'마이 라띠마'를 출품한, 우리에겐 배우로 더 잘려진 유지태 감독이 인터뷰에서 "(대기업 중심의) 독점구조에서 대안은 (기존) 충무로의 작품과 신인의 작품이 어우러져야 하며, 저예산 영화들이 살아남는 영화의 다양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스타배우 의존도가 점점 높아져 가는 요즘 영화계.

스타작가 의존도가 점점 심해지는 출판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동병상련이네요. 영화제 기간이 아니어도 <가시꽃> 이나 <마이 라띠마>같은 저예산 영화를 일반 극장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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