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원서 옷은 거의가 벼룩시장 브랜드다.

벼룩시장에서 산 옷가지들

아이가 두 살땐가 동네 놀이터에서 마을도서관이 주최한 벼룩시장이 열렸다. 그때 500원을 주고 츄리닝을 한 벌 샀는데 너무 좋은 거였다. 압*바 유명 브랜드 옷이었는데 매장에서 정가를 주었다면 5-6만원은 주어야 했을 터. 비록 좀 낡기는 했지만 새옷이 아이의 피부에 안 좋다고 일부러 낡은옷을 입히는 사람도 많은데 뭐 좀 낡은 게 대수랴. 
이후 나는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쫓아가는 알뜰 엄마가 되었다.
젤 크게 열리는 벼룩시장은 단연 시청 광장. 한 달에 한 번 세째주 금요일에 장이 서는데 겨울에는 추워서 건너뛰고 봄부터 가을까지다.

작년 3월,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청 벼룩시장에 처음 가보았다. 그리고 완전 대박이 났다. 남자아이를 키운 어떤 엄마가 아이가 입던 옷을 죄 들고 나와 전을 펴고 있었다. 옷들이 우리 아이 입기에 딱인 사이즈였고, 디자인도 예뻤다. 또한 어찌나 살림을 잘하는 주부였던지 깨끗하게 얼룩하나 남지 않은 게 신기했다. 나는 아이들 옷은 세탁을 해도 얼룩이 잘 지지 않아 이게 빨래를 한 건지 안 한 건지 도통 모를지경인데, 그 옷들은 정말 나에게는 미스터리가 아닐수 없었다.
티셔츠 열 장, 바지 대여섯 개에 점퍼 3개에 2만원도 안 되는 돈을 주었는데 피카츄 실내화랑 뉴질랜드산 기차모양 장화는 덤으로 얻어왔다.
이후 아이한테 뭔가 필요하면 벼룩시장부터 뒤지고 다녔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성회에서 주최하는 벼룩시장에 직접 참여하게 된 것이다.

중학생 누나가 헌옷이며 모자, 액세서리 등을 열심히 챙기자 원서는 저도 뭔가를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장난감을 이것저것 챙겨들었다.
행사장에 도착해서는 돗자리를 깔고 누나 옆에서 오늘 팔 물건들을 진열한다.
사람들도 북적대고 시장이 제법 그럴듯하다.

누나는 사직 찍기 싫다고 저러고 있음



누나는 가지런히 옷을 진열하고, 원서는 그 옆에서 장난감을 늘어놓았다.
꼬마손님 하나가 할머니 손을 붙잡고 와서는 장난감 하나를 집어 든다.
할머니 왈
"그거 갖고 싶나? 사주까? 이거 얼마에요?"
누나가 옆에서 대신 말해준다.
"100원이에요"
할머니 100원을 건네주고 아이는 장난감을 집어가려고 한다.
그때까지 토끼눈을 하고 지켜보던 원서 갑자기
"으앙~ 앙앙앙. 내 장난감 가져가~ 엉엉엉"

물건을 판다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그냥 무슨 놀이라도 하는 줄 알았던 거다.
당황한 할머니 손님,
손자에게 "친구가 마음이 바뀌었대~" 하신다.

우리 원서, 벼룩시장이 뭔지도 모르면서 장난삼아 누나 따라 했다가 장난감 잃어버릴 뻔했다.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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