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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기

『밤의 눈』─ 그 안경을 써보고 싶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3. 27.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먼저 반가운 소식부터 전해드립니다. 조갑상 소설가의 『밤의 눈』이 2013 동인문학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3월 선택은 도발, 리얼리티, 연민 

 

지난주 목요일(21일) 에는 신생 인문학연구소에서 개최하는 인문서평회 Book-ing에 다녀왔습니다. 중앙동 백년어서원 3층에서 7시에 열린 행사였습니다.

 

제2회 신생인문서평회 <book-ing> 행사 보러가기

 

 

조말선 시인을 초대한 문학콘서트에서도 사회를 보셨던 문학 평론가 김대성 선생님의 반가운 얼굴이 또 보이네요. 토론자로 참여하셨습니다.

 

1. '두 번' 이라는 권리와 '다시' 라는 윤리
첫 번째 말이 '비명'이었던 가난한 이 땅이 잉태한 두 번째 말은 이야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조갑상의 『밤의 눈』이 바라보는 곳은 그간 침묵과 어둠으로 닫혀 있던 바로 그 두 번째의 '권리'와 '윤리'의 장소일 것이다.

2. 두 번의 장전
죽은 자가 살아남은 자들을 만나게 하지만 그들 사이에 또 다른 입장의 산 자가 서 있다. 이자적 관계의 진실이란 또 다른 폭력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러니 '다시' 장전되어야 한다.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포박하거나 하나의 진실을 말소하기 위한 이자적 장전이 아닌 대립과 반목의 역사를 넘어가는 파선을 긋는 삼자적 장전, 겹의 장전.

3. 상처의 역사화 : 걷기, 살기, 쓰기
조갑상에게 쓴다는 것은 필시 걷는다는 것일 테다. 마모되고 사라져가는 장소와 존재에 대한 안타까움이 걷게(쓰게) 한다. 그렇게 우리를 좀 더 살게 한다. 조갑상에 걸으며 쓰기란 보살피는 행위처럼 보인다. (중략) 걷기란 뚜렷한 흔적을 새기지는 못할지라도 무언가를 살려낼 수는 있다. 상처 받은 자가 걷는다고 했던가? 죽은 자들을 딛고 살아가야만 하는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걷기란, 쓰기란 곧 상처를 역사화하는 작업이다.

 

김대성 선생님이 서평 자료로 준비하신 평에서 일부 가져왔습니다. 『밤의 눈』이 가진 또 다른 온도를 짐작해보실 수 있겠죠?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을 비롯해『밤의 눈』관련 행사에 제가 참석한 횟수지요. 서평회, 강의, 만남 등 이름도 다양한 행사에 앉아 있으면, 제가 혼자서 원고 상태의 글을 읽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다양한 시선과 풍성한 감상을 만날 수 있어 몹시 안타깝습니다. 원고를 편집할 때 이렇게도 생각했다면, 저렇게도 바라보았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책이 나왔으리라는 근거 없는(?) 기대 때문이지요.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요? 조갑상 선생님은 그림책에서 볼 수 있는, 다리에 빨간 끈이 달린 멋스러운 안경을 가끔 쓰십니다. 그때마다 안경을 한 번만 써보고 싶다는 말이 불쑥 치밀다가도 언감생심 입 밖으로 내보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그 안경을 쓰 선생님의 시력으로 원고를 읽었다면 그때 보지 못했던 어떤 것이 보였을지 아마 어지러웠겠지요? 저자의 안경으로 글 읽기는, 번번이 실패하겠지만 제가 바라는 풍경이랍니다.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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