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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동물원 옆 미술관 나들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4. 11.

주말에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에 서울 가는 기차 안에서 텔레비전으로 문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덩달아 저도 미술관이 가보고 싶더라고요. 애초에 계획이 없었지만 이렇게 만들어 가는 것도 계획이겠지요. 원래 목적 없는 여정에는 목적지보다 하루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제가 방문한 토요일에는 세 가지 전시가 진행 중이었는데 모두 흥미로웠습니다. 








<윤명로: 정신의 흔적>, <젊은 모색 2013>,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이렇게 전시가 이뤄지고 있었어요. 첫 번째 전시 <윤명로: 정신의 흔적>은 사진으로 담을 수 없었지만 근래에 본 전시 중 가장 좋은 전시였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작품 전시가 훌륭했어요. 작가의 작품을 연도별로 칸을 나눠서 전시해 두었는데요, 팸플릿에 적힌 작품연도를 읽으면서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니 과거부터 현재까지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좋은 콘텐츠를 발굴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시하는지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집자는 작가의 좋은 글을 독자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보여줄 것인가. 그 부분에 있어서 계속해서 고민해야할 것 같네요. 


아무래도 이 멋진 전시는 마음에 담아두는 걸로.





두 번째로 본 전시는 <젊은 모색 2013>. 총 9명의 젊은 작가의 작품전시였는데, 1980년대 국립현대미술관이 제도적 관성을 깨기 위해 젊은 작가들의 실험정신에 초점을 맞춰 젊은 의식을 대변한 전시라고 하네요. 앞에 전시는 미술의 고전을 읽었다면, 이번 전시는 현대 미술의 반항을 읽는 기분이었어요.




그중에서 구민자 작가의 <스퀘어 테이블: 예술가 공무원 임용 규정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재미있었는데요. 특히 '예술공무원법'을 작가가 임의로 만들어 관람객이 작성하면서 함께 법 문안을 만드는 참여 형식의 전시였어요. 저도 한 번 작성해봤답니다.


예슬 들면,

예술공무원은                   산하에 일하며       ,             ,           로 부른다.


저는 이렇게 작성했습니다.

예술공무원은 기획재정부 산하에 일하며 백수, 비정규직, 노동자로 부른다.


이런 식으로요^^


미술전시도 이제 이렇게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네요. 요즘 나는 일에 있어서 다양하게 생각해보는 연습을 할까, 모든 것에 익숙해져만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미술관 밖을 빠져나왔습니다. 역시 예술의 힘은 대단했어요. 이 짧은 전시로 저의 잠자는 감각을 깨우려 들었으니까요.






고개를 돌려보니 동물원에 가기 위해 사람들이 하늘차를 타고 있더라고요. 총총총! 

너무 예뻤답니다. 여기가 그 유명한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비 온 뒤 노오란 우산을 펼치는 심은하는 없었지만 또 그녀를 힐끔보는 이성재도 없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미술관과 동물원이었어요. 문득 음악이 듣고 싶어졌습니다.





아! 마지막 전시가 빠졌죠? 두 번째까지 보고 나니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그림엽서로 사무실에서 마지막 전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하-하-하. 

아직 저는 영화 <말하는 건축가>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제 미술관과 동물원에 갔으니 부산에 있는 영화의 전당 자료열람실에서 <말하는 건축가>를 봐야 할까요


그러나 다가오는 토요일은 산지니의 즐거운 야유회가 있습니다^^ 마지막 봄나들이는 부산에서 마무리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온수의 생각

엘뤼와 전복에게 정기용 그림일기 엽서를 한 개씩 선물했는데 다들 좋아했습니다.





세 번째 전시, 그림일기 정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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