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걸의 글방'에 해당되는 글 75건

  1. 2013.02.12 재미와 현실을 접목한 흥미로운 여행서 (1)
  2. 2013.01.14 살얼음 낀 내리막길서 어떤 선택할건가
  3. 2012.12.17 지금 우리에게 책이란 어떤 의미인가
  4. 2012.11.19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5. 2012.10.22 당신은 어떤 대한민국을 선택할 것인가
  6. 2012.10.08 대통령에게 바란다
  7. 2012.09.24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8. 2012.08.27 후쿠시마서 당신은 무엇을 느꼈나
  9. 2012.07.30 위기 속 해법은 무엇인가? (2)
  10. 2012.07.02 고뇌하는 중국의 작가들 (1)
  11. 2012.06.04 다시 루쉰을 생각한다.
  12. 2012.04.06 반송 사람들, 마을 기업으로 희망을 찾다
  13. 2011.12.12 11학번 새내기 기자, 86학번 출판사 대표를 인터뷰하다
  14. 2011.10.24 미국에서 '한 책 한 도시' 운동이 시작된 이유
  15. 2011.10.21 '한 책 한 도시' 운동
  16. 2011.09.23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 (1)
  17. 2011.09.06 진보대통합의 무산을 바라보며
  18. 2011.03.15 높이 날고 오래 버티는 산지니
  19. 2010.11.30 즐거워야 할 독서가 괴로운 숙제로 (4)
  20. 2010.11.16 지역서점이 살아야 지역문화도 산다 (4)
  21. 2010.06.04 부산에서 바라본 지역출판미디어 : 산지니 사례(2)
  22. 2010.06.03 부산에서 바라본 지역출판미디어: 산지니 사례(1) (4)
  23. 2010.05.31 1년간의 부산일보 독자위원을 마치며 (1)
  24. 2010.05.06 '봄날은 간다' (1)
  25. 2010.04.20 21세기 지역출판인으로 살아가기 (2)

모로코에서 카펫 장수에게 가격 흥정을 시도하는 저자 코너 우드먼.



출판사에 투고되는 원고 중 절대다수는 해외여행을 다룬 원고다. 최근에 남미를 다녀온 젊은 대학생의 원고, 아프리카를 여행한 젊은이, 유럽여행을 다녀온 교사 부부의 원고가 들어왔다. 투고 원고에 여행 원고가 많다는데 비례해 서점에서도 여행서가 쏟아지고 있다. 반면 기존 여행서와 차별 지점이 분명하지 않으면 판매는 매우 저조하다. 이런 면에서 여행과 자본주의 경제를 연결해 서술한 코너 우드먼의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는 런던 금융가의 전직 애널리스트. 그가 세계를 누비며 물건을 사고파는 여행을 하면서 겪은 일을 기록한 책이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이다. 저자인 코너 우드만은 컴퓨터로 하는 숫자 놀음이 아니라 몸으로 부딪히고 발로 뛰며 세계 경제 현장을 경험하기로 결심한다. 2만5000파운드(약 5000만 원)로 아프리카 수단에서 시작해 6개월 동안 4대륙 15개국을 돌며 물건을 사고팔았다. 그 결과 여행 경비를 제외하고도 5만 파운드(약 1억 원)를 버는 데 성공했다. 이때의 경험을 기록한 책(원제는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은 수많은 화제를 낳으며 베스트셀러가 됐고, 20대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에도 2011년에 번역 출판된 후 스테디셀러로 판매 중이다.


코너 우드먼의 두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는 기차 여행 중에 마신 커피 한 잔으로 시작된다. 공정 무역 과정을 역추적하는 내용의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에서 저자는 중국, 아프가니스탄, 콩고, 니카라과 등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위험한 나라 9개국을 목숨 걸고 누볐다. 위험한 자본주의 체험기인 이 책(원제는 UNFAIR TRADE)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독특한 경험과 무모한 모험 정신으로 파헤치고 불공정한 세계 경제의 현실을 생생하게 폭로하며,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공정무역은 영국에서만 그 시장 규모가 64조 원에 달할 만큼 의식 있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너도나도 공정 무역 인증 로고를 붙이는데 왜 세상은 나아지기는커녕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는 걸까? '일하는 사람 따로, 돈 버는 사람 따로'인 자본주의를 바꿀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저자는 방문한 모든 나라에서 기적적인 성공 스토리가 하나둘씩 꼭 있었다고 말한다. 더 오래 사업을 하고 싶은 기업, 최고의 품질을 원하는 농장주들이 자신의 사업에 적극 투자한 덕분이었다. 저자가 발견한 모범적인 기업이나 농장주는 사회적 책임이나 공정 무역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사업 성과와 최고 품질을 강조했다. 생산자를 파트너로 여기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투자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할 때 사업적 성과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현실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대한민국에 실마리를 제공한다.


도서출판 산지니 대표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 10점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갤리온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 10점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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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헤럴드경제



지난 12월 19일 대선이 끝나고 예상치 못한 높은 투표율을 보인 50대를 분석하는 담론이 유행하고 있다. 50대는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동시에 자기들은 부양받지 못하는 세대란 분석과 함께 저성장과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다시 잘 살아 보세'를 연말 대선에서 선택했다는 결론을 접하게 된다. 자녀의 높은 대학등록금과 저조한 취업률에 편안한 노후대책은 꿈꾸지도 못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다. 불안하고 우울한 새해 전망을 접하고 서점에서 책을 찾다가 김선호의 '그래야 살길이 보인다', 김경훈의 '거품청년, 스마트에이전시로 살아남다'를 발견하고 일독하였다. 


"내내 울면서 이 책을 썼습니다! 저 역시 두렵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울대 출신에 고위공무원, CEO, 대학교수였던 '그래야 살길이 보인다'의 저자도 먹고 사는 어려움을 벗어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은 한강 다리 위에 올라 자살까지 마음 먹었다. 그런데 아내가 용기를 냈다. 30년 전업주부 생활을 과감하게 청산하고 남은 돈을 모아 작은 반찬가게를 냈다. 부부가 함께 반년을 꼬박 창업에 발품을 팔았고, 하루 14시간씩 휴일도 없이 죽도록 일했다. 인생 마지막까지 함께할 이는 배우자밖에 없다는 동료의식이 강하게 자리잡은 것이다. 창업 준비를 제대로 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던 저자이니 만큼 해결책도 현실적이고 강렬하다. 저자의 조언들은 30~40대 후배들에게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지 않다는 희망과 함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한국형 창업의 성공 방법을 알려준다.

   

김경훈의 '거품청년, 스마트에이전시로 살아남다'는 낯설고 어려워 보이는 이머징 트렌드 키워드에 대한 해설과 일반인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사례들이 나열돼 있어, 저성장 시대에도 성공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전언이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 불안과 모색의 시대,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10개의 키워드를 제시한다. 거품청년(Bubble Young man), 스마트 에이전트(Smart Agent), 하이 사이클링(Hi-cycling), 이미지 라이징(Image Rising), 지능형 아카이브(Intelligent Archive), 프리크라임(Precrime), 클린 리워드(Clean Reward), 가격 아닌 가격(Price Non Price), 시민참여도시(Citizen Friendly City), 핫아시안(Hot Asians). 어떤 트렌드는 불안을 배경으로 하는 것에 가깝고, 또 다른 트렌드는 모색 쪽에 힘이 실린다. 


한국 사회 전체로 보면 우리는 현재 아슬아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저성장, 빈부격차, 대기업과 수출 위주의 편중된 경제구조, 세대 갈등, 미래 첨단산업의 동력 부족 등 숱한 난제들 속을 비틀거리고 있다. 이렇게 살얼음 낀 내리막길에서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들이다.



도서출판 산지니 대표 강수걸



# 그래야 살길이 보인다


- 김선호 지음/다산북스


# 거품청년, 스마트에이전시로 살아남다


- 김경훈 지음/퍼플카우콘텐츠그룹



그래야 살 길이 보인다 - 10점
김선호 지음/다산북스

거품청년, 스마트 에이전트로 살아남다 - 10점
김경훈 & 한국트렌드연구소 지음/퍼플카우콘텐츠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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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대선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출판문화 살리기 1인 시위가 140일째 이어지고 있다. 출판문화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는 도서정가제 확립 등 출판 관련법과 제도 정비, 출판문화진흥기금 5000억 원 조성, 공공도서관 3000개 설립 및 자료구입비 연 3000억 원 확보, 도서구입비 소득공제 추진 등을 대통령 후보들에게 요구하며 다음 정부에서 정책으로 구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출판계 상황은 너무나 암담하다. 서점의 부도와 폐업이 속출하고, 경영이 어려운 출판사들의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런 난국을 타개하려는 선구자들의 책이 연이어 출간되었다. 출판계 입문 30주년을 맞이한 출판평론가 한기호의 '새로운 책의 시대', 출판평론가 변정수의 출판평론집 '출판생태계 살리기'가 대표적인 책이다. 

한기호는 새로 등장한 뉴미디어인 전자책이 올드미디어인 종이책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고, 종이책은 자신만의 장점을 찾아내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새로운 책의 시대'라는 기로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책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탐구하고, 책이라는 매체는 소멸 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 거듭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책의 역사와 미디어 환경 변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출판의 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책은 '오늘날 책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변정수는 출판산업 침체의 원인을 독자 감소에서 찾는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책이라는 상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면, 인류 지적재산 차원에서 볼 때 출판은 한 가지 책이 많이 팔리는 것보다 적게 팔리더라도 다양한 책이 존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옳다. 책의 가치 또한 "만들어지기 전에는 누구도 그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가치를 지닐지 단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 위험에 따른 비용을 사회적으로 부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출판공공화의 최소한의 기반으로 공공도서관을 제시한다. 출판물의 생산-유통-소비 그 모든 과정을 '공공적 질서' 속에서 재편하기 위한 인프라인 것이다.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의 저자 오쓰카 노부카즈는 이와나미쇼텐에서 보낸 40년을 회상하며 저자와 편집자의 공동작업을 통해 유토피아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출판을 정의한다. 2012년을 정리하며 책의 운명과 출판산업의 미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책을 읽지 않으면 우리의 사고력은 쇠퇴하게 되고, 대한민국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형편 없는 나라가 될 것이다.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도서출판 산지니 대표




새로운 책의 시대 - 10점
한기호 지음/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출판생태계 살리기 - 10점
변정수 지음/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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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11월 6일 미국 대통령 선거는 버락 오바마의 재선으로 마무리되었다. 오바마의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담대한 희망』이 화제의 책이 된 2008년과는 대조적으로 2012년 한국 독자는 미국 대선에 무관심함을 보였다. 4년마다 열리는 미국 대선은 그동안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주었고 중심인물인 대통령 후보의 사상을 알려는 독자의 움직임으로 출판계에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나, 이번은 완전히 빗나갔다. 오바마의 재선이 예상된 점도 있지만, 과거보다 약해진 미국의 힘과도 관련이 있다.


     반면, 11월 8일부터 열린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제18차 당대회)는 신문과 방송의 관심뿐 아니라 출판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에 이은 제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거쳐 10년간 중국을 지도하였던 후진타오가 퇴진하고 앞으로 10년간 시진핑이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하게 되기 때문이다. 국내외 전문가의 책 중 대표적인 책으로 가오샤오가 쓴 『대륙의 리더 시진핑』, 샹장위의 『시진핑과 조력자들』과 『시진핑 리커창』, 사토 마사루의 『시진핑 시대의 중국』이 최근에 출판되었다.


     정치적인 문제로 필명을 사용한 가오샤오는 중국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시진핑을 조사하는 작업에 참여한 관리를 여러 차례 접견해가면서 『대륙의 리더 시진핑』을 집필하였다. 시진핑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아버지 시중쉰의 일대기는 물론 시진핑이 중국의 지도자가 되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샹장위는 1960년대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정부 기관에서 일했고 그 후에 기자생활을 했으며 근래에는 중국 정치인물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단행본을 집필하고 있다. 언론과 출판에 대한 통제가 강화된 본토에서 출판하지 못하고 대만에서 출판된 책을 번역하였으며 중국공산당의 실상을 잘 설명하고 있다.


     사토 마사루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니혼게이자이신문 베이징 특파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시진핑 시대의 중국』을 통해 향후 10년간 중국이 어떤 환경에 놓일 것이며 국제사회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인지, 그리고 다가오는 중국의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사토 마사루는 저널리스트 특유의 논리로 중국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할 수 있는 변수들을 살피고 이를 통해 중국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방정식을 제시한다.


     이번에 권력을 잡는 시진핑을 비롯한 태자당의 상당수는 1958년 대약진운동 당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966년 문화대혁명 시절 10대 청소년기에 시골로 쫓겨나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위화의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는 30여 년 동안 중국의 기적적인 경제성장 과정에서 무수히 벌어진 문화대혁명식 폭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2년, 다양한 종류의 폭력이 혁명의 이름으로 미화되는 일은 중국사회에 만연해 있고, 그로 인한 민간의 불만 정서와 사회갈등은 폭발 직전이다.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 시진핑이 다수의 중국인의 고통을 자기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며 중국사회를 개혁할 수 있을지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산지니 대표 강수걸



대륙의 리더 시진핑 - 10점
가오샤오 지음, 하진이 옮김/삼호미디어

시진핑과 조력자들 - 10점
샹장위 지음, 박영인 옮김, 지해범 감수/대가

시진핑 리커창 - 10점
샹장위 지음, 이재훈 옮김, 강준영 감수/린(LINN)

시진핑 시대의 중국 - 10점
사토 마사루 지음, 이혁재 옮김, 권성용 해제/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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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횡무진 한국경제

- 김상조 지음/오마이북


-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장하준 외 지음/부키

차기 정부를 선택할 시간이 6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경제상황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꼬인 것인지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 어지럽게 얽히고 헝클어진 상태다. 김상조 교수의 강의를 정리한 '종횡무진 한국경제', 장하준·정승일·이종태의 대담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가 지난 3월에 출간되어 전혀 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종횡무진 한국경제'는 거대담론부터 미시정책까지 한국경제를 종적으로 분석하며 50여 년 동안 한국경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경로를 탐색한다. 재벌, 중소기업, 금융, 노동 등 꼭 살펴봐야 할 한국경제의 여러 부문을 횡적으로 분석한다. 한국경제가 지닌 여러 가지 문제의 이유를 짚어보고 각 부문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방향을 제시한다. 

신자유주의라는 경제 이데올로기에 따라 불공정하고 과도한 경쟁을 벌이는 재벌, 이들이 시장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교묘하게 도움을 주는 모피아. 저자는 한국경제 종단·횡단의 과정 내내 이들에 대한 경계를 당부한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경제연구소들은 기업에 유리한 통계수치를 발표함으로써 시장 이데올로기를 조종하며 모피아들은 박정희 정권 시절의 낙수효과를 잊지 못하고 서민경제 몰락, 극심한 산업 양극화 등을 외면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 책은 8가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한국경제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다. 주제는 '재벌개혁은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일 뿐이고 양극화 해소가 본령이다'로 압축할 수 있다. 

반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저자들은 경제 민주화와 재벌개혁 화두에서 이미 실패로 입증된 진보의 착각이 되풀이되는 것을 발견한다. 장하준 교수는 자유주의가 근본적으로 시장주의라고 잘라 말한다. 시장주의나 자유주의에 입각한 경제 민주화론과 재벌 개혁론은 지난 시기에 엄청난 정책적 실패를 낳았는데 이명박 정부가 밉다고 해서, 재벌이 동네 치킨 집까지 잠식해 들어가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잘못된 수술칼을 다시 똑같이 집어 들 것이냐고 반문한다. 중요한 것은 재벌이 우리 사회에서 유익한 역할을 하도록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주주 자본주의 규제, 기업 집단법 제정, 재벌이 첨단 산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산업 정책 등을 현실적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GDP 대비 복지 예산을 살펴보면, OECD 평균에 가까운 이탈리아가 19.3% 수준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9%이다. 이탈리아 수준의 복지를 실현하려 해도 현재보다 GDP 대비 복지 예산을 10% 더 늘려야 한다는 말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140조 원이다. 대단히 큰 액수이기에 매년 단계적으로 복지 예산을 늘려 10년 뒤에는 OECD 평균의 복지국가를 만드는 구상이 필요하다. 복지 예산의 증가는 세금의 증액 없이는 불가능하다. 세금을 빼앗기는 돈이 아니라 같이 쓰는 돈으로 보고 복지 지출을 공짜가 아닌 공동 구매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보편적 복지국가의 모범으로 알려진 스웨덴 시스템도 결코 평탄하게 실현된 것이 아니다. 반세기 가까이 있었던 온갖 정치, 경제적 논쟁과 대립을 극복하고 국민의 힘을 모아 형성한 것이다. 당신은 내일을 위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도서출판 산지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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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바란다

-독서출판문화를 위한 제언
 





 부산이라는 변방에서 대한민국 출판미디어 산업을 보면 세계 10위 출판국으로서 기초체력이 너무나 부실하다. 국민독서진흥을 위한 여러 정책을 이야기하지만, 책 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하드웨어부터 체크하자면 오천만 국민이 집에서 10분 거리에 도서관과 서점이 존재하는가? 전국 곳곳에 지역을 대표하는 출판사가 존재하는가? 사회의 양극화와 경제민주화가 이번 대선의 담론이라고 하지만 출판에 한정하면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후진성 극복이 당면과제이다.


 도서관은 지식기반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문화 인프라일 뿐만 아니라 시민의 지식․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면서 높은 공익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안전망이며, 지역자치의 중심센터이고 ‘시민의 대학’이자 ‘창조와 생산의 기지’이다. 지역의 공공도서관을 선진국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도서관의 공공서비스를 감당할 인력을 법적 기준에 맞게 배치해야 한다. 또한 도서관의 자료구입비를 획기적으로 증액하여야 한다.


 온․오프라인 간 경쟁을 통해 동네서점을 몰락시킨 불완전 도서정가제를 즉시 폐지하고 완전한 도서정가제 확립을 통해 국민에게 서점에 접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도시 곳곳에 서점이 존재할 수 있도록 서점 임대료의 절반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노르웨이와 프랑스 사례를 참조해서 100년이 가는 선진국 수준의 차별화된 서점을 전국 곳곳에 만들어야 한다.


 문화콘텐츠산업의 토대인 출판산업을 소외시킨 상태의 스토리텔링 담론, 게임을 비롯한 영상산업 육성에 역대 정부는 목을 매고 있었다. 5년을 이끌 다음 정부의 대통령은 책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이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대통령 후보자는 ‘책 읽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확고한 정책 공약을 제시하고 5년간 실천해야 할 것이다.



/강수걸(산지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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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9월 5일, 베트남을 처음 방문했을 때 호찌민시는 동냥하는 아이들과 소매치기 등 전쟁의 상처가 잔존하는 곳이었다. 호찌민시는 '사이공의 흰옷'(2006년 '하얀 아오자이'로 재출간)이라는 소설의 주 무대로, 이 책을 처음 출간한 출판사는 1986년 당시 부산에 있던 '친구' 출판사였다. 소설은 소박한 성공을 꿈꾸던 평범한 소녀가 학생운동을 통해 다른 삶에 눈뜨며 겪는 사랑과 우정, 성장의 아픔을 잘 그려내 1980년대 대학을 다니던 세대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1992년 국교수립 후 양국교류가 시작되면서 베트남으로 3000여 개 한국 기업이 진출하였고 직접 고용자 수만 60만 명이 넘는다. 최근에 불고 있는 한류의 영향으로 베트남에서는 한국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그 열기에 비해 베트남 관련 한국 출판물은 어느 위치에 있을까?


2007년에 부산을 방문하였던 응웬옥뜨 소설가의 '끝없는 벌판', 올해 베트남어판을 저본으로 번역된 바오 닌 소설가의 '전쟁의 슬픔', 반레 소설가의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등 몇 작품에 한정된다. 베트남 문학은 상흔에서 피어난 생명의 문학이다. 베트남 전쟁문학은 조국통일과 민족해방의 영광, 정의로운 항쟁, 구국의 의지, 집단을 위한 개인의 영웅적이고 숭고한 희생을 노래하는 것이 전부였다. 응웬반봉의 '하얀 아오자이'도 더 큰 꿈을 위한 희생을 잘 묘사한 전형적인 베트남 전쟁문학에 속한다. 반면, 통일 이후에 출간된 소설 중 '전쟁의 슬픔'은 전쟁만이 아는 슬픔을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그려낸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권헌익 교수의 저서 '학살, 그 이후'와 시민단체 '나와우리'의 회원들이 하노이에서 호찌민까지 자전거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의 현장을 답사하고 집필한 '미안해요! 베트남'은 베트남전쟁이 지금도 진행 중인 과거임을 환기하게 한다. 권헌익 교수의 '학살, 그 이후'는 인류학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기어츠상 수상작으로, 1994년 베트남 중부지방 하미를 비롯한 꽝남성의 여러 민간인 학살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학살의 역사를 마을 차원에서 민족지적으로 연구한 결과이며,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저술로 평가받고 있다. 인간의 모든 죽음은 좋은 죽음이든 나쁜 죽음이든, 이편의 죽음이든 저편의 죽음이든 애도와 위로를 받을 절대적인 권리가 있다. 


   

2004년 다시 베트남을 방문하였을 때 민간인 학살지역에서 목격한 이야기 중 남부 베트남 군인 또는 경찰 가족 또한 한국군에게 학살되었고 통일 이후에도 베트남 당국의 소극적 대응에 유가족이 슬퍼하던 장면이 다시 기억이 난다. 기억을 통해 우리는 하잘 것 없어 보이는 낱낱 인간들이 지니는 생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다.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와 영토 문제로 한국과 일본 간에 한랭전선이 형성되고 있지만, 우리가 잊고 있는 베트남과 한국의 역사도 기억해야만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함이다. 지금 하잘것없어 보이는 상대라고 넘기기엔 베트남은 너무나 가까운 나라가 되었다.


도서출판 산지니 대표



# 하얀 아오자이


- 응웬반붕 지음/동녘/1만2000원


# 전쟁의 슬픔


- 바오 닌 지음/도서출판 아시아/1만2500원


# 학살, 그 이후


- 권헌익 지음/아카이브/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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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1월 30일, 영광 원자력발전소 3호기에서는 이듬해 3월로 예정된 상업운전을 앞두고 배관 지지대가 흔들리는 사태가 발생하여 K는 40% 시운전 중인 발전소 현장을 방문했다. 중공업 회사에 근무하던 2년차 직장인 K는 발전소 안으로 들어가 보아야 하는 상황에서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미국에서 공급된 부품이 왜 기능을 못하는지 엔지니어도 잘 알지 못해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


그리고 2012년 7월 31일, 영광 원자력 근처 바닷가로 피서를 간 K는 발전소를 바라보며 착잡한 상념에 잠겼다. 영광 원자력 발전소에서 고장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스마트폰으로 접했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제1원전의 멜트다운사고는 한국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1년여의 시간이 흘렸고 출판계에서는 다양한 책이 기획 출판되었다.


먼저 국내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사상으로서의 3·11(그린비)'은 원로 사상가로부터 젊은 지식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일본 지식인들의 사유를 담은 책으로, 3·11 이후 인류에게 어떤 삶의 가능성과 과제가 놓여 있는지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다. 총 18편의 글을 수록하여 내셔널리즘, 근대, 기술과 과학, 세계와 자연, 항상적 봉기 등 각기 다른 주제와 입장에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전망을 제시하였다.


조정환이 엮은 '후쿠시마에서 부는 바람(갈무리)'은 국내외 다양한 저자들이 참여하였는데, 감응하는 후쿠시마, 비판하는 후쿠시마, 모색하는 후쿠시마로 구분하여 지구 전체를 향해 절규하는 후쿠시마를 대중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한겨레신문 도쿄 특파원인 정남구가 쓴 '잃어버린 후쿠시마의 봄(시대의창)'은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시점부터 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이 연이어 폭발한 과정 그리고 이후 일본인들 삶의 변화까지 생생히 기록한 책이다. '현지 특파원이 울며 기록한 2011년 3월 11일 이후'라는 부제처럼 대지진 당시 몸으로 겪은 체험이 생생하게 전해지고, 그날부터 시작된 심층 취재는 사건의 진앙으로부터 후폭풍에까지 가 닿는다. 


   

고리 핵발전소 수명 연장을 위한 모종의 은폐가 지금 이 시간 진행 중이다.


신고리 핵발전소의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765㎸ 송전탑 건설로 밀양에서는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주민들이 7년째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미완성 기술인 핵발전은 현세대의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미래세대의 생존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파괴하는 위험한 기술체제이다.


핵에너지를 정당화하는 무기인 기후재앙론과 석유피크론에 냉철히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소설가를 비롯한 작가들의 적극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도서출판 산지니 대표

 

 



# 후쿠시마에서 부는 바람


- 박노해 등 지음/갈무리/1만8000원


# 사상으로서의 3·11


- 쓰루미 순스케 등 지음/그린비/1만5000원


# 잃어버린 후쿠시마의 봄


- 정남구 지음/시대의 창/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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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간들
- 데이비드 하비 지음
- 박훈태 등 3명 옮김
- 문화과학사

◇ 자본이라는 수수께끼
- 데이비드 하비 지음
- 이강국 옮김
- 창비


#장면1. 동아일보 출신인 이재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임명으로 출판계가 격앙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도서구입비는 줄었고 출판계가 요구한 완전한 도서정가제 입법화는 차일피일 미루어지면서 서점과 출판사의 경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출판문화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는 출판산업 회생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면서 지난 25일 500명의 출판인들이 거리로 나왔고 매일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1인시위를 할 예정이다. 올해가 국민 독서의 해라면서 독서 진흥 관련 예산은 국민 1인당 10원인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렇게 문화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출판산업의 홀대에 더 이상 참지 못한 출판계가 단체행동에 나 것이다. 


#장면2. 폭염에 몸이 견디기 힘든 나날이다. 전기가 부족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런던올림픽 개막으로 대중은 TV 앞에서 시간을 보낸다. 출판사 대표 K도 스포츠 경기보다 재미있는 책은 없는지 살펴보며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서점에서 책을 사기도 한다. 그리고 처박혀 책을 읽는다.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폭탄을 맞아 대중의 관심은 급격히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인터넷서점을 비롯한 대형서점은 신나게 책을 팔고 있고, 책을 공급받지 못한 작은 서점은 울상이다. 출판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하루에 100권 이상 팔리는 책과 한 달에 100권 이상 팔리는 책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는 인터넷서점 MD의 고백은 1달에 고작 한두 권 팔리는 책을 발행하는 출판사 대표의 어깨를 더욱 처지게 만든다. 


스님들의 힐링 책이 잠시 위로를 주지만 대중은 당면한 현실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진다. 유럽의 국가부도 위기로 금융시장이 주기적으로 출렁인다. 석유와 다른 화석 연료를 동력으로 한 산업혁명은 위험천만한 대단원을 향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가스와 식량 가격은 오르고, 실업률은 여전히 높고, 부동산 경기는 최악이고, 개인과 정부의 부채는 급상승하고, 그 회복은 한없이 더디다. 세계 경제가 역사상 두 번째 위기 국면에 부딪히면서, 인류는 지속 가능한 경제를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


자본주의의 모순은 어떻게 위기를 낳았고 자본주의는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 자본주의는 1970년대의 구조적 위기를 노동을 억압하는 신자유주의를 통해 우회했지만 다시 임금 억압과 수요 부족이라는 문제를 야기했다. 자본주의는 이를 금융의 팽창을 통해 일시적으로 우회했지만 그것은 지속 불가능했고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낳고 만 것이다. 위기의 한복판에서 현실을 더 구조적이며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리학자로 유명한 노학자 데이비드 하비의 저서 '자본이라는 수수께끼'(2012),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간들'(2010)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하비는 자본주의가 위기에도 저절로 붕괴하거나 지배계급이 쉽게 권력을 포기하지는 않을 거라며 우리의 미래는 곳곳에서 일어날 정치적 권력투쟁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하비는 일상생활에서 비판적 지식을 추구해야 하며 방법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질문의 핵심은 구체적인 사건들과 추상의 변증법적 관계들이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비의 주장은 정의롭고 평등한 체제를 만들어가려는 모든 이에게 깊은 고민과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산지니출판사 대표


기사 원문 보기>>>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20728.22015195252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간들 - 10점
데이비드 하비 지음, 임동근 외 옮김/문화과학사
자본이라는 수수께끼 - 10점
데이비드 하비 지음, 이강국 옮김/창비(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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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하는 중국의 작가들









2000년대 이후 중국의 현대문학이 번역되어 홍수처럼 소개되고 있다. 일본소설 열풍에 이어 메이저 출판사의 상업적 판단에서 기획되었지만, 투자금액에 비해 독자의 반응은 뜨겁지 못했다. 하지만 26일 상하이에서 만난 '장한가(2009)'의 왕안이 푸단대학교 교수와, 2011년 부산을 방문한 작가 옌롄커는 한국 독자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21세기의 장아이링(영화 '색, 계'의 원작소설가)'으로 불리며 중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왕안이는 제5회 마오둔문학상을 비롯해 권위 있는 문학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였다. '장한가'는 '동양의 파리'라 불리는 낭만과 매혹의 도시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반세기 삶을 추적한 장편서사이다. 중국에서만 판매 부수 50만 부를 기록하고, 영화와 TV 드라마, 연극, 발레극으로도 만들어졌다. 도시라는 장소가 소설과 잘 결합한 작품으로, 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겨울호에 작가와의 인터뷰가 소개될 예정이다.

"잊힌 역사, 그리고 죽었거나 살아있는 수많은 지식인에게 이 책을 바친다" ('사서(四書)')고 밝힌 옌롄커는 사회와 불화하며 억압받는 인간의 고통과 절망을 적극적인 시선으로 그려내는 작가다. 2004년 중국에서 출간 즉시 당국으로부터 판금 조치당하고 전량 회수된 일화로 유명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2008)', 판금 조치를 당했을 뿐만 아니라 발행과 재판, 홍보가 전면 금지된 '딩씨 마을의 꿈(2010)' 등의 작품이 있다. 그리고 작품들의 밑바탕이 된 실제 이야기를 가공하지 않은 순수한 글쓰기의 상태로 되돌아가 소박한 언어로 완성한 자전 에세이 '나와 아버지(2011)'는 필자를 감동케 한 옌롄커의 또 다른 작품이다. 

작년에 필자와도 만난 적이 있는 옌롄커는 지난 4월에 장편소설 '사서(四書)(2012)'를 출간하였는데, 이 작품은 문화대혁명 시기에 있었던 정부의 지식인 탄압을 다룬 체제 비판적 내용 때문에 2011년 탈고 이후 자국 내 모든 출판사로부터 출판을 거부당하고 자국 외 수십 개국에 판권이 수출된 비운의 작품이다. '사서'는 네 권의 책('죄인록' '옛길' '하늘의 아이' '시시포스의 신화')을 액자 소설처럼 배치하여 각기 다른 등장인물과 각기 다른 글쓰기 장르를 넘나들며 서사를 진행하는데, 문화대혁명 시기에 부정되었던 지식인의 존재 가치가 어떠했는지, 살아남기 위해 인간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근원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묻고 있다.

옌롄커조차 '서랍 속 원고'가 될 것을 예감하면서도 결국 쓸 수밖에 없었던 이 소설의 무엇이 그를 금지된 작가로 만들었는가. "중국에는 인민을 해방한 진짜 혁명도 있었지만 문화대혁명처럼 미친 혁명도 있었다. 이런 잘못된 혁명에 대해서 문학은 질문하고 해체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 그는 '문화'를 개조한다는 명목하에 국가가 자행한 다양한 형태의 비극과 그로 인해 밑바닥까지 훼손당한 인간성의 절규로 가득 차 있는 작품을 썼다. 옌롄커의 문학 세계는 현실에 굳건히 뿌리내린 채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인간의 고통과 절망을 사회비판적인 시선 속에 그대로 드러내되, 다채로운 상징과 비유로 그러한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서사를 펼쳐 보인다.

   
'문화'를 혁명한다는 이름으로 국가 차원에서 금지당하고 부정당했던 인민의 기억과 기록을 문학적 언어로 복원하고, 그들을 대신해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려는 중국작가들의 노력이 당대의 문제를 바라보는 반면교사가 될 것으로 보여 이를 추천한다. 


산지니출판사 대표 강수걸



국제신문 기사 원문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key=20120630.2201519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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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루쉰을 생각한다.

 

한국 진보·좌파의 환멸을 미디어로 접하며 먼저 떠올린 인물은 루쉰이었다. 한국 사회 민주화의 도정에 영향을 준 사람으로 나는 루쉰(사진)을 우선으로 두고 싶다. 루쉰의 저작에는 노예라는 말이 등장한다. 루쉰에게 이 말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삶과 맞닿은 현실이었다. 루쉰의 참인간 세우기 사상은 개체의 정신 자유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마지노선을 고수한다. 인간이 되느냐 노예가 되느냐를 가르는 최후의 마지노선이다.

 한국 출판계에 루쉰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출판사 그린비가 2010년부터 루쉰의 저작을 전집으로 출판하고 있고 루쉰 사상을 이어받은 후계자의 책이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출판되고 있다. 먼저 그린비의 작업은 대형 출판사의 시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존경을 표하고 싶다. 완성 때까지 독자들이 관심을 보여주면 좋겠다.

 일본의 루쉰 연구자이며 사상가인 다케우치 요시미 선집 2권이 지난해 말 나왔다. 산지니와도 인연이 있는 젊은 연구자 윤여일이 번역했는데, '고뇌하는 일본' '내재하는 아시아'라는 제목의 이 책은 루쉰의 말에 다시 시대의 숨결을 불어넣은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루쉰 연구자로는 왕후이와 첸리췬을 거명할 수 있다. 왕후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항상 논쟁의 중심에 있는 지식인으로 우리에게 알려졌다.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루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칭화대 인문학부 교수이며 '새로운 아시아를 상상하다'(2003), '죽은 불 다시 살아나'(2005), '아시아는 세계다'(2011)가 국내에 번역됐다. 루쉰에 관한 언급이 부분적으로 나오고 박사논문이 번역 중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첸리췬은 베이징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 퇴임했다. 올해 '내 정신의 자서전' '망각을 거부하라' 등 저서 2권이 번역됐다.

 루쉰은 자신이 전통 의식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근대를 추구하는 불완전한 사람이라면서, 지식인은 누구나 자신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자신의 위치와 자신이 할 일을 겸허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역사적 중간물 의식은 암흑의 갑문이라는 비유에 잘 드러나 있다. 즉 캄캄한 성 안에 아이들이 갇혀 있고, 육중한 갑문은 서서히 닫히는데 그런 와중에도 어떤 용사가 갑문을 어깨로 지탱하며 아이들을 전부 햇빛 찬란한 성 밖으로 탈출시킨 후 자신은 암흑의 갑문에 깔려 죽는다. 여기에 지식인의 희생정신이 포함돼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과거의 모든 낡은 인습에 반항하고 인습을 스스로 감당하면서 참인간 세우기에 매진한 루쉰 정신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왕후이와 첸리췬은 역사적 중간물 의식을 확대해 현실과 역사를 인식하는 비판적 지식인의 기본 특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망각을 거부하라'는 중국의 4대 금기 사건 즉 1957년 '반우파운동'과 이후 일어난 '3년 대기근', '문화대혁명'과 1989년 '6·4 톈안먼사건' 중 1957년을 충격적으로 조명한 책이다. 한국전쟁의 결과 한반도에 이승만과 김일성 체제로 왜곡된 체제가 자리 잡은 것처럼 중국도 1957년은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를 논의하다가 좌절되는 해임을 생생히 전달하며 현 중국 체제의 문제점을 고민하게 하는 저서이다.

 루쉰 후계자들의 용감한 저서는 우리의 현실 과제에 고민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작은 불빛이 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산지니 출판사 대표 강수걸

 

국제신문 기사 원문 >>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20602.2201520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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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꽃피우는 지역공동체 희망세상

 

희망세상은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공동체로 발전하는 데 뜻을 같이하는 시민모임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주민들의 지위와 역할을 높이고 인간존엄의 정신을 실현하여 따뜻하고 정이 흐르는 지역공동체 희망이 꽃피는 세상을 실현하려 한다. 세상사람 모두가 희망을 노래하는 그날까지.

대학을 졸업하고 백수로 지낼 때가 있었다. 어떤 삶을 살지 결정 못하고 선택을 미루고 있었다. 누구는 머리를 자르고 속세를 떠나 공동체의 삶을 선택하였고 취업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며 시간을 보냈다. 그때 K 선생을 처음 만났다. 선생 자신의 결혼식이 열린 모교의 금정회관이었다. 신부 측 하객으로 참석해서 신랑을 처음 대면했던 것이다. 그는 이후 반송에서 병원을 개원하였고,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마을을 가꾸는 일을 시작하였다. 그해 나는 취업을 선택하였고 직장생활을 시작하였다. 창원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가끔 반송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나는 10년 직장생활을 끝내고 2005년 2월에 부산에서 출판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반송에서 해운대 구의원을 하면서 병원 일을 하는 K 선생을 다시 만났다. 1998년 창립하여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정리하여 책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였다. 상업성을 선택하기보다는 주변의 살아 있는 이야기에서 기획 출판을 시작하자는 출판에 대한 나의 초발심이 제안의 배경이었다. 그리고 그해 10월 31일 『반송사람들』이라는 책이 나오기까지 저자를 만나고 통화하며 괴롭히는 시간이 지속되었다.


『반송사람들』은 부산 해운대 반송 지역 주민들과 그곳에서 지역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가 살기 좋은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루어가는 소중한 실천적 삶의 이야기이다.

『반송사람들』책소개 더보기


반송은 부산 변두리에 위치하며 1968년부터 1975년까지 부산시가 도심의 판잣집들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으로 실시한 집단이주정책으로 철거민들이 옮겨오면서 마을의 기본 틀이 만들어졌다. 따라서 촌 동네, 못 사는 동네라고 은근히 멸시를 받아오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10월 진주에서 열린 제5회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에서 반송은 당당하게 최우수상을 차지하였다. 그 뒤에는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지역 활동 단체가 있었다.


『반송사람들』의 저자는 지역에서 개인의원을 열고 있는 의사이면서 1997년부터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지역 모임을 만들고 이끌면서 주민들과 함께 문화공동체, 자치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과 활동 내용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또 주민이 지역의 주인으로 나서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가는 것이 주민자치이며, 작은 지역에서 모범적인 사례를 창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을만들기네트워크’ 공동의장이자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황한식 교수가 전문가의 시각에서 반송형 모델에 대해 계속 분발을 촉구하고 내용의 추천사를 써주었다.


그렇게 책을 내고 산지니는 8년차를 지나는 중견 출판사가 되었고 2005년에 ‘희망세상’으로 이름을 바꾼 반송형 모델은 계속 진화하고 있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아이들이 놀러오고 아줌마들이 수다 떨고, 할머니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아빠와 이이들이 함께 캠프를 하는 마을의 사랑방이 되었으며, 카페와 도시락사업을 하는 마을기업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

윗반송에 있는 문화 공간 '느티나무도서관'

 

구체적으로 ‘희망세상’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2월 10일, ‘희망세상’을 방문하였다. 부산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 중인 ‘희망세상’ 김혜정 회장을 마을기업 카페 ‘나무’에서 만났다. 김혜정 회장은 1997년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질 때부터 실무로 일을 시작해서 이후 2005년 ‘희망세상’으로 조직의 이름을 바꿀 때도 그 중심에 있었으며, 지난 총회에서 ‘희망세상’의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반송사람들』 출판기념회 때 얼굴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출산휴가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활동을 다시 시작할 시점이었다. 오랜만에 얼굴을 대면하게 되어 매우 반가웠다. 700명 조직의 수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고 부산문화계와 소통하는 짧은 시간을 가졌다.

카페 '나무'에서 마을공동체 '희망세상' 김혜정 대표를 만나다

카페 ‘나무’가 예술가와 접점을 찾고 아래반송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꿈꾼다는 김혜정 회장은 윗반송의 문화공간인 느티나무도서관이 희망세상의 대중화에 기여하였다면 카페 ‘나무’도 아래반송에서 대중의 관심 속에 확대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2011년 11월 17일 오픈한 카페 ‘나무’는 영산대학교 학생들과 아래반송 사람들이 중심입니다. 3월 개학하면 예술가들이 마을 카페 ‘나무’를 발표의 장으로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전시의 공간, 후루꾸의 반란을 꿈꾸고 싶습니다.”


또 다른 마을 기업으로 도시락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이사업이 반응이 좋다고 한다. 제법 수익도 나는 모양이다.


“날마다 소풍 도시락 사업은 20개 이상이면 반송 이외 지역에도 배달을 합니다. 안락동, 센텀 등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하루 80개 판매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하는 마을기업입니다.”


마을기업은 2012년까지 지원이 되지만 그 이후에는 자립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자생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느티나무도서관은 회원 수 증가로 자생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부산지역의 예술가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는 등 부족한 점도 많기 때문에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고 또 지원도 필요해 보였다.


김혜정 대표

“마을 도서관에 사서가 있어 대출반납 기능이 작동되는 관리가 되어야 합니다. 부산시가 사서 인건비 지원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강사료와 회원의 회비로 70만 원의 사서인건비 마련이 매우 힘든 실정입니다. 그리고 부산문화재단은 문화공간에 강사를 파견하는 강사 지원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사립공공도서관에 대한 약간의 지원이 있어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원 700명의 회비가 실제적으로 큰 힘입니다.”


마을기업이라는 변화의 길을 선택한 희망세상. 2007년 NGO형 민간도서관이라는 선택으로 대중화에 성공하며 마을도서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지 5년. 갈 길이 멀지만 고민의 지점은 다른 마을도서관과 비슷하다. 공공도서관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사서에 대한 유급지원이 필요하고, 예술가 등 강사의 지원을 통해 충실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회원이 많은 느티나무도서관도 그동안은 회원의 자발성이 무기였지만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주변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


마을기업 모델은 더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단순한 조직이다. 마을기업처럼 작은 규모의 기업이 성공하기는 매우 힘들다. 산지니라는 조그만 출판사를 경영하면서 얼마나 경영이 힘든지 경험하고 있기에 카페나 도시락사업을 하는 마을기업이 잘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자유로운 개인의 연대와 협동을 통해 더 바람진한 사회와 도시, 마을을 만드는 총론에 동의하면서도 더 구체적인 전략과 성공사례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든다.

하지만 15년을 버티며 성장한 풀뿌리의 힘을 믿고 싶은 마음이 걱정을 잠재운다. 스페인의 마을공동체 몬드라곤에 대한 책 두 권을 며칠 전에 읽었다. 몬드라곤은 기업 목표인 고용 창출을 위해 고객 중심(고객과의 전략적 협력), 발전(성장, 국제화, 시너지 효과 극대화), 혁신(혁신 경영, 기술 개발), 수익성(경쟁력 제고), 공동체 참여(기업의 책임), 협동을 하위 목표로 설정하고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특히 운동성과 사업성의 두 측면을 통일시키며 계속 성장하기 위해 미래세대를 위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토론을 하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반송형 모델도 부산지역사회와 발전방향을 함께 토론하며 고민을 함께 나누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이번 문화 생성지대 탐방을 통해 나 역시 대안 모색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강수걸: 산지니출판사 대표, 소통과창조를위한문화포럼 사무국장 역임

*부산문화재단 계간지 '문화공감' 봄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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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부산대 학보사 김동우 학생이 출판사를 방문했습니다.
지역 출판과 전자책 관련 인터뷰를 위해서였습니다.
얼마 전 대표님께서 부산대 신방과에서 출판 관련 특강을 했는데 그때 수업을 듣고 인터뷰 요청을 하게 된 것이라네요.
30여분 정도 진지한 질문과 대답이 오갔고,
인터뷰하는 내내 11학번 새내기 기자의 눈빛은 날카로웠습니다.




"지역 밀착형 콘텐츠 개발해야"
'산지니' 도서출판 강수걸 대표 만나

2005년 2월 설립된 산지니 도서출판은 부산 지역에 기반을 둔 대표적인 출판사로 올해 7월 기준으로 116권의 책을 발행했다. 그러나 설립 초기에는 여느 지역 출판사처럼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지니 도서출판 강수걸(법학 86, 졸업) 대표를 만나 출판사를 운영하며 체감한 종이책 산업의 현실과 전자책의 등장으로 일어날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지역에 기반한 종이책 산업의 어려움은
독자와 작가에게 인지도가 낮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독자는 인지도가 낮은 출판사의 책을 손에 들지 않는다. 작가 역시 대형 출판사에서 책을 출판하고 싶어 한다. 독자와 작가 모두에게 외면받으면 출판사는 살아남기 어렵다. 지역의 젊고 참신한 작가들이 지역 출판사와 함께 성장하려는 인식어 적어 아쉽다.

현재 국내 전자책 산업이 갖는 한계는 무엇인가
우선 소바자의 수요대로 전자책을 제작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존의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변환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서체 개발이다. 특히 일반교양 책보다 논문이나 한자로 쓰인 책 등은 서체 개발에 있어 어려움이 크다.
다으으로 유료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수준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아직 전자책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며 실제로 돈을 낸다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것 같다.

전자책 등장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우리나라에서 전자책 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출판업계 종사자들은 그 잠재성을 인정하고 있다. 현재 종이책으로 출판한 책을 전자책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지난해 두 권을 변환했고 올해도 한 권을 변환했다. 변환에 필요한 비용이 부담돼 아직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전자책 개발 이외에도 내실 있는 종이책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이책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출판도 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확히 수요를 예측하고 다양한 장서를 소량 생산해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외국 출판 업계는 국내 종이책 산업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지역 출판사들이 연대화 협력을 강화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
거대 자본 출판사가 아니라면 지역 밀착형 출판사로 거듭나야 한다. 그 지역의 작가와 소재에 다가가 참신한 작가와 책을 발굴하여 지역만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

종이책 산업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출판 산업 전반이 위기다. 지역에 기반한 출판사들의 운영은 여전히 불안하다. 전자책이 구현할 수 없는 분야를 종이책이 메워야 한다. 책 한 권 한 권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 지역 회에 더욱 밀착하는 출판사로 다가서야 한다. 앞으로 지역사회 독자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

<釜大新聞>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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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3)

웹의 등장 이후 독서환경에서 정보적 기능이 축소되는 등 책이라는 미디어의 환경이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다만, 책이 주는 오락적 기능과 자기 성찰적 기능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책의 기능이 축소 및 변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사회적 의제를 한 권의 책을 통해 한 도시에서 토론하자는 운동이 미국에서는 왜 벌어졌을까?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는 사례가 없는 이런 독서운동을 어떻게 고찰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더 연구할 영역이지만, 추론 가능한 것은 미국이라는 사회가 강제하는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미국은 다문화사회이다. 소수자 문제에 대해 전체 구성원이 함께 토론해야만 사회통합을 이끌 수 있는 불완전한 구조이다. 또한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유럽의 다른 복지국가에 비해 공공적 인프라가 부실한 사회이다.

특히 출판시장은 1990년대 미디어법의 개정으로 10개 정도의 출판사가 독점하는 등 다양성이 많이 파괴되고 있는 구조이다. 일부 베스트셀러 작가를 제외하고는 작가가 책을 내려면 호주나 영국, 캐나다에 있는 출판사에서 자비로 출판해야만 가능하다고 한다. 완전 도서정가제를 통해 특성화된 서점이 존재하는 등 다양성이 존중되는 유럽과는 달리 미국은 아마존서점 등 대형서점의 독점으로 자유경쟁이란 이름으로 정글적인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다민족, 다인종 사회에서 유색인종 혹은 이민자의 경험을 주제로 다룬 책을 한 도시에서 읽고 의제하자는 것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미국사회에서 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사회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미국식 운동방식이다. 예를 들면 하퍼 리(Harper Lee)의 『앵무새 죽이기』는 인종주의와 관용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도시에서 한 책으로 선정되어 토론되었다. 다양성이 생명인 사회에서 다양성이 파괴되는 구조를 개혁하고자 출발한 운동이었다고 파악할 수 있다.

'앵무새 죽이기' 퓰리처 상을 수상한 하퍼 리의 소설로 1960년에 출판되었다.



그렇다면 운동의 취지는 존중하더라도 우리가 이를 도입할 때는 조금 더 실사구시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2003년 이후 지자체를 중심으로 진행된 운동에서 검토할 요소가 있다고 생각된다. 서울은 각 도서관별 한 책을 읽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청주는 1년에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한 도시 한 책 독서운동을 하고 있다. 미국의 시카고에서도 2004년에는 한 작가를 선정하여 토론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하였다. 방식은 도시의 특색을 살려 더 다양하게 구현 가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민간의 다양한 주체와 협력의 네트워크를 할 것인가가 핵심과제이다. 공공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전개하는 독서문화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점을 분석하고 좋은 대안을 시민과 함께 논의한다면 개선이 가능하다. 외국의 제도가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요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라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며 도시마다 조금씩 강조점이 다를 것이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문화 기반시설에서 도서관 수가 꼴찌이지만 도서관 사서를 중심으로 통합시스템을 만드는 등 창발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하여 좋은 도서관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 부산에서 이루어지는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지역사회의 더 많은 관심이 분명히 필요하다. 시민들이 낸 세금을 들여서 한 권의 책을 읽고 지역의 토론을 활성화하고자 한다면 정보를 더 자세히 공개해야만 참여를 증대시킬 수 있다. 지역 신문의 출판담당 기자와 지역출판사를 참여시킨 토론이 앞으로 지역의 더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로 연결되면 좋겠다. (끝)

  • 16:48:01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3)
  • 2011/10/21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2)
  • 2011/09/23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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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2)

    '원 북 원 부산' 운동을 대표하여 안내하는 곳은 부산시민도서관 사이트이다. 사이트 내용에 따르면 원 북 원 부산 운동이란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일보가 주최하고 부산시 공공도서관이 주관하는 시민독서생활화 운동이다.

    누구에게나 권장할 만한 교양도서 한 권을 시민의 투표로 정하여 다함께 읽고 저마다의 생각을 나누는 가운데 부산시민 전체의 공감대 형성과 독서인구의 저변 확대로 <책 읽은 시민, 생각하는 부산, 토론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원 북 원 부산 운동의 바람이라고 하고 있다.

    현재 사이트에는 공개된 자료가 매우 부족한데 그나마 시민도서관의 도움으로 2004년∼2009년을 정리한 2010년 발간 자료집을 구하여 읽을 수 있었다. 그동안 경과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였다.

    그리고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의 발제문도 원 북 원 부산 운동의 비전과 과제를 잘 정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지엽적인 방법론에 대한 논쟁보다는 독서운동에 대한 시각을 중심으로 고찰하는 근본적 접근이 더 토론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먼저 한 책 한 도시 운동을 소개하고 있는 다음 기사에서 참조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독서운동을 벌여 주목된다. 지자체들의 독서운동이 아직까지 도서관 지원과 설립 등 근본적인 독서 인프라 조성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독서를 권장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크게 이바지한다는 평가다.

    특히 2003년 국내에 들어온 ‘북 스타트(BOOK START)’ ‘한 책 한 도시(One Book One City)’ 운동은 짧은 시간에도 불구,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독서운동을 위해선 넘어야 할 수많은 과제가 있다”며 “그러나 일부 지자체들의 독서운동은 눈길을 끈다”고 밝혔다.

    '원북 원시티' 운동이 시작된 미국 시애틀 (출처 : usa-seattle.mofat.go.kr/)


    ‘한 책 한 도시(원북 원시티)’는 한 지역사회에서 지역민 모두가 함께 한 권의 책을 선정, 읽고 토론하는 문화운동이다. 책을 매개로 작가와의 만남, 독후감 토론, 공연 등 각종 문화행사를 통해 공동체적 문화축제로 승화된다. 이 운동은 1998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돼 세계로 번지고 있다.

    부산대 이용재 교수는 “한 책 한 도시 운동은 책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각종 문화행사와 토론이 벌어질 수 있고, 디지털시대에 또 하나의 공동체 문화가 꽃필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독서인구의 저변 확대에 상당히 이바지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독서운동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독서인구의 증가, 책 읽는 문화의 확산에 크게 기여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더욱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1회성 이벤트를 지양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용재 교수는 ▲독서문화 일상화를 위해 안정적・지속적으로 독서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비영리기구(공익법인 형태) 설립 ▲주민들의 도보권 내에 공공도서관・마을도서관 건립 확충 ▲도서관과 사서들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참여 ▲멀티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형태의 문화운동 전개 등을 꼽았다.

    윤정옥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해외사례를 볼 때 독서운동은 대부분 공공도서관이 주체가 되지만 지역사회의 정부와 기관, 단체는 물론 시민들의 적극적 협력이 있을 때 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경향신문 도재기 기자 기사 부분 인용)

    위 내용은 그동안 실시된 '원 북 원 부산' 토론회 내용을 잘 정리한 기사이다.

    지자체들의 독서운동이 아직까지 도서관 지원과 설립 등 근본적인 독서 인프라 조성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독서를 권장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크게 이바지한다는 평가에 대해서 고찰해 보자.

    먼저 집에서 걸어서 30분 안에 공공도서관이 존재하는 OECD 나라들에 비해 대한민국의 도서관의 숫자와 시설은 매우 빈곤하다. 근본적으로 도서관의 지원과 설립 등 양과 질의 증가는 복지국가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이유로 지자체에서 당장 이런 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점진적 과제로 미루고 지자체장의 단기적 성과로 평가될 수 있는 독서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판단된다.

    도서관 인프라 확충은 국가예산의 확보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지만, 지식정보화사회와 양극화사회에서 정보소외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성이 더 필요하다.

    특히 부산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2012년 총선과 대선 등 양대 선거를 앞두고 이를 더 적극적으로 의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도서관을 민간에 위탁 경영하여 도서관의 공공성이 크게 훼손된 서울 지역의 예는 부산에서도 꼭 참조할 사례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도서관 숫자를 인위적으로 늘리기 위해 종교시설이나 대학 등에 위탁하면서 주차요금을 징수하고 열람실 이용료를 받는 등 임대사업화로 공공성을 포기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계속)


  • 16:48:01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3)
  • 2011/10/21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2)
  • 2011/09/23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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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부산에서 ‘산지니’라는 출판사를 시작하고 2008년 9월 30일 부산시가 주최한 독서문화토론에서 「지역에서 책 만들기」라는 토론문을 발표하였다.

    부산지역에서 책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구체적 기획을 구상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쳤다. 먼저 출판사 대표인 내가 부산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신문도 서울에서 발행하는 중앙지만 보았고,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 부산소식은 거의 무지하였다. 부산의 유구한 역사와 부산을 빛낸 인물에 대한 이해도 깊지 못했다.

    무엇보다 내 자신의 반성이 필요하였고 초읍에 있는 부산시립시민도서관을 방문하여 부산 관련 책들을 읽으며 기획정보를 구체화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부산지역의 신문들을 자세히 읽고 모니터링하면서 지역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들을 만나서 조언을 구하였다. 지역서점에서 주최하는 독서토론회에도 참석하여 지역의 독자들의 관심사항도 관찰하였다. 그러면서 처음 낸 책이 <반송사람들>이었다. <반송사람들>은 반송 지역에서 여러 가지 지역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책을 내고 난 이후 지금은 그 사람들이 ‘느티나무도서관’을 만들어 더 유명해졌다.

    지역의 필자들과 교감을 통해 국내서와 국외서를 기획하고 4년 동안 56권의 단행본을 발행하였다.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알려 많은 원고가 출판사에 들어오는 지금도 여전히 부딪히는 문제가 있다. 저자(번역자를 포함하여) 중에서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과 도시에 대해 애정이 없으면서 서울만 바라보며 지역의 다른 필자들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식인의 이런 허위의식이 일제식민지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문제라고 바라본다.

    물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흐름도 생기고 있다. 최근에 전국 어디보다 민간의 마을가꾸기 운동과 마을도서관 운동이 활발한 곳이 부산이다. 부산시의 열악한 재정자립도에도 불구하고 공공도서관을 잘 가꾸려는 열의가 높은 곳이 부산이다. 지역의 출판사와 함께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저자도 있다.

    출판사가 서울에 95% 존재하고 수도권 독자들이 책의 70∼80%를 구매하는 대한민국에서 지역출판사가 생존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일까? 나는 지역에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지역의 잠재적 필자군(C급 필자)을 가능성 있는 필자군(B급 필자)으로 만들어내고 더 나아가 검증된 필자군(A급 필자)으로 만들고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서울의 출판사가 6개월에 5천 부 판매가 보증된 필자와 아이템만을 쫓아갈 때 우리는 생활하는 공간에서 필자를 찾아내고 지역의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이다.

    동시에 지역 독자들의 요구사항을 기획에 반영하여야 한다. 부산지역의 많은 대학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졸업하지만, 취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과 교류가 많은 나라와 도시에 대한 문화적 정보를 가공하여 단행본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적극적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해외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내가 대학을 다닌 80년대는 정치적으로 암울했지만, 많은 독서를 하며 취업도 잘되는 시대이었다. 반면에 지금 20대는 IMF를 경험하고 졸업과 동시에 비정규직이 예상되는 불행한 88만원 세대이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서경식 선생의 표현을 빌리면 “자신이 갇혀 있는 세계에는 ‘외부’(바깥)가 있다는 발견이고, 타자의 역사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려는 대화”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부산시도 지역출판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정책으로 구체화시키면 좋지 않을까? 지역아이템에 대한 사전 공모나 사후 지원도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중앙에서 지역을 말해주지 않는다. 지역의 문화가 풍부해지기 위해서는 지역 출판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원 북 원 부산 사업을 부산시 교육청 산하 공공도서관에서 하고 있는데, 2004년에는 김중미, 2005년에는 김형경, 2006년에는 공지영, 2007년에는 김현근, 2008년에는 박경철의 책이 선정되었다. 시 차원의 이런 사업에서도 가능하면 부산을 소재로 한 책이든가, 부산 저자가 쓴 책이든가, 지역 출판사가 발행한 책을 선정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원 북 원 부산 운동을 언급하면서 끝낸 토론문에 대해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관장님이 원 북의 선정 기준 10가지를 언급하면서 토론을 한 기억이 있다. 그리고 다음해 2009년 원 북 원 부산 후보도서 10권 중에 부산지역 소설가의 소설집 <부산을 쓴다>가 선정되어 20일간 투표를 하게 되었다.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출판사 책 투표를 호소하였지만, 결과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선정되는 걸로 끝났다.


    2010년에는 시민도서관에서 출판사로 원 북 원 부산 도서추천을 요청하는 메일이 왔다. 조갑상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을 추천하였으나 2008년에 출판된 김곰치의 장편소설 <빛>이 10권의 후보도서에 선정되었다. 이번에도 지인들에게 투표를 호소하였지만, <산동네 공부방, 그 사소하고 조용한 기적>이 선정되었다. <산동네 공부방>은 부산 감천동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던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지역의 특색을 나타내는 책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에 잘 선정되었다고 생각했다.

    2011년에도 시민도서관에서 후보도서 추천을 요청하여 박태성 칼럼집 <유쾌한 소통>과 정영선 장편소설 <물의 시간>추천하였으나 후보도서 5권에 들어가지 못하였다. 하지만 후보도서 5권 가운데는 부산의 중견시인 최영철의 <찔러본다>, 부산 지역 소설가 김현의 <봄날의 화원>, 교사 이상석의 자전소설 <못난 것도 힘이 된다> 등 부산 지역 작가의 작품이 3권이나 후보에 올라서 반가웠다. 결과적으로는 2005년에 출간된 <책만 보는 바보>가 선정되었는데, 이 책은 출판된 후에 스테디셀러로 남녀노소 다양한 대중이 보기에 좋은 책이다. (계속)

  • 16:48:01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3)
  • 2011/10/21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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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에서 희망을 찾자
    -진보대통합의 무산을 바라보며

    올해 초부터 진행되었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합당 논의가 결국 무산되었다. 9월 4일 진보신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 통합하는 안건이 2/3 지지를 받지 못해 부결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진보신당은 격랑 속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신당에 매달 만원의 당비를 내고 있는 당원으로서 몇 가지 생각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진보의 힘을 모으는 일이 2012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공학적 일정만으로는 쉽게 이룰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는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진보세력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조승수, 심상정, 노회찬 등 전현직 대표를 포함한 진보신당 지도부가 통합을 강하게 밀어붙였으나 부결로 끝난 당 대회 결과는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일 수밖에 없고 책임론이 불가피하다.

    공당의 지도자는 정치적 평가에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당분간 정치 일정에서 거리를 두고 반성과 성찰을 하는 것도 한국 진보세력에게는 보약이 될 것이다. 만약 민주적 의사결정을 무시하고 당 밖으로 뛰쳐나가 재차 통합을 모색할 경우 진보신당은 휘청거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매우 불행한 일이고 진보가 대안세력으로 성장하는 데 좋지 못한 사례를 남기는 일이 될 것이다.

    만약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통합을 이룬다면 그것은 그대로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진보 정당과 자유주의 정당의 결합이 한국정치에서 성공적 모델이 될지 평정심으로 관찰하는 것도 진보신당 당원들에게는 필요한 자세이다.

    앞으로 진보신당은 명맥을 유지하는 게 현실의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이를 슬기롭게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창조성과 새로움을 잃어버린 정당조직을 정비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4년차 정당으로서 지역의 여러 현안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진보정치와 운동은 수도권 중심주의와 엘리트주의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역대중과는 결합이 약해져 있었다. 구체적 지역 현안에 진보정치가 개입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부산의 경우, 한진중공업 문제는 전국적인 현안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광복동 롯데타운에 들어설 예정인 롯데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의 침투로 재래시장 상인의 어려움은 한층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롯데의 현지법인화 추진 운동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활동에 진보정당은 적극적 연대해야 한다. 또한 불법 경품을 앞세운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독자 매수행위를 방조하여 약탈적 신문시장을 만들었고, 조중동과 매일경제에 4개 방송을 허가해줌으로써 여론시장의 다양성과 공공성을 말살하는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진보정당은 더 적극적으로 비판해야 한다. 예를 들면 9월 정기국회에서 미디어렙 법안 제정에 소극적인 국회의원의 해당 지역구에서 피켓시위를 하는 등 행동을 통해 대안세력으로서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앞으로 1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보도된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대재앙은 위험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지역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다. 핵발전소 반경 30킬로미터 기준으로 40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곳은 다른 곳도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이다. 고리 원자력발전소에 지속적 관심과 적극적 활동이 필요한 이유이며 녹색정당이라는 이름에 부응하는 활동을 기대하고 싶다.

    진보는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기득권 세력에 대한 다양한 퍼포먼스로 대중에게 풍자와 비판과 연대를 호소해야 한다. 지역현안의 장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연대가 비록 소속정당이 다를지라도 지속적인 활동으로 지속된다면 진보의 통합은 더 빨리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강수걸. 부산일보 기고 2011년 9월 5일


    진보정당에게 바란다! (2011년 3월 진보대통합 토론회 행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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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산지니

    산지니는 부산에서 2005년 2월에 설립한 지역출판사이다. 그동안 『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이야기를 걷다』 『습지와 인간』 등 국내서 100여 권과 『무중풍경』 『단절』 『하이재킹 아메리카』 등 번역서 20여 권을 출간하였으며, 20년의 역사를 가진 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을 2007년 봄호부터 2008년 겨울호까지 발간하였고, 2011년 봄호부터 다시 발간하고 있다.

    산지니라는 출판사 명은 80년대 부산대학교 앞에 존재했던 사회과학 서점의 이름을 딴 것이다. ‘산지니’는 산속에서 자라 오랜 해를 묵은 매로서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우리나라의 전통 매를 뜻하는 이름이다. 생후 1년이 안 된 매를 ‘보라매’라 이름하고 사람 손에 길들여진 매를 ‘수지니’라 하는 데 반해 산지니는 야생 그대로의 매를 말한다. 이렇게 전투적인 출판사 이름을 지은 것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출판 환경 속에서, 훨씬 열악한 지역출판의 여건 속에서 오래 버티고자 하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그 이름이 다소 낯선 까닭에 처음 듣는 이는 꼭 되묻곤 한다. 그럼 “백두산 할 때 , 지구 할 때 , 어머니 할 때 라고 대답해준다. 이름 덕분인지 한 번 들은 이는 꼭 기억을 해주고, 출판사는 창업 6년이 넘은 지금까지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지금까지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책이 8종,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2종,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6종,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이달의 책 1종, 청소년도서 2종, 환경부 우수환경도서 3종, 영화진흥위원회 지원도서 1종 등 많은 책들이 우수도서로 평가를 받았는데, 지역에서 분투하는 출판사에 기꺼이 좋은 원고를 맡겨주신 여러 저자 분들과 응원해준 독자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이는 출판사가 오래 버티는 데 큰 힘이 되었다.

    - <출판저널> 2011년 3월호 '우리 출판사 브랜드'에 실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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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독후감 50개를 겨울방학 전에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에 입력한다고 아침부터 부산을 떨고 있다. 중학교 3학년 딸은 이미 목표치를 달성하였다고 옆에서 자랑을 한다. 즐거워야 할 독서가 괴로운 숙제로 추락된 현실을 목격한 것이다. 출판사 대표로서 책읽기가 강제로 이루어지는 현실에 대해 원인을 따져보았다.

    올 가을 부산에서 열린 '2010 독서문화축제' 를 찾아온 학생들. 독서 이력이 입시의 일부가 되면서 아이들에게 '책읽기'는 즐거움이 아니라 또다른 스트레스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6월 15일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의 독서활동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입학사정관에게 제공함으로써 대학입시의 자료로 삼겠다고 발표하였다. 2010학년 2학기부터 시행되고 있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기왕에 존재하던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과 학교도서관의 독서활동 운영시스템인 ‘학교도서관지원시스템’을 연계하고 기능을 통합한 것으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무려 12년 동안 모든 학생들의 독서이력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공교육 현장에서 독서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선의야 나무랄 데가 없다. 그런데 도대체 가정과 학교에서 독서교육은 왜 황폐화되었는가. 교육의 목표가 전적으로 ‘입시’로 환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독서 이력을 입시에 반영하겠다는 발상에서 전개되는 ‘책 읽기의 강요’와 본질적으로 ‘감시’일 수밖에 없는 ‘책 읽기의 관리’가 독서교육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아예 ‘독서교육종합방해시스템’이라고 이름 붙이는 게 더 낫다는 주장도 있다.

    독서는 결코 계량화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어린이․청소년들의 또 다른 삶의 경험이다. 또한, 독서는 고도의 문화적인 활동이다. 그러기에 독서는 자발성과 자율성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입시를 빌미로 반강제로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은 독서에 대한 흥미를 진작시키기는커녕 학생들을 책에서 멀어지게 만들 것이다. 더욱이 독서퀴즈나 독서감상문을 비롯한 강제된 독서인증의 방안들은 책을 읽으며 얻게 되는 경험과 느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파편화된 지식을 암기하게 만듦으로써 독서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독서활동의 과정과 결과를 대학입시와 연결시키겠다는 발상, 그렇게라도 해서 책만 많이 읽히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발상은 참으로 독서의 본질과는 멀어도 한참 멀게만 느껴진다.

    교과부가 이 시스템에 대한 발표를 하자마자 이에 발맞추어 개인의 독서 이력을 관리해주겠다는 사교육시장은 벌써부터 들썩거리고 있다. 이는 이 시스템이 또 다른 불평등을 조장하게 될 것임을 반증하는 현상이다. 독서활동은 문화자본의 소유와 그 정도에 따라 확연히 차별적인 양상을 띨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미 출발선에서부터 다를 수밖에 없는 독서 환경과 그에 따른 능력 및 활동을 대학입시와 연결시키는 것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불평등을 학력의 불평등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나 교과부의 독서지원시스템은 발상도 방법도 잘못됐다. 교과부는 독서지원시스템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강제적으로 책을 읽히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주는 일이다. 또한 도서관을 늘리고, 충분한 도서를 구입하고, 전문적인 사서교사나 독서교사를 배치하여 아이들의 독서교육을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독서문화, 도서관문화, 출판문화는 한 사회의 문화적 성취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이는 생물의 종 다양성과 다를 바 없는 다양성을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다양한 책을 다양하게 읽고 다양하게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교육 또한 그러한 전제 아래서 계획하고 실행되어야 한다.

    2010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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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역 대표서점인 동보서적과 문우당서점의 폐업소식은 부산시민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부산지역 대표신문의 P이사는 너무너무 답답한 현실이라고 우울한 심정을 필자에게 토로하기도 하였다. 부산일보 10월 30자는 1면에서 3면에 걸쳐 “동네 책방을 추억하다”라는 분석기사를 실었다. 창원KBS 방송국에서는 특집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하고 향후 대책을 질문하기도 하였다. 늦었지만 지역의 언론은 마음이 짠해진 독자들의 ‘정겨운 사랑방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요’라는 정서를 충실히 전달하였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필자에게 요청한 주제는 2010 지역서점이 살아야 지역문화도 산다는 내용이다. 출판생태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출판과 지역문화를 고민하고 있는 필자에게 작은 대책이라도 이야기하라는 주문일 것이다. 며칠을 고민하여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서점신문 제238호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의 글은 암울한 현실을 진단하고 있었다. 지역서점이 인터넷서점, 초대형 서점과의 힘겨운 경쟁, 지속적인 종이책 소비 감소라는 환경에 앞으로 예상되는 디지털교과서 등장으로 인한 참고서 시장의 축소라는 3중고에 직면한 현실.

    그래서 부산지역에서 <책과아이들>이라는 어린이전문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수, 강정아 대표와 차를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강정아 대표는 완전한 도서정가제를 첫 번째 대책으로 이야기하였다. 또한 서점의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을 이야기하였다.

    <책과아이들>의 예를 들면 할머니한테 옛이야기 듣기, 시 감상을 통한 노래 배우기, 음악과 어우러진 빛그림 감상하기 등의 프로그램, 그것 말고도 3세부터 7세까지 연령대 별로 있는 그림책 교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학년별 독서프로그램, 올해 시작한 초등 그림책 읽기 교실, 한반 아이들이 오는 서점 나들이 프로그램까지 어린이 책을 중심에 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책만 팔아서는 적자이고, 서점을 먹여 살리는 건 이런 프로그램들이라고 강 대표는 이야기하며, 비관적 현실에서도 15년을 버틴 비결은 책에 애정과 열정이었고 돈만 생각한다면 서점을 그만두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하였다.

    '책과아이들' 서점 안 풍경.

    서점 입구


    동네서점이 사라지고 지역문화에 구심적 역할을 하는 대표서점이 무너지는 현실에서 위기를 돌파할 힘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서점인들의 소통과 연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점이라는 소중한 공공적 공간에 대한 재인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의 공정한 규칙의 정립(완전 도서정가제)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절망스러운 현실의 개선의 힘은 서점인들의 자부심회복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에 요구해야 한다. 동네 슈퍼와 동네 서점은 다른 것이라고. 서점은 문화가 살아 있도록 하는 나무이며 여기에서 공기가 나온다고. 생태계가 파괴되면 삶이 황폐화된다고

    지역서점이 죽으면 지역문화가 선순환할 수 없다. 대형 온라인서점과 지역서점은 가는 길이 다르다. <책과아이들> 대표의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문화의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서점으로 획일화되어서는 좋은 책을 뒤적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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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광역시 연제구 거제제1동 | 책과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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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출판미디어의 과제1 : 유통

    지역에서 출판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가 유통이다. 익히 알려진 출판사의 책이나 베스트셀러는 전국 어느 서점에서나 환영받는다. 그렇지 않은 책은 잘해야 한두 권, 그마저도 거절당하기 일쑤다. 이런 현상은 작은 서점일수록 두드러진다. 서점에 책이 공급되었다고 해도 독자들의 눈에 잘 띄는 매대에 책을 진열해 놓는 경쟁에서 지역출판사는 밀릴 수밖에 없다. 정기적으로 서점을 방문하여 자사 출판물을 관리할 수 있는 영업사원을 두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점에 출판사의 인지도를 높이려면 최소 한 달에 2∼3종의 신간을 출간해야 하고, 이것이 어느 정도 팔려야 그나마 영업사원 한 명이라도 둘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지역 출판사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2009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의 서점은 474개에서 380개로 줄었다. 광주는 197개에서 116개, 대전은 192개에서 121개로 각각 줄었다. 이 가운데 작은 서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03년 914개이던 전국의 10평 미만 서점이 2007년에는 138개로 급감했다.

    이처럼 전국의 작은 서점이 연평균 200개 가까이 사라지는 데 반해 2004년 전체 도서시장(2조 3485억원) 매출의 15.9%를 차지하던 인터넷 서점의 매출은 2008년에 전체 시장(2조5840억원)의 31.9%로 크게 늘었다. 오프라인 서점 가운데서도 교보문고와 같은 큰 서점 하나의 시장 점유율이 17.3%를 차지할 정도로 양극화가 심해졌다.

    필자가 지역서점이 살아야 지역경제도 지역문화도 산다(서점신문 1010년 4월 9일 제231호 - 관련글 링크)는 글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의 출판유통은 온라인 서점의 급성장과 오프라인 서점의 몰락으로 표현되는 소수 과점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미래의 한국독자들에게 한국출판의 괴멸로 나타날 것이다. 지역서점들의 몰락은 지역문화를 죽이는 일이다. 지역서점들이 건재해야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문화에 투자도 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독자들이 구매하는 이유는 완전한 도서정가제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고 할인 및 마일리지를 용인하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는 것이 지역출판사와 지역서점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다.

    단기적으로 지역출판사가 전국적으로 유통을 하려면 하나의 총판에 일원화를 통해 유통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직거래 서점수의 최소화는 발행부수를 줄이고 제작비용을 최적화하는 시발점이다. 전국의 모든 서점과 위탁거래를 하기보다 필요할 경우 현금거래를 하는 것도 힘이 약한 지역출판사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다. 전국적으로 존재하는 유통의 구조를 먼저 인정하고 지역의 거점서점과 지속적으로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출판미디어의 과제2 : 출판미디어로 독자와 소통하기

    먼저 미디어는 표현수단임과 동시에 전송수단을 가리킨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출판미디어는  책이라는 전송수단을 넘어 더 확장된 전송수단을 획득하게 되었다. 과거라면 라디오와 텔레비젼의 사업영역이던 오디오 콘텐츠와 동영상 콘텐츠가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출판미디어의 사업영역으로  전환되고 있다.

    한편 콘텐츠란 다양한 매체에 의해 전달되는 텍스트를 일반적으로 가리킨다. 여러 콘텐츠가운데 출판콘텐츠는 독자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지식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책이라는 공간에 한정된 지금까지의 출판방식을 ‘공간의 출판’이라고 한다면 다른 미디어와 자유자재로 결합하고 분리하는 앞으로의 출판방식을 ‘흐름의 출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공간의 출판이란 공간적 구획을 통해 내부와 외부를 확고하게 가르며 작동하는 폐쇄적인 출판시스템을 말한다. 특히 흐름의 출판에서 출판은 일방향의 표상적인 미디어여서는 안 된다. 출판미디어는 다양한 종류의 활동이 결합되어 콘텐츠를 함께 생산해내는 쌍방향적 생성의 미디어야 한다.

    백년어서원에서 열린 '4월 저자와의 만남'

    출판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변화의 방향을 요약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쌍방향성 변화이며 둘째는 다양성 변화이며 셋째는 장기성 변화이다. 이런 변화는 지역출판인들에게 온라인에서 적극적인 블로그 활동과 오프라인에서 독자와 만나는 활동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그것은 소수의 대규모 자본으로 과점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출판 현상 속에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지역출판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산지니의 경우를 예를 들면 지역에 있는 인문학 카페 <백년어서원>에서 매달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블로그를 통해 온라인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지역출판미디어의 과제3 : 지역사회와 연대 및 소통

    무엇보다 지식산업의 핵심 주체인 출판사들의 내부에서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출판사는 책만 잘 만들어내면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출판사는 콘텐츠를 생산, 유통, 소비하는 중심거점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출판사는 책을 펴내는 곳이기도 하고 서점이기도 하며 도서관이기도 하고, 미디어이기도 하고, 지역문화 창달의 커뮤니티이기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역에 존재하는 작은 도서관과 결합하고 공공도서관 사서들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신문과 방송 등 지역 언론과 인적, 물적으로 결합하여야 한다. 서울과 달리 부산에서는 이런 활동이 수월한 편이다. 산지니의 경우 지역의 미디어 종사자를 저자로 결합하여 출판한 경험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조금 더 전략적으로 바라보며 의식적으로 결합하고자 더 노력하여야 하는 과제도 있다. 또한 지역정부에 정책적인 제언을 통해 지역정부가 출판정책을 만들도록 계속 촉구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지역출판미디어의 과제 4: 출간목록의 업데이트와 적극적 홍보

    출간 목록 만들기는 출판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출판사의 신뢰와 명성을 쌓는 과정이며 효과적인 생존과 단계적인 성장의 길을 여는 과정이다. 김학원(휴머니스트 대표)은 <편집자란 무엇인가>라는 책 11장 도서목록을 어떻게 개발하고 확장하는가에서 한국출판에서 소홀히 평가되고 있는 출간목록의 중요성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목록 만들기가 왜 필요한가를 정의하면 아래와 같이 요약 정리할 수 있다.
     

    ① 출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② 저자 섭외에서 경쟁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다.
    ③ 일정 수준 이상의 원고를 잡을 수 있다.
    ④ 서점의 진열과 홍보, 판매, 수금에 유리하다.
    ⑤ 비용,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⑥ 충성도가 높은 고정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
    ⑦ 안정적인 경영, 예측 경영이 가능하다.
    ⑧ 기획, 편집, 홍보, 마케티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다.
    ⑨ 편집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

    산지니의 경우도 출간목록을 만들어 메일로 발송을 하기도 하고 오프라인독자에게 제공을 하기도 한다. 물론 책 만들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여 출간목록은 분기에 한 번씩 업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올해 들어 출간목록의 전략적 중요성에 출판사 식구들이 인식을 같이하고, 지난 5월에 체계적으로 정리된 목록을 만들기도 하였다. (산지니 출간목록 링크)


    글을 마치며

    기존질서에서 불이익을 받는 집단이 변화를 주도해 기존의 게임법칙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만 한다. 특히 세상의 변화는 중심이 아니라 약한 고리인 변방에서 일어나지 않았나. 지역출판미디어도 서울중심의 출판을 극복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일본의 성공한 지역출판미디어의 공통점은 산지니를 비록한 지역출판미디어의 나아갈 방향에 참조가 될 것이다. 첫째, 창업이념과 원칙을 지킬 것. 둘째, 틈새시장을 찾아 공략할 것. 셋째,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을 냉정히 판단하고 대응할 것. 넷째, 사람과 그 인연의 소중함을 잊지 말 것.


    Posted by 산지니북


    필자가 출판활동을 하는 부산은 출판보다 부산국제영화제로 유명하며 서울에서 KTX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도시이다. 부산에서 산지니란 출판사를 2005년 2월에 창업하면서 지역에서 출판창업 및 운영이 얼마나 어려운 길인가를 스스로 자문한 기억이 있다. 지역출판사를 경영하면서 계속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지만, 만 5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그동안 생각을 한 번 정리한 것이다.

    먼저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의 권리로 출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제21조
    ①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③ 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④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물로 탄생한 현행 헌법은 2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전두환 5공화국의 청산은 언론과 출판을 급속히 성장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특히 출판은 5공화국 기간 동안 출판사의 등록을 허용되지 않았던 것을 1987년 10월 19일부터 다시 허용함으로써 2천5백94개의 출판사(서울 1726, 그 외 868)가 1990년 5월 기준으로 5천3백84개의 출판사(서울 4201, 그 외 1183)로 급증하였다.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의 진전에 따라 그동안 억압되었던  사상의 자유를 구현하기 위한 몸부림이 인문사회과학 출판의 홍수로 이어졌다.

    1986년에 대학을 들어간 필자도 학교 앞 사회과학서점에서 다양한 책에 묻혀 학교생활을 보내었다. 억압적 정치 환경에도 부산에서는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친구출판사’가 만들어져 베트남 학생운동을 다룬 <사이공의 흰옷>이 전국적으로 판매가 되면서 부산출판을 다른 지역에서 기억하게 하였다. 그러나 90년대 소비에트의 붕괴와 학생운동의 약화는 사회과학서점의 소멸로 이어졌고 지역에서 유의미한 출판행위가 사라지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예외적 경우도 있었다. 1991년 대구에서 만들어진 녹색평론은 잡지를 중심으로 단행본을 전국적으로 판매한 경우다.(지금은 녹색평론이 서울에서 출판 활동을 하고 있다. 김종철이라는 문학평론가의 혼이 들어간 환경운동적 출판행위를 하고 있는 경우로 이에 대해서는 객관적 평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문학잡지를 중심으로 하는 문학출판이 소규모로 생겨나고 또 사라져갔다. 한편 1997년 외환위기는 각종 규제의 철폐로 인해 출판사 설립이 등록제로 변경이 이루어지면서 2000년대 1인 출판이 가능할 정도로 양적 팽창의 계기가 되었다.

    부산지역의 출판현황

    부산일보 문화부 기자들이 함께 쓴 <신문화지리지>(2010년 5월 산지니 발간)에 나오는 부산지역 출판에 대한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전반적인 부산지역의 출판현황을 파악하고 그다음에 지역출판사 앞에 놓여있는 과제들을 하나씩 검토해보자.  

    무려 960여 곳. 부산 16개 구·군에 등록된 출판사 숫자다. 이렇게 많은가 싶어 각 구·군의 등록현황을 몇 번씩 확인했다. 맞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부산에서 그렇게 많은 책들이 만들어지는가? 여기에는 시선의 꽤 큰 굴절이 필요하다.

    현재 부산지역에서 책이 얼마나 만들어지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곳은 없다. 문화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 대한출판문화협회를 비롯해 구·군청 등 각종 기관을 통해 봐도 지역별·출판사별 출판 집계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답변만 듣게 된다.

    부산지역 출판계 몇몇 인사에게 문의한 결과 부산에서 그나마 지속적으로 책을 만들어 내는 곳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란다. 해성, 작가마을, 전망, 열린시, 말씀, 세종출판사, 푸른별, 산지니, 비온후, 빛남쯤이 그들이 추천한 출판사들. 사실 국내에서 매일 쏟아지는 수백 종의 책 가운데 부산 출판사의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참고로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전국 2만7천여(문화관광부 2007년 12월 기준 자료) 출판사 중 90% 이상이 1년에 책을 한 종도 내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판사 숫자가 많은 것은 출판업이 신고 업종이라 특별한 시설이나 규모에 대한 검증 없이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이며, 특히 인쇄업을 하는 이들이 출판업을 함께 신고하는 경우가 상당수인 것이 현실이다. 당연히 대부분 출판사들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출판에 대한 뚜렷한 목적의식도 없다 보니 무실적의 출판사가 난립하게 되는 것이다. 인구 360만 명의 대도시에 출판사다운 출판사가 고작 10여 곳이라는 게 부산 출판의 현주소인 것이다. 지역 출판계는 "한마디로 위기"라고 한탄한다.

    부산 출판이 위기인 것은 먼저 독서문화의 전반적인 퇴행에 따른 시장 침체가 근본 원인이다. 부산 시장만으로는 비전이 없는 것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유통에 따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부산의 산지니출판사 강수걸 대표의 말이다.

    "가령 정가 1만원의 책을 발간할 경우, 서울의 총판업체에 6천원에 넘긴다. 총판업체는 그 책을 6천500원에서 7천원 사이에 각 서점에 넘긴다. 정가의 5~10% 정도 금액이 총판에 주는 유통대행 수수료인 셈이다. 거기다 재고를 보관할 창고도 운영해야 한다. 그런 물류비가 또 정가의 5~10%를 차지한다. 결국 전국을 대상으로 할 경우 지역 출판사는 정가의 10~20%를 추가로 치러야 하는 것이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지역의 영세한 출판사들은 전국의 대형 서점 진출은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지역 서점과의 직거래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지역 출판사가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큰 출판사로 나서지 못하는 것은 그런 이유가 크다.
    문제는 지역 서점의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것. 현재 부산시서점조합에 가입해 있는 부산지역 서점은 250여 곳. 하지만 교보문고 등 서울의 대형 서점들이 잇따라 부산에 진출하면서 부산의 향토서점들은 점점 설 곳을 잃어가고 있고, 그 영향은 지역 출사들에도 그대로 옮겨지는 현실이다.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지역 출판계에서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출판사들의 오랜 염원인 도서정가제야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고, 지역에서는 최근 새롭게 제기되는 것이 부산출판기금 조성이다. 일정한 기금을 모아 그것으로 지역 우수도서를 선정, 지원하는 제도를 수립하자는 것이다. 우수도서 선정에 따른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충분히 검토해 볼 문제다.

    도서출판 해성의 김성배 대표는 "부산문화재단의 설립으로 좋은 조건은 만들어진 셈이다. 관 주도의 소액다건의 나눠주기식 관행이나 단체 위주의 지원금 할당보다는 지역 출판과 독서 활성화를 위해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기금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그 밖에도 '노인 독서 운동', '1사(社) 1책 읽기 운동' 등도 전개할 것을 제안했다.

    부산의 공공도서관들이 자료 구입 시 지역 출판사의 책을 일정 정도 의무적으로 구입케 하는 방안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국도서관협회 부산협의회에 따르면 부산에는 현재 공공·대학·전문 도서관이 모두 80여 곳 있는데, 이들 도서관이 지역에서 나오는 책들을 소화해 준다면 지역 출판계에 큰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부산의 도서관과 서점


    산지니 강수걸 대표는 "일본에는 지자체 공공도서관들이 해당 지역 출판사의 초기 출판분 중 일정 부분을 의무적으로 구입하는 규정을 도입한 후 지역 출판사가 급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산에서도 시나 교육청에서 그와 같은 규정을 만들어 지역 출판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상황은 열악하지만 그 속에서도 묵묵히 책을 만들어 내는 출판사가 부산에도 분명 있다. 2001년에 설립된 미디어줌. 직원이 모두 10명인 작은 회사지만 해마다 5~10종의 책을 내고 있다. 이 출판사의 박미화 대표는 "열악한 여건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출판사도 제대로 된 책을 만들어 내야 하겠지만, 잘못된 현재의 출판 유통 관행이 먼저 상당부분 개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힘겨운 상황이지만 제도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출판업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에서다.

    여하튼 부산에서도 책은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읽힌다.

    - 부산에서 바라본 지역출판미디어: 산지니 사례(2)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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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부산일보는 6·2 지방선거와 천안함 대응조치 등 지역민과 관련된 핵심이슈를 주요 면에 배정했다. 특히 금요일 1면 남북 교역 중단 그 이후와 사설(남북교역 중단 지역업체 피해 대책 세워라)을 통해 부산 수산업계의 어려움을 독자들에게 잘 전달하였다. 한편 선거가 끝나고 나면 꿈과 비전 없는 부산 선거판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및 평가(전문가 좌담 등)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부산일보 독자위원으로 지역신문 미디어를 1년간 관찰하면서 부산이라는 도시가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도시가 비전을 잃고 있다는 것을 신문 지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뉴미디어로 야기된 지역신문의 경영적 위기에 지역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역신문을 지원하여야 하며 지역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좋은 성찰의 시간이었다.

    부산일보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소위 중앙지의 물량공세로 독자층을 조금씩 빼앗기고 있고, 광고소비자인 지역기업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광고 감소에 직면해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표이사를 비롯한 간부들이 기업 탐방행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지역신문의 변화로,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면에서 더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중국 또는 베트남에 진출한 부산·울산·경남의 기업체를 경제부와 문화부가 함께 기획하여 탐방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중국 관광객 유치 한·일 함께 손잡다(26일 10면 ) 기사도 부산의 먹고 사는 방향에 좋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특히 5월 1일부터 열리고 있는 상하이엑스포의 열기가 중국에서는 매우 폭발적인데 영화도시 부산과 상하이 간에 접점을 찾는 홍보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제63회 칸국제영화제. 부산일보

    토요스페셜 김호일 서울 문화팀장이 전하는 못 다한 칸영화제 뒷이야기도 좋은 기획이었다. (관련 기사 링크) 영화평론가가 전하는 칸 이야기보다 저널리스트의 칸 현장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다. 이창동 감독의 칸영화제 각본상(24일 2면, 12면)과 홍상수 감독의 주목할 만한 시선상 수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진 현장을 잘 취재하였다. 다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에 대한 분석이 조금 부족하였고 칸이 아시아영화에 왜 주목하는지 근본적 접근이 필요하였다.


    부산일보 문화면은 요일별 지면에 편차가 있다. 목요일 주말매거진 위크앤조이가 별지로 발행되며 대중문화와 시네피아로 3면에 다양한 내용을 담고 외부 필자의 느낌(삼국유사 속 바다이야기/ 소설가 정우련의 미국 LA 뉴욕 미술기행)이 2개 면에 연재 중이다. 면도 충분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토요일도 면이 조금은 부족하지만 책세상(3면)과 신설된 문화가 넓어진다(1면)로 내용을 충실히 담아내기에 문화부가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에 화요일은 지면이 적은 편이다. 월, 수, 금은 아래면 광고 없이 전면에 문화면이 전개되므로 다양한 내용을 채워야 한다.

    부족한 인력으로 풍성한 내용을 창출하려면 기획연재물이 요일별로 다양하게 안배되어야 하며 문화면의 전문성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 신문사 내부와 외부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역신문의 어려운 여건에서 무리한 주문일지 모르겠지만 독자들은 깊고 풍부한 내용을 부산일보에 요구하고 있다. 작년 신문화지리지 연재를 위해 지역문화 현황을 전수 조사한 놀라운 열정을 다시 한 번 지면에 표현하기를 기대하겠다.


    - 2010년 5월 31일 부산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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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은 간다>의 백설희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동아대 한수영 교수는 2006년 4월18일자 칼럼 <한국의 1920년대생들>(부산일보)에서 192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고난의 세대라고 정의하며 각별한 애정을 표하고 있다.

    백설희 선생도 1927년에 출생한 고난의 세대다. 식민과 분단과 전쟁을 경험한 한국인에게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과정이었다. 그래서 백설희 선생의 노래 <봄날은 간다>가 한국문인이 가장 사랑하는 곡으로 조사되었을 것이다.(2010. 5.6 경향신문)

    나이가 들면서 <봄날은 간다>의 가사가 조금씩 이해가 되고 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 한국사회에서 대중가요는 앞세대와 뒷세대가 소통하는 도구일 것이다. 소통이 아쉬운 요즘의 분위기에서 백선생의 노래가 계속 소통의 도구로 남아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아침이다.두 손을 모아 고인의 명복을 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 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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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펴낸 책보다 창업 그 자체가 더 뉴스가 되는 지역출판사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출판에 입문할 때 난 매우 불안정하였다. 편협한 독서와 좁은 인맥으로 책을 만들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집 근처 도서관과 서점을 배회하였다. 출판사 근무 경험도 없는 내가 어떻게 기획을 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출판기획은 무엇인가,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책과 출판하고자 하는 책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리가 덜 된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출판 창업을 결심하였다.

    1년간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생각을 정리한 결과물이 지금의 산지니 출판사이다. 먼저 서울에 올라가서 창업을 할 것인가, 내가 나고 자라고 지금까지 생활해온 부산 지역에서 시작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결국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한번 해보자고 결심을 했고 2005년 2월 척박한 맨땅에 부딪히는 느낌으로 출판사를 시작했다.

    2005년 10월, 출판사를 시작한지 8개월 만에 첫 책이 나왔다.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 『반송사람들』 두 책이었는데 홍보를 위해 지역신문사 문화부 기자를 찾아갔다. 처음으로 신문기사가 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정작 기사는 두 책에 대한 내용보다도 부산에 이러이러한 출판사가 생겼으니 많은 관심과 발전을 바란다는 요지였다.

    서울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출판사가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지역(local)에서는 출판사를 설립한 것만으로도 뉴스거리가 되는 현실, 이게 바로 지역출판의 현실인가 싶어 자조적인 웃음이 나는 것과 동시에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결심 또한 생겨났다.


    2. 지역출판사의 한계 뛰어넘기

    『무중풍경-중국영화문화 1978-1998』은 2006년도 영화진흥위원회 출판지원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중문학 박사과정에 있는 후배에게 중국책 가운데 좋은 책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하니 이 책을 권해주었다.

    중국영화계에서는 작은 고전이 된 책으로 저자 다이진화는 사유의 깊이와 폭넓음에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학자이자 작가인데, 글쓰기에 있어서도 정확한 어휘 선택과 개념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번역이 여간 까다롭지 않은 책이었다.

    모두가 그 책의 중요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섣부르게 번역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단 에이전시를 통해 판권 확인에 들어가고 계약을 추진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에 출판지원도서로 신청하였다.

    그런데 이때 똑같은 책을 두 팀이 신청했다. 하지만 이미 판권을 확보한 우리 출판사로 몫이 돌아왔다. 번역 기간이 많이 걸려 출간 시한을 꽉 채워서야 출간하기는 했지만 두툼한 이 책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야기를 걷다-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는 부산의 대표적인 소설가 조갑상 경성대 교수의 산문이다. 이호철의 『소시민』의 배경이 된 완월동, 조명희의 『낙동강』, 김정한의 『모래톱이야기』에 나오는 구포다리와 을숙도……. 작가는 부산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소설의 현장을 살펴보고,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그 시대와 지금의 변화된 모습들을 추억한다.

    일면식도 없는 조갑상 교수를 창업 초기에 찾아갔다. 부산 문단 역사에 대표적인 인물인 요산 김정한 선생의 평전을 내보시는 게 어떻겠느냐 제안했다. 조갑상 교수는 김정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소설가로 요산의 평전을 쓰기에는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서였다. 조 교수님은 지금 당장은 시기상조라고 하면서 상황이 무르익으면 추진해볼 만한 사안이라고 완곡하게 거절하셨다.

    그런데 몇 달 후 부산에 대한 산문을 써놓은 게 있는데, 책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고 전화를 주셨다. 지역 출판사로서 꼭 내야 할 책이라 생각하고 출판을 결정했는데, 책의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사진이 필수적이었다.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옛 사진은 쉽게 구할 수 있었으나 그 모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진이 꼭 필요했다. 그런데 따로 사진가를 섭외하기에는 출판사 재정이 허락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사진에 일가견이 있는 출판사 디자이너가 직접 사진을 찍기로 했다.

    내면은 세심하지만 겉으로는 무뚝뚝한 작가의 성큼성큼 큰 발걸음을 종종거리고 따라다니면서 몇 날 며칠을 달동네를 오르내리고 도심을 걸어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1년여를 공들인 끝에 책을 내놓았는데 이후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어 출판사 재정에 많은 보탬이 되었다.

    부산의 중견 시인 최영철 선생을 처음 본 것은 광주에서였다. 그것도 아주 우연히. 2006년 5월, 광주에 있는 거래서점인 충장서림과 삼복서점을 둘러보기 위해 광주로 향했다. 서점들은 광주 시내 한복판 충장로에 있었는데 주차할 곳을 찾다가 옛 도청(그때는 경찰청이 들어서 있었다) 자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차를 세워놓고 밖으로 나오는데 건물 한쪽에서 5‧18 문학행사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팔레스타인 등 외국 문인들도 참석하여 시낭송도 하고 강연도 들으며 함께 어울리는 자리였는데, 마침 최영철 시인이 시낭송을 했다.

    몇 달 후 최영철 시인의 시집 『호루라기』를 주제로 부산 영광도서에서 독서토론회가 열렸는데 그 자리에서 최영철 시인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몇 달 전 광주에서 열린 행사 때 뵈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왜 아는 척을 안 했느냐”며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반가워했다.

    그동안 써놓은 산문을 모아 산문집을 내보시는 게 어떻겠느냐 제안을 했다. 최영철 시인은 팔리겠느냐고 걱정하면서도 원고를 건네주셨다. 이 책이 바로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이다. 부산의 풍경과 소재를 다룬 예술작품을 토대로 시인의 깊고 넓은 사색의 풍부함을 내보이고 있는 이 글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차별화된 책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역화가 박경효에게 그림을 부탁했다. 사진을 싣기보다는 그림과 함께하면 좀 더 어울릴 것 같아서였다.

    화가가 부산 곳곳을 다니며 스케치하고, 채색을 하여 30여 점의 유화를 완성하기까지는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소모되었다. 시간과 공을 많이 들여 출간한 이 책도 우수문학도서로 선정이 되었다. 공들인 책은 누군가는 그 진가를 알아보는 것 같다.


    3. 좋은 책을 세상에 남긴다는 높은 포부

    5년 동안 출판 활동을 해오면서 출판사가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불리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이 국내외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성격의 기획출판을 하는 데 결정적인 장애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중요한 것은 출판미디어의 변화를 반영한 다양한 기획이며 다품종 소량출판을 통해 꾸준히 좋은 책을 시장에 내놓는 데 있다고 본다.

    지역출판사로서 다양한 기획출판을 하는 것이 특이해 보였는지 여기저기 신문사, 잡지사, 방송국 같은 데서 인터뷰 요청을 하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는 꼭 산지니는 3등 전략(Sanzini Way)으로 나간다고 말하곤 한다. 모 잡지사 기자는 ‘3류 전략’이라고 기사를 잘못 쓴 적도 있지만, 결코 3류가 아닌 3등 전략이다.

    이는 대형출판사들이 손대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산지니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지역출판사로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책을 낼 수도 있고 서울 출판사들이 미처 다루지 못한 보석들을 발굴하여 책(종이책/전자책)으로 만들어 틈새시장을 찾아낼 수도 있다.

    작가와 독자를 잇는 매개가 출판인이자 편집자이다. 출간할 책들이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이 될 수도, 아까운 나무만 없애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이 세상에 정말 필요한 책인지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출판을 한다는 것은 철학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발은 땅에 딛고 있되 머리와 가슴은 좋은 책을 세상에 남긴다는 높은 포부를 가지도록 노력하겠다.

    -『나는 에디터다』(새물결)

    나는 에디터다! - 10점
    김병익 외 지음/새물결
    Posted by 산지니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