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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걸의 글방76

아내의 빈자리 아내의 빈자리 [원문읽기] 아내가 집을 나갔다. 그것도 한 달 동안이나. 20년의 결혼생활 동안 일주일 정도의 짧은 여행은 있었지만 이렇게 장시간 집을 비우긴 처음이다. 그간 아이들 때문에 엄두를 못 냈지만, 이번에는 큰 결심을 한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 큰아들과 초등학교 3학년 막내아들은 엄마의 부재가 걱정이다. 엄마의 밥상에 익숙한 큰아들은 먹는 문제를 걱정한다. 막내아들은 학교 숙제는 누가 봐주느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외국으로 출국하여, 한 달간 나와 아이들과 이별하였다. 한 달 휴가 받아 출국 감행한 아내 큰아들, 막내아들 모두 전전긍긍 가족의 소중함은 부재가 일깨워 2005년, 처음 출판사를 시작했을 때는 일이 없어서 문제였다. 10개월이나 지나서야 첫 책이 나왔다. .. 2015. 7. 20.
지역출판 진흥과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 다음은 2015년 5월 11일 '지역출판 진흥과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 산지니 강수걸 대표님의 토론문입니다. 이 토론회는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의원실, 배재정의원실, 김태년의원실, 박주선의원실 주최로 열렸으며, 최낙진 교수(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의 발제문에 대한 토론문임을 밝혀둡니다. 지역 출판환경의 현황과 과제 토론자가 대표로 있는 산지니는 부산의 출판사로서, 도시 단위의 다양한 출판 발전을 이끌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매월 ‘저자와의 만남’(66회 실시)이라는 행사를 주최하여 책에서만 존재했던 작가의 모습과 작가가 직접 말하는 작품세계를 독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문화와 문학을 이야기하는 소통구조를 만들어왔다. 25년 된 비평 전문 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을 발행하며 문학과 비평에 .. 2015. 7. 4.
신형 대국 관계와 미·중 인식 지난달 해운대에서 열린 동북아 평화 관련 심포지엄 자리에 참석해서 중국 쪽 발표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깜짝 놀란 일이 있다. 중국 해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발표자는 커진 중국의 국력에 걸맞은 대우를 미국 쪽에 요구하며 타이타닉호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논조로 발언을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조심스럽게 해왔던 표현과는 상당히 다른 태도였다. 덩샤오핑이 설계한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에서 탈피해 중국군이 공세적 국방개념인 주동작위(主動作爲) 전략으로 전환하며 동아시아의 긴장이 격화되고 있다.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6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에게 신형 대국 관계를 내세우며 영토 등 핵심 이익을 침해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중국,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도전 중국은 한국 관할인 이어도와 일본과 영유.. 2013. 12. 10.
문화융성과 엇박자 나는 '문학나눔' 폐지 문화융성을 말하는 박근혜정부의 내년도 문화예산이 지난 10월 1일 발표됐다. '우수도서 선정 및 보급' 사업 예산이 2013년 45억 원에서 2014년 142억 원으로 대폭 증액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은 2012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복권기금으로 운영되던 문학나눔 사업(올해 예산 40억 원)을 내년부터 폐지한다는 것이다. 이를 일반 예산으로 전환하여 문학나눔 사업과 우수학술·교양도서 선정사업을 통합 운영키로 정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문학출판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되었다. 지역 문학출판 지속시킨 힘… 폐지라니 출판계에서 문학출판은 출판사에 소위 돈이 안 되는 '레드오션' 분야다. 2005년에 출판사를 창업하면서 지인의 소개로 만난 서울 출판사 대표들은 필자에게 문학출판은 피.. 2013. 11. 14.
사라져가는 동네서점 퇴근하면서 종종 지하철 근처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곤 한다. 온라인상에서 충분히 신간 정보를 파악하는 편이지만, 따끈한 온기가 배어 있는 실제 책을 보면 소장하고 싶어지는 마음도 저절로 생긴다. 도서관에서 빌려 볼까 한참 고민하다가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계산하고 나오기까지 서점 주인은 고객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 1980년대 대학교 앞 서점 주인은 말도 잘 걸고 책도 잘 추천해 주었는데 요즘 동네서점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단골 미용실·빵집과 같은 동네 서점 사회학자 정수복의 '책인시공(冊人時空)'에서 프랑스 파리에서 동네 서점이 살아남는 이유를 소개하는 부분이 인상이 깊었다. 파리지엔들의 구매 습관과 파리 서점 주인들의 적극적 역할을 예로 든 부분이다. 파리 사람들에게.. 2013. 10. 15.
'마타투' 승객들과 문화정책 아프리카 케냐의 한 마을에서 다른 마을로 이동하고 싶다면 장거리 이동수단인 14인승 미니밴 '마타투'를 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게 좋다. 평소에는 친절하고 차분한 케냐 남자들이 운전대만 잡으면 눈을 부릅뜨고 승객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악마로 돌변한다. 이를 입증하듯 케냐는 1인당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서비스 정신 부족한 한국 문화정책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 연구팀은 난폭한 케냐 기사들의 행동을 바꿀 수단을 고안해 냈다. 연구자들은 마타투 안쪽에 영어와 스와힐리어로 쓴 스티커 5장을 붙였다. 승객들이 기사에게 속도를 줄이라고 설득하거나, 기사가 아슬아슬하게 운전할 때 항의하거나 꾸짖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부탁하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스티커를 부착.. 2013.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