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4일 시청에서 열린 2010 독서문화축제 협약식에 참석하였다. 서울에서 08년부터 개최된 독서문화축제가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에서 9월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 축하할 일이다.

주최는 문화체육관광부이지만 주관이 부산시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이어서 전화로만 알고 있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민경미 팀장을 회의실에서 만났다. 민팀장과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매달 발행하는
<책&> 2008년 5월호에 출판사탐방이 소개된 인연이 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양성우(사진) 위원장은 "이 행사를 계기로 영화의 도시 부산에 '독서문화의 도시'라는 별명이 하나 더 생긴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일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국제신문

  허남식 시장과 양성우 위원장의 인사와 협약서 체결로 순서가 진행되었다. 국비 1억2천만원, 시비 3천만원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부산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나기주 출판인쇄산업과장과 유향옥 사무관이 참석하여 지역출판과 독서문화에 대하여 현황을 청취하였다. 늦었지만 지역출판사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자주 방문하여 의견을 교류하고 정책에 반영하면 서울에 집중된 출판문화가 조금은 개선되지 않을까?

독서문화축제에는 공공도서관 사서들의 적극적 참여도 필요할 것이다.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독서문화상 시상과 학술행사도 잘 진행되기를 지역출판인으로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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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아들 녀석은 노빈손의 팬이다. 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데, 지난 설에 세뱃돈을 받아 새로 나온 노빈손 책 한 권을 사들고 들어왔다.

“대영아, 책 어디서 샀니?”
“이마트요.”
“이마트? 거 참…….”
혀를 끌끌 차고 있으니 아이가 의아하다는 듯이 묻는다.
“왜요?”
“좀 더 내려가면 서점 있는데, 서점에 가서 사지.” 하면서 왜 동네서점이 살아나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다.

잘 알아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는 “그렇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제 엄마랑 같이 서점에 가서 문제집을 사왔다. 새학기가 되어 전과목 문제집을 사니 제법 무거운데도 낑낑거리고 들고 왔다.

서점신문의 원고 청탁을 받고 도서관에서 한국서점에 대한 책을 조사해보았다. 2000년에 발행된 『우리에게 온라인 서점은 과연 무엇인가?』(한기호 저)라는 책 등 소수의 책만이 비치되어 있었다. 서점신문 제230호 기사(소외 받는 서점, 서점인은 외롭다)에 나오는 현실 그대로였다.

대부분의 동네 서점은 높은 도서매입률때문에 할인을 할 수 없는 처지인데, 이를 모르는 일부 독자는 서점이 폭리를 취한다고 비판한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의 한 서점.(출처:서점신문 230호)



한국의 출판유통은 온라인 서점의 급성장과 오프라인 서점의 몰락으로 표현되는 소수 과점 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미래의 한국독자들에게 한국출판의 괴멸로 나타날 것이다.

2005년에 부산 지역에서 출판사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직거래 서점의 부도 세 번을 직접 경험하였다. 대구의 제일서적(2006년), 부산의 청하서림과 면학도서(2008년)의 경험이었다.

2006년에 맞은 대구 제일서적의 부도는 그나마 출판사의 피해가 적었다. 출판사 창업 후 몇 년 되지 않은 시점이라 출간 종수도 적었고, 무엇보다도 서점 측의 협조로 위탁 도서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부산의 청하서림과 면학도서는 달랐다. 부도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도 않았고, 책을 찾으러 갔을 때는 직거래 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매상에서 책을 모두 싹쓸이를 해간 탓이다. 손해는 고스란히 출판사로 돌아왔다.

부도의 경험을 통하여 출판사와 유통업체의 관련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동안 부산지역은 영광도서와 동보서적 등 지역을 대표하는 서점들이 건재한 편이었다. 하지만, 2월 22일부터 인터파크와 알라딘의 부산지역 당일 배송 실시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인터넷 서점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교보문고 센텀점을 비롯해 대규모 서점들의 부산 공략이 시작된 것이다.

지역 서점들의 몰락은 지역문화를 죽이는 일이다. 지역서점들이 건재해야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문화에 투자도 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는 이유는 완전한 도서정가제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고 할인 및 마일리지를 용인하기 때문이다.

지역서점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지역서점에서 책사기 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지역의 작은 서점들이 10년 안에 모두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서점인들의 단결된 힘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지역의 서점이 공기와 같은 공공재로 역할을 하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에서 더 많은 관심과 예산의 배분을 요청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국회에도 무대책으로 방관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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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성심원 2010.04.13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책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야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문화공간이 그나마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합니다.
    시장의 논리만으로는 잃는것도 만만하지 않지요...

    • BlogIcon 산지니 2010.04.13 15:43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심원님.
      하지만 완전도서정가제가 실현되기 전에는 한푼이라도 더 싼 온라인서점을 이용하는 독자들이 많을 겁니다.
      자본의 위력 앞에 지역서점과 지역문화는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네요.

  2. BlogIcon 여강여호 2010.04.13 1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언제부턴가 인터넷 서점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까운 주변 어디에서나 책을 읽을 수 있는 동네서점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자자체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 최근에는 동네서점의 쇠락화가 진행되면서 가끔 들러도 일부 베스트셀러를 제외하면 읽을 만한 책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동네서점을 자주 이용했는데...이런 불편들이 차츰 인터넷 서점을 찾게 만들더라구요...글 잘 읽고 갑니다.

    • BlogIcon 산지니 2010.04.14 1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지요. 동네서점이 살아나서 책들이 다양하게 구비가 되면 오며가며 바로 사볼 수 있으니 참 편할텐데요. 번거롭게 시내 큰서점까지 나가거나 인터넷서점에 주문해놓고 하루이틀 기다릴 필요도 없구요.

  3. Trifox 2010.04.14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잘읽어보았습니다.와중에 한가지 궁금증이있는데 예전의경우 동네서점도 할인을 해주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와 지금의 서점의 환경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 BlogIcon 산지니 2010.04.14 11:24  댓글주소  수정/삭제

      신간을 최대 19%까지 할인해주는 온라인서점과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 요즘 오프라인서점도 마일리지 적립의 형태로 5~10%정도는 할인해줍니다. 하지만 그것도 규모가 되고 자본력이 있는 중대형서점에서나 가능하지 조그만 동네서점들은 그러기 힘들것입니다.

  4. BlogIcon 猫昴 2011.03.16 1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대 청하서림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서 의아해 했던 기억이 나네요.저도 당장 보고 싶은 신간이 있다면 근처 서점을 이용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할인율이 많이 적용되는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게 되요. 크게 50%까지 차이가 나니까요. 금전적인 면에서 어쩔 수 없이 저렴한 것을 택하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 소비자의 심리인 것 같아요. 책이 잘 팔리면 오프라인 서점도 지금 보다 나아질 텐데...

25일자 9면에 따르면 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2010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부산일보 등 일간지 26곳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지발위는 지역 언론에 대한 지원성과를 확대한다는 방침에 따라 예년보다 우선지원 대상사를 확대해 선정했다고 한다. 예상하였던 뉴스다.

하지만 열악한 지역언론 환경에서 지원 금액의 증가 없이 우선지원대상사를 확대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소액다건 지원은 정작 기획취재 활성화라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없고, 검증되지 않은 다수 언론사에게 지원금을 나누어줌으로써 자칫 정부의 언론 길들이기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부산일보의 대응은 부족해 보인다.

이것은 26일자 6면 <위기의 지역언론, 벼랑에 선 민주주의>라는 지역언론살리기 대토론회 기사와도 연결되는 이야기이다. 지역언론을 살리기 위해서는 9월로 만료되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시한을 하루빨리 연장해야 하고, 지역방송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시급하다. 토론회에서 나온 신문구독료 소득공제, 용지 및 잉크구입비 영세율 적용, 정부광고수수료 감면, 학생 및 청소년에 대한 신문 구독료 지원 등 지역 언론에 꼭 필요한 방안들이 입법화되도록 지면을 통해 촉구하기를 바란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좌파주지 교체> 발언과 관련하여 부산일보는 22일, 26일 사설(봉은사 직영 사찰 외압 의혹 진실 밝혀져야, 봉은사 외압설 관련 당사자들은 침묵 말라)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종교에 대한 정치권의 개입은 매우 부적절하다.

특히 부산은 불교세가 매우 강한 도시다. 밑바닥의 불심이 관망하고 있지만, 사태의 추이에 따라 요동칠 폭발력이 큰 사안이다. 현정권에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의 주지를 그냥두면 되겠느냐 운운한 발언은 정치인의 도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사안이다. 부산일보가 지속적으로 추가보도를 하여 지역불심에 상처를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26일자 2면 부산시의원 조례발의 <한숨만 나오네> 기사와 27자 사설(부산시의원 4년 성적표 너무 초라하다)은 충격적이다. 경실련의 분석 결과 4년간 16개 광역의회에서 의원 1명당 조례 발의 건수가 2.07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산시의회의 경우 47명의 의원이 43건의 조례안을 발의하는 데 그쳐 1명당 0.91건에 불과했다.

부산시의회에서는 또 시장이 제출한 조례안이 토씨 하나 안 바뀌고 그대로 가결된 원안 가결률이 86.13%나 돼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전국 평균은 70.04%이다. 이는 입법 과정에서 시장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과 대부분 의원들이 한나라당 소속인 데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또 24일자 2면 부산 민선 4기 구청장 공약 이행률 60% 기사도 마찬가지다. 다가오는 6월 2일은 전문성과 성실성을 고루 갖춘 후보들을 지원할 좋은 기회이다. 이를 위해 부산일보는 적극적으로 기존 4년간 활동에 대해 평가 자료를 독자들에게 제공하기를 바란다.

3월 23일 1면 알림을 통해 부산일보는 지역일간지로는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에서 실시간 뉴스를 볼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앱 애플리케이션)를 선보였다. 디지털 환경에 지역 언론이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소식이었다. 24일자 9면 이찬진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는 소통의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네이버를 비롯한 거대 유선 포털이나 이동통신사, 삼성전자와 같은 단말기 업체가 독점적으로 누렸던 권력구조가 흔들리면서 종이신문에게 위기탈출의 기회가 온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내달 3일 출시될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는 신문과 잡지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여 종이매체가 판매 및 광고수입 감소라는 곤경에서 빠져나올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지면에서 부산일보의 변화되는 모습을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표망하기를 바란다.


- 2010년 3월 29일 부산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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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지진이 나고 남의 일로 생각하였습니다. 계속되는 환경재앙에 무기력한 우리이기에 무신론자이면서도 신을 찾게 됩니다.

구리로 전선을 만들기 때문에 LS전선을 비롯한 주가가 상승하지 않을까 추측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에 칠레산 포도주를 이마트에서 사기도 하였기에 포도주 가격이 상승하지 않을까 추측하기도 하였습니다. 추측은 정확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출판사 사장으로 제일 중요한 부분을 모르고 있었더군요. 종이 가격이 오른다는군요. 칠레에서 목재산업이 번성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한국의 첫번째 목재 교역국일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과 칠레의 FTA를 체결한 후에 인도네시아를 제치고 1위가 되었더군요.

4월 1일자로 종이가격을 6% 인상한다고 합니다. 걱정입니다. 책은 원가가 상승하여도 책 가격에 반영을 즉시 하기가 곤란합니다. 독자가 줄어들어 고민이 많은데 원가 상승은 출판사 운영에 어려움으로 나타날 듯합니다. 참. 칠레산 홍어를 많이 먹었는데 홍어 가격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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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편집자에 이어 이번에는 대표님 글이 경향신문 <책읽는 경향>에 실렸습니다. 이틀 연속입니다. 은경씨 글은 1면에 실어주는데 왜 내 글은 2면이냐고 대표님은 투덜댑니다. 하지만 오늘 출판사를 방문한 저자분께서도 신문에서 글을 보았다고 인사를 건네십니다. 신문은 안 보는 듯해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보는 매체입니다.

20대의 신뢰 회복, 혁명의 시작이다

지금의 ‘방살이’들이 방에서 나와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하고, 거기서 다시 사회 혹은 동료들 속으로 돌아오는 일이 벌어지면 그게 바로 탈신자유주의 시대 공동체를 복원하는 첫 출발이 되리라는 점이다. 즉, 혼자 고독하고 외로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 어쩌면 대한민국 경제가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방살이 20대 여러분, 어느 날 문을 노크하면서 “친구, 안녕?”을 외치는 이가 있다면, 그에게 차라도 한 잔 대접하거나 식어 버린 편의점표 삼각김밥이라도 내밀어 보면 어떨까. 또 당신도, “나 혼자 살 거야.” 라는 말도 안 되는 말로 위안을 삼으며 관계의 결핍으로 몸부림치는 친구의 방문을 노크하면서 “친구, 안녕?”을 외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혼자가 아니라 같이 밥 먹기 위한 노력, 이게 탈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이하는 20대의 첫 출발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번져 가고 있다.
지금 20대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리더와 진, 권력이나 교섭력이 아니라 방살이에 갇힌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고, 그러한 사회적 관계의 복원이다. “혼자라야 마음 편하다.”는 친구들을 불러낼 수 있는 우정과 그 친구들을 환대할 수 있는 밥상 공동체가 아닐까 싶다. 그런 다음에야 3무 세대란 말을 없앨 수 있고, ‘88만원 세대’를 한때의 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혁명은 이렇게 조용히』170-171쪽)

대한민국 20대여! ‘쫄지 마, 안 죽어!’
혁명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우석훈이 이야기하는 혁명의 복원이 대한민국에 필요하다. 지금 20대들도 혁명이라는 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우정과 환대의 공간 되찾기에서 혁명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20대의 신뢰회복으로 비정한 승자독식 체제에 파열구가 나는 것이 아닐까 상상하게 만든다.

산지니 대표 강수걸


 

-2010년 2월 19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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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동안 연락이 오는 데도 없고 몸도 말을 안 들어 방구석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며 보냈습니다. 책이 잘 잡히지 않아 한겨레21과 시사IN 주간지 1~2월호를 분석하면서 시간을 때웠죠.

매주 주간지를 보기는 하지만 꼼꼼히 분석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시사적으로 흥미가 가는 글 위주로 읽지요. 한겨레21은 창간호부터 구독하다 보니 습관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시사 잡지는 조금 편히 읽을 수 있는 기사보다 불편하게 만드는 기사가 많은 편이지요. 저의 취향은 그런 기사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글을 읽다 보니 기자들의 사적 이야기를 다룬 연재글이 많이 보이더군요. 예를 들면 심야 생태보고서-야식과 안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블로거21입니다. 기자들이 돌아가며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아보였습니다. 노동OTL처럼 기자들의 땀이 느껴지는 기사도 시사주간지가 나아갈 방향이지만, 친구같이 느껴지는 기사도 주간지가 요즘 젊은 독자와 소통하는 방법이지요.

출판기획/편집을 고민하다 보면 여유가 없지요. 급할수록 돌아간다고 여유를 찾고 주위를 돌아보게 만드는 데 시사 잡지는 좋은 방편입니다. 책이 잘 잡히지 않을 때 한겨레21이나, 시사IN을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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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산지니 5번째 생일입니다.

2005년 2월 연제구청에 출판사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그때는 출판사를 하려면 사무실이 2종근린생활시설은 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구청 공무원은 이 규정을 들어 빌딩은 업무시설이므로 등록이 불가하다며 서류접수를 받지 않으려고 거부하는 겁니다. 우리가 출판사를 시작하려는 빌딩은 업무시설인데, 분명 업무시설은 2종근린생활시설보다 더 나은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그 공무원은 자구 해석에만 급급하여 서류를 받지 않더군요. 이렇게 출판사는 출발부터 고난이 시작되더군요.

결국 공무원을 설득시켜 업무시설에 출판사등록이 가능한지 문화관광부에 질의를 해보라 했습니다. 결과는 물론 오케이였지요. 이렇게 출판사 등록증을 받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던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그동안 91종 책을 발행하면서 5년 동안 책 만드는 즐거움에 빠져있었습니다. 반면에 월말이 되면 지불금액 때문에 사장으로 속 타는 괴로움을 매달 반복했습니다. 경영평가를 받는 입장은 아니지만, 냉정이 평가할 경우 잘 경영한 편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앞으로 5년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고민이 앞섭니다.

대표로 자기반성을 먼저 합니다. 직원들, 저자들, 독자들에 대한 무한책임을 느끼며 산지니 방식으로 길을 헤쳐 나가겠습니다. 열정에 넘치던 시간이 지나가고 원칙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초발심으로 돌아가는 성찰이 필요합니다. 수익이 나오는 출판기업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성과를 배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출판미디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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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부분이 백수인 절망적인 실업난의 세상입니다.
 명확한 통계수치로도 증명이 되었듯이 저가 살고 있는 부산은 특히 실업난이 심각하고, 전국 최저의 출산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6월 2일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절망을 희망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특히 우리자식세대와 더불어 살 수 있는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만들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의 도시성장 잠재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도시가 늙어가고 있고 생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세대를 넘어서 자식세대의 미래를 고민할 줄 아는 정치적 리더십이 출현하여야 합니다.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유권자가 표로서 심판하여야 합니다. 젊은층의 적극적 투표를 한번더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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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광화문점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리노베이션(개·보수)으로 4월부터 7월까지 휴점한다는 소식을 지난주 신문을 통해 접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1981년 첫 문을 연 뒤 오랜 역사와 상징적인 이미지로 출판사들 입장에서는 주요 판매 루트로 작용한 지 오래다. 그런 교보문고가 4개월 동안 휴점한다는 소식은 산지니 같은 작은 출판사들에게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월요일 직원들과 회의를 하면서 매출감소를 만회할 방법을 이야기하였지만, 뾰족한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먼저 2010년 1월까지 출간된 목록을 대폭 정비하자는 이야기와 이를 바탕으로 공공도서관에 산지니 책을 적극 홍보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출판사 대표로 더 연구를 하여야겠다.

교보문고를 비롯한 서점과 의사소통이 잘 되도록 노력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사안도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보문고가 사전에 출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세심한 고려가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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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5일 한국출판인회의 신년회에 다녀왔다. 전날 폭설로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갔다. 신년 교례회가 열려 출판계 여러 선배들 얼굴이 많이 보였다. 1부 행사 후 전자책 단말기 제조사인 네오럭스 대표이사 강우종이 책의 미래, 출판사의 미래에 대한 강연을 했다. 2009년부터 산지니도 전자책을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출판사들이 직접 투자한 전자책 회사 북토피아의 부도와 100억 원 미지급사태로 출판계에 전자책은 큰 상흔을 남겼던 영역이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디지털 콘텐츠의 성장에 여러 전용 단말기가 출시되면서 관심의 영역으로 작년부터 외신의 주요뉴스가 되었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가 이야기한 <책은 죽지 않는다. 다만 디지털로 가고 있을 뿐이다.>는 전자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현시점을 상징하는 말이다. 격주간지 기획회의 262호가 특집으로 국내 전자책 시장의 현황을 자세히 소개하였고 2010년 벽두부터 전자책이 출판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인터파크와 LG텔레콤/LG이노텍이 2월 전자책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에 개별출판사의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네오럭스가 출시한 전자책 단말기 누트2

강우종 대표이사는 국내 전자책의 미래는 아직까지 불확실하다고 전망하며 전자책 시장에서 출판사가 지켜야 할 원칙 4가지를 제시하였다. 개별출판사가 직접 DRM(Digital Right Management)을 통제함으로써 저작권 보호에 능동적 대처를 주문하였다. 또한 직접 제작, 편집함으로써 편집권 보호를 통해 양질의 전자책 공급을 추구하여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이를 통해서 사업의 투명성이 이뤄지며 해외시장의 범용적 솔루션 연계로 시장규모의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웅진의 2009년 600억 원 매출과 YES24를 비롯한 인터넷서점의 독과점화는 작은 규모 출판사의 경영위기로 연결되고 있다. 산지니도 재작년보다 작년 매출이 감소한 상태이다. 아마 작은 출판사들은 모두 매출감소를 경험했을 것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은 산지니가 올해도 끌고 갈 방향이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움직여야 생존이 가능하다. 전자책도 몇몇 대자본의 독점으로 연결될 위험이 있지만, 한발 먼저 움직이면 틈새가 있다고 생각한다. 틈새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길이 작은 출판사의 생존방법이다. 올해 매출증가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기획으로 수익을 창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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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풀소리 2010.01.18 14: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이팅입니다!!

부산일보가 창간 63주년을 맞았다. 지난 한 주는 창간호 특집기사로 볼거리가 많았다. 오랫동안 지역의 소식을 전하고 지역민의 이해를 대변해 온 부산일보에 축하인사를 보낸다.

10일 부일시론의 '마케팅 PR 시대와 저널리즘의 위기'는 홍보매체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미디어의 현황을 잘 설명했다. 미디어법 통과 후 예상되는 미디어 대폭발이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홍보성 기사의 난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디어의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기사와 광고의 분리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제2도시 부산 생존전략을 짜자'는 위기의 부산을 깊이있게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좋은 기획이었다. 전통적 제조업의 쇠퇴로 인한 경제활동인구의 외부 유출은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지역의 인적자본 고갈을 심화시킨다. 이것은 5일자 '토요초대석 차 한잔'에서 드러난 허남식 부산시장의 현실 인식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이었다. 후속 기사에서 이를 더 상세히 조명하면 좋겠다.

중앙언론의 지역면은 부산·울산·경남 지역민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달하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 부산일보는 부·울·경 관련 기사를 1면에 배정하고 경제면에서도 부·울·경 기업을 적극 소개하고 있다.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동남권의 대표 언론으로 지역민의 다양한 정보를 적극 소개하기를 바란다.

9일 '녹슨 경전철 체결구 관리 비상' 기사는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며 대책을 찾게 만든 계기가 됐다. 녹이 슬어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된 스틸 와셔를 모두 교체할 방침이라고 하니 추가 보도를 통해 진행 상황이 독자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센텀시티 특혜 논란 기사도 용적률이 상향조정될 경우 교통과 하수 등 기반시설에 상당히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를 독자에게 정확히 전달했다. 부산시가 용적률 변경안 확정을 시민공청회나 시정조정위원회 등 여론수렴 절차 이후로 유보했지만 지면을 통해 계속 관심을 보여야 할 사안이다.

10일 실린 '왜 지역언론인가' 좌담 기사는 미디어법 통과 이후 위기에 처한 지역신문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주독자층이 줄어들고 고령화가 급속히 이뤄지는 부산일보의 현실에서 지역신문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지면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과 방송 등 '올드미디어'가 급속히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다. 발 빠른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신문의 위기 극복을 위한 장·단기 처방으로 다양한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기자들의 블로그 활동이라고 본다. 일부를 제외하고 다수의 기자들이 블로그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생각이다. 신문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기자 블로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신문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개별 기자들의 스타성을 적극 활용하고 마케팅하는 시대가 됐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매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자들의 노출을 조직화해야 한다. 기자의 이름을 단 기획물이 많이 나와야 한다. 예를 들어 토요일에 연재되는 종교건축 기획기사의 제목에 기자 이름을 넣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종이신문에서 전자신문으로 전환에 세심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전자책 단말기가 보편화되면 전자신문으로 신문을 보는 독자가 증가할 것이다. 전자신문 구독자 서비스 등 이에 대한 대책도 미리 점검해야 할 것이다.

지역신문이 살아야 지역이 살 수 있다. 지역신문의 소중함을 독자들과 적극 공유해 지역민의 아낌없는 성원을 받는 부산일보가 되길 바란다.

- 2009년 9월 14일 부산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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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사진과 사고(社告)성 기사를 제외한 순수 기사 건수에서 부산일보 1면에는 하루 평균 3~4건의 기사가 실린다. 1면 기사가 많다는 것은 정보의 양이 많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독자들에게는 그만큼 지면이 복잡해 보일 수도 있다.

1면을 좀 더 알차게 만들기 위해 6월 29일과 30일자 신문처럼 인포그래픽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1~2면에 문화나 국제 기사가 좀 더 실렸으면 한다.

부산일보 지면은 종합, 기획, 사회, 국제, 경제, 스포츠, 문화, 인물, 오피니언의 순서로 배열된다. 6일부터 사회 1·2면을 기존의 8면, 9면에서 4면과 5면으로 전진배치한다는 사고를 봤다. 지역언론으로 선도적 결정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동남권 대표신문으로 지역민의 생활에 더 밀착한 심층 취재를 기대한다.

6월 29일의 '충무동 새벽시장 뒷골목 쪽방 르포' 기사는 최빈곤층의 삶을 잘 조명한 것이었다. 역삼각형 기사 작법에서 벗어나 팩트에는 충실하되 소설을 읽듯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내러티브 기사 비율을 좀 더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0일자 '장기화되는 지하철 파업, 노사는 해결책 서둘러야'와 2일자 '부산국제영화제, 정치공세로 흔들지 말라', 3일자 '오염 미룬 채 하얄리아 반환 서두리지 말라' 등의 사설은 적합했다. 지역언론이 지역의 갈등사안에 적극적 의견을 제시하고 방향을 잡는 것은 지역 민관협력의 중심축이 되는 일이라 여겨진다.

2일자 사회면에 실린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의 '허남식 시장 공약 이행 평가'기사는 1년 앞으로 다가온 부산시장 선거에 부산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3일자 사회면 '세종도 울고갈 구보 용비어천가' 기사도 내년 선거를 앞두고 구보가 구청장의 치적을 홍보하는 형태에 비판을 가한 적합한 기사였다.

2일자 1·3면 기업형 슈퍼마켓(SSM), 저가판매 등 무차별 공세 기사도 영세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동네슈퍼의 존폐 위기를 잘 전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6월 한 달 동안 부산지역에서 재벌기업들의 불공정거래를 현장 조사한 내용이다. 소상공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률제정이 매우 시급하다고 본다.

최근 시작된 '그린시티 부산'캠페인은 앞으로 많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성공의 필수요건으로 여겨진다. 삶이 고단할수록 환경이 건강해야 이를 견뎌낼 의지를 북돋을 수 있다. 지자체와 지역 언론만의 캠페인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 속에서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성공한 캠페인을 기원한다.

4일자 토요기획 '주5일 근무제 5년, 무엇이 달라졌나'는 적합한 기획이었다. 장시간 일중독에서 벗어나 가족 중심의 건전한 여가문화가 정착돼 가고 있다는 기사. 아쉬운 점이 있다면 20인 미만 사업장과 비정규직은 주5일 근무제에서 열외라는 것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1일부터 시행되면서 일어난 사회적 갈등이 중요한 비중으로 신문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2년 전 여야가 합의한 입법의 취지는 비정규직으로 2년을 써야 할 일이면 정규직이 해야 할 일이니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라는 것이다. 이점을 1일자 사설은 정확하게 지적했다.

해고를 억제하는 방안들을 준비하지 않고 시간을 보낸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에게 1차적 책임이 있다. 제도 개선은 신중하게 국민과 노동계의 동의하에 보완되어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앞으로도 부산일보가 지역민의 삶에 밀착된 기사들을 제대로 잘 다뤄주기를 바란다.

2009년 7월 6일 부산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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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신문법 및 방송법 처리과정에서 야당 의원의 권한이 침해된 사실을 인정하고도 이들 법률의 무효 확인 청구는 기각한다고 지난달 26일 결정했다. 부산일보는 27일자 사설에서 절차 위법 미디어법은 재논의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그 이후로 이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가 부족했다고 본다.

개정된 미디어법이 가진 여러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대기업이나 거대신문의 방송 진출에 따른 여론 독과점 가능성이나 이에 따른 공공적 언론 구조 및 여론 다양성의 황폐화 우려, 지역발전의 근간인 지역언론의 피해 우려 등은 여전히 유효하다. 출발부터 특혜 논란이 있는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은 외국에도 없는 사례다.

미디어 규제 완화를 뼈대로 하는 정책의 시행으로 언론은 무한경쟁의 환경에 놓이게 됐다. 미디어법 정책의 시행은 시장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지역언론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미디어 간 공정경쟁의 정책 방안을 부산일보는 더욱 적극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독자에게 지역언론의 위기를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연장을 정치권에 요구해야 하지 않을까. 미디어법과 관련한 진행 상황에 대해 더 자세한 보도와 향후 전망에 대한 심층 분석이 요구된다.

'세종시 해법, 국가균형발전 차원서 접근해야'(2일), '세종시 논란, 국론분열로 이어져선 안 된다'(3일), '세종시 문제에 뒷짐 지고 있겠다는 한나라당'(4일), '원점으로 돌아간 세종시 기본 취지 훼손 안 된다'(5일) 등 부산일보는 연일 사설을 통해 세종시에 대한 입장을 제시했다. 국토 균형발전 정책이 폐기될 위기에서 정부는 말로만 균형발전을 떠들며 수도권 집중을 강화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비판해야 할 대목이다.

'빚더미 부산, 이대로 둬선 안 된다'(6일) 사설도 부산시 재정 악화 상태의 위험성을 심층 분석했다. 특별·광역시의 작년 말 부채규모 총 10조9천371억원 가운데 부산시가 2조7천652억 원으로 최대를 차지했다. 현 정부의 지방홀대 정책으로 지방세수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문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중요한 선거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2009 부·울·경 정치권 이것만은 해결하자'는 정기국회에서 지역현안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해결할 것을 여야 정치권에 주문한 좋은 기사라고 판단된다. 예산,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아시아영상문화중심도시, 광역상수도 등 쟁점을 데이터와 표로 제시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지면을 통해 계속 관심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동남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식, 상거래 행위와 같은 수요를 부산일보는 그동안 성공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멀티미디어 뉴스와 지식의 제공자, 공동체의 연결망, 온라인 시장의 역할, 멀티미디어 회사로 변신해야 한다. 지역 내 모든 소비자와 사업자가 가장 '먼저''자주'찾는 '정보와 유대'의 기구로 전환해야 한다.

부산일보가 '동남권에서 살아가는 데 꼭 알아야 할 것과 해야 할 모든 것'을 찾는 데 가장 우선적으로 선택받는 정보원이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동남권에서 열심히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를 부산일보 주위에 집결시켜는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영국의 가디언도 메타블로그로 변신하기 위해 파워블로거에게 지면을 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일보가 적극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2009년 11월 9일 부산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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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고 원고를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첨부된 자료가 많으니 잘 검토하셔서 좋은 책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1리 이장 강수돌 교수

강수돌 교수가 원고를 보내왔다. 강 교수는 충남 조치원 신안1리 마을 이장이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지만 마을 이장 직책을 더 선호한다. 고층아파트 반대 운동을 3년 동안 이끌면서 마을 가꾸기 운동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여러 권의 스테디셀러를 내기도 한 강 교수에게 지난해 10월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강 교수가 그동안 마을에서 했던 일들을 여러 지면을 통해 알고 있던 터라 그 내용을 책으로 엮어보면 어떨까 제안을 했다. 당시 강 교수는 힘이 많이 빠져 있었다. 거대자본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직후였기 때문이다. 싸움의 전 과정을 정리하여 책을 내보자는 제안에 대해 "서울의 유명 출판사 몇 군데에서도 전화가 왔었지만 기운을 추스른 후 생각해 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8개월 만에 강 교수는 오늘 관련 자료를 모두 보내왔다. 재판 기록에서부터 마을 경로잔치 사진까지, 자료가 엄청났다. 이제 책을 만드는 일만 남았다.

- 강수걸

2008년 6월 10일 부산일보 발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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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공선(게잡이 배)'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고?

아침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특이한 뉴스를 발견했다.

'게공선'이라면 20여 년 전 읽어본 소설이 아닌가. 그런데 그 책이 지금 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지?

1929년에 발표된 고바야시 다키지의 '게공선'이라는 일본 소설이 예년에 비해 47배나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게공선'은 게잡이 배를 무대로 가혹한 노동현실에 신음하는 노동자를 그린 소설. 일본공산당원이었던 작가는 1933년 일본 경찰의 모진 고문 끝에 숨졌다.

내가 읽었던 책은 1987년 부산에 있는 친구출판사에서 번역, 출판한 것이었다. 출근하자마자 당시 '게공선'을 번역했던 이귀원 선생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화를 걸었다. 일본에서 이 책이 많이 팔린다는 사실에 대해 이 선생은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이 선생은 올해 초 고바야시 다키지의 추모행사에 초청받아 일본에도 다녀왔다고 한다.

워킹푸어(일하는 빈곤층)로 대표되는 절망사회 일본에서 왜 이 책이 많이 팔리고 있을까? 전 세계적 경제공황을 예고하는 징후는 아닐까? 앞으로의 출판기획과 관련해서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2008년 6월 11일 부산일보 발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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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 홍보를 위해 저자인 최영철 시인과 서울에 올라갔다. 마침 코엑스에서는 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었다.

올해로 14번째를 맞는 서울국제도서전은 해마다 5~6월에 개최되는데 우리 출판사에서도 2006년부터 계속 책을 보내고 있다. 역량이 있는 출판사는 자체 부스를 만들어 홍보하지만 우리 같은 소규모 출판사는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운영하는 공동부스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얼마 전 협회로 보낸 책이 어디에 전시되어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 넓고 넓은 코엑스 태평양홀을 한참 헤매다 한쪽에 그래도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올해부터 주빈국 제도를 도입했는데 그 첫 번째 초대국은 출판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책들은 참 볼품이 없었다. 질 낮은 종이에 디자인도 엉망이고, 인쇄도 형편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전시된 책들은 이전과 사뭇 달랐다. 디자인도 뛰어나고 책의 종류도 다양했다. 상전벽해라고나 할까. 우리 출판사에서도 중국책을 8종이나 번역해 낸 바 있지만 앞으로는 이젠 중국 시장으로 수출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다. 부산에서 만든 수출 서적. 우리라고 못할 게 없지 않은가?


부채의 운치
  교양으로 읽는 중국 생활 문화1
차의 향기 교양으로 읽는 중국 생활 문화2
요리의 향연 교양으로 읽는 중국 생활 문화3
단절 칭화대 쑨리핑 교수가 진단한 90년대 이후 중국 사회 (2008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성공의 멘토, 제갈선생 7일7강 21세기에 부활한 제갈량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들려주는 세상 강의
20세기 최고 CEO들의 경영철학산책 1,2 
바다가 어떻게 문화가 되는가 21세기 중국의 해양문화 전략
 

- 강수걸


* 2008/05/29 부산일보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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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 제 책 언제 내줄 겁니까?"
"선생님,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지금 사정이 별로 좋지 않아서요."


서점에서 판매중인 책들

저자로부터 완성된 원고가 오고 책이 발행되는 데는 약간의 시간 편차가 있다. 몇몇 저자들은 인쇄소에서 잉크만 묻히면 책이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출판사의 자금 사정, 이미 계약된 책들의 편집시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서점으로부터 수금이 잘되면 책을 내기가 편하지만, 요즘은 수금 또한 만만찮다. 오늘도 서점 두 곳을 방문했다. 한 서점에서는 판매된 금액이 없어 다음에 오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나마 다른 서점에서는 판매액의 일부를 받아올 수 있었다.



책 발행 후 6개월 안에 5천 부 이상의 판매가 보증되는 실용기획을 추구하는 출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독자들은 점점 좋은 책들을 외면하고 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좋은 원고라는 판단을 하면서도 판매에 확신이 들지 않는 경우는 순위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오늘 전화도 비슷한 사례다. 한 달 내도록 고민했지만 판로에 특별한 대비책이 없다. 다른 걱정 없이 책만 잘 만들면 잘 팔리는 그런 기적(?)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 건가?

-강수걸

 
*2008년 5월 28일 부산일보에 소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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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하니 직원들 얼굴이 어둡다.

"무슨 일 있어요?"
"창고에 반품도서가 250권이나 쏟아져 들어왔어요."

한 달에 두 번 정도 거래서점에서 반품도서가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양이 좀 많다. 유통하고 있는 책 종류가 50종에 이르다보니 반품도서 숫자도 점점 늘어난다. 반품도서는 우리 출판사뿐만 아니라 모든 출판사들의 고민이다.

판매가 부진하다보니 출판사들은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으로 나가고 있다. 그런 전략 탓에 이번 주에는 신간이 270종이나 발행되었단다. 하지만 책이 출간돼 서점 매대에 진열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서점은 서점대로 온라인 서점에 치이다보니 팔리는 책 외에는 즉시 반품을 실시하는 것.

쌓이는 책들

창업할 즈음 서울에 있는 지인의 출판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쌓여 있는 책에 둘러싸여 일할 공간도 부족해 보였는데 지금 우리 사무실이 그 지경이 되어가고 있다.

책의 유통기한이 늘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부패해서 못 먹는 음식도 아닌데 말이다. 책이 일용할 양식이라 하는데 말이다.
 
- 강수걸


*2008. 5. 27 부산일보에 발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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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병만이 2009.05.14 17: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전시, 판매할 수 있는 통로가 서점 말고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지역에도 책과 관련된 축제들이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저렇게 쌓여 있는 책들을 보니, 왠지 슬프지만...그래도 힘내세요~

  2. 봄밤 2009.05.15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 앞에 보이는 김곰치 소설 <빛>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답니다. *^^* 근데, 사서 읽는 건 아니고 빌려서.... 죄송..

    • 산지니 2009.05.15 1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헉. 봄밤님. 쌓여 있는 책들 중에서 '빛'을 발견하시다니 놀랍습니다. 좋은 눈을 가진 분인것같습니다. '빛'을 읽고 계신다니 더 반갑구요. '빛' 소개글과 작년 영광도서 사랑방에서 열린 토론회 소식을 링크해두었습니다.
      http://sanzinibook.tistory.com/21
      http://blog.naver.com/sanzinibook/20055059729

    • 봄밤 2009.05.15 15:31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 산지니에서 나왔네!" 하고 출판를 눈여겨 봐두었거든요^^

디자이너가 매킨토시 편집을 마친 마지막 교정지를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내일이면 출력실에 데이터를 넘겨야 한다. 그런데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오늘 안으로 다 봐주세요." 편집자의 독촉이다.


다시 교정지로 눈을 돌린다. 마지막 교정지라 더욱 집중력이 필요하다. 오타라도 나지 않았는지, 잘못된 글귀는 없는지, 책이 나오는 순간까지 마음을 졸이게 된다. 지난번에는 바코드를 빼먹고 인쇄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스티커를 제작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오늘 안에 모두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더 아프다. 혈압 때문인가?

"140에 100. 운동 안 하니까 안 내려가지."

아침마다 혈압을 재주는 아내가 오늘 아침에 핀잔하듯 던진 말이다. 몇 달 전 고혈압 진단을 받은 후 아내는 바로 헬스 이용권을 끊어주었다. 그마저도 두 달여를 다니다가 흐지부지되었다. 아내의 잔소리는 이어진다. 모든 일에 정성을 들여야지 왜 그러냐고.

맞다. 책을 만드는 일에도, 건강을 챙기는 일에도 제일 중요한 건 정성이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 강수걸

*2008. 5. 22 부산일보에 발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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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본소에서 전화가 왔다. "내일 제본이 끝날 예정입니다." 신간 제작이 완료돼 창고에 들어간단다. 이제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는 일이 남았다.

"보도자료 다 만들었어요?"
"……."
"아직도 안 끝내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직원들을 닦달하는 건 늘 내 몫이다.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 속에서 그나마 우리 책이 주목받으려면 관건은 보도자료. 하지만 매번 만족스럽게 써지는 것은 아니다. 오늘도 그런 경우다. 화요일까지는 기자들에게 책과 자료가 도착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하다. 시간도 없는데 오늘따라 프린터까지 웬 말썽이람? 이놈의 프린터는 급할 때면 늘 이 모양이다.

"빨리 좀 와주세요. 꼭이요." 바쁘다는 애프터서비스 기사를 급하게 불러 프린터를 고치고, 겨우 자료를 만들어 택배기사에게 연락을 하니 산 넘어 산. 오늘은 물량이 많아 못 오겠다고 한다. 직접 들고 우체국으로 뛰어가는 수밖에 없다.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겨우 우체국으로 들어갔다.

"다음에는 좀 더 일찍 오세요." 우체국 직원이 한마디 한다. 전쟁이다.
 
-강수걸

*2008. 5. 21 부산일보에 발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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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산지니는 인문사회과학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종합기획 출판사이다. 종합출판이라 나오는 책들도 다양하다. 부산이라는 지역과 관련된 책들도 많이 냈지만 진보와 보수 지식인의 저서나 인문교양서, 자기계발서, 문예지까지 여러 다양한 스펙트럼의 책들을 내고 있다.

2006년 중국정부로부터 번역료 일부를 지원받아 내놓은 『부채의 운치』, 『차의 향기』,『요리의 향연』이 있고, 『진보와 대화하기』는 2006년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는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이야기를 걷다-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 비평의 자리 만들기』,『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 』는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선정하는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다. 『이주민과 함께 살아가기-NGO의 정책 제언』, 당신이 판사-재미있는 배심재판 이야기』는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청소년권장도서, 『단절-90년대 이후 중국사회』는 2007년 11월 이달의 책 및 2008년 대한민국 학술원 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산지니가 부산에 있기 때문에 불리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국내외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성격의 기획출판을 하는 데 결정적인 장애는 아니다. 산지니는 기획부터 교정, 편집, 디자인 필름 출력까지 모두 부산에서 완결하고 인쇄와 제작은 경기도 파주출판단지를 이용하고 있다. 전국의 큰 서점들과는 직거래를 하고 서울의 유통총판을 통하여 전국적으로 책을 배급하기 때문에 전국에 책을 유통시키는 데는 큰 문제점이 없다. 관건은 기획 능력과 다품종 소량출판을 통해 좋은 책을 꾸준히 시장에 내놓는 데 있다.

우리 출판사는 3등 전략으로 나간다. 서울의 대형출판사들이 손대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지역출판사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지역출판사로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책을 낼 수도 있고 서울의 출판사들이 미처 다루지 못한 보석들을 발굴하여 책으로 만들어 틈새시장을 찾아낼 수도 있다.

지역출판사가 활성화하지 못하는 것은 수금문제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 출판계는 서점들과 직접 만나야 수금이 원활하다. 일본의 경우도 도쿄에 출판사 70%가 몰려 있는 등 수도권 집중현상이 있지만 우리는 거의 95%가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 훨씬 집중이 심한 편이다. 그래서 지방에도 출판사는 많지만 지방관련 책을 만들어 그 지방 내에서만 유통시키는 형태의 출판사나 지역문예물을 찍어내는 인쇄소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아직도 지역(local)의 독자들은 베스트셀러 위주로 책을 고르기 때문에 지역색이 짙은 책을 출간하면 판매에 문제가 있다. 부산 출신 유명작가의 책을 냈는데 부산에서는 몇 권 안 팔리고 오히려 서울에서 많이 팔리는 경험도 했다. 지금도 지역저자의 원고는 많이 준비되어 있지만 앞으로 이 딜레마를 잘 해결하는 것이 과제다.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문학나눔 사업에서는 우수문학도서를 선정할 때 5% 지역 쿼터제를 실행한다. 제도를 시행한다는 점 자체에는 큰 점수를 줄 수 있으나 5%는 매우 부족한 수치라고 본다. 그나마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75권을 선정했다면 그중 5%는 3.75권이다. 그렇다면 4권은 선정해야 맞을 것 같은데 겨우 3권만 뽑는다든지 하는 식이다. 나눔의 의미를 생각했을 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에는 지역출판을 지원하는 제도가 전무하다. 지역 출판사들이 늘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거창하게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그 자리, 즉 지역(local)을 기반으로 할 때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건 예술이건 출판이건 내가 살고 있는 이 자리에서 즐기고 누리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 중앙정부에서뿐만이 아니라 지방자치정부에서도 그런 인식은 부족한 듯하다. 산지니로 하여 부산의 이미지가 좀 더 따뜻해지기를 바라며 지역을 다루되 보편성에 이르게 되는 것이 바람이다.

초발심을 잃지 말자

마지막으로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초발심으로 간직하고자 하는 생각들을 이야기하며 이글을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문화의 지역화와 문화민주주의의 심화에 도움이 되는 출판사 둘째,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드는 출판사 마지막으로,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드는 출판사.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자신에게 질문해 보았다.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행복과 공동체의 행복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산지니의 책들이 나와 공동체의 소외를 극복하고 자본주의사회의 여러 중독에서 해방되어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판을 하고 있다.

작가와 독자를 잇는 매개가 출판인이자 편집자이다. 출간할 책들이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이 될 수도, 아까운 나무만 없애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이 세상에 정말 필요한 책인지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갈수록 소규모 출판사는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현재의 시장 상황이 그렇다. 그러나 출판을 한다는 것은 철학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발은 땅에 딛고 있으되 머리와 가슴은 좋은 책을 세상에 남긴다는 높은 포부를 가지도록 노력하겠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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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불계화상 2009.09.24 14: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우연히 오게 되었는데, 재미난 내용이 많네요
    죄송하게도 여기서 나온 책은 아직..ㅡㅡ
    ㅎㅎ
    건강하세요

  2. BlogIcon 클레오파트라 2009.10.27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에도 출판사가 있구나......아주 당연한 건데, 왜 이렇게 생소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 ^^:
    우연히 타고,타고 들어왔는데, 좋은 친구를 소개받은 느낌입니다.
    이번 기회에 '부산을 쓴다'를 사보려구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부산의 멋진 출판사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 BlogIcon 산지니북 2009.10.27 15: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클레오파트라님. '부산을 쓴다' 사보신다니 더 반갑네요^^ 읽고 소감 올려주시면 더 고맙구요. 블로그에서도 자주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야기를 걷다-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는 부산의 대표적인 소설가 조갑상 경성대 교수의 산문이다. 이호철의 <소시민>의 배경이 된 완월동, 조명희의 <낙동강>, 김정한의 <모래톱이야기>에 나오는 구포다리와 을숙도……. 작가는 부산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소설의 현장을 살펴보고,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그 시대와 지금의 변화의 모습들을 추억한다.


네이버 '오늘의책'에 소개되기도 했답니다.


네이버 '오늘의 책'에 소개된 <이야기를 걷다>


일면식도 없는 조갑상 교수를 창업 초기에 찾아갔다. 부산 문단 역사에 대표적인 인물인 요산 김정한 선생의 평전을 내보시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조갑상 교수는 김정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소설가로 요산의 평전을 쓰기에는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서였다. 조 교수님은 지금 당장은 시기상조라고 하면서 상황이 무르익으면 추진해볼 만한 사안이라고 완곡하게 거절하셨다.

신국판 291쪽, 값 13,500원

그런데 몇 달 후 부산에 대한 산문을 써놓은 게 있는데, 책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고 전화를 하신 것이었다. 지역 출판사로서 꼭 내야 할 책이라 생각하고 출판을 결정했는데, 책의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사진이 필수적이었다.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옛 사진은 쉽게 구할 수 있었으나 그 모습이 현재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변화의 모습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현재 사진이 꼭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따로 사진가를 섭외하기에는 출판사 재정이 허락치를 않았다. 할 수 없이 사진에 일가견이 있는 출판사 디자이너가 직접 사진을 찍기로 하였다. 내면은 세심하지만 겉으로는 무뚝뚝한 작가의 성큼성큼 큰 발걸음을 종종거리고 따라다니면서 몇 날 며칠을 달동네를 오르내리고 도심을 걸어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1년여를 공들인 끝에 책을 내놓자 조선일보 김태훈 기자가 서울에서 인터뷰를 내려왔다. 이후 이 책은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어 출판사 재정에 많은 보탬이 되었다.


부산의 중견 시인 최영철 선생을 처음 본 것은 광주에서였다. 그것도 아주 우연히. 2006년 5월, 광주에 있는 거래서점 충장서림과 삼복서점을 둘러보기 위해 광주로 향했다. 서점들은 광주 시내 한복판 충장로에 위치해 있었는데 주차할 곳을 찾다가 옛 도청 자리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때는 경찰청이 들어서 있었다.

차를 세워놓고 밖으로 나오는데 건물 한쪽에서 5·18 문학행사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 등 외국 문인들도 참석하여 시낭송도 하고 강연도 들으며 함께 어울리는 자리였는데, 최영철 시인이 시낭송을 했다. <선운사 가는 길>이라는 시였다. 마지막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손에 손 잡고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그날이 오면>을 부르는 걸로 행사를 마쳤다.

이후 부산에 돌아와 몇 달 후 최영철 선생의 시집 『호루라기』가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오고 영광도서에서 독서토론회가 열렸다. 영광독서토론회는 지역 서점에서 책과 함께 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참석하고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최영철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몇 달 전 광주에서 열린 행사 때 뵈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왜 아는 척을 안 했느냐”며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반가워했다.

그동안 써놓은 산문을 모아 산문집을 내보시는 게 어떻겠느냐 제안을 하였더니 팔리겠느냐고 걱정하면서도 원고를 건네주셨다. 이 책이 바로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이다. 부산의 풍경과 부산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을 토대로 시인의 깊고 넓은 사색의 풍부함을 내보이고 있는 이 글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차별화된 책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역화가 박경효에게 그림을 부탁했다. 사진을 쓰기보다는 그림과 함께하면 좀 더 어울릴 것 같아서였다.

최영철 지음,


최영철블로그  http://blog.daum.net/jms5244/15046231


화가가 부산 곳곳을 다니며 스케치하고, 채색을 하여 30여 점의 유화를 완성하기까지는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소모되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공을 많이 들여 지난 5월에 책이 출간되었고, 이후 2008년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로 선정이 되었다. 공들인 책은 누군가는 그 진가를 알아보는 것 같다.

보수동 헌책방 골목, 본문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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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풍경-중국영화문화 1978-1998』은 2006년도 영화진흥위원회 출판지원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중문학 박사과정에 있는 후배에게 중국책 가운데 좋은 책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하니 이 책을 권해주었다.

다이진화 지음, 이현복 성옥례 옮김, 신국판, 값 20,000원


중국영화계에서는 작은 고전이 된 책으로 저자 다이진화는 사유의 깊이와 폭넓음에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학자이자 작가인데, 글쓰기에 있어서도 정확한 어휘 선택과 개념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번역이 여간 까다롭지 않은 책이었다. 그래서 책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지만 섣부르게 번역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단 에이전시를 통해 판권 확인에 들어가고 계약을 추진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에 출판지원도서로 신청하였다. 그런데 이때 똑같은 책을 두 팀이 신청한 것이었다. 하지만 판권을 확보한 우리 출판사에게 몫이 돌아왔다. 번역 기간이 많이 걸려 출간 시한을 꽉 채워서야 출간하기는 했지만 두툼한 이 책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12돌을 맞이하는 지금, 부산 하면 국제영화제를 꼽을 정도로 부산은 영화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영화 관련 아이템은 지역에서 출판하기 좋은 소재라 생각하고 창업 초기부터 관심을 두고 있는 터였다. 그러나 영화 관련 출판 시장이 아직은 작고, 영화에 대한 관심 또한 예전만 못한 현실에서 영화 관련 책을 기획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2008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부산일보 사진제공


하지만 여러 가지 형태로 틈새시장을 찾아본다면 기회는 있을 거라고 본다. 지역에서 영화를 공부하는 소장 학자들의 연구 결과물 위주로 출판에 대한 요구가 있기도 하다. 앞으로 나올 <근대부산영화사>도 그런 결과물 가운데 하나이다.

출판사를 창업한 2005년에는 부산에서 APEC이 열리던 해였다. 부산시는 APEC 행사에 최대한 집중하여 홍보를 하고 있었고, 많은 시민단체들이 APEC에 대한 반대 모임을 만들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 탄생배경과 기본원칙, 주요국의 대외경제정책, 신국제질서의 성격에 대한 분석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진정한 연대와 협력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을 정리한 단행본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때 만난 사람이 부산외국어대학 이광수 교수이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이광수 교수는 인도 관련 책도 쓴 바 있고, 아시아평화인권연대 공동대표로 활동을 하며 APEC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었는데, 그에 대한 원고 청탁을 위해 전화를 걸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기를 놓쳐 이 기획은 계속 추진되지 못했지만 이후 <아시아평화인권연대>와 함께 『의술은 국경을 넘어』를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나카무라 테츠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20여 년 동안 의료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져 있는 지구촌 한 구석에서 묵묵히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평화를 전파해온 일본의 시민단체 <페샤와르회>와 의사 나카무라의 활동에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아시아평화인권연대> 회원이 감동을 받아 이 의사의 이야기를 국내에 소개하기로 하고 번역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었다.

민족과 국경을 초월한 진정한 인도주의의 의미를 되새기고, 함께하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한국의 엔지오 단체들이 정부 프로젝트 혹은 기업 후원금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또한 그런 형태에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일본 후쿠오카의 시민단체 <페샤와르회>는 철저하게 회원 4,000명의 회비와 민간 모금에만 의존하여 파키스탄 의료 활동을 지원하고 있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범사례라고 생각하고, 출판에 의미를 두었다.


이후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이광수 교수와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으며 인도관련 서적들도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인도사에서 종교와 역사 만들기』, 『인도의 두 어머니 암소와 갠지스』, 『내가 만난 인도인』, 『인도인과 인도문화』, 『힌두교, 사상에서 실천까지』, 『무상의 철학-다르마끼르띠와 찰나멸』 등이 나온 책이다.

그 가운데 『인도인과 인도문화』는 인도인의 진면목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20년째 인도에 살면서 현재 델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도영 교수가 썼는데,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는 표면적 현상뿐만 아니라 인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곁들여 이면을 탐구한 실질적인 내용을 강조한 책이다. 이 책은 『어려운 시들』과 함께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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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는 오래 버티는 매

출판사 작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하겠다. ‘산지니’는 산속에서 자라 오랜 해를 묵은 매로서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우리나라의 전통 매를 뜻하는 이름이다. 전투적인 이름이지만 이 이름은 80년대 대학생활 시 대학교 앞에 있던 사회과학서점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 시절에 그 서점에서 사회에 대한 관심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고, 그 기억이 나에게 산지니란 이름을 가슴에 새기도록 해주었다. 또한 이름을 통해 망하지 않고 오래 버티고 싶은 꿈도 담았다고나 할까. 이름은 듣기 쉽고 외우기 쉽고 말하기 쉬워야 한다는데, 이름이 어려웠는지 만나는 사람마다 무슨 뜻인지 물어왔다.

덩그러니 사무실만 열었을 뿐 원고 하나 없이 출발해서 여러 사람을 만나러 다녔다.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번역 출판을 해야겠다 싶어 출판사를 차린 지 3개월 정도 되었을 때 에이전시를 통해 번역서를 검토하던 중 마음에 드는 책이 있어 판권을 문의하였다. 일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었는데, 내용이 괜찮았다.

그러나 일본 출판사로부터 받은 답신은 서울이 아니라 지방에 있는 출판사가 어떻게 번역 출판할 수 있겠느냐는 내용이었다. 결국 그 번역 출판 건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 일은 나에게 Local First를 출판철학으로 가지게 만든 사건이었고 이후 지역(local)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2005년 10월, 출판사를 차리고 8개월 만에 첫 책이 나왔다.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 『반송사람들』 두 책이었는데 홍보를 위해 지역신문사 문화부 기자를 찾아갔다. 처음으로 신문기사가 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정작 기사는 두 책에 대한 내용보다도 부산에 이러이러한 출판사가 생겼으니 많은 관심과 발전을 바란다는 요지였다.

홍보를 위해 책 두권을 들고 부산 동보서적을 찾아갔는데 서점 관계자가 표지디자인이 촌스럽다고(대놓고 얘기하진 않았지만) 애정어린 충고를 해주었다. 요즘은 책 내용도 중요하지만 겉표지는 더 중요하다고. 그래야 독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며.


서울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출판사가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지역(local)에서는 출판사를 설립한 것만으로도 뉴스거리가 되는 현실, 이게 바로 지역출판의 현실인가 싶어 자조적인 웃음이 나는 것과 동시에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결심 또한 생겨났다.

한 달에 한 권 정도 꾸준히 책을 발행하면서 전국 일간지 기자들에게 계속 책을 보내다보니 “웬 지역출판사에서 이렇게 꾸준히 책을 내나?” 싶어 관심을 가져주는 기자들이 생겨났다. 이게 바로 지역출판사의 이점이라면 이점이다. 한겨레신문사의 임종업 선임기자도 그중 한 사람이었는데, 서울에 올라오면 한번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다. 마침 서울 쪽에 있는 서점을 돌아볼 일이 생겨 올라간 김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장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하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기자의 질문은 역시나 날카롭기도 하고, 이것저것 묻는 것도 많았다.

어쨌든 한겨레신문에 기사가 크게 나고부터 지역신문사 기자들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이후 동아일보, 부산일보, 한겨레21, 출판저널, 연합뉴스, 국제신문 등과 인터뷰를 하고, 기사도 실렸다. 없던 원고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언론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다음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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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출판전문 격주간지 <기획회의> 236호 '기획자 노트 릴레이' 편에 실린 글입니다.
글의 분량이 길어 5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2003년 12월. 10년간 다니던 두산중공업 법무팀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창원에서 매주 기차를 타고 서울을 오르내렸다. 출판강의를 듣기 위해서였다. 일주일에 2~3일 정도 서울에 머물며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와 책세상 김광식 주간의 출판강의를 듣기도 하고, 여타 다른 강의도 수강하면서 출판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할 수 있었다.

'기획회의'에 실린 글


대한민국에서 출판기획은 무엇인가,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책과 출판하고자 하는 책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리가 덜 된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출판창업을 결심하였다.

대망마을도서관

서점에도 가고 창원도서관에도 가서 많은 책을 읽고 고민하였다. 특히 살고 있던 아파트에 안에 있는 대방마을도서관은 생각을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역의 주민들과 더불어 지역의 삶을 가꾸는 데 일조한다는 철학으로 마을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대방마을도서관을 지켜보며 책과 도서관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가 되는지 되새겨볼 수 있었다.

1년간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생각을 정리한 결과물이 바로 지금의 산지니 출판사이다. 서울에 올라가서 창업을 할 것인가, 내가 나고 자라고 지금까지 생활해온 부산 지역에서 시작할 것인가 많이 고민했다. 결과는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한번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2005년 2월 척박한 맨땅에 부딪히는 느낌으로 출판사를 시작하였다.

시작하면서 지역 서점을 많이 돌아보았는데, 특히 문우당서점 조부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지역에서 출판업을 계속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나마 문인 출신은 지인들이 책을 사주기도 하고 하기 때문에 좀 더 오래 버티지만 나처럼 아무런 인맥도 없이 처음 시작하는 경우는 2년을 넘기기 힘들 거라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도와줄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격려해주기도 했다. 다행히 걱정하던 2년을 훨씬 넘기고 4년째 접어들었으니 그 이유는 이름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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