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눈'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18.06.18 [행사/달달독톡] 『밤의 눈』조갑상 소설가의 강연 소식입니다.
  2. 2018.01.12 [병아리 편집일기]『이야기를 걷다』 개정판 #1. 북 트레일러 잔혹사 (2)
  3. 2017.09.19 2017 가을독서문화축제 (9월 2일~3일)
  4. 2017.07.10 7월의 아픈 기억: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책 <밤의 눈>과 <제무시> (1)
  5. 2016.06.10 6월 10일 출간된 '밤의 눈' 5쇄본 (3)
  6. 2015.07.28 첫 소설처럼 '다시 시작하는 끝'에 선 작가 (국제신문)
  7. 2015.03.13 20년째 매년 신간 20권 이상…지역 출판사론 쉽지 않은 길이었죠 (부산일보)
  8. 2015.01.29 노무현시민학교 <소설로 읽는 한국 근현대사> 에서 조갑상 소설가를 만나세요
  9. 2014.02.05 [작가 돋보기] 시대를 회상하는 소설가, 조갑상 (3)
  10. 2014.01.23 [한겨레 칼럼] 국가주의와 문학
  11. 2013.11.28 2013 만해문학상 시상식 현장
  12. 2013.11.25 『밤의 눈』만해문학상 받으러 갑니다 (1)
  13. 2013.09.02 내 인생의 책을 선물합니다 :: 2013 가을독서문화축제 안내
  14. 2013.07.30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5)
  15. 2013.07.15 무슨 북으로 콘서트하나요? <밤의 눈> 북콘서트 (1)
  16. 2013.07.15 책 읽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 제2회 협성독서왕 선발대회 안내
  17. 2013.07.04 2013 도쿄국제도서전&도쿄 E-book 엑스포에서 산지니 찾기! (2)
  18. 2013.07.04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 :: 작화증 사내 문학콘서트 현장 (2)
  19. 2013.06.18 문학나눔 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된 산지니 책─밤의 눈, 장미 화분, 작화증 사내 (3)
  20. 2013.05.23 책 속으로 떠나는 시간 :: 밤의 눈 영광독서 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2)
  21. 2013.05.22 누군들 잊히지 못하는 곳이 없으랴 ::『테하차피의 달』을 읽고
  22. 2013.05.12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밤의 눈』을 읽고. (2)
  23. 2013.05.10 주간 산지니-5월 둘째 주 (2)
  24. 2013.05.06 '팔리는 책'이 아닌 '필요로 하는 책'을 내는 사람들 :: 경향article 기사 (2)
  25. 2013.05.06 제160회 영광독서토론회─조갑상 소설가의『밤의 눈』 (1)

지역의 <작가-책-출판 네트워크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북토크 콘서트 달달독톡! 


지난 5월 『우리들, 킴』 황은덕 소설가에 이어 

6월에는 『밤의 눈』 조갑상 소설가와의 만남이 진행됩니다.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 공간에서 진행되던 달달독톡 행사! 

6월에는 특별히 '보도연맹' 사건을 주제로 

40계단 문화관(중앙동)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이번주 토요일 오후 2시네요 ^^ 


조갑상 소설가와 함께 

민간인 학살과 보도연맹의 비극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 

독자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전쟁 중의 민간인 희생과 그 유족들의 고통은 분단상황의 산물이며 우리는 여전히 분단의 고단함을 지고 살고 있다. 힘든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오랜 시간 동안 내 손에 갇혀 있었다. 이제 그들은 소설 속의 인물로 다시 태어나 세상과 만난다. 따뜻한 가슴을 지닌 독자들을 많이 만나 위로받고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밤의 눈|조갑상 지음 

2013년 제28회 만해문학상 수상작

가상의 공간 대진읍을 배경으로 국민보도연맹과 관련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소설.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대부터 5․16쿠데타의 1960년대, 그리고 부마항쟁이 일어난 1970년대 등 한국의 많은 시간이 이 소설에는 녹아 있다. 국가는 전장에서 죽은 이들을 나누어, 어떤 이들은 기억하고 어떤 이들은 망각할 것을 요구한다. 적과 싸우다 전사한 이들은 국민의 이야기로 기념되지만 대진읍(소설의 배경)에서 죽은 이들은 이러한 국민의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로 남게 된다. 조갑상 소설가는 『밤의 눈』을 통해 전쟁이 전방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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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야기를 걷다』 개정판의 편집일기를 더 빨리 올리고 싶었으나

다른 작업들로 인해 금요일까지 몰려버린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8ㅅ8

더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올립니다!

 

소설의 배경이 된 부산 속 공간들을 조명하며 화제가 되었던

『이야기를 걷다』가 11년 만에 개정판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장소에 따라 새로운 소설도 추가되었고

저자 조갑상 선생님이 여러 장소들을 재답사하며 쓰셨죠.

바람과 햇살까지도 기록하려 한 흔적들!

『이야기를 걷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들을

병아리 편집자가 들려드리겠습니다!

 

***

 

때는 2017년 여름의 초입,

『밤의 눈』(2012)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던 병아리 편집자는

조갑상 선생님의 『이야기를 걷다』 개정판 담당을 맡게 되어

무척 들떠 있었습니다.

 

첫 미팅,

북 트레일러를 미리 찍기 위해 질문지를 준비한 병아리 편집자.

그것이 비극의 시작이었으니...

너무 들뜬 나머지

열정적으로 질문을 쏟았고

결국 지쳐버린 저자 선생님께서

촬영 중단을 요청하셨습니다.

 

병아리 편집자의 불찰로 인해

조갑상 선생님은 체력을 빼앗기고,

질문 두 개는 세상 밖으로 나올 기회를 빼앗겼던 것입니다아아아아아

슬픈 전설을 품은 『이야기를 걷다』 개정판의 북 트레일러는 바로 아래!

↓↓↓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마친 『이야기를 걷다』(개정판) 북 트레일러 공개!

위의 링크를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걷다』 개정판 편집일기는 계속됩니다! (아마도...!!)

 

 

이야기를 걷다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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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벌써 2주나 지난 부산 가을독서문화축제에 대한 포스팅을

이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가을독서문화축제 소식을 오랫동안 기다리셨을 여러분, 죄송합니다ㅠ.ㅠ

(2주 지난) 가을독서문화축제의 현장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만나보실까요?

 

***

 

 

2017 가을독서문화축제가 열린 곳은 서면의 놀이마루!

가끔 부전도서관에 갈 일이 있을 때 지나치던 곳인데요.

독서문화축제 덕분에 처음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청명한 가을, 독서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죠!

 

 

산지니와 해피북미디어의 부스입니다.

전시장은 2층에 있었는데, 묵직한 책 꾸러미를 들고 계단으로 오르내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어요ㅎㅎ

 

 

아동, 청소년을 주제로

부산을 주제로

문학을 주제로

 

열심히 선정한 책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진열했답니다^^

 

사진은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네요.

맛집보다는 가격 싸고 든든한 음식점을 주로 찾는 저에겐

맛집 탐방은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ㅎㅎㅎ

 

 

여기는 해피북미디어 부스!

신간 『해운대 바다상점』과 실제로 바다상점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전시했는데요.

 

역시 지나가던 꼬마 손님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기자기한 상품들!

양말로 만든 귀여운 물고기 열쇠고리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책보다도 상품이 눈길을 끄는 현실...

산지니만의 굿즈를 개발해야 하는 걸까요...

 

 

사무실에서부터 따라온 노란 고양이 모양의 책 지지대!

자리가 모자라서 세워야 했던 많은 책들을 든든하게 받친 고마운 녀석입니다♡

 

 

영화 <박열> 개봉 이후로 꾸준히 쭉쭉 나가고 있는 『나는 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자들의 아픔을 담은 『사할린

몽골의 신의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대암 이태준 선생님의 일대를 다룬 소설 『번개와 천둥』

그리고 다른 많은 책들까지!

 

산지니의 책들이 부스에 진열된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답니다^^

 

 

띠지가 없는 책들은 이렇게 수제 띠지를 씌웠답니다ㅎㅎ

편집장님께서 『신불산』의 서체까지 완벽하게 구현하셨네요!

 

 

일요일에는 두 저자 선생님의 강연이 있었답니다.

먼저 『감천문화마을 산책』의 임회숙 선생님!

 

 

『감천문화마을 산책』을 쓰는 동안 있었던 일들을 주로 들려주셨어요.

취재하면서 생긴 일, 글을 쓰면서 생긴 일 등

알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쓰엉』!

부산문화재단 우수도서로 선정되었죠^^

 

 

저자 서성란 선생님이 오셔서

소설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이야기를 경청하는 사람들^^

 

 

 

 

 

질문과 답변 시간도 정말 재미있고 알찬 시간이었답니다.

서성란 선생님의 시집살이에 대한 질문도 있었고요ㅎㅎㅎ

 

왜 소설에 나온 남자들이 모두 나쁜 남자로 그려졌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요,

선생님은 소설의 남자들 중 정말 나쁜 남자는 아무도 없다는 답변과 함께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설명하셨답니다.

소설을 쓴 선생님께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새롭게 이해되는 부분들도 많았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사인회!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강연 잘 마무리했습니다.

시간 내셔서 좋은 강연 들려주신 모든 저자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틀 동안 열린 2017 가을독서문화축제!

산지니 식구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이번에 아쉽게 축제를 놓치신 분들도

다음에는 꼭! 산지니 부스 앞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비회원

'책과아이들'은 제가 자주 가는 서점입니다. 좋은 어린이책이 구비되어 있고, 무엇보다 그림책이 많습니다. 그리고 뜻깊은 강연이나 행사도 자주 열립니다.

 

 

 

 

지난 토요일 저녁 무렵, 이 서점에서 또 하나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로 바로 그림책 <제무시> 출간기념 북토크였는데요, 저는 이 책의 제목을 듣고 '제무시'가 뭔지 몰라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더랬습니다. 트럭 이름이라네요. 저는 처음 듣는데, 남자들은 군대에서 많이 들어봤다고 합니다.

 

네. 맞습니다. 그림책 뒤에 이 제무시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제무시 : General Motors Company

바로 회사 이름이 트럭 이름으로 쓰인 건데요, 이 트럭이 미군이 참전한 전장에 많이 보내졌다고 하고, 대한민국 곳곳을 누비며 전쟁물자와 사람 등을 수송했다고 합니다.

 

그림책 <제무시>는 한국전쟁 이후 일어난 보도연맹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요, 트럭 제무시의 입장에서 민간인 학살의 부당함과 아픔, 슬픔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미어캣의 스카프>라는 책을 바로 이 '책과아이들'에서 발견하고 우리 사회 문제를 이렇게 그림책으로 담아내는 작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을 했었는데요, 바로 그 책의 작가가 <제무시>의 작가 임경섭 선생이라는 걸 알고 이렇게 만나게 되어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네요.

 

행사는 먼저 국민보도연맹사건 희생자 영령에 헌화와 헌책을 하는 순서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제주4·3평화재단 이사님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것과 기억하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이어서 북토크가 시작되었는데요,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출판미디어국장님의 사회로 장편소설 <밤의 눈>을 쓰고 2013년 만해문학상을 받은 조갑상 작가와 그림책 <제무시>의 임경섭 작가, 그리고 독자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책과아이들에 처음 와보았다는 김주완 국장님. 본인이 살고 있는 동네에는 이런 서점이 없다며 서점에 대하여 부러움 섞인 찬사를 보내주셨습니다. 또한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본인이 쓰시고 저희 산지니에서 펴낸 <sns시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란 책을 보고 엄청 반가웠다는 소회를 밝히시네요. 민간인 학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를 맡은 국장님의 유머러스한 달변에 시종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시간이었답니다.

 

우리가 유대인 학살은 알아도 한국인 민간인 학살은 잘 모르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보도연맹 사건을 알아보려면 바로 옆에 계신 조갑상 소설가의 <밤의 눈>을 꼭 읽어보아야 한다고, 책을 사시면 저자분께서 사인도 해주실 거라고 깨알 같은 책 홍보도 빼놓지 않으시네요. ㅎㅎ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밤의 눈>이나 <제무시>는 김해 지역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부산 지역에서도 학살 사건은 많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특히 김해지역 보도연맹 사건을 소설로 쓴 계기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조갑상 소설가는 "전쟁 중에 점령지에서 일어난 사건도 많았지만 점령지가 아닌 곳에서 이렇게 학살사건이 일어난 것이 더 비극적으로 느껴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임경섭 작가는 "은폐된 사건을 알리고 싶었다. 김해 지역은 자료가 많이 남아 있고, 조갑상 선생님께서 소설 작업을 먼저 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하셨습니다.

 

임경섭 작가님이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실과화해위원회' 보고서를 읽다 보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제무시였다고 합니다. 가해자의 시선이나 피해자의 시선이 아니라 무기체이면서도 사건의 현장에 항상 존재했던 트럭의 입장에서 보면 이 사건의 진실이 더 극명하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아이들 대상의 그림책이다 보니 묘사와 설명을 구체적으로 하는 것보다 상징적인 표현을 써서 느낌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조갑상 소설가께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설가가 본 그림책은 어떤 느낌인가"라는 질문에 "그림 재주가 있으니 참 좋구나, 나는 그런 재주가 없어 400쪽이나 되는 소설을 썼는데 선으로 그린 그림 몇 장 가지고 수백 마디 말 이상의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데에 감동을 받았다"하는 소감이셨습니다.

 

저도 그림책을 좋아하는데요, 흔히 그림책은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혀 아닙니다. 그림책은 남녀노소, 세대와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장르입니다. 한 권의 그림책에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고 어떤 주제라도 표현할 수 있는 게 바로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건 개별 독자들의 자유입니다.

 

 

행사가 끝나고 저자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책과 함께 저자 사인까지 받아 가는 독자들의 풍성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저도 임경섭 작가님께 사인을 받았는데요, 소설 <밤의 눈>이 <제무시>를 쓰고 그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출판사에도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으시네요. 편집자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시는 멘트, 제가 더 고맙습니다.

 

 

 

그림작가는 사인에 꼭 그림을 그려주시더라고요  ㅎㅎ

 

제무시 - 10점
임경섭 글.그림/평화를품은책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SNS시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 - 10점
김주완 지음/산지니
Posted by 아니카

오늘은 6월 10일.

1987년 6월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날이며
<밤의 눈> 5쇄본 출간일이기도 합니다.

29년 전 나라가 들썩이던 그때 고1이었던 저는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밖에서 함성 소리가 들리고 아무리 공부가 학생의 본분이라지만 '내가 이래 여 앉아 있어도 되나?' 속으로 질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밤의 눈』은 가상의 공간 대진읍을 배경으로, 6·25전쟁 당시 벌어진 보도연맹 사건을 비롯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장편소설입니다.

2012년 12월 출간 후 2013년 28회 만해문학상을 받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수상을 기념하고 홍보도 할 겸 산지니 소설 중 처음(단행본 중 두번째)으로 띠지를 인쇄해 두르기도 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질문
지금까지 나온 산지니 단행본 중 띠지 두른 책이 딱 두 권인데
처음 띠지를 두른 책은 무엇일까요?
힌트 : 저자가 일본인이며 2003년 막사이사이상(평화 및 국제이해 부문) 수상

 

 

[작가 돋보기] 시대를 회상하는 소설가, 조갑상 (3)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5)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책소개)

첫눈과 함께 출간된 <밤의 눈>

 

 

Posted by 산지니북

부산 대표 중진작가 조갑상, 시민과 이색 문학토크 시간

부산작가회의가 27일 부산 중구 자유바다소극장에서 연 제27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톡톡 행사에서 조갑상(오른쪽) 작가가 첫 소설집 재출간과 정년퇴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 교수 정년퇴임 앞둔 소회 밝혀
- 90년대 책, 25년 만에 재출간
- "분단 주제 작품도 1년내 발표"

"또 다른 시간이 열리는 것이지요. 단편소설 '다시 시작하는 끝'의 주인공도 한 번 막힌 데서 다시 시작하려는 인물입니다."

27일 오후 7시 부산 중구 중앙동 자유바다소극장에서 부산작가회의가 주최한 제27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톡톡이 열렸다. 그달에 책을 펴낸 문학인을 초청해 '문학 토크(talk)' 시간을 갖고, 책 내용 일부를 연극으로 꾸며 공연하는 이채로운 행사다.

이날 주인공은 부산을 대표하는 중진 작가 조갑상(66·경성대 국문학과) 교수였다. 그에게 이날 문학행사는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최근 그는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산지니 펴냄)을 냈다. 이 책의 운명이 특이하다. "1980년 등단하고 꼭 10년 만인 1990년 낸 첫 소설집이 바로 이 '다시 시작하는 끝'입니다. 그런데 그사이 책이 절판돼 누구에게 보여줄 수도 없었고 독자가 구할 수도 없었죠."

표제작을 비롯해 단편이 17편이나 실린 이 책을 부산의 산지니출판사가 이번에 재출간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끝'은 새로운 시작을 맞았다.

그리고 그는 올해 경성대 국문학과 교수로서 마지막 해를 보낸다. 올해 2학기를 끝으로 정년퇴임을 맞는다. "1982년 서울을 제외한 도시에서는 처음으로 문예창작과가 생긴 당시 부산여자전문대(현재 부산여대)에서 가르치기 시작해 1986년 경성대로 옮겨왔다. 어느덧 올해가 마지막 해"라고 그는 말했다. 이 또한 끝이자 다시 시작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문학톡톡' 행사가 시작하기 직전 만난 그의 목소리는 조금 상기된 듯했다. 35년 작가 생활에서 의미가 큰 첫 작품집을 다시 찾고, 교수로 가르친 세월 33년을 매듭짓는 자리이므로 감회가 새삼스러운 것은 당연해 보였다.

조 작가는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혼자 웃기'가 당선해 등단했고, 소설집 '길에서 형님을 잃다' '테하차피의 달', 장편소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밤의 눈', 산문집 '이야기를 걷다'를 냈다. 보도연맹 비극을 다룬 '밤의 눈'으로 만해문학상을 탔고,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서라벌문학상 등도 수상한 부산의 대표 작가이다.

'작가로서 놓치지 않고 추구하려 한 것은 무엇인가' 묻자 그는 "사람이 억압당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추구하는 바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는 삶과 사회를 줄곧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분단이라는 어려움이 드리워 있어 더욱 예민했다"고 밝혔다.

평소 그는 동료 작가와 이야기할 때 "창작 환경이 좋지 못해도 우리(소설가)가 당연히 할 일이 좋은 작품을 쓰는 것임을 잊지 말자"며 작가의 책임을 중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오랜만에 독자에게 건네는 메시지도 꺼내놓았다.

"소설은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고 새롭게 보도록 하는 가장 역동적인 장치라고 본다. 소설이 문학의 한 장르로서 독자 여러분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언어가 가진 특유의 힘으로 세상과 자기를 다시 보게 하는 예술임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그는 말했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에 선 기분"이라는 그는 "분단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 그 속살 드러내는 장편소설을 1년 안으로 발표할 것 같다. 새 단편집도 엮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조봉권| 국제신문ㅣ2015-07-27


원문 읽기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손정호기자의 피플&] 한국출판학회상 경영·영업부문 대상 강수걸 산지니 출판사 대표

10년째 매년 신간 20권 이상… 지역 출판사론 쉽지 않은 길이었죠
2015-03-12 [20:23:58] | 수정시간: 2015-03-12 [20:23:58] | 22면



Posted by 비회원

 

 

 

 

 

강의를 신청하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클릭!)

 

 

o 일시 : 1월 29일(목)~ 7월 9일(목) 매월 둘째,넷째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
o 장소 : 노무현재단 강의실(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4번출구) 찾아오시는 길
o 인원 : 선착순 100명
o 신청 : 홈페이지 접수
o 참가비 : 18만원(후원회원 12만원), 총 12강좌

※ 후원회원은 홈페이지 로그인 뒤 신청하면 할인혜택이 자동적용됩니다. 강연 당일에는 취소, 환불되지 않습니다.

o 문의 : 시민학교(전화1688-0523 내선2번, 직통070-7931-0529, 메일 rohschool@gmail.com)

 

 

 

 

밤의 눈』조갑상 소설가의 제2강의 <국가가 빼앗아간 기억:보도연맹사건>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시대를 회상하는 소설가, 조갑상

 

 

 부산을 사는, 진중한 정신의 맏형! 소설가 조갑상에 대해서 심층탐구를 하게 된 인턴 ‘성리’입니다. 산지니 인턴으로서 처음 쓰는 글이, 부산 소설가들이 최고라고 뽑고 있는 조갑상 소설가여서 떨리고 설레는 맘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경남 의령 출신인 조갑상 씨는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 장편 '밤의 눈‘ 등이 있으며 부산작가회의 회장,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등을 지내고 계십니다. 조갑상 씨에 대해서는 소설을 중심으로 그의 작품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러기에 앞서 저는 이 글의 제목을 ‘시대를 말하는 소설가’라고 붙여 봤는데요. 그 이유는 앞으로 살펴볼 두권의 책 ‘테하차피의 달’, ‘밤의 눈’을 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습니다.

 

1.『밤의 눈』 - 국가에 의해 획일화된 슬픈 눈의 국민

 밤의 눈은 국가에 의해서 획일화 되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 크게는 ‘보도연맹사건’ 작게는 ‘진영 민간인 학살사건’을 배경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밤의 눈은 보도연맹사건을 리얼하게 그려낸 최초의 장편소설입니다. 보도연맹사건은 국민방위군사건과 더불어 한국 전쟁기에 발생한 가장 처절하면서도 비극적인 국가폭력이었습니다. 민간인이 군경에 의해 20만 명이나 학살당했으며 1996년에나 비로소 명예회복에 대한 특별조치법이 통과되었으니 무려 46년 동안이나 침묵되어진 셈입니다. 이와 같이, 소설에서는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를  진영에서 대진이라는 지역명으로 바꾸어 재구성한 허구라고 표명합니다. . 또한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 명 또한 그러한데요, 소설 인물명인 ‘한시명’, ‘남상택 목사’ 등의 경우도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을 바꾼 경우입니다. 그 이유는 책의 작가가 실제로 그 시대의 아팠던 기억을 증언한 사람들의 말로 서술한 까닭에 지명을 바꾸어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 하기 위해서 입니다. 한편론 제 생각이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도 같습니다.  아직도 이 소설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들이 존재하며 ‘빨갱이’라는 용어가 정치 이권에 따라 쉽게 쓰이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6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는, 이러한 소재가 쉽게 다루기 힘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문에 더욱 가치있는 소설이 된 ‘밤의 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보도연맹 사건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국가에서는 남한 지역에 있는 사상범들을 ‘빨갱이’로 간주하여 구금, 고문, 처형합니다. 이때 내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재판도, 해명도 없이 즉결심판이라는 이름 아래 무참히 행해집니다. 소설의 주요 인물로 나오는 한용범 또한 시대의 피해자로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해방기에 그는 양심적인 지식인이었고 주위에 힘든 사람들을 돕는 자발적인 성격이었습니다. 단지 해방 이후, 국가 만들기의 과정에서 행한 발언은 그를 좌파로 단정 짓는 말이 되었고 순간마다 택했던 선택은 좌파라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손오공의 금고아’ 마냥 족쇄가 되어 고문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선택이라는 것을 포기하고 눈과 귀를 막으면서 살아가는 소극적인 인간이 되어버립니다.

보도연맹 사건

 

참으로 십수 년 만에 느껴보는 자유였다. 자신의 온몸이 자유롭다는 걸 자각하고 있다, 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한번 시작된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침례병원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손수건을 꺼냈다. 회한이어서는 안된다. 내일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어야 했다.

1960년 4월 혁명으로 정권이 붕궤된 이 후 한용범은 자유를 느끼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살기위해 도망쳐 대신 군경에거 처형된 여동생 생각, 억눌렸던 과거의 자신의 모습이 회한이 되어 눈물을 쏟아냅니다. 또한 내일을 그리며 희망을 얻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게된 그의 날개는 다시 한번 선택을 하게 됩니다. 유족회를 만들자는 옥구열의 청을 받아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오전의 햇살은 잡아두기 힘든 것처럼 자유를 꿈꿧던 순간은 너무나도 짧게 끝이납니다. 그리곤 쿠데타로 인해 한용범 외 유족회 사람들은 빨갱이라는 이름 다시한번 펴보지도 못한 날개가 아래로 꺾이고 맙니다. 조심스러운 선택, 하지 말았어야 되는 선택. 그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빨갱이라는 이름 아래, 죽은 것 마냥 살아왔지만 진실이라는 희망을 놓지 못했던 게 잘못이라면 그럴 것입니다.

“시절 따라가몬 그냥 묻혀 가고 거스르몬 눈 밖에 벗어나는 기 세상 이치지."

옥구열의 말을 통해 유족회 이들의 슬픔을 함축해서 알 수 있는 구절입니다. 어떻게 보자면 시절을 따라가는 것이 세상 편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 어떤 이들은 왜 유별나게 시절을 거스르느냐고 아니꼽게 쳐다볼 수도 있습니다. 허나 저자가 밤의 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4월 혁명을 이끌었던 대학생들의 노력, 쿠데타를 벗어나고자 했던 이들, 한용범이 한 군경에 대한 저항.' 이와 같이 시절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존재했기에 지금과 같이 국가차원의 유족회가 세워졌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46년 만에 이들의 명예회복이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것이겠죠.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처음으로 그의 입에서 유신 철폐, 독재 타도 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사람의 시민이면 되었다. 식당에서 소주를 마시며 할말을 하는 국민이고 싶었다.

흔히 역사를 잊은 국민에게는 미래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밤의 눈은 우리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게 해주는 책이며 할 말은 하는 국민이어야 된다며 독자에게 화두를 던집니다.

 

2. 테하차피의 달 - ‘일반적이지 않나 벌어질 법한 이들의 일상’

 

 

테하차피의 달’은 단편 여덟 편의 작품을 엮어낸 소설집입니다. 제가 부제를 '일반적이지 않으나 벌어질 법한 이들의 일상'이라고 정했는데요. 그 이유는 각 단편에서 나오는 내용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 모든 것을 알것만 같았던 아내가 갑작스레 종교를 가지면서 벌어진 사고사’, ‘젊은 시절 한순간 사랑에 빠졌었던 여인의 죽음’, ‘보증 잘못 선 탓에 가정파탄의 위기에 내몰린 중년의 사내 이야기’ 등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주위에 있을 법하나 평범한 삶이라고는 애기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전 왜 이런 소재만을 묶어서 소설집을 내셨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죠.

『김경수(문학평론가)』 말에 의하면 작가는 사람들의 삶에는 그다지 의미 있는 기복이 있다기보다는 인간 개개인이 곱씹어가면서 스스로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될 수수께끼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제기되는 것일 뿐이라는 전언을 전달한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조갑상의 소설은 문제적인 현실과 현시점에서 맞서는 그런 대결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사건이 완료된 시점에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졌으면서도 그 사람의 현실에 개입하려 드는 어떤 힘의 실체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곱씹는, 그런 회상적 반추의 문법을 즐겨 취한다.

소설을 다 읽고, 책 뒤에 나와 있는 평을 보고서야 의문이 해결 되었습니다. ‘밤의 눈’이나 ‘테하차피의 달’ 두 개의 소설 모두 대결의 이야기보다는 인물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사건을 쓰고 있습니다. ‘밤의 눈’에서는 ‘국가는 국민에게 어떻게 행하여 하는 가’ 그것이 정당한가에 대해 의문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테하차피의 달’에서는 각 단편의 주인공들이 불가항력에 의해 벌어지는 사건을 어찌하지 못하고 마주하는 모습을 보며 ‘왜 저래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편으로는 작가는 ‘왜 인물이 사건에 대항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단편 한편씩 읽을 때마다 하곤 했는데 조갑상 소설가의 ‘회상적 반추의 문법’이라는 특색을 이해하고는 공감이 갔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슈퍼맨·배트맨과 같은 영웅히어로물이 아니기 때문에 감당하기 힘든 사건이 벌어진다고 해서 그들과 같이 대항하기는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라면 조갑상 소설가에게서 ‘회상과 반추’를 느낄 수 있다면 현실 세상을 꾸밈없이 바라보는 사람이겠죠.

 

나름대로 단단하게 쌓았다고 믿는 삶의 제방을 언제든 무너뜨릴 수도 있는 크고 작은 빈틈을 눈여겨보지 않고, 그간 살아오며 체득한 지혜와 습관대로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어쩌면 아내조차, 그렇게 서두르며 맞이한 믿음의 세계에 자신을 무방비로 노출시켰던 것은 아닐까.

남편은 아내의 죽음을 보며 울부짖기 보다는 아내라는 타인의 삶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되짚습니다. 그의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행태는 모두 그러합니다. 자신을 바라보며 회상하는 그의 소설의 인물들은 마치 영화 아바타처럼 그가 바라보는 삶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남선생을 배웅한 뒤 김우곤은 이내 허전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그 쓸쓸함은 남 선생이 채웠던 공간이 빈 데서 오는 느낌만은 아닌 듯했다. (중략)그때 가슴 밑바닥에 어디에선가 서늘한 비안개 같은 게 퍼져 오르는 듯했다. 무지근하게 가슴을 압박해오는 그것은 통증처럼 몸 어느 부위를 불편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호흡을 곤란하게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서 견디기 힘들었다. 그때서야 김우권은 지금 문갑을 옮기면서 느끼고 있는 거북함이나 하중이 문갑의 무게 때문만이 아님을 알았다. 자신의 가슴에 어른거리는 서늘한 물기는 B와 헤어진 뒤부터 자리했을 허허로움의 그림자였다. 그러므로 지금 그가 느끼는 문갑의 무게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지금껏 받아온 하중이었고 앞으로도 짊어져야 할 어떤 거북함과 그에 따른 무게일지도 몰랐다.

통문당에서 나오는 구절입니다. ‘테하차피의 달’ 속에 있는 여러 단편들 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와 닿는 구절이었습니다. 헤어진 여인을 잃은 김우곤의 마음을 ‘허허로움의 그림자’라고 표현하면서 그 무게를 앞으로도 짊어져야할 무게라고 적고 있습니다. 여타 다른 소설 같으면 눈물 한 방울 또는 외침이라도 하면서 지나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버하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그의 심리를 표현하는 게 오히려 소설 속 마음을 더욱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가슴 밑바닥에 어디에선가 서늘한 비안개 같은 게 퍼져 오르는 느낌’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닐 듯 싶습니다.

이렇게 두 편의 소설을 통해 조갑상 소설가의 세계를 느껴보았습니다. 10권 이상의 저서 중에 단 2권밖에 살펴보지 못해서 무척이나 아쉽지만, 최근에 내신 두 편이기 때문에 작가분의 최신(?) 지필 스타일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제 후기를 읽고 조갑상 소설가의 다른 책이 궁금하신 분들은 도서관으로 고고 !~ 하시고 오늘 소개한 두 책을 자세히 보고 싶으신 분들도 제 생각과 비교하시면서 읽어보시면 어떠실까 싶습니다. ^^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테하차피의 달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책 읽는 부산을 만드는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2014 원북원도서 올해의 책 투표하러 가기>> http://www.siminlib.go.kr/onebookone2/

 


 

 

Posted by 비회원

 
 

국가주의와 문학
오길영/충남대 영문학과 교수

2014. 01. 03 자 한겨레 칼럼

 

 

 

 

화제작 <변호인>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송우석 변호사와 고문경찰 차동영이 맞서는 ‘국가론’ 법정 논쟁이다. 송변에게 국가는 주권자인 시민이다. 차동영에게 국가는 정권이다.


이 영화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국가와 시민의 관계를 묻는 시선의 현재성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종종 시민은 주권을 위임받은 국가권력에 지배당한다. 대의의 한계다. 차 경감이 사로잡힌 뒤틀린 국가주의의 탄생이다. 뛰어난 문학과 영화는 다른 애국주의를 말한다. 국가나 정권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헌법에 충성하는 “헌법적 애국주의”(하버마스). 민주공화국의 헌법보다 앞서는 국가나 정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전쟁의 파멸적 결과는 매카시즘을 낳았다. 매카시즘은 그 피해자만이 아니라 가해자도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뜨렸다. 필립 로스의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가 생생히 문학적으로 증언하는 전후 현대사의 교훈이다. ‘종북몰이’의 원천인 매카시즘의 문제는 선의 편인 ‘나’와 악의 편인 타자를 선명히 나누는 이분법이다. 권위주의의 특성은, 자기는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는 믿음에서 연유하는 오만과 뻔뻔함에 있다. “나는 옳으니까 너는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뻔뻔함과 나는 옳으니까 내가 틀릴 리가 없다는 오만함은 동어반복에 기초하고 있다.”(김현) 권력이 뻔뻔하고 오만할 때 국가폭력이 발생한다. 문학과 영화는 그 폭력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천운영의 <생강>은 고문기술자 ‘안’과 딸 선이의 내면을 번갈아 파고들지만, 고문의 세세한 실상이나 ‘적’에게는 잔인한 고문을 하면서도 자신의 가족에게는 자상한 ‘안’의 이중성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작품은 ‘안’ 같은 자칭 ‘애국주의자’가 드러내는 빈곤한 자기성찰의 모습을 강조한다. “그것들이 악이고 내가 선이다”라고 믿는 오만함과 “악을 처단”하는 것에 추호의 주저함이 없는 단호함으로 무장하고, “그냥 딱 보면 빨갱이”인 줄 아는 신통력을 지닌 국가폭력의 탄생.


‘국민보도연맹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조갑상의 <밤의 눈>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가치는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비극적 사건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데만 있지 않다. 작가는 절제된 스타일과 어조로 국가의 이름으로 포장된 폭력이 희생시키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 “사람 하나가 별거 아니라니? 난세니까 사람 목숨 하나가 더 중한 기다! 그리고 삼라만상에 끝이 없는 시작이 없는 건데 사람이 나중 생각도 해야지!”(<밤의 눈>) 중한 것은 국가가 아니라 사람이다. 시민을 위해 국가가 있지, 그 역이 아니다. 인물의 묘사와 서사의 전개가 아주 새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에는 그런 상투성을 뛰어넘는 독특한 기운이 있다.


애국주의자에게 국가는 신성한 숭배의 대상이다. <변호인>이나 <밤의 눈>이 보여주듯이 시민은 국가의 이름으로 언제라도 희생시킬 수 있는 존재일 뿐이다. 


 사회적 개인주의에 기반을 둔 문학과 영화는 다른 길을 걷는다. 애국주의는 진리를 독점하려 한다. 문학과 영화는 확정될 수 없는 진리의 가치를 밝힌다. “모든 사람에게 각자 진리라 생각하는 것을 말하게 하라. 그리고 진리 자체는 신에게 맡겨라.”(한나 아렌트)


어떤 권력도 진리를 독점할 수 없다. 문학은 거창한 정치이념이 포착하지 못하는 개별적 삶의 가치를 새기고, 개인들의 모둠살이로서 사회나 국가의 관계를 되묻는다. <변호인>, <생강>, <밤의 눈>을 보고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18262.html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그전에 산지니 블로그를 통해 열심히 자랑을 했으니 이제 그만 한 이야깃거리를 풀어놔야겠지요. 그럼 우선은 시상식장의 뷔페 후기부터? 농담입니다.

『밤의 눈』만해문학상 받으러 갑니다


11월 25일 월요일 오후 6시 30분에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창비가 주관하는 2013년 문학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상과 수상자, 수상작을 소개합니다.

제28회 만해문학상― 조갑상 장편 『밤의 눈』

제15회 백석문학상― 엄원태 시집 『먼 우레처럼 다시 올 것이다』

제31회 신동엽문학상―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조해진 장편 『로기완을 만났다』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정세랑 장편 『하주』

제13회 창비신인시선상― 전문영 「사과를 기다리며」 외 6편

제20회 창비신인평론상― 류수연 「통각의 회복, ‘이름’의 기원을 재구성하다」: 권여선의 『레가토』와 『비자나무숲』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멀리서나마 축하의 인사를 보냅니다.

 

 

시상직장 입구에서 받은 식순 알림.

 

인사말을 하고 계시는 백낙청 선생님.


 

조갑상 선생님과 사모님. 사회를 맡은 문학평론가 송종원 선생님은 "상금은 사모님께서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는 농담으로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축사를 맡은 문학평론가 최원식 선생님은 조갑상 선생님께 “조갑상 형은 선합니다. 소설가가 저렇게 선해도 될까 싶게 그렇게 선합니다.”라는 부드러운 말로 시작하는 진심어린 축하의 인사를 건넸습니다. 소설가 요산 김정한 선생님의 인터뷰를 계기로 가까워졌다는 두 분의 오랜 인연이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문장들이었습니다.


조갑상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수상 소감에서 “최원식 선생이 (심사 때) 한 표를 준 것은 확실한데,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라며 재치 있게 말문을 여셨습니다. 이후 수상의 기쁨을 현란한 수사 없이 “참으로 기뻤다”라며 솔직하게 표현하신 선생님은(“사소하지만 개인에게는 아주 중요할 수 있는, 집사람에게 수상 소식을 전하며 어깨에 힘을 줄 수 있는 기쁨”까지!) 수상 이후 한 기자와 인터뷰한 이야기를 하시며 지역 문학의 유구함과 건재함, 동료 작가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감사를 전하셨습니다.

 

 

 

 

“서울 중심으로 움직이는 우리나라 문학계의 구조와 관행에 비춰볼 때 제 (만해문학상) 수상이 이례적이라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1994년 송기숙 선생님 수상 이후 처음이라는 이야기도 친절하게 지적해주었습니다. (중략) 지역에서 글을 쓰며 어렵거나 아쉬운 점이 없었느냐고 물었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부산에도 80년대 이후부터 창작과 비평의 층이 두터워지면서 나름의 에너지가 넘친다며 전화 중임에도 불구하고 고개까지 흔들며 힘차게 답변했습니다.”


 

한 해가 저물어갈 때 아직 오지 않은 추위를 상상하며 몸을 움츠리던 중에, 조갑상 소설가의 만해문학상 수상은 그야말로 흥겨운 잔치였고 기쁨이었습니다. 산지니는 물론이고 문학을 사랑하시는 부산, 경남의 모든 분들 역시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소감 마지막 부분으로 마무리합니다. 조갑상 선생님께 다시 한 번 축하를 보내며, 독자 여러분께는 선생님의 다음 작품에 대한 열렬한 지지와 기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창비에 쓴 수상소감의 제목이 ‘면책 받을 수 없는 과실에 대한 귀중한 질책’입니다. 작가가 작품을 제대로 많이 쓰지 못한 것은 큰 잘못입니다. 제가 딱 그런 경우입니다. 앞으로 남은 일생을 모으고 시간을 아껴 이 무정한 시간을 견디고 이겨낼 작품을 쓰도록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책소개)

밤의 눈 심사평 보러 가기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 수상과 수상소감 장면 사진을 제공해주신 소설가 옥태권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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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25일 오늘, 저는 조갑상 소설가를 모시고 서울 나들이에 나섭니다. 여러분들께서 많이 축하해주셨던 『밤의 눈』 만해문학상 수상, 기억나시죠? 드디어 그 상을 받으러 갑니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무척 기분 좋은 나들이가 될 것 같네요. 그런데 KTX 탈 때는 정말 신발을 벗고 타야 하나요?(농담)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
눌러보세요)

 

 

Posted by 비회원

 

 

 

몇 주간 내리지 않던 비가 시원하게 내리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직 햇살은 뜨겁지만 책내음 맡으러 잠깐 마실 나가는 것은 어떠한가요?

 

 

가을을 맞이하여  "2013가을독서문화축제"가 열립니다.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벌써 4회째를 맞이한 행사입니다.

9월 7일 토요일과 8일 일요일, 이틀에 걸쳐 광복동 패션거리, 보수동 책방골목 등 중구 곳곳에서 행사를 진행합니다.

전시뿐만 아니라 직접 참여도 할 수 있는 체험부스, 저자와의 만남 등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그럼 이 중 저희 산지니를 만날 수 있는 행사를 밑줄 쫙 쳐서 알려드립니다.

9월 7일 토요일 오후 여섯 시 광복로 패션거리에서 개최되는 김진명 북콘서트(개막행사)에는 『오늘의문예비평』편집위원 전성욱 평론가 사회자로 참여합니다. 

9월 8일 일요일 오전 열한 시 ESS어학원에서는 『밤의 눈』조갑상 소설가, 오후 다섯 시 우리글방에서는 『문학을 탐하다』최학림 저자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참가 신청, 더 자세한 행사 소개는 공식 블로그에서(눌러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문학기자 최학림이 만난 작가들─『문학을 탐하다』(책소개)

 

Posted by 비회원

 

 

조갑상 소설가의 『밤의 눈』이 2013년 만해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기사 읽으러 가기(여기를 누르세요)


『밤의 눈』은 6·25전쟁 당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다룬 소설로서, 현재 제44회 동인문학상 최종심 후보에도 오른 수작입니다. 다음은 백낙청 문학평론가 등 심사위원회 4인의 평입니다.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인 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역사적 사실을 힘 있고 실감 나는 서사로 형상화해낸 귀한 열정과 공력을 높이 사 만장일치로 수상작 선정에 합의했다"
(이상 2013년 07월 30일자 연합뉴스 참고)

 

제 28회 만해문학상 시상식은 2013년 11월경 열리며, 수상작은 창작과 비평 2013년 가을호에서 다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이 소식을 산지니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리게 되어 저도 무척 기쁘네요. 선생님께도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보냅니다.

 

 

 

축하용 띠지를 손수 제작하고 있는 전복라면 편집자.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책소개)

『밤의 눈』북 트레일러를 공개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2013년 7월 12일, 장마 기간답지 않은 햇빛 뜨거운 날, 조갑상 <밤의 눈> 작가님을 모시고 부산에서 4시간을 달려 전남 나주를 다녀왔습니다. 다녀오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리더군요.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에서 <밤의 눈>을 가지고  북콘서트를 열었는데요,  ‘책 읽는 노동자들’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책 읽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민주노총 전남운동본부에서 저희 책 <밤의 눈>을 선정했기 때문이죠.

한 권의 책을 정해서 같이 읽고 독후감을 공모해서 시상도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북콘서트라는 현장 노동자들에겐 다소 낯선 행사를 준비하려니 “무슨 북으로 콘서트를 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는데요, ㅎㅎ

 

그래도 응모한 독후감들의 수준은 무시 못 할 것들이었습니다.

사전에 응모된 독후감들을 읽고 조갑상 작가님께서 대상을 뽑아주셨는데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구례군지부에 소속되어 있는 박선희님께서 대상을 받으셨습니다.

 

 

앞에 나오셔서 독후감을 소개해주신 박선희님은 “이런 자리 너무 떨려요...” 하시면서도 하실 말씀은 다 하시더군요. 떨면서 발표하시는 모습에서 <밤의 눈>의 감동을 더 느낄 수 있었답니다.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일르키는 제목을 뒬한 채 만나게 되는 이슬람 어느 이야기꾼과 청중들의 대화 ‘다 진짜도, 다 거짓도 아닌 이야기...’는 이 책의 내용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다시 펼친 책에서 읽은 그 글귀는 아픔이었다. 차라리 책 속의 내용이 거짓이며 꾸며진 글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고 아프다.

이렇게 독후감의 첫머리를 시작한 박선희님은

책 속의 줄거리를 써내려가다 보니 인간이 자신의 뜻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역사는 왜 이리도 반복되는지 안타깝다. 얘기는 1979년 시위대에서 끝났지만 옥구열이 꿈꿨던 희망의 불씨는 다시 꺼지고 어둠의 시간은 계속되었다.

 

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하셨습니다. 시장 구씨 할머니의 말씀에 위로를 느끼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옥구열에 깊이 공감하신 박선희님은 “우리가 사는 세상도 옥구열과 같이 상처받은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깨지고 힘들어도 옳다고 믿는 일을 하는 사람. 희망 그것을 위해서 또 일어나는 사람. 하지만 나는 바란다. 그렇게 눈에 띄는 사람이 필요 없는, 같이 잘사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하지만 그냥 얻어지지는 않겠지? 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라고 끝맺음을 하셨습니다.

행사는 저희가 제작한 ‘북트레일러’ 영상을 보는 걸로 시작하였는데, 늘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으로만 보다가 대형 화면으로 영상을 보니 ‘정말 잘 만들었구나(?)’ 절로 자화자찬이 되더군요. 새로운 감동이었습니다. ^^

이어서 다섯 명의 독후감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고요, 조갑상 작가님께서 차분하게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 작중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Posted by 아니카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읽는 날을 가을에만 한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여름내 피서계획이니 물놀이 계획이니 놀러갈 약속에만 사로잡혀

정작 책읽기를 등한시 하던 일이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책읽는 행위라는 것이 단지 계절별 행사가 아니라 우리가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잠을 자듯 일상적인 행위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한다면,

가을이니까 책을 읽어야지, 여름에는 바닷가에 가야지 하는 말에는 어쩐지 어폐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계획을 세워 책을 읽는 것에는, 또 그에 해당하는 만큼의 보람이 존재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서가에 꽂힌 책의 표지에 이끌려 읽어내려간 책이 가지는 추억과 아름다움도 분명 존재하지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었음에도 의외의 가치를 발견하고 빠져들게 되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재단법인 협성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느고 영광도서와 KNN이 주관하는 '제2회 협성독서왕 선발대회'에 산지니의 책 3종이 선정되었네요.

바로, 초등부(4~6학년) 부문의 『꼬마 구두장이 흘라피치』와 『레고나라』 일반부(대학생) 부문의 『밤의 눈』입니다.



참여할 수 있는 대상은 부산시민 및 학생이며, 8월 30일 금요일까지 문화재단과 영광도서, KNN 선정도서 중 2권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 응모가 완료됩니다.

(200자 원고지 10매 이상 20매 내외로 A4용지 2장 분량에 해당하는 독후감입니다.)

접수는 우편과 영광도서 방문접수, 이메일 접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자세한 사항은 협성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참조 바랄게요. http://hscf.co.kr/


그럼 선정된 산지니의 도서가 어떤 책인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초등부 선정도서 『꼬마 구두장이 흘라피치(책 소개 페이지로)


흘라피치는 구둣방의 어린 도제공이지만 그 어떤 부자보다도 넉넉한 마음씨를 가진 소년입니다. ‘왕께서 사람들을 도와주라며 나를 보내셨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할아버지의 무거운 우유통을 날라 주고, 잃어버린 거위를 찾아주고, 지붕 위로 올라가 불을 끄고, 거지의 구두를 고쳐주고, 가난한 광주리 장수의 광주리를 팔아줍니다. 무서운 악당 ‘검정 사람’에 맞서 친구의 암소를 지켜주기도 하지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타인을 돕고 마지막에 큰 행복을 얻는 흘라피치의 세계 속에는 계산 없는 친절, 보답 받는 진심, 악의에 맞서는 정의와 용기가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는 무한한 경쟁 속에서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박하고 따뜻한 향수를 불러옵니다.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앞길을 개척하면서 주변의 어려움까지 살필 줄 아는 의젓한 흘라피치의 모습을 통해 개인의 자주적인 노력이 세상에 얼마나 거대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2. 초등부 선정도서 『레고나라』(책 소개 페이지로)


동화책 속 왕자님을 꿈꾸는 하은이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자아이의 모습입니다. 현실과 동화 속을 넘나들던 하은이는 길 잃은 강아지를 통해서 꿈을 이룹니다. <우리 동네 괴물>에서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다루고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그 형이 괴물인지, 싸움을 부추기는 아이들이 괴물인지 일준이는 생각합니다. 우리 안의 괴물에 대해 성찰함으로써 일준이는 한층 성장해갑니다. 사랑하는 애완동물을 저세상으로 보낸 유리도 마음을 추스르고, 장난감 레고에 집착하던 준호도 레고나라를 경험함으로써 나의 삶에서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2. 일반부 선정도서 『밤의 눈』(책 소개 페이지로)


이 소설은 한국의 근현대사에 대한 둔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어둠과 침묵 속의 두려움, 슬픔, 공포를 건져올리며 또한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말을 잃거나 기억을 강제로 저지당했는지를 보여준다. 차분한 어법은 주체하기 힘든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외면하고 싶은 대목에서도 책장을 넘기는 손을 쉽사리 멈출 수 없게 한다. 

1972년 겨울, 소설의 두 주인공 한용범과 옥구열은 유신헌법 국민투표를 마치고 지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근 10년 만에 조우한다. 잠깐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지만 드러내놓고 아는 체할 수도, 반가워할 수도 없는 이들이 각자 집으로 돌아가며 그 여름을 회상하는 데서 소설은 시작한다.

한용범은 조부 대에 대진읍에 들어온 지주 가문의 셋째다. 부유하고 학식과 인품이 뛰어나며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온 탓에 대진읍의 터줏대감이자 권력자인 지서주임·부읍장·방위대장·의용경찰대장 등 ‘사인방’에게 은근한 미움을 사왔다. 1950년에 6·25전쟁이 발발하고 대진에 해군첩보대가 파견되자 ‘사인방’을 비롯한 대진의 실력자들은 첩보대 대장 권혁 중사와 함께 한용범을 사상범으로 몰아넣는다. 한용범은 감금되어 혹독한 고문을 받고 보도연맹 가입자들과 함께 학살장소로 끌려갔다가 간신히 살아남지만 여동생 한시명이 처참하게 대살(代殺)당한다.


꼬마 구두장이 흘라피치 - 10점
이봐나 브를리치 마주라니치 지음, 장정렬 옮김, 이다정 그림/산지니


레고나라 - 10점
김윤경 지음, 박경효 그림/산지니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오늘은 도쿄에서 날개짓하는 산지니를 소개합니다. 먼저 도쿄도서전부터 시작할까요? 서울국제도서전에 이어 도쿄도서전을 소개하게 되었는데요. 도쿄도서전에는 직접 참가하지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도서전 전문 편집자가 되어가고 있네요.

7월 3일 수요일부터 7월 6일 토요일까지 일본 도쿄 오다이바의 도쿄 빅사이트에서'2013 도쿄국제도서전' 이 열립니다. 표어는 <책으로 잇는 한일의 마음과 미래(本で結ぶ日韓のこころと未來)> 입니다.

자세한 전시 정보는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로.
http://www.mcst.go.kr/web/notifyCourt/press/mctPressView.jsp?pSeq=12828

 

 

사진 출처는 부산일보.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도쿄도서전의 주빈국이 되었다고 해요. 이번 도서전에서는 한국출판사들의 비즈니스 공간인 ‘한국관’과 문화 홍보 공간인 ‘주제국관’을 운영합니다.

주제국관에서는 조선통신사부터 한류까지의 한일 문화교류를 재조명하는 ‘필담창화 일만 리(筆談唱和 一萬 里)’, 유네스코에 등재된 국내 세계기록유산을 소개하는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한일 양국에서 번역된 도서들을 소개하는 ‘한일출판교류전’,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도서 100종을 전시하는 ‘한국의 미’ 등의 특별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관에서는 국내 출판사 및 관련 업체 27개사가 참가하여 현지 저작권 상담을 진행하며 13개사의 위탁도서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산지니에서는 조갑상 소설가의 장편소설 『밤의 눈』을 위탁 전시했습니다. 『밤의 눈』, 도쿄에서 오겡끼데스까?

 

 

 이제는 도쿄 E-book 엑스포입니다. 7월 4일부터 6일까지 도쿄도서전과 동일한 장소에서 개최됩니다. 주빈국은 역시 한국이고요.

보내온 브로슈어의 모습. 영문판과 일본판이 왔어요.

 

 

 

역시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http://www.ebooks-expo.jp/en/doc/BRC13/

산지니에서 출품한 책은 『늙은 소년의 아코디언』, 『부산을 맛보다』, 『서른에 떠난 세계일주』입니다.  특히 『부산을 맛보다』는 일본에서 번역 출판이 되었기 때문에 더 많은 관삼을 받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책소개)

 산지니 출판사의 1호 저작권 수출도서, 『부산을 맛보다』 (2)

마음껏 소년다울 수 있었던 그때! 『늙은 소년의 아코디언』

여행 후 남는 건 뭘까? - 윤유빈, <서른에 떠난 세계일주>(4)

Posted by 비회원



제목에 은박으로 강렬하게 새겨진 ‘작화증 사내’라는 두 단어. 독자들은 이 ‘작화증’이라는 다소 생경한 표현에 당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이 책의 편집자인 나 또한 처음 원고를 받아들고 낯설어 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이 독자들에게 온전히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중적인 이름인가 하는 회의는 책 출간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야기를 만드는 한 사내의 이야기 『작화증 사내』의 미덕은 그런 '낯섦'에 있음을 부정하지 않겠다.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나, 자신이 한 마리 흉물스런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카프카의 『변신』 첫 구절처럼, 이 소설의 제목이 주는 '낯섦'은 어쩌면 매우 신선하고 기묘하면서도 꽤나 아름답다.


이야기를 써 놓은 적이 있나요? 박이 물었다. 뭣 때문에요? 작화증 사내는 눈을 크게 뜨며 반문했다. 어디에든 쓰일 곳이 있지 않나 해서 한 말입니다. 재밌는 환상시리즈로 책을 엮어도 좋을 것 같네요. 환자는 뚫어지게 박을 바라보았다. 선생은 내가 여기 왜 오게 되었는지 모르는 모양이군요. 저는 이야기를 글로 남기지 않습니다. 그저 말로 내뱉은 것만으로도 내 인생은 엉뚱한 선로로 옮겨졌으니까요. _「작화증 사내」中


얼마 전 출간된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를 재밌게 읽고 있다. 주인공이 친했던 친구 그룹의 모든 이름에는 색채에 관련된 한자가 있지만 정작 자신은 색채 없는 이름을 지닌 한 고독한 사내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 그의 이름이 ‘만들다’라는 뜻의 쓰쿠루(作, つくる)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아직 완독하지 못한 소설이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어쩐지 정광모 작가의 『작화증 사내』가 떠오르기도 했다.

사실에 근거가 없는 일을 말하는 병리현상인 작화(作話) 증세란, 말 그대로 말을 만들어(作) 낸다는 뜻이다. 문득 만든다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철도를 계획해서 만드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는 하루키 소설 속의 쓰쿠루, 말도 안되는 허황된 이야기를 만들어 내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정광모 소설 속의 사내, 책을 편집하고 만드는 나, 그리고 이 책 『작화증 사내』를 착상하고 글을 썼을 작가 정광모의 삶까지, 내 삶의 언저리에는 이렇듯 수많은 만드는 일로 점철된 일상이 차곡히 배여 있다. 그리고 묵묵히, 또 차분히 일을 행해 나갔을 이들의 결과물들이 주변에 녹아져 있음도 마찬가지다. 삶과 문학은 이처럼 동떨어진 별개의 것이 아니다.


동료 문인들의 낭독극. 장소연, 문성수, 박향 소설가.



출판사 근처의 소극장에서 정광모 작가의 최근작 『작화증 사내』를 두고 문학콘서트가 열렸던 것은 유월 십칠일 월요일이었다. 꼬박 일여 년이 넘는 편집과정을 거치고, 책으로 탈바꿈한 이 책에는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삶이 포착되어 있다. 역사를 재구성하고 포장해서 전시 흥행으로 일확천금을 누리려는 큐레이터의 삶, ‘시시포스의 돌 굴리기’라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호텔 사장의 욕망, 수능시험이라는 매년의 통과의례 속에 발생한 해프닝을 두고 사건 해결보다 수습에만 급급한 교무부장과 교감의 삶 등, 그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일상에 지쳐 있는 사람들이다. 승진이나 출세, 전시 흥행, 관광객 유치 등 다양한 욕망들을 품고 있는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그런 사람들.

그럼에도 이 소설이 빛나 보이는 것은 그들을 차분히 관조하는 ‘작화증 사내’의 시선 때문이 아닐까. 그는 이런 삶을 조롱하지도 비웃지도, 그리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욕망’하지도 않는다. 다만 관찰하고 그려내고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들을 전달할 뿐이다.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사내의 무미건조하고 ‘욕망’하지 않는 삶을 두고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게끔 만드는 사회구조의 부조리를 이 책은 담담하고 건조한 필치로 그려낸다.


저 남자가 정신이상이라고 믿어지지 않아서요. 만약 저 사람이 바깥 사회에 있었더라면 기발하기도 하고 재미가 넘치는 사람으로 보였을 텐데요? 글쎄 그게 그 사람한테 이미 말려든 거라니까요. 저 작화증 사내가 회사에서 무심하게 지어낸 얘기로 일으킨 소동이 한둘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끌려온 거예요. 제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인정했어요. 저 사람은 자기가 본 영화와 책이나 신문, 텔레비전과 같은 온갖 잡동사니를 대담하게 섞어 탁월하게 이야기를 버무려 내요. 누구든지, 뭐든지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죠. 더 두려운 건, 그걸 본인이 철석같이 믿는다는 거지요. 악성 작화증 증셉니다._「작화증 사내」中




정기문 평론가와 정광모 소설가.



정기문              비문학적 글쓰기와 문학의 글쓰기는 결이 다르다. 글을 쓰는 작가의 신념이 보다 중요하다고 보는데, 글쓰기에 있어서 고충은 없었는가?


정광모                퇴고의 과정이 힘들었다.



정기문              읽으면서 흥미로운 지점이 많았다. 나는 이 책의 테마를 ‘자본주의’, ‘기억’, ‘타자’, ‘우울’, ‘책임과 윤리의 문제’로 판단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 바로 「기억금지구역」이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당시의 할아버지의 초상이 걸린 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와 손자의 대립을 이야기 삼고 있는데, 역사를 왜곡하고 비틀면서도 ‘일제강점기 시대 신관옷을 입고 있는 한국남성’이라는 흥행요소를 놓치지 않으려는 큐레이터의 욕망이 담겨 있다. 이처럼 역사는 훗날 역사를 바라보는 이들의 관점과 해석으로 재구축되고 재생성된다.  그래서 이 작품에 있어 ‘기억’이 중요한 요소이다. 큐레이터의 욕망과 함께 자본의 축적을 풀어내고자 자본에 공모하는 손자의 선택과 갈등도 매우 흥미롭게 읽혔다. 작가에게 있어서 과거란 어떤 요소인가?


정광모                과거는 기묘하다. 말랑말랑하고 실체 없는 것이다. 밀가루같이 변용가능한 성질의 것이랄까. 나는 과거를 역사적 과거와 문학적 과거로 나누고자 한다. 「기억금지구역」의 작품 속 ‘신관 옷을 입은 할어버지’는 이를테면 보기 싫은 기억이자 상기하기 싫은 과거의 일부였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이런 과거들은 우리 주변에도 흔하지 않은가. 그러나  문학적 기억으로서 우리가 상기해야 할 기억은 놓치지 않고 복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선 작품 낭독 중인 정광모 소설가.



정기문              과거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체제의 무의식을 폭로하고 까발리는데 그 존재의의가 있다고도 본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폭로하는 데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는데 반해, 등장인물의 자살과 같은 요소는 보였으나 굳이 비판하자면 체제를 탈주하려는 전망은 보이지 않았다. 작가의 책임문제도 뒤따라야 하는 게 아닐까 보는데……


정광모                현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적이다. 작년께 출간된 『밤의 눈』이라는 조갑상 소설가의 장편소설을 살펴보노라면, 그것이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소설임을 주목해야 한다. 세상에는 이처럼 소설보다 더 믿기 힘든 기묘한 이야기들이 산재해 있다.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데에도 책임을 져야 된다고 본다. 문학의 죽음을 논하는 시대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소설책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작가인 나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작가의 신념이랄까. 이런 모순된 체제를 탈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썼다. 비록 작품에는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대학 학예제 발표 시절 정광모 작가의 모습.



독자질문             소설이 참 간결하고 담백하다, 맛있다 하는 느낌을 받았다. 단편 「답안지가 없다」를 재밌게 읽었는데, 수능시험 과정의 소상한 진행과정이라던가 어떻게 구상하고 소설을 집필하게 되었는지 그 경위가 궁금하다.


정광모                이런저런 조사도 함께 병행하면서 교직에 있는 아내의 도움도 받았다. 매년 수능시험마다 비행기도 못 뜨게 할 정도의 야단법석을 떠는 우리나라의 수능시험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나라 사회현상의 특이점이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이로 인한 다양한 이야기 발상도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서 내 나름의 수능현상에서 일어나는 한 교감 선생의 고뇌를 구상하게 되었다.


정기문              작가 본인의 삶의 경험치를 넘어갈 때, 보통 인터뷰와 사전조사가 뒷받침되어야 리얼리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인터뷰를 성실하게 답변해주신 정광모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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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편집자 전복라면입니다.

비가 쏟아진다는데 그만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출근길은 다행히도 안전했으니, 퇴근길도 안전하기를 빌어봅니다. 하지만 바램이 확실히 약속하는 것은 기대뿐이니...불안한 마음에 사무실 우산꽂이에 꽂힌 주인 모를 우산을 매의 눈으로 훑고 있는 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하는 2013년 상반기 문학나눔 사업에 선정된 산지니 책들을 소개합니다. 

소설 부문 심의위원 8명(위원장 송기원, 김미월, 김 숨, 김종광, 백원근, 이상섭, 은희경, 황금숙)이 66편의 심의대상작 중 40편을 선정하였는데요. 그중 산지니의 소설이 3편 선정되었습니다.

 

더욱 자세한 정보와 다른 선정도서는 여기를 누르세요.

문학나눔 http://www.for-munhak.or.kr/

 

 

 

심 사 평

 

조갑상 장편소설 『밤의 눈

이 소설은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부터 1979년 민주화시위가 불붙던 시기까지 우리 현대사의 밤과 같은 암흑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대진이라는 후방 공간에서 전쟁 직후 저질러진 민간인학살사건을 골격으로 삼아 그 살상현장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증언과 진상규명이라는 행위를 통해 숨겨지고 가려진 또하나의 역사를 고발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독자로 하여금 우릿한 아픔과 고통에 가슴을 저미게 만드는 중견작가의 치열한 고발정신과 오랫동안 익히고 다듬은 장인정신이 빚어낸 걸작이다. 우리는 이 한 권의 장편소설로 우리는 또 하나의 역사서를 얻은 셈이다.

 

 

김현 소설집 『장미화분』

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여성의 실존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웠던 이전의 작품집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여성의 실존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웠던 이전의 작품집 <식탁이 있는 그림>보다 한층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깊어졌다. 자신의 삶을 유린당하는 주변부 소수자들, 이를테면 이주여성이거나 노인, 해녀 등 다양한 인물 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그러하며, 다루는 삶의 양태 또한 가공적 현실의 토대가 아닌 비루한 현실 그 자체를 가감 없이 묘파해냄으로써 파괴된 인간관계의 기원을 더듬게 만든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가장 어둡고 추운 새벽에 최상의 향기를 낸다는 장미처럼, 비루한 현실이 아름다운 순간임을 보여주는 소설집이다.

 

 

정광모 소설집 『작화증 사내』

작가 정광모의 첫 소설집인 <작화증 사내>는 현대인의 일상을 총 7편의 단편으로 무덤덤하게 짚고 넘어간 소설로 작가는 기계화된 문명 속에서 체제 순응적 삶을 강요당하는 인간 군상을 포착해 내고 있다. 작화증이란, “공상을 실제 일처럼 말하면서 허위라고 깨닫지 못하는 병”을 의미하는 정신병리학적 증세로 작가는 이러한 작화증 환자의 작화 행위를 임상심리사의 발화를 통해 사내의 말들은 단순한 허위 이야기의 차원을 넘어, 사회 시스템을 뒤흔드는 사회적 ‘질병’으로까지 위험시되고 있음을 그려냈다. 이에 심의위원들이 주목하여 선정하였다.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장미화분 - 10점
김현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동면곰입니다. 어제도 포스팅을 하나 했는데 오늘 또 글을 올립니다. 하하 반가워해주세요. 제가 오늘 포스팅을 하게 된 이유는요, 드디어 밤의 눈 영광독서 토론회의 날이 왔기 때문입니다. 기다려 왔던 순간!입니다.

토론회는 처음이고 『밤의 눈 』을 너무 감명 깊게 읽었던 터라 작가님을 만나뵐 수 있고 작가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영광독서 토론회 참석이 너무나 설레고 기뻤습니다. 버스를 타고 토론회 장소인 서면 영광도서로 이동을 했는데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더 좋아졌답니다. 영광도서에 도착해서 4층에 있는 문화사랑방으로 올라갔습니다. 영광도서에 이런 곳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이번이 160회 영광독서 토론회였는데요 지금까지 토론회를 가졌던 많은 분들의 사진이 액자에 담겨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조갑상 작가님은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테하차피의 달』로 이미 두 차례 토론회를 가지셨더라구요. 이번에『밤의 눈』으로 하는 토론회가 무려 세 번째! 정말 대단하십니다.



작가님은 6시부터 영광도서로 오셔서 토론회 참석자분들께 추첨을 통해 나눠드릴 30권의 『밤의 눈』책에 사인을 해주셨습니다.(30권의 책은 산지니출판사에서 후원해 주신 것이라고 하네요. 멋집니다!)

30권의 책에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주시는 작가님의 모습!


◎ 6: 30 행사 시작

6시 30분이 되자 행사장에 작가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작가님은 많은 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시며 무대 위로 올라가셨습니다. (전 먼 발치에서 신기한 듯 작가님을 바라보았지요.하하)

작가님과 토론자분들이 무대로 올라가니 작가님을 향한 참석자분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선생님이 한차례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으니 사회자님이 간략하게 작가님에 대해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토론이 시작되기 전 토론자로 나오신 세 분이 각자 본인 소개를 해주셨고 그 후 본격적으로 토론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른쪽부터 문학평론가 권유리아님, 여성인권지원센터의 변정희님, 조갑상 작가님, 해석과판단 비평동인의 김남영님 이십니다.


◎ 토론 시작

첫 번째로 나온 질문은 집필계기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얼마 전 나왔었던 영화 <지슬>얘기를 하면서 <지슬>은 역사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감독님이 만든 것이라고 했는데, 이 작품도 그러한 것인지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 위해 집필하신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작가님은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있다고 수긍하셨습니다. 또 책이 나온 날짜가 12월 3일이었고 대선을 앞둔 날이어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생각하고 책을 내신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작가님은 가볍게 웃으시며 책을 내기로 한 것은 한참 전의 일이었고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그럼 연말까지는 내자 하면서 쓰다보니 나온 시기가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다들 그렇지 않나요 하는 작가님의 물음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할 일을 미루는 것에 대해 다들 공감을 한 것이 아닌지...

얘기가 나오면서  『밤의 눈』은 죽은 자 보다는 살아남은 자에 더 촛점이 맞추어져있지 않나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선 작가님도 참석자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작품 자체가 살아남은 자인 한용범과 옥구열을 중심으로 전개가 되어지기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번째부터 나온 질문은 폭력의 주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책 속에서 폭력의 주체로 국가와 마을이 드러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작가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도 인상깊었고 질문이 나오지 않으면 물어보고 싶었던 수박이야기! 토론자분께서 수박이나 곡괭이, 삽 같은 상징적 의미가 등장했는데 또 다른 것은 없는지 작가님께 물었더니 작가님께선 그 한 두개 넣는 데도 너무 힘이 들었다며 다시 한 번 웃음을 주셨습니다. 



◎ 독자와의 시간!

토론 중간에 독자들의 질문을 받아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낙동고 독서모임의 학생분들이 질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젊은 친구들이다 보니 기발하고 재밌는 질문들을 많이 해주었는데요, 덕분에 작가님께서 당황하시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학생의 질문이 기억에 남습니다. "작가님이 옥구열이라면 유족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실 수 있었을까요?" 직설적인 물음에 작가님은 당황하셨고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작가님이 약간 망설이시며 "아버지가 그렇게 억울하게 돌아가셨다면...허묘 정도는 만들지 않았을까 유족회까지는..." 이렇게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또 한 번 분위기가 좋아졌던(?) 순간입니다.하하 다른 참석자분들도 몇개의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작가님께선 질문 하나하나를 다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성의있게 답변을 해주셨습니다.(간혹 질문이 너무 길어 기억이 나지않는다며 농담도 하셨답니다.)


토론회의 막바지에 다다라 새로운 질문이 화면에 띄워졌는데요 작가님은 또 질문이 있냐며 얼른 마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이셨다는...하하 거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질문은 작품에서 나오는 국민보도연맹사건의 자료들과 사료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작가님께서 소설을 쓰시면서 보고 참고했던 자료들에 대한 얘기를 들려달라는 청에 작가님은 옥구열과 한용범은 실제 모델이 있었으며 소설과 거의 일치하진 않지만 비슷하다고 그리고 집필 중 모델이 되는 분들 중 한 분과 직접 통화도 하셨었다는 얘길 들려주셨습니다. 


◎ 동인문학상 후보 『밤의 눈』

마지막으로 사회자님께서 정리를 하시면서 『밤의 눈』이 동인문학상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다시 언급해주셨는데요. 동인문학상은 10월에 발표된다고 합니다. 꼭 『밤의 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함께 기원의 박수를 쳤는데요,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토론회가 끝이 난 순간 한 컷!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답니다.


◎ 상품추첨의 시간

토론회가 마치고 추첨을 통해 상품을 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사인이 되어있는(!)『밤의 눈』책 30권과 해피머니 30장! 아아 제 번호는 끝까지 불리지 않더군요. 너무 슬펐습니다.

『밤의 눈』책을 증정하는 모습.


상품추첨이 끝나고 행사가 마치는 듯 하더니 사인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엔 몇명만 서서 사인을 받다가 너무 많은 분들이 책을 들고 줄을 서주셔서 먼저 사진활영을 하고 다시 하겠다는 공지가 내려졌습니다. 작가님의 인기는 가히 폭팔적이었습니다.


사인을 해주시는 작가님의 모습.


◎ 사진 촬영♡

작가님과 한 컷!


밤의 눈 영광독서 토론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편안하게 말씀을 들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지만 기억력이 좋지 못해 들었던 모든 걸 기록하지는 못했습니다. 하나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한용범과 같이 도망을 쳐 살아남은 자들이 살고자 했던 이유가 그 사실을 기억하고 증언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었을 것이다 라는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런 사람들의 과거에 대한 증언을 그냥 과거 이야기로 끝내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보도연맹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밤의 눈』이란 소설을 꼭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조갑상 작가님의 소설 『테하차피의 달』을 읽었습니다.


『테하차피의 달』은 소설집인데요, 주로 죽음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계획된 살인으로 인한 죽음, 갑작스런 사고사, 우연히 들려온 잊혀 가던 이의 죽음 등. 물론 죽음에 관련된 이야기가 전부는 아닙니다. 다만 제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핵심이랄까 그런 것이 죽음과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바람의 언덕

출처-네이버

책의 제목인 ‘테하차피의 달’은 소설집에 일곱 번째로 실려 있는 소설입니다. 읽기 전 제목을 보고 제목이 참 신비롭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읽어보면 ‘테하차피’란 인디언 말로 ‘바람의 언덕’이라는 뜻이라고 설명이 나옵니다. 인디언 말은 정말 독특하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저는 ‘테하차피의 달’도 읽으면서 좋았지만 다 읽고 난 후 뇌리에 박혔던 소설은 ‘누군들 잊히지 못하는 곳이 없으랴’라는 소설, 소설집 첫 번째에 실려 있던 소설이었습니다. 첫 번째로 실려 있었고 분량도 그리 길지 않았지만 다 읽고 나서 그리고 읽을 때에도 뭔가 강렬하게 다가 온 소설이었습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단편소설엔 힘없이 일본인들에게 당하는 조선인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꿈꾸기 어려운 시절 나름대로 희망을 가지고 사랑을 품으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조선인 여성이 무엇을 해보려고 하지만 제대로 시도도 해보기 전에 그 꿈은 꺾여버립니다. 가혹한 시대 속에서 힘없는 식민지 백성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강렬하게 보여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잔혹함에 소설집을 다 읽고 내려놓은 후에도 분노와 안타까움으로 이 소설을 지워낼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전통문화 중 하나인 제사. <출처 : wikipedia(frakorea)>출처 : wikipedia(frakorea)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소설은 다섯 번째 소설 ‘어느 불편한 제사에 대한 대화록’입니다. 이 소설을 인상 깊게 보았던 것은 얼마 전 읽었던 『밤의 눈』이 생각나서입니다. 처음 제목을 보고는 제목이 특이하네 하면서 ‘제사’란 글자를 보고 제사를 누가 맡을 지를 정하는 건 언제나 골치지 하면서 소설을 읽어나갔는데, 제사 문제가 처음 내가 생각한 제사 문제가 아님을 곧 깨달았습니다. 소설 속의 제사 문제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버지의 2주 차이 나는 기제사를 합치는 것이었는데(여기까지도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지요.) 그 이유가 참 씁쓸합니다. 남매들의 아버지는 보도연맹 사건으로 학살된 분이셨고 그 후 가족들은 아버지가 좌익인사라는 낙인 때문에 알게 모르게 고생을 하며 살았습니다. 해서 아버지의 제사를 하기 시작한 것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참이 지난 후였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제사를 어머니의 기일로 합치자는 큰형의 말을 시작으로 갈등이 시작됩니다. 제사를 합치고자 하는 큰형의 마음은 묻혀버린 과거로 불편한 일들을 겪어야하는 것은 자기대로 끝나야하고 다음 세대들에겐 그런 것들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고 이를 반대하는 남동생은 불편한 과거를 제대로 알고 잘못된 지난날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입니다. 둘에게 있어 아버지는 무겁고 자신을 억압하는 존재이지만 그 고리를 끊고자 하는 마음과 안 된다는 마음으로 서로 충돌하는 것입니다. 보면서 정말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이 정말 유가족들의 심정, 아픔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큰형도 아버지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자신이 그 때문에 받은 상처가 혹여 자신의 자식들에게로 이어질까 하는 두려움과 걱정에 그런 것임을 알 수 있었기에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특별히 인상 깊었던 소설 두 작품을 얘기하고 보니 두 작품 모두 억압받던 시대에 고통 받았던 사람들과 관련된 얘기라는 공통점이 보이네요. 이 두 작품이 특히나 마음에 깊이 와 닿은 것은 실제로 있었을 법한 이야기이고 그런 이야기 속에서 당시의 암울했던 시대를 느끼며 감정적으로 동화가 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야기 속의 시대는 지금과는 다른 시대여서 우리가 제대로 공감을 하기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그때를 깊이 이해하고 느끼려 해봐도 감히 다 알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억압의 고통은 직접 받지 않고는 제대로 느낄 수 없으니까요. 글로만 읽어도 이렇게 섬뜩한데 실제는 어떠했을 지 상상이 잘 되지 않네요.


우리는 참 좋은 시대에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 유명아이돌이 ‘민주화’라는 단어를 부정적의미로 사용했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죠. 전 그것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민주화’라는 단어를 그렇게 사용하게 된 배경이 무서웠고 그 단어를 사용한 사람도 그 단어의 사용을 용서한다는 사람들도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 훌륭한 분들이 피흘려가며 투쟁해서 얻어낸 ‘민주화’를 그런 식으로 사용한 건 너무 잘못된 거죠. 용서받기 힘든 일이며 설사 용서를 하더라도 그분들이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요즘 사회가 많이 병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과거를 되새길 수 있는 책이나 자료들을 읽으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조갑상 작가님의 『테하차피의 달』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 삶 대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소설입니다.


테하차피의 달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동면곰입니다.

오늘은 5월 11일. 무슨날이죠? 네, 오늘은 제 19회 한국사 검정능력시험이 치뤄진 날입니다.(글이 포스팅될 때는 시간이 지나서 12일로 표기될 수도 있겠지만 양해를...)  저도 오늘 처음으로 한국사 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공부하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었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결과도 아마 좋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오늘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건 제가 최근에 읽었던 책 조갑상 작가님의밤의 눈』에 대해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시험을 치고 고단함에 잠이 들어버려서 하루가 거의 끝날 때가 되어서 글을 쓰게 되었는데요, 그럼에도 한국사 시험이 치뤄진 오늘 꼭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올리고 싶어져서 다 늦은 시간에 이렇게 자리에 앉았습니다. 

밤의 눈(이미지 출처-네이버)

사실 저는 이 책을 대표님께 받고 책이 꽤 두꺼워 보여 읽는데 시간이 오래걸리지 않을까 걱정을 좀 했었는데요. 걱정한게 무색할 정도로 단숨에 책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서평을 쓰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서평을 쓰려고 빈 화면을 뚫어져라 보면서도 쉽사리 글자들이 쳐지지가 않았습니다, 단순히 재밌었다와 같은 간단한 감상평을 내릴 수 없는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많은 생각들이 들었고 온갖 감정들이 뭉쳐져 글로 바로 써내려가기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변명 같지만요. 하하읽고 난 후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가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서평을 채 쓰기도 전에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고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미지출처-네이버)

 

이 책의 주제를 이끌어가는 키워드는 보도연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도연맹은 좌익인사 교화 및 전향을 목적으로 1949년 조직된 단체로 정의됩니다. 즉 반공을 국시로 하던 50년대좌익이라고 생각되는 반동분자·사상범 교화시킨다는 목적으로 생긴 단체라는 건데요, 이 단체는 6.25전쟁이 터지면서 단순 교화가 아니라 반동분자를 탄압·학살하는 기구로 바뀝니다. 전시라는 명목 아래에서 폭력적·살인적인 행위가 행해진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즉결처분이 행해졌던 이 때 학살 당한 사람들 죄없는 민간인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죄없는 민간인들이 집단적으로 학살을 당한 것입니다. 그 사건이 바로 '보도연맹사건'입니다. 이 소설은 그때 학살당한 민간인들, 피해를 입은 민간인들의 가족들 이야기입니다. 정치권력에 의해, 시대에 의해 이유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잔혹하게 학살당해야 했던 사람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고통 받았던, 살아남은 것이 더 괴로웠을 유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소설 속에 묘사된 사건들은 너무나 잔혹하지만 현실보다 잔인한건 없다고 하듯 현실이 더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이 작품은 fiction이라기 보단 faction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지 않나 싶습니다. 제 일어났던 사건을 다룬 이야기이기도 하고 등장하는 인물 중 어떤 사람은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가 알아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서 멀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책 속에서 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인물은 한용범과 옥구열이라는 두 사람입니다. 한 사람은 좌익 반동분자로 끊임없이 의심받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겨우 살아남아 평생을 고통 받으며 사는 사람, 한 사람은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다 애꿎은 낙인이 찍혀 또한 평생을 괴롭힘을 당하며 사는 사람. 이 두 사람만 보더라도 사건의 문제점이 보일 것입니다. 둘 다 죄 없는 민간인, 살면서 다들 한 번씩 하는 할 말, 해야할 일 한 번 정도 한 것 말고는 잘못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동조를 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혼자서 다른 의견을 내려고 손을 드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죠. 용기가 필요한 일이며 이후에 일어날 일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할 일이고, 다른 이들의 질타와 눈총을 견뎌내야 하는 일입니다. 소설 속의 한용범, 옥구열이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말도 안되는 시대 안에서 두려움이 있었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사람들,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 시대는 가혹했습니다.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갔으니 금방 다시 오진 않겠지 했던 그들에게 더 큰 폭풍이 덮쳤으니까요. 잘못된 시대 안에서 애꿎은 사람들이 다친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모든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들었던 감정은 분노였습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감정은 절망이었습니다. 과연 이 것이 지나간 일일까, 이 속의 이야기로 끝인 걸까 의문을 가지고 생각을 해보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생각, 이 안의 이야기들이 지금도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절망을 느낀 것입니다. 책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피해자들은 위로받지 못했고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보상받지 못했으며 가해자들은 지금도 잘 살고 있는 현실. 너무나 통탄스러웠고 부끄러웠습니다. 시대가 변했고 세월이 지났지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따지고 보면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닌데 이 사실들이 잊힌 것 같아서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뇌리에 박힌 이미지가 있었고 그 이미지를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그 이미지는 바로 '수박(을 먹는 장면)'인데요, 가해자들이 수박을 먹으면서 빨갱이 얘기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수박을 베어 먹는 행위, 쌓여가는 이빨 자국이 난 껍질 등을 보면서 머리가 띵-했습니다. 좀 충격적이었다고 할까요. 사람들의 쉽게 수박을 베어 먹는 행위가 그들이 쉽게 자행하고 있는 민간인 학살과 일치되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겐 어떤 사람을 빨갱이로 지목하는 일도, 그 지목한 이를 진짜 빨갱이로 몰아 죽여버리는 일도 쉽습니다. 책 속에서는(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듯이) 빨갱이라는 말만 갖다 붙이면 다 사살해도 되는 사람으로 바뀝니다. 그 사람이 죄가 있든 없든 그런 건 그냥 만들면 그만 일뿐 그들에게 빨갱이 처단그 시대 상황을 이용해서 평소 눈엣가시 같던 사람들을 없애고, 그들을 밟고 올라가려는 하나의 명목이니다.

(이미지출처-네이버)

그 행위가 가능한 할 수 있었던 것은 빨갱이라는 단어, 그 단어에서 오는 놀랍고 무서운 언어의 힘이었습니다. 그 단어 하나로 친일파들은 다시 권력의 중심·빨갱이들의 심판자가 되고 무고한 사람들은 그들의 입장을 다지고 굳히기 위한 희생양이 됩니다. ‘빨갱이라는 단어는 지금까지도 현재 사회에서 예민한 단어입니다. 그 단어에 몰려 죽은 사람들은 잊혀졌어도 그 단어는, 그 단어의 힘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빨갱이 하면 죽일 놈, 나라를 팔아먹을 인간이 되는 거죠. 진짜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들은 정정당당한 심판자가 되어 있고요. 너무나 놀랍습니다.(책 속에 나왔던 '피 흘린 놈 따로, 자리 차고 앉은 놈 따로'라는 말이 너무나 공감되었습니다.) 친일파들에게 날아갈 화살을 돌리려 만든 단어가 제대로, 기가 막히게 먹혀들었고 그로 인해 뒤바뀐 일들이 많습니다. 사상문제가 먼저였을지 친일문제가 먼저였을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답은 나오지만 이 또한 시대의 문제였겠지요. 하지만 분한 건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는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입니다. 친일파의 후손들은 잘먹고 잘살고 있고 독립운동가들의 자손들은 대접도 받지 못하며 살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뒤바뀐 위치가 지금도 그러한 걸 보면 이 이야기는 이야기로서 끝나는 일이 아닌 것입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다 바뀐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장면을 말씀드리자면 옥구열이 차단기 앞에서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던 장면입니다.

(이미지출처-네이버)

끝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보았던 순간입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명언이 있죠. 그 말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일에 결국 끝이 있듯이 그들의 고통에도 끝은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고,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다친 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했지만요.

전 이 장면을 보면서 지금 이 힘든 순간도 결국 지나가겠지 생각해야겠다 라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으로 넘어오기 전 12, 견디기 힘든 시간이 있었습니다. 절망도 하고 많이 울었지만 한편으론 이게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스스로 그리고 서로 위로하며 어느새 5월이 되었습니다. 5개월이라는 시간이 바람처럼 지나갔듯이 남은 시간도 그렇게 지나가리라고, 부디 그 사이에 다치는 마음과 포기하는 심정이 없었으면, 새로운 희망이 많이 생겼으면 이젠 그렇게 기도합니다.

나빠질 것도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면서 그럭저럭 견뎌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속에서 옥구열이 조심스럽게 가졌던 희망을 우리는 지금 아무런 방해 없이 가질 수 있습니다. 아무런 장애도 제한도 받지 않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고마워하면서 그 시대에 이유 없이 고통당했던 분들의 상처를 잊지 말고 살았으면 합니다.

 

한국사를 공부하던 몸이어서 그랬는지 밤이 늦어서 그런건지 아님 요즘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서 그런지, 혹시나 글을 쓰면서 격한 언사나 실수는 없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글이 서툴러 보기가 싫으시다면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글에 문제가 있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면 바로 고칠테니 말씀해주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엘뤼에르 편집자는 오늘부터 제주도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선물로 감귤 초콜릿 말고 흑돼지 고기를 사왔으면 하는 조그마(하고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 바램......

출판계 농담리더들의 필독지이자 개나리 저널리즘을 선도하는 주간 산지니, 클 때까지 화이팅. (쉼표 뒷부분이 무슨 말인지 모르시는 분들은 해당 문장을 눌러보세요)

 

 

Posted by 비회원

feature II 

산지니



문화의 지역화와 문화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산지니’는 2005년 2월 부산 연제구에 터잡은 지역 출판사이다. 산지니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강수걸 대표의 대학시절에 학교 앞에 있었던 사회과학 서점의 이름을 딴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산지니의 원뜻인 산속에서 자라 오랜 해를 묵은 매로서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우리나라의 전통매를 뜻하는 이름이다. 길들여지지 않는 의미로서의 산지니는 갈수록 힘들어지는 출판 환경 속에서, 지역출판의 여건 속에서 오래 버티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물론 오래 버티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다. 산지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지고 ‘지역문화예술’에 집중하며, 이것들이 출판으로 이어지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산지니의 주요 저자가 부산, 경남에서 활동하는 소설가, 교수, 연구자, 기자, 미술가 등이라는 사실이 눈에 띈다. 산지니는 지역문화예술의 의미를 발견하고 재해석하는 책들의 발간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종합출판사를 지향하며 현재까지 216권의 책을 출간했다.    



경향article 2013년 5월호



article. 출판사를 열게 된 계기, 부산에서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산지니. 출판사를 차리게 된 근본적 이유는 워낙 책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부전시립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에 반해, 중·고교 시절은 책에서 좀 멀어졌다. 대학 때 사회과학서적에 매료되었다. 부산대 법대를 졸업한 후 모 중공업 회사에 들어갔고, 외국회사와 접촉하는 일을 할 때 계약서나 저작권 문제를 유심히 살폈다. 3년만 다니고 출판사를 차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0년이 지난 후에야 사표를 내고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에 입문할 때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 편협한 독서와 좁은 인맥으로 책을 만들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집 근처 도서관과 서점을 배회했던 시기가 있었다. 출판사 근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기획할까에 대해 고민하면서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출판 기획은 무엇인가,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책과 출판하고자 하는 책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리되지 못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결국 출판사를 차리기로 했다. 그렇게 1년간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생각을 정리한 결과물이 지금의 산지니 출판사이다. 서울에 올라가 창업할 것인가, 내가 나고 자라고 생활한 부산에서 시작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해보자고 결심했고, 2005년 2월 척박한 맨땅에 부딪힌다는 느낌으로 출판사를 시작했다.



article. 산지니를 만들 때, 참고하거나 롤 모델로 생각했던 출판사가 있었나?

산지니. 휴머니스트의 김학원 대표, 마음산책의 정은숙 대표, 보리출판사의 윤구병 대표 등 산지니를 설립하면서 공부하고 학습했던 많은 출판인의 출판철학을 참고했다.

 


article. 초기 인문, 사회과학 위주로 출판을 시작했지만 소설, 수필, 평론, 아동도서 등 종합출판을 지향하고 있다. 이렇게 방향을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산지니. 특정 분야의 책을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출판사도 있지만, 산지니를 비롯한 지역 출판사는 종합출판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무릇 출판의 역사는 늘 도시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과거, 서양의 대학이 도시를 중심에 놓고 발전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대학을 지키는 것은 지역민의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9년 동안 출판 활동을 하면서 지역에 있기 때문에 불리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이 국내외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성격의 기획출판을 하는 데 결정적인 장애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출판미디어의 변화를 반영한 다양한 기획과 다품종 소량출판을 통해 좋은 책을 꾸준히 시장에 내놓는 데 있다고 본다. 



article.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한 기획, 섭외, 편집, 디자인, 교정 교열 등 구체적인 일정이 어떻게 되는가?

산지니. 기획부터 시작된다. 출판사의 각 편집자는 작가와 독자(미래 독자를 포함)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사람으로, 신간 기획과 진행, 교정·교열, 홍보 등 출간의 전 과정에 관여한다. 대체로 책을 내는 과정은 개인이 아닌 팀의 협업 아래서 진행된다. 원고를 검토하고 분석한 다음 출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의 시작은 편집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출판사의 장래와 방향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article. 산지니는 ‘지역문화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의 어떤 모습을 발견하고자 하는가?

산지니. 부산은 영화가 먼저 들어왔던 최초의 영화도시이자, 전쟁과 식민지를 거친 역사성이 짙은 도시이다. 부산에서 자라온 부산시민으로서 항구도시로서 부산이 가지고 있는 개방성에 주목했다. 과거 부산이 문화와 외국문물이 들어오는 항구도시로서 구심점이 되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국제도시로서의 특징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무중풍경』과 같은 중국 영화문화를 다룬 책과 함께, 중국의 해양문화를 다룬 『바다가 어떻게 문화가 될 것인가』, 한국해양대 구모룡 교수의 문학비평서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등의 책을 통해 도시 부산이 어떻게 문화와 문학, 현대인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지에 주목하였다. 앞으로  부산이 가진 해양성을 살려 해양문학작품과 함께 일제강점기 부산의 왜관 관련 저서를 출간예정에 있다.  산지니는 부산을 넘어 아시아 10대 출판사를 목표로 경영하고 있고, 부산의 ‘지역문화 콘텐츠’ 육성은 아시아 10대 출판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초가 될 것이다.


article. 저자 대부분이 부산, 경남에서 활동하는 소설가, 교수, 연구자, 기자, 미술가 등이다. 지역의 저자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산지니의 장점으로 보인다. 저자를 어떻게 섭외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산지니. 이를테면,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을 함께 작업했던 최영철 시인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해볼까 한다. 부산의 중견 시인 최영철 선생을 처음 본 것은 광주였다. 2006년 5월, 광주의 거래서점인 충장서림과 삼복서점을 둘러보기 위해 주차할 곳을 찾다가 옛 도청자리에 차를 댔고, 나오는 길에 건물 한 쪽에서 5‧18 문학행사를 발견했다. 팔레스타인 등 외국 문인들이 참석해 시낭송, 강연하고, 함께 어울리는 자리였는데, 마침 최영철 시인이 시낭송을 하고 있었다. 

             몇 달 후, 최영철 시인의 시집 『호루라기』를 주제로 부산 영광도서에서 독서토론회가 열렸는데 그 자리에서 최영철 시인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몇 달 전 광주에서 열린 행사 때 봤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왜 아는 척을 안 했느냐”며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반가워했다.  그 자리에서 그동안 써놓은 산문을 모아 산문집을 내자고 제안을 했다. 최영철 시인은 팔리겠느냐고 걱정하면서 원고를 건네주었다. 이 책이 바로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이다.

             시인의 깊고 넓은 사색의 풍부함을 드러내는 글에 예술 작품을 곁들여 차별화된 책을 만들고 싶어서 지역화가 박경효 씨에게 그림을 부탁했다. 사진을 싣기보다 그림과 함께 하면 좀 더 어울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박경효 씨가 부산 곳곳을 다니며 스케치하고, 채색하여 30여 점의 유화를 완성하기까지는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들었다. 시간과 공을 들여 출간한 이 책이 우수무학도서로 선정되었다. 공들인 책은 누군가는 그 진가를 알아보는 것 같다. 

             이처럼, 저자를 섭외하는 데 딱히 어떤 ‘방법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역신문이나 지역인사들의 동향을 꾸준히 파악하면서 그들을 ‘책’을 매개로 이어주는 역할만 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지역 저자들을 연결해 주기 쉽다는 것, 이것이 바로 산지니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이다. 



article. “지역 독자들이 베스트셀러 위주로 책을 고르기 때문에 지역색이 짙은 책을 출간하면 판매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산지니의 책을 꼭 봐줬으면 하는 독자가 있나?

산지니. 산지니가 부산지역의 독자들만 타깃으로 잡는 것은 아니다. 전국유통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높이 날고 멀리 보고 오래 버티는 산지니처럼’이라는 모토처럼 주 독자층도 넓게 잡고 있다. 최근 미국 아마존 한국법인이 세워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처럼, 타깃을 아시아를 넘어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교포들, 나아가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등으로 거시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전에 한 인터뷰에서 “지역색이 짙은 책을 출간하면 판매에 문제가 있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사실, 부산지역의 독자들은 부산 소재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산지니에서 주로 판매되는 판매추이를 분석해도 부산에서 판매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부산도 서울 같은 대도시이기 때문에 베스트셀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게 현실이다. 부산지역 콘텐츠를 내기 때문에 이 같은 난점이 존재하지만, 지역의 의미 있는 책을 꾸준하게 낼 의무감이 있다. 이는, 지역 콘텐츠의 수준을 서울에 있는 출판사 못지않은 보편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책임감이 뒤따른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article. 출간한 책 중에서 많이 팔리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산지니. 부산의 대표적인 소설가 조갑상 경성대 교수의 산문집인 『이야기를 걷다-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를 소개하고 싶다. 이호철의 『소시민』의 배경이 된 완월동, 조명희의 『낙동강』, 김정한의 『모래톱이야기』에 나오는 구포다리와 을숙도 같이, 소설가 조갑상은 부산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소설의 현장을 살펴보고,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시대와 지금의 변화된 모습을 추억하고 있다.

             일면식도 없던 조 교수를 창업 초기에 찾아 갔다. 부산 문단 역사의 대표적 인물인 요산 김정한 선생의 평전을 내보자고 제안했다. 조 교수는 김정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소설가로 요산의 평전을 쓰기에는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서였다. 조 교수는 당장은 시기상조이며 상황이 무르익으면 추진할 사안이라고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런데 몇 달 후 조 교수가 부산에 관한 산문을 쓴 게 있는데, 책을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전화를 했다. 지역 출판사로서 꼭 내야 할 책이라 생각하고 출간을 결정했는데, 책의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사진이 필수적이었다.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옛 사진은 쉽게 구할 수 있었으나 그 모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지금의 부산 사진이 꼭 필요했다. 그런데 따로 사진가를 섭외하기에는 출판사 재정이 허락지 않아, 사진에 일가견이 있던 출판사의 디자이너가 직접 사진을 찍었다.

             창립 때부터 지금껏 출판사의 모든 편집디자인을 도맡고 있는 권문경 디자이너는 내면은 세심하지만 겉으로는 무뚝뚝한 소설가의 성큼성큼 큰 발걸음을 종종거리고 따라다니면서 몇 날 며칠을 달동네를 오르내리고 도심을 걸어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1년 여의 시간을 공들인 끝에 책이 나왔는데, 이후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어 출판사 재정에 많은 보탬이 되어 더욱 애착이 가는 책이다. 또 이 책의 실물을 보고 그동안 부산을 피상적으로만 알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처럼, 부산은 다양한 콘텐츠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이후 부산 콘텐츠를 어떻게 책으로 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2013년 동인문학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조갑상 교수의 『밤의 눈』은 6·25전쟁 당시 가상의 공간 대진읍을 배경으로 국민보도연맹과 관련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작품으로, 6·25 당시의 민간인 학살을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이 희소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은 장편소설이다. 맹렬한 작가정신으로 둔중한 역사를 끄집어 올린 소설작품이라는 점을 심사위원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



산지니의 책들


article. 운영하면서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

산지니. 지역에서 출판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유통이다. 알려진 출판사의 책이나 베스트셀러는 전국 어느 서점에서나 환영받으나, 그렇지 않은 책은 잘해야 한두 권. 그마저도 거절당하기 일쑤이다. 이런 현상은 작은 서점일수록 두드러졌다. 서점에 책이 공급되었다고 해도 독자들의 눈에 잘 띄는 매대에 책을 진열하는 경쟁에서 지역출판사는 밀릴 수밖에 없다. 정기적으로 서점을 방문하여 자사 출판물을 관리할 수 있는 영업사원을 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점에 출판사의 인지도를 높이려면 최소 한 달에 2-3종의 신간을 출간해야 하고, 이것이 어느 정도 팔려야 그나마 영업사원 한 명이라도 둘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지역 출판사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월말이 되면 지불금액 때문에 경영자로서 속 타는 괴로움을 매달 반복했다. 경영평가를 받는 입장은 아니지만, 냉정하게 평가하면 좋은 경영자는 아니었다고 판단된다. 합리적 경영을 통해 내실 있는 출판사를 만드는 게 목표이나, 사실 사람 간의 관계망으로 이루어지는 출판업에서 ‘합리적 경영’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경영자가 ‘합리적 경영’을 하는 경영자가 아니듯, 올바른 판단으로 가치 있는 출판물을 제작하는 ‘좋은 출판인’으로 남고 싶다.



article. 책이 출간된 이후 어떤 활동에 신경을 쓰는가?  

산지니. 지금까지 출판사는 책만 잘 만들어내면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출판사는 콘텐츠를 생산·유통·소비하는 중심거점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출판사는 책을 펴내는 곳이기도 하고 서점이기도 하며 도서관이기도 하고, 미디어이기도 하고, 지역문화 창달의 커뮤니티이기도 해야 한다. 지역에 존재하는 작은 도서관과 결합하고 공공도서관 사서들과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산지니는 전 직원이 온라인에서 적극적인 블로그 활동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독자와 만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것은 소수의 대규모 자본으로 과점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출판 현상 속에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지역출판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매달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고 있고, 블로그를 통해 온라인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한 SNS활동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출판사 홍보차원을 넘어, 출판미디어 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이다.



article. 산지니는 지역대학과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사회가 수도권으로 이탈하지 않고 20대가 취업하는 데에 공감하기 위한 몇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대학과 지역사회와 맺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산지니. 산지니가 지역출판사인만큼, 우수한 지역인재들의 양성을, 지역이탈을 막기 위한 기업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늘 책임감을 갖고 있던 차였다. 비록 출판사가 재정적 문제로 신규인력채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없는 부분은 존재하나, 우수한 교수진들로 구성된 부산의 대학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젊은이들에게 현장의 실무를 미리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는 적극 활동하려 한다.

             예를 들면 산지니는 현재 한국해양대와 산학협력 가족회사로 활동하고 있고, 동아대 인문대학 학생들의 인턴활동을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역대학과의 다양한 연계활동을 통해 20대 청년이 이력서에 인턴경력을 한 줄 추가하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출판사가 어떤 곳이며 출판문화 교육, 나아가 부산의 문화 관련 행사들에 함께함으로써 부산의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경향 article 지면


article. 출판문화가 서울에 집중된 것이 사실이다. 비단 이것이 출판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지역의 출판사로서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산지니. 산지니는 부산에 있지만 전국적으로 책을 유통하는 몇 안 되는 출판사이다. 부산의 오래된 출판사들도 기획출판을 해왔는데, 주로 어린이책이나 문학 쪽에 한정되어 있었다. 지역에서 출판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이제 상당히 무르익었다. 인쇄·제본이 서울보다 떨어지는 면은 있다. 일반 인쇄는 문제가 없는데, 컬러가 들어갈 때 약간 차이가 있고, 특히 양장 제본을 할 때 문제가 된다. 지역에서는 전국 유통을 하는 데 난점이 있고, 수도권에 출판사가 많은 이유도 그래서인데, 산지니는 파주에 창고를 계약해서 월 임대료를 주고 전국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서울에 있는 출판사와 별 차이가 없다.

             정부에서 큰돈을 들여 설비투자를 하고 인쇄소, 제본소, 출판사, 에이전시가 파주에 집결되다 보니, 우리나라 출판 수준이 외국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출판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파주에서만 출판이 되고 타 지역은 전무하다면 균형발전이 안 된다. 이를 테면, 부산을 소재로 한 책들은 파주에 있는 출판사에서는 내지 않을 것이다. 시장의 논리가 적용되는 출판계에서 최소 오천 부는 팔려야 계속 기획을 해나간다고 한다. 그러니, 지역을 소재로 기획한 책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지역의 문화를 풍요롭고 다양하게 하는 데 큰 장애가 된다. 시장메커니즘과 문화가 꼭 같이 가는 건 아니므로.

             출판시장 위축 상황은 늘 안타깝다. 공공도서관 증설과 함께, 유통물류단지가 있는 수도권으로의 물류비 부담을 정부나 부산시가 지원해 준다면 지역 출판업계 종사자로서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article. 할인 판매가 일반화되고 광고 마케팅 비용이 비싸지면서 자본력이 없는 출판사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풀어가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산지니. 출판이 위기인 것은 먼저 독서문화의 전반적인 퇴행에 따른 시장 침체가 근본 원인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유통에 따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여타 지역의 영세한 출판사들은 전국의 대형 서점 진출은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지역 서점과의 직거래를 선호하게 된다. 지역 출판사가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큰 출판사로 나서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우선, 출판계의 오랜 염원인 도서정가제가 시행되어야 한다. 한때 도서정가제 찬반 여부로 논쟁이 있었지만, 이 제도가 선행되어야 유통구조의 불합리성과 지역서점이 생존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된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한편, 영화 입장료 중 일정비율을 영화산업진흥기금으로 조성한 영화계를 본떠 만든 출판계의 ‘출판문화산업진흥기금’ 조성안이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입법 논의에 있다. 

             게다가 부산의 공공도서관들이 도서 구입 시 지역 출판사의 책을 일정 정도 의무적으로 구매하게끔 하는 것도 제도화된다면, 산지니를 비롯한 지역 출판계에 큰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article. 출판은 이미 사업으로서 베스트셀러나 시장을 좇는 경향이 크다. 규모는 작더라도 의미 있는 책을 만드는 노력은 중요하다. 

산지니. 이미 출판사 숫자는 양적으로 너무 팽창했다. 이처럼, 출판사 숫자가 많은 것은 출판업이 신고 업종이라 특별한 시설이나 규모에 대한 검증 없이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대부분 출판사는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출판에 대한 뚜렷한 목적의식도 없다 보니 무실적의 출판사로 난립하는 것으로 그치기도 한다. 

             기존질서에서 불이익을 받는 집단이 변화를 주도해 기존의 게임법칙을 바꾸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특히 세상의 변화는 중심이 아니라 약한 고리인 변방에서 일어나지 않았나. 산지니와 같은 지역출판미디어는 서울 중심의 출판을 극복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창업이념과 원칙을 지키는 것, 틈새시장을 찾아 공략할 것,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을 냉정히 판단하고 대응할 것, 사람과 그 인연의 소중함을 잊지 말 것을 염두에 둔다면 색깔을 잃지 않는 의미 있는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비회원

 

 

 

일시: 5월 22일 수요일 오후 6시 30분
장소: 서면 영광도서 4층
안내: 051-816-9500(영광도서)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그룹입니다.

5월 22일 수요일 오후 6시 30분에 서면 영광도서의 문화사랑방에서 제 160회 영광독서 토론회가 열립니다.

동인문학상 후보작이기도 한 이번 토론도서는 조갑상 소설가의 『밤의 눈』입니다. 소설을 통해 전선에서 일어나지 않은 전쟁의 일면을 직시함으로써 과거에 새로이 눈뜨고, 고통에 대한 기록이 희생을 위한 위로로 승화하는 가능성을 함께 바라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

『밤의 눈』북 트레일러를 공개합니다.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