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눈』과 『병산읍지 편찬약사』

- 작가 조갑상과 보도연맹 학살사건

 

 

조갑상 작가에게, ‘보도연맹 학살사건’은 어느덧 하나의 작품세계를 형성하는 화두가 된 듯하다. 2009년 발간된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산지니)에 수록된 <어느 불편한 제사에 대한 대화록>에서 보도연맹 사건을 언급했을 때만 해도, 수록작 하나를 가지고 그가 보도연맹에 아주 깊은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 시대를 지나온 사람이기에 더더욱, 보도연맹 사건은 마주보고 소설화하기에는 부담이 큰 소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2012년 그에게 만해문학상이라는 큰 영예를 안겨 준 장편 『밤의 눈』(산지니)은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작품이었다. 달은 밤의 눈을 하고 세상을 내려다볼 뿐이고 인간들은 아무 죄 없는 사람인 줄을 알면서도 이웃을 쏘았고 더러는 산 채로 묻었다. 그 지옥도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어렵게 꾸린 유족회 활동은 시대의 족쇄에 매여 오히려 그들을 두 번 죽인 셈이 되었고, 그들 스스로의 손으로 세상을 바꾸는 데 나서지 못하게 했다. 바뀌어 가는 시대를 바라보며 ‘이제는 회한의 눈물이 아닌 내일을 위한 눈물을 흘리겠다’고 다짐하며 소설은 끝나지만, 그들이 살아왔던 굴종의 세월은 그들을 쉽게 놓아 주지 않았다는 것을 독자들은 알고 있다.

 

 

2017년, 그가 신작 소설집 『병산읍지 편찬약사』(창비)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작품이 실려 있다. 표제작인 <병산읍지 편찬약사>를 비롯해 <해후>, <물구나무서는 아이>까지, 모두 세 작품. 첫 페이지부터 연달아 세 작품이 이어진다.

 

<해후>에는 경찰 사위의 기지로 구출될 뻔했으나 마을 사람들의 눈을 꺼려 다시 창고로 돌아온 ‘장인’과 그를 돌려보내지 못하고 다른 이웃들과 함께 트럭에 실어 보내야 했던 경찰 출신 사위의 아픈 역사가 있다. 집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졌을 뿐인데 온 몸에 부상을 입을 만큼 나이가 든 박 영감은 온 몸에 깁스를 하고서도 유골 발굴 현장에 찾아간다.

 

<물구나무서는 아이>에서 김영호는 창고 앞에서 아버지를 날마다 불러대 아버지를 구할 뻔했으나 아버지를 자처하고 나선 낯선 남자가 아버지 대신 살아남게 되고 아버지는 죽고 만다. 훗날 그는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던 사장에게서 그 낯선 남자의 냄새를 맡고, 그를 간첩으로 신고한 자신을 정당화하며 열성 극우파로 살아가다 허무한 죽음을 맞는다.

 

<병산읍지 편찬약사>에서는 병산읍 승격 기념 읍지에 보도연맹 사건이 너무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을 ‘좌빨 글 싣는’ 것으로 간주하는 여론이 적나라하게 등장한다. 원고를 썼던 이 교수는 피드백대로 고쳐보려고 애를 쓰지만, 도저히 지울 수 없는 부분을 지우라는 요구에 필자 교체를 요구한다. 결국 읍지는 보도연맹 관련 내용이 한 줄만 실린 채 발간된다.

 

요약하자면 <해후>가 『밤의 눈』처럼 보도연맹의 현장에 서 있다면, <물구나무서는 아이>는 유족회에 들지도 못하는 피해자의 인생 궤적을 간단하지만 충실히 따라간다. 인물들의 비극을 개인사적 비극으로 그리고 있지만 작가의 시선은 사회를 향한다. 그리고 묻는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그리고 그 답을 <병산읍지 편찬약사>에 꾹꾹 눌러 담았다. 모두가 터부시하고 지워내기 급급한 역사, 그 아래에서 신음소리 한 번 제대로 내 보지 못한 채 숨죽여 살다 간 피해자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우리의 시선은 가해자들의 시선과 정말 다른가. 아니 우리 자신이 가해자가 아닌가.

 

작가는 『밤의 눈』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이번 단편들을 통해 정리한 듯하다. 어찌 보면 『밤의 눈』의 후일담처럼 느껴질 정도로 반복되는 이야기임에도 서사에는 지루함이 보이지 않는다. 『병산읍지 편찬약사』를 통해 또 다시 역사를 향한 이야기를 쏟아 낸 작가의 집념에 경의를 표한다.

 

 

 

 

*소개된 책

 

병산읍지 편찬약사 - 10점
조갑상 지음/창비

 

 

 

 

 

 

*같이 읽으면 좋을 산지니 책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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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7.08.01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조갑산 선생님의 신작이로군요! 잘 읽었습니다. <밤의 눈>에서 못다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단디sj 편집자입니다.

찌는 듯한 무더워를 건너,

드디어! 드디어! '가을'이 왔습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요 ㅠㅠ) 

가을하면 역시 다채로운 문화 행사들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부산에서 열리는 가을 행사 중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장 큰 행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작년, 산지니는 김유철 장편소설 <레드아일랜드>가 북투필름에 선정되어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하게 됐는데요,

 

 

 *클릭하시면 해당 포스팅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올해는 아시아필름마켓 안에 마련한 산지니의 부스를 통해

좀 더 많은 소설 작품들을 영화/드라마 관계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필름마켓은 10월 8일(토)~ 10월 11일(화)까지

벡스코 제2전시관에서 진행됐습니다.

 

 

▲ 산지니 부스 사진입니다 

 

▲ 산지니 도서목록과 홍보용 책들도 보이네요 +_+

 

▲ 입구에 설치된 TV에서는 산지니 소설을 홍보하는 영상이 나왔습니다 

 

 

영화 <덕혜옹주>, <밀정>, <인천상륙작전> 등

올해 극장가는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인기였죠?

산지니 소설 중에도 이런 영화와 같은 역사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많은데요.

 

*


4월의 붉은 제주, 시대의 격랑에 휩쓸린 이들의 이야기
김유철 장편소설 『레드 아일랜드』
https://goo.gl/H9aEng

 

*


한국 근현대사와 교차하여 그려낸 소박한 민초의 삶
정형남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
https://goo.gl/1tQZLf

 

*


누가 생사(生死)를 운명이라고 말하는가?
조갑상 장편소설 『밤의 눈』
https://goo.gl/20Meyr

*


몽골의 신의(神醫)이자 조선의 숨겨진 독립운동가
대륙을 가로지르는 대암 이태준의 삶
이규정 장편소설 『번개와 천둥』
https://goo.gl/ZloYWW

 

 

또한 독특한 설정과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수면 위로 올리는 작품들도 선보였습니다.

 

*

 

미지의 섬, 그곳에서 마주친 또다른 나
정광모 장편소설 『토스쿠』
https://goo.gl/wpfCys

 

*

 

동반자살을 결심한 가족, 비상계단에 갇히다!
김비 장편소설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https://goo.gl/kGUl9I

 

 

그리고 미출간 작품들도 아시아필름마켓을 통해 첫 선을 보였는데요~

곧 출간 예정이니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__)(--)

 

*
서로 다른 어긋난 욕망이 얽히다
서성란 장편소설 『쓰엉』
*2016년 11월 출간 예정

 

*
'나는 오늘도 여자이고 싶다'
가을바람을 타고온 사랑과 욕망 그리고...
박정선 장편소설 『가을의 유머』
*2016년 11월 출간 예정  

 

▲ 빽빽하게 늘어선 부스들

 

위 작품 외에도 영상화에 적합한

산지니의 다른 장편소설들도 함께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부스를 지키는 것 만큼 다른 업체들의 부스를 많이 찾아 다녔는데요,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등 

여러 분야의 콘텐츠들에 대해 묻고, 듣고,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개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태풍까지 왔었죠? ㅜㅜ)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화려하게 빛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밤을 바라보며

언젠가 산지니의 소설들이 이곳에 영화로 출품되어 다시 찾아오길 기대해봅니다.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 10점
김비 지음/산지니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번개와 천둥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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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10.14 0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스 사진이 정말 멋지네요! 4일동안 수고많으셨어요. ^^

 

어린이책 시민연대 동부지회에서 주최한 저자와의 만남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6.25전쟁 당시 가상의 공간 대진읍을 배경으로

국민보도연맹과 관련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소설 『밤의 눈』

이 책의 저자이신 조갑상 선생님과 함께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했습니다.

 

 

소설 『밤의 눈』은,

2013년 만해문학상을 받는 작품으로, 그 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죠.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둔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어둠과 침묵 속의 두려움, 슬픔, 공포를 건져올리며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말을 읽고 기억을 저지당했는지 보여줍니다.

 

이 날 행사에서 잔혹하고 고통스런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차분한 문체와 어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조갑상 작가의 이런 어법이 주체하기 힘든 두려움을 더 극대화하고, 외면하고 싶은 대목에서도 책장을 넘기게끔 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민간인 학살과 처형. 그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용범'을 통해 망각되어가는 역사와 우리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 더 자세한 책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 )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책소개)

 

 

이 날 저자와의 만남에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책을 읽고 오셔서 그런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밤의 눈』에 대한 감상과 저자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진정한 '저자와의 만남'이 아닐런지요)

모든 내용은 아니지만,

이날 주고 받은 이야기 중 인상 깊은 내용을 중심으로 여기가 옮겨볼까 합니다.

 

 

● 소설은 현실과 허구를 오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밤의 눈』이라는 작품을 읽었을 때 현실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쓴 작품인 것 같다. '보도연맹'이란 소재로 글을 쓰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전쟁을 보는 눈은 세월과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그 이유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쟁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근현대사의 비극이라 할 수 있는 6.25전쟁,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 지점에서 시작된 소설이 『밤의 눈』이다. '보도연맹'이라는 소재는 이 소설 외에도 여러 다른 작품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물론 같은 소재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6.25 전쟁이 일어남에 따라 반대편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을 처형하는 것, 전선이 무너질 때마다 이어진 학살. 이를 통해 '무언가를 보여줘야겠다',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전쟁에 이런 일이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 현실을 다루는 작품을 집필할 때의 어려운 점이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검열에 대한 부분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역사의 내용을 가져올까'부터 시작해서 인물, 배경,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 스스로 검열을 많이 하게 된다.

 

 

● 한 작품을 쓰기 위해서 많은 발품을 팔아 취재를 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밤의 눈』은 실제 사건을 다룬만큼 취재하는 작업이 녹록치 않았을 것 같다.

 

책 가장 앞에 있는 '이슬람의 어느 이야기꾼과 청중들의 대화'를 넣었다. 그 이유는 『밤의 눈』이 진짜도 가짜도 아닌 이야기라는 점을 전하고 싶어서였다. 이것은 어느 곳에서 있었던 일을 재구성하여 쓴 것이 이 소설이다. 즉, '어느 곳에 있었던 일' 이것은 진짜가 될 것이고, '재구성' 하였단 것은 가짜가 될 것이다. 소설을 쓰기 전 가장 고민한 것은 '진짜'에 대한 부분이었다. 알아야 쓸 수 있고, 재구성 할 수 있으니까. 과거사를 정리하기 위해 책자와 같은 큰 자료들을 많이 이용했다. 여기에 남아 있는 기록들을 내가 어떻게 소설에 앉힐 것이가 하는 부분이 관건이었다. 마산에서 희생자의 자제 분을 만나 취재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 작품을 쓰는 데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재구성하여 가짜를 만드는 부분에 있어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지역 답사는 따로 하지 않았다. 대진읍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머릿속에 그려서 소설을 이끌어가도록 했다. 

 

 

● 유족회가 만든 무덤을 파헤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대목에서 너무 충격적이고 심장이 턱턱 막혔다. 국가의 폭력에 말없이 꾸역꾸역 살아내야만 하는 사람들(희생자의 가족)의 모습이 읽기가 힘들었던 점도 있다.

 

인상 깊게 봐주셨다니 감사하다. 정말 아무도 모르게 희생된 역사 속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 소설을 쓰면서 작가 본인도 쓰기 힘들었던 대목이 있는지 궁금하다.

 

글을 쓸 때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아무래도 나도 사람인지라 그게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밤의 눈』에서는 노인과 손녀가 나오는 대목이 있는데, 그 부분을 쓸 때 감정이 들어가다보니 좀 힘들었던 것 같다.

 

 

● "전쟁이 난 뒤 대진에서 예비검속을 당한 민간인들의 첫 처형은 그렇게 진행되었다. 또한 그 자리에 있었던 이들 모두 전쟁이 전방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걸 실감하는 첫 순간이기도 했다" (p.45) 이 구절이 인상적이다.

 

말 그대로다. 전쟁은 군인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후퇴를 하면서 잠재적으로 반대편이 될 수 있는 이들을 학살했는데 이 사건 하나만 봐도 전쟁이 일반인들의 삶 속에 들어온 것이다. 전쟁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비극이지만,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전쟁이 전선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어느 순간 전쟁은 마을로 들어가 있었다.

 

 ● 끝으로 여자들만 있는 공간(조갑상 작가님은 청일점이셨습니다ㅎㅎ)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어떠셨는지.

 

매우 즐거웠다. 오늘 함께한 분들이 모두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하시는 분들인 것 같아 보기가 좋았다. 독자들과의 만남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 행사 뒷 이야기

저자와의 만남이 끝나고,

조갑상 작가님의 작은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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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06.24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꽃밭에 계신 조갑상 선생님^^ 진정한 독자와의 만남이네요. 이런 모임은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정말 즐거운 자리 같아요.

  2. 권디자이너 2016.06.27 1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고 와서 질문하는 독자들.
    작가라면 꼭 만나고 싶을 것 같아요.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인 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사적 사실을 힘 있게 그려낸 소설,  밤의 눈


2013년 만해문학상을 수상해 더욱 더 주목받았지요!




조갑상 소설가의 새로운 단편이 보고 싶으시면

 『다시 지역이다-5·7문학 무크1에 실린

 「물구나무 서는 아이」를 추천드립니다.


이번 이야기 역시 보도연맹을 소재로 한 소설입니다.



오늘 <부산일보>에 기사가 실렸네요.



희생자면서 가해자 되는 그 일그러진 자화상(부산일보)


"빨갱이하면 치를 떨더니 결국 그거 시비하다 갔네."('물구나무 서는 아이' 중)

 
소설가 조갑상(66·사진) 경성대 명예교수가 최근 역사 왜곡과 관련된 단편소설을 잇달아 내놨다. '물구나무 서는 아이'(5·7문학무크 다시 지역이다), '병산읍지 편찬약사'(창작과 비평 여름호) 두 작품. 


소설가 조갑상 명예교수 
'보도연맹' 사건 소재 
단편소설 2편 '주목' 
 
물구나무 서는 아이 
맹목·폭력적 반공 교육  
뒤틀린 인생 여정 그려  

병산읍지 편찬약사  
제3자들의 역사 왜곡  
지식인의 무력함 등 담아
 

'물구나무 서는 아이'는 1950년대 대표적인 민간인 학살 '보도연맹' 사건으로 죽임을 당한 아버지를 둔 아들이 주인공으로, 아들의 트라우마가 어떻게 인생 전체를 비틀었는지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김영호가 가진 아버지 죽음에 대한 죄책감은 담임교사의 맹목적이고 폭력적인 반공교육 등으로 인해 끊임없이 왜곡된다.  

유족이면서도 가해자 편에 서서 '종북몰이'에 나서다가 결국 예기치 않은 죽음을 맞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견되는 일그러진 자화상 아닐까. 조 소설가는 "부친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정면으로 보지 않고 회피하려는 주인공의 심리에 집중했다"며 "희생자이면서도 반대편에 서려는 주인공의 심리는 우리 현실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역사 국정교과서와 관련해 깊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는 책머리 말처럼 '병산읍지 편찬약사'는 사회적 위치에 따라 제3자들이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왜곡시키는지를 세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작품은 '병산의 어제와 오늘' 중 역사 편의 한 꼭지인 '해방정국과 6·25 전쟁'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보도연맹'과 관련된 상세한 설명이 지나치다고 토를 다는 기업인 출신 편찬위원장의 지적에 편집위원장, 부위원장은 제대로 항변하지 못한다. 역사 부문 집필을 맡은 이 교수 역시 책에 집필진 이름이 구체적으로 명기되지 않은 것을 뒤늦게 알고 '발을 빼는' 것으로 소심한 마무리를 한다.

기업인이 편찬위원장에 앉고 전문가가 배제되는 등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는 편찬위원회 그리고 지식인의 무기력함.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역사 왜곡과 궤를 같이한다. 

조 소설가는 "보도연맹사건은 전쟁 기간 중 서부경남에선 흔하게 일어났던 일로, 어렸을 적 제사 때 어른들이 쉬쉬하며 나누는 얘기를 들어왔다"며 "두 작품 모두 보도연맹이 소재가 됐지만 보도연맹 자체보다는 역사가 어떻게 왜곡되는지, 그 역사 속에서 한 개인이 어떤 억압을 받고 망가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ㅣ부산일보ㅣ2016-06-08

원본 읽기

 


다시 지역이다 - 10점
5.7문학 편집위원 엮음/산지니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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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에서 엮은

2016 추천도서목록에는 어떤 책이 있을까요?

 

 

왠지 여기 목록에 있는 책들만 읽어도

올해 독서 농사는 풍년이 될 것 같은 기분인데요.

 

 

 

차례를 살펴보니

특집으로 '어린이 청소년에서 권하는 16가지 주제별 추천도서'가 있네요!

 

어린이를 위한 추천도서 테마로는

가족,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 우주, 친구 사귀기, 그림책, 동화가 있고요.

 

청소년은 

노동, 창작, 십대의 마음, 영화, 음악,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제노사이드와 그 책들,

생물학, 고양이, 교사를 위한 책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테마의 도서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 중, 저의 이목을 끈 테마가 있었으니...

바로바로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제노사이드와 그 책들' 입니다.

 

**제노사이드(Genocide)

인종 또는 부족을 뜻하는 그리스어 'Genos'와 살인을 뜻하는 라틴어 'cide'의 합성어로 특정 집단 전부 또는 일부를 절멸할 목적으로 그 구성원을 학살하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 집단 학살(집단 살해), 인종 학살(인종 살해)이라고도 한다.

  

제노사이드가 발생했던 지역의 사건 개요와

전체적인 줄거리가 담긴 책들이 선정되어 있었고요,

제노사이드 사건 현장을 기록한 책(증언 등),

 제노사이드 현장을 취재한 책,

제노사이드 가/피해자를 취재한 책,

제노사이드 연구서 관련 내용을 오롯히 담은 어린이용 책 등으로

 

-아르메니아 대학살

-난징 대학살

-홀로코스트

-킬링필드

-르완다 대학살

-제주 4.3사건

-한국전쟁 전후기의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

-5.18 광주민주화운동

 

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낯익은 책 한 권을 발견했는데요(+_+)

 

바로

조갑상 선생님의 『밤의 눈』입니다.

(제주 4.3사건에서『레드아일랜드』 생각하신 분들은 제가 예뻐해드리겠습니다)

 

 

 

 

'한국전쟁 전후기의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 부분에서

조갑상 선생님의 『밤의 눈』이 소개 되었더라고요.

 

 

2013년 만해문학상 수상작인 『밤의 눈』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집단 학살을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경남의 한 가상 지역 대진읍을 무대로 국민보도연맹원과 지역 실력자의 눈 밖에 난 인사들이 군과 경찰, 관할 행벙책임자, 지역 실력자들에 의해 소리 없이 밤의 눈이 되어 사라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책 선정 키워드 중에서 제노사이드 관련 종수가 가장 적었다던데요,

그만큼 우리가 제노사이드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밤의 눈』을 통해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제주 4.3사건을 다룬

김유철 장편소설 『레드 아일랜드』도 추천드려요~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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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6.03.04 2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에 실린 추천도서 2종 표지 색이 어쩜 저리 똑같죠?

  2. BlogIcon 잠홍 2016.03.08 14: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이런 운명적인 만남이..!

 

요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보면

컬러별로 책을 모아두고 찍는 게 많더라고요.

 

우리 산지니 책들도 한 미모하는데 

이런 유행에 빠질 수 없죠!

 

그래서 색이 고운 책들로 선정(?)하여

산지니 무지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 D

 

 

1. 선명선명. ver

 

2. 아련아련.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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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02.29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보니 그럴 듯하네요^^ 패션과 혁명이 선두에 섰군요.

 

가족의 취향별로 골라 읽는,

2015 추석맞이 산지니 특선 도

 


 

내일부터 본격적인 추석 연휴에 돌입하는데요, 매년 거기서 거기인 명절 특선 영화, 특집 방송 프로그램 대신 좋은 책 한 권 읽는 건 어떨까요? 꽉 막히는 귀성길의 무료함을 달래거나, 하루종일 켜둔 TV 대신 즐거움을 찾도록 산지니의 책이 함께 했으면 합니다.

 


 

 

1. 드라마, 영화는 사극만 보는 역사광 아빠에게 

 

 

 

 

레드 아일랜드 │ 김유철 지음

4월의 붉은 제주, 시대의 격랑 속에 휩쓸린 이들의 이야기

해방 전후 시대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대의 폭력과 상처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그 속에서 변해가는 사람들의 운명을 다루고 있다.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 놓인 인물들과 현실적인 구성을 통해 1948년 4월 3일 제주를 다시금 바라보고자 한다.

 

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밤의 눈 │ 조갑상 지음

학살과 폭력, 인간의 문제를 제기하는 장편소설

6·25전쟁 당시 가상의 공간 대진읍을 배경으로 국민보도연맹과 관련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소설로, 한국 근현대사의 어둠과 침묵 속의 두려움, 슬픔, 공포를 건져올리며 또한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말을 잃거나 기억을 강제로 저지당했는지를 보여준다. 작가 조갑상은 처형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용범을 통해 망각되어가는 현실을 『밤의 눈』이라는 소설로 재구성하였다.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1980 │ 노재열 지음

1980년 부산의 학생투쟁을 다룬 최초의 장편소설 
제목 그대로 1980년 5월을 전후한 1년여 동안에 한정된 이야기로 1980년을 전후한 격랑의 시간에 대한 소묘이자 폭력과 굴종 속에서 고뇌하는 한 청춘의 여정에 대한 기록을 소설로 풀어내고 있다.

 

1980 - 10점
노재열 지음/산지니

 

 

2. 언제나 마음만은 18세 소녀, 감수성 풍부한 엄마에게

 

 

 

은근히 즐거운 │ 표성배 지음

속화된 자본의 시간을 견뎌내고 얻은 시인의 ‘쇳밥’

자연이 선물하는 계절의 바뀜에 대한 서정성과 더불어 전투적인 노동시가 아닌, 자본주의의 속화된 시간을 자연사물에 빗댄 시어들로 가득하다. “노동자의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시 속에는 사람살이의 따스한 시선”(이월춘 시인)이 느껴지는 표성배 시인의 목소리에는 노동자의 고단한 삶의 풍경들을 “은근히 즐거운” 일상으로 바꾸는 기쁨과 소박한 아름다움의 행보가 담겨 있다.

 

은근히 즐거운 - 10점
표성배 지음/산지니

 

금정산을 보냈다 │ 최영철 지음

파멸과 비명 속에도 어둠을 직면하며 생성과 환희를 놓치지 않는 삶의 우둔성

강인한 생명력과 자연의 진정성을 발굴한 전작과 달리, 생성과 파멸, 환희와 비명이 교차하는 시편들로 다시 한 번 시적 변화를 감행한다. 시인은 물질과 속도에 중독된 우리에게 마주해야 할 세계의 진면목은 무엇인지 어둠을 직면하며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진다.

 

금정산을 보냈다 (반양장) - 10점
최영철 지음/산지니

 

소금 성자 │ 정일근 지음

구체적인 삶을 통한 희망가, 궁극의 서정을 말하다

구체적인 삶을 통하여 희망을 노래하는 시인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그의 시세계는, 일상의 경험이 빚어낸 아름다운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무감각해지는 현대사회 속 궁극의 서정을 담아내는 정일근 시인이 그리는 세계는 이번 시집 『소금 성자』에서 소금처럼 빛을 발할 것이다.

 

소금 성자 - 10점
정일근 지음/산지니

 

 

3. 동해 번쩍, 서해 번쩍, 여행을 좋아하는 자유영혼 오빠에게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 │ 김훤주 지음

행복과 여유가 넘치는 시내버스로 경남의 사계를 돌아보다
2011년 1월부터 「경남도민일보」에 친환경 콘텐츠로 연재한 기획기사를 재구성하여 출간하였다. 기존의 여행서처럼 단순한 지도 정보와 음식점, 가볼 만한 곳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버스차편과 주요경유지, 배차시간 등의 정보를 알려줌으로써 ‘버스 여행’의 색다른 묘미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 - 10점
김훤주 지음, 경남도민일보 엮음/산지니

 

기차가 걸린 풍경 │ 나여경 지음

위로의 풍경을 전하는 기차역 여행, "지치지 않고 따라오고 있느냐, 나의 영혼아!”

소설 『불온한 식탁』으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나여경 작가가 이번에는 인적이 드물어 간이역이 되었거나 폐역이 된 기차역들을 찾아 떠난다. 지나간 추억을 어루만지며 웃음과 눈물, 만남과 이별을 간직하고 있는 기차역에서 작가는 특유의 섬세함과 내밀함으로 주변 풍경과 시간을 재해석한다.

 

기차가 걸린 풍경 - 10점
나여경 지음/산지니

 

배낭에 문화를 담다 │ 민병욱 지음

1인 배낭여행자, 동남아 소승불교 4국의 과거와 현재를 순례하다

저자가 2010년부터 동남아시아 배낭여행을 하며 차곡차곡 담아온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혼자만의 배낭여행이기에 주어지는 자유를 만끽하며, 저자는 문화예술과 자연에서 역사와 사회를 읽는다. 짧은 에세이들로 구성되어 여유롭게 읽을 수 있으며, 핵심을 짚는 묘사와 적절한 인용문은 여행의 낭만을 살리고 현지 분위기를 포착한다.

 

배낭에 문화를 담다 - 10점
민병욱 지음/산지니

 

 

4. 우리집 수석 셰프 언니에게

 

 

멕시코를 맛보다 │ 최명호 지음

따꼬, 나초, 데킬라, 끝? 멕시코를 더 먹자!
우유의 풍미가 짙고 부드러운 프레쉬 치즈 께소 빠넬라(Queso panela), 자기에 원두를 넣고 달여 마시는 달콤하고 진한 카페 데 오야(Café de olla), 질 좋은 쇠고기 덩어리를 무려 26시간 동안 구워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린 라틴 아사도(Latin asado) 등 『멕시코를 맛보다』가 소개하는 진짜 멕시코 음식은 따꼬만으로는 부족한 독자의 식욕과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한다.

 

멕시코를 맛보다 - 10점
최명호 지음/산지니

 

부산을 맛보다 │ 박종호 지음

부산ㆍ경남 전문 맛집 책 『부산을 맛보다』
360만 인구에 한 해에 관광객이 200만 명이 넘는 부산. 수백만의 인구가 사는 한국 제2의 도시이자 싱싱한 재료를 구하기 쉬운 해양도시 부산의 음식 문화와 맛집을 다룬 책!『부산을 맛보다』는 3년 넘게 저자가 직접 발품을 팔고 실제로 맛본 음식 중에서 최고만을 골라 담고 있다.

 

부산을 맛보다 - 10점
박종호 지음/산지니

 

규슈, 백년의 맛 │ 박종호, 김종열 지음

가업을 이으며 백년의 가게를 지키는 이들의 고민을 담다

규슈 지역의 오래된 맛집을 탐방하며 그들의 문화와 영업 노하우, 전통을 잇는 자부심, 그리고 대를 이어 음식을 만들며 전통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 속에 담아냈다.

 

규슈, 백년의 맛 - 10점
박종호.김종열 지음/산지니

 

 

5. 꿈 많은 10대! 사랑스런 동생에게

 

 

 

 

 

어중씨 이야기 │ 최영철 지음

매력이 넘치는 어중씨가 왔다! 최영철 시인이 전하는 따뜻하고 유쾌한 성장소설

엉뚱한 매력을 가진 사랑스러운 어중씨가 왔다. 도시에 살던 어중씨가 시골 도야마을로 이사와 마을 사람들과 좌충우돌을 겪다 어느 날 마님의 심부름으로 장터를 가게 되는데... 호락호락하지 않는 장터가는 길, 그 속에서 어중씨의 기묘한 하루가 펼쳐진다.

 

어중씨 이야기 - 10점
최영철 지음, 이가영 그림/산지니

 

노년의 지혜 │ 김노환 지음

청소년을 위한 인생 노트! 시골 할아버지가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삶의 지혜
이 책은 시골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자연과 생명, 윤리와 철학 등 삶의 지혜를 전하는 철학서라고 할 수 있다. 무수한 동물과 식물, 눈에 보이지 않는 무기물 또한 조화롭게 살아가듯 인간 역시 생명과 함께 조화롭게 사는 것을 강조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의 순환을 중요시하며 사유와 명상 등으로 상처받은 마음과 정신을 다스리고자 한다.

 

노년의 지혜 - 10점
김노환 지음/산지니

 

 


 

 

 

모두들 즐거운 명절,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 )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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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님 2015.09.25 18: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유익한 정보네요. 감사~~

  2. BlogIcon 온수 2015.09.29 2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책이 더 맛깔스럽게 보여요

 

 

25년 만에 재출간된 조갑상 작가의 『다시 시작하는 끝』

 

소설의 지나온 세월의 시간만큼 혹은 재출간을 기다린 시간만큼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자리가 간절했을텐데요.

 

지난 27일(월) 조갑상 선생님과 독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제27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 톡!톡! - 조갑상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 행사를 알리는 포스팅도 했었지요 : D ) 

 

 

퇴근 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자유바다 소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입구부터 오늘의 행사를 알리고 있더라고요.

이 행사의 주인공 『다시 시작하는 끝』과 조갑상 선생님의 얼굴도 보이네요.

 

 

입구의 포스터가 너무 작다고요?

짜잔! 소극장 한 켠에 이렇게 큰 POP물이 걸려 있네요 : )

 

오늘의 행사는

1부- 저자와의 만남

2부 -「살아 있는 사람들」을 각색한 연극 관람으로

진행됐습니다.

 

 

행사는

장편소설『번개와 천둥』, 소설집『치우』의 저자이신 

이규정 선생님의 축사로 시작됐습니다.

 

 

▶ 이규정 작가의 작품이 궁금하다면?

 

번개와 천둥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치우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이어 김만석 평론가와 배길남 소설가의 진행으로 

문학 톡!톡! 행사가 진행됐는데요,

 

이번 진행을 맡은 김만석 평론가와 배길남 소설가는

조갑상 선생님과 사제지간이여서 더 의미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만석 평론가(이하 김)

25년 만에『다시 시작하는 끝』을 재출간 하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조갑상 작가(이하 조)

80년대 등단을 해서 90년대 첫 소설집을 냈습니다. 많이 늦은 편이죠. 그렇게 심사숙고하여 낸 책이었는데, 절판이 되고 도서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산지니 출판사의 재출간 권유를 받게 됐고, 소설의 제목처럼 25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끝』을 내게 됐습니다. 다시 책을 내기 위해 제 예전 작품들을 찬찬히 읽어보며 지난 시간들을 다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뭐, 책이 나온 기분이야 뭐... (웃음)

 

배길남 작가(이하 배)

두 번째 소설집『길에서 형님을 잃다』는 강의 교재였기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읽었는데 (웃음) 농담이고요, 이번 소설집을 읽으면서 한 권에 17편의 소설을 담는, 그 모습에 경외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소설들을 찬찬히 읽다보니 대부분의 소설들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표제작인 「다시 시작하는 끝」에는 어머니가 등장하고, 소설의 주요한 인물로 나옵니다. 

 

계기가 있거나 의식을 하고 쓴 것은 아닙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의 주인공은 '고아'이고, 자신을 양딸로 데려다 키운 것이 엄마일 뿐이지 이 소설이 '어머니의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

 

계속해서 소설집 속의 작품 이야기를 해볼까요? 선생님의 첫 소설집에는 부부 관계(혹은 유사 관계)의 불안이, 두 번째 소설집에서는 부부 관계의 안정적인 모습이 보입니다. 그 이유가 있는지요?

 

제 소설에 부부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게 보였나요? 「사육」에서 보이는 남녀의 관계는 대단히 불안해 보이겠군요. 이 소설은 70년대 국내 작품부터 외국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며 그 시절 제가 느낀 감정들이 응축되어 나온 소설입니다. 소설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소재가 다가오는 느낌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제 작품들 속에서 불안을 느꼈다면 그것은 의도가 아니라 제가 가진 감정들이 자연스레 녹아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소설들 속에 신문, 라디오와 같은 매체들이 참 많이 나오는데요, 이와 동시에 운송수단은 버스를 주로 이용하더라고요. 

 

저는 운전을 늦게 배웠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요, 그래서 '버스'라는 공간은 일상적이면서도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매체들을 많이 다루는 것은 제 생활의 범위가 협소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매체들에 매여 있는 것도 있고요. 「살아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신문을 보다가 소재를 얻은 경우 입니다. 그 당시는 신문에서 사람을 찾는 광고가 많았는데요, 그런 부분들을 착안해서 제가 알고 있었던 소재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병들의 공화국」, 「동생의 3년」등의 작품을 보면 고립의 끝은 '군인'으로 설정되어 있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군대에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30개월 복무하고 상병 제대 했으니까 그 고생을 정말... (웃음) 전투도 많이 하고, 전출·전입이 많았기 때문에 군대에서 느낀 고립감이 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때 당시의 느낌들이 작품 속에 녹아나지 않았을까 싶네요. 군대를 다녀온 남자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군대는 소재로 써볼 만한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또 한편으로는 누구나 다 겪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어윤중 이야기」를 읽으면서 중단편 소설이라는 느낌보다는 장편 소설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주인공이 역사적 스펙트럼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요. 분량이 아니라 소설 자체가 두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장편으로서의 욕심은 없으신지요? 혹은 「혼자 웃기」를 「은경동 86번지」로 확장시킨 것과 같은 작업을 생각하진 않으셨나요? 

 

「어윤중 이야기」의 소재를 만났을 때 장편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작품을 투고할 때는 단편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고, 그것에 충실 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웃기」,「은경동 86번지」와 같은 작품은 처음부터 기획한 것이 아니라 제가 살아온 동네,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넓혀 보고 싶은 마음이 계속 남아 있었고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라진 사흘」, 「폭염」과 같은 작품을 보면 근현대사의 결함이 엿보입니다.

 

「사라진 사흘」의 이산가족을 통해 시대적 상처와, 사회적 상실이라는 부분을 제가 가진 여러가지 생각들을 녹여 환기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폭염」과 같은 경우는 80년대의 모습과 그 전의 이야기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80년대 대학생으로서 민주화 운동을 하지 않은 죄책감 같은 것이 남아 작품에 녹아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쯤에서 관객석에서 질문을 받아보겠습니다.

 

Q1. 선생님께서 소설가가 된 이유와 선생님께 소설은 무엇입니까?

 

국민학교 다닐 때 그런 걸 해서… 그렇게… 이렇게… (소설가가) 된 거죠. (웃음) 그리고 제게 소설은 여전히 '힘듬'입니다.  

 

 

Q2. 『다시 시작하는 끝』의 첫 출간과 현재 재출간이 작품에 있어 다른 점이 있습니까?

 

등단 후 두 번째로 발표한 소설 「방화」가 수록 되었습니다. (「방화」가 수록되어 「혼자 웃기」,「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룸) 이외에 작품의 문장들을 부분적으로 다듬은 것 말고는 첫 출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Q3. 작품을 읽으면서 필요없는 문장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소설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것들로만 구성한다는 느낌이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 성격 탓인지, 소설에 대한 저의 생각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설은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보니 그렇게 표현된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제가 다작을 하지 못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Q4. 재출간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단순합니다.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것. 책이 절판 됐었고, 찾아보기 힘든 작품들이었는데 이제 다시 독자들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가 되겠지요.

 

 

 

그녀는 걷어찬 막내의 이불을 다시 다독거리며 희미해져 가는 발짝소리를 지우며, 창을 울리는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렸다. 어차피 다시 시작해야 할 시간들이 저 바람 속 어딘가에 잠겨 있을 것만 같아 그녀의 가슴은 천천히 두근거렸다. _ 「다시 시작하는 끝」p.193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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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잠홍 2015.08.04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필요없는 문장이 없는 소설'이라는 관객 분의 평이 와닿네요. 조갑상 선생님은 퇴고를 정말 최선을 다해 하시는 것으로 (저희 출판사 내에서도) 유명하시죠! 더운 날 취재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2. BlogIcon 찜디 2015.08.04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시작하는 끝 표지를 구상하는 과정속에서 원고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행사에 참여했었다면 더욱 와닿았을 것 같아요 ㅎㅎ 날이 많이 더웠었는데 포스팅 짱!ㅋㅋ 잘읽었습니당 ^_^

동정은 필요 없는 보통의 존재

-『다시 시작하는 끝』을 읽고

  안녕하세요. 인턴 정난주입니다.

  7월, 작은 태풍이 지나가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어김없이 산지니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아침인데도 습하고 더운 날씨의 그 기세가 대단합니다. 거기다 출근 시간에 차까지 막힐라치면 이 버스에 있는 사람들, 도로의 차들 다 저 밖으로 내쫓고 면허도 없지만 핸들을 뺏어들고 법원검찰청 정류장으로 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마치 얼마 전 봤던 영화처럼 말이에요. (다들 연상되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히히) 거제대로를 '분노의 도로'로 만들고, 입에는 은색 스프레이를 뿌리고 치이익, 나를 기억해 줘!…… 하지만 그럴 수는 없죠.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저는 산지니에 가기 위해 법원 검찰청 정류장으로 가는 것이지 전과기록을 남기려고 법원 검찰청으로 가는 건 아니니까요…….

매일 아침 제 롤모델이 되어 주시는 퓨리오사 언니…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비단 저뿐만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종전에 언급되었던 영화와 같이, 질주하고 폭주하는 텍스트를 찾는 것 아닐까요. 그곳의 주인공의 폭주로 대리만족하고, 희열을 느끼며 또 다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막히는 도로를 참아내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읽은 조갑상 작가님의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는 우리에게 희열을 줄 수 있는 인물은 많지 않았습니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곳에 나오는 주인공은 저 혹은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과 같이 폭주를 머릿속으로 그리기도 하지만 이내 곧 자신의 망상을 비웃고 주어진 시간을 주어진 일로 보내는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아버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버지가 된 자들를 보며 아버지가 되지 않겠다며 발버둥 쳤지만 결국 모두 아버지가 됩니다. 조갑상 작가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건조하고도 어떠한 연민도 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소설을 일부분을 보며 작가님이 어떻게 그려내셨는지 한번 볼까요?

 

 

보통의

불안

『다시 시작하는 끝』의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아버지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흔히 아버지라는 소재가 감정에 호소하여 연민의 대상, 희생의 아이콘으로 그려진 것을 다양한 매체에서 많이 보았는데요.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는 그 이면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희생했다는 것은 결국 체제에 순응하여 자신의 색을 지우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그것에 대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단편 「동생의 3년」과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에서 잘 드러납니다.

“앞서지도 뒤서지도 말고 중간 정도 하면 돼. 괜히 옳으니 그르니, 부당하니 어쩌니 깊이 생각지 말고 그냥 남 하는 대로 해.(…)깊이 생각하면 손해야.” /(…)최소한 내가 겪은 일 따위는 되풀이하게 해서는 안 되는 건데. - 「동생의 3년」p.208

「동생의 3년」에서는 주인공이 군대에 간 동생에게 어머니가 걱정하시니 ‘요령껏’, 참으며 군생활을 버텨내라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이런 자신의 모습이 못마땅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창기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색무취의 소시민.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세상살이 전반에 걸쳐 자신의 색채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또는 비겁한 건지 아닌지는 뒤로 하더라도, 다소 애매하게 다수의 편에 서거나 중도에 서는 게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그렇게 손해 본 적이 없었던 것도 사실인 듯했다.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p.247

이념의 대립과 자극적인 구호로 가득한 유세장을, 하창기 씨는 어떠한 주장도 없이 그 난리 속을 통과합니다. ‘소시민’이라고 자신을 정의하며 이런 삶이 당연하다고 이야기 하는 하창기 씨의 이 웃지 못할 장면으로, 작가님께서는 당시 어지러운 사회의, 어쩌면 지금과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 세상의 단면을 그려내고 싶으셨던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들의 증세는 더 심각해져 결국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의 남편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직장에 대한 불만을 생각할 수 없다.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무릎으로 TV를 끄고 30분이나 변기를 타고 앉아 신문을 읽으며 킬킬거리며 어색하도록 인용 자료를 밝히고 술을 마시고 온 세상을 욕을 해대는 근본 원인은 절대 아니다.(…)그런 온 세상이 그를 불만에 가득 차게 하고 술을 마시게 하고 XX되는 욕설을 내쏟게 하는가.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p.147

술을 마시고 심한 욕설을 퍼붓고, 대화는 하지 않고 신문만 보고 킬킬거리고 인용자료에만 의존하는 남편의 태도는 결국 무엇에 대한 불안인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남편의 증상에는 이제는 흔한 말이 되어버린 ‘원인불명’이라는 원인이 가장 적절하다고 느껴집니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부터 오는 불안, 그 불안의 원인을 알 수 없어 더 괴로워하는 원인불명의 굴레. 무엇이든 불분명하고 불명확한 사회에 남편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정확한 근거로서의 인용자료 뿐이었을 것입니다. 홀로 그 굴레에서 힘겨워 하고 있는 남편의 모습에 동정심이 들기보다는 누군가에 비친 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어 뜨끔하며 소설을 읽었습니다.

불안한, 아버지가 된 사람들

 

또 「방화」에서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아하는 소년이 아버지인 그들을 바라봅니다.

나의 혼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버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사실들을 고정화 시키는 것으로 끝났다. -「방화」 p.308

“안정된 리듬은 권태와 크게 다른 말일까요?”

“자극은 누구나 조금씩 원하고 또 필요한 것이지만 지나치게 표피적이고 단순하지. 오래 계속하는 일에서 힘도 생기고 융화도 발견하게 돼.”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적인 생활이 혐오스러울 만큼 싫어질 때가 있는 모양이죠. 그런데 그런 내부의 욕구를 조화니 천직이란 틀 속에 넣어 적당히 말랑하고 부드럽게 변하시키는 것 같아요.” -「방화」 p.313

위는 아버지에 대한 소년의 단상이고, 아래는 자신을 다그친 선생님과의 대화입니다.

선생님의 말 속에서 자신도 역시 아버지가 되기 싫어 발버퉁쳤지만 결국 아버지가 된 자신에 대한 자조적인 태도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보통의

폭주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았던 「방화」의 소년은 결국 제목처럼 방화를 저지릅니다.

“너는 맏이니까 잘해야 돼, 무엇이든지.”

(…)나는 땀이 나는 손을 빼고 싶었다. /(…) 후텁지근한 그날 밤 이후로 나는 손에서 땀이 조금만 나도 당장 수돗가로 달려가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나 이제 곧 눅눅하고 축축한 손의 끈적임도 없어질 것이다. (…) 연기가 아주 낮고도 가늘게 피어올랐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걸레는 타들어갔다. -「방화」 p.318

인용된 부분은 소년이 어릴 때 아버지가 자신의 손을 잡고 어머니가 아픔을 말하고 난 뒤 이어지는 장면입니다. 그때의 아버지와 땀이 나 축축하게 젖은 손은 오래도록 소년의 기억속의 남았습니다. 땀에 젖은 손은 그 이후에도 소년을 그 기억에 시달리게 했는데요. 방화를 결심한 소년은 더 이상 손이 땀에 젖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방화는 결국 아버지와 그 기억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아버지가 되지 않으려는 소년은 발버둥 같이 느껴집니다.

 

 

 

동정은

필요

없다

이 소설에서는 아버지가 된 그들을 동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것이 그러하다’는 태도로 일괄되게 서술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비판이나 풍자의 대상으로 해석하는 것 또한 과하다고 느껴집니다. 작가는 ‘그저 그러함’을 보여주면서 주변 어디에든 있는 인물 중 하나의 삶 속에 들어가, 그 중에서도 그들의 한 장면을 콕 집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일탈하는 장면을 보는 것에만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일탈하는 장면을 보면 볼수록 일탈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조갑상 소설가는 그런 두려움을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해주며 지난 세월의 아버지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지금도 아버지가 되어 가는 사람들에게 『다시 시작하는 끝』을 추천하며 서평을 마칩니다.

 

 

작가

소개

조갑상 작가님은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혼자웃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고,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길에서 형님을 잃다』, 『테하차피의 달』, 장편소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밤의 눈』을, 산문집 『이야기를 걷다』를 쓰셨습니다.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만해문학상, 서라벌문학상을 수상하셨으며, 2015년 현재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특히 이번 『다시 시작하는 끝』은 중견 소설가가 되신 조갑상 작가님의 첫 소설집을 재출간한 것으로 작가님께서도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이번 재출간본에는 ‘방화’가 추가되어 '혼자웃기', '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루어 독자분들로 하여금 80년대의 부산을 더욱 생생하고 자세히 볼 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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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5.07.16 17: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눅스가 되는 상상을 출근길마다 하신다니, 뭔가 모르게 굉장히 재밌네요 ㅎㅎ 서평을 읽다 보니, 소소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일탈하려는 소설 속 주인공들 이야기들이 색다르게 보이네요. 잘 읽었어요 :)

    • BlogIcon 정난주 2015.07.22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늘 아침에는 다행히도 그렇게 막히지 않아서 평화롭게 올 수 있었어요. 히히. 보통의 사람들인 등장인물들이 매일 아침 버스 어딘가에 앉아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2. BlogIcon 단디SJ 2015.07.17 0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평이 올라왔네요 :) 잘 읽었습니다. 오늘 조갑상 선생님 취재다녀오신 이야기도 기대할께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위에서 언급하신 영화, <매드맥스>군요 ㅎㅎ 퓨리오사 사진이 있는 걸 보고 허허허 ㅎㅎㅎ

    • BlogIcon 정난주 2015.07.22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덕분에 인터뷰 잘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퓨리오사 사진을 뒤늦게 첨부해서...하하 최근에 정말 그런 영화들이 많긴 했죠. 다른 폭주하는 영화도 또 보고 싶어요! =]

  3. 권디자이너 2015.07.17 1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색무취의 소시민'
    좀 찔리네요.ㅋ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2009), 장편소설 『밤의 눈』(2012) 등을 펴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소설가 조갑상의 첫 번째 소설집을 재출간한다.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은  조갑상의 데뷔작 「혼자웃기」와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사라진 하늘」을 비롯해 총 17편의 중단편으로 채워져 있다. 1990년 첫 출간된 이후 25년 만에 다시 만나는 중견 소설가의 처녀작들은 작품 수만큼이나 묵직한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재출간본에는 등단 후 두 번째로 발표한 소설 「방화」가 수록되어 「혼자웃기」,「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룬다. 소설에는 고단한 삶과 그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들, 공간에 대한 긴 묘사, 그리고 쉬이 위로하지 않는 시선이 존재한다. 독특한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소설의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현실을 삼켜 소화하는 고통을 고스란히 담은 소설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 조갑상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다시 시작하는 삶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17편의 중·단편이 전하는 이 시대 소설의 의미

 과거는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에 남아, 다가올 미래의 시간을 그려낸다. 전성욱 문학평론가는 왜 우리가 다시 조갑상의 첫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그것은 그와 함께 우리 모두가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다. (… ) 그 시작을 섣부른 희망으로 응원하는 것보다는, 그와 함께 고단한 길을 걸어가겠다는 다짐이 더 절실한 마음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조갑상은 소설 「사육」과 「그리고 남편은 오늘도 늦다」를 통해 현대사회의 비인간적인 인물들의 불안과 속물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사육」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50대 남자와 피아노를 치고 소설을 좋아하는 20대 여자의 동거와 이별을 담고 있다. 철저한 교환가치의 셈으로 여자를 대하는 남자는 앞으로도 결코 소설을 읽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 대목은 공감 능력이 결여된 인물의 경제적 성공이 어떤 괴물을 만들어내는지 보여 주고 있는 사례다. 「그리고 남편은 오늘도 늦다」에서는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는 아내의 근심 어린 생각들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셋집에서 나와 번듯한 나의 집을 갖게 되고, 전문대 교수 자리까지 오르게 된 남자. 하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더 높은 고지가 보이고, 언제 아래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에 휩싸인다. 이처럼 조갑상의 소설들은 우리에게 다시금 소설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소한 순간에서부터 스쳐 지나는 풍경, 지금 서 있는 공간까지 소설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작가가 끈덕지게 붙잡고 있는 현실의 서사들 속에서 독자는 조갑상 소설이 가지는 소설의 힘을 발견할 것이다.


 아비들이 살아낸, 살아가고 있는 시간들

 소설집에는 실로 다양한 시대의 연민과 배신을 안고 있는 아비들이 나온다. 퇴직 후 안주할 곳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삶을 보여주는 「바다로 가는 시간」에서부터 근대를 모색하다 처참하게 피살된 아버지들을 볼 수 있는「어윤중」까지, 조갑상 소설은 다양한 시대와 사건들을 통해 역사와 시간의 잔인함을 보여준다. 소설이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할 때, 세상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소설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수록작「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는 첫 대선을 앞둔 유세현장에 본의 아니게 휘말린 하창기 씨의 봉변을 통해 민주화의 실상과 무색무취의 중산층의 모습을 예리하게 보여준다.

 무색무취의 소시민.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세상살이 전반에 걸쳐 자신의 색채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또는 비겁한 건지 아닌지는 뒤로 하더라도, 다소 애매하게 다수의 편에 서거나 중도에 서는 게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그렇게 손해 본 적이 없었던 것도 사실인 듯했다. 남이 비겁하면 나도 비겁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결정적 반대나 절대적 지지도 없이 그만그만하게 살아온 인물이 바로 하창기 씨였다.  _「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 중에서


 이야기를 지탱하는 지역 공간의 힘

 조갑상은 산문집 『이야기를 걷다』를 통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부산의 곳곳을 직접 답사하며 그 감상을 이야기하였다. 이처럼 작가에게 장소는 그저 인물이 사건을 펼치는 공간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의 더 큰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된다. 특히 작가가 20여 년을 살았던 부산 동구 수정동은 「혼자웃기」, 「방화」, 「은경동 86번지」를 이끌어 나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구획정리 후 공터로 남아 있던 기억 속의 땅에 3, 4층까지 건물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었다. 공사 중인 건물들도 눈에 띄었다. 정류소 근방은 통행인도 드물고 어딘가 새로 개발된 변두리처럼 엉성하고 황량해 보였다. 본래 철도 담벽을 따라 판자촌이 들어섰던 곳이었는데 그가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땐가 엄청난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철거되었다. 철도 접경지역과 언덕바지의 불량주택이 집중적인 재개발 대상이었는데, 그가 살던 동네도 계획선이 어디로 그어지느냐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렸다. 결국 작은 길 하나를 두고 위쪽이 철거되었는데 그것은 자기 또래의 아이들이 말해오던 ‘우리 동네’의 뜻을 애매모호하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_「은경동 86번지」 중에서

 중편「은경동 86번지」에서 부산역, 은경동, 신평, 남포동으로 이어지는 문영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1980년대의 부산이라는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근대화라는 말로 시작된 도시 재개발은 새롭게 도시를 만든다는 시작의 의미 저편에 현재의 터를 지워야 한다는 끝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980년대 부산에는 산동네 집들의 강제 철거처럼 서민들이 고통받는 일들이 많았다. 소설에서는 그런 현실을 은경동이라는 가상의 공간으로 고스란히 가져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다시금 만나게 해준다.

 

다시 시작하는 끝 | 산지니 소설

조갑상 지음 | 소설 | 신국판 변형 | 434쪽 | 16,000원

2015년 6월 19일 출간 | ISBN : 978-89-6545-281-2 03810

1990년 첫 출간된 이후 25년 만에 다시 만나는 중견 소설가의 처녀작들은 작품 수만큼이나 묵직한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독특한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소설의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현실을 삼켜 소화하는 고통을 고스란히 담은 소설을 만날 수 있다.

 

조갑상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혼자웃기」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길에서 형님을 잃다』, 『테하차피의 달』, 장편소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밤의 눈』을 냈고 산문집으로는 『이야기를 걷다』가 있다.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만해문학상, 서라벌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소설을 가르치고 있다.

차례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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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소설 2015.09.26 16: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txt.novelize.kr/ 판타지소설많습니다

  2. ui 2016.07.10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novelize.kr/ 여기 좋아요!

반갑습니다, 이번에 산지니로 인턴을 온 용달달입니다!

처음 쓰는 .글이라서 정말 잘 쓰고 싶은데 사진들을 확인 해 보니 눈에선 땀이 흐를 뿐입니다ㅠㅠ 손이 얼마나 정교하게 떨렸는지 ‘사진 일병 구하기 작전’은 실패했어요... 국문학도인 저에게 정말 뜻깊었던 시간이었기에 많은 분들에게도 현장감 있게 상세히 전해드리고 싶었는데... 사진이 정말 아쉽네요.

저는 이번에 <2013 가을 독서 문화제>의 행사 중 저자와의 만남에서 조갑상 선생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이 행사는 행사의 마지막 날이었던 9월 8일 일요일, 남포동에 있는 ESS 어학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길치에 방향치인 저는 잠시 길을 잃었지만 다른 분들은 어려움 없이 잘 찾아 오셨더라고요~

 

 

ESS 어학원에 올라가니 반가운 산지니 식구들이 보였고요, 조갑상 선생님의 <이야기를 걷다>, <테하차피의 달>, <밤의 눈>을 할인해서 팔고 있었어요.

 

 

그리고 저자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강의실(?)에 들어가니 이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어요. 플래카드의 내용만 봐도 선생님의 책 <이야기를 걷다>가 대화의 뼈대가 될 것 같지 않나요?! 하... 벌써 사진이 흔들리고 있어요ㅜㅜ

 

 

시간이 지나자 강의실이 사람들로 차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차자 스텝 한 분이 이 책자를 하나씩 나누어 주셨어요. 앞쪽에는 행사에 참여하신 저자 분들의 소개와 행사 관련 글들이 있었고 뒤쪽에는 공책처럼 되어 있었어요. 처음엔 스프링 노트인 줄 알았는데 그것은 함정. 자세히 보시면 스프링이 아니랍니다~

 

 

곧 조갑상 선생님께서 들어오셨어요. 주무시는 게 아니라 제가 사진을 이상하게 찍어서ㅠㅠ

 

 

반가웠던 저희학교 교수님께서 선생님 책도 소개하시고 선생님의 약력도 소개해주셨어요. 조갑상 선생님을 ‘귀한 우리 지역의 보배로운 작가님’이라 소개하시니 선생님께서 웃으시더라고요. 부끄러우신가?! 사실 저말이 정말 맞는 말이죠~

 

 

작가의 만남 중에 몇몇 곳에서 대포카메라들이 보였었어요. 스텝 분들과 선생님을 너무나 사랑하는 여러 독자 분들께서 대포를 쏠 기세로 선생님의 모습을 담았었어요. 게다가 취재진 분들인지 사진처럼 저렇게 촬영을 하시더라고요. 여러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신 선생님!

 

 

대화는 교수님께서 질문하시고 조갑상 선생님께서 답하시는 형식이었고요, 교수님의 준비된 질문이 끝난 후에는 독자들이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어요. 이 사진만 보면 분위기가 딱딱했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선생님께서는 부산에서 오래 사셨는데 지역 중에서도 수정동에서 사셔서 작품 속에 수정동에 대한 애착이 녹아있다고 해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이야기를 걷다>라는 책을 쓴 이유를 이야기 해 주셨는데요, 저는 선생님께서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더욱 생생하게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쓰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이야기를 걷다>라는 책을 읽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책은 여러 작품 속에 나와 있는 부산의 어떤 장소들의 책에서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시고 책에 왜 그렇게 묘사 되었는가, 혹은 그 장소가 형성된 이유 등이 나와 있어요. 게다가 그 지역 사진과 약도까지 있답니다! 정말 선생님의 문학적 지식과 부산의 지역에 대한 지식 등이 돋보이는 책이에요. 책을 읽어보시면 자료조사가 힘드셨겠다는 생각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선생님께서 이렇게 멋진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제 생각과 정말 달랐어요. 조갑상 선생님께서는 경성대에서 교수님으로 있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학교에서 있으면서 책을 내야 하는데 지금이야 소설도 가능하지만 그당시에는 논문을 써야 승진도 되고 실적같은 것도 남았대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소설가이시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시다 깨달은 것이 부산이 나오는 소설들을 찾아서 그걸 논문 형태로 쓰는 게 선생님께 굉장히 편안한 글쓰기가 되겠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소논문을 발표하게 되었고, 후에 책에 부산이 나오는 부분의 원문을 싣고 거기에 해설을 붙이는 형식으로 만들어서 책을 내게 되셨다고 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저작권 문제로 조금 힘드셨던 것 같아요. 저작권과 관계없는 분들이야 그냥 싣지만 현재 살아 계시는 분들의 글은 직접 전화하셔서 허락을 받고, 돌아가신 분들의 책은 유족 분들에게 전화를 하여 허락을 받았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런 것을 구두로 하셨다 해서 저는 조금 놀랍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조금 위험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만큼 작가 분들에게 믿음과 친분이 있으신 것 같아요. 이런 저작권을 허락받는 과정 때문에 책이 나오기 전부터 작가 분들이 눈여겨보셨다 해요.

조갑상 선생님의 어린시절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로인해 선생님께서 얼마나 부산을 사랑하시는지, 부산에 곳곳에 선생님의 어떤 추억이 남아 있는지도 들을 수 있었어요.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개발이나 근대화의 과정속에서 부산이 인간적인 모습과 정체성을 잃고 추악하게 변질되는 것에 대한 한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지키는 것도 발전이며 전통이 없어지는 것 같아 슬프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와닿았었어요. 선생님께서는 물론 사시는 분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것을 전재로 하면서 삶의 현장이며 동시에 부산의 모습이 잘 나타나게 발전 시키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김동리 선생님의 제자로 있었을 때의 이야기도 해 주셔서 철자까지 고쳐주시는 김동리 선생님의 섬세한 모습도 알 수 있었어요. 김동리 선생님은 근대화로 인한 개발이 장소의 정체성을 가져가는 것을 비판하신 분이기 때문에 조갑상 선생님께서 김동리 선생님을 그리워하시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글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글은 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글과 사람은 떠날 수 없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글을 쓸 때 자기가 알거나 꼭 하고 싶은 말을 이야기로 쓰다보니 작가의 모습과 작품은 닮아있다고 하셨는데 정말 공감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야기를 통해 작가 분들도 원래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스토리텔링 하는 작업이 거북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어요.

독자들이 선생님께 질문하는 시간에 한 중학교의 선생님께서 학생들을 대려 왔는데 학생들에게 부산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추천해 주라고 하셨어요.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감천마을과 영도를 소개해 주시면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시며 부산을 한눈에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셨습니다.

아, 그리고 선생님께 좋은 질문을 준 독자님들께는 선생님의 책을 선물로 한권 씩 드렸답니다~

 

이 사진을 보면 교수님께서 빵 터진 것을 알 수 있어요~ 교수님께서 조갑상 선생님을 엄청나게 칭찬하시니 선생님께서 이렇게 따뜻한 자리니까 이렇게 칭찬하는 거지 평소에는 그렇지 않다며, 비평가들은 칭찬을 잘 하지 않는다며 농담 아닌 농담을 하셨기 때문이에요.

 

 

모든 대화가 끝나고 난 뒤 책에 싸인도 받을 수 있었고 선생님과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어요. 그리고 끝에는 어떤 분들께서 단체 사진도 찍었는데... 그 사진... 어디에 있을까요...?

 

엄청나게 흔들린 사진 덕분에 중학교 선생님을 따라 왔다는 한 학생의 초상권을 지킬 수 있게 되었네요!

취재진 분들께서 독자님들의 인터뷰도 하셨어요. 저도 인터뷰 했는데... 어디에 나오는 건지 알 수가 없네요ㅠㅠ

 

이날 독자와의 만남 외에도 정말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많았는데 다 둘러보지 못한 점이 정말 아쉽네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 이라하며 2013 가을 독서 문화제를 열었었는데요~ 정말 많은 프로그램이 있어서 눈도 귀도 마음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다시 더워졌다는 건 안 비밀...

이번 독서 문화제를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는 분들은 다음 독서 문화제를 노려보세요!!

이상, 용달달이었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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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문석 2013.09.24 1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점이 맞지 않은 마지막 이미지 하나는 삭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 12월 10일 조갑상 저자와『밤의 눈』으로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저녁 7시부터 ‘저자와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산지니도 오랫동안 기다려온 출판이었기 때문에 더욱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많은 분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참석해주신 분들이 저자에게 『밤의 눈』발간을 축하하는 말을 전했습니다. 

산지니 출판사 식구들도 함께 축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대담귀 기울이는 사람들



밤의 눈』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집안 어른 중에 보도연맹 사건으로 학살된 유족이 있고 어르신들의 기일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이후에도 보도연맹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기사와 단편 소설에서 나왔고 2004년에서 2006년까지 어느 사이트에 보도연맹과 관련된「표적」중편 소설을 썼다. 활자화되지 못한 것도 있고 보도연맹에 관한 소설도 쓰고 싶어 장편화하기로 했다.














한용범은 보도연맹 때 살아남은 자고 옥구열은 유족이다. 시점에 따라 이야기 하느냐가 다른데 한용범과 옥구열에 대해  사실 일반적으로 유족들에 의해 말해지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어느 방향으로 치우치기보다 한꺼번에 말해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학살의 주체는 누구이며 그 당시에 저항은?  계엄사령난 후 재판이 되었기 때문에 재판 역시 국가의 한 부분일 수 있다. 또 지역 패권주의일 수 있다. 그러나 국가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더불어 저항은 있기 힘들었다. 그냥 불려가거나 죽는 사람들이 많다. 이후에도 4·19혁명 때는 유족회나 당시 사람들이 증언할 수 있었지만 5·16쿠테타 이후 10월 항쟁까지 계속해서 감시되어 왔기 때문에 저항하기 힘들었다.




진중한 대담을 나누는 구모룡 평론가와 『밤의 눈』의 조갑상 저자




유신 찬반투표를 장치에 둔 이유  질문에 유족들에게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날이 유신 찬반 투표하는 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2012년까지 이야기를 가지고 왔다면 옥구열은 한 언론사 건물 엘레베이터를 타고 한용범은 그 자리에 오지 않았다고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야기를 가지고 오기에 더 많은 집필 시간이 필요했다.





활자에서는 읽을 수 없었던 활자 밖의 『밤의 눈』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저자와의 만남을 끝맺었습니다. 몇몇 찾아온 보도연맹 유족회 분들이 저자 선생님을 찾아 이런 저런 말을 건넸습니다. 신문에 기사를 보고 저자와의 만남에 찾아왔다고 합니다. 가족과 친척이 죽은 것도 억울하지만 90년대까지 국가의 감시를 받아 사람처럼 사는 게 아니었다고 말할 때  저 역시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짐승의 시간을 떠올려봅니다. 


집자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소설을 읽는 것이 무서워집니다. 소설은 자꾸 제가 몰랐던 세계를 상상하고 자극합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달수는 최민식의 이빨을 뽑으려는 위협을 주면서 네가 무서운 건 상상하기 때문이라고. 인간이 공포를 느끼는 것도, 불안해하는 것도 모두 상상하기 때문 아닐까요. 



시간이 흐르면 한용범도 옥구열도 우리 곁에서 사라지겠지만 어둠 속에서 동공이 더 크게 열리는 밤의 눈처럼, 암담했던 그 날을 상상하며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몫을 다시 상상해봅니다.



대담 도중 기억에 남았던 저자 선생님의 말로 마무리를 지어봅니다.



살아남은 자들이 우리 곁에 있고. 

또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그들은 자기가 그림자가 됐다는 







『밤의 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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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2.12.17 1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날 접수대에 있는다고 참석을 못했다는... ㅠㅠ
    포스팅으로나마 그날의 내용을 만날 수 있어 반갑네요^^
    잘 읽었습니다~~ㅎ

 

 

곧 출간될 산지니의 장편소설 『밤의 눈』표지를 골라주세요. '보도연맹'을 소재로 한 장편 역사소설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표지를 댓글로 달아주시면 투표에 참여하실 수 있답니다. 표지를 보고 나서 느낀 점 등 기타 의견도 감사히 듣겠습니다.

 

 

1번

 

 

 

2번

 

 

 

3번

 

 

 

4번

 

 

 

 

결과는 12월에 서점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소중한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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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경진 2012.11.13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4번이요~ 세련되고 호기심 생기는 느낌이에요 ^^

  2. 블루 2012.11.14 14: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4번요 ㅎ 뭔가 느낌이있네요

  3. 책책이 2012.11.16 0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번요 ///

  4. 조명숙 2012.11.16 2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번이요! 제목 글자 어필하게 해서. ㅎㅎ.
    당첨 되면 뭐 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