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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1.27 산지니와 함께 일할 편집자를 모집합니다!
  2. 2022.01.23 월요일 좋아~ 같이 불러 핑핑아! ―「클라리넷 연주법」필사 (3)
  3. 2022.01.23 좀비 그림판 만화 94회 (3)
  4. 2022.01.16 좀비 그림판 만화 93회 (2)
  5. 2022.01.14 눈이 오는 오늘 저녁을 기억해 ―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 책소개
  6. 2022.01.11 리모델링하고 산뜻해진 시민도서관 (1)
  7. 2022.01.10 좀비 그림판 만화 92회 (3)
  8. 2022.01.07 <문학/사상>이 문예지발간지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1)
  9. 2022.01.07 [서평] 불온한 사람들의 온전한 따뜻함, 『봄비』 (1)
  10. 2022.01.05 파리가 들끓는 계절이 오고 지루한 세계가 간다―『내가 살아온 안녕들』책소개
  11. 2022.01.02 좀비 그림판 만화 91회 (3)
  12. 2021.12.31 ☆연말특집★ 편.하.다.해­­―내맘대로 북어워드 (3)
  13. 2021.12.30 우치와 자하의 황금빛 우정!―『황금 누에의 비밀』책 소개
  14. 2021.12.29 일본의 모순된 역사 인식, 그 근원을 살펴보다―『일본의 각성』책소개 (1)
  15. 2021.12.26 좀비 그림판 만화 90회
  16. 2021.12.19 좀비 그림판 만화 89회
  17. 2021.12.17 부산을 무대로 불러오다 :: 『모자이크, 부산』저자와의 만남
  18. 2021.12.17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 이 문학나눔에 선정되었습니다! (1)
  19. 2021.12.13 좀비 그림판 만화 88회 (1)
  20. 2021.12.09 <모자이크, 부산> 저자와의 만남에 놀러오세요
  21. 2021.12.05 좀비 그림판 만화 87회 (2)
  22. 2021.12.05 산지니 북스, 경향신문 등-장☆
  23. 2021.12.02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기를 꿈꾸는 청년, 남태평양 사모아 어장을 향하는 배에 몸을 싣다 『아버지의 바다』 :: 책 소개
  24. 2021.11.28 좀비 그림판 만화 86회 (1)
  25. 2021.11.22 물고기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로울 줄은 몰랐습니다 :: 2021 출판도시 인문학당 "우리가 몰랐던 물고기의 사생활" in 산지니X공간 (2)

 

 

산지니에서 편집자를 모집합니다.

산지니는 2005년 부산에서 설립된 종합출판사로 인문사회 문학 경제경영 등 700여 종의 단행본을 출간하고 아시아총서, 중국근현대사상총서, 꿈꾸는보라매 등 다양한 도서 시리즈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지원 바랍니다.

해당 채용은 2022 문화예술기관연수단원지원사업에 의해 진행되므로 모집 공고에 맞춰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1. 모집인원: 2명

 

2. 업무내용

- 원고 검토 및 교정교열 / 편집보조 / 도서 홍보 / 기타 사무 / 문예지발간보조

 

3. 지원자격

- 연령: 만 34세 이하 (1988년 1월 1일이후 출생자)

문화예술기관 연수단원 지원사업 취지에 따라 연령제한(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제2조 제1호 준용)

- 경력 : 무관

- 전공 : 국어국문학과, 문예창작학과 외 어문계열 전공자, 문화예술전공자(관련 자격증 보유자나 교육과정 이수자)

- 영어 및 외국어 가능자 우대

 

3. 근무조건

- 근무기간 : 2022년 3월 1일 ~ 12월 31일 (상황에 따라 기간 종료 후 정규직 전환 가능)

- 근무시간 : 주 5일제 40시간

- 근무지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140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 613호

 

4. 지원방식

- 제출 서류 : 입사지원서 및 자기소개서 (아래에서 다운로드 가능)

- 이메일 jieun_s110@daum.net으로 제출

 

5. 채용절차

- 1차 서류: 2월 16일(일) 마감 / 이메일 접수 jieun_s110@daum.net

(메일 제목에 ‘산지니 입사 지원_지원자 이름’ 명기)

- 2차 면접: 2월 21일(월) ~ 23일(수) 예정

 

* 서류전형 후 면접 대상자에게만 개별 통보할 예정입니다.

*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궁금하신 점은 이메일로 문의해주세요.

* 본 채용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예술기관연수단원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

 

입사지원서 및 자기소개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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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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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일요일 저녁
다음 날 출근할 준비로 한숨을 쉬고 있진 않으신가요?
산지니 편집부에서는 월요일이면 스폰지밥의 월요일 좋아 노래를 흥얼거리는 한 편집자를 볼 수 있습니다.
월요일 좋아 노래는 중독성이 강해서 한 사람이 부르면 다른 한 사람에게로 전염되죠.
그래서 하루종일 모두가 월요일 좋아 노래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너무 기발하지 않나요?
처음 이 노래를 듣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아해 할 거라 생각합니다.
짧은 주말을 끝내고 등교와 출근을 시작할 사람들에게 월요일을 좋아하는 스폰지밥은 별종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스폰지밥은 진심으로 월요일을 즐긴답니다.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자명종에 눈을 뜨고 나갈 채비를 해서 집게리아로 출근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진심으로 행복하게 여기죠.
사실 월요일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잖아요.
그래도 스폰지밥처럼 월요일 좋아 노래를 부르며 긍정적이게 한 주를 시작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의 힘! 너무너무 중요하잖아요ㅎㅎ


그런 의미에서 저의 출퇴근길을 책임져 주고 있는 스폰지밥의 파인애플🍍집과 뚱이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죠(Music is my life~~)
역시 귀여운 것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걸까요...?
저 귀여운 무선 이어폰 케이스는 봐도봐도 질리지 않고 뿌듯합니다.
좋은 날씨에 청량한 음악을 들어주며 출근길을 걸으면 완벽한 하루의 시작이 된답니다 :)
그런데 여러분 이 스폰지밥이 시에도 등장했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클라리넷 연주법/강보원

스펀지밥은 바다 속에 살았네 징징이는 스펀지밥의 이웃이었네 아니다 징징이는 스펀지밥의 이웃이고 클라리넷을 분다 징징이의 클라리넷을 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사람이라면 낙지처럼 손가락을 모으고(낙지는 손가락이 없으므로) 손등을 구부려 손 전체를 클라리넷을 감아 쥔 낙지의 촉수처럼 만든다 그리고 입술을 쭉 내밀고 클라리넷을 부는 것처럼 양손을 입술의 앞쪽에 위치시킨 뒤 박자에 맞춰 들썩인다 소리는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징징이 클라리넷 보이지 않게 양발의 뒤꿈치를 붙이고 앞꿈치를 까닥거려도 좋다(낙지가 서 있는 방식이므로) 나는 종종 징징이 클라리넷을 불곤 한다 효용은 바다 속에 잠긴 기분 짭짤한 소금 맛 내게 팔과 다리 두 개 정도씩 부족하다는 감각 그리움 징징 클라리넷을 연주해 줘 징징 클라리넷을 연주해 줘 징징


위의 시는 강보원 시인의 시집 『완벽한 개업 축하 시』에 수록된 첫 번째 시 「클라리넷 연주법」입니다.
시의 주요 인물인 징징이는 스폰지밥의 이웃으로, 매번 텐션 높은 스폰지밥으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죠.
스폰지밥이 긍정의 끝판왕이라면 징징이는 감성적이고 허세가 있고 조금은 예민함을 가진 등장인물입니다.
화자는 징징이의 취미인 클라리넷을 징징이의 방식으로 붑니다.
징징이의 촉수와 서 있는 방식, 입술의 위치까지, 클라리넷을 부는 징징이의 감각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그 인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지 않나요?
화자는 온몸으로 징징이를 관찰하고 습관을 들여다보고 심지어는 징징이가 된 것만 같은 감각을 느끼면서 그를 이해하려 애씁니다.
만화에서는 항상 징징이가 클라리넷을 부는 모습을 우스꽝스럽고 허세를 부리는 것처럼 묘사하지만 사실 징징이는 클라리넷에 굉장히 진심이랍니다. (방해하는 스폰지밥... 제발... 징징이가 클라리넷 좀 불 수 있게 해줘...)
징징이의 연주를 진심으로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징징이가 알아줬으면 하네요ㅜㅠ

 


제목 옆에 징징이도 한번 그려보았습니다. 잘 그렸죠?ㅎㅎ
물론 이렇게 클라리넷도 제대로 불 수 없게 방해하곤 하는 스폰지밥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징징이에게 도움을 주는 이웃이자 친구이기도 합니다.

곧 시작될 월요일,
징징이의 클라리넷 연주와 스폰지밥의 월요일 좋아 송을 들으며 활기차게 시작해보아요!
모두 화이팅입니다❤

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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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_oo 2022.01.24 0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워료일조와~~~

  2. BlogIcon euk 2022.01.24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일할 때 제일 멋지지!!!!!!

  3. BlogIcon 제나wpsk 2022.01.24 1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부터 열심히 할 거야!

전형적인 저녁형 인간에겐 아침에 눈 뜨는 것부터 미라클 그 자체인데

출근 전에 운동을 하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는 출근 전에 아침을 챙겨 먹을 수 있는 인간이 되기만 해도 엄청난 성취이지 않을지...

여러분은 '미라클 모닝' 할 수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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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_oo 2022.01.24 0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정시 출근하는 매일매일이 미라클인걸료..ㅎ

  2. BlogIcon 제나wpsk 2022.01.24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형 인간에게도 미라클 모닝은 미라클...

  3. BlogIcon euk 2022.01.24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출근 전 운동이라니,,,,, 저에게는 상상도 못할 일,,,

 

넓은 산지니x공간을 청소해줄 로봇청소기 친구가 왔습니다.

인간은 왜 이런 기계에 귀여움을 느끼는 걸까요? 알 수 없습니다....

청소하는거 따라다니면서 종이 던져주고싶어요 뽈뽈아 밥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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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euk 2022.01.17 09: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뽈뽈이가 드디어,,,!!!

  2. _oo 2022.01.18 0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봇이 이렇게 귀여울 수 있는 줄 처음알았어요.. 우리 뽈뽈이는 귀여워...

 

▶ 사랑과 존재에 대한 물음

김점미 시인의 신작 시집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가 산지니시인선으로 출간된다. 2002년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해, 제7회 요산창작기금을 수상한 김점미 시인은 이번 시집으로 사랑과 기억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하여 존재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표제작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에는 이런 시인의 정서가 가장 잘 담겨 있다. “오늘”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구절들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카페 ‘아카시아’를 환기시킨다. 화자는 “눈을 감으면 가끔 폭설이” 내리는 환상 속에서 “너를 기억해보려” 한다. 시는 오늘을 반복해 부르며 오히려 먼 저편에 있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시인의 행위는 오늘에서 과거로 다시 오늘로 환기되어 지금, 여기, ‘나’가 있는 이유에 대해 질문하고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 명암의 시간을 교차하며 나아가는 시편들

 

슬픔이나 이별이 있기에 기쁨과 만남이 더욱 소중하듯이 시는 상처나 상실의 기억을 바탕으로 삼는다. 조화로운 풍경은 단속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질 뿐이다. 삶이 그렇듯이 어떤 행복의 기억은 현실의 부조리하고 난해한 삶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된다. 시의 변증은 이처럼 상실과 회복, 추억과 오지 않는 미래의 긴장 속에서 진행한다. _구모룡(문학평론가)

 

기억 속의 사건들과 감정을 이미지로 형상화한 시편들은 기쁨과 슬픔을 모두 안고 삶에 대한 기행을 시작한다. 인간은 삶의 기억을 모으며 살아간다. 행복과 불행은 영원하지 않고 그렇다고 순간에 그치지도 않는다. 김점미 시인의 시 속에는 서로를 되비추는 명암의 시간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자신의 앞에 놓인 생을 감당하고 있다. “태생의 연대를 끊어놓은 밥상에 앉아/거친 오독의 밥알을 홀로 씹었던 그날/오래된 추억 한 토막이/찢어진 문풍지와 함께 날아”(「식구」)가 버리는 불행한 경험과 “자신 속의 평화를 깨닫는 것,/세상의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섬에 들다」)과 같은 평온한 경험을 반복하며 흔들리는 생을 건너가는 인간의 삶 전반을 톺아보고 있다.

 

▶ 시인의 손에 들린 캐리어 여행가방

 

나는 늘 플롯 없이 글을 써
제약과 규약과 계약 따위의 의미는
내 머리에 있지 않아
나의 이야기는
분절된 토막들의 나열이지만 나는
그것들을 끌어모아
땅을 파고 집을 짓지

― 「캐리어 여행가방」 부분

 

이번 시집에는 우리가 평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 가득 펼쳐지고 있다. 인도, 우붓, 독일 등의 이국적인 정경과 언어들도 그러하지만, 특히 그림, 동화, 시, 소설 등 다양한 예술 속에서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시인은 “캐리어 여행가방”을 메고 새로운 감각과 지각으로 사물을 접하며 자유와 방랑을 만끽한다. 시 속에서 이루어지는 “플롯 없는” “새로운 여행”은 기존의 집이 아닌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만든다. 피카소를 만나 “예술은 날카로운 칼날에 베어 나갔지만 우리는 상처를 꿰매고 봉인할 능력을 가진 자들”(「피카소와, 그 오후를」)이라는 예술관을 획득하게 되기도 하고, 영화 속 주인공을 따라 “딥블루 드레스를 걸친 한밤에 키루나”에서 “감춰진 꿈을 노래하는”(「해변의 앨리스」) 파도 소리를 듣기도 한다. 시인은 여행 속에서 “분절된 토막들”을 끌어모아 “땅을 파고 집을 짓는다”(「캐리어 여행가방」)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는 시인이 플롯 없는 여행으로 쌓아올린 집들이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마을이다.

 

 

⛄ 저자 소개

김점미

부산에서 태어났고 2002년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한 시간 후, 세상은』이 있으며, 제7회 요산창작기금을 받았다.

 

 책 속으로

네덜란드 설치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은 강물 위에서 노는 커다랗고 노란 러버덕을 만들었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호수 한가운데서 러버덕과 바람의 트위스트 추며 놀곤 했지 오늘같이 추운 날엔 얼어붙은 호수에 꼼짝없이 갇혀도 괜찮아

―「눈오리」 부분

 

가난한 서민의 가격 99센트는 가장 비싼 값으로 팔렸네.

서민과 가장 먼 소더비 경매장에서

딥티콘으로 구성된 그 슈퍼마켓은

자신을 통틀어도 못 가질 값 380만 달러의 사진이 되어

모범적인 자본주의 속으로 걸어가 버렸네.

―「99센트」 부분

 

오늘은 바람이 차고 햇살이 없었고 눈이 내리지 않아, 그래서 나는 눈이 내리는 멜랑콜리한 아카시아를 기억하고 그곳에서 너를, 눈, 물에 젖어 있는 우리를 기억하고

눈이 오는 오늘 저녁을 기억해,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 부분

차례

더보기

시인의 말 하나

제1부 눈을 감으면 가끔은 폭설이 내려

눈오리 | 수국 한 다발 | 쇠미역 | 오 분 후 | 얼굴 | 해변의 앨리스 | 그날 이후 | 행복한 도서관 | 99센트 | 나의 선물 |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 | 시인의 일요일 | 돌이킬 수 없는 | 아이로니컬한 | 피카소와, 그 오후를 | 물고기 키우기

제2부 내 글들은 내 방의 사물이 되고

동행 | 식구 | 덫 | 식구-화해 | 단단한 시간 | 바질을 키우다 | 채식주의자의 사랑법 | 캐리어 여행가방 | 그러나… 너는 아니? | 특별한 사면에 대하여 | 봄바람 | 빈 의자 | 그녀와 나 | 커피 혹은 흘러넘치는 그 무엇 | 여기 또는 그 어디에도 없는

제3부 그녀는 매혹적인 하프 연주자

흐르다, 살다 | 봄날의 서재 | 12월의 구름 | 검은 구토 | 미美, 장粧 | 그해, 잃어버린 계절이여 | 單線으로 오는 사랑 | 섬에 들다 | 아랍어 시험 | 아름다운 동행 | 릴리안 랑세프 | 차렷! 출발

제4부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너무, 아름다운 이별 | 지다, 부활하다 | 매화 사냥 | 그해 십일월 아침과 밤 사이 | 보통의 힘 | 언제나 네 시 사십사 분 | 늦어도 11월에는 | 지금, 그 자리에 서서 | 낙엽 지다 | 이국인의 태극기 | 나비나무를 아세요? | 내 속에 상영 중인 아주 특별한 영화 한 편-시인의 시작법

해설: 사랑과 존재의 물음-구모룡(문학평론가)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 - 산지니 시인선 017

지은이 : 김점미

쪽 수 : 148쪽
판 형 : 127*188 / 양장
ISBN : 979-11-6861-001-9 03810
가 격 : 12,000원
발행일 : 2021년 12월 31일
분 류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산지니 시인선 17권. 김점미 시인의 신작 시집. 2002년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해, 제7회 요산창작기금을 수상한 김점미 시인은 이번 시집으로 사랑과 기억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하여 존재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표제작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에는 이런 시인의 정서가 가장 잘 담겨 있다.

 

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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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시민도서관에 들렀습니다. 그동안 리모델링 공사하느라 작년 가을 내내 휴관이었거든요. 사회과학, 문학, 예술 서적들을 열람할 수 있는 2층 자료실 공간이 산뜻하게 바뀌었어요. 특히 사회과학실 입구 왼쪽 전망 좋은 창가에 길쭉한 개인 독서대가 생겨 좋습니다. 전에는 대형 복사기들이 한자리 떠억 차지하고 있던 곳이죠. 

 

오늘 따라 신간 서가에 저희 책이 많이 보여 넘나 반가웠어요.^^ 
어머나! <환경에 대한 갑질>은 세 권이나 구매해주셨어요. 고맙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전시된 <사포의 향수> 
외로운 섬처럼 나홀로 꼽혀 있는 한경동 시집 <모두가 섬이다>
일본문학 서가에 다니자키 준이치로 희곡집 <문장의 희곡>
유럽문학 서가에 한국계 덴마크인 에바 틴드 장편소설 <뿌리>까지

독립출판물 서가도 보이네요. 편안하고 모던한 느낌의 소파에 잠시 앉아 호랑이출판사에서 나온 방구만화 보며 키득거리다 시계를 보니 두 시간 순삭~ 독립출판물은 바코드 없는 책이 많아 대출이 안 되네요. 사서 보겠습니다.^^;

 

표지가 보이게 전시해놓은 책들이 많아졌고 전체적으로 전보다 편안하고 현대적이고 넓어진 느낌이 듭니다. 공간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신기합니다. 리모델링의 힘이겠죠. 요즘 <도서관으로 가출한 사서>라는 책을 만들고 있어서 더 자주 오게 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아욱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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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제나wpsk 2022.01.12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서관에서 산지니 책을 발견하면 너무 반가워요 :)
    저도 얼마 전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블로거 R군~>을 발견했답니닷!

 

원랜 산지니 사무실과 장수에 계신 실장님 이렇게 두 화면으로 화상 회의를 했었는데,

최근에 산지니x공간에서 일하는 디자인팀도 산지니 사무실로 이동하지 않고 공간에서 회의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이게 바로 언택트 시대의 회의...!

다음번엔 디자인팀도 우주 배경으로 등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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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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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_oo 2022.01.11 0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장님의 휴양지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습니다..ㅎ

  2. 아욱07 2022.01.11 17: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 탓인가. 왠만해선 안 웃겨요 ㅠㅠ

  3. BlogIcon euk 2022.01.12 11: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왕 다음에는 우주에서 회의하는 디자인팀을 만날 수 있는 건가요?!?!?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부터 즐거운 소식을 몰고온 저는 역시 행운의 비둘기인가요🕊
산지니에서 1년에 두 번 출간되는 <문학/사상>을 여러분은 알고 계실 겁니다!
2020년 1호를 시작으로, 2022년 상반기 5호 발간을 앞두고 있죠!

여러분 축하해주세요!
<문학/사상>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지발간지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덕분에 여러분들에게 조금 더 안정적으로 <문학/사상>이라는 좋은 잡지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어요🧡

이번에 선정된 단체는 그간 축적된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새로운 담론과 문학장의 활성화에의 기여 가능성, 원고료를 포함해 문인 작가의 창작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 등이 주목되었습니다. 문학 활성화와 문학의 다양성을 기하는 측면에서 문학장에서 작가의 창작활동을 독려하고 지면을 제공하는 문학 단체와 문화 예술적 파급 효과가 기대되는 활동을 계획하는 단체에 좋은 평가를 주었습니다.
_<2022년 문학창작산실 문예지발간지원사업 심의총평> 부분

새로운 담론, 문학장의 활성화, 문인 작가의 창작에 대한 안정적 지원, 문학의 다양성 등
문화예술적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활동을 계획하는 단체들을 선정했다고 하니
큰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ㅎㅎ

이렇게 좋은 소식부터 먼저 전해드리게 되니 2022년에 나올 <문학/사상> 다음 호가
어떤 주제로, 어떤 색깔로 나타나게 될지 저도 너무 궁금하네요.
더욱 빨리 만나고 싶어집니다 ><
아직은 연초여서 다음 호를 준비하는 단계이지만
앞으로도 쭉 이어질 <문학/사상>의 행보를 기대해주세요!


📌 <문학/사상>과 꾸준히 만나고 싶으시다면

『문학/사상』 정기구독 모집 안내

『문학사상』은, 주류 담론이 들여다보지 않는 문제를 관점으로 가져와 문학과 그의 토대가 되는 사상의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입니다. 참신하고 시의적인 기획과 편집으

form.office.naver.com


📌 <문학/사상>의 최근 호가 보고 싶으시다면

문학/사상 4 : 귀신, 유령의 군도

주류 담론이 지배하는 환경에 반격을 가하고, 그들이 들여다보지 않는 문제를 바라보며 담론의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 4호. 이번 호에서는 ‘실체’적인 혹은 ‘정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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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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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euk 2022.01.07 15: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의 박수~!!!🎉🎉🎉🎉 전 올해 상반기에 나올 5호 책등에는 어떤 그림이 들어갈지 기대됩니다:)

불온한 사람들의 온전한 따뜻함을 담은 소설,

우리 안에 있는 불안정한 감정을 보듬는 위로

-한경화, 『봄비』

 

 한경화 소설집 『봄비』는 총 여섯 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한 편의 소설집으로 묶인 이 소설들 속 인물들은 모두 결핍을 가짐으로써 존재한다.

 

“종점에 살아본 적 있는가, 처자는?”
“종점은 말이지, 목적지의 끝이 아니라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지.”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종점에서 살아보면 알거요.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어딘가에서 내리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하거든. 나는 종점에 살기 때문에 그런 신경은 쓰지 않고 편하게 차장 밖을 보면서 집으로 온다우.”

13p

 

 「종점」의 주인공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곧바로 가출하여 고시촌을 전전하다가 결혼도 하지 않고 남자와 살림부터 차린 죄책감에 떨며 아이를 지우게 된다. 그녀가 종점미용실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바로 옆 집에 남자와 동거를 하는 스무 살 ‘예슬’을 만나게 되고, 그녀가 임신했음을 알게 된다. 공교롭게도 예슬의 출산을 도운 산부인과 원장은 질환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여자였으며, 주인공 또한 동거남의 변심과 가출로, 아이를 지운 상처가 있는 여자이다. 소설은 이 세 여자가 빚어내는 갈등과 내면의 은밀한 감정을 예리하게 포착해 낸다. 복덕방 할아버지의 “종점은 목적지의 끝이 아니라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라는 말은 하나의 위로로 다가온다.

 

상우는 화장실로 가서 소변을 보고, 크게 하품을 하며 주방으로 가 커피를 끓였다. 내리는 봄비를 바라보며 커피를 한 모금 삼켰다. 비는 창처럼 곧게 뻗쳐 스치듯 유리를 빗나가고, 빗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다시 창수가 떠올랐다. 집 안에 갇힌다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머리 위로 들리는 벽시계의 초침 소리만이 저벅저벅 온몸을 타고 내린다.

43p

 

「봄비」에서는 주인공 상우가 친구 창수의 전화를 받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설은 구청 사회복지과에서 근무하는 상우의 시선을 통해 면담 대상자들과의 상담 과정을 보여주며, 비내리는 골목과 담벼락에서, 또 장애인이 된 친구의 삶의 모습을 통해 사회가 잃은 온정을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며 쉽게 잊거나 잃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내 몸에서 비린내가 나는지 맡아 봐.”
여자는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코를 킁킁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방 안 가득 비린내가 진동을 하잖아. 비린내 때문에 숨조차 쉬기 힘든데, 냄새가 안 나냔 말이야?”

99p

 

「비린내」는 항운노조 사무실에서의 지부장의 공금횡령과 화자의 부정한 금품수령 사건에 대한 비극적이고도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화가지망생이었던 주인공은 현실에 순응하면서 자신의 꿈을 저버리게 된다. 정기적으로 신장투석을 받는 신부전증 환자이기도 한 화자는 허한 마음에 ‘화월장’이라는 창녀촌에 들어가 지갑에 있는 모든 돈을 쓴다. 화자의 몸에 밴 비린내는 “천연향료를 이용해 온몸을 빠득빠득 씻고, 이를 닦을 때 기본적으로 칫솔질을 두 번씩 하고 구강청정제로 헹구어내어도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그에게 삶의 의미는 무엇이었는가?의 질문에 대한 숱한 의미를 응축하고 있다.

 

“내 남자를 유혹해줘요. 그리고 그 남자를 당신의 남자로 만들어요.”

115p

“보통의 여자들은 떠날 때조차도 남은 남편의 사랑을 갖고 가고 싶어 한다지만 나는 아니에요. 나는 내가 완전히 남편한테서 잊히기를 바라요. 그게 내가 남편을 사랑하는 방식이에요. 그러니까…… 꼭 내 눈으로 그걸 확인하게 해줘요. 내 남편 곁에 내 맘에 드는 여자가 있는 걸 보고 떠나고 싶어요.”

112p

 

 「가려진 시간」과 「달이 머무는 곳」의 중심은  ‘사랑’이다. 「가려진 시간」에서는 살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여자가 자신의 몸을 파는 여인에게 “내 남편을 유혹해줘요.”라는 부탁을 하는 내용이다. 자신이 남편에게 완전히 잊히는 것이 남편을 사랑하는 방식이라는, 여인의 적절하지 않은 계획과 그 계획을 행하는 주인공의 행동 이 두 가지 요소는 ‘이상한 사랑’이라는 말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이에 문학평론가 정훈은 “이 소설은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현실에서 금이 간 영역이 무엇인지 생각하게끔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달이 머무는 곳」에서는 요리를 가르치는 주인공이 학교 안에서 제자가 남학생과 일탈해 임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세대 간 관계의 유대에 대해 이야기로, 이 작품에서는 이유불명의 불임으로 인해 남편과 이혼한 주인공이 제자의 ‘겨울달’이 자신의 뱃속으로 차오르는 상상을 통해 모든 것은 결국 사랑이라는 주제를 말한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도 그곳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누구에게 화를 내고 따져야 할지 몰라 가지 못했고 초라한 내 모습에 돌아가지 못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더더욱 그곳에 가기 싫었다. 휴가 때나 바다가 보고 싶을 때에는 해운대를 가거나 아예 송정을 지나 동쪽으로 더 올라가서 일광이나 진하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160p

 

 「기찻길」은 동해남부선 복선화로 해운대역과 송정역 사이의 기찻길 보존방안이 배경인 소설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달리 변한 송정을 바라보며, 과거 어릴 적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기찻길 주변을 떠올린다. 역무원으로 깃발을 흔드는 아버지를 떠올리기도 하며, 자신의 속에 밀려온 불덩어리의 존재에 대해 깨닫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어떤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저 멀리 파도가 하얗게 밀려오는 것을 보았다. 한참이나 그렇게 파도의 하얀 포말을 바라보는 동안 나는 깨달았다. 내 속에 밀려온 불덩어리. 그건 다름 아니라 어떤 부끄러움이라는 걸. 기적과 함께 아버지의 그 붉은 깃발이 나에게 부끄러움을 깨닫게 해준 것이라는 걸. 나는 멀리서 깃발을 흔드는 아버지를 향해 걷는다.

170p

 

 작가는 이 여섯 편의 작품을 통해 무언가에 대한 상실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상실과 결핍에 대해 말하면서도 소설 속 인물들이 모든 걸 잃기만 하게 두지 않는다. 자신의 결핍을 깨닫게 하고, 내밀한 감정을 세심하고 예리하게 포착한다. 그렇게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 「종점」에서는 아이, 「봄비」에서는 온정, 「비린내」에서는 윤리, 「가려진 시간」과 「달이 머무는 곳」에서는 사랑, 「기찻길」에서는 장소 -

 한경화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작가는 이 여섯 편의 이야기를 쓰는 데 칠 년이 걸렸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데 사 년이 걸렸다고 한다. 나는 오랜 시간 붙들린 글을 빌려 말한다. 서로의 결핍을 껴안고 서로의 온기로 오롯이 따 뜻해지는 이야기에서처럼 우리들의 날들도 그렇게 계속되길 바라며, 또다시 사랑이.

“지금 남자아이와 그런 짓하다 신세 망치면 네 인생이 어떻게 되겠니?”
순간 현이 재빠르게 나를 쏘아보았다.
“사랑하는데 왜 신세 망쳐요?”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구나?”
“왜 반성해요? 난 규를 사랑한단 말이에요. 그게 왜 나빠요?”

178p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linkClass=&barcode=9788965457459 

 

봄비 - 교보문고

한경화 소설 | ▶ 예리한 시선으로 보통의 사람들을 조망하는 한경화의 첫 번째 단편집 2017년 단편소설 「종점」으로 등단한 한경화 소설가의 첫 번째 단편집. 한경화의 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www.kyobobook.co.kr

 

 

 

 

Posted by 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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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euk 2022.01.07 14: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두우면서도 파격적인 소설집이네요. 무언가에 대한 사랑의 힘은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서평 잘 읽었습니다:)

 

지금-여기의 일상을 조명하는 일관된 시선

김해경 시인의 신작 시집 내가 살아온 안녕들이 산지니시인선으로 출간된다. 계간 시의 나라에서 등단하여 세 권의 시집을 출간한 김해경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지금-여기의 일상을 해부하며 삶의 풍경을 드러낸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시인은 감각을 열어 풍경을 새롭게 바라본다. 시인이 바라보는 일상은 보다 구체적이고, 감각적이며, 밝은 표면 아래에 미세한 실금이 자리하는 위태로운 세계이다. 그러나 시인은 그 세계를 외면하지 않는다. 곧은 시선으로 아래의 일상을 전시하고 조명하는 시인의 세계는 그들의 일상 자체와 위를 바라보는 화자들의 눈빛을 주목한다. 내가 살아온 안녕들의 시편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인물들이 살아온 내력과 함께 현재 내가 살아내고 있는 지금-여기의 일상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아래에 자리한 미세한 실금

김해경의 시는 일상을 응시한다. 일상은 나날의 삶을 말한다. 느끼지 않고 스쳐 지나가면 달라질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타자와 사물을 민활하게 받아들이는 이에게 시시각각의 풍경은 늘 새롭기 마련이다. 풀밭을 보더라도 서서 볼 때와 앉거나 누워서 볼 때가 다르다. 확연히 다가오는 다양한 풀잎 사이로 여치가 송아지만큼 커질 수 있다. 감각을 열고서 지각할 때 삶은 생동한다. 구체적인 것(the concrete)의 어원은 함께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풍경의 세목에 충실할 때 경험은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단지 사물로 다가오는 대상이 아니라 삶의 풍경은 매우 복잡다단하다. 김해경 시인의 눈길은 자연 사물을 향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자기를 포함한 타자의 일상적 삶을 향한다. _구모룡(문학평론가)

각 시편들에는 우리가 매일 목도하고 스쳐 지나가는 현장이 담겨 있다. “아침마다 커피 찌꺼기를 먹은 행운목쥐약 같은 직사광선을 먹이고, “고객님을 위한 단기카드대출”(행운목 기르기) 안내 문자를 본다. 리어카에 실려 가는 토마토를 바라보며 너무 익어 터져버린 토마토의 결 사이로 파리가 들끓는 계절이 오고 지루한 세계가 가는 것을”(토마토와 고양이) 지켜본다. 어느 종점횟집의 수족관 속에서는 산소의 기포는 더욱 약해지고/죽어가는 생선의 아가미가 가엾어”(종점횟집)지는 광경을 목격한다.

시인이 응시하는 세계는 놀랍거나 새로운 세계가 아니다. 그러나 시인의 눈으로 줌인된 세계는 우리에게 조금 낯설고 흥미롭다. 그 세계는 보통의 일상과 동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눈에 잘 띄지 않는 미세한 균열에 초점화 되어 있다. 균열의 모서리를 더듬어 찬찬히 살펴보는 시인의 눈에는 극진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스며 있다.

 

파리가 들끓는 계절이 오고 지루한 세계가 간다

김해경의 시에서 일상은 위로부터 진행되지 않고 아래로부터 시작한다. 꿈, 환상, 다른 곳에 대한 동경이 없는 바가 아니지만, 이 또한 지금-여기의 비참을 말하는 방법의 목록일 뿐이다. 아래로부터의 일상은 시인의 일관된 시선이자 오랜 시적 덕목이다. _구모룡(문학평론가)

매일 같은 일상이지만 사람이 자리한 위치에 따라 반복되는 일상도 그 풍경을 달리한다. 시인이 주목하는 일상은 마른 라면을 부숴 먹으며/손톱 밑의 때를 쪽쪽 빨고”(메리 크리스마스) “파리가 들끓는 계절이 오고 지루한 세계가 가는 것을 지켜보는 지금-여기다. 시인은 아래의 일상을 전시하며 그들의 삶을 똑바로 응시한다. 그렇기에 가끔 위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을 느낄 수 있다. “지하철 1호선, 발목이 우그러진 아기 엄마에게 더러운 문명을 버리고” “티티카카 호수로 가자”(티티카카 호수로 가자)며 절대로 갈 수 없는 유토피아 같은 세계로 떠나자고 이야기한다.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고 나아가는 길은 더운 여름 깊디깊은 지하에서 계단을 오른다는 것만큼 힘든 일이고, “사막의 모래파도를 헤쳐나가는 것보다”(높이의 원근법) 힘든 일이다. 시인은 막연하게 희망적인 미래로 그들을 데려가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원하는 세계와 아래에서 벗어나려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갈망을 전시하며 지금-여기를 되돌아보게 한다.

 

 

💚 저자 소개

김해경

부산 출생

2004시의 나라등단

시집 아버지의 호두, 메리네 연탄가게, 먼나무가 있는 곡각지 정류장

kyung-6287@hanmail.net

 

💚 책 속으로

리어카에 토마토가 실려 가네 물러터지기 직전의 소쿠리 앞에 삐뚤하게 쓰인 한 소쿠리 오천 원, 탱탱하고 쭈글하고 국물이 삐질 온갖 잡다함이 다 섞여 있어 주먹으로 콱콱 으깨고 싶은 욕망이 오르네 욕망의 열기가 한창일 때 이야기이네.

―「토마토와 고양이부분

 

지금은 모든 경계가 사라지고

일거수일투족이 낱낱이 까발려지는,

그런 날들의 연속입니다

우리의 일상이

유리병 속의 작은 물고기처럼 헤엄치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온 안녕들부분

 

내일은 해피뉴이어, 사람이여 우리 내일까지만 살아 있자

살아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자, 이 넓은 광장에

―「박스 하우스부분

 

 

💚 차례

더보기

시인의 말 하나

 

1

토마토와 고양이 | 바람개비 보호구역 | 바람이 불어오면 좋겠다 | 내가 살아온 안녕들 | 메리 크리스마스 | 티티카카 호수로 가자 | 뼈를 누인다 | 박스 하우스 | 울타리에 대한 의심 | 18번 출구 | 재개발 | 높이의 원근법

2

연애 역사 | 치킨샐러드를 먹어요 | 사건들 | 종점횟집 | 일기오보 | 베란다 확장 공사 | . 닫습니다 | 한밤의 뉴스 | 멈춘 계절 | 뽕브라 | 불통사회 | 힐튼, 보다 | 휘파람이 나지 않아 | 당근마켓 | 패디큐어와 쇼핑백과 1004번 버스 | 맹종죽 | 신발장 | 거미염소 | 코로나 유감

3

아기 고양이가 콩알처럼 뒹구는 한낮 | 남은 팔목이 가렵네 | 독백 | 엄마 몰래 동생과 아지노모도를 설탕처럼 퍼먹다 구역질과 함께 죄와 벌을 생각해본 어떤 날 | 정물 | 행운목 기르기 | 벽에 걸린 시간들 | 귀가 | 목덜미 | 붉은 지붕 위로 날아가는 새처럼 | 오독이 지나간다 | 울트라 마스크 | 종려나무 귀 후비개 | 기억을 붙들어 매다 | 풍경이 있었구나 | 전호나물 | 행복한 식탁 | 밀밭 가는 길

4

총알 배송 | 기상관측소 가는 길 | 수양붉은능금꽃 | 바람의 역할 | 커튼콜 | 황야의 틀니 | ㅇㅇㅅㅋㄹ | 시뮬레이션 | 커밍아웃 | 호러 무비 | 한파특보

해설: 아래로부터의 일상-구모룡(문학평론가)

 

『내가 살아온 안녕들』

김해경 지음 | 152쪽 | 127*188 / 양장 | ISBN : 979-11-6861-000-2 03810
12,000원 | 2021 12 31

산지니시인선 16번.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지금-여기의 일상을 해부하며 삶의 풍경을 드러낸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시인은 감각을 열어 풍경을 새롭게 바라본다. 시인이 바라보는 일상은 보다 구체적이고, 감각적이며, 밝은 표면 아래에 미세한 실금이 자리하는 위태로운 세계이다. 그러나 시인은 그 세계를 외면하지 않는다. 곧은 시선으로 아래의 일상을 전시하고 조명하는 시인의 세계는 그들의 일상 자체와 위를 바라보는 화자들의 눈빛을 주목한다.

 

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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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목표는 세우셨나요?

제 새해 목표는....세워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쩐지 점점 새해를 대하는 마음이 해이해지고 있는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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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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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_oo 2022.01.03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랭이 넘 귀여워요..
    2022 새해 복 많이 받읍시다!!

  2. BlogIcon euk 2022.01.03 16: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흥!!! 호랑이의 해 2022년에도 파이팅입니다!!!!😉


안녕하세요, 제나 편집자입니다!
바쁜 연말 다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벌써 신년을 하루 앞두고 있는데 저는 어쩐지 실감이 나질 않네요.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게 싫어서 그런 걸까요?ㅋㅋㅋ
연말하면 크리스마스, 송년회 등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시상식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특히 학생 시절엔 가요대전을 빼놓지 않고 챙겨봤더랬죠.
덕질하는 아이돌이 특별 무대하는 것은 무조건 본방사수죠!
산지니에서도 연말을 맞아 이런 시상식의 무드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물론 선정도 제가, 시상도 제가! 마음대로 하는 북어워드!
올해 산지니에서 나온 모든 책들이 수상받아야 마땅하겠지만 제 취향만을 녹여내어 시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론? 안 들을게요(단호박)
(...반론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그럼 바로 수상 시작!

1. 올해의 어? 예쁘다 상
언제나 열일하고 계신 산지니 디자인팀!
만족스럽도록 예쁜 표지를 뽑아내는 데에 일가견이 있으신데요!
항상 표지 시안이 나오면 이것도 예쁘고 저것도 예뻐서 어떤 표지를 선택해야 할지 애를 먹는답니다ㅠㅜ
그래서 이 상은 꼭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떤 책을 해야 할까 거듭 고뇌했던 것 같아요.
'내 맘대로'라고 떡하니 붙어 있지만 출판사 사람들의 의견을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녔죠.
하지만 선정은 오로지 제 판단이었다는 것!
우선 후보들부터 만나보시죠! (후보의 순서는 가나다 순입니다.)

아, 이 영롱한 모습들을 보십시오!
너무 예쁘지 않습니까?
<동부태평양어장 가는 길> 망망대해 위의 작은 배와 물결치는 바다의 그림이 너무 아름답고,
<문장의 희곡>은 한 줄의 선으로 강아지를 표현한 게 너무 신박하고 귀엽고,
<선생님의 보글보글>은 선생님의 머릿 속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듯한 느낌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다른 책들도 너무 예쁜데 후보에 넣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에요ㅜㅜ
하지만 그럼에도 시상은 진행되어야겠죠?
그럼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2021년 산지니 영광의 어? 예쁘다 상은?


🏆올해의 어? 예쁘다 상🏆

<문장의 희곡: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레제드라마>


올해의 어? 예쁘다 상은 <문장의 희곡>이 선정되었습니다!
<문장의 희곡>은 2021 세종도서 학술부문에 선정되기도 한 자랑스러운 책 중 하나입니다.
<문장의 희곡>을 선정한 이유를 물으신다면

출처: Mnet 스트릿우먼파이터


당연히 보기만 해도 아실 거라 생각하지만 우선 선 하나로 개를 표현한 신박함,
표지의 배경이 흰색이 아닌 은은하게 붉은빛을 띠는 것에서 보이는 디자인의 섬세함!
깔끔하면서도 탐미주의를 나타내는 듯 강렬한 붉은색이 인상적인 작품이죠.
판형도 여타의 희곡집보다 앙증맞고, 가독성 좋은 본문까지!
말해모해말해모해!
지금까지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일본 탐미파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문장의 희곡>에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희곡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예쁜 표지 뿐만 아니라 알찬 내용까지 갖추고 있으니 <문장의 희곡> 당연히 봐야 하지 않겠습니꽈?!

2. 올해의 눈물 흘러 상
ㄴr는... ㄱr끔... 눈물을 흘린다...
ㄱr끔은... 눈물을 참을 수 없는 ㄴㅐㄱr...
별루다......⭐
여러분은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려보신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사실 눈물이 아주 많은 편인데(tmi)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경험은 잘 없는 것 같아요.
대신 눈물이 날 만큼 분하기도 하고 오래도록 생각이 날 만큼 슬퍼하기도 하지만요.
이번 상에서는 눈물을 자아내는 산지니 도서를 만나보려 합니다.
눈물 흘러 상에는 후보가 따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워드를 한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염두에 두었던 책이 있거든요!
바로바로!

🏆올해의 눈물 흘러상🏆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 29년생 김두리 할머니의 구술생애사>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는 2021 서울국제도서전 가을, 첫 책으로 선정된 도서로,
기자 출신인 손자가 할머니의 생애를 기록한 구술사입니다.
할머니의 생애는 한국의 지난 역사들과 함께 합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 현대에 이르기까지 온갖 사건 속에서 삶을 살아내는 할머니의 인생이 담겨 있죠.
김두리 할머니는 위인도 유명인도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보통의 할머니들 중 하나이죠.
그런데 보통의 할머니는 특별하지 않은가요?
사람들은 역사를 표현할 때 그 시대의 사람들을 숫자나 명칭으로 뭉뚱그려 표현합니다.
그게 쉽고 효율적이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속에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숨쉬고, 같은 역사적 사건을 공유하며 서로 다르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생애 속에는 한국의 역사가 들어 있고 그 기억과 경험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손자에게 들려주는 김두리 할머니의 지난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시면 어떨까요?

3. 올해의 나 떠날래! 상
코로나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두 달 가량 지나면 코로나가 발생한 지 2년이 되어갑니다.
덕분에 제가 계획하고 있던 해외여행은 전부 무산되어 버리고 말았죠ㅠㅠ
가끔은 리프레시를 위한 색다른 풍경을 봐줄 필요도 있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 상은 리프레시를 위해 보면 좋을, 여행 떠나고 싶은 책을 뽑아보았습니다.

후보 1번 <살아보니, 대만>의 귀여운 표지가 보이시나요?
제목에서 표현하듯 대만이라는 나라에 체류하며 있었던 일상과 삶의 팁들이 가득 들어 있답니다.
후보 2번 <뿌리>는 한국계 덴마크 작가 에바 틴드의 장편소설로 정체성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죠.
덴마크, 인도, 일본, 한국 등 정말 여러 나라의 풍경들이 담겨 있습니다.
후보 3번 <취재남 감성녀>는 여행 마니아 기자 부부의 전국일주를 담고 있습니다.
같은 풍경을 보아도 다르게 해석하는 부부의 여행기! 너무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보기만 해도 여행 떠나고 싶어지는 세 도서들!
과연 나 떠날래! 상의 주인공은?

🏆올해의 나 떠날래! 상🏆

<살아보니, 대만>

우선, <살아보니, 대만>이 뽑힌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대만에 가고 싶기 때문입니다(진지)
이건 내맘대로 어워드니까요ㅎㅎ
사실 <살아보니, 대만>은 단기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적합한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대만에서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 혹은 타국에서 체류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 책이죠.
<살아보니, 대만>에는 저자가 대만이라는 나라에 살며 겪어온 경험담을 담고 있습니다.
대만이라는 나라에 적응해가고 그 나라의 사람들과 친해지는 과정을 생생하고 선명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대만으로 떠나는 비행기에서 <살아보니, 대만> 하나 끼고 가면 크으~!!
얼른 떠나고 싶네요!

4. 올해의 찜 상
여러분의 책장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신가요?
제 책장은 읽은 책들로 구성되어 있진 않은 것 같아요.
읽고 싶은 책을 사고 추후에 그 책을 읽기에 알맞은 계절과 마음이 다가오면 그 책을 집어 든답니다.
사실 함께 산지니에서 책을 만들고 있지만 다른 편집자가 작업하고 있는 책들을 다 읽어보지는 못하는데요.
산지니에서 출간되는 인문, 교양, 학술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보다 보면 '저건 읽어봐야 해!'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회사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보면 마음 속으로 '찜'해 두곤 하죠.
올해의 찜 상은 제가 읽어보지 못한 산지니 도서 중 몰래 마음 속에 찜해 두었던 도서들을 뽑아볼 겁니다!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는 아시아에서 일어난 국제적 인신매매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시아 노예무역의 실상과 그들의 실생활을 담아냈죠.
그동안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지 않았던 대항해시대, 아시아의 노예 무역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너무 기대되지 않으신가요?
<중산층은 없다>는 제목부터 강렬하지 않나요? 저자는 우리는 결코 중산층이었던 적이 없으며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만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주식, 가상화폐 등 자본을 불려나가기 위한 투자가 성행하는 시대에서 "중산층은 없다"고 선언한 저자의 의견이 너무 궁금해집니다.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는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자인 저자가 급변하는 현대의 세계정세 흐름을 현실주의와 지정학적 관점으로 설명하는 책입니다.
목차는 나라별로 구성되어서 정말로 지리별로 세계정세를 파악할 수 있는 시의성을 지닌 책입니다.
책들의 표지만 보아도 벌써 저의 뇌로 지식이 주입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데요!
그럼 올해의 찜 상은?!


🏆올해의 찜 상🏆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올해의 찜 상으로는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가 선정되었습니다!
올해의 찜 상이 된 이유는 저의 영혼의 메이트, 출근길의 동반자 꼬꼬무 때문인데요.
(오늘 아침에도 꼬꼬무를 보며 출근1111)
물론 아직 읽어보지 않았으니 알 수 없지만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를 보면 마치 꼬꼬무처럼 일본인 노예의 실상이 지나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쯤봐도 아시겠지만 저는 N유형이라 상상하는 것을 즐기거든요!
이미 제 머릿속에는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의 일화가 꼬꼬무에 나가는 장면이 상영되고 있답니다!
올해의 찜 상을 수상한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는 부상으로 후보들 중 가장 먼저 저에게 읽히는 영광을 얻게 됩니다!
축하합니다!

***


이상으로 제나 편집자의 산지니 북어워드 막을 내리는데요.
정말 시간과 여건이 된다면 모든 도서들에 있는 말 없는 말 다 끌어모아서 상을 안겨주고 싶은 심정이지만!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2022년에도 더 좋은 책을 만들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테니,
여러분 많이 기대해주세요 :)
내년에 더 좋은 책으로 만나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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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개 2022.01.01 2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성이 그득그득 담긴 어워즈 잘 봤어요!!

  2. BlogIcon euk 2022.01.03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뿌리>는 채널산지니의 영상으로 접했었는데, 시간 내서 꼭 읽어봐야겠어요!!

  3. 아욱07 2022.01.03 1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쁘다상'을 받을 줄 몰랐네요^^
    희곡집 작품 중 <흰여우 온천>에서 영감을 받은 표지

 

 

▶ 신라의 신분제 사회에서 자유를 외치며 꿈을 펼쳐가는

우치와 자하의 황금빛 우정

꿈꾸는보라매 19번째 시리즈 『황금 누에의 비밀』은 신라의 신분제 사회에서 자유를 외치는 우치와 자하의 우정을 그리는 역사동화입니다. 누에를 키우기 위해 매일 뽕잎을 따는 우치와 잠제의 제물이 될 소녀 자하, 늘 웃는 우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귀족 비윤 등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잠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갈등과 사건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라의 서라벌을 배경으로 자유를 외치는 자하와 친구를 구하려는 우치의 눈물겨운 우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황금 누에의 비밀』은 『해오리 바다의 비밀』, 『배고픈 노랑 가오리』에 이어 조미형 작가님과 박경효 화백님이 세 번째로 함께하는 작품으로, 그리듯 펼쳐지는 신라시대의 배경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 누에 여신에게 바치는 잠제

운명을 개척하는 친구들

서라벌에 살고 있는 우치는 친구들과 들판에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는 장난꾸러기입니다. 어머니와 둘이 살며 왕실에서 하사받은 누에를 키우고 있죠. 귀하디귀한 비단벌레이지만 누에를 키우는 것은 녹록지 않습니다. 마을에 있는 뽕밭이 모두 왕실 소유라 매일 산으로 뽕잎을 따러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에들은 우치가 따 오는 뽕잎을 사각사각 맛있게 먹으면서 도통 비단실 뽑을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우치는 뽕잎을 먹는 누에를 보며 중얼거립니다.

“비단실을 만들어 봐. 똥 싸면 똥벌레, 실을 만들면 비단벌레.”

그러던 어느 날, 누에 여신을 모시는 잠제를 앞두고 왕명이 실린 벽보가 붙습니다. 잠제에 최고의 제물을 올린 한 명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내용이었죠. 우치는 벽보를 통해 자신의 소원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서역에서 비단을 파는 대상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웁니다.

한편, 우치의 성실한 친구 자하는 신궁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상선을 타고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죠. 그런데 잠제를 지낸다는 벽보가 붙은 이후로 신궁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잠제에 어린 소녀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누에 여신의 신탁이 내려왔기 때문이죠.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라는 신탁에 사람들은 당황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하를 신탁의 제물로 정해버리고 맙니다. 자하는 자신의 운명에서 도망치려 하지만 쉬이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우치는 소중한 친구 자하를 구해내려 하는데요. 우치와 자하는 무사히 잠제를 넘길 수 있을까요?

 

▶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자유롭게 그려나가는 꿈

『황금 누에의 비밀』은 꿈을 그려나가는 소년 우치와 자유를 외치는 소녀 자하의 우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중한 친구 자하의 위기에 함께 맞서는 우치의 모습은 친구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신라시대 신분제 사회의 풍경과 관습을 무겁지 않게 녹여내, 친근감 있는 역사 속 배경을 그리듯이 상상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자유는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게 주어진 권리이고,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가지고 싶은 가치입니다. 자하와 우치로 하여금 인간의 “자유 의지”를 역설하는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가진 자유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서역으로 나가 대상인이 될 모습을 그리는 우치처럼 여러분도 자신의 꿈을 자유롭게 그려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 책속으로 / 밑줄긋기

 

p. 20 우치는 틈만 나면 누에 똥구멍과 오물거리는 입을 들여다본다. 왔을 때보다 몸길이가 두 배로 늘어났다. 이틀 전, 누에는 잠을 자고 허물을 벗었다. 회색이던 몸 색깔도 하얀색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실오라기 한 줄 안 보인다.

 

p.66~67 대신녀가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으리, 신탁입니다. 하늘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대신녀님, 아무리 신탁이라고는 하지만, 어찌 그리 모진 일을 할 수 있습니까? 어린애를 제물로 바치다니요!”

우치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목구멍이 따끔거렸다.

대신녀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하늘의 명을 전할 뿐입니다. 나리는 맡은 직무에 따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십시오.”

 

p.82 어둑어둑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밭둑에 납작 엎드려 뿔뿔 기었다. 다행히 오가는 사람은 없었다. 뽕나무 밑둥치까지 기어갔다. 나무 둥치를 붙잡고 몸을 일으켰다. 매미처럼 찰싹 달라붙어 잠시 숨을 죽였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나뭇가지에 가려 보이지 않을 자리였다.

우치는 팔을 뻗어 뽕잎을 띄엄띄엄 땄다. 딴 흔적이 남으면 안 된다. 싸르락, 우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등줄기가 서늘했다. 눈을 껌벅거리자 개구리 한 마리가 폴짝 뛰어올랐다. 심장이 쿵쿵 터질 것처럼 뛰었다.

 

p. 112 자하는 내내 마음속에 있던 말을 꺼냈다.

“신궁을 나간다면 자유인이 되고 싶습니다. 신녀 신분과 신탁 제물에서 풀어 주십시오.”

왕은 대신녀를 보았다. 대신녀가 가만히 있자 왕이 손을 들었다.

“좋다. 네 말대로 된다면 그 또한 신의 뜻이다. 신의 뜻으로 신궁을 벗어난다면 너는 자유인이다. 단, 네 발로 걸어서는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

 

🌿 저자 소개

 

글쓴이 조미형

어릴 적, 바다 탐험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꿈과 희망, 모험과 위로를 전하는 다양한 글을 씁니다.

해양모험판타지 동화 『해오리 바다의 비밀』과 『배고픈 노랑가오리』로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발표한 작품으로 「고릴라 1 고릴라 2 그리고 사람」, 「각설탕」이 있습니다.

바다를 좋아하고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옛길을 걸으며 기이하고 재밌는 동화를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린이 박경효

『입이 똥꼬에게』와 『구렁덩덩 새신랑』을 출간한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림책 『산은 살아 있어』(2020) 『배고픈 노랑가오리』(2021)를 출간했습니다.

그림책이나 동화 삽화 그리기는 미술활동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즐겁게 꿈꾸는 또 다른 상상의 세계입니다.

 

🌿 목차

서라벌 보문 들판 겨울 끝자락

1. 잠제를 알리는 벽보

2. 똥벌레 비단벌레

3. 방석부처

4.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5. 신탁

6. 누에 여신에게 바치는 노래

7. 달그림자

8. 누에고치

9. 잠제-수정 돋보기

10. 단 한 가지 소원

 

『황금 누에의 비밀』

조미형 지음, 박경효 그림 | 128 | 150*220 | ISBN : 979-11-6861-002-6 74810 |13,000원 | 2021 12 30


꿈꾸는 보라매 19권. 신라의 신분제 사회에서 자유를 외치는 우치와 자하의 우정을 그리는 역사동화이다. 누에를 키우기 위해 매일 뽕잎을 따는 우치와 잠제의 제물이 될 소녀 자하, 늘 웃는 우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귀족 비윤 등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잠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갈등과 사건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신라의 서라벌을 배경으로 자유를 외치는 자하와 친구를 구하려는 우치의 눈물겨운 우정을 느낄 수 있다. <황금 누에의 비밀>은 <해오리 바다의 비밀>, <배고픈 노랑 가오리>에 이어 조미형 작가와 박경효 화백이 세 번째로 함께하는 작품으로, 그리듯 펼쳐지는 신라시대의 배경이 잘 표현되어 있다.
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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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각성

오카쿠라 텐신 지음 | 정천구 옮김

 

▶ 메이지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일본의 모순된 인식, 그 근원을 살펴보다

메이지시대에 학자, 미술비평가로서 활동했던 일본의 대표적인 지식인 오카쿠라 텐신이 동양 문명, 특히 일본을 서구에 알리기 위해 집필한 저서. 텐신의 저서 동양의 이상1903년에, 일본의 각성1904년에, 차의 책1906년에 각각 출판되어 긴밀한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 세 저서는 서세동점의 상황 속에서 우세를 점하려던 일본이 서구인에게 자신들의 문명을 알리기 위해 영어로 저술되었다. 오카쿠라 텐신은 일본의 각성을 통해 서구인들에게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알렸을 뿐만 아니라 일본이 우월하고 독창적이라는 인식을 서구에 심어주었다.

백여 년 전에 발간된 이 책에서 우리는 당시 서양인들을 매료시킨 근대 일본 사회의 문화와 사상 등을 엿볼 수 있으며,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일본인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과 그 배경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 아시아가 아닌 일본의 각성인가

일본의 각성은 일본인 저자인 오카쿠라 텐신이 영어로 쓴 저서이다. 텐신은 서양의 미술과 양식을 무차별적으로 도입하는 일에 반대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텐신은 이 책을 통해 당시 일본 예술의 찬미자들이 품고 있던 근대 일본의 성공이 예부터 전해온 그 독특한 예술을 상실하게 만들지 않을까?”에 관한 질문에 답한다. 이를 위해 그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전 역사를 개략적으로 서술하고, 특히 외교의 문을 연 페리 제독, 미카도[천황]의 복권, 새로운 체제, 1904년의 전쟁 등에 대해 지면을 할애하였다.

일본은 메이지 시대에 갑작스런 발전을 이룩했다. 일본을 중시하지 않았던 서양 세계에서 일종의 위협으로 느낄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던 것이다. 반면 다른 나라들, 오래도록 일본보다 앞섰던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로 전락했고, 중국도 과거의 낡은 족쇄에 묶인 채 서구 열강의 압박에 무너지고 있었다. 아시아에 일본과 견줄 만한 나라나 민족이 없어졌다고 판단한 텐신은 아시아의 각성이 아닌 일본의 각성을 집필하게 된다.

 

▶ 서양인을 매료시킨 일본의 역사와 문화

일본의 갑작스런 발전이 외국의 관찰자들에게는 대체로 하나의 수수께끼였다. 일본은 꽃들과 철갑의 나라, 돌진하는 영웅적 행위와 우아한 찻잔의 나라이며, 신세계와 구세계의 여명기에 기묘한 그림자가 서로 교차하는 이상한 경계의 땅이다. 최근까지 서양은 일본을 중시하지 않았다. 한 무리의 민족들 사이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이룬 그런 성공이 현재 많은 사람들의 눈에는 기독교 세계에 대한 일종의 위협으로 보인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_21쪽

텐신은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된 미술들을 통해서 고대부터 근대까지 일본의 역사를 이해했던 마술사가다. 때문에 그는 일본의 역사와 함께 시대의 그림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그 시대상을 짐작하게 한다. 이 책은 텐신의 다른 저서들과 함께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서구인들의 인식을 결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이묘오, 사무라이, 계급 체계 등 일본이라는 섬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매력적으로 설명하고, 자국에 대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상세히 서술한다. 동양의 문화를 처음 접해보는 서양에게 갑작스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미지의 국가 일본은 더욱 매력적으로 비추어졌을 것이다.

 

 

▶ 어긋난 일본의 각성

『일본의 각성』은 서구 열강을 향해 “일본은 이제 각성했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저술된 책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일본인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저자의 의도와 달리 이론이 진정한 각성을 이루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저자 자신도 그러했지만, 당시의 지식인들 모두 각성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다. 또 각성의 주체가 민중이어야 함도 깨닫지 못했다. 그럼에도 서구화를 이루고 부국강병이 된 것으로 각성이 이루어졌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불행하게도 그 잘못된 각성, 그 착각이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_책을 펴내며

일본의 각성에 내재해 있는 모순된 인식, 특히 왜곡된 역사 인식은 저자인 텐신의 것이기도 하지만, 텐신을 낳은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본인들이 대체로 공유하는 인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인식은 중세의 통치자들과 지배층이 구성하기 시작했고, 지식인들 특히 에도 시대의 사상가들이 그 근거를 마련하여 뒷받침했다. 또한 메이지 시대를 전후해서 일본의 각성을 외친 사상가들과 혁명가들을 통해 일본 사회 내에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다. 서구 문명에 이렇게 역사적으로 꾸준히 구축되어온 인식이었으므로 그 모순을 간파하기란 매우 어렵다. 하여 근대의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의 모순된 인식의 틀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100년의 세월을 머금은 왜곡된 기록

전범국가인 일본이 자신들의 침략은 망각한 채 당당하게 서구인들을 향해 일침을 가한다. 이에 대한 성찰과 반성 없이 일본의 우월주의를 내세워 일본의 각성이라는 선전포고만 날린다면, 역사는 되풀이될 것이다. 오늘날 한국과 일본은 서로 부정적인 국가 감정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2019년 한일 무역 분쟁으로 인한 일본 불매 운동으로 직접적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그렇기에 일본의 왜곡된 역사 인식과 모순의 근원을 살펴보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일제강점기를 지나온 한국에게 일본의 각성은 일본에 의해 세뇌되어 왔던 역사와 뒤틀린 인식에 대한 근거가 되어줄 것이다. 역사는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기록이다. 그러나 모든 기록이 진실은 아니다. 2021년의 한국이 1904년 발간된 일본의 각성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일본의 잘못된 기록을 숫돌삼아 우리의 기록을 온전히 바라보고 올바르게 다듬어 나가기 위함이다.

 

📌 책속으로

p.26 일본의 갑작스런 발전이 외국의 관찰자들에게는 대체로 하나의 수수께끼였다. 일본은 꽃들과 철갑의 나라, 돌진하는 영웅적 행위와 우아한 찻잔의 나라이며, 신세계와 구세계의 여명기에 기묘한 그림자가 서로 교차하는 이상한 경계의 땅이다. 최근까지 서양은 일본을 중시하지 않았다. 한 무리의 민족들 사이에서 한자리를 차지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이룬 그런 성공이 현재 많은 사람들의 눈에는 기독교 세계에 대한 일종의 위협으로 보인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p.242 조선반도는 아마도 원래는 선사시대 동안에 우리의 식민지였을 것이다. 조선에 남아 있는 고고학적 유물은 우리의 원시시대 고인돌에서 발견된 것들과 정확하게 똑같은 유형이다. 조선의 언어는 오늘날까지도 모든 아시아의 언어들 가운데서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계통에 속한다. () 3세기에는 우리의 진구우(神功) 황후가 조선반도를 침략하는 군대를 이끌었는데, 그것은 [조선반도에서] 수많은 독립된 소국들이 일어나면서 위협받게 된 우리의 통치권을 재확립하기 위해서였다. 우리의 연대기들에는 8세기까지 우리가 식민지를 보호했다는 기사들이 가득하다.

p. 247 조선과 만주의 독립은 우리의 종족 보존을 위해서 경제적으로 필요하다. 경작지가 빈약한 이들 나라에서 만약 합법적인 출구를 빼앗겨버린다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우리 인구를 기다리는 것은 굶주림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러시아인들이 이 영토들에 손을 뻗치고 있는데, 우리 외에는 누구도 이에 저항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고대에 우리의 영역 안에 있었던 조선을 우리 국민의 합법적인 방어선 안에 둘 것을 고려하고 있다. 1894년에 중국이 조선반도의 독립을 위협했을 때, 우리는 중국과 전쟁을 감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04년에 우리가 러시아와 싸웠던 것도 마찬가지로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였다.

 

 

📌 저자 소개

오카쿠라 텐신 (1862~1913)

메이지(明治)시대의 미술사가이자 미술교육자. 요코하마(橫浜)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 이름은 카쿠조오(覺三)이다. 도쿄대학(東京大學)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미국인 페노로사의 감화를 받아 일본 미술에 깊이 빠졌다. 졸업 후에는 문부성(文部省)에 들어가 일본의 고찰과 신사 등에 소장되어 있는 고미술품을 조사하면서 일본화(日本畵)의 쇄신에 힘썼다. 1886, 미국과 유럽을 시찰하고 귀국해서 동경미술학교를 설립하는 데 참여하여 교장직을 맡았고, 1898년에 교장직을 사퇴한 뒤에는 일본 미술원을 창설하였다. 1904년부터는 보스턴미술관 동양부장을 맡았다. 그는 동양의 이상』 『일본의 각성』 『차의 책등 영문으로 쓴 저서에서 독자적인 문명관을 피력하였다. 사후에는 헤이본샤(平凡社)에서 그의 전집 9권을 내놓았다.

 

📌 역자 소개

정천구

1967년생.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국유사를 연구의 축으로 삼아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문학과 사상 등을 비교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는 대학 밖에서 바까데미아(바깥+아카데미아)’라는 이름으로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오카쿠라 텐신의 저서 차의 책』 『동양의 이상』 『일본의 각성3부작을 모두 번역했다. 그밖의 저서로 논어, 그 일상의 정치』 『맹자독설』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중용, 어울림의 길』 『맹자, 시대를 찌르다』 『한비자』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 『대학, 정치를 배우다등이 있고, 역서로 밝은 마음을 비추는 보배로운 거울』 『원형석서』 『일본영이기』 『삼교지귀등이 있다.

 

📌 목차

더보기

 

책을 펴내며

발행인(영문판)의 서문

1장 아시아의 밤

2장 숙면기

3장 불교와 유교

4장 내면의 목소리

5장 백색 재앙

6장 토쿠가와 내각과 내실

7장 추이

8장 복고와 유신

9장 재생

10장 일본과 평화

연표

해제 1 이상한 동양의 이상

해제 2 어긋난 일본의 각성

 

『일본의 각성』

오카쿠라 텐신 지음 | 정천구 옮김 | 320쪽 | 148*210 | ISBN : 978-89-6545-767-1 93910
25,000원 2021 12 14
메이지시대에 학자, 미술비평가로서 활동했던 일본의 대표적인 지식인 오카쿠라 텐신이 동양 문명, 특히 일본을 서구에 알리기 위해 집필한 저서. 텐신의 저서 『동양의 이상』은 1903년에, 『일본의 각성』은 1904년에, 『차의 책』은 1906년에 각각 출판되어 긴밀한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

세 저서는 서세동점의 상황 속에서 우세를 점하려던 일본이 서구인에게 자신들의 문명을 알리기 위해 영어로 저술되었다. 오카쿠라 텐신은 『일본의 각성』을 통해 서구인들에게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알렸을 뿐만 아니라 일본이 우월하고 독창적이라는 인식을 서구에 심어주었다.

백여 년 전에 발간된 이 책에서 우리는 당시 서양인들을 매료시킨 근대 일본 사회의 문화와 사상 등을 엿볼 수 있으며,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일본인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과 그 배경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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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2.29 1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기요. 반송동 윗반송 아파트단지는 잘 사는데
    반송 아랫반송이 낙후됬다는 이유로 못 사는 반송 이라는 게시글좀 내리시죠? 지역 주민들 비하하시는 심보대단하시네요~센텀2지구 도심융합특구가 있는데 뭐이런 개념없는 글 제목을 네이버에 딱 뜨게 나뒀습니까? 글내리세요

 

다들 크리스마스는 잘 지내셨나요?

저는 지금부터 잘 지내보려고 했는데 부산이 지금 -7...실내도 많이 춥네요.

얼른 이불로 돌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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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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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팀의 원고검토서를 읽고 있으면 역시 명불허전 편집팀..!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동시에 교수님에게 나가리(아마 다시 해오라던 뜻이었던 듯함) 당하던 기억이 나서 조금 고통스럽습니다.

어쩜 이렇게 부족한 부분을 쏙쏙 집어내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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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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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

오늘은 지난 화요일, 산지니X공간에서 진행되었던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 『모자이크, 부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지난 10월 말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이죠. 『모자이크, 부산』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여섯 명의 작가가 부산을 배경으로 쓴 테마 소설집 입니다. 

'부산'이라는 도시는 아름다운 바다를 연상시키는 관광도시로 많은 이에게 인식되며 기억되고 있는데요, 이 책의 각 소설은 부산의 정경을 담는 것은 물론이고 각각의 장소가 지닌 슬픔을 조명하기도,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폭력을 서술하기도 합니다.

 

작품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흘러 간 만큼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각 작가님의 소설에 대해 짧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더보기를 눌러주세요!

 

더보기

김민혜 작가님의 <다락방의 상자>는 우연히 발견된 상자로 하여금 하야리아 부대가 주둔했던 부산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주인공 진교는 시민공원 인근 주택으로 이사해 집수리를 하던 중 다락방에서 정체 모를 상자를 발견합니다. 상자 속에는 90년대에 한국 여성과 미군이 주고받은 러브레터, 사진 등이 들어 있었고, 그는 소중한 물건을 되찾아 주고 싶다는 생각과 상자에 얽힌 사연에 대해 알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힙니다. 과연 상자를 어떤 역사를 머금고 있을까요?

박영해 작가님의 <콘도르 우리 곁에서>는 부산진성이 있었던 증산공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LA에 살던 나는 고국에 들러 예전에 살던 동네에 있는 증산공원으로 갑니다. 부산진성이 있었던 그곳은 임진왜란 후 공동묘지로 변했고, 동물원 공사가 시작되자 무덤들이 이장되었습니다. 완성 단계에 있었으나 개원하지 못한 동물원 우리에는 집 없는 사람들이 들어가 살았고,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경계에서 나는 오래도록 힘들어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지금 희미하게나마 그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조미형 작가님의 <귀부인은 옥수수밭에> 주인공 모자이크 아티스트 나백은 부산 임랑 바닷가의 엔진 없는 낚싯배 ‘귀부인’에서 홀로 생활합니다. 말미잘 매운탕 가게를 하는 우봉과 서핑 샵을 하는 도욱은 예술을 하는 나백에게 SNS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나백에게 말미잘 매운탕을 먹을 것을 강요하고, 그들의 요구는 날이 갈수록 더해갑니다. 광란의 밤이 흐르고 아침이 밝아오자, 나백은 자신만의 기이하고 파괴적인 작품 창작을 시작합니다.

오영이 작가님의 <아무도 모른다>는 폭력 중독을 이야기하며, 양모의 폭력에 희생된 다섯 살 여자아이의 죽음을 다룹니다. 해운대 바다를 안마당으로 거느린 초고층 아파트 안에서였습니다. 태어나 한 번도 친구를 만들어보지 못한 양모는 폭염이 심한 날 아이를 차에 방치하고 벽에 머리를 박습니다. 병아리처럼 유약한 아이는 이유도 모른 채 피투성이가 되어갑니다. 폭력이란, 이유 따위 없이도 시작될 수 있고 그렇게 중독되기도 합니다. 아무도 모르게.

장미영 작가님의 <끝나지 않은 약속>은 오래전 죽은 엄마에 대한 아이의 애착을 다룹니다. 아내인 수진이 뇌종양으로 죽은 뒤 나는 이끌리듯 돌산마을로 오게 되는데요 돌산마을은 수진과 내가 함께 자란 곳입니다. 어느 날 딸 채영이 배가 불룩한 아줌마가 집 앞에 서 있다 갔다는 말을 합니다. 그날 저녁 채영이는 아줌마와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하며 아줌마랑 돌산마을에도 간다거나 말없이 사라지는 일이 연이어 발생합니다. 나는 수진의 집, 벽화 앞에서 실체 없는 아줌마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채영을 발견하고, 채영이의 생일날 수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로 결심합니다.

안지숙 작가님의 <거제리역에서 도깨비를 만나>는 용서와 화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중년에 이른 나는 이혼 위기에 맞닥뜨리고, 노모가 고관절 부상을 당하자 간병을 핑계로 부산 집으로 내려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오로지 걷는 것으로 삶을 버텨온 나는 매일 온천천변을 걷는데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동해선 둘레길을 걷게 됩니다. 동해선 둘레길은 철도원이었던 아버지와 인연이 깊은 장소입니다. 그리고 둘레길에 들어선 나는 고슴도치 가죽을 덮어쓴 도깨비를 만나게 됩니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당일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저희 산지니도 부산에 자리잡고 있는 지역 출판사이기 때문에 '부산'을 테마로 하는 책이 출간되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부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쭉 살고 있는 부산 토박이인데요, 그래서인지 작가님들과 함께 나눌 '부산' 이야기가 정말 기대되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제가 아는 부산의 지역이 비치면 참 들뜨더라구요. 문학에 있어서도 서울이 중심이 되어가는 현재에, 제가 익히 잘 아는 시민공원, 센텀시티, 온천천 등이 소설의 배경이 되니 굉장히 반갑기도 하구요. 

이런 의미 깊은 자리인 만큼 여섯 작가님을 모두 모시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거제리역에서 도깨비를 만나」를 집필하신 안지숙 작가님께서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불참하셨고(작가님 언젠가 꼭 뵈어요!) 저희는 다섯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북토크에 가까웠는데요, 이 책을 누구보다 잘 아는! 담당 편집자 제나님께서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끌어주셨습니다. 

오늘 저는, 소설만큼 개성이 뚜렷한 다섯 작가님들의 진중하기도 유쾌하기도 했던 답변들 중 몇 가지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특히 저는 '부산'에 대해 전해드리고 싶어요.

 

Q. 이 소설 속 배경지들은 널리 알려진 부산의 모습보다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장소인 부산에 집중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님들은 어떤 생각으로 각각의 장소를 택하게 되셨나요?

장미영(문현동 돌산마을): 이 곳은 제가 출퇴근을 하면서 늘 지나치는 곳입니다. 한 때는 벽화마을로 유명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재개발로 인해 그 마을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애착과 그리움에 대한 중독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조미형(임랑 바닷가): 제가 살고 있는 곳이 기장이기 때문에 근처의 일광, 임랑 바닷가를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제가 정관에서 3년을 살았는데 그 곳에 살다가 일광으로 다시 돌아오니 바다가 주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닷가에서 사는 사람들만의 독특한 정서가 있을 것이다,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바다에 중독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영해(증산공원): 마음에 품은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적 증산공원 아래에 산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곳에 대한 중독 때문에 삶이 좀 편해지고 난 후에 자주 그곳에 가고는 했습니다. 어느 날은 일본인 기자들을 마주쳤는데, 그들은 청소년의 역사의식 재고를 위해 취재를 왔다고 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첫 패전지였던 이곳에 대해 우리는 잊고 싶어 하는 역사이기도 하죠. 우리도 패전지라고 해서 망각의 터로 버려두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영이(센텀시티): 장소를 선정하기에 앞서 작가가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정인이 사건이 일어났어요. 최소한의 자기표현도 하지 못하는 존재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거죠.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부산, 고층건물이 들어선 화려한 센텀시티 속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생각했습니다.

김민혜(시민공원): 제가 부산진구에 살고 있는데 항상 보는 시민공원에 대해 써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야리야 부대에서 시민공원으로 변하기 전 임시개장 시기에 출근하며 그 거리를 지나다니기도 했어요. 역사를 일깨워주고 의미가 와닿는 장소라 언젠가 소설화해보고 싶었어요.

 

작가님들의 답변에는 '나의 삶'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역시 작가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삶의 터전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쩐지 저도 제가 살아가는 장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같은 부산이라도 모두가 살아가는 곳이 다르니까 이렇게 다양한 배경의 작품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저에게는 조금 생소한 증산공원이나 돌산마을이라는 새로운 장소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또한 제가 자주 다니는 센텀시티나 시민공원이 가지는 장소성이나 역사성에 대해서도 곱씹게 되었습니다.

박영해 작가님이 '이 곳에 대해 절실하게 쓸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모든 장소에는 역사가 있고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소에 대한 기억은 로컬의 노력 없이는 쉽게 사라져 버리죠. 그 기억이 잊히지 않게 글을 써주시는 지역 작가님들에게 감사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Q. 부산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쓰시고, 지역의 역사와 현재를 기록하시는 만큼 작가님들의 부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부산'이 어떻게 기억되었으면 하시나요?

김민혜: 부산하면 외지인들에게는 바다와 관광지로서 기억되고 있잖아요. 이제 부산을 고유성과 역사성, 문화가 있는 도시로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문학적으로도 좋은 작가들이 많은 도시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영이: 책의 제목이 『모자이크 부산』인데, 모자이크라는 것이 다 같이 모였을 때 새로운 그림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부산의 특징 중 하나가 피라미드의 도시라는 것, 그야말로 모자이크 상황인거죠. 저는 이 부산이라는 곳이 예기치 않게 모인, 피라미드의 도시라는 것을 도시의 상징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영해: 저는 부산이 역사의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패전의 역사도 있지만 우리 경제성장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도시거든요. 성장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요즘, 우리 과거의 어두운 역사에도 관심을 가지고 그 어둠이 어떻게 성장의 배경이 되었는지에 대해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미형: 저는 개인적으로 부산을 자유와 치유, 행복한 새로운 시작의 도시로 느끼고 있어요. 제가 바다를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어떤 상처를 가진 사람이 해운대 바닷가에서 밤을 꼬박 새우고 일출을 보게 된다면,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날 것이다. 그래서 부산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도시라고 생각을 합니다.

장미영: 역사성이나 이야기, 문화적 콘텐츠가 풍부한 도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문화적인 것뿐만 아니라 문학적인 면에서도 부산의 지역성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문학의 도시라고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들의 답변에서 부산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죠. 내가 살아가는 도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지역민으로서 정말 기쁜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지역 문학인들의 활동이 더욱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작가님들의 바람처럼 부산이 문학의 도시로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상, 저는 작가님들과의 자리에서 오간 담화의 일부분을 짧게 전해드렸지만 사실 저희는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인연으로 모이게 되신건지, 지역성과 더불어 메인 키워드로 '중독성'이 나온 계기, 집필 도중 가장 신경을 쓴 부분, 책 속의 작가님들이 직접 찍으신 사진에 대한 에피소드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했으니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유튜브 채널 산지니에 업로드된 풀영상을 확인해주세요!

영상 보시면서 꼭 부산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 그리고 지역의 문화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또 찾아올테니까요, 다음 행사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저희 금방 또 만나요!

Posted by __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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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제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이고 캐롤이 울리고 있어요 🎄

연말이라는 것이 새삼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올 한해 열심히 달려온 산지니(2005년생, 17세)

울지도 않고 좋은 책을 많이 만들었으니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받을 자격 충분한 거 아닌가요?

 

 

그래서 산타 할아버지께서 조금 이르지만 큰 선물을 주셨습니다 :)

이번 연도 상반기에 출간된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이 2021년 3차 문학나눔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 예쁜 책은 한번 보면 잊기 힘들죠.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3차 문학나눔에 선정된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

찬찬히 뜯어보러 갈까요?

여러분은 루시드 드림에 대해 아시나요?

우리나라 말로는 자각몽이라고도 하죠.

꿈을 꾼다는 사실을 인식한 채로 꾸는 꿈을 루시드 드림이라고 합니다.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은 바로 이 자각몽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9급 공무원인 무득은 주민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얻은 직장이지만 득달같이 달려드는 민원인과 매일 반복되는 하루.

현실은 답답하고 무료할 뿐이죠.

무득은 푸른 탑 꿈 카페를 통해 깨어있는 꿈을 알게 되고, 어떤 기구에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날고 싶다는 일념으로, 꿈을 자각하는 훈련을 차근차근 시행합니다.

그런 무득을 눈여겨본 푸른 탑 꿈 카페의 대표 탁우는 무득에게 깨어있는 꿈에서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데 동참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는데요.

유토피아로 가는 길목에 놓인 흰 문과 검은 문.

탁우는 오직 흰 문을 통해서만 유토피아로 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무득은 탁우를 따라 흰 문 너머에서 유토피아를 경험하지만, 그것은 탁우의 질서 내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자유일 뿐입니다.

이것이 정말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일까요?

 

섬세한 문장으로 관계의 본질을 집요하게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나 현실의 이면에 은폐되어 있는 착취의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들이 그러하다. 덕분에 심의위원들 또한 각각의 작품들에 기입된 무게를 인식하며 성실히 심의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었다.
또 하나 특기할 것은 미스터리, SF, 판타지, 스릴러, 팩션 등 장르적 문법을 차용한 작품들이 대거 약진하였다는 점이다. 현실의 문제를 도외시하고 흥미 위주의 클리셰로 일관하던 과거와 달리, 낯선 방식을 통해 다루고자 하는 주제를 참신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풀어내면서도 내적 논리를 잃지 않고 현재의 문제들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성을 확보한 작품들을 상당수 만날 수 있었다.
_2021년 3차 문학나눔 심사평(소설) 부분

 

문학나눔의 심사평에 따르면 이번 지원작들은  "장르적 문법을 차용한 작품들"이 "낯선 방식을 통해 다루고자 하는 주제를 참신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풀어내면서도 내적 논리를 잃지 않고 현재의 문제들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야말로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과 딱 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깨어 있는 꿈"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속에 냉혹한 현실과 현대의 사회적 징후를 예리하게 포착한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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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euk 2021.12.17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드립니다 작가님~!~!!!!

 

겨울 휴가야말로 휴가의 꽃(?)인데 다들 휴가 계획은 세우셨나요?

확진자 수가 줄질 않아서 간이 쪼그라드는 간만의 외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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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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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제나wpsk 2021.12.13 1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턱 구멍 체크가 있겠습니다 :)

2021년이 다 가고 있네요! 산지니에게도 올해 마지막 행사만이 남아있습니다!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행사는 바로 <모자이크, 부산> 저자와의 만남이에요~!

6명의 저자분들을 만나 부산에 대한 이야기와 <모자이크, 부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볼 예정입니다😊

📌일시: 2021년 12월 14일(화) 저녁 6시

📌장소: 산지니X공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A동 710호)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부산의 역사와 현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테마소설집 『모자이크, 부산』이 출간되었다. 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여섯 명의 작가가 부산을 배경으로 쓴 이 테마소설집에는 로컬이 아니라면 알기 힘든 부산의 공간을 소환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 소설은 부산시민공원, 증산공원, 임랑 바닷가, 센텀시티, 문현동 돌산마을, 거제리의 풍경을 배경으로 부산의 정경을 담는 것은 물론이고, 각각의 장소가 지닌 슬픔을 조명하기도,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폭력을 서술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은 항상 아름다운 바다를 연상시키는 관광도시로 기억되어 왔다. 이 여섯 명의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통해 부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책 자세히 보기👇🏼

 

모자이크, 부산

부산의 역사와 현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테마소설집 『모자이크, 부산』이 출간되었다. 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여섯 명의 작가가 부산을 배경으로 쓴 이 테마소

www.aladin.co.kr

 

Posted by _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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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수정되서 없어졌지만 정말 크고 찐한 하트가...

덤으로 산지니 홈페이지가 조금 깔끔하고 예뻐졌습니다 구경와주세요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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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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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_oo 2021.12.06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겼어요 뜬금없는 하트...♥
    대리님을 향한 나의 마음같아..

  2. 날개 2021.12.06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트... 보고 싶은데요? ㅎㅎㅎ

여러분은 신문 구독하시나요?

혹시 신문을 구독하신다면 어디서 본 것 같은 익숙한 책이 등장하지는 않던가요?ㅎㅎ

오늘은 경향신문에 등장한 산지니의 자랑스러운 도서들을 만나보려 합니다!

 

1. 임정연 <혜수, 해수>

 

 

첫 번째는 부산국제영화제 E-IP 마켓에 선정된 작품, <혜수, 해수>입니다.

최근에 프랑스 마텡 칼므 출판사와 계약을 하여 프랑스에도 소개해드릴 수 있게 되었죠?

처음은 작고 소듕한 광고로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연보라빛의 배경이 너무 귀엽죠? 

하지만 작은 광고로는 쵸큼 아쉽잖아요~!!

 

 

좋은 건 크게 보라고 배웠습니다?ㅋㅋ

귀엽게 붙어 있는 스티커가 매우 자랑스럽네요!

잠깐의 광고지만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혜수, 해수>가 많이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2. 에바 틴드 <뿌리>

 

 

어? 예쁘다. ☕

<뿌리>는 표지도 그렇고 소설의 분위기도 그렇고 굉장히 신비로운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개성이 느껴지는 소설이죠?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물을 따라 독자분들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돌아볼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좋은 책을 만나는 것 또한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뿌리>가 여러분에게 그런 책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3. <하근찬 전집>

 

 

하근찬 소설가는 교과서를 통해 많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다른 수업시간에도 국어 교과서를 들춰보는 학생이었는데, (선생님 죄송해요...)

그때 <수난이대>를 봤던 기억이 있네요.

아버지가 아들을 업고 가는 장면이 꽤나 오랫동안 남아 있습니다.

<수난이대>를 보셨다면 아마 하근찬 소설가의 다른 소설들에 대해서도 궁금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내년에도 <하근찬 전집>이 출간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오늘은 신문에 등장한 산지니 도서를 만나 보았는데요!

해당 광고를 본 많은 분들이 산지니 도서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네요.

오조오억 부 팔려랏!!

 

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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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바다

 

 

▶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기를 꿈꾸는 청년

남태평양 사모아 어장을 향하는 배에 몸을 싣다

한국 해양문학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소설가 김부상의 해양장편소설 『아버지의 바다』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 원양어업의 출발점에 서서 한국 해양문학의 근원을 되짚고, 보다 진취적인 해양소설의 미래를 제시한다.

가족들에게 무심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아버지를 잊고 싶어 했지만, 뱃사람이던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듯 항상 바다로 나가는 것을 꿈꾸던 스물두 살의 청년 일수. 수산대학을 갓 졸업한 그는 원양어선 지남2호의 실습항해사 자리를 얻어 남태평양의 사모아로 떠난다.

당시 뱃사람들에게 참치잡이 배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았다. 일수와 함께 지남2호에 탑승한 스물두 명의 선원들 중 대다수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배에 올랐다. 일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일수는 왜 이 배에 탔느냐고 묻는 선장에게 넓은 바다가 보고 싶었다고 답한다. 금전을 이유로 드는 것은 유치하다고 생각했기도 하지만, 일수에게 바다란 밤마다 별을 헤며 꿈꾸던 신세계였고,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바다를 향해 질주하는 새끼거북의 원초적이면서도 강렬한 그리움이었다. 그 그리움의 근원을 알기 위한, 또한 밤하늘을 비추며 선원들을 바른 길로 이끄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한 일수의 항해가 시작된다.

 

▶ 한국 원양어선사에 기록된 첫 해난사고, 지남2호 침몰사건

이 책은 1963년 12월 30일,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지남2호의 조난 사고를 소재로 삼고 있다. 참치 조업을 위해 출항한 지남2호는 사모아 해역에서 예측할 수 없었던 강한 파도를 만났다. 손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기울어지기 시작한 배는 간신히 몸만 탈출한 선원들을 뒤로하고 침몰했다. 23명의 선원 중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건은 한국 원양어선사에 기록된 첫 조난 사고였다. 이 사고에서 살아남은 단 두 명의 생존자 중 한 사람인 문인리 씨가 이 소설의 주인공 ‘일수’의 모델이다.

저자는 이 지남2호에 오른 주인공 일수의 항해기를 통해 한국 원양어업의 시말을 밝히고, 그 시절 고된 노동에도 외화벌이에 앞섰던 선원들의 분투를 재조명함으로써,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잊혀가고 있는 또 다른 역사와 인물들을 드러낸다.

 

▶ 생의 갈림길에서 그를 뭍으로 끌어 올린 기억들

삼각파도에 의해 침몰한 지남2호의 선원들은 저 멀리 수평선 끝에 나타난 섬까지 헤엄쳐 가 구조요청을 할 인원을 차출한다. 맨몸으로 상어가 들끓는 바다로 뛰어든다는 공포 속에서 가장 먼저 손을 든 것은 일수였고, 뒤이어 조기장과 2항사, 2기사가 차례로 자원했다.

그들은 곧 섬을 향해 출발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저린 몸과 정신적 압박감에 일수의 의식이 흐릿해졌다. 그는 정신을 놓지 않기 위해 소중한 기억들을 떠올렸다. 항해 중 선장에게 들었던 이야기들, 사모아에서 만난 인연들, 그리고 그의 가족들.

회상의 끝에 일수의 몸이 수영을 시작한지 11시간 만에 산호섬에 닿았다. 그를 뭍으로 끌어 올린 것은 튼튼한 체력도 강인한 정신력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에게 소중했던 사람들과 기억이었다. 희미해져가는 그의 정신을 특히 붙잡은 것은 아버지에 대한 애증의 기억이었다. 그토록 미워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결국 일수를 뭍 위로 끌어 올린 것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김부상 소설가는 각 인물들의 교차되는 운명을 통해 각자가 생에서 겪는 우연과 필연이란 과연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 고국을 떠난 자와 남은 자, 바다로 다시 떠나는 자. 그들 각각의 운명은 예측할 수 없지만 그 결말은 공교롭고 또한 운명적이다. 운명은 존재하는 것일까.

 

▶‘세상일이란 우연과 필연이 결합된 수레바퀴야’

사모아에서 귀국한 일수는 마침내 아버지를 용서한다. 해방 후 근대화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채 무능하고 거칠었던 남자. 그가 반짝일 수 있었던 곳이 바다였다. 사라호 태풍이 휩쓸어간 그 남자의 꿈을, 그 인생의 슬픔을 일수는 바다를 다녀와서야 깨달았던 것이다.

그 슬픔을 딛고, 다시 바다로 돌아갈 것인지 육지에 남을 것인지의 갈림길에 선 일수는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선원들의 못다 한 꿈을 이루기 위해, 또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해 다시 사모아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마침 지남5호의 2항사 자리를 얻게 된 일수는 출항을 앞두고 신변정리를 서둘렀다. 그가 떠나기 전 가장 맺어두고 싶었던 것은 어머니에게 전 남편의 자식들을 돌려주는 일이었다. 설득 끝에 의붓 형님들과 모인 식사자리에서, 그는 그 옛날 가끔씩 자신을 찾아와 전차를 태워주었던 이웃집 곰보누나가 바로 이붓 누나였으며, 자신이 곰보누나를 떠올렸던 사모아의 앨리사 엄마처럼 곰보 누나 역시 미국인과 결혼해 해외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날 밤 혼자 술을 마시던 일수는 슬픔인지 기쁨인지 모를 눈물을 흘리며 그리운 강 선장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세상일이란 우연과 필연이 결합된 수레바퀴야’

인생의 수레바퀴는 일수에게 넘어서기 힘든 시련을 주었지만, 그는 다시 한 번 출항한다. 아버지의 바다로.

 

책속으로

첫 문장 10월 9일. 오늘 일수(逸壽)는 먼 바다로 떠난다. 섬에서 자란 유년시절부터의 오랜 꿈이었던, 수평선 너머 미지의 그리움을 향한 첫걸음인 셈이다.

P. 53 일수는 어린 시절부터 섬을 보면 늘 그리움이 앞섰다. 섬안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면 그 또한 끊임없는 그리움이었다. 그래서 섬과 바다를 바라보면 언제나 가슴이 설레었다. 이제 머지않아 큰 바다를 만날 것이다. 사방이 온통 바다뿐인 망망한 곳에 떨어지면 과연 어떤 그리움과 마주할지 그것이 또한 궁금했다.

P. 81 미처 상상도 못한 역사의 비화를 굴비 두름 엮듯 이어나가는 선장의 곁에서, 일수는 마치 손전등을 비추며 어두운 역사의 동굴을 걷는 기분이었다. 눈앞을 가린 안개가 걷히는듯 신선한 충격이 밀려왔고 올바른 시대정신이란 무엇인가를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배움에 취해 머리가 뜨거웠고 입에서는 바짝바짝 침이 말라갔다.

P. 163 바비라 불린 남자아이는 폴리네시아계 혼혈이었고 앨리사는 엄마를 닮아 동양인의 얼굴에 가까웠다. 아이들을 보자마자 신화 속의 투투와 일라가 생각났다. 초사가 아이들에게 용돈으로 1달러짜리 지폐를 하나씩 건넸다. 그때서야 아이들이 밝게 웃었다. 일수의 눈에 비친 아이들은 구만리 바다를 건너온 한국산 봉숭아 홀씨였다.

P. 187 일수가 별을 사랑하게 된 것은 천문항해를 배우면서 별은 ‘스스로 빛나는 존재’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비록 수입된 과학상식이지만 대학생이 될 때까지 학교에서 그에게 이를 주목하고 가르쳐준 선생은 아무도 없었다. 별의 발광은 비록 과열된 가스가 농축된 것이지만, 농축된 그 무엇이 스스로 빛을 낸다는 사실에 일수는 큰 영감을 받았던 것이다.

P. 222 그가 태어난 구조라의 바다와 아버지에 대한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지금도 아름답다. 그러나 아버지와 어머니의 세월은 일수조차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수두룩했다. 그것은 좋게 말하면 무욕과 인내의 세월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아둔하고 미련한 세월이었다.

 

 

저자 소개

김부상

1953년 경남 거제생

1978년 부산수산대학교(현 부경대) 졸업

200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해양소설(중편) 「명태를 찾아서」가 당선

2007년 9월 해양소설집 『인도에서 온 편지』 출간

2018년 6월 해양소설집 『바다의 끝』 출간

2019년 『바다의 끝』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나눔도서로 선정

원양엉업회사 20여 년 근무 후, 무역 등 자영업 20여 년 종사

부산소설가협회 및 한국해양문학가협회 회원

현재 전남 나주시 거주

 

목차

1 출항

2 한국 원양어업의 아버지

3 세토나이카이

4 도쿠시마 조선소

5 분고수도

6 남양군도

7 적도제

8 아메리칸 사모아

9 삼각파도

10 바다의 끝

11 산 자와 죽은 자

발문

작가후기

 

 

 

 

김부상 지음ㅣ264쪽ㅣ140*205ㅣ978-89-98079-44-4 03810ㅣ17,000원ㅣ2021년 11월 30일

한국 해양문학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소설가 김부상의 해양장편소설. 한국 원양어업의 출발점에 서서 한국 해양문학의 근원을 되짚고, 보다 진취적인 해양소설의 미래를 제시한다. 가족들에게 무심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아버지를 잊고 싶어 했지만, 뱃사람이던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듯 항상 바다로 나가는 것을 꿈꾸던 스물두 살의 청년 일수. 수산대학을 갓 졸업한 그는 원양어선 지남2호의 실습항해사 자리를 얻어 남태평양의 사모아로 떠난다.

1963년 12월 30일,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지남2호의 조난 사고를 소재로 삼고 있다. 참치 조업을 위해 출항한 지남2호는 사모아 해역에서 예측할 수 없었던 강한 파도를 만났다. 손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기울어지기 시작한 배는 간신히 몸만 탈출한 선원들을 뒤로하고 침몰했다. 23명의 선원 중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건은 한국 원양어선사에 기록된 첫 조난 사고였다.

이 사고에서 살아남은 단 두 명의 생존자 중 한 사람인 문인리 씨가 이 소설의 주인공 ‘일수’의 모델이다. 저자는 이 지남2호에 오른 주인공 일수의 항해기를 통해 한국 원양어업의 시말을 밝히고, 그 시절 고된 노동에도 외화벌이에 앞섰던 선원들의 분투를 재조명함으로써,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잊혀가고 있는 또 다른 역사와 인물들을 드러낸다.

 

Posted by __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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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맵다... 이게 바로 원고 검토?

어떻게 그려야 할진 모르겠지만 일단 매움을 견뎌내며 고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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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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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_oo 2021.11.29 1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흥미진진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네요..!

2022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치뤄진 지난 목요일 오후,

웬일인지 수능한파도 빗겨가 따뜻한 햇살이 비추던 때에

저희 산지니에서도 특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창 너머 밝고 따뜻한 오후 햇살이 느껴지시나요? 날이 참 좋았습니다.

짠!

바로 2021 출판도시 인문학당입니다.

지난 상반기 <독일영화로 보는 현대 독일사회와 문화> 강연에 이어,

하반기에는 <우리가 몰랐던 '물고기의 사생활'>을 테마로 강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인문학당을 이끌어주신 강연자는

지난 3월 출간된 『물고기 박사가 들려주는 신기한 바다 이야기』

저희 산지니와 연을 맺은 명정구 박사님이셨습니다.

박사님께서는 우리나라 수중 잠구연구에 기여하신 바가 큰 전문가이신데요,

물고기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저도 푹 빠져들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로 꽉꽉 채운 강연을 진행해주셨습니다.

 

강연 내용은

박사님께서 어류를 이 지구의 '터줏대감'이라 부르는 이유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 해양생물의 다양성, 어류의 생태,

특징적인 어류들의 소개, 어류의 번식 전략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울렀습니다.

 

전문가의 강연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No, No!

누구나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강연이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산지니에 업로드 된 풀버전 영상입니다.

 

바닷속 물고기의 색만으로도 대강 그 물고기의 서식지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예를 들어 물고기의 등 색은 서식지의 물 색과 닮아

저 먼 푸르고 깊은 대양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은 색이 푸르고

얕은 연안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은 색이 회색에 가깝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회색돔과 대비되는 빨강돔이 빨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가 궁금하시다면 채널 산지니에서 강연 풀버전을 확인해주시길!

 

 

빈말이 아니라,

강연이 끝난 후 저희 산지니 식구들끼리도 이번 강연 정말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박사님께서도 강연을 진행하시면서 즐거워보이셨는데,

물고기에 대한 애정이 팍팍 드러나 강연을 들으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명정구 박사님,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앞으로도 저희 산지니에서 유익한 강연을 기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독자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최대한 많은 분들과 만나기 위해

유튜브 채널 산지니, 인스타그램 산지니 계정으로 동시진행을 하는 경우도 많으니

부담 없이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강연에서 만나요 여러분!

 

산지니에서 출간된 명정구 박사님의 『물고기 박사가 들려주는 신기한 바다 이야기』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전 세계 바다에서 끌어올린 생생한 물고기 이야기 :: 『물고기 박사가 들려주는 신기한 바다 이

“우리가 몰랐던 물고기의 사생활을 엿보다” 🐬 🐳 🐠 물고기 박사가 들려주는 신기한 바다 이야기 명정구 지음 40여 년간 전 세계 바다를 탐사하며 건져 올린 생생하고 생명력 넘치는 물

sanzinibook.tistory.com

 

『물고기 박사가 들려주는 신기한 바다 이야기』 구매 링크

 

물고기 박사가 들려주는 신기한 바다 이야기

40여 년간 전 세계 바다를 탐사하며 건져 올린 생생하고 생명력 넘치는 물고기와 바다 이야기. 수중탐사를 통해 알아낸 물고기의 생태에 대하여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바다와 생명에 관한

www.aladin.co.kr

 

Posted by __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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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제나wpsk 2021.11.22 15: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고기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었다니🐠🐟
    기네스에 기록된 제일 큰 크기의 해양생물이 해파리인 것도 너무 신기해요!

  2. 아욱 2021.11.22 2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 살이 넘는 해양생물이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