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점심에는 산지니X공간에서 도시락 인문학 축제가 열렸습니다. 부경대학교 HK사업단과 함께한 이번 인문학 축제에서는 안승웅 HK연구교수님이 '1920~40년대 해역 도시 상하이의 무협서사 흥성 원인'을 주제로 강연해 주셨습니다.

 

 

산지니X공간이 있는 센텀시티는 여러 회사와 사무실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직장인 분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많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도시락 인문학 축제'라는 이름 만큼, 준비해주신 도시락도 무척 맛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재미있는 인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맛있는 도시락까지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도시락 인문학 축제'의 매력입니다.

 

 

부경대학교 HK사업단은 동북아 해역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가사업의 일환인 만큼, 시민들과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이번 '도시락 인문학 축제'를 통해 많은 분들이 부경대학교 HK사업단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안승웅 교수님께서 해역 도시 상하이 무협서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중국 무협의 변천사를 되짚어볼 때는 무협지에 빠졌던 추억에 새록새록 잠기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경험담을 곁들여 설명해주셔서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강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유익한 인문학 강의와 맛있는 도시락이 함께하니 점심시간이 더 짧게 느껴졌습니다. '도시락 인문학 축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인데요. 내년에도 열릴 계획이 있다고 하니, 다음 번에는 놓치지 말고 꼭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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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에디터날개 2019.05.28 1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문으로만 듣던 도시락은 역시 맛있었습니다. 무협을 다룬 강연도 흥미로웠고요^^

안녕하세요. (이제 곧, 점심시간입니다. 얏호!)

산지니 출판사가 있는 이곳 센텀시티는 

각종 회사가 밀집한 지역인데요.

당연히 직장인도 많습니다 :)  

 

직장인들의 하루 중 가장 큰 기쁨은 무엇일까요,

아마... 점심식사와 커피 한 잔이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저희 출판사가 있는 건물에는 맛있는 구내식당이 있어서

점심메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하지만 매일 구내식당 밥만 먹다 보면

색다른 점심메뉴가 그립기도 하답니다.

회사에 구내식당이 없어

점심시간마다 상사 눈치 보며 메뉴 정하시는

직장인 여러분!

여러분의 고민을 줄여드릴 희소식을 전합니다.

 

 

부경대와 '산지니X공간'이 함께하는

도시락인문학 강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작년의 도시락 인문학 강연이 궁금하신 분은 >>> 여기!

 

여기저기서 인문학 강의 많이 하잖아요.

퇴근하고 가려고 했지만, 퇴근과 동시에

집이 나를 강하게 땡기는 느낌적인 느낌은 왜 때문일까요?

이런 강의도 듣고, 저런 수업도 듣고 해서

이 시대의 멋진 직장인이 되고자 했지만,

나약한 의지로 좌절감에 빠지셨던 분들,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들어보세요~

 

신청은 댓글로 받겠습니다. 선착순 5명입니다!

참고로, 작년 도시락 인문학의 도시락이 꽤나 고급졌다죠^^

그럼, 다음 주 목요일에 '산지니x공간'에서 뵙겠습니다.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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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회의 '아름다운 서재' 15호에

 

 산지니 책 4권이 소개되었습니다.

 

 

 

 

 

 

 

 

 

 

 

1980년대는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죄명으로 출판사 대표와 편집인을 수시로 구속·처벌하던 시대였습니다. 이에 뜻있는 인문사회과학 출판인들이 모여 소위

'금서'의 안전하고 광범위한 보급을 위해 지혜를 모았습니다.

이들이 모여 만든 <인사회>는 독재정권의 폭압 속에서도 인문사회과학도서를 전국의 사회과학서점 및 각 지역서점으로 배포하여 민주화의 밑거름 역할을 했습니다.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이정표

      2

  

 

 

 

 

 

저 자 : 김옥현

쪽 수 : 272

판 형 : 신국판

ISBN : 9788965455646 93300

가 격 : 20,000

발행일 : 20181105

 

 

 

 

 

 

모호하고 느슨했던 기후변화 대응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는 책, 21세기에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하지 않은 것을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시대에 생태 근대화를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저자는 '왜 2도인가'에 대한 목표 설정의 역사 배경과 과정을 설명하면서 2도 목표가 가지는 의미와 목표를 이루기 위한 다차원적인 제약 요건을 상세히 설명한다. 

 


 

 

2℃ - 10점
김옥현 지음/산지니

 

 

 

 


 

 

 

 

 

 

거리 민주주의: 시위와 조롱의 힘

 

STREET SPIRIT: The Power of Protest and Mischief

 

 

 

 

 

 

 

 

원 제 : Street Spirit: The Power of

Protest and Mischief

저 자 : 스티브 크로셔

역 자 : 문혜림

쪽 수 : 184

판 형 : 크라운판

ISBN : 978-89-6545-429-8 03300

가 격 : 19,800

발행일 : 2017728

 

 

 

 

 

 

 

가까운 중국에서부터 미국, 유럽, 중동까지 세계 전역에서 일어난

다양한 시위 현장 모습을 일곱 가지 주제로 묶어 소개한다. 인권운동가로 활동한 저자는 언론인으로 활동한 경력을 살려시위 정황을 차분히 정리했고,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뿐만아니라, 변화를 촉구하는 세계 각국 사람들의 감정과 표현, 그 요구와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다.

 

 

 

 

거리 민주주의 - 10점
스티브 크로셔 지음, 문혜림 옮김/산지니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빨갱이'가 된 인간의 뼈, 그리고 유해발굴

 

  

 

 

 

 

 

 

 

 

 

 

 

글쓴이 : 노용석

쪽수 : 320

판형 : 신국판 (152*225)

ISBN : 978-89-6545-541-7 93300

: 25,000

발행일 : 2018731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연구와 유해발굴사업을 주도해온 저자가 한국전쟁전후기 국가폭력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의 전개과정을 밝히고, 더불어 피학살자들의 유해발굴 과정과 그 상징적 의미에 대해 고찰한다.유해발굴의 과정을 현장에서 얻게 된 풍부한 사례와 자료에 이론을 더해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도시 인문 여행

홍콩산책

 

 

 

 

 

저 자 : 류영하

쪽 수 : 224

판 형 : 127x188

ISBN : 978-89-6545-576-903810

가 격 : 15,000

발행일 : 2019115

 

 

홍콩의 정체성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온 류영하 교수의 인문 여행 에세이집. 30년간 홍콩을 연구하며, 살며, 여행하며 쓴 글들을 담았다.홍콩에 대한 전문 지식을 집대성했지만 쉽게 풀어 썼다. 슬렁슬렁 비치는 홍콩의 불빛 사이를 느긋한 걸음으로 걸으며 관찰한 저자의 글에는, 홍콩에 대한 내공 싶은 시선이 뾰족하게 드러난다. 

 

홍콩 산책 - 10점
류영하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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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이 유럽에서 왔다고?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김영진 저자와의 만남



안녕하세요~! 여러분들과 다시 만나게 된 봉선2라고 합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던 2월도 추위와 함께 끝나가고 있네요. 오늘은 지난 목요일 저녁에 있었던 따끈따끈한 강연 소식을 전해 드릴까 합니다.

얼마 전 산지니에서 출간된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의 저자이자 김영진 선생님과의 뜻깊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1970년 경남 삼천포에서 출생하셨습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중국 근대사상가 장타이옌의 불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셨어요. 『중국근대사상과 불교』 등 여러 저서를 쓰시고 현재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이날 강의는 선생님의 최근작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으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불교와 불교학>이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열띤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좋은 강의를, 그것도 무료로 말이죠!늦은 밤이었지만 강연을 찾아주신 분들과 설레는 시간을 보냈는데요. 


 . . . 어떤 강연이었길래 방청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는지, 저와 함께 이제부터 알아보도록 할까요?



▲ 산지니에서 주관하는 제 79회 저자와의 만남의 주인공은 김영진 선생님이십니다.


여러분! 불교,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제 기억 속에서 불교는 '두려움'데요. 어릴 때 부모님 따라 절에 간 적이 있어요. 입구에서 마주친 사대천왕을 보고 무서워서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때 이후로도 어두운 곳에 안치된 불상이나 향냄새, 주문을 읊조리는듯한 불경을 생각하면 오싹했던 기억이 되살아나곤 했습니다. 저처럼 불교에 대해서 잘 몰랐던 분이라면 한번씩 이런 경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김영진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불교'에 대해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편견이 깨지고, 나아가 불교학에 대해서도 알게 되면서 이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종교로서의 불교 혹은 학문으로서의 불교학에 관련된 책이라면 딱딱하고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먼저 선생님의 강연을 조금 엿보도록 할까요?



▲ 2월 22일(목)에 열렸던 강연 들여다보기



▲어려운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해 주시는 선생님 >_<


선생님께서는 <중국 근대 불교학>을 중심으로 한 권의 책을 집필해 주셨지만, 이번 강연에서는 '학문'으로서의 불교, 즉 '불교학'에 초점을 맞추셨다고 합니다. 

불교와 불교학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불교'는 붓다의 가르침을 기초로 해서 긴 세월에 걸쳐 이룩한 종교체계를 말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종교'로서의 불교는 그 모습도 전통도 다양하죠. 그런데도 그것을 '불교'라고 간주할 만한 하나의 정체성으로 모아지기 때문에 우리는 그 모두를 가리켜 '종교'로서 '불교'라고 부릅니다. 


이번 강연은 우리가 만나는 종교로서의 불교가 아니라 그것을 대상화한 연구 활동, 즉 불교학의 성립과 전개를 다뤘습니다. 물론 고대부터 불교 전통 내부에도 불교 연구는 존재했지만, 현재 우리가 행하는 불교학은 근대 유럽에서 형성된 학술전통이라고 합니다. 종교로서의 불교와는 다르게 불교 지식의 많은 부분은 어쩌면 혼혈의 것이고, 그것을 가공한 기술은 유럽산일지도 모릅니다! 


'(Modern Buddhist studies)'이란 말은 근대시기 유럽의 학문 방법론에 기반들 두고 형성된 불교 연구를 가리킨다. 유럽에서 고전 연구를 할 때 사용한 문헌학이나 역사학이 방법론으로 주로 동원됐다. 물론 유럽에서는 '근대불교학'이 아니라 그냥 '불교학(Buddhist studies)'이었다. 하지만 동아시아처럼 전통적인 불교연구가 존재한 지역에서 그것은 기존 불교연구와 구분된 '근대불교학'이었다. '근대' 혹은 '근대적'이라는 표현은 18세기 이후 서구가 창안한 문명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유럽이 생산한 근대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인 동아시아에서 현재 작동하는 거의 모든 학문이 '유럽적'이고 '근대적'이다. 


- 「근대학술과 불교학 방법론」,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17페이지 참고. 



▲강의 중간마다 질문이 톡톡 튀어나올 정도로 흥미진진했답니다,

 

선생님께서 계속 강조하신 부분은 불교학과 신앙은 다르다는 점 이었습니다. 이 논제는 어떻게 보면 불교와 불교학의 차이일 수도 있겠는데요. 선생님은 불교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불교학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어느 유명한 스님으로부터 부처님의 진리를 전해 들은 스님 A와 불교학자 B가 있었습니다. 


A가 진리의 말씀에 진심으로 감동해 있는 중에 B가 말합니다. 


"부처님께서 그 당시에 그런 말씀을 하셨다니, 이상하지 않아?" 


A는 분노합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의심하다니 불경스럽다고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A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B는 유명한 스님께서 말씀하신 진리를 찾기 위해 산스크리트어를 배워 부처님의 말씀을 해석한 결과 그 진리의 말씀은 출처도 없는 불경을 잘못 번역해서 일어났다는 것을 밝혀내게 됩니다. 



▲동아시아 최초의 불교학 유럽 유학생 가사하라 겐주(좌)와 난조 분유(우) 


이야기의 핵심은 진리를 찾기 전에 사실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진리가 거짓이라면 그것은 더이상 진리가 아닌 게 되는 거죠. '사실에 기반을 둔 진정한 진리는 무엇일까'는 의문은 유럽의 학자에 의해 제기되었고, 선구자에게 교육받은 동양의 유학생에 의해서 아시아에 급격히 퍼져나가서 중국 근대의 불교학이 형성 되었습니다. 



▲늦은 저녁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방문해 주셨답니다.


짧은 글과 영상이었지만 어떠셨나요. 근대 불교학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기지 않나요? 1시간 30분으로 약속된 강의였지만 2시간을 훌쩍 넘긴 생님의 강의를 듣고 있으니 즐기며 강의를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에는 는 어제 있었던 강의내용부터, 중국의 근대 불교학까지 더 세밀하고 꼼꼼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위의 책은 산지니 출판사와 온,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 10점
김영진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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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8.02.27 0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강연해주신 김영진 교수님^^
    학문의 즐거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열강이었습니다.

  2. BlogIcon 산그늘12 2018.02.27 1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부를 행복하게 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신듯.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아시아총서 20번째 서적 펴내, 경성대와 협력해 책 내기도


- 지역 저자·번역가 동참 이끌어
- 출판계 불황이지만 도전 계속

부산에서 책을 기획하고 펴내는 지역 출판사 산지니(www.sanzinibook.com)가 최근 묵직한 인문학 부문 책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산지니출판사의 '인문학 행보' '인문학 도전'이라 할 만하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 판도에서도 출판계가 불황인 가운데 장기 기획을 바탕으로, 돈 되기 힘든 인문학 책을 꾸준히 펴내는 산지니의 행보는 관심을 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저자나 번역자가 동참하면서 지역 학계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토 고칸(1890~1972)의 저서 '차(茶)와 선(禪)'은 지난달 산지니출판사가 아시아총서 시리즈 스무 번째 책으로 출간했다. 번역은 부산대 김용환(철학과) 교수, 불교와 차를 연구하는 송상숙 씨가 함께 맡았다. '한 권에 담은 일본 다도의 모든 것'이라 할 만큼 짜임새와 내용이 정연하고, 정신적 측면에서 다도의 핵심요소를 선(禪)으로 파악하는 관점이 선명해 한국 독자의 관심을 끌었다.

직전에 나온 아시아총서 열아홉 번째 책은 중국 문학·중국 영화 전문가 위덕대 김명석(자율전공학부) 교수의 흥미로운 저작 '상업영화, 중국을 말하다'였다. 

올해 2월 펴낸 미조구치 유조(1932~2010)의 '방법으로서의 중국'(서광덕 최정섭 옮김)도 전문가 독자의 관심을 꽤 끌었다.

일본의 저명한 중국 사상사 연구가 미조구치 유조가 중국 연구에 관해 서구 중심주의가 아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이 '방법으로서의 중국'이었고, 적잖은 연구자가 1989년 일본에서 출간된 이 책의 의미를 인정하던 터였기 때문이다.

경성대 글로벌차이나연구소와 산지니가 손잡고 지난 2월 1차분 4권을 펴낸 중국근현대사상총서는 지역 대학과 지역 출판사가 협력한 '인문학 행보' 사례다. 이때 나온 책이 '인학'(仁學·담사동지음·임형석 옮김) '구유심영록'(량치차오 지음·이종민 옮김) '과학과 인생관'(천두슈 외 지음·한성구 옮김) '신중국미래기'(량치차오 지음·이종민 옮김)이다.

'인학'은 변법자강운동에 뛰어들었다가 1898년 30대 초반 나이로 처형된 사상가 담사동이 중국 혁신을 꿈꾸며 썼다. '구유심영록'은 개혁가 량치차오(梁啓超·1873~1929)가 유럽을 여행한 뒤, 망해가던 중국을 걱정하며 썼다. '신중국미래기'는 그런 량치차오가 남긴 미완성 정치소설이며, '과학과 인생관'은 19세기말 중국 지식인들이 나라의 운명을 놓고 치열하게 펼친 논쟁을 기록했다.

대부분 더 깊은 연구와 이해를 위해 필요한 책이지만, 상업적 성공은 기대하기 어려운 도서로 분류할 수 있다. 경성대 글로벌차이나연구소의 진지한 기획이 있었고, 이를 통해 산지니의 인문 도서 목록 또한 풍성해졌다.

산지니는 또 지난달 부산에서 활동하는 고전학자 정천구 씨가 옮기고 해설한 고전 '한비자' 번역본을 출간하고, 같은 저자의 저서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도 함께 냈다. '혁명과 역사'(아리프 딜릭 지음·이현복 옮김) '자연에 깃든 사람의 시-신진론'(오정혜 외 엮음)도 최근 냈다.강수걸 산지니출판사 대표는 "장기적 기획을 갖고, 의미 있고 필요한 인문학 책을 내고자 노력한다. 중국근현대사상사 2차분도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5-18

원문 읽기


 

 

차와 선 - 10점
이토 고칸 지음, 김용환.송상숙 옮김/산지니


방법으로서의 중국 - 10점
미조구치 유조 지음, 서광덕.최정섭 옮김/산지니

 

인학 - 10점
담사동 지음, 임형석 옮김/산지니


구유심영록 - 10점
량치차오 지음, 이종민 옮김/산지니


과학과 인생관 - 10점
천두슈 외 19명 지음, 한성구 옮김/산지니


신중국미래기 - 10점
량치차오 지음, 이종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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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05.19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해 산지니 책들을 잘 정리해주셨네요^^

  2. BlogIcon 별과우물 2016.05.20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중국근현대사상총서는 표지가 통일되어 있어서 책장에 나란히 꽂아두면, 예쁠 것 같아요!

4월은 과학의 달! 알고 계셨나요?



저는 4월을 며칠 남기지 않고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과학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닌데.. 왜 그랬을까요. (흑) 

하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지요.

과학의 달에 소개해드리는, 산지니의 과학 책! 


1. 인문학자가 뇌와 정신을 탐구하는 방식!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서요성 지음 | 2015년 출간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 속으로 어느때보다 깊숙이 들어온 오늘, 

현대 뇌과학은 물론 고대철학과 데카르트, 

헤겔, 스피노자 철학,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에 대한 세기에 걸친 사유를 독자의 삶 가까이로 끌어오는 책입니다.



이세돌 vs 알파고 대국 이후,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날이 올까?" 라는 질문에 

뇌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해 대답하는 책이라고 소개 드렸었죠 :)

번역서가 아니라 국내 저자의 뇌과학+인문학 융합서라 더욱 특별합니다. 




2. 19세기 자유주의 과학인의 멘토, 토마스 헉슬리의 윤리 선언

진화와 윤리

토마스 헉슬리 지음 ∣ 이종민 옮김 | 2012년 출간

19세기를 대표하는 자유주의 과학인 토마스 헉슬리가 죽음을 두 해 앞두고 옥스퍼드대학에서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다윈의 불독'이라고도 불렸던 헉슬리는  다윈의 진화론을 비판했을까요? 

"자기주장이 가장 센 최강자는 최약자를 짓밟아버립니다. 그러나 사회 진화에 끼치는 우주 과정의 영향력이 클수록 그 문명은 더욱 원시적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 윤리 과정의 목표는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윤리적으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의 생존입니다.

경향신문에서는 "헉슬리는 진화론의 옹호자였지만 ‘적자생존’ ‘약육강식’ 논리만 강조한 사회진화론을 부정했다 (…) 헉슬리와 다윈의 관계, 다윈의 도덕관념을 연관해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라고 서평이 실렸어요. 




3. 돌과 땅이 품고 있는 흥미진진한 사실

박맹언 교수의 돌 이야기 

박맹언 지음 | 2008년 출간

돌이 그림이나 예술 조각품 같고 역사책이나 시와도 같다는 생각을 하는, 

인문학적 감성이 풍부한 지질학자가 풀어내는 돌 이야기! 

우리나라처럼 국토 면적에 비해 다양한 시대의 암석이 산출되는 나라는 드물다고 합니다. 땅 전체가 지질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태고의 지층에서부터 신생대에 이르는 각 지질연대의 암석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고 해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4. 자연과학·사회과학적 관점이 고루 담긴 단 하나의 입문서

기후변화와 신사회계약 

김옥현 지음 | 2015년 출간

인류 공동의 위기, 기후변화.  

얼마전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기후 변화는 전 인류와 동물을 위협하는 가장 긴급한 사안이고, 

힘을 합쳐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디카프리오가 말하듯 기후변화는 이제 외면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어디서부터 알아보고 행동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신사회계약은 사회발전 연구자가 쓴 책이라, 

과학 울렁증이 있으신 분들도 편안하게 읽으시고 

일상 속에서 변화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5. 인간의 몸을 통해 우리의 존재를 읽는

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박만준 외 10인 지음 | 2008년 출간


생물로서 인간의 몸은 시간의 중첩이 빚어낸 두터운 기억들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수 없이 잘려나가고 지워지고 했을 것이지만, 

축적된 긴 시간의 흔적이니만큼 외연의 폭 또한 무척 넓습니다. 

그래서 수만, 수천 년이 지났건만 

인간의 몸은 우리의 존재를 읽어내는 텍스트로서 손색이 없지요. 

사회생물학은 바로 이 텍스트를 인간 이해의 소중한 자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책의 1장을 써주신 최재천 선생님의 글도 만나 보시죠.

사회생물학이란 기존의 자연사 연구에 진화론적 체계와 개체군생물학(population biology) 및 유전학(genetics)의 연구방법론을 도입하여 재정립한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사회과학에도 진화유전학적 사고와 개체군생물학적 정량화를 도입하면 이름하여 진화사회과학이 탄생할 수 있다. 진화사회과학은 전통적인 사회과학에 비해 훨씬 더 역사학적,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진화사학적인 관점에서 정량적인 분석을 주로 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근래 새롭게 등장한 학문 분야인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6. 과학혁명을 통해 새로운 중국을 창조할 것인가?

과학과 인생관

천두슈 외 19명 지음 ∣ 한성구 옮김 | 2016년 출간 

 

중국근현대사상 총서의 세 번째 책인 『과학과 인생관』은 

20세기 초 중국 사상계를 흔든 과학과 인생관 논쟁을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19세기 말 중국은 밖으로는 서구열강의 침략을 여러 번 겪었고, 

안으로는 태평천국의 난과 의화단의 난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청말 지식인들은 부강해진 서양의 원인을 발전된 과학혁명과 기술에서 찾았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베이징대학 교수 장쥔마이가 

1923년에 ‘인생관’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합니다. 

청년들이 과학을 기초로 한 인생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내용이었지요. 

이에 서양의 과학문화와 물질문화를 통해 중국을 개혁하려는 지식인들의 반격이 

일어났고, 당대 각 분야의 지식인들이 논쟁에 대거 참여함으로써 

‘과학’과 ‘인생관’ 논쟁이 본격화되었습니다. 

1년 넘게 지속된 이 논쟁 이후,

중국 문화운동은 과학적 세계관을 중시하는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몇일 남지 않은 4월, 과학의 달을 만끽하셨길 바랍니다.


다음 달에 또 뵐게요 :)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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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04.29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지니에 과학과 관련한 책이 아주 많았네요! 저도 디카프리오의 수상 소감을 인상 깊게 봤었는데 같이 언급이 되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2. BlogIcon 온수 2016.04.29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산지니도 과학 관련 책이 많네요^^ 앞으로도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3. BlogIcon okkim 2016.05.01 15: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학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과학적으로 구성된다면 적지 않은 것들이 효율적으로 되겠네요.
    물론 지식이 지혜와 감성을 다 포함하지는 않지만요.

한비자를 만나세요, 당신이 세상의 乙(을)이라면


- 기존에 출간된 책보다 매끄럽고 쉬운 번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 한비자는 처세술이 아닌 경영학+정치학의 통치술
- 특히 사회에 나가기 전인 청년에 일독을 권합니다

고전학자 정천구(49) 박사를 부산 금정구 남산동 연구실 겸 자택에서 지난 19일 만나자마자 평소의 의문부터 털어놓았다.

   


'한비자' 번역본을 펴낸 고전학자 정천구 박사가 한비자의 사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본지에 연재한 기획시리즈에 바탕을 둔 단행본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도 함께 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재작년 이른바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들썩인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 일이 떠오를 때마다 저는 사건의 장본인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일찌감치 '한비자'를 공부했다면 어땠을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생각하곤 했는데요."

커피콩을 가는 수동 커피그라인더를 돌리던 정 박사가 대답 대신 요즘 우스개를 하나 들려준다. "어떤 청년에게 꿈이 뭐고, 그 꿈을 이루는 데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재벌 2세가 되는 게 꿈인데 아빠가 노력을 안 해요'라고 답하더랍니다." 참 절묘한 농담이다.

곱게 간 커피가루에 물을 부어주면서 정 박사가 덧붙인다. "한비는 전혀 다르게 말하죠. 아버지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는 있어도 능력은 물려받을 수 없다. 필요한 덕목을 터득해서 네가 1세가 되라, 네 삶의 군주가 되라 하는 메시지와 내용이 '한비자'에는 있지요."

요약하면, '한비자'를 쓴 중국 전국시대(거의 2500년 전이다) 법가 사상가 한비가 땅콩회항의 현장을 봤다면, "그렇게 공부하라고 했건만…"하고 혀를 찼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물론, '한비자'에서 배울 것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한비자'는 훨씬 풍부하고 깊고,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현실감이 높다. '한비자'는 2500년 세월을 거치며 강철처럼 단련되고 엄정하게 검증받은 책이다.

■거칠지 않게 어렵지 않게 번역

정천구 박사는 최근 산지니출판사에서 '한비자' 완역본을 펴냈다. 한비자를 전면에 내세워 현대 한국사회의 현실과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한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도 같은 출판사에서 함께 냈다. '한비자,제국을 말하다'는 지난해 3월~8월 국제신문에 연재한 글을 다듬어 엮은 책이다.

그는 비중이 크고 중요한 책을 꾸준히 번역하거나 저술했다. 저서로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맹자독설', 번역서로 '차의 책' '동양의 이상' '원형석서' '일본영이기' '밝은 마음을 비추는 보배로운 거울-명심보감' '삼교지귀' '모래와 돌' '베트남 선사들의 이야기' 등이 있다.

그의 저서 가운데 '논어, 그 일상의 정치' '맹자, 시대를 찌르다' '중용, 어울림의 길'은 고전 주해서로 하나의 흐름을 이룬다. 동양 고전을 깊이 읽고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기 때문이다. '한비자'가 그 흐름을 이었다.

"다른 연구자의 번역서가 나와 있는데, 정천구 번역본 한비자를 다시 내신 뜻이 있습니까?" 이 질문에 그는 답했다. "한비자 전체를 번역한 책은 현재 시중에 4종 정도 있는 것으로 알아요. 그런데 대체로 번역이 거칠고 상그러워요. 대학생 이상이면 읽는 데 어려움이 없는 번역서가 필요하다고 봤지요." 정 박사는 "그리고 번역은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게 아니라 옮기는 이의 해석과 시각과 역량이 담기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내내 한비자 주석서가 안 나온다. 비교적 근래까지 한비자에 관한 관심이 없었다. 일본만 해도 에도시대에 한비자 주석서가 쏟아져 나왔고 권위 있는 책도 많다. 이런 사정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명세에 비해 한비자 번역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았다.

■제자백가 책은 고루 읽어야

   

그가 한비자를 새로이 공들여 번역한 뜻은 또 있다.

"기존 한비자 번역서에는 한비자로 대표되는 법가사상이 유가사상과 단순하게 대립하고 배척만 한 것으로 이해하는 면이 있죠. 유교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고, 그러다 보니 유가와 법가의 관계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정 박사가 볼 때 둘 사이의 관계는 훨씬 긴밀하다.

법가의 거물로, 진시황이 완성한 천하통일의 바탕을 마련한 상앙은 당시 유가를 비판하면서 법가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상군서'라는 책으로 남겼다. 유가의 거목 맹자는 이런 '상군서'를 끊임없이 의식하고 비판하면서 자기 사상을 펼친다. "불교사상이 없었다면, 성리학이 성립할 수 없었던 것과 비슷하게 법가와 유가의 관계는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데가 있었죠."

이는 정천구 박사가 강조하는 고전 공부법의 요체로 이어진다. "함께 읽어야 해요." 한비자를 비롯한 제자백가는 '나는 논어가 좋아' '그럼 나는 맹자' 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제대로 배울 수 없고 고전공부에서 아주 중요한 균형감각까지 못 갖추기 십상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세상 살기 어렵다고 노자와 장자에만 빠져들면 도피로 흐르고, 법가만 파고들면 각박해질 수 있겠다. 실제로 에도시대부터 한비자에 열광한 일본은 국가 발전을 앞당기는 데 성공하지만, 그 뒤 침략적 제국주의로 흘렀다. 조선은 법가와 유가가 균형을 이룬 전기에는 융성했으나, 성리학과 관념론에 빠져버린 조선 후기에는 참혹했다. 정 박사는 '한비자' 또한 '논어' '맹자'를 비롯한 여러 제자백가의 책과 함께 볼 것을 권했다.


■당신이 을이라면 한비자를 읽자

'한비자'의 문장은 간결한 아름다움이 있다. 상당 부분이 치밀하고 논리적이다. 권력과 정치의 속성과 본질을 지적하는 대목에서는 2000년이 지난 지금과 하나 다를 게 없어 간담이 서늘하고 모골이 송연해질 지경이다. 각 장의 제목만 봐도,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한국 정치 현장 이야기처럼 생생하고 현실감이 강하다.

망징(나라가 망할 징조) 팔간(신하의 여덟 가지 간사한 짓) 십과(군주의 열가지 허물) 세난(유세의 어려움) 간겁시신(간사하고 겁주고 시해하는 신하)…. '한비자' 자체가 강한 책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한비자'는 인간사회의 관계를 힘(권력)의 관계로 보고 이를 활용하고, 여기서 살아남고, 번성하고, 안정되는 법을 논한다.

"그러므로 단순한 처세술이 아니라 경영학과 정치학을 아우른 통치술이지요. 조직 위계에서 아래 쪽에 있는 분들, 갑을관계에서 을인 분들은 반드시 읽어야죠. 그래야 안 당하죠. 20대 청년들도 사회에 나가기 전에 꼭 읽기를 권합니다. '한비자' 속에는 일화가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논어 맹자 등 다른 책과 함께 읽을 때,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 줄 책이다. 


# 고전학자 정천구와 그가 말하는 인문학

정천구 박사는 부산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부산 동구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에서 도덕경을,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사상구 사상평생학습관에서 맹자를 강의한다. 이 두 군데에서 강의하면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책 쓰고, 노니는 삶을 산다.

그는 인문학을 제대로 공부하거나 가르치려면 "장기 강의는 필수"라고 잘라 말한다. 그 자신이 강사로서 한비자 84주, 맹자 60주, 중용 36주, 순자 32주를 강의했다. 현재 하고 있는 맹자는 96주 진행했다. 드문 장기 강의이다.

좋은 인문학 강의는 진지하게 이뤄지며, 수강생에게 배우는 재미와 삶의 변화를 체험하게 해준다. 정 박사는 이렇게 의견을 밝혔다."적어도 인문학 공부라면 1회성 강의나 특강은 보람과 효과를 느낄 수 없다. 80주에 걸쳐 해야 할 공부를 단 두 시간에 듣는 것은 '나도 안다'는 착각만 조장한다. 공부의 효과는 단숨에 얻을 수 없다. 꾸준히 해야 한다. 그것 말고는 길이 없다. 그 과정을 통과해야 인문학의 참맛을 느낀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4-21

원문 읽기


 

한비자 - 10점
한비 지음, 정천구 옮김/산지니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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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4.22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기사가 잘 나왔네요!!

  2. 권디자이너 2016.04.25 1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봉권 기자님의 심층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사진출처: 구글 

세기의 대결이 끝났습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 사이의 바둑 대결 말입니다.

알파고가 3연승을 하면서 승부는 이미 결정되어 있었지만 

네 번째 경기에서는 이세돌 9단이 승리했지요.


이 대결에 대해, 누군가는 이세돌 9단이 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했고

누군가는 당연히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이라고 했지만

4:1 이라는 숫자만으로는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결과들이 나오면서 

인공지능이나 인간의 능력에 대해 간단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게 된 것 같습니다.


1: '뇌 vs CPU'인가, '정신 vs 물질'인가


난생 처음 바둑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지난 몇일간 가슴 졸이며 뉴스를 찾아보곤 했는데요.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전무하다 보니 

승부와 별개로 이 대국에 대한 언론의 보도 방식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대국이 '인류 대표'와 '기계 대표' 사이의 대결로 다뤄지면서

알파고는 감정적·체력적 동요가 없는 차가운 확률가로 묘사된 반면


한겨레 신문의 기사


이세돌 9단의 경우에는 창의성, 감정, 도전정신이 강조되었습니다.


출처: 문화일보



한 기사에서는 이세돌 9단이 첫 승리를 거두고 "인간적으로 정말 기뻐했다"고 하기도 했지요.

인간적으로 기뻐하는 건 어떻게 기뻐하는 건가요?ㅎㅎ

출처: 세계일보


그런데 이세돌 9단의 1승 이후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던 단어가 '정신'인 것 같습니다. 


"인간만이 가진 불굴의 도전정신" (해럴드경제)

"인공지능은 보여줄 수 없는 ‘도전정신’과 ‘투지’" (경향신문)

“이세돌, 승패를 떠나 인류 정신력의 승리” (연합뉴스


"이세돌 정신력에 기계 무릎 꿇었다" (한국일보)


'도전정신'에서 '정신력'까지, 인간의 '뇌'보다 '정신'에 주안점이 두어진 것은

극히 일부분의 기능뿐이라지만 이미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따라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물질 대 물질, 즉 '뇌 vs CPU'라는 접근보다 '정신 vs 물질' 구도가 돋보였습니다. 

실제로 '정신'은 고대에서부터 인간과 다른 동물들(또는 동물로 여겨졌던 다른 인간들)을 

구별해주는 특징으로 여겨져왔지요.



2: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날이 올까?

출처: 수퍼리치


창의력의 영역으로 여겨왔던 바둑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 또한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런 'AI 포비아'는 머지않아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가 올 수도 있겠다는 추측에 기반하고 있는데요. 

국내 저자로서는 최초로 뇌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해 이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은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 속으로 어느때보다 깊숙이 들어온 오늘, 

현대 뇌과학은 물론 고대철학과 데카르트, 

헤겔, 스피노자 철학,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에 대한 세기에 걸친 사유를 독자의 삶 가까이로 끌어오는 책입니다.


3: 뇌 =/= 정신


뇌와 정신, 이 둘은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하는데요.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에서는 뇌를 ‘의식의 요람’으로,

그리고 정신은 ‘의식의 지향점’으로 정의합니다. 

이러한 개념적 정의를 바탕으로 뇌와 정신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고찰하지요.

정신은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활동만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요? 

 

영화 <매트릭스>는 인간의 뇌가 컴퓨터를 통해 조작되는 미래를 상상하고 있지요. 

워쇼스키 자매의 대표작인 이 영화는, 

뇌의 원리를 이해하면 인간 의식이나 외부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합니다. 



<매트릭스>는 진짜와 가짜의 인식론적 문제뿐만 아니라 의식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의식의 시작은 물질의 창발적 요인에 있다. <매트릭스>에선 정신이 프로그램의 규칙적인 알고리듬과는 다른 무정형적인 특징을 갖고 있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기계적 요소의 집합체인 인공생명은 단백질이나 DNA의 분자간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유기체인 인간과 같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고, 뇌지도가 광활한 정신세계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 즉 뇌에 대한 물리학적 접근만으로 정신활동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상현실과 <매트릭스> 그리고 뇌」 중에서


20여 년간 의식과 뉴런 활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크리스토프 코흐 박사 또한 

정신을 뉴런의 방전으로 밝히려 했던 크릭과 자신의 시도가 

벽에 다다랐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뉴런의 전기활동은 객관적으로 분석이 가능하지만, 

감각은 그 자체이지 다른 어떤 것에서도 유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출처: The Drunken Odyssey


"의식이 발현 현상이라면 궁극적으로 신경세포들의 상호작용으로 환원될 수 있으며, 몇몇 동물은 의식적이고 그 외의 동물은 의식이 없다고 밝혀질 것이다. (…)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주관성은 물리적 기반에서 일어난 발현 현상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아래와 같은 주장을 합니다.


의식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궁극적 실체인 “모나드”다. 코흐는 고급한 정신은 물론이고 초기 의식에 대한 정체성 해명 작업마저도 신경상관물에 근거한 물질적 접근만으로 부족함을 자인한다. 따라서 마지막 장에서 본 연구자는 신경생물학자들이 말하는 의식의 신경상관물을 넘어 정신이 구체화된 몇 가지 경우를 소개할 것이다. 정신은 뇌가 조종하는 마리오네트 인형이 아니다.

―「가상현실과 <매트릭스> 그리고 뇌」 중에서



4: "정신은 뇌가 조종하는 마리오네트 인형이 아니다" 


출처: http://www.olssongerthel.se/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헤겔 철학의 '정신' 개념을 되새깁니다. 

뇌에는 신경세포 40억 개가 모여 있고 이 세포들 사이에서는 물리학 법칙이 적용되지만, 

헤겔에 따르면 뉴런 활동은 ‘의식’이지 ‘정신’은 아니라고 합니다

의식이 감각과 학습 활동을 지칭한다면 

정신이란 자의식, 이성, 절대지라는 비물질적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똑같이 재현할 수 있게 되더라도

인간의 정신까지 기계가 지배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일 것 같습니다. 


5: 사람스러운 인공지능?


1승 후 활짝 웃고 있는 이세돌 9단.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가 '정신력'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기계 대표' 알파고에게서 

우리가 '사람'의 면모를 읽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알파고가 기존 바둑 격원에 어긋나거나 불리해보이는 결정을 내렸을 때, 

많은 사람들은 "알파고가 실수를 했다"고 말했는데,

승률을 계산해 바둑을 놓는 알파고에게 '실수'라는 말은 사실 성립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세돌 9단 또한 알파고가 "집중력에서는 우위"라며 알파고를 의인화했고,

'알 사범'이라는 별명이 나타나는 한편 한국기원에서는 '명예 9단증'을 발급하는 등 

알파고와 시간을 보내며 우리는 점차 알파고에게 '사람 대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알파고가 사람 같아지지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람과 기계의 차이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편집자로서 국어대사전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주요 의미만 정리해보았습니다.



사람[사ː-]  

「명사」

「1」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8」뛰어난 인재나 인물.

「9」어떤 일을 시키거나 심부름을 할 일꾼이나 인원.



기계06(機械)[-계/-게]  

「명사」

「1」동력을 써서 움직이거나 일을 하는 장치. 

「2」생각, 행동, 생활 방식 따위가 정확하거나 판에 박은 듯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자기 뜻이 아닌 남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우리는 사람에게서 기계를 보기도 하고

알파고와 같은 기계를 사람으로 읽어내기도 합니다.


사람이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이라면, 

우리는 어쩌면 이미 인공지능과 함께 사회를 이루어 살고 있지 않을까요. 


인공지능을 알고자 한다면 사람의 뇌를 깊이 파악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뇌에 대한 연구는 갈수록 전문화되어 이해하기 어렵지요. 

뇌과학 연구를 풀어쓰는 데 그치지 않고 학문의 역사적 변화를 추적하며, 

정신에 대한 철학 이론을 과학적 발견과 연관해 새롭게 해석하는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이 여러분의 삶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의식세계에 개입하는 과학과 새로운 인문학적 사유

서요성 지음 | 학술 인문 | 신국판 384 | 28,000

2015년 12월 15일 출간 | 978-89-6545-323-9 93100

‘의식의 요람’이라 불리는 뇌, 그리고 ‘의식의 지향점’인 정신. 이 둘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인간을 동물과 구별해주는 결정적 요소로 여겨져온 정신은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활동만으로 설명되는가? 저자는 현대 뇌과학은 물론 스피노자 철학, 고전문학과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의 상관성을 해명한다.


[언론스크랩] 

오감과 관찰에서 현실에 개입하는 정신에 이르기까지 (교수신문)

플라톤에서 매트릭스까지 담론 뇌와 정신의 상관성을 해명하다 (경기신문)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 10점
서요성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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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현대 뇌과학과 스피노자 철학, 영화 <매트릭스>를 넘나들며

뇌와 정신의 상관성을 해명한다

‘의식의 요람’이라 불리는 뇌, 그리고 ‘의식의 지향점’인 정신. 이 둘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인간을 동물과 구별해주는 결정적 요소로 여겨져온 정신은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활동만으로 설명되는가? 이러한 근원적 질문에 도전하는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물질과 정신의 긴장된 관계 속에서 축적된 여러 담론을 융합한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은 현대 뇌과학은 물론 플라톤, 데카르트, 헤겔, 스피노자 철학, 그리고 고전문학과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에 대한 세기에 걸친 사유를 독자의 삶 가까이로 끌어오는 연구서이다. 이 책은 뇌과학 연구를 풀어쓰는 데 그치지 않고 학문의 역사적 변화를 추적하며, 정신에 대한 철학 이론을 과학적 발견과 연관해 새롭게 해석한다. 저자 서요성 교수는 철학적 망설임과 과학적 실증을 아우르는 새로운 뇌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인공지능과 스마트 기기가 생활 속으로 들어온 ‘가상현실 시대’,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와 뇌라는 물질에 대한 필수 지식을 축적하고 이에 대한 신선한 사유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미지: Russell Shorto. Descartes' Bones 출처: 위키피디아


정신과 물질의 이분법 거부하는 뇌를 인지하고

‘이원론자 데카르트’ 편견 깨는 융합적 함의를 발견하다

만물을 정신이나 물질, 두 가지 중 하나로 환원하려는 시도는 세기에 걸쳐 이루어져왔다. 정신은 불가분하고 그 정체가 무한한 반면, 물질은 세포나 미립자 등의 요소들로 쪼개지면서 결정론적인 성향을 띤다. 이러한 이분법의 틈에서 의식 활동과 관련된 물질로 지목되어온 뇌는 사유와 지성의 장소로 여겨지고, 심지어 정신과 동일시되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뇌 담론을 종합하며, 저자는 뇌는 의식과 물질의 중간적 존재, 아니 정신의 자율성과 물질의 결정성의 특징을 모두 포함한 제3의 존재로 가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데카르트 철학의 재발견으로 이어진다. 데카르트는 이원론의 대표적 철학자로 비판받아왔지만, 저자는 데카르트가 영혼(정신)을 물질과 구분하면서도 정신과 신체를 연결하는 뇌의 송과선과 같은 매개 기관을 중요시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데카르트 철학을 평가할 때 항상 거론하는 이분법적 특징이란 세밀하지 않은 편의주의적인 틀일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저서에서 이분법적 언급은 일관성을 띠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물질은 의식과 대립하지만, 이성과 신체(심장과 같은 기관), 정신과 뇌의 구분은 선명하지 않다. (…) 본 연구자는 신체와 뇌를 대립적인 정신이나 물질 범주로부터 따로 떼어냄으로써 이분법에 대한 성찰에 도달하려고 한다. 이를테면 만물을 영혼(정신), 물질, 신체(심장), 뇌로 구분해볼 수 있다. 여기서 신체(심장)와 뇌는 영혼과 물질 사이를 매개하는 항으로 보면 된다. 그러므로 데카르트 철학은 뉴턴 물리학보다 의식을 강조한 양자이론과 관련시킬 필요가 있다. (65~66쪽)

저자는 섬세한 독해를 통해 데카르트 철학이 현대 뇌과학에 가지는 함의를 발굴하고, 복합적 성격을 가진 뇌를 일원론 또는 이원론에 끼워 맞추기보다 새로운 사고방식을 통해 인지하고 있다.



정신의 순수성에 도전한 19세기 생리학, 심리학

자유의지를 인정한 20세기 양자물리학

물질 결정론이 지배적이었던 17세기를 지나, 19세기에 생리학과 심리학은 철학적 이원론과 과학적 일원론 사이에 가교를 놓는다. 정신과 물질은 이제 고립된 실체가 아닌 상호관계에서 이해되기 시작한다. 생리학은 정신을 신체(물질)의 기능으로 이해한다. 심리학은 인간 행동에 대한 과학적 해명을 표방하며 행위의 근원이 영혼인지 무의식인지에 대한 논쟁을 일으킨다. 생리학자들이 신경학적 관점에서 뇌를 ‘영혼이 없는 기계’로 여기게 되면서, 인간의 행동은 신경계의 상호작용 결과뿐이라는 설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20세기에 새로운 과학 분야가 등장하면서 뇌와 정신에 대한 분석은 좀 더 섬세해진다. 예를 들어, 양자물리학은 자연에 연속성이 아닌 불연속성이 있음을 발견하고, 실재를 객관적인 존재가 아니라 주관과 상호작용하는 존재로 설정한다. 그렇다면 뇌의 심리 과정을 물리적 메커니즘으로 연구하더라도, 정신 활동의 주관적 성질이 있기 때문에 이를 물리학적 법칙 내에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인과적 틀을 넘어서 물질과 의식의 관계를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저자는 뉴런·인지·감정 신경과학과 같은 새로운 학문의 성과들을 서술하는데, 과학과 문학을 함께 다뤄 전문적 지식이 없는 독자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논의를,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와 감정 신경과학 연구를 엮어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과학적 성과들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한다.



출처: 영화 <매트릭스>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까?

물질을 초월하는 ‘정신’을 되새기다

블록버스터 영화 <매트릭스>는 인간의 뇌가 컴퓨터를 통해 조작되는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 결정론과 자유의지론의 교차 지점을 다룬 이 영화는, 뇌의 원리를 이해하면 인간 의식이나 외부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다. 이제 인공지능, 유전자 조작, 로봇 등의 기술 발전은 공상을 실제로 만들고 있다. 컴퓨터 과학기술은 생물학적이고 시공간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인류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저자는 헤겔 철학의 ‘정신’ 개념을 되새긴다. 뇌에는 신경세포 40억 개가 모여 있고 이 세포들 사이에서는 물리학 법칙이 적용되지만, 헤겔에 따르면 뉴런 활동은 ‘의식’이지 ‘정신’은 아니다. 의식이 감각과 학습 활동을 지칭한다면 정신이란 자의식, 이성, 절대지라는 비물질적 영역이다.

뇌에 대한 연구는 갈수록 전문화되어 해당 학계 밖에서는 접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인문학과 뇌과학의 융합에 기여하는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이 더욱 가치 있는 연구서인 이유이다. 그동안 단순 인용 정도에서 그쳤던 학문 간 교류에 깊이가 더해진다면, 우리는 뇌와 정신의 실체에 접근함으로써 비로소 자유나 평등의 조건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서요성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대학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에 유학하여 빌레펠트 대학교(Universität Bielefeld) 언어문예학과에서 독일현대연극 논문으로 박사학위(Ph.D)를 취득하였다. 귀국 후 2007년 9월부터 대구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5년 독일 마인츠대학 독일연구소(Deutsches Institut) 객원을 역임했고, 한국브레히트학회 편집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공연예술의 초대』, 공저로는 『하이너 뮐러의 연극세계』 등이 있고, 주요 역서로는 『도축장의 성 요한나』가 있다. 그밖에 연극과 문예학, 문화비평, 모더니티, 과학과 인문학의 상관성 등 학문의 통합적 이해와 관련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차례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의식세계에 개입하는 과학과 새로운 인문학적 사유

서요성 지음 | 학술 인문 | 신국판 384 | 28,000

2015년 12월 15일 출간 | 978-89-6545-323-9 93100

‘의식의 요람’이라 불리는 뇌, 그리고 ‘의식의 지향점’인 정신. 이 둘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인간을 동물과 구별해주는 결정적 요소로 여겨져온 정신은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활동만으로 설명되는가? 저자는 현대 뇌과학은 물론 스피노자 철학, 고전문학과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의 상관성을 해명한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 10점
서요성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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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5.12.23 1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문학과 과학의 결합이라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네용..ㅎ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재밌을 것 같아요 :)



산지니 출판사는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문예비평』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겨울호가 출간되었고, 김수우 시인이 이번 겨울호에 
「저항하라, 상상하라, 그리고 사랑하라」는 글을 쓰셨습니다.
김수우 시인은 중앙동에서 '백년어서원'을 운영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백년어서원은 부산에서 중요한 인문학 공간으로,
매주 '바까데미아'를 운영하고 그 외에 다양한 강연과 행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11월에 부산에서 개최된 제1회 세계인문학포럼을 기념해
인문학 릴레이 한마당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과 함께, 이번 『오늘의문예비평』에 실린 글에 대한 기사를
부산일보에서 냈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해서 올립니다.


백년어서원 http://blog.naver.com/100_fish/  

제1회 세계인문학포럼 
 http://www.worldhumanitiesforum.org/2011/kor/main/main.htm 

원문보기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sectionId=1010090000&subSectionId=1010090000&newsId=20111222000046 




 "인문학이 환대와 배려를 실천하는 일이라고 볼 때 민간이 앞장서서 움직이는 것은 마땅해 보인다. 어떤 예술적 감성도, 어떤 비판적 지성도 윤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길 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입시의 틈바구니나 쇠락한 원도심에서 시작한 부산의 인문학은 민간 주도의 그 실천적 영역을 관통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김수우 백년어서원 대표는 최근 부산의 민간 주도 인문학 현장들을 답사했다. 그는 민간 주도 인문학 현장을 '바까데미아'라고 부른다. 바까데미아는 아카데미아(대학) 바깥에서의 인문학이다. 여기서의 인문학 목표는 이론과 개념이 아니라 삶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다.

김수우 백년어서원 대표 
'오늘의문예비평' 기고 
"속도·성과주의 탈피해야"

김 대표는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문예비평' 겨울호(통권 83호)에 '저항하라, 상상하라, 그리고 사랑하라'라는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는 바까데미아의 현실과 지향점이 촘촘하게 정리돼 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청소년 인문학 커뮤니티 '인디고서원', 열린공간으로 생태·환경의 가치를 지향하는 '공간초록-연구모임비상', 인문예술의 융합을 꿈꾸는 '문화공간 빈빈', 부산대 앞의 젊은 층 문화를 이끄는 '카페 헤세이티'와 '생활기획공간 통', 문화독해운동/지식나눔공동체 '이마고', 원도심 운동을 하는 '백년어서원', '신생인문학연구소', '수이재' 등이 나온다.

김 대표는 바까데미아의 공간들이 연대의식을 갖고 공동관심사의 원천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개성적인 장소성을 확보한 이들 공간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공존의 기술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문학이란 '연대를 향한 길 찾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의 인문학 네트워크가 아직은 밀도가 낮다는 현실을 인정한다. 이런 한계에도 민간주도의 인문학 커뮤니티는 부산에서 실질적인 인문 지도를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인문학을 한낱 유행으로 보는 현상은 가장 경계할 일. 일 년에 책 몇 권 읽지도 않으면서 인문학 강의에 몰려다니는 것이 그 예다. 다문화, 통섭, 공감이란 말이 여기저기서 튀면서 인문학이란 말도 덩달아 액세서리처럼 딸랑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런 현상은 자본에 의해 길든 인문학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선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속도주의, 편리주의, 성과주의를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삶의 의미를 묻는 문제, 실존의 방식을 묻는 문제는 편리와 성과로는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대학에서 인문학이 죽어버린 이유라는 것이다. 인문을 지향한다는 것은 요구되는 성과와 싸우는 일이다.

김 대표는 로댕의 말을 인용해 '진보는 느리고 불확실한 것'이라며 인문학도 더 불편하게, 더 천천히 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섬세하게 사물을 들여다볼 수 있을 때 실존의 문제와 타자에 접근할 수 있음이다.

김 대표는 자본에 주눅이 들지 않는 인문학을 살리는 방법은 바까데미아의 고유한 영역과 지속적 활용의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본다.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바까데미아의 지속과 재생산을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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