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두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력·투쟁하면 세상은 반드시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며, 세상을 사랑하고 노력하는 개혁주의자의 길을 강조한 중국 사상가입니다. 1932년 10월 15일 국민당에 체포되어 8년 형을 선고받은 천두슈는 1938년 출옥되기 전까지 감옥에서 총 12권의 책을 저술했습니다. 천두슈는 1916년 6월 8일 《매주평론(每周评论)》 25호 「연구실과 감옥(研究室与监狱)」이라는 글에서 “세계 문명의 발원지는 연구소와 감옥 두 곳이다. 우리 청년들은 연구소를 나서 감옥에 가고, 감옥을 나가면 연구실로 들어가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인생 최고의 삶이다. 이 두 곳에서 일어난 문명이야말로 진정한 문명이고 가치 있는 문명이다.(世界文明发源地有二:一是科学研究室,一是监狱。我们青年要立志出了研究室就入监狱,出了监狱就入研究室,这才是人生最高尚优美的生活。从这两处发生的文明,才是真文明,才是有生命有价值的文明。)”라고 주장한 바 있는데요, 그는 투옥 기간 동안 자신의 신념을 실천해 보였던 것이죠.
천두슈(陈独秀, 1897년 10월 9일~1942년 5월 27일)
신문화 운동, 5.4운동을 이끌었다. 공산주의 이론을 중국에 소개하고 중국 공산당 창당에 관여했으며, 총서기까지 역임한 정치지도자였다. 노선투쟁에서 패배하여 1920년대 말 중국공산당에서 출당조치를 당했다. 1932년 10월 국민정부에 체포돼 형을 선고받고 난징(南京)에 구금됐다가 중일전쟁 발발 후인 1937년 8월 출옥됐다. 이후 모든 관직을 거절하고 지인이 있던 쓰촨성(四川省) 장진(江津)에서 살았으며, 1942년 5월 27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 사진 출처: 바이두투피엔(百度图片), http://bitly.kr/4QZUVBqnT7V
천두슈는 조선의 독립운동을 보고 “조선인의 자유사상이 계속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하며 독립 자치의 영광을 누릴 날이 머지않았다”라고 소회를 밝히며 신해혁명 이후 8년 동안 변화가 없는 중국의 현실을 비탄하기도 했습니다.
조선 민족의 이 영광스러운 행동을 보니, 우리 중국 민족의 초라함으로 인한 수치심이 더욱더 느껴진다. 공화국이 된 지 이미 팔 년이 되었지만 일반국민들이 명료하고 정확한 의식을 가지고 어떤 행동도 한 적이 없다.(신해혁명의 성과는 대부분 도적들과 무뢰한들이 광복의 명의를 빌려 약탈해 갔다.) 국민과 정치의 거리는 수천 길이나 떨어져 있어, 본국과 외국의 군벌들이 연합해서 핍박해도 감히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다. (중략) 말 많은 명사(名士)들이나 신사(紳士), 정객, 상인, 교육계의 인사들도 주인으로서의 자격을 공공연하게 포기하고 하고 제삼자의 자리로 내려가서 정국과 타협한다. 그들이 제발 이번 조선인들의 행동을 좀 보기를 바란다. 그들이 무기가 없다고 감히 저항을 못하고 주인의 자격을 포기하고 제삼자가 되었나? 조선인들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다! (『천두슈 사상선집』, 119쪽)
천두슈는 공명정대함과 청렴함으로 덕망이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혼란의 시기였던 근대, 중화민족과 세계진보에 앞장서고자 했죠. 중국 초기 마르크스주의자로 중국에 마르크스 사상을 소개하고, 공산당 창건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의 노선과 전술에 문제를 제기하다가 트로츠키주의자, 일본 첩자로 매도되어 1929년 11월, 공산당에서 제명됐습니다.
천두슈는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 독재를 부정하고 민주정치의 원칙을 중시하여 국민당이나 공산당이라는 어느 한 편에 기울지 않은 제3세력을 조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비록 천두슈의 노력은 공산당, 국민당 그 어느 쪽의 환대를 받지 못했지만, 자신의 철학에 따라서 생애를 걸고 조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 사상가입니다.
권력에 맞선 개혁주의자 천두슈, 『천두슈 사상선집』 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이상과 가치를 추구해 온 그의 도도한 삶의 궤적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천두슈 사상선집 - 천두슈 지음, 심혜영 옮김/산지니 |
'출판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장에서 연차휴가가 늘어난다면_ 『말랑말랑한 노동을 위하여』 (2) | 2020.07.22 |
---|---|
이 여름, 읽을수록 등골 오싹해지는 책과 함께 (1) | 2020.07.22 |
완월동을 아시나요? (2) | 2020.07.17 |
지구의 경고,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0) | 2020.07.15 |
『한국의 헌법학 연구』, 『카를 슈미트 헌법과 정치』 2020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1) | 2020.07.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