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스펙트럼 01



 다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고 재미있다. 다양한 경험, 내가 모르는 지식, 나와 다른 생각 혹은 같은 생각. 어떤 것이든 궁금하고 배울 것이 많다. 그래서 영화, 드라마나 시사프로그램 등도 즐겨보는 편이다. 


 많은 사람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욱 재미있겠지만 자리를 만들기도, 깊은 대화가 될 때까지의 어색한 시간을 견디기도 어렵다. 그래서 책은 아주 실용적인 대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글을 읽는 것이 어려운 나는 그 대안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글을 읽는 것이 힘들 뿐이지 책의 내용은 재밌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꾸준히 읽고 싶은 책을 모아둔다. 다만 모아만 둔다는 게 문제다. 엄두가 안 나서 결국 사둔 책을 친구들에게 빌려주기만 하고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역시! 재밌을 줄 알았어.’ 하고 뿌듯해하는 게 다다.


 그래서 이번에 이 책을 읽은 경험이 나한테는 아주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오디오 북 모니터링 요청으로 이 책을 들으면서 읽게 되었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난생처음 경험해 본 오디오 북은 신세계였다. 책을 이렇게 쉽게 볼 수 있다니, 책을 들을 수 있다니!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콘텐츠였다. 책 읽을 때 항상 긴장하게 되는 나도 편안하게 책을 읽을 방법이다. 앞으로는 더 많은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의 스펙트럼’이라는 시리즈는 정말로 내 삶의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시리즈인데 작가의 일상을 도란도란 듣다 보니 거의 친구처럼 느껴졌다. 


 마크로비오틱이라는 단어는 들어본 적도 없었지만, 이야기를 듣고 나니 새로운 지식이 쌓였다. 나 또한 최근,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나가던 터라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웠다. 



 땅에서 자란 식재료 하나하나를 귀하게 여기고 온전히 맛을 느끼는 요리들을 보니 할머니의 밥상이 떠올랐다. 평소에 온갖 화려하고 자극적인 음식들을 먹고 살지만, 가끔 할머니 댁에 가서 밥을 먹으면 정성스레 손질한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린 나물들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고기보다도 더 맛있는 나물. 역시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인 음식이 내일을 위해서는 더 좋은 것이다.


 책을 보는 내내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생각이 났다. 그때그때의 제철 채소들로 달각달각 요리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바쁜 탓에 아무거나 먹으며 끼니를 때우던 나를 엄마는 늘 걱정했다. 나는 ‘영양만 불균형하지 않으면 됐지’하는 생각이었지만 엄마는 좀 더 마크로비오틱에 가까운 생각이었던 것 같다. 더 좋은 재료로, 재료를 살린 음식을 먹어야 한다 했다. 


 이후 사랑하는 나 자신을 위해 시간과 정성을 다해 요리를 대접하는 것을 즐긴다는 나의 최애 유튜버의 말을 듣고 나도 생각이 바뀌었다. 항상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많은 신경을 쓰지만, 나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주고 있는가. 그래서 날 위해 정성스러운 요리를 하는 게 나를 사랑해주는 방법이 되었다. 여유롭게 재료를 손질해 느긋하게 밥을 해 먹는 시간을 사랑한다. 


 이 책의 작가에게서도 엄청난 자기애가 느껴졌다. 항상 자신의 상태를 살피고, 그에 맞춰 요리하고, 몸이 상해가며 하던 일을 그만두고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하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작가처럼 더 세심히 깊이 나를 들여다보며 나를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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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의 식탁 - 10점
전혜연 지음/산지니


Posted by 부산에서 책 만드는 이야기 : 산지니출판사 블로그 _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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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동글동글봄 2020.12.10 1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재밌게 잘 읽었어요! 건강한 식재료로 먹는 시간이 참 소중한 것 같아요.

  2. 날개 2020.12.11 0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더 건강한 식사를 하는 건 나를 사랑하는 첫걸음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