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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해외 취업 나도 떠나 볼까? 『내가 선택한 일터, 싱가포르에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2. 16.

일상의 스펙트럼 02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실업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라면 해외 취업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심지어 나는 전공도 국제 지역학, 즉 해외와 관련된 내용을 배웠기 때문에 더욱 해외 취업에도 관심이 있다.


하지만 역시 막연하고 두려워서 꿈만 꿀 뿐 현실적으로 이루려는 계획은 세워보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물론 있다. 이 책의 처음에 묘사되는 작가의 상황은 나랑 정말 다를 바 없다. 나와 똑같이 소심하고 걱정되고 두렵고 스펙도 대단하지 않다. 그러나 책장이 넘어갈수록 점점 꿈만 꾸던 해외 취업을 성공적으로 이룬 멋진 롤모델이 되어간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게 하려고 이 책을 쓴 것 같다. “물론 쉽진 않지만 이런 나도 해냈는데 너도 할 수 있어.” 이 말이 책 속에 담겨있다.


하지만 자신보다 조금이라도 더 쉽게 그 꿈을 이뤄내라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 “나는 어렵게 몸소 부딪혀 이뤘지만 너는 나로 인해 좀 더 쉽게 가렴”을 책으로 읽은 느낌이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전에 다른 책을 보며 느꼈듯, 「일상의 스펙트럼」 시리즈는 앉은 자리에서 많은 간접경험을 하게 해준다. 이번엔 벌써 내가 싱가포르에서 한참 일한 기분이다. 첫 시작의 막연함, 첫 취업의 기쁨과 첫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서러움, 새로운 친구들과의 유대감이나 해외에서 일하는 멋진 나에 대한 뿌듯함까지 내가 직접 경험한 듯 생생하게 느껴졌다.



특히 해외에서 오래 일하면 느껴진다는 외로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해외 취업의 꿈과 로망에 부풀어서 타향살이의 외로움에 관한 생각은 쉽게 지나치고 무시하게 되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들어보니 마냥 간과해도 될 문제가 아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하고 감수할 마음을 굳게 먹어야겠다 싶다. 그 외로움과 우울함을 어떻게 다루어야 현명한지 보고 배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사람은 자신이 잘 알지 못하거나 생각지도 못한 것에 도전하는 사람을 보면 위기를 느낀다(본문 14쪽).”는 말이었다. 내가 살면서 항상 신경 쓰고, 가장 경계하는 것 중 하나가 꼰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꼰대는 나이와는 상관이 없다. 나와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느냐, 나와 다르다고 틀렸다고 말하느냐와 관련이 깊다. 나뿐만 아니라 남들의 새로운 생각과 도전을 존중하고 응원하고자 노력하는 편인데 가끔 불쑥불쑥 마음먹은 바와 달리 약간의 비아냥이 섞인 부정적인 반응들이 튀어 나가곤 해 당황스럽고 후회할 때가 있다.


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저 구절을 읽자마자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위기감을 느껴서 나를 안심시키고자 남의 선택을 깎아내렸다. 아주 깊은 곳의 못난 속마음을 들킨 듯 부끄러웠다. 더 노력해야겠다.


이제 졸업을 앞둔 내 또래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책을 읽고 나면 흐릿해서 더 예뻐 보이던 해외 취업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인다. 못난 부분도 예쁜 부분도. 기대도 걱정도 늘어난다. 하지만 그래서 더 많은 것을 고려하고, 더 많이 준비하고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_oo


내가 선택한 일터, 싱가포르에서 - 10점
임효진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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