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담을 쌓고 사는 나에게는 오래간만에 읽어 보는 책이다. 심지어 어린이 도서는 읽은 지 더욱 오래되었다. 책을 오랜만에 읽으니 독후감도 물론 오랜만이다. 어린이 도서지만 책 읽기가 어려운 나한테는 딱 적당한 책이었다. 글씨가 크고 두껍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원래 어린이 도서는 이랬던가? 반려인간을 읽는 내내 어린이가 된 기분이었다. 어른이 되면서 점점 잊어버리게 된 어린 시절의 유쾌한 상상력을 일깨워주는 느낌. 이야기마다 이번에 난 또 누가 되어 있을지 예측할 수 없어서 더욱 재밌고 신났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반려인간의 주인인 개가 되기도, 발소리를 잃어버린 소년이 되기도, 심지어는 어느 할머니의 고추 모종이 되기도 했다. 한 번도 이입해본 적 없는 대상에 이입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해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어릴 때는 이런저런 재미있는 상상들을 많이 했었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향수가 느껴졌다. 그 느낌이 반갑기도 했지만 조금 서글퍼졌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너무 바빠지고 신경 쓸 일이 많아져서일까. 동심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경계해야겠다.
반려인간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이야기마다 교훈이 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이렇게 책을 읽으며 마음에 교훈을 새기곤 했는데 요즘은 정직한 교훈보다는 현실적이고 조금은 이기적인 조언들이 대세라 그런 내용을 더 많이 접한다.
한때는 교훈이 식상하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삭막한 세상에 치이다 오랜만에 읽으니 너무 따뜻하고 소중하다.
바쁘게 힘들게 살아가다 느닷없이 읽게 된 동화집이 울림이 크다. 동화는 어린이보다 성인들에게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저의 친구를 반려인간으로 데리고 사는 이룬(고양이.♀) 님이 사진 출연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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