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턴 서승연입니다.  

 이번에 『전태일에서 노회찬까지』 저자이신 이창우 작가님과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창우 작가님은 진보적 낭만주의 정치인이자 시사 만평가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런 작가님이 집필하신 『전태일에서 노회찬까지』는 청년들에게 한국 진보정치사가 어떻게 등장하고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소 어렵기도 했지만, 그만큼 생각할 거리도 많았던 책이었습니다. 작가님과 인터뷰를 통해 책을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이창우 작가님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함께 보실까요?

 

 

 

Q1. 『전태일에서 노회찬까지』를 집필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A1.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전태일 정신을 다양하게 재조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진보정치가 전태일 정신의 중요한 계승자라고 보았습니다. "노동자도 인간이다." 전태일이 이렇게 외치며 자신을 던져 밝히고자 했던 것은 눈부신 경제 성장의 주역이면서도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무권리 상태에 놓인 노동자의 현실이었습니다. 전태일의 분신 이후 우리 사회 변혁의 중심에 노동자를 우뚝 세우려 했던 것은 민주당류의 자유주의 정치세력이 아니라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이었습니다. 이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2. 『전태일에서 노회찬까지』는 역사를 비롯한 많은 정치사를 담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많은 자료조사가 필요해서 힘드셨을 것 같은데, 집필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으셨나요?

A2. 민주노동당에서부터 현재 정의당까지 직접 몸을 담아왔기 때문에 아주 어렵진 않았습니다. 집필에 필요한 자료는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가 풍부하게 제공을 해 주었습니다.

 

Q3. 1부 <우상의 몰락과 이성의 개안>에서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고 진정한 '자유'를 경험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이외에도 작가님을 동굴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던 책이나 경험이 있으신가요?

A3. 20대의 독서 중에 에리히 프롬의 저작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자유로부터의 도피』, 『소유냐 존재냐』, 『사랑의 기술』이 나 자신을 성찰하게 만든 책들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무타이 리사쿠의 『현대의 휴머니즘』, 『철학개론』 찰스 라이트 밀스의 『들어라 양키들아』 같은 책들도 세상을 보는 관점을 교정해주는 좋은 길잡이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노동야학'을 운영하며 신발공장 노동자들과 동고동락한 모든 과정이 나를 실지로 해방하는 과정이었습니다.

 

 

Q4. 2부 <비례 50%는 여성에게>에서 민주노동당이 비례대표 명부의 홀수 순번을 여성에게 할당하며 소수자의 지위에 있던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소수자의 정치적 진출을 보장한 민주노동당의 선진적인 정당문화를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지금 정치에서 선진적으로 필요한 정당문화가 있을까요?

A4. 지금 대한민국 국회는 20억대의 재산을 가진 50대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직업도 정치인, 법조인, 교수, 기업인 출신입니다. 우리 국민의 평균적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구성으로 지금과 같은 정치 문화가 쉽게 바뀔리 만무합니다. 만약 국민들과 동떨어진 국회 구성을 지속시키는 선거제도를 정치 선진국처럼 바꾼다면(예를 들어 독일처럼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국회 구성이 국민을 닮게 될 것이고, 정치 문화도 자연스럽게 바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지역구 중심의 승자독식 선거제도와 무늬만 연동형 선거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국회의원은 민심을 살피기보다 공천권자의 눈치를 살피게 되고 꼼수정치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Q5. 3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과 『진보의 미래』>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깨어있는 시민이 조직된 힘이며 그것이 정당이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이들이 진보적인 미래를 위해 노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시민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서 정당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5. 정당(party)은 다양한 갈등을 내포하는 시민사회의 특정 부분을 대표합니다. 정당이라는 대표기관이 없으면 시민사회는 내전상태를 피할 수 없습니다.

임금생활자는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향상을 원하고 있고, 사장들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노동자와 대립합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기후 위기에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인류의 공유지인 대기에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돈을 버는 기업가들은 '탄소제' 입법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반지하에서 물난리를 겪는 가난한 시민들을 비롯한 대다수 기후위기의 약자들은 탄소제 도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당체제의 문제점은 노동자를 비롯해 사회적 약자를 대표하는 정당이 너무 취약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들의 목소리는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기득권자들은 과잉 대표되고 있고, 가난한 자들은 과소 대표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로 구성된 진보정당은 약자의 목소리가 입법에 반영되도록 자신의 발언권과 의결권을 키워야합니다. 그러나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데, 여전히 다수의 사회적 약자들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기득권자들에게 투표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대표하는 정당은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패러다임'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과학자 토마스 쿤은 새로운 이론이 과학계에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는데, 일단 15% 지지를 얻게 되면 그다음으로 도약하기 쉽다고 했습니다. 진보정당도 일단 원내 교섭단체(20석)로 올라서는 게 어렵지, 일단 원내교섭단체로 올라선다면 그다음 집권의 길은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비록 미약하더라도 이 종자마저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지금 빈사의 지지율을 붙잡고 낮은 포복으로 히말라야 산맥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진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투명인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Q6. 중간중간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시사만평도 기고하고 계시는데, 그림을 그릴 때 가장 많이 신경을 쓰시는 부분이 있나요?

A6. 현재 신경쓰고 있는 것은 젠더 감수성입니다.

예전 내 만평의 화자는 주로 남성이었습니다. 마치 내 잠재의식에 남성이 보편성을 대표한다고 입력이 되어 있는 듯했습니다. 늘 깨어 있지 않으면 이런 원시적 잠재의식에 잡아먹히기 때문에 경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아예 여성을 화자로 그림을 그려볼까 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직접 그리신 그림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그림이 있어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Q7. 이 책을 출간하며 겪은 일화나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7. 처음 집필 요청을 받고는 빨리 쓸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9개월 가까이 끌면서 출판사 편집팀을 애먹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1교를 받고 제대로 읽어보지 못하고 넘기는 바람에 출판된 후에야 군데군데 손 볼 곳이 보였습니다. 결국 2쇄 들어가기 전에 교정지를 보내게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편집팀에게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Q8. 진보정당에 속해 계시고, 이와 관련 책들(『만화로 보는 노무현시대』, 『전태일에서 노회찬까지』 등)을 출판해 내셨습니다. 앞으로 진보정당이 이루어 나가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8. 불평등과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97년 외한위기 이후 소득과 자산격차는 날로 심해졌고, 수도권 일극화에 의한 지방소멸이라는 극단적 지역격차를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라는 수퍼 바이러스의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제는 장기적인 대침체에 빠져 말 그대로 민생이 백척간두에 서 있습니다.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은 '예언자' 역할을 해오면서 처방전도 써왔습니다. 과거 무상급식,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제안했던 시절에는 "그게 실현 가능하냐?"는 냉소적 비판을 듣기도 했습니다. '경제 민주화'와 '복지국가'는 진보정당의 단골 의제으나,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이미 일부는 현실이 되었고,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는 보수 정당들이 빌려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진보정당이 제기한 모든 의제는 이리저리 휘어지고 부러진 채 적용되었을 뿐입니다. 따라서 '무장한 예언자'가 아니면 세상을 바꾸어나갈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합니다. 결국 힘을 키워야합니다. 노동조합에서, 소비자 협동조합에서, 마을기업과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자율적인 풀뿌리 공동체로 깊숙히 파고 들지 않으면 안됩니다.

한편 코로나가 강제한 비재면 환경에서 온라인 적용력을 획기적으로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로벌하게 상상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는 건강한 당 생활을 굳건히 내세워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Q9. 마지막으로 앞으로 출간 계획이나, 집필해 보고 싶은 주제가 있으신가요?

A9. 시민들에게 정의당을 친숙하게 소개하는 만화홍보 자료를 만드는 일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직접 만나 뵙지는 못해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였지만, 그럼에도 작가님이 책을 통해서 전하고 싶었던 의미를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워낙 정치사가 많아서 어렵게 느껴졌는데, 작가님이 그 속에서 경험하고 계셨다니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여태까지의 정치사 흐름을 살펴보고 싶으시다면 『전태일에서 노회찬까지』를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전태일에서 노회찬까지 - 10점
이창우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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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승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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