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10월 7일) '경상도 생태기행'에 다녀왔습니다.
경남도민일보 김훤주 기자님 블로그에서 소식을 듣고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평일 행사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제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사장님의 갑작스런 제안으로 출판사 전직원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가서 보니 저희처럼 회사 땡땡이치고 오신 분들도 제법 계시더군요.
'경남도민일보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주관하는 '2011 생태역사 기행'이 9월부터 시작했는데 첫회 문경새재 걷기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라고 합니다.
이번 기행 경로는 창녕 우포늪(소벌)에서 시작하여 주남 동판저수지, 봉하마을과 인근 화포천을 둘러보는 것이었습니다.
우포늪은 여러번 가봤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주로 찾는 사지포늪 주변만 일부 둘러봤을 뿐입니다. 우포늪은 너무 넓어 다 둘러보려면 2박3일이 걸린다고 하네요.
이번 기행은 대지면 창산마을 창산다리에서 시작했습니다. 김훤주 기자님 왈, 우포늪을 지대루 볼려면 여기서부터 봐야한다구 하시네요.
대대제방을 중심으로 왼쪽엔 평야, 오른쪽엔 습지가 펼쳐집니다.
넓은 평야에는 누런 벼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추수를 끝낸 논에는 마늘 심기가 한창입니다. 벼농사와 함께 이 지역의 주요 소득원이라고 합니다.
예전엔 가을겆이가 끝나면 보리농사를 지었는데 겨울 철새들이 날아와자꾸 먹는 바람에 철새와 농민들의 갈등이 심했다고 합니다.
품종을 보리대신 마늘과 양파로
떼로 핀 들국화
제방을 따라 야생들국화가 하늘거립니다.
갈대와 억새
갈대와 억새가 어떻게 다른지도 배웠습니다.
억새가 스트레이트파마라면 갈대는 아줌마파마쯤 되겠죠.
팽나무 앞에서 바라본 모래벌(사지포) 풍경
꿈에도 그리던 우포늪 생태기행
어느 해인가는 물이 차올라 길이 막혀 못들어갔는데, 오늘은 원없이 구경 잘했다.
지나가면서 보니 물이 사람 키만큼 차올란던 자국이 길가 나무에 남아 있었다. 진흙이 묻어 있었던 것.
3년 전 김훤주 기자의 <습지와 인간> 책 만들면서 교정볼 때 처음 들어보았던 화포천은 비록 햇살 작렬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미류나무 이파리가 바람에 살랑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 아니카
주매마을에서 우포늪 기행을 마치고 창원 동읍의 한 보리밥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푸짐한 보리밥 정식과 막걸리 한사발로 배를 채우고 나니 어느새 오후 2시. 다음 장소인 김해 봉하마을 인근 화포천으로 향했습니다.
'대통령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화포천 습지길
봉하마을에 버스를 세워두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화포천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랍니다. 비교적 최근이지요.
넓이가 120만 평 남짓으로 우포에 버금가며 진례면, 한림면, 생림면 등3개 면을 관통하는 자연습지 하천으로 다양한 조류와 식물군락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부산과 김해, 창원에서도 가깝고 경관이 좋은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게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저도 화포 습지에 와보기는 처음이었는데, 이런 곳을 왜 진작 몰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것 그대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멋진 곳이랍니다.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따사로운 가을빛을 한껏 느끼며 간만에 눈호강, 몸호강~
도시락 싸서 조만간 우리 아이들 데리고 화포천에 소풍 와야겠다.
- 마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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