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raon 편집자입니다!
앞서 날개 편집자님이 그림 그리기에 대해 얘기하셨죠! 저는 글쓰기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다들 언제 글을 처음 쓰셨는지 기억하시나요?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잘 떠오르지 않네요.. 그래도 남아 있는 기록물을 토대로 추측해보면 제 첫 글은 8살 때부터 쓴 일기가 시작인 것 같습니다. 이전에 유치원에서 쓴 알림장이 있지만 글보다 그림이 월등히 많기에 패스했습니다..^^
어릴 때는 일기가 정말 쓰기 싫었어요. 글 쓰는 게 어려웠는지, 지루한 행위라고 생각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안 쓰면 엄마한테, 선생님한테 혼나니까 졸음을 참아가며 썼던 기억이 나요. 가끔은 울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괴로워하면서 쓴 일기지만, 커서 다시 읽어 보니 글쓰기를 시키신 선생님께 참 감사했습니다. 너무 재밌었거든요! 선생님의 코멘트가 달린 일기들은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약속이라도 하신 것처럼 모두 빨간 펜으로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어린 제가 툴툴거리면 달래주시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셨습니다.
걸음글방 아이들과 두 선생님이 함께 쓴 책 『글 위를 걷는 아이들』을 편집하며 꼭 제 일기장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톡톡 튀는 개성이 돋보이는 아이들의 글과, 선생님의 다정한 코멘트를 보며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었어요. 덕분에 교정을 보며 참 즐거웠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것도 재밌지만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저를 웃음짓게 했습니다. 마인크래프트를 하다 선인장에 찔려 죽었을 때의 당황스러움이 한껏 느껴지지 않나요? 마인크래프트를 무척 좋아하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코멘트를 읽고 한바탕 웃는 그림이 떠오릅니다.
이 외에도 아이들 글 한 편 한 편마다 정성스러운 답장을 쓰셨는데 어떤 답장을 줄지 오래 고민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제 일기에 빨간펜으로 답을 달아주시던 선생님들도 같은 고민을 하셨겠죠? 괜히 뭉클해집니다.
아이들은 걸음글방에서 인터뷰, 영화 감상문, 편지 등 다양한 글쓰기를 경험했는데요. 만화 그리기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수업 중에 또는 방과 후 활동 중에 만화나 그림 그리기 과제가 있으면 무척 신났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의 만화에서도 그런 신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화를 읽으며 한 가지 안심한 게 있어요. 요즘 아이들도 제가 그리던 방식으로 사람을 그리는구나 싶었습니다. 졸라맨이나 머리 동그란 불가사리 같은 거요 하하하. 너무 세대가 멀진 않다는 거겠죠?!! ^^
걸음글방 친구들의 글을 읽다 보면 '아! 어떻게 이런 말을!' 할 때가 무척 많았어요. 사랑스러운 생각, 기발한 발상, 뭉클한 감동. 아이들에게는 아이들만의 반짝반짝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의 글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엄마가 장난을 칠 때 사랑을 느낀다는 세연 친구는 "장난은 보통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세연 친구의 세심한 관찰력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위 카드뉴스에서는 일부만을 소개하게 되어 아쉽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글 전문을 『글 위를 걷는 아이들』로 직접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이들이 커서 쓰게 될 글이 기대됩니다. 매주 한 편의 글을 쓰는데 세 시간씩 걸리기도 했다는 아이들. 글쓰기를 경험한 친구들은 커서도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앞으로도 글 위를 즐겁게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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