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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과거사 운동은 우리 미래의 확실한 선택지_『진실과 기억』북토크 후기

by _Sun__ 2024. 1. 25.

안녕하세요, sun 편집자입니다. 😎

지난 1월 18일 비 오는 저녁, 저는 <진실과 기억> 북토크를 진행했답니다. 이미 부산일보 기사로 접하신 독자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편집자의 시선으로 보는 북토크 후기는 또 다른 맛이라 준비했답니다. 

 

 

근현대사를 다룬 책이긴 하나 '북'토크인 만큼 책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국문학도인 제가 사학도 앞에서 잘할 수 있는 이야기로 시작했답니다.

20여 년간 쓴 글을 모은 수상집인 만큼 모으고 정리하는 게 방대한 작업이었을 텐데 책이라는 물성으로 만들고자 한 이유에 대해 먼저 질문을 드렸어요. 이에 홍순권 저자는 컴퓨터 데이터라는 건 클릭 하나로 사라질 수 있다고 대답해주셨어요.

제가 산지니에 지원할 때 쓴 자기소개서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는데요. '순식간에 사라지는 데이터 대신 책이라는 물성은 오래도록 보존되고 그 가치를 이어갑니다. 또한 책은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어 그 감각에서 추억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디지털에선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책에는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사람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생각했답니다. 

덧붙여 홍순권 저자는 후학에게 산재된 자신의 글을 정리하여 전달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학자가 대중을 대상으로 꾸준히 글을 쓰는 게 어럽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책 한 권을 채울 수 있을 정도의 글을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1980년대 공부하던 사람들과 학생운동을 하며 연구자들이 현실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대중적인 글쓰기의 필요성에 대해 깨달았습니다. 논문을 쓰기는 하나 대중에게 다가가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몇몇 사람과 함께 대중적인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그게 단체화되기도 했습니다.
학교에 몸 담고 있으면서 의식적으로 대중적인 글을 쓰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그전부터 학보사, 신문사 등에 칼럼을 쓰곤 했으나 진실과화해 위원회로 있으면서 글을 많이 썼습니다. 그 뒤로 연이 닿아 글을 계속 썼습니다. 지금도 국제신문에서 칼럼을 쓰고 있고요. 
정리하면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글이라는 걸 쓰기만 하고 정리를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생명력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책을 만들며 정리하니 모양새가 갖춰졌습니다. 정리하면서 제 생각도 정리할 수 있었고요. 제 자신이 발전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부마민주항쟁과 같은 지역에서의 역사를 알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국가사업, 민족 사업이 위주가 되다 보니 지역사가 갖는 의미에 대한 연구는 굉장히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 환기시킬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 자신과 밀접한 지역에서부터 의미를 찾아가야 본질에도 접근할 수 있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또, 민주화운동 운동이라고 해도 맥락적으로 잘 이해하려면 민중이 지역의 민중임을 알아야 합니다. 지역에서의 사람들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인식하고 행동해 나가는가를 잘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애향심 이런 것보다도 이런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 따라 과거사 청산이 나아가기도, 후퇴하기도 한다고 하셨는데요. 후퇴할 때마다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셨나요?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스페인, 남미 등에서도 진상 규명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거기도 정권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현대 국가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걸 비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내적인 동력이 우리 사회에 이미 상당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후퇴는 있을 수 있으나 과거사 문제 해결은 우리 미래의 확실한 선택지입니다. 저는 그럼 신념을 가지고 과거사 운동이 지속될 거라 봅니다. 

 

'내적 동력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다, 과거사 운동은 우리 미래의 확실한 선택지다'는 말 멋있지 않나요? 신념을 가지고 오래도록 과거사 청산의 길을 걸어온 역사학자의 말이기에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듣자마자 북토크 후기의 제목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아직까지 과거사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미래에는 반드시 해결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우리가 관심을 놓지 말아야겠죠. <진실과 기억>에 과거사 청산의 역사와 방향성이 잘 담겨 있으니 책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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