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국 문학계에 아주 기쁜 소식이 있었는데요! 바로,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입니다. 이 소식으로 저의 카톡 채팅방은 물론 인스타그램 등 sns에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도배가 되었었는데요ㅎㅎ
우연인지 필연인지, 수상 소식이 있던 바로 다음 날부터 대전 유성구 유림공원에서 8번째로 열리는 한국지역도서전이 개최되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역도서전을 다녀온 저, euk 편집자의 후기 만나러 가시죠~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전시된 지역출판물들과 역대 지역출판대상(천인독자상) 수상도서 전시가 열렸습니다. 올해 지역도서전의 산지니 부스에서는 특별 전시가 있었습니다. '국경 없는 부산의 책'! 산지니 수출 도서 중 대표적인 작품들을 원서와 번역서를 함께 전시하여 독자들에게 선보였는데요, 특히 일본에 수출된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와 대만으로 수출된 <사라진 홍콩>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첫째 날에는 특별한 일정이 있었습니다. 장편소설 <기연>의 박도하 작가와의 북토크가 있었어요. 도서전 3일 동안 열리는 릴레이북토크의 첫 스타트였는데요. 제가 북토크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했는데, 박도하 작가님과 편하게 <기연>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더라고요. 야외에서의 즐거운 북토크였답니다ㅎㅎ
산지니와 박도하 작가님의 만남은 작년, 부산수영구 한국지역도서전과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 이어 3번째였는데요. 대전에서의 북토크는 이전의 북토크와는 다르게,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기연>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공유도 하고, 2023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 비하인드와 박도하 작가의 인생에 있어서 '엄마'라는 존재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박도하 작가의 앞으로의 작품 활동이 기대되는 시간이었답니다!
"엄마 이야기를 하는 건, 엄마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야 이 소설의 집필과정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9년 당시 저에게는 육아와 엄마의 병이라는 두 가지의 숙제가 동시에 주어졌습니다. 저는 육아를 하느라 엄마를 돌보지 못했습니다. 한 달에 두어 번 두 시간 거리의 친정에 들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아이의 존재는 엄마에게도 저에게도 축복이었지만, 아이 때문에 저는 엄마를 직접적으로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생과 죽음, 사이에 끼어 있던 그 시기에 저는 우리는 철저하게 죽음 앞에서 무기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간은 태어나고, 결국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요.
어쩌면 그 예리한 각성의 시간은 엄마의 마지막 선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새벽에 잠깐 깨어나 글을 쓰거나, 아이를 잠깐 맡겨두고 글을 썼습니다.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될 때, 그것은 이미 덩어리로 존재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하루하루, 불안하고 확신이라고는 없었음에도 그때 이야기는 제 안에 존재했고, 그 이야기가 저를 이끌었습니다."
공원 입구 쪽의 문학마을도서관에서도 매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요, 첫째 날에는 '지역출판포럼'이 열렸습니다.
한국지역도서전의 첫 시작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일본의 지역 책 축제 '북인돗토리'의 전 실행위원장인 코타니 히로시의 강연과 책문화콘텐츠연구소의 박찬수 대표의 발제는 현재 8회째 개최되고 있는 지역도서전의 목표와 의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앞으로 지역출판인들이 어떠한 점을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지 고민하고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첫째 날의 저녁에는 지역출판인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소통하는 '한지연의 밤'이 개최되었습니다. 공원 근처 한식당에서 모여 저녁식사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어요. 부산, 청주, 대전, 대구, 춘천, 장수, 고창, 제주 등 다양한 지역의 출판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다니, 정말 뜻깊은 자리이지 않나요?
특히 올해는 대구의 학이사 출판사 70주년을 맞이하여 축하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둘째 날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최되었습니다. 먼저, 문학마을도서관에서는 산지니의 강나래 편집자가 '편집자 없이 책을 만든다고요?'라는 주제로 출판편집자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기획부터 편집, 출간, 출간 후 홍보 등 책 출간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현직 편집자의 실제 경험과 함께 배울 수 있는 시간이어서 참석자들의 만족도가 최상이었다는 후문이~~
또 하나, 매년 지역도서전에서 시상하는 지역출판대상, 천인의 독자가 수여하는 천인독자상의 올해 수상 작가들과 만남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부산노동운동사>가 공로상을 수상하게 되어, 현정길 작가가 북토크에 참석하여 <부산노동운동사>의 의의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노동자'와 '일하는 시민'은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산업 수준이 낮을 때는 육체적인 노동이 많았을 것이고, 사회 수준이 발전할수록 정신적인 노동, 서비스 노동이 많아지면서 노동의 질이 달라집니다. 그러나 그 속에 숨어 있는 노동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즉 노동의 가치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인데, 그것을 잘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대다수의 시민들도 일하는 시민으로, 노동자로 살고 있는 것이고, 직장 생활을 하든, 프리랜서로 일하든 모두 일하는 과정 속에서는 고통과 어려움, 각자의 고민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부산노동운동사>는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왔는가, 우리 선배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겨내 왔는가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또, 이 책을 통해서 노동이나 노동운동의 역사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노동운동도 특색이 있는 것 같지만 어느 지역이든지 비슷하다는 것도 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8회 한국지역출판대상 수상작
- 대상: <로컬 씨, 어디에 사세요?>(온다프레스)
- 공로상
*<동네책방 분투기_역세권보다 책세권>(학이사)
*<옛길에서 만나는 적멸>(문화통신)
*<부산 노동 운동사>(산지니)
*<어딘가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맞춤복 거리가 있다>(이유출판)
둘째 날 저녁에는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지역출판대상 수상이 있었고, 개막식 후에는 아름다운 불꽃놀이도 개최되었답니다. 모두들 부스를 정리하며 불꽃놀이를 바라보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이날 저녁에는 숙소였던 유림시티 호텔에서 만찬을 가졌습니다. 맛있는 코스 요리와 함께 보낸 시간이 지금도 기억에 남네요. 지역도서전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지역출판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언제나 따스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출판에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도 생기고요😊
지역도서전의 마지막 날! 셋째 날에는 앞의 이틀보다 날씨가 시원해서 부스 운영하기가 조금 더 수월했습니다. 야외에서 진행하는 도서전은 장단점이 명확한 것 같아요.
마지막날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었는데요! 유튜브에서도 유명한 '아들 교육 전문가' 최민준 아들연구소 소장의 육아아카데미와 <영원한 천국> <7년의 밤> <완전한 행복> 등의 정유정 작가와의 만남도 있었습니다. 최민준 소장의 강연에서는 어머니들의 뜨거운 열정이, 정유정 작가와의 만남에서는 많은 팬들의 참석과 1시간이나 이어진 팬사인회가 있었다는 소식도 전해드립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초등학생들과 함께 개최된 독서골든벨에서는 아이들의 독서 지식 뽐내기와 장기자랑도 함께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의 응원 경쟁도 치열했답니다ㅎㅎ 빨간 모자와 번호표를 달고 열심히 문제를 푸는 아이들의 모습, 너무 귀엽지 않나요? 이 독서골든벨에서는 최후의 1인도 나와서 시상식도 있었답니다.
교통의 중심지, 대전에서 열린 제8회 한국지역도서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함께 개최된 책 축제라 방문객들의 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10월의 중순답지 않게 따스했던 가을의 어느 날, 지역 출판 축제에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지역도서전! 다음에는 어떤 지역에서 열릴지 많은 기대 부탁드리며, 다음 개최지 소식으로 돌아오는 편집자 euk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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