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산지니X공간에서 진행된 『김형의 뒷모습』북토크 보셨을까요? 놓치신 분들을 위해 북토크 다시보기 링크 살짜쿵 남겨드릴게요!
'정말 아름다운 소설 한 편'을 쓰겠다는 일념 하나로 한산도에 홀로 내려가 17년째 지내고 있는 유익서 소설가. 그의 신간 『김형의 뒷모습』이 <국제신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생각과 동거한 17년…문학과 삶, 본질을 묻고 답을 찾는 여정
- 등단 51년째 원로 문학가 신작
- 한산도서 건져 올린 삶 이야기
- ‘탈춤’‘달걀벗기기’ 등 7편 수록
- 인간 근원에 대해 끝없이 질문
한산도에 들어와 ‘생각과 동거’한 지 17년째를 맞는다.
그 생활은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작가 유익서는 최근 낸 새 소설집 ‘김형의 뒷모습’(산지니·사진)에 쓴 ‘작가의 말’을 이렇게 시작했다. ‘생각과 동거한 지 17년’이라는 표현이 인상 깊은데, 이는 수록 작품 7편을 꿰는 공통점과 맞닿아 있다. 그 공통점은 ‘생각이 깊다’는 표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유익서 작가는 1945년생으로 팔순에 들어섰으며,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가작(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한 지 51년 된 원로 문학가이다.
소설책 제일 앞에 배치한 ‘저 너머 고향’은 짙고 깊고 밀도 높은 느낌의 연극 한 편을 본 인상을 남긴다. 실제로도 이 작품은 연극을 소재로 활용한다. 작가는 인간에 관해 ‘더 깊은’ 질문을 던진다. 무대와 객석 모두 암흑천지인 연극 공연장에 한 줄기 빛이 들어오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어둠 속에 빛이 사각으로 갇혀 있다. 어둠의 중심을 사각의 빛이 점령하고 있다. … 아니, 꼭 그렇지만도 않다. 양쪽 다 옳기도 하고 또 양쪽 다 틀리기도 하다.” 무엇이 진실에 더 가까울까?
이런 의문과 질문은 사람에게도 해당한다. “육이오 전란 때 최전선에서 교전 중 포로가 되어 북으로 끌려간” 남자가 있다. 목숨 걸고 북에서 탈출해 남쪽으로 넘어왔지만, 위장 귀순 간첩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4년 만에 가석방됐다. 그러나 ‘자유’에 적응하지 못한 그는 감옥으로 돌아가려고 애쓰다가 가석방 한 달 만에 살인을 저지른다. 이런 기막힌 처지를 깊이 이해한 국선변호인은 “오로지 피고인을 위해서” 검사의 구형대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장에게 요청하는 기이한 결정을 한다. 이런 부조리를 어떻게 봐야 할까?

표제작 ‘김형의 뒷모습’과 ‘탈춤’ ‘달걀 벗기기’는 언뜻, 인생을 오래 산 나이 많은 남성 지식인이 자기주장을 펴는 장면이 많은 소설로 다가온다. 그러나 곱씹으면 결이 단순하지 않고, 생각도 번민도 깊다. ‘탈춤’에서 앞선 세대의 경험과 지혜가 뒷 세대에게 쉽게 전해지지 않으며, 자칫 앞 세대가 ‘나 때는 말이야’를 반복하는 ‘꼰대 어른’의 길로 빠질 수 있음을 담담히 그린다. “사람마다 개별적으로 닥치기 마련인 각기 다른 삶에 관한 어떤 조언도 당치 않다는 것을 송(주인공 남성)은 일찌감치 체득했었다.”
‘달걀 벗기기’에서 주인공은 대하소설 ‘태백산맥’이 지닌 아쉬운 점을 지적하며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를 교과서에서 빼는 결정이 과연 바람직한지 묻는다. “표피적인 것보다 근원적인 것”을(‘탈춤’ 중) 단단히 공부해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한다는 노장의 믿음을 유지하고 가르치면서도 “오랫동안 나는 ‘후회’라는 중병을 앓아왔다”(‘…및…’ 중)고 토로하는, 완고한 듯하면서 흔들리고 그 와중에도 질문을 멈추지 않는 노년의 모습이 이 소설집에는 담겼다.
출처: 2025년 11월 20일, 조봉권 선임기자, <국제신문>
생각과 동거한 17년…문학과 삶, 본질을 묻고 답을 찾는 여정
- 등단 51년째 원로 문학가 신작 - 한산도서 건져 올린 삶 이야기 - ‘탈춤’‘달걀벗기기’ 등 7편 수록 - 인간 근원에 대해 끝없이 질문 “한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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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의 뒷모습』더 알아보기
김형의 뒷모습 | 유익서
문학과 삶의 경계를 오가며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성찰을 이어온 유익서 소설집 『김형의 뒷모습』이 출간되었다. 이번에 발표하는 여덟 번째 소설집에는 문학으로부터 추방되고 있는 아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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