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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2025 부산국제아동도서전 4일차 후기 :: <위풍당당 헌책방> 최봄 작가, <아버지를 찾아서> 홍정욱 작가와의 만남

by euk 2025. 12. 17.

어느덧 도서전 마지막 날!

마지막 날에도 아동도서전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예상보다 방문해주신 분이 많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거든요. 

4일차 산지니 부스에서 열린 북토크 현장을 공개합니다😊

 

동화작가가 알려주는 동화 쓰는 법 - <위풍당당 헌책방> 최봄 작가

 

 

<위풍당당 헌책방>의 표지와 글의 그림들이 동화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작가님은 그간 2022년 경상남도 교육청 고학년 추천도서, 눈높이대교 창의력도서, 양산도서관 독서 골든벨도서 등에 선정된 동화집 해녀, 새벽이를 포함하여 다양한 동화집, 동시집을 출간하셨고 이번 책은 열 번째로 출간한 책입니다. 이번 책을 구상하실 때 어떤 동화를 쓰고자 하셨는지요? 6편의 동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있다면요?

제 동화의 주제는 대체로 함께 배려하며 사는 세상이었습니다. 위풍당당 헌책방도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 서로를 보듬고 배려하는 가운데 따뜻한 세상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2006년 울산문학신인상 동화부문에 당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동화 작가가 된 계기가 듣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은 날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셨고, 3학년 때 선생님은 아마도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분 같습니다. 겨울 운동장에 내리는 눈을 보며 눈에 대한 시를 쓰라고 해서 썼는데 잘 썼다는 소리를 듣고 되었고, 5학년 때도 또 글을 잘 썼다는 칭찬을 들었는데, 그때부터 나는 글을 잘 쓰는구나, 하는 착각에 빠져서 지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문예반을 하며 막연히 작가를 꿈꾸었습니다.

 

 <위풍당당 헌책방>에 수록된 작품들 중 오늘 북토크에 참석한 관객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어떤 작품일까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뿔이 필요해>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뿔은 상징적으로 자신을 지키기도 하고, 자신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는 어떤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돈이나 명예나 권력이라고 할 수도 있지요. 뿔을 찾아 떠난 꽁일이와 꽁이가 꽃뿔을 만드는 것처럼, 나는 어떤 뿔이 필요한가 생각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말에는 여섯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 모두가 작은 동물들이라고 쓰셨어요. 그리고 각 동화들을 쓰게 된 계기를 짧게 언급하셨는데요. 표제작 <위풍당당 헌책방>에는 토끼, 다람쥐, 맷돼지 등 숲속에 사는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이 동화를 집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디서 영감을 얻으셨나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신선산 근처입니다. 신선이 사는 산이라고 할 수 있지요. 주변에 수변공원도 있고 다양한 동물들도 많이 삽니다. 신선산 근처에 작은 책방이 두 군데가 실제로 있기도 하고, 저도 들어가서 책을 읽기도 합니다.

 

 

작가님은 동화 작가이자 동시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화를 쓸 때와 동시를 쓸 때의 차이점이 있다면요?

동시는 산책을 하거나 길을 걸을 때도 쓸 수 있는데, 동화는 의자에 앉아 있어야 쓸 수 있습니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다릅니다.

 

앞에서도 살짝 언급했는데, 최봄 작가님은 삼신초등학교와 무거돌봄센터(10월까지만 강사로 활동)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초등학교와 돌봄센터는 아이들이 머무는 시간대나 교육, 돌봄의 목적이 서로 다르다 보니, 강사로 활동하는 시간에 각 두 곳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대할 때 자세나 마음가짐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삼신초등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만나는 아이들과 무거돌봄센터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어떤 점에서 다르게 느껴지시나요? 두 공간에서 아이들과 소통하거나 수업할 때 특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다면요?

삼신초등학교는 수업이 끝난 아이들이 결석을 하거나 하지 않아서 좋고, 무거센터는 아이들이 들쑥날쑥해서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아이들 숫자가 적을 경우는 힘이 빠지게 됩니다. 지속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많을수록 강사는 힘이 납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로서, 동화를 통해 어린이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아이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종이책을 읽는 아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학교 도서관에 가봤더니 신착도서 대부분이 동화책이 아니라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들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라도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동화책을 좀 읽었으면 하는 바랍니다.

 

 

★ <위풍당당 헌책방> 북토크 자세히 보러 가기 (낭독도 함께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Kku3JS2L_xM?si=yM_mkLvqewA2_PpK

 


아픔은 청소년을 어떻게 자라게 하는가 - <아버지를 찾아서> 홍정욱 작가

 

 

오늘 함께 이야기할 책은 『아버지를 찾아서』입니다. 이 소설은 중학생 연수와 친구 허진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던 연수는 어느 날, 삼촌이라 알고 지내던 사람이 사실은 자신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과 아홉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 아버지의 존재는 연수에게 큰 혼란을 안겨주고, 중학생이 되며 유일한 친구 허진과의 관계 역시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연수는 책과 자연, 그리고 자신과 타인의 아픔을 통해 조금씩 스스로의 길을 찾아갑니다. 오늘은 홍정욱 소설가님과 함께 이 작품과 그 안에 담긴 생각들을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고, 교직 생활과 함께 시민·환경운동에도 참여해 왔습니다. 지금은 퇴직 후 동화와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책은 지난 6월에 출간되었는데, 어느덧 소설의 배경처럼 겨울이 되었습니다. 출간 이후 독자들의 반응도 다양했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소감이 있을까요?

독자분들 가운데 제 마음을 정확히 짚어 주는 분들이 계세요. 그럴 때는 기쁘면서도 ‘들켰구나’ 하는 느낌이 들죠. 연수가 아버지를 찾아가는 여행을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말해 주신 분도 있었고, 예전에 제가 환경운동을 열심히 했던 걸 떠올리며 하고 싶은 말을 작정하고 쓴 소설 같다고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자연 묘사가 독특하다는 이야기, 나무와 꽃의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는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중학생의 이야기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 이야기를 처음 구상하실 때, 특히 고민했던 부분이 있을까요?

퇴직을 앞두고 제 삶을 한번 정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평생 아이들과 함께 살아왔으니,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완전히 상상에 의존한 세계보다는, 조금 힘든 과정을 겪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요. 연수라는 인물은 제가 실제로 만났던 여러 아이들의 모습을 합쳐 만든 캐릭터입니다. 아버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이들도 실제로 있었고요. 그런 설정이 과감하긴 했지만, 꼭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청소년 소설에서 해피엔딩을 기대하는 독자들도 많은데요.

누구나 착한 결말을 좋아하죠. 하지만 억지로 착하게 만드는 건 소설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은 도덕 교과서가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교훈이 전혀 없을 수도 없다고 봅니다. 다만 지나치게 교조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늘 경계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저를 끌고 가는 순간도 있었고요.

 

 

오랜 교직 경험이 작품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단합니다. 부모나 형제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교사에게 털어놓는 경우도 많고, 때로는 놀랄 만큼 성숙한 판단을 하기도 합니다. 위기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스스로 걸어 나가더군요. 그래서 아이들을 위험한 존재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글을 쓸 때 교사의 시선이 지나치게 앞서지 않도록 늘 조심했습니다.



글쓰기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홍정욱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으면 먼저 마음을 정리합니다. 미뤄둔 약속이나 빚 같은 게 있으면 먼저 해결하고요. 그리고 며칠씩 걷습니다. 많이 읽고, 남과 다르게 생각하려 노력했으면 합니다. 모두가 옳다고 하는 말에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머릿속에 물음표를 달고 다니면 좋겠어요. 성적표에 주눅 들 필요도 없습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훌륭합니다.

연수는 ‘나무 의사’라는 독특한 꿈을 갖게 됩니다.

홍정욱 눈에 보이는 성취만을 목표로 삼으면 삶은 쉽게 비참해집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분명히 있어요. 남을 살 만큼 부유하지 않고, 나를 팔 만큼 가난하지 않다면 충분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등수와 비교가 필요 없는 일, 힘들어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삶의 목표로 삼았으면 합니다.



어떤 독자들이 이 책을 읽어주길 바라시나요?

홍정욱 평가와 비교 때문에 주눅 들어 있는 청소년들, 자연을 좋아하는 아이들, 그리고 아이를 자신의 욕망을 대신 실현해 줄 존재로 바라보는 어른들 모두가 이 책을 읽었으면 합니다. 숨고 싶고, 울고 싶은 마음도 모두 성장의 과정이라는 걸 아이들이 스스로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 <아버지를 찾아서> 북토크 자세히 보러 가기

https://youtu.be/DllJcm3waF8?si=pMdm1LCrXNA_Jm3h

 


이렇게 두 북토크를 마지막으로 2025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아동도서전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을 만날 수 있어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내년 부산국제아동도서전에서도 여러분과 만나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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