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살던 손녀는 부산 할아버지 집에 들를 때마다 그림을 그렸고, 할아버지는 손녀가 그린 그림들을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알록달록한 그림들을 시와 함께 보다 보면 발랄한 그림들이 시인의 시 위에서 노는 모습과 같습니다. 때로는 그림이 시를 감싸고 있다는 인상도 보여줍니다. 서로가 서로를 감싸는 모습은 환대와 사랑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에 대해 박태일 시인은 "시가 생활 속에 있다는 사실로 만든 증거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다."며 책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생활 속에 있는 시는 거리든 마음이든 가까운 곳에 있는 것들 모두를 뜻합니다. 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아가는 손가락 마법사』와 함께 포근한 마음을 다시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경남도민일보
할부지는 시 쓰고, 손녀는 그림 그리고
박태일 경남대 명예교수와 손녀 박채은 학생
<아가는 손가락 마법사> 그림동시집 함께 펴내
“우리네 생활 속에 문학이 있다는 증거”

시인 할아버지가 손녀의 그림에 동시를 담아 그림동시집을 냈다.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태일 명예교수와 손녀 박채은(14)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그림을 그린 박 교수의 손녀 박채은(14) 학생이 뱃속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일기처럼 써 내려간 시들이 있다. 그는 시는 뜬구름잡는 게 아니라 삶 속에 있음을 강조했다.
“아가 입은 접시꽃인가/주먹 하나 다 들어간다//아가 입은 해바라긴가/손바닥 하나 다 들어간다//아가는 손을 빨면서/바깥을 내다본다//창밖에 까치 산 위로 구름/아가는 무얼 보고 있을까//혹 하늘을 다 입에 넣어/빨고 싶은 게 아닐까”(‘손빨기’ 전문)

16쪽에는 채은 학생이 어릴 때 그린 꽃나무와 나비가 있다. 사인펜과 색연필을 섞어서 쓴 모양인지 색감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박 교수는 “시가 생활 속에 있다는 사실로 만든 증거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다”며 책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유명 화가 그림이야 많겠지만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내 가족, 내 손녀의 땀과 마음이 묻어 있는 그림이 최고”라고 말했다. 책 제목에 ‘손가락 마법사’인 아기를 채은 학생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는 책에 담긴 모든 시가 마음에 남지만 그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어린이날’이라고 했다. 할아버지에서 아빠, 아빠에서 손녀로 이어지는 3대의 내리사랑이 담겨있어서였다.
“처음 맞은 어린이날 아기가 웃는다/처음 즐기는 어린이날 아기가 웃는다//어른 둘이 다시 어른 둘/어른 둘이 다시 아기//어른이 어른을 낳아/그 어른이 점지 받은 아기//어린이날 스물아홉 번 맞은 아기 둘이/아기 앞에서 아기처럼 웃는다//세상에는 아기와/그 아기의 아기만 사는가 보다”(‘어린이날’ 전문)
이 시와 같이 있는 그림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선물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다. 70세 생일을 맞은 누군가를 축하하러 온 것처럼 보인다. 채은 학생은 2012년 포항에서 태어나 살고 있다. 중학교 2학년생이다. 어릴 때부터 조부모 댁에 들르면 그림 그리기를 즐겼단다. 그 그림을 박 교수가 찬찬히 모았고 이번 책에 담게 됐다.
채은 학생이 성장하는 것처럼 그가 그린 그림도 성장했다. 그림 또한 성장해 기쁨, 생각할 거리도 전할 만큼 깊어졌다.

박 교수는 “문학이든 예술이든 멀리 가지 마라, 발밑에 모든 게 있으니 뒹굴어봐라, 이 책이 그 모범이라는 심정으로 썼다”라고 말했다. 그는 생활 속에서 문학을 잊지 말고 가까이하라는 의미로 책을 엮었다.
박 교수는 1954년 합천군 율곡면에서 태어났다. 1980년에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미성년의 강’으로 당선되면서 문학사회 활동을 했다.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교수로 32년 동안 일하고 지금은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용을 낚는 사람들>(2024) 외 시집 9권, <한국 지역문학 연구>를 포함해 연구·비평서 13권, 수필집 4권이 있다. 특히 <한국 지역문학 연구>는 2020년 12월 교육부 학술·연구지원사업 우수성과 50선에 선정됐다. 지역문학을 주제로 연구한 글 31편이 수록돼 있는데, 지역 인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현대문학 연구의 새 방향 등을 담았다.
67쪽, 산지니, 1만 9800원.
주성희 기자
출처 : 주성희 기자, 2026년 5월 12일, <경남도민일보>
할부지는 시 쓰고, 손녀는 그림 그리고 - 경남도민일보
시인 할아버지가 손녀의 그림에 동시를 담아 그림동시집을 냈다.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태일 명예교수와 손녀 박채은(14)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그림을 그린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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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는 손가락 마법사 | 박태일 - 교보문고
아가는 손가락 마법사 | 할아버지가 차곡차곡 모은 손녀의 그림과 손녀를 향한 사랑이 오롯이 담긴 시가 만나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림동시집이 되다손녀의 탄생부터 성장의 순간까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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