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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2026 서울국제도서전 3일차 북토크 후기:: <정말이지 제로웨이스트샵만큼은 할 생각이 없었다> 흔적 저자와의 만남

by jh5169455 2026. 7. 3.

화제의 2026 서울국제도서전!

산지니 출판사도 독자 여러분을 만나러 현장에 나가있습니다.

도서전이 끝날 때까지 매일, A홀 A302에 위치한 산지니 부스에서는 북토크 이벤트가 열립니다.

26일 금요일에는 『정말이지 제로웨이스트샵만큼은 할 생각이 없었다』의 흔적 저자가 도서전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친환경 문화로 삶을 탐구해 온 저자는 북토크에서 독자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북토크 내용의 일부를 아래에 옮겨 실었습니다.


 『정말이지 제로웨이스트샵만큼은 할 생각이 없었다』흔적 저자 북토크

단골 손님에서 가게 주인이 되다

지금부터 『정말이지 제로웨이스트샵만큼은 할 생각이 없었다』 북토크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작가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흔적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요.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면서 친환경 문화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하기 전에 저희 이 책이 발간된 지 딱 1년에서 하루가 모자란 364일째인데요. 심지어 이게 첫 책이라 주변에서 많은 얘기를 들으셨을 텐데,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후기 있으실까요?

친구나 가족들이 많이 축하를 해줬고, 인스타 친구 분들까지도 많이 축하를 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친한 사이여도 내 삶의 가치이나 속얘기를 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런데 책이 매개가 돼서 '니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라는 말을 시아버지가 책을 읽고 해 주셨어요. 그래서 책이 평소에 이렇게 일상적인 만남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주는구나 깨달았어요.

 

저희도 뭐 친구들이랑 만나면 사실 맨날 했던 얘기 또 하고 과거 얘기 또 하고 그러는데 책 아니면 영화라는 매개가 있으면 더 다양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으니까요. 선생님 아까 짧게 자기소개해 주셨지만 사실 선생님께서는 제로웨이스트샵 운영하기 전에 트렌드 분석가로도 일을 하셨잖아요. 그래서 제로웨이스트샵이랑은 업무의 결이 달랐을 것 같은데 차이점이나 또는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어떻게 보면 정반대의 일이라고도 생각이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저는 제로웨이스트샵과 트렌드 분석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하면 설득이에요. 트렌드도 사실 제가 브랜드 컨설팅이나 트렌드 분석 자료를 만드는 일을 했었는데 그럴 때는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앞으로는 어떤 쪽으로 더 좋아하게 될 것 같은지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일을 했는데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소비랑 연결되는 부분이 많겠죠.

브랜드 내부의 기획자나 디자이너들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을 했어요. 같은 설득이지만 제로웨이스트샵은 정반대의 설득이에요. 제로웨이스트샵은 어떻게 보면 소비자들을 최전선에서 만나는 일이기도 해요. 트렌드가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또 분석하고 설득하는 일이었다면 제로웨이스트샵은 어떻게 보면 소수의 관심 갖는 영역이잖아요. 설득이 두 분야의 공통점이긴 하지만 정반대의 설득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렌드 분석가로 일을 하셨을 때는 판매에 포커스를 맞추셨을까요?

브랜드들이 기획을 하거나 앞으로 소비자들이 뭘 원할지 궁금할 때, 기획자들이 기획하기 이전 단계의 트렌드를 찾아보는 것이 때문에 어떻게 보면 소비자들의 최전선에 있다기보다는 가장 안쪽에 있는 실무자로 그걸 연구하고 자료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트렌드 분석가가 가장 안쪽에 있는 일이었다면 제로웨이스트샵은 정말 소비자를 1대 1로 만나기 때문에 완전 바깥의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었는데요. '느리고 여유 있는 삶을 선택한 게 아니다. 치열하고 주체적인 삶으로서의 전환이었다'라는 구절입니다. 트렌드 분석가에서 제로웨이스트샵을 오픈하시면서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사실 친환경이라는 단어는 느리고 잔잔하고 고요한 나무 같은 느낌이 나는데 선생님께서는 오히려 '치열하고 주체적인 삶의 시작이다' 이렇게 말씀을 해 주셨어요. 이 문구는 샵을 오픈하시면서 하셨던 생각일 것 같고 제로웨이스트샵을 지속하시면서 최근에 하시는 생각은 바뀌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바뀌셨을까요?

사실 치열하고 주체적인 삶이라는 정의는 저의 성향이에요. 그러니까 가치관이 변화했다고 해서 어떤 사람은 느리고 여유 있는 걸 좋아할 수도 있고. 그게 더 맞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고. 그런데 치열함을 막 빠르게 사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썼던 건 아니고 저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앞으로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의미가 있어야 동력이 생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일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찾아나간다는 의미에서 치열함이라고 말했어요.

요즘에 드는 생각은 최대한 즐기려고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즐기지 않으면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대한 즐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면서 내가 이렇게 일회용품을 마음대로 써도 되는가, 테이크아웃 할 때 플라스틱 컵을 써도 되는가, 이런 죄책감에 항상 시달리고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이거에 대한 관심이 없었으면, 아예 몰랐으면은 내가 이런 일말의 죄책감도 안 느꼈어도 됐을 텐데 라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비단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데 저도 역시 이거를 어쨌든 끌고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럴 때는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내가 작은 곳에서라도 이렇게 쫀쫀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이거를 항상 세뇌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업사이클링 이런 말을 배웠지만 기억이 잘 안 나요.

제로웨이스트는 확실히 최근에 생긴 단어예요. 그런데 요즘 초등학생들이랑 얘기를 나눠보면 오히려 학생들이 더 빠삭하게 친환경, 제로웨이스트 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직접 실천하는 데는 아직까지 장벽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여기 계신 독자님들께 가장 쉽게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한번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확실히 제로웨이스트라는 게 심리적 장벽이 있다고 느껴요. 사실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데 '제로'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굉장히 열심히 살고 완벽주의자 분들이 많다 보니까 제로가 완벽해야 할 것 같다고 느껴요. '난 이렇게 완벽할 자신이 없어서 못하겠어.', '내가 이걸 하는 게 환경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기여도가 아주 낮아서 소용이 없을 것 같아.' 이런 마음 때문에 너무 무겁게 계산을 하지 않나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내 일상에 루틴을 하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일주일에 한 번씩 텀블러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일회용컵 쓰는 날에 너무 심한 죄책감을 가지면 길게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중심을 환경에 대한 책임감보다는 내 일상을 낫게 만든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개인이 하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겠어 이런 말들을 많이 하거든요. 환경 관련 뉴스나 영상들의 댓글을 보면 회의적이거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개인의 실천은 굉장히 큰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사회에 나가서 1인분을 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거잖아요. 저도 제로웨이스트샵을 운영하면서 이 작은 샵 하나 운영하고 내가 책임지는 게 보통 일이 아님을 느껴요. 그리고 회사 같은 데 취업을 해서 일을 하게 되더라도 처음에 바로 1인분 할 수 있나요?

 

못하죠.

편집자로서 1인분 하는 거 쉬우신가요?

 

오래 걸렸습니다. 1인분 하는데

저는 지금도 어렵거든요. 아이도 키우고 있지만 한 아이를 책임지는 엄마로서의 1인분도 너무 무거운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개인의 일상 안에서 실천을 통해 1인분 몫을 하는 것은 굉장히 큰일이기 때문에 이걸 미약하다거나 소용이 없다거나 그렇게 여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1인분의 삶을 지키는 것도 정말 많은 힘이 들고 에너지를 써야 해요. 사실 뻔한 말이기는 하지만 1인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큰 힘이 되는 것처럼 우리가 개인이라고 해서 아무리 내가 할 수 있는 게 작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실천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선생님 트렌드 분석가로도 활동하셨고 제로웨이스트샵 공동 대표 일도 하셨고 현재는 지금 라이프 스타일 크리에이터라고 해야 되나요?

그렇게 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환경 관련 일을 하고 계시는데 요즘에 제로웨이스트나 아니면 친환경 분야에서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슈 같은 게 있을까요?

제로웨이스트 관련된 이슈가 많이 없는 게 사실은 아쉬운 부분이에요. 제로웨이스트 자체가 코로나 전후로는 굉장히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고 그때 폭발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상대적으로 약간 지나간 유행처럼 여기는 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제가 인상적이었던 건 제로웨이스트라는 단어에 대한 관심은 줄었는데 저소비, 비움 이렇게 다가가면 반응이 달라요. 그래서
『저소비 생활』이라는 책도 제가 관심 있게 읽었는데 그 책에 대한 후기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제로웨이스트라고 말하면 반응이 없던 사람들이 왜 저소비라고 말하니까 반응을 하는 걸까 그게 궁금해서 그 책을 읽었는데 사실은 그 작가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 다 제로웨이스트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반응이 오는 것은 저소비 생활이라든지 비움이라든지 미니멀 라이프라든지 하는 것들의 무게 중심이 내부에 있지 않고 나의 일상에 있기 때문이에요. 요새 물가도 너무 높고, 살기 힘들다 보니까 그 안에서 생존 방식 중 하나로 저소비 생활을 유효한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단어나 시선을 조금만 바꿔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저도 『저소비 생활』 읽어봤는데요. 저는 제로웨이스트 이런 것보다는 사실 돈을 아껴보고 싶어서 책을 읽었는데 그 작가분이 하시는 건 결국 내가 돈을 아끼겠다는 생각보다 우리 내면에 집중을 해보자. 이렇게 물건에 둘러싸여 있는 삶에서 벗어나서 내 진짜 취향은 무엇인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무엇인지, 가치 있게 돈을 써보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이런 단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기는 한데 다른 말이기는 하지만 저희 출판사에서 불교 책도 가끔 나오거든요. 부산 경남은 불교에 관심 있는 분이 많이 계셔요. 그럴 때마다 하는 게 불교라는 단어를 쓰기보다는 명상, 성찰, 기도, 이런 단어를 쓰면 더 관심을 가지기도 하시거든요.

제로웨이스트라는 단어가 무게감이 있다면, 사실 아까 말씀하셨듯이 제로라는 게 정말 영 뜻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나는 요즘 비움을 실천하고 있다.' '덜 소비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접근하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 읽기로 다시 돌아가 보면 저는 이 책 기획을 했었는데요. 글을 읽었을 때 되게 솔직하게 쓰셨다. 글 맛이 있다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선생님께서 아까도 말씀해 주셨지만 이타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노력을 내려놓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냥 내가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싶어서 이렇게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씀을 해 주셨어요. 선생님 요즘에는 또 가장 어떤 일에 품을 들이고 노력을 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요즘에는 뭐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환경 관련된 분야에 있어서 전문성을 더하고 싶어서 배우는 것도 있고,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또 책을 내고 싶어서 글을 또 쓰고 있어요. 아무래도 관심 있는 주제들로 이야기를 엮고 있는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제가 많이 이야기하는 단어가 취향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불편한 삶, 완벽해야 될 것 같은 삶 같은 말처럼 심리적 장벽이 있어서 제 취향이라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더 말랑말랑하게 접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 역시도 제로웨이스트 안에서 분명히 내 취향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새 옷을 사지 않아도 빈티지 숍에 가는 것을 내 취향으로 찾으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과 같아요. 그런데 사실 취향을 고수하다 보면 제로웨이스트와 정반대의 고민을 하기도 해요. 저도 완벽하지고 모순적인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책에 그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요. 취향과 가치관의 교집합이라는 제목으로 브런치에서 연재를 하고 있는데 취향 때문에 제로웨이스트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기도 하고 취향 때문에 제로웨이스트에 대해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것들을 담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너무 캠페인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런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북토크 준비하면서 간단하게 얘기 나눴을 때 공감이 됐던 게 제로웨이스트하고 친환경적인 삶을 살고 싶지만 해외여행 가고 싶다 탄소 배출을 할지언정 그럴 때 더 죄책감을 내려놓고 내가 그래도 다른 데서 보충하면 되니까 사실 뭐 텀블러 쓰고 교통 대중교통 이용하고 이런 식으로도 채울 수 있으니까 너무 그렇게 각박하게 생각하고 빡빡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 나누기도 했었습니다.

더 현실적인 질문도 드리고 싶은데요. 선생님께서는 제로웨이스트샵을 실제로 운영하시는 자영업자이시잖아요. 인터넷에 보면 정말 기괴한 사연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일단 선생님께서도 그런 고충이 있으셨는지 궁금하고, 자주 찾아주시는 단골 분들 중에서 또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분들이 계셨었는데 제가 제로웨이스트샵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하니 역시나 제로웨이스트를 하시는 인스타 맞팔하던 분들이 찾아오셨어요. 집에서 다 먹은 우유통을 들고 와서 거기다가 세제 담아 가시고, 사실은 인스타로 교류를 많이 했지만 초면이었던 분들이거든요. 그런 분들이 여기까지 찾아오셨다는 게 굉장히 너무 감사하고 뭉클했어요. 어떤 마음으로 찾아오는 건지 제가 알거든요. 그다음 날 또 어머니께서 옥상 텃밭에서 키운 채소라고 그걸 또 갖다주시겠다고 찾아오신 분도 계세요. 그분은 저보다 제로웨이스트를 더 잘 실천하시는 분이었어요. 자주 오시는 단골 분 중에 항상 요가를 마치고 오시는 분이 계셨어요. 그분은 뭐라도 사려고 이렇게 항상 두리번거리셨어요. 내가 딱히 살 게 없어도 뭐라도 사주고 싶은 마음에 항상 이렇게 두리번거리면서 보다가 비누 하나 손수건 하나 사 가셨던 분도 굉장히 기억에 남아요. 가까운 어린이집에서 자원 순환 품목을 가지고 선생님이랑 자주 오던 어린이집 친구들이 있어요. 정말 연령대가 7살부터 막 기저귀도 안 뗀 아기들이 이렇게 페트병 들고 왔는데 그 모습이 굉장히 좀 인상적이었어요.

 

오늘 북토크 한다고 앞에 조그마하게 붙여놨더니 지나다니면서 오셔가지고 자기도 작지만 병 뚜껑을 모아가지고 어디 기부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연락을 먼저 주시고  방문하는 건가요?

걸어서 올 수 있는 가까운 시립 어린이집이 있었어요. 거기서는 주기적으로 찾아왔었고 부모님들에게 미리 자원 순환 품목을 고지해서 아이들이 하나씩 들고 왔었습니다.

이 책은 선생님의 경험을 되게 솔직하게 담아서 저는 마음에 들었는데요. 한 권의 책으로 나오면 그 뒤에는 수정하기가 어렵잖아요. 책으로 출간됐을 때 그 책이라는 물성을 만져보시고 아 이거는 잘했다 이거는 아쉽다 뭐 이런 부분도 있으셨을까요?

저도 책이 나와서 뿌듯했지만 또한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저는 최선을 다했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서 또 다를 수 있고, 제 글이 뭐 엄청나게 유려한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대신 저의 고민과 엎치락뒤치락거리는 모습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담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유려하지는 않을지언정 그래도 저다운 글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에세이는 엄청 유려하지 않아도 글 속에 진심이 담겨 있으면 읽는 내내 뭉클함도 있고 공감도 많이 가갑니다. 작가님께서는 최근에 나의 쓰레기 일기라는 워크숍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그것도 잠깐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나의 쓰레기 일기는 정말 기획 초기 단계에 첫 발만 뗀 워크숍인데요. 제가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쓰레기 일기를 쓴 적이 있어요. 매일매일 배출하는 쓰레기를 한번 사진을 찍어서 기록을 하고, 느낀 점을 한번 적어보기로 했어요. 그때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그냥 콘텐츠를 잘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한 달 동안 수첩에다가 쓰레기 일기를 썼는데 그걸 하고 나니까 분리 배출할 때, 카페 갔을 때, 마트에서 장 볼 때, 포장이 쓰레기로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내가 의식하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

쓰레기를 보면서 이야기를 한다는 게 힘이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됐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에요. 사람들에게 알리고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림도 그리고 내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배출했는지, 언제 배출했는지, 무엇을 배출했는지, 내 감정은 어땠는지, 다시 시간을 돌린다면 나는 그 쓰레기를 만들 건지 안 만들 건지, 이런 내 소비 습관이나 생활 패턴도 되돌아보게 돼서 총체적으로 일상을 좀 들여다볼 수 있는 워크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랑 나누고 싶어서 워크샵을 기획해서 좀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뜻깊은 시간이네요. 저희 산지니에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는데요. 한 가지 콘텐츠로 했던 게 일주일간 쓴 플라스틱 사진을 해당 뉴스레터에 담은 적이 있었는데요. 저도 그거를 보면서 내가 자잘한 플라스틱을 많이 쓰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기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컵만 해도 빨대 하나 뚜껑 하나 본체 하나 이렇게 해서 총 3개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아 내가 좀 생각 없이 플라스틱을 배출하고 소비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때 플라스틱 제일 많이 소비하셨던 분이 육아를 하시던 분이셨어요. 그래서 아무래도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육아를 하다 보면은 당연히 일회용품의 편리함에 손이 가는 순간이 있을 것 같은데 선생님께서는 육아도 하고 계시잖아요. 어떤 부분에서는 타협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이거는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 하는 그런 것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이가 지금 7살이고 제가 제로웨이스트를 한 것도 7년 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제가 불편해서 포기하게 된 건 사실 없어요. 물티슈도 안 쓴 지 오래 됐고 저희 식탁 위에는 손수건이 항상 몇 개씩 있어요. 아이가 밥 먹다가 흘리면 엄마 수건 이러면 그걸 줘요. 외출할 때 텀블러를 들고 나가는 것도 모든 가족의 루틴이 됐어요. 남편이 더 잘 챙기기 때문에 제가 타협을 하게 되는 순간이라기보다는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니까 타의에 의한, 제가 선택하지 않았는데 쓰레기가 저에게 들어오는 경로가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유치원에서 뭔가를 만들어 왔을 때, 밖에서 아이 친구 엄마랑 만났을 때 저희 아이가 뭘 흘려서 손수건으로 이렇게 닦아주고 있는데 옆에서 벌써 물티슈를 뽑아서 저를 주는 이런 상황들이 있잖아요. 그게 사실 예전에는 스트레스로 다가왔어요. 내가 완벽하고 싶은 것들이 좀 어렵다고 느껴졌었는데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지속적이고 넓게 보는 게 어렵고 제가 계속 이야기한 즐겁게 지속하기가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나의 선택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최선을 다하되 타의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쓰레기에 스트레스 받지는 말자 정도로 마음가짐을 하고 있습니다.

 

지속하기 위해서는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어쩔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저희 한 30분 정도 진행을 했는데요. 혹시 질문 있으실까요?

질문 : 오늘 강연 잘 들었습니다. 궁금한 게 사실 많은데요. 첫 번째는 필명이신 흔적의 뜻이 궁금한데요. 두 번째는 제로웨이스트샵도 어쨌든 본인의 가게를 운영하는 거라서 수익성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제로웨이스트샵이 아주 길게 운영되는 사례를 저는 잘 못 봤어요. 인스타 보면 여러 제로웨이스트샵이 문을 닫는 그런 공지도 많이 접하고 해서 선생님은 가게 운영하실 때 그런 가게의 지속성이나 수익성에 대해서 어떤 고민을 하셨고 나름대로 찾으실 해결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흔적이라는 필명은 그냥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활동을 하면서 지었어요. 환경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탄소 발자국 같은 개념을 처음에 알게 됐을 때 그럼 나는 살면서 얼마나 환경에 나쁜 흔적을 남기고 있나? 그런 흔적을 좀 줄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내가 이런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하고 알리면 그거에 영향을 받아서 다른 사람들도 환경에 관심을 가질 수 있잖아요. 그러면 그것은 좋은 흔적이 아닐까? 그래서 나쁜 흔적은 줄이고 좋은 흔적은 늘려보자라는 마음으로 흔적이라는 필명을 짓게 되었어요. 제로웨이스트샵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저도 정말 밤잠을 못 자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나요. 제로웨이스트샵이 커피처럼 매일 마실 수 있는 것을 팔지 않잖아요.

그리고 요즘에는 일상생활용품을 싸게 파는 곳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것만으로 생존하기는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잘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지만 저는 그래서 플리마켓도 나가고, 강의도 나가고, 축제에 친환경 셀러를 섭외하는 일도 하고 그냥 할 수 있는 거 다 했어요. 그러다 보니 친환경이라는 카테고리는 분명하지만 그 안에서 개인의 능력이나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운영 방식이 굉장히 많이 차이가 난다는 걸 운영하면서 알게 됐고 전문성에 대한 고민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가 없잖아요. 제로웨이스트샵을 잘 운영하기 위해서 주어지는 모든 기회를 다 잡았던 것 같고 그 과정에서 내가 하고 싶은 기회가 왔을 때는 더 몰두해서 치열하게 했습니다.

사실 가게라는 것이 팔아야 수익이 나오는 구조인데 제로웨이스트 물건들은 사면 오래 쓰는 편이기도 해서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많으셨을 텐데요. 업사이클링으로 제품도 판매하시고, 현수막 만든 이야기도 책에 있었던 것 같은데요.

제가 같이 동업으로 공동 운영을 했는데 그 동업자분과 같이 하게 된 계기가 친환경 플리 마켓을 기획하면서 친환경인데 현수막을 새로 뽑는 건 좀 아니다 싶어 각자 가지고 있는 옷이나 자투리 천을 모아서 현수막을 만들었어요. 그게 계기가 돼서 같이 제로웨이스트샵을 운영하게 된 거고, 그걸 보고 몇 군데에서 의뢰가 들어와서 이거를 사업의 기회로 잡아보자 싶었어요. 왜냐하면 학교나 기관에서는 친환경적인 행사 운영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또 지원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걸 제작 주문할 여력이 또 되거든요. 그렇게 제품 제작을 했었습니다.

 

질문 : 아까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배출한 직원이 저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기 신생아 때 천 기저귀를 써보긴 했거든요. 이렇게 생각이 있고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려고 할 때 저는 남들 눈치를 많이 봐서 그런지 제일 힘든 부분이 유별나다는 소리를 듣는 게 마음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유별나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은 마음이 좀 있는데요. 저 같은 사람에게 좀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 궁금해요.

저도 유별나다는 소리 들어봤고요. 그런데 별나서 또 여기 앉아 있을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고 남의 눈치를 너무 많이 보면 힘들어요. 오히려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눈치를 보게 되다 보니까 그래서 그냥 내 뜻대로 하고 나가는 게 저는 좋다고 생각하고, 느슨한 연대라고 많이들 이야기하잖아요. 그래서 느슨한 연대를 맺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나랑 비슷한 사람이 SNS를 찾아보면 어딘가 있어요. 천 기저귀 아무도 안 쓸 것 같지만 검색해 보시면 다 있어요. 그런 사람들이랑 연대를 맺으면 '저도 썼어요.' 이 한마디면 내가 오늘 쓸 용기가 생겨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좀 연대를 맺으면 나아갈 힘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느슨한 연대라는 말이 참 와닿습니다. 내가 유별나고 독특하고 이럴 때 주변을 돌아보면 같이 이야기 나눌 사람이 분명히 있을 테니까요. 저희 북토크 여기서 마무리해 보려고 하는데 선생님 소감 한마디 해 주시죠.

제가 저희 아이한테 엄마 내일 북토크 해야 하는데 용기 줄 말 한마디 좀 해 주면 안 될까 이렇게 얘기했어요. 7살 아들이 엄마 잘할 거야. 보내왔던 하루를 생각해 봐.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일상이나 이런 이야기들을 많은 분들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돼서 너무 뜻깊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감사합니다.


책소개

가치관의 변화가 업의 전환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제로웨이스트샵 운영기

 

저자는 어떻게 하면 작은 상점에서 이 벽을 넘어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상점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온라인에서 꾸준히 친환경 메시지를 전하고 그렇게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울림을 주고 공감을 얻게 된다면, 각각의 제로웨이스트샵이 하나의 거점이 되어 친환경 문화가 확산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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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제로웨이스트샵만큼은 할 생각이 없었다 | 흔적 - 교보문고

정말이지 제로웨이스트샵만큼은 할 생각이 없었다 | 가치관의 변화가 업의 전환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제로웨이스트샵 운영기▶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한 곳,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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