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2026 서울국제도서전!
산지니 출판사도 독자 여러분을 만나러 현장에 나가있습니다.
도서전이 끝날 때까지 매일, A홀 A302에 위치한 산지니 부스에서는 북토크 이벤트가 열립니다.
26일 금요일에는 『퀴어한 장례와 애도』의 나영정, 이유나 저자가 도서전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가족 구성권 문화로 삶을 탐구해 온 두 저자는 북토크에서 독자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북토크 내용의 일부를 아래에 옮겨 실었습니다.
『퀴어한 장례와 애도』나영정, 이유나 저자 북토크
왜 어떤 죽음은 애도가 불가능한가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 편집장 권경옥입니다.『퀴어한 장례와 애도』는 4명의 작가님이 글을 써주셨는데요. 오늘은 2명을 모셨습니다. 어 나영정 선생님하고 이유나 선생님을 모셨는데 각자 선생님들 자기소개 한번 해 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유나라고 하고요. 저 개인 소개하기 전에 퀴어한 장례와 애도를 같이 쓴 가족구성권연구소 소개를 먼저 드리려고 합니다. 저희 가족구성권연구소는 원래 연구소가 아니었고 2006년 호주제 폐지 이후에 시민들이 어떻게 가족을 경유하지 않고 이 사회에서 신분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다양한 시민들의 가족 구성권을 위한 연구 모임으로 시작해서 2019년에 연구소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저는 연구소가 전환된 2019년에 들어오고 나서 연구를 시작했고요. 가족구성권연구소는 초창기에 다양한 성소수자들이 법 제도상 어떤 관계가 포착되지 않고 제도상 사각지대에 머무르는 것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라는 측면에서 제도 개선을 목표로 여러 가지 연구 활동을 해왔는데요. 지금에서는 가족 변화가 이미 너무 한국 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나서 1인 가구가 대다수인 사회가 되었고 결혼하지 않고 살고, 어떤 전형적인 생애 주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생애 주기를 각 개인들이 겪고 있잖아요. 그런 시점에서 우리가 단순히 어떤 관계를 포착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 사회가 이 국가가 어떤 관계여야지 정상적인 친밀성을 가진 관계라고 인정을 하는가, 국가가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출생률과 국가 발전을 위해서 어떤 특정한 시민만이 정상적으로 친밀성을 가지고 아이를 낳고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다는 그런 국가 인구 정책 관점을 반대하면서 더 다양한 시민들이 자기 자신으로서 관계 맺고 삶과 죽음에서 소외받지 않고 차별받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권리 신장을 위해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기서 지금 대표를 맡고 있는 이유나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나영정이고요. 같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인물인데요. (웃음) 저희 연구소가 내년이면 20년이 돼요. 가족구성권연구모임부터 시작을 하면 호주제 폐지 이후 모임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활동가 초기부터 가족 문제를 다루는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사실 하게 된 이유를 생각을 해보면 제가 장애 여성 운동에 참여를 하고 있었고 또 퀴어로서 소수자로서 어떤 인권 운동을 하려고 할 때 항상 가족 제도가 계속 발 앞에 있는 것 같은 거예요. 가족 제도를 들여다보면 한국 사회에서는 호주제가 폐지됐지만 개인의 신분을 증명하는 제도가 정말 국가와 개인과의 관계에서 이 사람이 한국에 존재하고 있다, 태어났다, 그리고 사망했다, 이런 것들을 증명하는 제도였으면 좋겠는데 호주제가 있는 동안에는 호주와의 관계를 통해서 나를 증명했어요. 그래서 너는 누구냐라고 물으면 제 호주는 누구입니다. 호주와 관계는 누구입니다라고 함으로써 그 사람이 증명이 됐었요. 그래서 호주의 출신이 이북이었다든가 아니면 빈곤하다든가 호주가 여자라든가 그러면 그 사람 신분 자체가 문제가 되는 사회였어요. 결국 많은 논란 끝에 호주제가 폐지되고 가족관계 등록 제도가 만들어졌거든요.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가족을 통해서 자신의 신분을 증명해야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거죠. 가족 관계 기본 증명서를 떼면 정상 가족 틀이 나옵니다. 아버지 어머니 나 그리고 자녀, 그 칸이 비어 있거나 여러 번 쓰여져 있거나 그러면 문제시되는 그런 것들이 너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회에 살고 있어요. 저는 전업 활동가로서 여러 가지 이슈를 다루고 있고 최근에는 성적 권리나 재생산 정의 그리고 이주민 난민의 권리에 대해서도 참여를 하고 있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 이 가족 이슈가 인구 정책과 연결이 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성소수자 문제나 장애인 문제뿐만 아니라 지금 이주민 문제와도 굉장히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 사람의 국적이나 체류 비자나 이런 것들을 결정하는 과정에도 굉장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좀 체감하면서 최근 활동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소개를 해 주시면서 가족구성권연구소까지 같이 소개를 해 주셨는데 호주제 폐지가 된 이후에 여성들이 혹은 여성뿐만이 아니라 소수자들의 삶이 훨씬 나아질 거라고 기대를 했으나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이 많고 또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계속 시민사회라든지 다양한 곳에서 관심을 가지고 여러 운동도 해 나가고 해야 될 텐데요. 특히 이 책이 퀴어한 장래와 애도예요. 삶뿐만 아니고 죽음에서도 어떤 차별적인 대우가 있어요. 어떤 계기로 특히 이 장례와 애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가족구성권연구소가 죽음과 죽음 이후에 대해서 다뤘던 시점이 처음은 아니고요. 가족구성권연구소는 2009년 찬란한 유언장이라고 해서 법 제도적으로 관계를 인정받지 못하고 사후에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유언장을 쓰는 자력화 사업을 2009년부터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한 10여 년이 지나서 코로나를 맞이했을 즈음 또 다른 국면을 저희가 맞이하게 된 거예요. 단순히 어떤 유언장을 통해서 내가 관계를 드러내고 어떤 의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 유언장이 실제로 집행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하는 고민이 들었던 시기였어요. 그 고민이 들었던 이유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명목으로 법적, 가족, 혈연 가족은 같이 머물러도 되는 사람. 그 안에서는 어떠한 폭력이나 어떠한 갈등의 가능성도 제기되지 않고 같이 있으면 안전한 관계로 여겨지고 그 이외에 다른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그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 한국 사회의 보건을 위협하는 굉장히 문란한 존재로 여겨지고 관계가 추적당하고 어떻게 이동하는지 동선을 추적당하고 마녀사냥 당하는 그런 시기였어요. 그래서 더더욱이나 원가족 이외에 다른 사람만이 자신의 자원이었던 사람들이 그 사람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는 그런 힘들이 강제되어서 굉장히 외로움의 시기가 되었고 많은 퀴어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바라봤을 때는 이러한 죽음들이 개별적인 죽음이 아니라 어떤 가족 제도라는 것이 강제되는 한국 사회에서 강제된 외로움 강제된 고립 사회적 참사와 마찬가지라는 개념과 감각으로 저희한테 와닿았고 그랬을 때 이러한 사람들이 이렇게 사회적 참사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도 안타까운데 죽음 이후에 애도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런 것들이 계속 있으니까 우리가 과연 이런 장례와 애도에서의 차별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왜 우리가 애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일까? 애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는 것은 이 사람이 애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그 가치 평가가 제대로 내려지지 못했다는 것인데 그것을 거슬러 올라가 봤을 때 이 사람들의 삶에서 이미 여러 가지 차별과 정상적이지 못하고 사회를 위협하는 어떤 관계들을 맺고 있다는 평가를 통해서 죽음의 차별까지 이어진다고 봤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제도적으로 사회적으로 드러내자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책이 나온 건 2024년인데요. 저희가 연구를 시작한 거는 2022년이었고 저희가 그래서 보고서를 자체적으로 내고 그다음에 논문을 내고 그다음 해 책으로 발간이 되어서 대략 3년간의 작업이 있었습니다.

저희 출판사 편집자분께서 그 논문을 읽어보시고 책으로 내면 의미가 있겠다 싶어 가지고 저희도 기획을 했던 것 같은데요. 실제로 책 출간 제안을 받으셨을 때 느낌이 어떠셨는지 그 얘기 잠깐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부산에 있는 산지니 출판사에서 연락을 주셔 가지고 너무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사실 연구소가 출판 경험이 세 번째예요. 항상 우리의 원고를 출판해 주시겠습니까? 이렇게 항상 들고 다니는 입장이었는데 먼저 제안을 해 주셔서 너무 놀랐고, 보고서와 논문이 나왔는데 이게 과연 대중들에게 잘 다가가는 주제일까 이런 의문이 들었는데요.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많이 알려지고 지금도 많이 회자되고 있는 책이 되어서, 정말 출판을 통해서 우리가 평소에 닿기 어려운 독자들을 만나는 게 너무 즐겁고 중요하다는 것도 좀 알게 된 그런 책입니다.

논문만 가지고는 일반 독자들이 읽기가 한계가 있으니까 이게 책으로 편집 과정을 거쳐서 좀 읽기 쉽게 만들어져서 출간이 된다면 더 많은 독자들 손에 책이 들어가게 되고 이런 퀴어한 장르에 또 퀴어들이 겪는 어떤 어려움이나 이런 것들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저희도 편집자가 제안을 했을 때 흔쾌히 출간을 결정했어요. 그리고 책이 나오고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 가지고 또 2쇄까지 찍었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실제로 이 책을 보면은 많은 키워드로 실제 인터뷰를 가지고 쓴 내용이 굉장히 많거든요.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을 드러내기가 익명으로 한다고 해도 쉽지 않았을 텐데 인터뷰를 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처음에 보고서를 기획했을 때 퀴어가 중심이 아니었어요. 처음에 보고서를 기획했을 때는 어쨌든 소수자의 관점에서 이 한국 사회가 비정상적인 관계, 문란한 관계라고 여기는 어떤 다양한 관계들이 장례와 애도에서 어떤 차별을 받는지에 대해서 분석하고 싶었기 때문에 퀴어뿐만 아니라 이주자, 성노동자 그리고 빈곤한 상황 그리고 장애 이렇게 여러 차원에서 장례와 애도에서의 차별을 바라보려고 했는데 저희가 사전 조사를 하다 보니까 양이 너무 방대하고 이주민만 해도 정말 이 장례와 애도에 있어서 이 한국 사회의 병폐를 모두 다 드러낼 수 있을 만큼 너무 많은 문제들이 있다 보니까 오히려 저희 입장에서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은 접근하지 못하는 퀴어 사례에 접근해서 이것을 기초로 빈곤 장애 그리고 이주 노동자 HIV감염인 이런 여러 가지 다양한 관점에서 교차하는 차별을 드러내자는 이야기를 처음에 나눴었어요. 저희가 퀴어의 장례와 애도라고 썼지만 사실 그거는 어떤 정체성으로서의 퀴어의 장례와 애도라기보다는 한국 사회가 정상적인 시민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들로 시민성을 바라보고자 했기 때문에 퀴어한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한 것이죠. 퀴어의 사례를 들긴 했지만 퀴어라는 정체성에 집중한 것은 아니었고 이들이 처해 있는 차별의 위치를 드러내고자 하는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성소수자 사례에 접근하기 어려웠다기보다는 약간 비윤리적인 접근들이 있었죠. 사실은 파트너가 장례를 치른 지 얼마 안 됐는데 저희가 인터뷰를 하고 막 그래가지고. (웃음) 하지만 인터뷰이 중에 이미 활동가인 분들이 있어서 이 파트너 장례를 치른 다음에 바로 그 다음 달부터 언론 인터뷰를 한 분들이 있었어요.
저희가 원래는 연구에서 그렇게 사별자를 바로 인터뷰하는 것이 윤리적인 선택은 아니라고 여겨지는데 우리와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말하고 싶은 사별자의 이야기를 제대로, 지금 당장 드러내는 것을 우리의 연구윤리로 삼자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사례에 접근하거나 발굴하는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고 관점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더 많은 논의가 오갔던 측면이 있어요. 그 논의를 했던 이유는 한 번 실패를 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퀴어 중에서도 정말 많은 분들이 떠났던 시기이기도 했고 우리 주변에 저분 이야기를 너무 듣고 싶다 그리고 저분도 말하고 싶지 않을까 이런 마음으로 인터뷰를 청했어요. 저희는 그냥 연구소가 아니라 사회 운동과 연결된 활동가들이 함께하는 연구소이고 그래서 이것에 대한 인터뷰나 보고서를 내는 것이 단지 학술 활동이라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의미화하고 의제화하는 그런 활동에 참여해 주시겠냐라고 제안하면 해주지 않을까라고 했는데 어떤 분은 '정말 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너희가 내 얘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단칼에 거절하신 분도 있습니다. 김순남 선생님 같은 경우는 이혼 연구를 하신 경험이 있는데 사실 이혼도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나 급격한 인생의 변화이기 때문에 한 1년 정도 지나야 이것에 대해서 회고하고 이야기할 힘이 생기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사람마다 그 시간을 허락하는 것이 또 되게 중요하구나라는 것도 배웠는데, 죽음과 장례의 과정 자체가 굉장히 공동체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 함께 논의하면서 그것을 해냈고 그 과정에서 이것을 드러내고자 하는 힘도 이미 갖고 계셨던 언니 네트워크 회원이라거나 이런 분들의 경우에는 바로 이것을 공론화할 준비가 된 분이 계셨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인터뷰를 하면서 가지는 딜레마 이런 것들이 이해가 되는데요. 지금 묻지 않으면 물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또 슬픔에 빠져 있는 분한테 선뜻 또 물어보기 힘든 딜레마가 있었겠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어떤 분들은 더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 이야기를 하는 게 또 애도의 한 과정일 수도 있으니까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책에서 장사법이 많이 등장을 하거든요. 혹시 장사법이 뭔지 아시나요? 장사를 지내는 데 관련된 법이라고 합니다. 규정된 법이 있는데 그 장사법이 퀴어의 장래에 굉장히 걸림돌이 많이 돼요.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장사법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뭐 정말 장례를 잘 치르라고 만들었던 법은 아니고요. 한국 사회에서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만들어진 법이어 가지고 시신 처리에 있어서 이 시신을 악용하지 않고 잘 예우를 갖춰서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한국 사회의 관점에 맞춰서 그냥 정의 내려놓은 법이라고 보시면 돼요.(「장사 등 관한 법률」 제 1조 목적에는 “보건위생상의 위해(危害)를 방지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음) 가장 많은 사람들의 걸림돌이 되는 규정은 연고자 규정인데 연고자라고 했을 때는 가목부터 아목까지 순위가 정해져 있고 최우선 순위는 배우자 그리고 그다음 순위는 자녀 그다음 순위는 부모 그다음 순위는 형제 자매 이런 식으로 어떤 한 사람이 죽었을 때 이 사람의 시신을 인도받을 수 있고, 이 사람이 죽었다는 사망 진단서를 뗄 수 있고, 이 사람에 대한 장례를 치를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자가 이렇게 순위에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선순위자가 있으면 후순위자는 절대로 그 권한을 가질 수 없도록 법이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퀴어뿐만이 아니라 오랫동안 같이 산 사실혼 관계의 부부라든가 비혼 동거 커플이라든가 아니면 계부모 관계인데 실제로 이 사람들은 장시간 부모 자식 관계를 유지했지만 친생자 입양이라든가 입양 절차를 밟지 않아서 법적인 부모 자식 관계는 발생하지 않은 상태로 오래 같이 사는 부모 자식 관계도 있거든요. 이런 경우가 모두 다 그 연고자 규정에서 탈락해서 상대방이 죽었을 때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여러 가지 차별의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지금은 무연고자인 경우에는 사전에 그 사람이 민법에 정한 유언으로 지정한 사람이 사후에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어 있어요. 무연고자라고 함은 선순위의 연고자가 모두 다 이 사람의 시신을 인도받지 않겠다라고 거절을 해야 최종적으로 무연고자가 되기 때문에 그런 절차가 한 달여 정도 걸리고 그런 경우에만 이 사람이 사전에 지정한 사람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연고자가 있다면 저희 부모님이 살아 있다면 저의 파트너는 죽어도 제 연고자가 되지 못하고 자녀가 살아 있다면 뭐 형제 자매가 죽어도 장례주관자가 되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선순위권자에게 가장 최우선 권한을 주기 때문에 그러한 차별이 발생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그걸 그걸 해결하는데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린다면 한 달 동안 장례를 치르지 못한다는 이야기인가요?
네 맞습니다. 무연고자로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면 시신을 그냥 안치해 놓고 그 모든 절차가 다 완료될 때까지 선순위의 연고자가 다 포기한 것이 확인될 때까지는 그렇습니다.
실제로 같이 생활을 했던 파트너나 이런 사람들이 정당하게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심지어는 유산이나 재산을 노리는 자로 취급받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는데 그러면서 가지는 좌절감이나 이런 것들은 굉장히 크지 않나요?
여기 책에 나온 인터뷰 중 책에 실린 내용은 아닌데 유언장에 모든 걸 파트너에 넘긴다라고 쓰고 남은 차가 있었어요. 유언장에 모든 걸 파트너에게 넘긴다고 썼으니까 그거를 가지고 와가지고 내가 이거 유언장 토대로 차를 받을 수 있냐라고 저한테 물어봤는데 유언장이 법적으로 인정받는 형식의 유언장이 아니었어요. 도장이 없었어요. 그렇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유언장이었고 심지어 그 유언장을 가지고 정말 재산을 받으려고 하면 법원의 검인도 거쳐야 되고 여러 가지 절차들이 소요가 됩니다. 그래서 사실은 유언장만으로 해결하기에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원가족에게 나는 커밍아웃 하지 않았을 때는 그냥 같이 산 오랫동안 안 좋은 그냥 친구 내 자식이 아팠을 때 내 자식이 힘들었을 때 옆에 있어준 좋은 사람인데 근데 이 사람이 사실은 '그 차가 제 겁니다. 이 집이 제 겁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이 원가족과의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미리 포기하신 분도 있고 뭐 여러 가지 고려 사항이 많았던 것이죠.
그래서 경제적 이해관계를 노린다라는 그 컨셉이 굉장히 특징적이잖아요. '장례를 치르겠다. 제가.' 라고 했을 때 '뭘 노리는 거지!'라고 하는 그 질문.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저희도 꽤 많이 고민을 했어요. 그러니까 사실 그거는 생전 두 사람의 결속의 의미를 이해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저 사람이 너무 소중해서 저 사람을 잘 보내고 싶다는 마음을 이해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저것은 분명히 사기의 향기가 난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가족이 아니면 사기꾼이다라는 그 신화가 너무 강력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리고 그런 식의 관계를 사기적 관계, 더 나아가서 범죄적 관계로 해석하는 그 힘들을 느꼈던 것 같고요. 저는 사실 이 재산을 둘러싼, 재산을 처분할 권리라는 것이 사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권리로 인식하는 문제와 연결된다고 봐요. 그래서 그거를 보호해 주기 위해서 최대한 의심하는 거다라고. 경찰은 말할 수 있어요. 가족이 아닌 사람이 혹시라도 1%라도 저 사람의 재산권을 침해하기 위해서 애초에 접근했으면 어떡하냐, 진짜 사기꾼이었으면 어떡하냐, 선의의 피해자가 있지 않냐, 그렇기 때문에 가족에게 맡기자는 거다라고 논리가 순환되거든요. 근데 가족들이 정말 다 그러냐 가족이란 이유로 정말 선의를 가졌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말 저 사람을 저런 식으로 잘라내는 것이 저걸 선이라고 할 수 있고 저걸 보호할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그래서 정말 이런 논리 속에서 보호받지 못한 관계나 존재들이 너무나 쉽게 탈락해 버리고 있는 구조가 지금도 여전한 것 같고요. 저는 재산권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권리 자체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돌봄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하고 돌봄을 권리로서 헌법에 넣자 이런 얘기까지 막 나오는데 이것이 정말 중요한 권리가 되려면 재산권보다 더 중요한 권리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돌봄이라는 것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결속과 유대와 두 사람 간의 화학적인 작용이 발생하는 장소다라는 것까지 좀 이야기가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퀴어든 아니든 어쨌든 나의 정체성으로 살다가 그다음에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나로서 죽어가고 그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애도받으면서 장례까지 이루어진다면 참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지금 장사법이나 가족관계에서 많이 나타나는데요. 그러면 실제로 퀴어 커뮤니티에서 장례를 퀴어 정체성을 버리지 않는 것을 그대로 인정하는 형식의 장례 형식, 실제로 장례 지도사라는 분들이 관리를 많이 하고 계시는데 그분들의 인식도 아직 많이 없기 때문에 거기에서 어려움이나 이런 것도 많이 느낄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변해가면 좋겠고 실제로 변화가 있는지 이런 이야기 좀 듣고 싶습니다.
책에도 실렸는데 제가 활동하고 있었던 언니 네트워크라는 단체에서 저희 보고서가 나오고 나서 그걸 좀 대중적으로 알리고 다른 방식으로 진전을 하고 싶서 탈가부장례라는 대안적인 장례식으로 장례와 애도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시를 했었어요. 기존 장례와 애도 절차에 있어서 차별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전시하는 파트가 한 부분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장례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법 제도의 개선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되는지 정말로 진정으로 애도를 하기 위해서 좋은 공간과 좋은 분위기란 무엇인지를 드러내는 대안적인 애도 공간을 전시를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랬을 때 저희만 보고 즐기면 안 되니까 꼭 여기에 앉아 계신 분들처럼 원래부터 이런 데 관심 있었던 사람만 오면 사회가 안 변하니까 (웃음) 저희가 그 전시 소개를 모든 전국의 장례학과에 메일을 보내고 장례문화원에 보내고 관련된 모든 상조에도 메일을 보내고 여러 군데 보냈어요. 물론 회신은 없었죠. 회신은 없었지만 어쨌든 간에 그런 식의 노력들이 필요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지금도 계속 들어요. 지금 거대 상조에서는 검색해 보시면 사실혼 관계나 아니면 동거 관계에서 파트너가 죽었을 때 어떻게 장례 절차를 따라가야 되는지에 대한 안내 블로그 포스트 같은 거는 올려놓고 있거든요. 그게 뭐 대단히 편견을 극복하고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너무 그런 사례가 많으니까 자기네도 대응을 해야 되기 때문에 거대 상조에서도 그런 블로그 포스팅을 다 해놓거든요. 어떤 상조에서든지 찾아보시면 다 그런 게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장례지도사가 정말 어떤 의식을 가지고 이 사람들을 바라보고 이 관계를 인정하고 애도의 자리를 주느냐는 또 다른 문제 라고 여겨져요. 그냥 서비스 차원에서 회사 사이트에 절차를 공지해 놓는 것과 정말 어떤 한 사람이 애도를 하고자 하는 존재들을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그래서 법이나 제도나 서비스가 생겨도 그것이 당장 문화의 변화로 시각의 변화로 오지 않기 때문에 결국에는 그것을 함께 설득하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 푸시하고 그 사람에게 우리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요구를 이야기하고 협상하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자원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장례의 모습이 바뀝니다. 그래서 저희 책에도 그런 자원이 있었던 사람들 친구 관계가 있거나 아니면은 활동가 동료 관계가 있었던 사람들은 그런 협상을 굉장히 열심히 해서 장례지도사에게 편지를 전달한다거나 아니면은 제가 봤었던 장례식장에서는 우리의 레즈비언 관계에서 어쨌든 비전형적 여성성 비전형적 남성성을 실현하는 존재를 부치라고 부르는데 그 부치의 활동가 동료가 죽었을 때 이 사람의 수의를 치마를 입히려고 해 가지고 우리 다 안 된다고 했던거죠. 근데 완전 시골이었거든요. 완전 시골이어 가지고 막 어떻게든지 우리가 나가서 수트를 구해오겠다 그래가지고 막 몇 명을 읍내로 파견을 보냈어요. 그래서 한 사람 둘 한 사람은 수트를 구하러 그 사람 사이즈에 맞는 수트를 구하러 가고 한 사람은 신발을 구하러 가고 장례지도사는 계속 너네는 뭐고 도대체 왜 이런 요구를 하고 이러면서 계속 어리둥절해 했는데 계속해서 설득하고 왜 이런 걸 요구하는지 이야기하면서 나중에 협조적으로 바뀌셨거든요. 그런 협상의 과정이 많이 필요해요. 그거는 제도가 실제로 장례주관자를 파트너로 지정한다라는 장례주관 제도가 생겨도 저는 당분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책에 읽어보면 그 사례가 나오거든요. 저도 그거 읽으면서 장례지도사가 협조적으로 바뀌었다는 데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아 이렇게 바뀌기도 하는구나. 사실은 그 장례지도사들도 그런 경험이 없을 테니까 해오던 대로 했을 텐데. 계속 이야기하고 설득하면서 이게 바뀌어가는 과정이 책에 들어 있어서 감동적이었고 또 저는 책을 읽으면서 장례를 통해서 새로운 관계가 생겨난다는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근데 온 가족과 헤어져서 파트너하고 생활하던 큐어가 장례를 통해서 가족들이 와야 되니까 만나면서 자기 아이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생활을 했는지 이런 거를 몰랐을 텐데 솔직하게 드러내고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관계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그 사례 한번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저희가 성소수자 단체들이 회원이 떠났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이거는 남겨진 사람들에게 너무 큰 문제이기도 하고 회원을 어떻게 잘 보낼 것인가가 이 공동체를 계속 잘 결속하는 데 있어서 너무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부모들이 모든 권한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협상하는가가 활동가 핵심 활동가의 역할이에요. 그런데 소식을 너무 나중에 알아서 화장할 때 겨우 거길 찾아가서 빈소도 없는 곳에서 인사를 해야 되는 경우도 있고, 빈소를 안 차리겠다라고 가족이 얘기를 하게 되면 또 화장장에 가서 그 마지막 인사를 하고 따로 추모회를 열기도 하는데요. 많은 부모들은 사실 선의를 가진 사람들조차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사람의 닉네임이 뭔지, 그래서 누구한테 연락을 해야 되는지, 이런 트위터 친구들이 제일 중요한데, 그거 그거를 몰라가지고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 못 온다든지. 그래서 일부러 가리려고 한 사람도 분명히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들도 방법을 잘 몰라요. 그래서 우리가 꼭 형제 자매한테라도 한 명쯤에게는 정말 중요한 그런 컨택 포인트 한 명이라도 좀 알려놓자. 그 사람 마당발한테만 한 번 알리면 그 사람이 짝 다 알리니까요. 그런 이야기를 해놓기도 하고 그리고 부모들은 정말 내 아이에 대한 빈소를 차렸을 때 사람들이 찾아올까에 대해서 되게 의심스러워해요. 이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활동가들이 그걸 설득하는 거죠. 이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고, 우리 공동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진 사람이고, 우리가 이 사람을 애도하는 것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를 설득하면 설득이 많이 되시기도 해요. 사실 잘 보내고 싶은 마음을 또 가진 사람들이 또 없지 않기 때문에 빈소를 차리고 영정 사진을 또 협상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 사람이 원하는 젠더 표현에 맞게 우리가 제안한 사진 가장 최신의 사진 그리고 이 사람이 평소에 제일 좋아하는 그런 구두의 사진을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 영정 사진도 중간에 바꾸기도 하고 그리고 가능하면 딸이 아니라 아들로 불러 달라 가능하면 그냥 아들까지 힘들면 딸이라고만 하지 말아 달라. 이 사람의 젠더 정체성을 좀 존중해 달라. 마지막 가는 길에는 이런 협상을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정말 많이 놀라셨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줄 몰랐고 이렇게 정말 슬퍼할 줄 몰랐고 이 사람의 업적이 공동체에게 헌신한 업적이 몰랐는데 알게 돼서 너무너무 고마워하시는 경우들도 있었고요. 만약에 그렇게 장례를 경험함으로써 이 퀴어 자녀와 그리고 퀴어 자녀가 속했던 그 공동체와 그 부모가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고, 그래서 매년 기일이 되면 같이 조문을 하러 가기도 하고 만나기도 하고 그런 좋은 사례도 있고요.
나쁜 사례도 있죠. 장지를 끝까지 알려주지 않아서 무덤가에 가지 못하게 만드는, 심지어는 어떤 분이 레즈비언 커플이었는데 굉장히 긴 투병 생활을 했고, 그 투병 생활할 때 원가족들은 거의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고, 파트너가 거의 모든 거를 다 했고, 그 비용이나 이런 부담들을 퀴어 공동체에서 같이 졌는데, 장례를 거의 도둑처럼 지냈고, 장지도 알려주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거의 정말 파트너의 마음은 의문사를 경험한 유가족과 유사하죠. 시신을 찾지 못한 그래서 시신을 찾지 못한 죽음이 그 사람 남은 인생에 있어서 끝나지 않는 숙제처럼 남겨져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정도의 부담을 갖고 살아가는 퀴어들도 분명히 여전히 많이 있을 거예요.

시간이 40분 가까이 흘렀는데요. 혹시 질문 있으시면 한번 받아볼까 하는데, 처음부터 앉아 계시던 분.
질문 : 안녕하세요. 저 사실 오늘 주제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는데 오늘 얘기를 듣다 보니까 사실은 내가 되게 관심 있어 하는 주제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아닌데 얼마 전까지 가족 관계 담당을 하는 공무원이었거든요. 그래서 사망 신고를 할 때 그런 무연고자가 왔을 때 굉장히 한 달 두 달 이렇게 계속 위임장을 받고 굉장히 힘든 그런 과정들을 저희 일선 공무원으로서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때 사실 현장에 있는 그런 공무원 담당자들도 해주고 싶었을 거예요. 그렇게 협조적인 분들이 많을 텐데 사실은 아까 장례지도사 분들도 이렇게 협조적으로 나와 주셨다고 하고 이렇게 현장에서 저희가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 텐데 이것들을 법적으로 어떻게 우리가 좀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 부분이 가장 걸림돌이 있고 그래서 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바뀌었으면 하고 요구를 하고 계신지 그런 부분이 궁금합니다.
너무 반갑네요. 너무 반갑고 저희가 가장 먼저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는 사실 위임장이거든요. 사실은 본인이 생전에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권리를 약정해 놓는 게 가장 명백하잖아요. 다른 어떤 선의의 가족이 있다라고 가정하지 않아도 되고, 사기치는 누군가가 있다고 의심하지 않아도 되게 그냥 본인이 본인 의사를 사전에 남겨 놓으면 가장 좋은 방법이어서, 책의 마지막 부분에도 실려 있는데 해외에서 사용하고 있는 장례 위임장 같은 것들이 있어요. 근데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사후 돌봄 지시서가 있고 장례 위임장이 있거든요. 장례 위임장은 정말로 내가 장례를 치를 사람을 정하는 거예요. 어떤 사람을 지정해서 이 사람이 대행했으면 좋겠다. 사후 돌봄 지시서는 어떤 식으로 했으면 좋겠다라고 남기는 거예요. 매장을 했으면 좋겠다. 화장을 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뿌려줬으면 좋겠다. 아니면 누구에게 연락을 해줬으면 좋겠다. 집은 어떻게 정리했으면 좋겠다. 이런 사후에 내가 남겨진 것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싶어 지를 적어놓는 거거든요. 해외에서 많은 경우에 원가족과 연락을 한참 안 하고 지내는 사이도 많고 독립해서 오랫동안 교류를 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짜 장례지도사한테 바로 위임을 해버리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 장례지도사가 시신도 인수 받을 수 있고 온갖 종류의 공적 서류도 다 뗄 수 있고 그래서 시신 인수해서 화장장 예약하고 장례식장 예약하고 모든 절차를 완료시켜가지고 그리고 그 돈도 이 사람이 내 계좌에서 쓰라고 지정할 수 있어요. 그러면 이 위임을 받은 사람이 장례지도사가 그 모든 비용을 다 쓰고 남은 돈은 유언에 맞게 배분되도록 넘길 수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계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과 모든 행정 서류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장으로 대신할 수 있는 아주 간편한 해법이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그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도입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무연고자에게 주고 있는 법적 권한도 그거거든요. 민법에 정한 유언에 의해서 사전에 지정한 사람에게 준다. 그게 되게 오래 기다려야 되잖아요. 그게 아니라 그냥 당장 지정한 사람에게 바로 1순위의 권한을 주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질문 없으시면 오늘 이 자리에 이 책을 기획하신 편집자님 오늘 또 휴가 내고 특별히 참석해 주셨는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 책을 만들면서 제목이 퀴어한 장례와 애도니까 대중 독자들이 보기에는 내 일이 아닌 퀴어들만의 장례와 애도로 받아들이실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가부장제가 진짜 제대로 작동하는 장소가 장례식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저도 만약에 예를 들어서 저희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를 생각해 보면 내가 엄청 할머니랑 관계가 깊었는데 내가 외손녀라는 이유로 끝자리에 서 있어야 된다거나 이런 게 사실 퀴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처음에 이 저자분들께서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제가 결혼을 만약에 안 하고 이렇게 늙어간다면 이게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 이런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들고 결국에는 이 문제가 결국 내 이야기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독자분들도 제가 가졌던 그런 생각들을 이 책을 차례대로 읽어가면서 좀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기획 의도부터 잘 말씀해 주셨는데 저희가 오늘 북토크를 준비하면서 질문을 12개를 준비했는데 사실은 두세 개 밖에 질문을 드리지 못했지만 나올 이야기는 많이 나왔다고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들이 이야기를 잘 해주셔가지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만 더 드리고 마칠까 합니다. 책 마지막에 이 문제가 큐어만의 이야기를 넘어선다라고 강조를 하셨습니다. 1인 가구, 비혼 등 다양한 관계의 형태가 늘어나고 있는 이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이 독자들한테 어떻게 읽히기를 바라시는지 네 말씀 부탁드립니다.
애도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죠. 그러니까 사실 퀴어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이상해 보이는 사람들, 문제적인 사람들, 그리고 허락받지 않은 삶을 산 사람들, 그리고 가족의 명예를 해친 사람들, 그래서 집안의 수치라고 여겨지는 속성을 가진 사람들은 그 사람의 장례가 치러진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사인이 공개되지 않고 그 사람의 삶이 공유되지 않고 그 사람에 대해서 언급이 금지되고 기억되지 않아요. 사실 그거는 애도를 가로막는 행위이고 그거는 단순히 물리적으로 빈소가 차려졌다는 것으로는 애도가 되어졌다라고 얘기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자기답게 사는 사람들이 내가 혼자 늙어 죽지 않을까라고 걱정하는 내용은 사실 진짜 혼자 죽을까라기보다는 그렇게 기억되지 않고 인정되지 않고 집 안에서 정말 없는 존재 취급처럼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만약에 돈이 굉장히 많고 권세가 있는 1인 가구는 그런 걱정 안 하죠. 그리고 정말 혼자 사는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근데 그 관계들을 사회적으로 비가시화하고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장례 과정에서 끊어져 버리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는 분들이 나를 기억해 줄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과 이 삶을 어떻게 함께 정리할 수 있을지 우리의 기억을 어떻게 남길 수 있을지 우리가 할 수 있다, 방법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용기를 낼 수 있으면 좋겠고 그게 지금의 자기 삶을 긍정하는 힘으로 또 돌아오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작가님들께서 여기 북토크 참여하신 소감과 청중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를 듣고 인사 나누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활동가여가지고 유언장 쓰는 행사를 자주 진행하기도 하고 제 개인적으로도 파트너가 있기도 하고 저와 관계 맺는 많은 지인들이 저의 장례식장에 왔을 때 소외받는 경험을 하지 않도록 매년 유언장과 저의 장례식장에 연락을 받을 자격이 있는 자들의 목록을 정리하는데요. 유언장에 첫 머리에 시작하는 그 문장에 저희 부모님이 살아 계시니까 부모님이 읽는다고 가정했을 때 엄마 내일 장례식장에 오는 사람들 보고 너무 놀라지 마라. 그리고 부터 생전에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될 텐데 담대하게 받아들이고 그 어떤 것에도 슬퍼하지 말고 나는 충분히 잘 지내다가 갔으니까라는 말로 시작하는 유언장을 매년 쓰곤 하거든요. 죽음과 애도에 있어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는 거 자리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또 물리적인 장소뿐만이 아니라 이 사람이 충분히 애도받을 만한 삶을 살았는가에 대한 가치 평가가 굉장히 깊숙이 결부되어 있어 가지고. 단순히 퀴어만이 아니에요. 저희 친구인 동료 활동가가 빈소가 처음에 차려지지 못했던 이유는 퀴어여서가 아니라 가난한 활동가여가지고 장례식장에 올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거든요. 이런 빈곤, 사회적 지위, 죽은 사유 이런 것들이 모두 다 애도의 과정에 결부돼 있는 요소들인데 그랬을 때 우리가 이 죽음과 장례와 애도에 있어서의 권리를 이야기한다는 건 결국에는 어떤 삶의 자리를 우리가 원하는가. 우리가 어떤 삶의 자리로 가치를 인정받고 우리가 이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인가라는 것을 더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장례와 애도에 있어서 우리를 가로막는 제도적인 장벽을 해소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 전에 죽기 전에 우리가 삶의 자리에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관계들과 가치들을 더 돌봐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나가다가 귀를 잡아채는 소리에 멈춰 서서 들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가족구성권연구소 : 저희가 가족구성권연구소인데요. 가족을 구성하는 거에 관심이 있을 거 집중하리라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 가족이 굉장히 너무 문제가 많아가지고 일단 문제에 대해서 많이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애도할 자격을 얘기할 때 그것을 넓히는 방식이 기존에 가족이 아니었던 관계를 가족으로 인식시키는 방식도 있겠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모든 관계를 모두를 위한 그런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제도적으로 인정받는 가족이든 아니든 그 사람이 하고자 하는 것을 가로막지 않는 것이 저는 기본적인 국가의 태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사람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인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우리가 미리 물어보고 그것을 기록할 수 있을까. 그 하나의 예시가 위임장이라고 생각을 하고 정말 저는 국가나 사회가 거기에 관심을 뒀으면 좋겠어요. 저 사람이 무엇을 원하고 있고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그래서 어떤 제도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또 저희 연구소 같은 경우는 가족 문제를 다루다 보니까 제도가 만들어짐으로써 또 생기는 경계 밖에 누가 있고 그 사람들이 그 권리로부터 배제되지 않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주민의 존재와 이주민의 죽음에 대해서도 책 한 권이 필요할 정도로 굉장히 큰 이야기가 많이 있거든요. 계속 이런 관심을 이어나가고 계속 얘기해 나가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연구소 활동에 관심 많이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책소개
'당연한 장례', '당연한 애도'와 불화하는
퀴어한 존재들이 만들어가는 대안적 애도의 모습
▶나다운 죽음과 장례의 문제는 사회적 소수자에게만 예외적으로 해당되지 않는다. 1인가구가 증가하고 시민들이 혈연과 혼인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생애경로를 모색하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이 단지 퀴어의 이야기를 넘어 모두가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고 애도받을 수 있는 사회를 향한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
☆ 『퀴어한 장례와 애도』 구매하러 가기
퀴어한 장례와 애도 | 김순남 - 교보문고
퀴어한 장례와 애도 | '당연한 장례', '당연한 애도'와 불화하는 퀴어한 존재들이 만들어가는 대안적 애도의 모습▶ 퀴어의 돌봄과 죽음, 정치적 의제가 되다 한국 사회에는 혼인 또는 혈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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