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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2026 서울국제도서전 4일차 북토크 후기 :: <불편한 유행> 도우리 저자와의 만남

by leecy120 2026. 7. 3.

2026 서울국제도서전 4일 차에는 세 분의 저자가 산지니 부스를 방문해 주셨습니다.

그 마지막 타자는 바로『불편한 유행』의 도우리 저자입니다.

지난 몇 년 간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며 때로는 즐거운 놀이 문화를, 때로는 혐오와 갈등을 만들어냈던 유행들을 모두와 함께 겪어오며, 비판적 시선에서 유행의 불편함을 책 속에 담아내고자 했던 도우리 저자.

그야말로 뜨거운 유행의 한가운데였던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도우리 저자는 독자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요?

북토크 내용의 일부를 아래에 옮겨 실었습니다.


『불편한 유행』 도우리 저자 북토크

그냥 웃고 넘기기엔 찜찜한

 

안녕하세요. 서울국제도서전 불편한 유행 북토크 시작하려고 합니다. 유행이나 밈을 마주했을 때 그냥 웃어 넘기기 찜찜했던 순간들 있지 않나요? 그런 순간들에 불편함을 언어화하지 못했던 분들은 이 북토크를 듣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이 책의 저자 도우리 선생님과 함께하는데요. 선생님, 소개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8년째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도우리라고 합니다.

 

 

 

불편한 유행이라는 책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선생님이 직접 책 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번에 산지니에서 낸 책 불편한 유행은 제 두 번째 책인데요. 2022년 말부터 2025 10월까지 3년 동안 쓴 칼럼을 모아서, 우리 모두가 동시대에 겪은 유행들의 목록을 엮은 책입니다. 유행에 대해 우리가 가졌던 불편한 마음들에 관해 고민해서 녹여냈습니다.

 

책을 읽으면 우리가 3년 동안 어떤 사회를 거쳐왔는지 기억이 새록새록 나실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책에서 다룬 유행들을 선정하실 때 어떤 기준이 있으셨나요?

공적 지면에 글을 쓰다 보면 나 혼자 재미있거나 나 혼자 불편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이야기할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를 찾는 데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어떤 유행에 관해 글을 써야 할지에 대한 생각은, 사실 제가 온갖 커뮤니티를 하는, 소위 말해 죽순이입니다. 그래서 여러 커뮤니티를 보면서 사람들이 댓글로 논쟁하고 있거나 조회수가 100만 이상으로 많이 나오는 주제들을 고르기도 하고요. 더 중요한 것은 단지 사람들이 많이 보거나 논쟁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주제들을 고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책에 담긴 유행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불편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한참 유행했던 야르라는 밈이 왠지 모르게 불편했는데요. 왜 불편을 느끼는지에 대해 설명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선생님께서 불편하다고 느끼셨던 유행이 있으셨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정말 불편한 게 많아서, 그러다 보니 이런 책도 썼는데요. 그중 가장 크게 다가왔던 것은 아무래도 남미새.  남미새라는 말이 지금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투영하고 있는 많은 감정과 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너 남미새야?’라거나 나 남미새야라는 식의 말들은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에 기존처럼 연애하거나 욕망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우리 사회에서 문제의식 없이 연애하거나 욕망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타인의 욕망을 재단하고 구별 짓는 단어인 것 같아요. 저도 평소에 남미새라는 말을 사용할 때도 있지만, 늘 편한 마음으로 쓰지는 못합니다.

저도 야르라는 말이 왠지 불쾌하고, 요새는 밈의 출처를 완전히 알기 어려울 때가 많아서 혹시 숨겨진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처럼 내가 불편한 것은 남이 불편하지 않다고 느끼고, 또 반대인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밈이 출처와 상관없이 나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현상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공감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라는 한 글자 밈 같은데요. ‘긁혔냐라는 뜻인데, 상대가 불편함을 표현하더라도 네가 열등감을 느껴서 그런 거 아니냐는 식으로 치부하는 식으로 쓰입니다. 이런 밈의 사용이 간편해지면 다양한 의견이 등장하는 것을 막고 생각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요. 논쟁과 토론 없이 밈 하나면 할 말이 없어져 버리거든요.

 

누칼협이라는 말도 있는데, 개인이 불편함이나 고통을 토로하면 누가 칼 들고 협박했어라고 하는 겁니다. ‘누가 그러게 그걸 하라고 그랬어.’, ‘이거 다 네가 선택한 일이잖아.’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이 밈이 담고 있는 우리 사회의 정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 밈에 대한 불편함을 겪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누칼협은 보통 노동 환경이나 직업적 어려움, 부당함을 이야기할 때 그에 대한 반박으로 많이 쓰였던 것 같아요. ‘살기 팍팍하니까 버텨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거죠. 또 특히 이 밈이 등장했던 때가 이태원 참사 때였어요. 놀러 나갔기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거죠. 이런 면에서 봤을 때 누칼협 밈은 타인의 고통이나 사회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려는 시도를 외면하고 무시하려는 기능으로 쓰였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 밈들이 잘 보여주듯이 타인에 대한 혐오와 무심함이 우리 사회에 많이 퍼졌고, 그에 따라서 사람들도 점점 더 지쳐서 그런 일들에 하나하나 문제 제기를 하거나 항의하지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점점 내 말을 잃고 남들의 말을 듣기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그런 분들이 다시 자신의 말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사실 작가로 활동하지만 저도 말이 막히는 순간이 많아요. 다른 분들도 이건 내가 비판할 수 있지만 또 다른 것에 대해서는 애매한 불편을 가지고 있어 비판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밈에 대해 재미를 느꼈고 일리도 있는데, 그렇게 느꼈다면 비판할 수 있는지 주저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우선 불편함은 표현하고, 내 말이 맞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일은 조금 나중에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요새는 워낙 사람들이 혐오발언을 쉽게 뱉기 때문에 이런 발언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글쓰기라는 것이 말과는 달리 계속 남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글을 쓸 때는 말을 고르기도 하고, 설득력을 얻기 위해 고민하느라 주저하게 되죠. 그러니까 일단 아무렇게나 시작해서 다양한 의견을 내고, 또 들어보기도 하면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해나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선생님께서는 칼럼을 써서 언론에 게재하시는데, 가끔 심한 악플이 달리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악플에 두려움을 느끼셨던 적은 없으셨나요?

저는 무플보다 악플이라는 말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악플을 다는 분들도 다 무언가 소위 긁히는 게 있기 때문에 굳이 로그인을 해서 댓글을 쓰시는 거예요, 저도 예전에는 이분들을 너무 설득하고 싶어서 열심히 댓글을 달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냥 그분들도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서 그러신다는 걸 깨달았어요. 하지만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때는 좀 무섭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존잘남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글이 남초 사이트에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언급 자체가 무서웠던 건 아니지만 신체적 위해를 가하겠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웬만하면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악플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가 유행을 바라볼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는 유행이라는 말 자체도 이제는 조금 유행이 지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보통 '트렌드'라는 말을 더 많이 쓰죠. 그런데 트렌드라는 말에는 왠지 따라가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담겨 있는 반면, ‘유행이라고 하면 오히려 자기가 뒤처진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래서 저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유행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다들 한 번쯤은 유행에 대해 비평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거든요.

문제는 그 불편함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에요. 요즘에는 유행을 비판하거나 불편하다고 말하면 괜히 꼰대처럼 보일까 걱정하기도 하고, 질투나 열등감 때문이라고 오해받을까 봐 망설이기도 하죠. 그래서 나만 열등감을 느끼나?’, ‘나만 불편한가?’ 하고 스스로를 검열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요. 예를 들어 디저트 유행만 봐도 그렇습니다. 새로운 디저트가 빠르게 등장하고 또 사라지기를 반복하죠. 그런데 하나의 디저트 유행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은 그 유행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전 유행이나 앞으로 등장할 다른 유행들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유행이든 하나를 붙잡고 충분히 생각해 보거나, 친구들과 그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우리는 유행을 무조건 따라가거나 거부하는 대신, 그것이 왜 나를 끌어당기고 또 왜 불편하게 만드는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유행을 조금 더 비판적으로, 그리고 제대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편한 유행

그냥 웃고 넘어가기엔 찜찜한 욕망·혐오·균열들

도우리 지음

 

MBTI, 두바이 쫀득 쿠키, 아이돌, 연애프로그램. 지면을 휩쓸고 지나가 버리는 돌풍처럼, 재빠른 인터넷을 통해 오늘도 새로운 유행이 만들어지고 또 사라진다. 이러한 유행은 누군가에게는 그저 즐기고 지나가는 오락거리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때로는 고통스럽기까지 한 주제로 다가오기도 한다. 모두가 웃고 있을 때 어딘지 모를 불편함에 눈살을 몰래 찌푸리게 될 때, 유행어를 무심코 내뱉다가 멈칫하게 될 때가 그렇다.

『불편한 유행』은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로 문화 속 중독 현상을 파헤쳤던 도우리 칼럼니스트의 두 번째 책으로, 일상에 스며든 ‘최신 유행’을 앞에 두고 무심코 망설이게 되는 이들을 위한 대중문화 비평서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휩쓴 문화 현상들을 비틀어 바라보며, 가볍게 소비되는 유행이 실은 어떤 모순과 갈등, 차별을 품고 있는지 조명한다. 그리하여 유행에 불편함을 느껴온 독자에게는 깊은 공감과 통쾌함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문화를 즐겨온 독자에게는 낯선 시각과 생각할 거리를 건넨다. 무언가 불편하지만 그 감정을 언어로 옮기지 못해 그냥 삼켜왔던 이들에게 이 책은 그 불편함을 언어화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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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유행 | 도우리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로 문화 속 중독 현상을 파헤쳤던 도우리 칼럼니스트의 두 번째 책으로, 일상에 스며든 ‘최신 유행’을 앞에 두고 무심코 망설이게 되는 이들을 위한 대중문화 비평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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