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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기

노가다도 출판업무 중 하나

by 산지니북 2008. 10. 23.

오후 내내 <습지와 인간> 홍보 우편물 발송하느라 오후를 꼬박 보냈습니다. 경상남도에 있는 중,고등학교 450여곳과 공공도서관, 마을도서관, 대학도서관 150여곳 등 에 보낼 600통의 우편물을 만들었습니다.

컨베이어벨트로 변신한 회의탁

1통의 우편물을 만드는 데 총  5개의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① 칼질 600번 - 받을 사람 주소를 각각 칼로 자르는 작업
② 봉투 풀바리 600번 - 칼로 자른 주소를 봉투에 풀로 붙이는 작업
③ 3단 접지 600번 - 내용물을 봉투 크기에 맞게 접기
④ 봉투에 내용물 넣기 600번
⑤ 봉투 풀바리 600번 - 마지막으로 봉투를 풀로 붙이기

각자 한공정씩 맡았습니다. 쫌 하다보니 작업속도도 점점 빨라지는군요. 단순노동에 강한 산지니 식구들입니다.

마지막 공정인 '봉투에 풀 붙이기'하는 편집자 은경 언니. 역시 아줌마 손은 빠릅니다.
언니가 10개 붙일 동안 사장님은 5개도 못한다고 혼났습니다.

외국의 아동학대 현장을 다룬 다큐멘터리에 프로에서 봤는데 태국의 한 공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8~12세 정도로 어려 보이는 아이들이 앉아서 멀 만드는 단순작업을 하고 있는데 숨소리조차 안들릴 정도로 조용하더군요. 이유인즉 옆사람과 말 한마디 할때마다 임금에서 까인다고 하더군요. 근데 월급이 십만원이라면 한번 까이는 금액은 오천원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확 까더군요. 20번 얘기하면 월급이 빵원이 됩니다. 만약 한마디만 더하면 마이너스가 돼서 공장에 오천원을 도로 내야겠네요. 말도 안됩니다.

오랜만에 놀러왔다 잡혀 일하고 있는 이학천 샘(산지니 외부기획위원)과 사장님입니다.
속도가 느리다고 구박 받은 사장님, 이젠 말도 않고 열심히 일만하고 있네요.


출판사라고 늘 책상머리에 앉아서 책만 보고 글만 쓰는 건 아닙니다.
기획, 편집, 디자인 하느라 늘상 머리를 쥐어 짜는데 한번씩 단순노동으로 머리를 쉬게 해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할일이 산더민데 이런 거 하라고 하면 사람 미치지요.

5명중 필채가 제일 좋다고 인정 받아 봉투 겉면에 수신자 이름을 쓰고 있는
인턴사원 김동현 학생(부경대 국문과)입니다.

보통 3개월에 한번씩 나오는 <오늘의 문예비평>을 발송할때는 시판되는 라벨지를 쓰는데요, 그러면 ①,② 공정은 생략해도 됩니다. 근데 오늘은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어쨌든 5명의 손으로 3000번의 수작업을 거쳐 600통의 우편물이 탄생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널브러진 딱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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