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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문학211

위로의 풍경 전하는 간이역 여행-『기차가 걸린 풍경』(책소개) 나여경 여행 산문집 『기차가 걸린 풍경』 부전역에서 기차 타고 제천에 가는 길. 천천히 달리는 무궁화호 차창 밖에 바다가 보입니다. 아직도 그 기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았지만, 제가 여행한 최고의 기찻길. 달리는 기차 안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풍경. 그러나 이제 동해남부선 복선화 공사로 해운대에서 송정구간은 산 쪽으로 이설된다고 합니다. 복선화되기 전에 얼른 다시 바다가 보이는 그 기찻길로 여행을 떠나야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미 친구와 약속을 했지요. 복선화되기 전에 여행가자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개봉했지만 우리는 기꺼이 나여경 소설가의 『기차가 걸린 풍경』을 타볼까요. 부산에서 출발한다면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하루 만에 다녀오는 여행 코스도 가능합니다. 6개월 .. 2013. 8. 6.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조갑상 소설가의 『밤의 눈』이 2013년 만해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기사 읽으러 가기(여기를 누르세요) 『밤의 눈』은 6·25전쟁 당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다룬 소설로서, 현재 제44회 동인문학상 최종심 후보에도 오른 수작입니다. 다음은 백낙청 문학평론가 등 심사위원회 4인의 평입니다.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인 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역사적 사실을 힘 있고 실감 나는 서사로 형상화해낸 귀한 열정과 공력을 높이 사 만장일치로 수상작 선정에 합의했다" (이상 2013년 07월 30일자 연합뉴스 참고) 제 28회 만해문학상 시상식은 2013년 11월경 열리며, 수상작은 창작과 비평 2013년 가을호에서 다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이 소식을 산지니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리게 되어 저도 무척 기쁘네요. 선생님.. 2013. 7. 30.
칼끝에 영혼을 담는 일본 무장의 삶을 엿보다 -『화염의 탑』(책소개) 나의 선조는 백제 왕족이라 호기롭게 외치던중세 일본 남북조 시대의 무장,오우치 요시히로의 일대기 -화염의 탑炎の塔- 나오키상 수상에 빛나는 일본 작가 후루카와 가오루는 그간 백제 왕족의 혈통을 주장하던 오우치씨(大內氏) 관련 소설을 여러 편 발표해왔습니다. 소설 『화염의 탑』 또한 오우치씨의 인물 중 중세 일본 남북조 시대의 무장이었던 오우치 요시히로의 삶에 주목하였는데요, 정종 1년 7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도 요시히로가 스스로 백제의 후손이라 자처하는 부분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본 야마구치에서 세력을 키워가던 요시히로는 결국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쓰와 충돌하면서 교토에서 가까운 센슈 사카이에서 대결하게 됩니다.(‘오에이의 난’) 여기에서 패한 요시히로는 장렬한 죽음을 맞이하면서 파란만장한 생애를 .. 2013. 5. 2.
사실과 허구 속에 놓인 작화 행위를 묻다-『작화증 사내』(책소개) “저 남자의 얘기는 대부분 거짓이지만 그중에는 진실도 섞여 있죠. 그래서 긴장해서 들어야 해요.” 정광모 소설집 작화증 사내 독특한 신예작가가 한국 문단계에 등장했다. 일상의 내부를 비집고 들어온 치밀한 상상력으로 점철된 소설가 정광모의 세계는 담담하면서도 드라이한 개성을 지녔다. 그의 소설을 읽다 보면 알싸한 맥주거품이 솟아오르듯 현대인이 품고 있는 절망의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군더더기 없는 하드보일드 문체로 현실을 끄집어 올리는 작가 정광모의 첫 소설집 『작화증 사내』는 그래서 더욱 독특하다. 왜곡되고 비틀린 현실 속, 정신병원에 감금된 한 사내의 거짓 이야기로부터 작가는 이야기의 본질과 소설적 진실의 자리를 되묻고 있다. 담담하면서도 치열하게 현실을 비틀다 ‘첫 문장을 쓰고, 이어서 차근차근 인물.. 2013. 4. 19.
정태규 문학의 모든 것 『꿈을 굽다』 정태규 산문집 꿈을 굽다 소설가 정태규, 그가 구워낸 사유의 그릇 『꿈을 굽다』소설집 『집이 있는 풍경』과 『길 위에서』로 예민한 감수성과 함께 세계에 대한 통찰력 있는 가치관을 가감 없이 드러냈던 소설가 정태규. 그가 지난 이십여 년 세월 동안 기발표 단문들을 모아 첫 산문집을 출간하였다. 이번 산문집에서 독자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소설가 정태규의 삶의 단면과 함께 그만이 가지고 있는 소설가 특유의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한 소설가가 어떻게 소설 쓰기를 결심하게 되었으며, 교직을 겸업하면서 교단에서의 작가의 삶을 어떻게 꾸려 나가는지 짐작할 수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여기 실린 글들은 내 개인적으로 다들 만만찮은 의미를 품고 있어 책을 엮어내는 감회가 새롭다. 지난 이십여 년 동안의 내 생.. 2013. 2. 4.
세상을 향해 비추는 밝음과 어둠의 서사들 『장미화분』 가장 추운 새벽에 피어나는 크로아티아 장미처럼, 김현 소설집 『장미화분』 출간 2010년, 『봄날의 화원』을 출간하였던 소설가 김현이 2년 만에 총 일곱 가지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모아 소설집을 출간하였다. 김현의 이번 단편집의 이름은 『장미화분』이다. 강력하게 뿌리를 내리고 어둠 속에서 천천히 피어오르는 크로아티아 장미처럼, 『장미화분』에 실린 작품 속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그들만의 ‘장미’를 피우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젊음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잉여인간으로 치부되는 노인의 삶이 담긴 「소등」이나 「7번 출구」가 그러하며, 열한 살 이후로 주어진 일생의 절반을 바다에 담그며 남편의 외도와 폭력을 겪어왔던 기구한 제주 해녀의 일생을 담은 「숨비소리」, 희생된 이들 못지않게 .. 2013.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