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모룡'에 해당되는 글 58건

  1. 2020.01.08 [행사알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6회 - 박영애 소설가
  2. 2020.01.07 2019 3분기 문학나눔 - 구모룡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 선정
  3. 2020.01.02 『실금 하나』 북토크 현장 속으로~^^
  4. 2019.12.13 오늘의 비평에 대한 성찰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평론가와의 만남
  5. 2019.12.11 [인문산책] 문학의 적들
  6. 2019.12.04 103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7. 2019.11.29 당신이 있는 그곳을 사랑하세요_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 임성원 저자
  8. 2019.11.12 일국적 시야 넘어야 지역문학 출구 열려 外
  9. 2019.11.08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의 임성원 저자
  10. 2019.11.06 소설과 타자의 고통 - 안지숙 작가와 함께하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5회
  11. 2019.11.04 모옌이 하루키를 제치고 노벨 문학상 받은 이유를 아십니까
  12. 2019.10.28 [행사알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5회 - 안지숙 소설가
  13. 2019.10.22 시와 서사를 품는 비평의 원근법을 말하다『폐허의 푸른빛』(책소개)
  14. 2019.10.22 [문학신간]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폐허의 푸른빛
  15. 2019.09.23 [행사알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4회 - 신정민 시인 편
  16. 2019.08.07 우리 시대의 소설과 소설가의 일 - 정광모 작가와 함께하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3회
  17. 2019.07.15 [행사알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3회 - 정광모 소설가 편
  18. 2019.06.24 재난시대, 새로운 세대의 문학과 비평: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1회
  19. 2019.06.13 [행사 알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2회
  20. 2019.05.20 [행사알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21. 2019.03.27 『시인의 공책』이 <생활성서>에 실렸습니다!
  22. 2019.02.26 2018 하반기 문학나눔에 산지니 도서 6권이 선정되었습니다
  23. 2018.09.01 [후기] 84회 저자와의 만남 :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소설가
  24. 2018.08.08 [저자 인터뷰]_추상적인 것을 넘어서. 『시인의 공책』저자 구모룡 작가님 인터뷰 (4)
  25. 2018.08.01 [서평] 누구나 시인이다. 『시인의 공책』 (2)

 

2020년 첫 번째로 열리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입니다.

이번 월문비에서는 '박영애 소설가'를 모시고

작가의 소설세계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월문비'는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열리는데요.

 이번 달은 설 연휴 관계로 그 전주인 20일에 진행됩니다.  

 

문학을 사랑하시는 여러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 박영애 소설가

부산 출생
부산교육대학, 동의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네 사람이 누운 침대』, 『우리가 그리는 벽화』
제9회 들소리 문학상과 제13회 부산소설문학상 수상.

 

| 구모룡 평론가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시인의 공책』, 『폐허의 푸른빛』,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종이꽃 한 송이 - 10점
박영해 지음/문예바다

 

네 사람이 누운 침대 - 10점
박영애 지음/계간문예

 

우리가 그리는 벽화 - 10점
박영애 지음/계간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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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분기 문학나눔에 산지니출판사의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구모룡 지음)이 선정되었습니다!

 

 

<폐허의 푸른빛> 표지(좌)와 구모룡 평론가(우)

 

아래 희곡.평론집 심사위원들의 평을 공유합니다.

 

2019년 3분기에 발행된 희곡과 평론집을 대상으로, 심의위원들은 2차에 걸친 심의를 거쳐 총 3종의 도서를 선정했다. 평론이 2종이고, 희곡이 1종이다. 1,2차 심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심사기준을 세웠다.

 1) 문학적으로 탁월한 작품을 우선하자는 것, 2) 평론과 희곡 장르 모두에서 각 장르의 본질적 성격을 잘 구현한 작품을 선정하자는 것, 3) 희곡의 경우 공연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평론의 경우 평이한 해설이나 단평 모음집, 학술연구서 보다는 현장비평집을 중시하자는 것 등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1종의 희곡과 2종의 평론을 선정할 수 있었다. 심의 대상이 된 작품들의 경향에 대해 간략한 총평을 기술해 보도록 하겠다.

(...)

 비평의 경우는 희곡 보다는 종수가 많았지만, 역시 심의대상 종수가 많지 않았다. 비평 대상이 된 작품들은 짧은 칼럼을 모은 것부터 국문학 연구서에 가까운 것까지 다양했는데, 아마도 이는 비평의 장르 정체성이 여전히 명료하게 인식되지 않은 데서 온 현상으로 해석된다. 심의의 결과 선정된 작품들은 이런 가운데, 비평가의 예리한 비평적 자의식, 대상작품들에 대한 치밀한 분석적 시각, 동시대 한국문학과 지역문학에 대한 성실한 실제비평과 사회문화적 맥락화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심의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비평과 희곡 출판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해 보았다. 문학나눔 도서보급 사업이 이처럼 열악한 소수 장르의 지속과 부흥에 좋은 버팀목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심의의 총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2019년 3분기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평론/희곡 분야 심의위 일동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산지니 | 472쪽 | 25,000원


└ <폐허의 푸른빛> 책 소개

 오늘의 비평에 대한 성찰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평론가와의 만남

 "모옌처럼 상상력 있는 지역문학이 세계문학으로 나아갈 수 있어" 

    - 구모룡 평론가 조선일보 인터뷰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472 | 25,000원 | 2019년 930일

 978-89-6545-629-2 03810 | 신국판(152*225)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구모룡 평론가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와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의 가치를 품고 키웠던 건 폐허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푸른빛’을 띤 문학과 비평의 희망과 가능성을 주지한다.

 

 -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은 국내에서 발간되는 우수문학도서를 선정·보급함으로써 문학 출판시장 진흥 및 창작 여건 활성화를 견인하고, 다양한 문학 활성화 프로그램의 연계 확산을 통해 국민의 문학 향유·체험 기회 확대 및 삶의 질을 제고하고자 합니다.

 

구모룡 평론가님 축하드립니다! 

문학나눔 선정을 계기로

<폐허의 푸른빛>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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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7일 울산 교보문고에서

<실금 하나> 정정화 작가의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지난해부터 울산의 소설가들과

울산 교보문고가 함께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지역서점에서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독자들과의 만남의 기회를 갖게 해 준다는 점에서 뜻깊은 시간이라 생각됩니다.

 

 

 

북콘서트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습니다. 이 행사에는 울산 작가들의 작품을 행사 기간동안 전시/판매하고, 독자들과 직접 만나는 '낭독회', '강연회' 등의 자리도 마련되었습니다.

 

정정화 작가의 북콘서트에는 특별히 <실금 하나>의 해설을 맡아주신

구모룡 평론가도 참석하셨습니다.

 

<실금 하나>는 정정화 작가의 두 번째 단편소설집 입니다.

표제작 '실금 하나'를 비롯해 여덟 편의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북토크 후 사인회도 가지셨네요^^

정정화 작가님의 <실금 하나> 출간과 성공적인 북토크를 산지니도 축하합니다!

앞으로 더욱 활발한 작품 활동을 기대하겠습니다 :)

 

 

 

실금 하나 - 10점
정정화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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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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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5일, 산지니 2019년 마지막 저자와의 만남 시간에는

구모룡 평론가와의 따뜻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추운 날인데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는데요,

특히 지역 문단의 시인과 소설가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문인들의 사랑방이 된 것 같았답니다. :)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함께 보실까요?

 

 

구모룡 평론가(이하 구):

비평가로서 제 비평의 길을 돌아보자면, 가장 노력했던 시기가 1980년대였던 것 같습니다. 1980년대는 시와 소설을 쓰는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고 활동하면서 얻은 게 굉장히 많은 시기였습니다. 전두환 체제 속 서정시가 좌절된 시대에 새로운 서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최영철 시인, 정일근 시인과 함께 ‘신서정’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나름대로 낭만적으로, 혁명적으로 개념을 새로 쓰는 노력을 했습니다. 이때의 일들은 곁에 시 쓰는 좋은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1990년대에 와서는 대학교수가 되고, 비평가로서 게을러졌습니다. 문학과 멀어진 동아시아지역학과에 있다 보니 비평가로서 제대로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반성도 해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후반까지는 특별히 80년대처럼 열정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만든다든가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모든 이론가가 마찬가지이겠지만 저는 비평가는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에 맞추어서 뭔가 이야기를 하고 제시를 해줄 수 있는 사람 말입니다. 요새 와서 그런 역할을 하기에 많이 늦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이제부터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나이 육십이 되어서 철이 든 것 같습니다. (웃음)

그런 활동 중 하나가 올해 산지니x공간에서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을 5회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11월, 12월은 쉬었지만, 내년 1월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시인 소설가분들을 모시고 그분들의 문학을 같이 이야기하는 정도라 미흡하다고 생각되어, 내년에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무엇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구: 한국 문학이 세계로 나아간다고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한국문학은 침체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지역문학은 더욱 침체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외적인 상황이 문학을 힘들게 만든 건 틀림없지만, 우리 문인들이 그것을 핑계 삼아 더 안일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히려 문학은 더 악조건 속에서 나올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어차피 뉴미디어 시대에 글로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문학을 통해 생산된 것들은 미디어를 통해 전시 효과만 상승되고, 정말 진정한 문학을 추구하지 못한다는 것이 뉴미디어 시대의 폐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대적 이유를 핑계 삼기보다는 맞서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구: 시인과 소설가는 본인의 삶을 살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삶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다른 자아를 내세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소설가와 시인은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각 은유, 허구를 통해서 만들어간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근본적인 지향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소설가들이 시를 계기로 소설을 쓰기도 하고요. 두 직군이 문학이라는 큰 틀 안에서 서로 오가는데 단절된 부분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런 부분도 우리 문학을 후퇴시키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구: 대학교 1학년 때 소설가분이 특강을 와서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본인은 소설을 논문 쓰듯이 쓴다고 하셨어요. 지금 상황이라면 뉘앙스가 좀 다르겠네요. 그 당시 논문은 굉장히 엄격하고 완벽한 것이라고 여겨졌거든요. (웃음)

그분 말씀의 요지는 그만큼 완벽한 계획하에 집필해서 완성품을 내놓는다는 뜻이었습니다.그런데 요즘 소설들, 특히 중단편을 보면 그 정도까지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지털, 인터넷 시대에 독자가 책을 안 읽는다고 해서 그것에 맞추어 소설과 시가 더 짧아진다면 그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하는 질문을 해봅니다.

최근에 미국 소설가 ‘리사 시’가 쓴 <해녀들의 섬>이라는 제주 해녀와 관련된 600쪽짜리 소설을 읽었습니다. 읽고 나서 정말 놀랐습니다. 소설 한 편을 쓰는데 엄청난 공부를 했더라고요. 제주도에도 직접 몇 번이나 방문해서 해녀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한국 사람이 쓴 해녀 관련 소설보다도 더 자세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산지니에서 번역된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의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설을 쓰기 위해 마닐라에 체류하면 필리핀 타갈로그어도 공부하고, 역사도 공부하고, 그렇게 노력해서 한 권의 책을 집필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이지만 이렇게 노력해서 집필되는 소설도 많습니다. 문제는 시든 소설이든 정말 자기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분투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문학의 자리는 갈수록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세상이 그러하듯이요. 힘든 것을 회피하려 하면 오히려 좋은 문학이 안 나오기 때문에, 정면으로 부딪히고 죽자 살자 작품에 매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 일정 선에서 멈추면, 결국에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책 제목에 ‘폐허’라는 단어를 넣었습니다. 저녁에 특히 세상이 폐허 같다는 생각도 부쩍 하거든요.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비치는 '푸른빛'을 보면 다시 세상이 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구: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1회를 함께 했는데 어느덧 103회에서 제가 작가가 되어 참석하게 되었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앞으로 사람이 얼마나 모였니 하는 ‘행사’ 보다도 심도 있는 문학 ‘토론’을 하는 자리를 만들어서, 서너 명이 모일지라도 같이 책 읽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이 공간이 잘 활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폐허의 푸른빛』을 내고 평론을 그만할까 생각도 했는데, 요새 와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시인, 소설가들 작품을 더 열심히 읽고, 제대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시인, 소설가님들을 우러러보면서 작품을 존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읽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혹시 제가 오늘 조금 건방을 떨었다면 이어지는 송년회 자리에서 술로 해결을 해주시기 바랍니다.(웃음) 감사합니다.

 

참석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 ♡

 

 

저자와의 만남을 마치고 송년회 자리로 이동해 또 한참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저 역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

다음 저자와의 만남은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쓴 정우련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그럼 2020년에 돌아오겠습니다. 모두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472 | 25,000원 | 2019년 930일

 978-89-6545-629-2 03810 | 신국판(152*225)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구모룡 평론가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와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의 가치를 품고 키웠던 건 폐허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푸른빛’을 띤 문학과 비평의 희망과 가능성을 주지한다.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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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모룡 평론가가 부산일보 칼럼에서 얼마 전 만난 아네테 훅 작가의

이야기를 담아주셨어요.

앞으로 나올 아네테 훅 작가의 근간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 담겨 있네요.

[인문산책] 문학의 적들

 

 

‘나는 루쉰을 좋아할 수 없었습니다.’ 중국 작가 위화의 말은 충격을 주고도 남는다. 위화는 모옌과 옌렌커와 더불어 오늘날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매일 똑같은 밥과 반찬을 먹는 기분으로 루쉰을 접한 탓이라고 한다. 그는 문인은 마오쩌둥과 루쉰밖에 없는 줄 알았단다. 후일 루쉰의 작품을 각색하는 일에 참여하면서 루쉰을 재발견하였다. 더군다나 작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루쉰의 묘사와 서술을 경탄하는 마음으로 배우게 된다. 작가가 되면서 루쉰을 제대로 읽게 된 셈이다. 위화는 소설을 쓰면서 루쉰을 비롯하여 가와바타 야스나리, 카프카 등을 읽었다고 한다.

문학교육이 문학을 위해 어떤 쓸모가 있는가? 특히 획일적인 교육은 문학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대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다 보면 과연 학생들이 배운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시와 소설이 어렵기만 하다는 관념이 형성되면서 오히려 문학과 거리를 두는 경험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중·고등학교의 문학교육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입시제도가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리라 믿는다. 정작 문학의 적은 이러한 교육환경보다 미디어 현실에서 더 극심한 모습으로 이미 등장하였다. 

획일적인 교육이 문학 더 멀어지게 해 

TV·뉴미디어, 문학 위상 크게 흔들어 

문학인 스스로 문학의 적 되지 말아야 

텔레비전의 시대가 되면서 인쇄 매체의 종언을 예고한 이는 마셜 매클루언이다. 서구 사회에서 오랫동안 문학이 문화의 중심에 있었던 반면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문학의 위상이 크게 졸아드는 양상이 1960년대에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그의 후예들에 의해 곧 ‘문학의 죽음’을 선언하는 데 이른다. 우리 사회의 경우 현대문학의 시대가 개화하는 과정과 텔레비전의 시대는 병행한다. 해방 후에 한글을 쓰는 세대가 본격적으로 활동한 1970, 80년대의 일이다. 그렇다 보니 텔레비전의 충격에 대한 이해가 크지 않다. 과연 그럴까? 정부부서에서 수행한 ‘문화향유실태조사’에 의하면 텔레비전 시청이 늘 수위를 고수한다. 텔레비전에 나와야 책도 팔린다는 이야기가 나돈 지도 오래다. 신문과 문학은 같은 종이 매체로서 나란히 발전해 왔다. 하지만 텔레비전이 주도하는 문화에서 미디어가 전시, 인정, 평가를 주도하면서 문학의 장에서 이뤄지는 비평시스템도 크게 흔들리고 만다. 활자화된 책의 진리라는 말마저 무색해졌다.

텔레비전 이후의 뉴미디어 시대는 디지털 혁명과 더불어 활짝 열렸다. 미디어 간의 연계와 융합이 거론되면서 문학이 원천 미디어일 수 있다는 애처로운 생존의 논리가 형성되기도 하였다. 스토리텔링이니 콘텐츠 제작이니 하면서 문학을 문화산업에 편입하는 일들이 잦아진다. 이러한 가운데 진지함과 진정성이 옅어지고 열정이 휘발하는 현상도 적지 않게 드러난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장르의 변형도 자주 시도된다. 장르문학의 약진과 웹 문학의 발달이 두드러졌다. 아울러 ‘극서정시’와 ‘극소설’이라는 개념도 등장하고 사진과 시를 융합하는 ‘디카시’도 하나의 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극서정시는 일본의 하이쿠에 육박하는 정도의 짧은 서정시를 말하고 극소설은 기왕의 ‘손바닥 소설’보다 더 축소된 형태를 지향한다. 새로운 문학은 한편으로 독자의 권력에 호소하고 다른 한편으로 뉴 미디어의 위세와 타협한다.

최근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을 만났다. 스위스 문학상을 받은 장편 〈빌헬름 텔 인 마닐라〉는 이미 번역되어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필리핀에서 유럽의 독립투사인 빌헬름 텔이 따갈로그어로 번역된 연유를 추적한 소설인데 이 작품을 쓰기 위해 필리핀 마닐라대학에서 2년여에 걸쳐 유학하였다. 최근엔 중국 현인을 다룬 소설을 쓰려고 중국에 체재하면서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리사 시의 〈해녀들의 섬〉은 또 어떠한가? 미국에서 21세기의 펄 벅이라고 알려진 대중작가임에도 제주 해녀를 주인공으로 삼은 장편을 썼다. 그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문화인류학자 이상으로 제주를 왕래하면서 자료를 읽었다. 나는 이 작품을 그동안 나온 해녀 관련 소설 가운데 백미라 생각한다. 이처럼 문학은 여전히 그 존재의 위엄을 잃지 않는다. 시인과 작가들이 고투를 거듭한다면 좋은 작품은 항상 출현하기 마련이다. 과연 문학의 적은 누구인가? 잘못된 교육인가? 뉴 미디어인가? 문학인 스스로 문학의 적이 되는 일을 범하진 말아야겠다. 

부산일보 기사 원문 보기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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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무척 추워졌습니다. 달력을 보니 어느덧 연말이네요...!

2019년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올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산지니출판사의 책을 읽어주시는 분들, 함께 책을 만든 작가님들, 산지니출판사 식구들!  

모두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9년 마지막 저자와의 만남은

구모룡 평론가의 『폐허의 푸른빛』을 두고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인 만큼, 강연라기보다는,

참석하신 문인들과 참가자들 모두 함께

오늘날 지역에서 문학 하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행사를 마치고는 함께 따뜻한 송년회 자리를 가지려 하니

여러분의 많은 참석 부탁드리겠습니다.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472 | 25,000원 | 2019년 930일

 978-89-6545-629-2 03810 | 신국판(152*225)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구모룡 평론가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와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의 가치를 품고 키웠던 건 폐허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푸른빛’을 띤 문학과 비평의 희망과 가능성을 주지한다.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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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날개 편집자입니다.

11월 달력을 넘기기 직전인 오늘입니다!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_임성원 편

포스팅을 11월이 가기 전에 할 수 있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가뿐한 마음으로 12월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한 금요일이네요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의 저자 임성원 부산일보 논설실장과 함께 했습니다. 이 책의 앞표지에는 '지금 여기,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곳에서 로컬미학을 생각하다'라는 카피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자 노력하는 산지니와도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날은 많은 손님들이 오실 예정이라, 평소와 다르게 의자까지 대여를 했답니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책도 예쁘게 진열하고

산지니x공간을 찾을 독자분들을 기다립니다.

 

일찍 오신 분들은 이렇게 저자에게 사인을 받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답니다.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의 저자 임성원 부산일보 논설실장

 

이날의 행사를 꾸며주신 분들입니다.

사회에는 해양대학교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이신 구모룡 교수님,

토론에는 황현일 기장군보 편집장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두 분 덕분에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구모룡 교수님, 임성원 저자, 황현일 기장군보 편집장

 

북토크에서 오고간 이야기를 살짝 들려드릴게요 :)

구모룡_

학교의 사서 선생님들과 미포, 청사포를 갔어요. 이 분들이 부산에 산 지가 몇 십년인데, 부산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나 하시더라고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어디 가봤노물어보면, 강의실, 도서관... 졸업할 때까지 몇 군데 밖에 없어요.

그만큼 도시에 살면서 추상적으로 사는 것 같아요자기가 발 딛고 있는 로컬을 이해하고 애정을 가지면 책임의식이 커지고 거기서부터 실천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받고 너무 재미있어서 안 놓치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고, 좋은 책이었습니다.

임성원_

분권은 중앙에 빼앗겨 있는 우리의 권리를 찾아오는 복권이라고 생각합니. 권리를 찾아오는 것뿐 아니라 로컬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치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한자로 말하면 줄탁동시(啐啄同時)같이, 병아리는 알 안에서 깨고, 어미닭이 밖에서 알을 깨듯이 해야 제대로 된 자치분권이 온다고 생각합니 

자치분권 시대는 우리가 아직 닿지 못한 미답의 경지라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노력해가면서 작은 성과라도 같이 공유하면서 나가면 좋은 자치분권이 올 것입니다.

임성원_

미美 라는 것을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학에서 미는 아름다움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야, 이거 예술이다.' 하는 것을 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미학에 미라는 것은 감성적 인식의 완전성입니다.

저 나름대로는 세계미학이나 한국미학이 부산과는 잘 안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산미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지방과는 다른 부산만의 무엇이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던 거죠.

자연과 사람과 역사와의 관계성의 총화가 로컬리티다라는 생각으로 부산 사람들의 미의식을 찾아보자라고 했던 겁니다.

 

황현일_

이 책에서는 기장의 미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기장사람하면 변방과 경계에서 길러진 저항성, 역동성, 민중 특유의 실질성, 개방성을 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질문을 드리자면, 기장 사람들의 특성 중 저항성이 강해서 그것이 오히려 기장 외지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배타적인 기질이 많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최근 기장에 정관 신도시가 들어섰고, 기장에 많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계획 중에 있는데요.

앞으로 더 많은 외지인이 들어와 터를 잡고 살 때 이들이 잘 정착하여 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임성원_

미학이 신도시 문제까지 해결해줄 수는 없습니다. (웃음)

그래도 답변을 드리자면, 기장이 부산쪽 빨치산 운동의 본거지입니다. 달음산부터 영남알프스 올라가는 천성산까지. 빨치산 루트입니다.

기장이 특히 김일성 대학 초대 총장 김두봉이라든지,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영남의 마지막 여성 빨치산도 기장 출신입니다.

과거에 워낙 왜구의 침입에 많이 시달리는 지역이다 보니, 의병운동이 발달한 곳이 기장입니다.

 

기장 사람들이 굉장히 저항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저항적이라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텃세로 나타난다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기존의 주민들과 외지인들을 융합하느냐가 가장 포인트이겠죠. 지방도시가 자치분권 도시가 되려면, 절대로 외지인들을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뮤니티,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민관이 함께 찾아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축하 무대도 마련되었습니다.

차재근(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 님께서 멋진 노래를 들려주셨고,

고충진 기타리스트의 감미로운 기타 연주.

강주미(춤패바람 대표) 님의 아름다운 한국무용으로 책의 출간을 축하해주셨습니다.

저도 그 순간만큼은 (회사에 있다는 생각을 잊고) 이 무대에 빠져들었답니다.

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님. 짧지만 강렬하고, 신명나는 소리에 절로 어깨가 들썩였습니다^^

고충진 기타리스트의 감미로운 클래식 기타 연주에 모두가 숨죽이고 감상했습니다.

춤패바람 대표 강주미 무용가의 무대는 어떤 북토크에서도 만나볼 수 없었던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빌려온 의자도 모두 가득 매워 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로컬에 발 딛고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자치분권 시대의 언론미학>을 추천합니다.

더이상 저~기 중앙 눈치보지 않고,

'로컬'에 산다는 것만으로 당당하고 자부심을 느끼시길! 바라봅니다^^

 

 

103회 저자와의 만남은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을 출간한

구모룡 교수님 북토크로 진행됩니다.

산지니 송년회로 함께 하니 많은 분들의 관심 기대할게요:)

 ☞행사 안내 포스팅 바로보기

 

12월에 만나요~~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 - 10점
임성원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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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일국적 시야 넘어야 지역문학 출구 열려

구모룡 평론가는 “내 문학을 이끌어준 색깔은 푸른빛이었다”고 했다. 구모룡 제공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문학 장르가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태 등을 보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하게 된다. 지구 환경과 맞물려서 생존 위기를 절박하게 느껴야 하는 현실에서 폐허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럼에도 문학이라는 푸른빛이 있는 한 희망을 간직할 수 있다.”

 

평론가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 출간

문학·문단에 대한 사유·성찰

지역 시인·소설가 작품론 담아 

 

 

문학평론가 구모룡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가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사진·산지니)을 냈다. 1부는 문학과 문단에 대한 평론가의 성찰을 담은 글이 실렸다. 2부 ‘묵시록의 시인들’과 3부 ‘폐허의 작가들’은 지역 시인, 소설가 작품을 중심으로 단단하고 내공 있는 비평을 담았다. 부록인 ‘나의 비평적 행보에 대한 회고’에서는 대학 시절부터 등단 과정, 1980년대 요산 김정한 선생과 문학운동을 한 기록을 담았다.

‘폐허의 푸른빛’이란 시적 전망과 더불어 이번 평론집의 큰 줄기는 로컬(local)과 지역문학을 인식하는 방법이다. 

“서울과 비교하면 우리가 설 자리가 없다. 일국(一國)적인 시야를 넘어서 아시아 또는 동아시아를 상상하면서 로컬을 바라보면 우리 문학의 출구가 열린다. 예전에는 지역이 소외되고 차별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이러면 우리 자신의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서울을 바라보지 말고 부산 로컬을 심층적으로 바라보면 그 안에 동아시아와 세계도 들어와 있다. 로컬은 위기에 처해있지만, 그런 식으로 보고 천착하면 새로운 문학의 길이 열린다.” 

이런 관점에서 시와 소설을 읽은 결과물이 2부와 3부의 평론이다. 묵시록의 시인들에는 노혜경 배옥주 조원 안성길 전윤호 정일근 이중기 문영 변종환 윤현주 박재삼 이해웅 차영한 서상만 김만수가 포함됐다. 페허의 작가들에는 조갑상 고금란 한창훈 이복구 정형남 황은덕 허택 정인 이은유 등이 포함됐다.

“시인들의 작품에는 삶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반딧불과 같은 그런 존재가 시라는 의식이 퍼져 있다. 소설은 로컬을 두껍게 서술하는 사례가 아직 많지는 않지만 조갑상 작가의 작품에선 로컬에 대한 인식이 돋보인다. 백신애(1908~1938)의 문학에선 경북 영천이란 로컬에서 민족, 동아시아, 세계를 인식하는 점이 보인다. 로컬에서 한 층위를 넘어서는 노력이 소설에선 있어야 한다.”

구 교수는 “중심부의 문학이 지역(지방) 문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생산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문학의 원천을 구성하는 내용의 대다수가 지역(지방)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흑인이나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계 이민자들에 의해 활성화되는 뉴욕 문화를 예로 들었다. 중심부 문화가 외부의 생산력을 흡인하면서 성장하는 경우다. 20세기 들어 동유럽과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의 많은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도 세계 자본이 집중된 중심부가 반드시 문학적 생산력이 높을 것이라는 가정을 깨뜨리는 증거들이다. 

구 교수는 “시공을 가로지르는 상상력의 힘(teleopoiesis)을 얻어 이것이 하나의 창작방법론이 될 때 로컬문학으로서의 지역문학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 설정된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으로 당선된 뒤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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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신간 돋보기 - 구모룡 교수의 내공있는 비평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후 줄곧 부산에서 비평 활동을 하고 있는 구모룡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의 평론집이 나왔다.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다.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노혜경·배옥주·조원론·조갑상·고금란·한창훈 등 지역 시인과 소설가를 중심으로 단단하고 내공 있는 비평을 담았다. 문학에 관한 원론적 질문부터 몸담은 지역 문단에 대한 평론가로서의 성찰도 포함됐다.

국제신문 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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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눈에 띄는 새책

◇폐허의 푸른빛 - 비평의 원근법= 구모룡 평론가의 이번 평론집은 21세기 한국문학과 지역 문학을 이해하는 시선을 제공한다. 1부에선 문학에 관한 원론적 질문부터 문단 평론가로서의 성찰을 담았고, 2부와 3부에선 시집과 소설을 매개로 나눈 대화를 담았다. 산지니 펴냄. 472쪽.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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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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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산지니의 따끈따끈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부산일보 논설위원이신 임성원 기자의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입니다.

'자치분권'과 '로컬' 그리고 '미학'.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나고 자란 고향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저자가 바라본 로컬의 미학.

그리고 언론인의 눈으로 바라본 자치분권의 문제.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11월 8일 금요일, 저녁 7시

해운대 센텀시티 산지니x공간

사회: 구모룡 문학평론가

토론: 황 구 기장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그리고 특별히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樂, 歌, 舞가 함께 하는 다채로운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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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1208-2 | 센텀스카이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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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에 열린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5회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다섯 번째 시간에는 안지숙 소설가를 모셨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함께 보시죠.

 

월문비 5회 주인공, 안지숙 소설가

 

안지숙 소설가는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났습니다. 오랫동안 문화기획사에서 일하며 여러 책을 집필했고, 실제 생존자와 사망자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 기록 『1995년 서울, 삼풍』을 공저했습니다. 한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장편을 내었습니다.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2016)은 등단작인 「바리의 세월」(2005)을 위시한 7편의 소설을 담습니다. 올여름 간행한 『데린쿠유』는 단편집을 묶은 뒤 채 3년이 되지 않아 발간한 장편입니다. 등단 15년에 비춰 과작이지만 작품에 내재한 문제의식이 적지 않습니다.

 

 

구모룡 평론가는 오늘 행사의 제목을 ‘소설과 타자의 고통’으로 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구모룡 평론가: 다른 이의 고통을 우리는 쉽게 말할 수 없고, 고통은 그것을 겪는 사람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지숙 작가의 작품들에서는 고통을 겪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그 시선은 그 고통을 겪는 이처럼 명확하고 따스합니다. 그래서 오늘 자리가 작품 속 인물의 고통을 보며, 타자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안지숙 소설가의 작품에 있는 가족과 여성 서사에 대한 특성을 이야기했습니다.

"공식 문단에 내민 첫 소설인 「바리의 세월」은 고난으로 점철한 한 여성의 이야기(장편으로 가능한 내용을 담는다)이다. 처음부터 가족과 여성 서사라는 데서 출발한다. 가족 플롯은 서사의 근본 플롯(master plot)이다. 가족관계는 사람들의 출생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기원이자 사회적 관계와 상호 결정한다. 가부장제가 여성에 가하는 억압과 폭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속적이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의 변화가 또한 노년의 소외를 유발한다. (...) 누가 어떻게 여성의 상처와 고통을 말하는가? 아니 상처와 고통을 말할 수 있는 주체는 누구인가? 우리는 타자의 상처와 고통을 말할 수 있는가? 이러한 의문을 던지게 된다."

 

신작 『데린쿠유』에 있는 타자의 고통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습니다. 안지숙 소설가의 소설 속에서는 ‘고통’이 등장하지만, 그것의 끝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삶은 폐허 같아도 푸른빛이 비춰준다고 말입니다.

『데린쿠유』의 묘미는 주인공이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진실에 도달하는 과정에 있다. “세라”가 보이는 사랑법(선물)과 “정찬우”와의 신체 접촉 등도 이러한 과정에 속하고 아버지 “경술”의 발언과 태도가 어떤 기미를 제공한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욕심으로 살아지는 무가치하고 무해한 삶, 그런 삶이 줄 수 있는 단순명료한 일상”을 추구해온 “현수”의 의식은 점진적으로 변화한다. 마침내 어머니 “복임”이 진실을 알고 있다는 데에 이르면서 그는 “상처의 중심부”, 슬픔의 기원에 다다른다. “복임”과의 화해가 가능한 대목이다. 친부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고 양모인 “복임”을 이해한다. “다솜”과 더불어 그는 지하도시에서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 그것은 “그 모든 것들이 흘러가는 통로를 따라 검푸른 빛의 물결”이 흐르는 현상과 같다. 상처의 기원을 앎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고 치유의 가능성을 얻는다. 소설의 결말은 낙관적 전망으로 열려있다.

 

장편소설 『데린쿠유』와 단편집『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평론가의 발제 시간이 끝나고, 소설가와 청중과의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자: 이번 신작 『데린쿠유』를 읽으면서, 작품이 물 흐르듯이 읽히고, 또한 작가의 자전적 부분이 녹아 있으니까 더욱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장편 소설이다 보니,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자면 ‘현수의 여자친구 다솜의 가족 문제라든지, 철공소의 다른 인물들을 확장해서 이야기했으면 어떨까?’라는 점입니다. 그러면 소설 전체의 스케일이 좀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질문자2: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초반에는 철공소 내의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 중반 이후로 그 인물의 등장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다솜과의 친밀성은 소설 끝으로 갈수고 점점 강화되는데, 이 부분이 조금 더 중요한 스토리 라인이 되면 좋지 않았을까요?

 

안지숙 소설가: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데린쿠유』에서 철공소(철학공작소)의 등장은 주인공 현수의 공간이 필요해서 였다는 게 1차입니다. 또한 철공소 내의 인물들은 사회에서 소외된 , 비정규직 정도의 사회적 위상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수는 그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지요. 그러나 그나마 철공소는 하나의 유사 가족의 역할을 하며, 위안도 주고, 다솜을 만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런 현수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도구로써, 장소를 설정했습니다.

또한 철공소 내 인물들에게 진짜 이름을 부여하지 않고 웹툰, 장편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인물들이 작품 내에서 활약을 크게 하지 않을 것이며, 하나의 덩어리로서 활동할 것임을,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 현수와 관계를 맺을 것인지 드러내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이들에게 행동, 얼굴, 스토리 라인을 주게 되면 이 소설에서 써나가려고 했던 것이 엉클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아쉽지만, 그 정도에서 그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모룡 평론가: 장편 『데린쿠유』의 모티프들을 보면 이전 구상들을 최대한 집약하였다는 판단이 듭니다. 이 점에서 앞으로의 작업이 궁금합니다. 어떤 소설을 쓰고 계신가요?

안지숙 소설가: 집약했다는 생각은 못 했는데, 오늘 이야기 나누어보니까 저도 그런 것 같네요. 사실 발표한 두 도서는 자전적인 이야기가 투영되어 있어요.

첫 단편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속 「청게」에서도 마지막에 다 삼키고 바다로 가면서 저에게서 한 단계 벗어나는 제 모습을 보았고, 이번 『데린쿠유』를 집필하고 나서는 아예 졸업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현수가 저의 모습이고, 세라도 저의 모습이고, 저를 투영시켜서 두 사람을 만나게 했어요. 구모룡 선생님도 자전적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저’에게서 졸업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자전적 이야기를 소설에 녹이는 것이 어떻게 생각될진 모르겠지만, 이 소재를 꼭 쓰고 싶었습니다. 또 나의 어린 현수에게도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우물 속에 숨어있었던 네가 나쁜 게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이제 원 없이 썼기 때문에, 두 소설은 끝으로 자전적 이야기는 졸업하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집필 방향에 대해 말하자면, 써둔 소설 한 편이 있는데요, VR게임을 소재로 해서 가상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이에요. 우리는 지금 어쩌면 현실보다 가상공간에 더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이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어서 VR게임을 소재로 소설을 썼습니다.

 

참석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저 역시 『데린쿠유』를 비롯해서 소설가가 작품 속 인물들의 역할이나 비중, 스토리 라인을 정할 때 어떤 고려사항이 있는지 궁금했는데요, 이번 시간을 통해 소설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며 조금이나마 그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안지숙 작가님의 소설을 보며 정말 젊은 감각으로 집필하는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셔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은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2020년, 새해에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  여러분 모두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데린쿠유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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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가 구모룡 교수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 펴내
"모옌처럼 상상력 있는 지역문학이 세계문학으로 나아갈 수 있어"

"1980년대까지만 해도 지역문학론은 '지역 소외'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그런 부정적 생각에서 벗어나 오히려 '지역'을 통해서 아시아와 세계 문학으로 나가자는 쪽으로 긍정적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역문학론은 민족문학론에 갇힌 한국문학을 풀어내는 창작방법론이 될 수 있다."

부산 해운대 청사포를 찾은 문학비평가 구모룡은 "부산 문학이 지방 문학에 머물지 말고 동아시아 차원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지역 문학이 돼야 세계문학으로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동환 기자

 

 
구모룡(60)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가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산지니)을 내면서 지역문학론을 드높였다.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구 교수는 부산대를 나왔고,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줄곧 부산에서 비평활동을 전개하면서 지역문학의 지킴이로 손꼽혀왔다. 구 교수는 "해항(海港) 도시 부산의 특성을 살린 문학이 세계문학 차원에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부산 문인들도 자갈치시장이나 국제시장 같은 지역성을 살리면서 해외로 나가는 문학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와 시조는 부산과 경남이 서울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소설은 서울의 유력 출판사에서 출간돼야 잘 팔리고, 문단 평가도 이뤄지다 보니 지역 소설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

구 교수는 지역문학의 활로를 제시하기 위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중국 작가 모옌을 모범 사례로 꼽았다. "많은 이들이 무라카미 하루키와 모옌을 비교한다. 모옌이 구체적인 장소에 바탕을 두면서 그 장소에 개입하는 국가와 세계의 힘들을 잘 드러내고 있다면, 하루키는 무국적성 혹은 미국에 연원한 포스트모더니즘의 감성공간으로 달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노벨 문학상이 준거는 아니지만 하루키를 제치고 모옌이 그 상을 받은 데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문학의 공간이 막연한 보편성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특수한 장소에서 형성되는 인간의 삶에 관한 수준 높은 해석에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구 교수는 '지방' 대신 '지역'을 강조하면서도 비평 용어로는 '로컬(Local)' 문학을 사용한다. 그는 "부산이 지역이라고 하면 동아시아도 지역이 되니까, 차이를 두기 위해 부산을 '로컬'로 부르자는 것"이라며 "로컬은 그 위에 놓인 민족, (지정학적) 지역, 글로벌과도 연동되면서 다층화되는 개념"이라고 풀이했다. 세계화 시대에 지역문학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디지털 시대를 맞아 지역문학이 곧 세계문학이 되는 문학 환경 변화도 강조했다. '토박이' 문학의 구체성에 바탕을 두면서 시공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상상력으로 글로벌 문학을 실현하자는 것.

구 교 수는 지역 문학을 '반딧불이'에 비유했다. 세계화 시대의 정치와 신자유주의, 대중문화의 서치라이트 때문에 반딧불은 미약해 보이지만, '시인은 깊은 어둠 속에서 미미한 빛의 흔적을 찾아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21세기 지역문학은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의 산물"이라며 "지역문학이 시대정신과 맞물려 운동성을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선일보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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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200자 읽기]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산지니/ 2만5천원

 

오랫동안 문학평론가로 활동해 온 구모룡 평론가의 평론집이다. 1부 ‘성찰과 전망’에서는 문학에 관한 원론적 질문부터 몸담고 있는 문단에 대한 평론가로서의 성찰까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2부 ‘묵시록의 시인들’과 3부 ‘폐허의 작가들’은 시인의 시집과 소설가의 소설을 매개로 대화를 나눈 장이다. ‘나의 비평적 행보에 대한 회고’는 저자가 문학 평론가로서 걸어온 길을 회고하며, 비평집을 읽는 이에게 지역문학과 주변부 문학에 대한 지식을 전한다.

영남일보 노진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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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472 | 25,000원 | 2019년 930일

 978-89-6545-629-2 03810 | 신국판(152*225)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구모룡 평론가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와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의 가치를 품고 키웠던 건 폐허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푸른빛’을 띤 문학과 비평의 희망과 가능성을 주지한다.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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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부쩍 추워졌네요...

아침 출근길에는 차가운 공기에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왠지 이런 날씨가 문학과 비평을 이야기하기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어느덧 다섯 번째를 맞은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10월에는 안지숙 소설가를 모시고

'소설과 타자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산지니x공간에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할거니깐요,

부담 없이 참석하셔도 됩니다. 책을 안 읽고 오셔도 되고요... 읽고 오시면 더 좋고요^^

 

 

안지숙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오랫동안 문화기획사에서 일하며 여러 책을 집필했고, 실제 생존자와 사망자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 기록 『1995년 서울, 삼풍』을 공저했다. 비정규직 인생으로 살아온 애환을 담은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과 『데린쿠유』를 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읽고 생각하고 쓸 예정이다. 

 

구모룡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시인의 공책』, 『폐허의 푸른빛』,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데린쿠유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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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평론선 · 15

구모룡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 비평의 원근법

 

 

 

“나의 비평은 푸른빛을 좇아온 날들이었다.”

시와 서사를 품는 비평의 원근법을 말하다

‘산지니 평론선’ 15권 『폐허의 푸른빛』.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구모룡 평론가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구모룡 평론가는 다양한 평문과 비평을 통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문학 지향에 대해 살펴왔다. 이번 평론집에서는 21세기 한국문학과 지역문학을 이해하는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와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의 가치를 품고 키웠던 건 폐허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푸른빛’을 띤 문학과 비평의 희망과 가능성을 주지한다.

 

 

시론부터 해양문학까지

비평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내보이다

이번 평론집에서는 시와 서사를 포괄하며 이론적인 전망을 드러내온 구모룡 평론가의 스펙트럼이 뚜렷이 드러난다. 저자는 시론은 물론이고 해양문학이나 지역학에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왔다. 그 계기들은 이번 책 곳곳에 내재하는데, 특히 1부 「성찰과 전망」에서 두드러진다. 1부에서는 문학에 관한 원론적 질문부터 몸담고 있는 문단에 대한 평론가로서의 성찰까지 폭넓은 이야기가 담겼다.

2부 「묵시록의 시인들」과 3부 「폐허의 작가들」은 각각 시인의 시집과 소설가의 소설을 매개로 대화를 나눈 장이다. 주로 현재 활동하는 지역의 시인과 소설가를 중심으로, 그들의 소설이나 시집에 대한 단단하고 내공 있는 비평을 담았다.

부록 「나의 비평적 행보에 대한 회고」는 구모룡 평론가의 그동안의 비평 활동에 대한 보고서이다. 문학 평론가로서 걸어온 길을 회고하며, 비평집을 읽는 이에게 지역문학과 주변부문학에 대한 배경지식을 더한다.

 

 

 

 

‘지역에서 비평한다는 것은…

중심부와 주변부를 돌아보며 로컬이라는 시적 거처에 대해 고민하다

구모룡 평론가는 오랫동안 부산이라는 지방(lcoal)에서 비평을 하는 비평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왔다. 저자는 1980년대 사회의 변화 속에서 중심주의의 폭력과 지방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았지만, 한국사회의 중심과제 앞에서 지역모순은 부차적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지녔다. 그러나 1990년대에 이르러 냉전체제의 와해와 전지구적 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하고, ‘중심부’와 ‘주변부’가 경계되는 현상을 본 저자의 고민은 깊어졌다.

중심부와 주변부가 경계되며 지역문학은 “서구 근대의 이미지를 좇다 침몰하거나 돌연 전통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었던 식민지 모더니스트의 분열과 같이” 중심부 따라 하기라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이를 “자신의 터전을 망각하고 중심부의 그것을 가닿아야 할 보편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와 흡사하다고 말하며 그러한 태도를 경계한다.

그러나 동시에 주변이 자본과 제도의 차원에서 중심부로부터 소외되었다는 사실이, 지역문학을 규정하는 전제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전제에 기초하여 지역문학의 논리를 세울 때, 외부를 향한 선망과 분열을 되풀이하거나 문학적 낙후의 문제를 외부의 탓으로 돌리면서 자족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처럼 이분법의 회로에 갇히지 않으려는 노력과 함께 지역 혹은 주변부에서 새로운 시각을 형성하려고 노력한다.

지역문학은 근대와 전통, 중심과 주변, 근대성과 식민성, 서구와 아시아, 문명과 자연과 같은 대립항들이 만드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 생성의 공간, 희망의 공간으로 만드는 일에서 출발해왔다. 저자가 말하는 지역비평의 방향도 그것과 결코 멀지 않을 것이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 69 교환관계가 지배하는 추상화 사회에서 세계는 근본적으로 비극이다. 그러나 시인은 비극의 주인공이 아니다. 시인이 비극의 주인공이 될 때 그는 시를 버리고 역사 혹은 서사를 선택하게 된다. 시인은 역사의 무대에 선 주인공이 아니라 그러한 역사가 지닌 허위성을 아는 비극적 감성의 소유자이다. 그러므로 그는 이 세계가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 작동하는 공간이 아니라 잡다한 사물과 수많은 생명체들이 유기적인 연관 안에서 공생 공존하는 장소임을 안다. 그에게 역사, 이성, 진보는 고통과 폭력의 다른 이름이다.

P. 232 여타의 장르와 달리 시는 자기를 말한다. 체험으로 전달하는 현상 그 자체에서 비롯한다. 아득한 유년을 말한다는 것은 실재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안의 부재를 끊임없이 표현하려 한다. 유년은 지금의 나(I)를 표현하는 과정이지 기억의 재현이 아니다.

P. 349 소설집 『맨밥』에는 다양한 형식의 소설 여섯 편이 실려 있다. 오랜 시간을 두고 발표한 작품들이지만 전반적으로 환멸의 서사라는 관점으로 읽힌다. 인간을 타락사관으로 인식하는 인간학을 견지한 탓이다. 생명의 세계를 이탈한 인공도시에서 인간은 욕망의 노예가 되거나 그 잉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냉엄한 전망은 이복구의 소설을 어둡게 한다.

P. 375 황은덕의 소설에서 남성의 모습은 축약되어 있다. 남성이 주된 서술 대상이 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이보다 먼저 여성문제를 부각하려는 그녀의 의도가 작용한 데 기인한다. 그녀의 소설에서 여성은 많은 경우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남성중심 사회의 제도적인 틀을 넘어서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의 주인공들이 보이는 패배는 여성의 위치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서술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좌절과 추락, 상처와 고통을 감수하면서 대지에 뿌리내리는 나무들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P. 377 기억 속의 일들은 상상력과 의지에 의하여 새로운 이야기로 거듭난다. 경험은 소설가에게 하나의 구실이자 실마리인데, 소설가는 이러한 구실거리를 찾아 자신을 온통 파헤친다. 창작은 자신의 기억이라는 재료를 통해 언어로 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그러나 경험이나 기억이 바로 소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이미 경험적 현실과는 다른 세계를 꿈꾸는 일이다.

 

저자 소개

구모룡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시인의 공책』,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목차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472 | 25,000원 | 2019년 930일

 978-89-6545-629-2 03810 | 신국판(152*225)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구모룡 평론가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와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의 가치를 품고 키웠던 건 폐허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푸른빛’을 띤 문학과 비평의 희망과 가능성을 주지한다.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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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199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정우련이 16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이다. 표제작을 비롯해 '처음이라는 매혹' '말례 언니' 등 소설 7편이 담겼다. 작품 속에서 화자의 시선은 다양하다. 천진무구한 어린아이일 때도 있으며, 때론 남편과의 끊임없는 언쟁에 소모감을 느끼는 중년의 여성이기도, 친구 앞에서의 모습이 전부인 청소년이기도 하다. 이는 모두 팔팔 끓거나, 끓었거나, 끓기 전 우리들의 모습이다. 표제작은 대학 강사와 수강생 '나'의 만남을 통해, 뜨겁지만 4분이 지나면 그뿐인 사랑의 덧없음을 그렸다. 산지니, 240쪽, 1만5000원

 

 

 

◇ 폐허의 푸른빛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구모룡 문학평론집이다. 21세기 한국문학과 지역문학을 이해하는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한다. 구모룡 평론가는 오랫동안 부산이라는 지방에서 비평을 하는 비평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왔다. 산지니, 472쪽, 2만5000원

 

뉴시스 신효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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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팔 끓고 나서 4분간 - 10점
정우련 지음/산지니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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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이번 여름은 다들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남은 2019년도 끝까지 달려갈 힘을 얻는 재충전의 시간이 되셨기를 바래요.

 

무더운 여름, 잠깐 쉬어갔던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가을바람과 함께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제4회 월문비에는 신정민 시인을 모시고,

시인의 작품세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신정민 시인

1961년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났다.
2003년 <부산일보>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꽃들이 딸꾹> <뱀이 된 피아노> <티벳 만행> <나이지리아의 모자> <저녁은 안녕이란 인사를 하지 않는다>를 썼다.

 

구모룡 평론가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많은 분들의 참석 기다릴게요^ ^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나이지리아의 모자 - 10점
신정민 지음/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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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에 열린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3회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 김대성 평론가, 두 번째 이정모 시인에 이어 세 번째 시간에는 정광모 소설가를 모셨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함께 보시죠.

 

월문비 3회 주인공, 정광모 소설가

 

정광모 소설가는 부산대와 한국외대 정책과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2010년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첫 소설집 『작화증 사내』(2013)로 부산 작가상을 수상했고, 장편소설 『토스쿠』(2016)로 아르코 창작기금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 소설집으로 『존슨 기억 판매회사』, 『나는 장성택입니다』, 『마지막 감식』과 서평집 『작가의 드론 독서 1, 2』가 있습니다.

구모룡 평론가는 정광모 작가를 소개하며 2010년에 등단해서 소설집 3권, 장편 2권으로 약 9년여 만에 다섯 권의 소설을 낸 굉장히 '문제적'인 소설가로 평했습니다. 또 끊임없이 공부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평론가로서는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작가라고 말했습니다.

 

 

구모룡 평론가는 오늘 행사의 제목을 ‘우리 시대 소설과 소설가의 일’로 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구모룡 평론가: 정광모 선생님의 소설을 읽으면 현실과 소설, 허구 혹은 진실의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소설이든 현실이든 과연 진실이 무엇인가를 탐문해야 하는데 정광모 선생이 이 문제를 그야말로 진지하고 집요하게 탐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광모 소설가의 소설을 읽으면 우리 시대의 소설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해 볼 필요가 있고 소설가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물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행사에서는 평론가의 발제문을 같이 공유하고,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질의응답을 하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발제문 중 한 부분을 공유합니다.

 

“정광모는 우리 시대의 소설과 소설가의 노동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며 글을 쓴다. 소설은 근대의 영웅 이야기(헤겔, 문제적 개인-루카치)로부터 일상 속의 범인에 이르기까지 그 진폭을 보여 왔다. 총체적인 역사적 진실을 말하기도 하고 과거의 기억과 연관한 의식의 흐름을 서술하거나 현재의 자아에 충실하기도 했다. 피카소를 거친 미술사가 그러하듯 소설사도 거의 모든 방법과 실험을 소진한 듯하다. 밀란 쿤데라가 말했듯이 이젠 ‘소설사 이후의 소설’을 쓸 수밖에 없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소설은 그 죽음이 예견될 정도로 축소되었다. 하지만 소설은 모든 이야기, 모든 장르, 모든 화행을 다 쓸어 담을 수 있는 열린 매체(바흐친)이다. 그러하기에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는 무한하다.

 

 

구모룡 평론가: 오늘 행사 제목이 '우리 시대의 소설과 소설가의 일'입니다. 정광모 소설가가 생각하는 "소설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궁금합니다. 

정광모 소설가: 저는 소설가라는 직업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창조주.

소설가는 아담과 이브를 만들고 아담과 이브는 빵이나 밥이 아니라, 이야기를 먹고 사는 인물입니다. 아담과 이브를 만들고 그와 함께 붙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소설가입니다. 그래서 『존슨 기억 판매회사』라는 소설집에 수용소라는 단편이 나오는데 이런 이야기입니다. 소설가를 수용소에 가둬서 6개월 동안 단편 두 편, 아니면 장편 한 편을 쓰도록 강요합니다. 그 안에서 소설가들이 죽어 나가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소설 속 수용소의 선배가 이런 말을 합니다. ‘바깥에서의 명성이나 필력도 여기선 아무런 소용이 없어 그냥 꾸준히 끈질기게 버티는 수밖에 없어.’ 그런데 나중에 이 소설 주인공이 수용소의 소장을 만나보니까 자필본으로 되어있는 책을 읽고 있는 거예요. 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 책을 읽고 있지, 유일한 정수를 모은 딱 하나의 자필본 말이야.’ 소장은 당신이 뭐냐는 물음에 유일한 책을 읽는 유일한 독자라고 대답합니다. 단 한 명이 읽더라도 소설을 써야 한다는 그런 정신으로써 살아야 하는 게 아니겠나 생각합니다. 수용소장은 ‘딱 한 권인데 내용이 괜찮아서 밖에서 돌리면 100만 권 금방 찍어. 한 권이라고 우습게 보지마.’ 이런 말을 합니다. 그러고는 고쳐야 할 부분에 줄을 그어 돌려줍니다. 그래서 저는 소설가의 첫 번째 직무에 대해 ‘창조자’라고 생각합니다.

또 소설가란 지식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알파고, 아베와의 갈등, 영화 기생충 등등 인터뷰를 하면 작가는 바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작가들은 그렇게 못합니다. 폭이 엄청나게 좁아졌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인공지능 알파고 같은 것은 신경과학자나 뇌과학자와 인터뷰를 합니다. 아베와의 갈등은 당연히 정치 외교 교수, 영화는 영화평론가와 인터뷰합니다. 예전의 전문적인 작가의 폭넓은 지식이나 사회에 미치는 통찰력, 선구안 같은 것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소설이 좁아지고, 사라지고,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원인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평론가와 소설가의 질문과 답변이 끝나고 청중과의 질문과 답변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자: ‘결국 한 작가에게는 한 작품만 남는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대표작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동안 죽어라 써나간 것이 아름답고 완성도 있는 작품 하나를 남기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로도 저는 해석을 합니다. 그런데 광모 선생님처럼 이렇게 소재가 다양하면 이 작가의 방향성은 뭘까. 이 작가가 추구하는 최후의 한 편은 뭘까 하는 회의를 하게 됩니다.

정광모 소설가: ‘한 작품만 남는다.’라…. 남을지 안 남을지는 결국 독자나 시대가 결정해 주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작가, 심지어 황석영 씨 같은 사람도 ‘삼포 가는 길’ 하나만 남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거는 훗날에 알 거고.

다음으로 무방향성을 말씀하셨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제 소설은 무방향성이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온갖 종류의 소재나 이런 것들이 발상만 괜찮으면 다 쓴다는 생각입니다. 제 다음 장편이 지금 1000매 정도 되는 초고를 썼는데요, 꿈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예전부터 꿈에 관련된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거든요. 그다음에 네 번째 장편은 아마 경장편이 될 건데 그건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에요. 이것도 초고는 써놨습니다. 그래서 이걸 다시 밀고 나가야 하는데,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썼던 단편, 그리고 특히 장편에서 여러 가지 부족하거나 미흡한 부분을 조금 더 보완해서 조금 더 한 계단, 두 계단 위에 올라선 작품을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인물이나, 아까 지적해주신 부분들… 이런 생각이 있는데 뭐 소설 쓰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참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항상 고민입니다. 하여튼 그다음 작품은 조금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근대를 지난 현대에 소설의 역할이라는 것이 필요한지, 있다면 무엇인지 고민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 시간을 통해 소설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며 조금이나마 그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셔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8월은 잠시 쉬어가려고 합니다.

모두 시원한 여름 보내시고 9월 만나요 :)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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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3회를 맞은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1회에 평론가, 2회에 시인을 만났다면 

이번에는 소설가를 만나 이야기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정광모

 

부산 출생. 부산대와 한국외대 정책과학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소설집 『작화증 사내』(2013)로 부산작가상을 수상했고, 장편소설 『토스쿠』(2016)로 아르코창작기금을 받았다. 그 밖에 소설집으로 『존슨 기억 판매 회사』, 『나는 장성택입니다』, 『마지막 감식』과 서평집 『작가의 드론 독서 1, 2』가 있다.

 

구모룡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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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7일 월요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1회 모임이 열렸습니다. ‘재난시대, 새로운 세대의 문학과 비평’을 주제로 김대성 문학평론가의 평론집 <무한한 하나>와 <대피소의 문학>으로 김대성, 구모룡, 김만석 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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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평론가(이하 김대성):

“오늘 이 자리에서 <무한한 하나>부터 <대피소의 문학>까지를 다 다루시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이 두 책은 비평을 쓰는 방식이나 관점이 달라지고 갈라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변별성이 굉장히 의식적이거나 어떤 관점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차이가 나왔다기보다는 계속 쓰는 와중에 저도 모르게 변화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약간의 의식을 하고 쓴 부분도 있지만, 아마 대부분은 그렇게 쓰여진 것 같은데 그것이 한국 사회에서 읽고 쓰는 것들의 감각이 변화된 와중에 비평의 방식도 달라진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분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그 변화가 무엇이었는지 객관화해서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구모룡 평론가(이하 구모룡):

“저작이 개입해왔던 다양한 비평적 투쟁이 <대피소의 문학>에 많이 나옵니다. 주니어 시스템이라고 부를 만한 문학 제도 내에 있었던 강력한 선후배 구조, 청탁 시스템 , 젊은 어린 평론가들에게 쪽글, 서평들을 계속 쓰게 만들면서 어디 써먹을 수 없는 글을 계속 쓰게 만드는 시스템, 잘 아시다시피 신생에 관련된 잡지 편집위원 그리고 제도의 정지와 붕괴의 경험 등이 이 책에 많이 나옵니다.

이 투쟁은 단순히 국한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3부에 가면 곳간이라고 부르는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영역들에 나타나는데 여기에서 소규모 모임에 찾아가 만나거나 멤버들과 함께 일군 생활 예술에 대한 주장이 있습니다. “

 


김만석 평론가(이하 김만석):

“ 저같은 경우에는 시를 이야기하는 비평가의 태도가 소설에서도 나타난다는 것. 소설을 작품 전체를 두고 이야기를 풀어내어서 그 작품과 작가의 세계관이라던가 이런 것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비평가가 필요한 대목들을 시적으로 이렇게 선택을 해서 비평가의 목적, 대피소라는 이런 쪽하고 결부시키는, 자꾸 현장으로 가다 보니까 그러 세계에 없는 작품들은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이 두 개를 아울러서 김대성 선생이 한 번 자기 비평이 흘러온 과정을 한 번 우리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면 오늘 오신 분들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 한 번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대성:

“꼭 미학적으로 정연된 글쓰기만이 문학이 아니고 각자의 생활 이력 속에서 익힌 자질들이 있거든요. 그게 너무 사소해서 가까이 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되게 뛰어나고 비범한 태도들과 능력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기록하고 비평하고 의미화하는 작업을 지속하면서 '아, 이것은 기존에 있는 방식으로 읽어내는 게 아니구나. 이것을 일단 기록하고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리는 것이 그 자체가 비평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이론적이지 않고 텍스트 자체를 해석하는 게 아니라 그 현장에서 주고받았던 말들과 기운들과 에너지가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글을 써 나가면서 기존에 있던 작가들의 텍스트를 보는 관점들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그게 얼마나 잘 쓰고 얼마나 보편적인가 보다는 얼마나 그 사람의 결 그 사람이 품고 있는 희망을 담고 있는가가 달리 읽히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제가 비평을 쓰는 것들 만약에 변화된 게 있다면 이런 과정 속에서 나온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김대성:

“누구나 시대 감각이라는게 있고 동시대적 체험이라는 것도 저는 꽤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을 객관화시켜서 이론화하면 차이가 없는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문학적 체험이라던지 인식의 전환이라는 것은 동시대적, 동세대적 체험이 주는 효과가 되게 크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4.16이라는 동세대적 절망에 대한 체험은 저한테 대체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그런 경험을 통해서 우리가 그전에 놓쳤던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문맥이 열린 측면은 있겠습니다만, 그 역할은 각자가 좀 해야할 부분인 것이 보편적 문맥으로 전환하는 것은 제 입장에셔는 조금 쉽지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





참여자1:

“만약에 미디어 체험의 양식이 완전히 급변화해버린 조건 안으로 우리 사회가 들어왔고 그런 체험의 순간에 왔다고 치면 왜 문학이냐. 실시간으로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미디어 장치들이 훨씬 더 많을텐데 왜 문학을 통해서 그런 증언 언어들 혹은 그 증언과 언어가 놓여 있는 컨텍스트 등에 대해서 비평가가 그것을 독해해야 하거나 알고 해야 하는가. 혹은 이런 사정은 기존의 문학적 제도가 실제로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어줬던 제도적 에너지들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독서회, 말하자면 그것을 통해서 관계를 구성할 수 있는 논리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



김대성:

“저는 그것에 대해서 왜 문학이면 안되냐 라고 얘기하고 싶은데요. 왜 이렇게 말씀드리냐면 지금 작가라고 하는 사람들, 지금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처럼 등단하고 매체에 글쓰고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더 작아진 것 같고요. 독립출판하고 텀블벅하고 집단적으로 작업하고. 오히려 그 동네의 작가. 그 마을의 작가. 이런 식으로 작업하는 사람들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다 파악도 안돼요. 파악도 안되는 어마어마한 글쓰기 역량과 욕심과 그 표현의 욕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문단 문학이 그런 것들을 제어할 수도 없고 다 품어 안을수도 없어요. 말씀처럼 그게 왜 문학인가. 라고 꼭 문학이어야만 하는가 할 때 그 문학에 대해서 저는 왜 문학이 왜 문학이면 왜 안되느냐 라고 할 때 그 결이 좀 다른 것 같은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우리 시대의 문학들이 시사하고 있는 바는 우리 문학이 조금 더 다양한 층위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근대의 네이션을 형성할 만큼 커다란 이야기, 거대한 담론을 다룰 수는 없지만 개인의 이야기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보다 다양한 담론을 품을 수 있는 다채로운 문학이 되었습니다. 근대문학의 종언 이후 생성된 소설들이 거대한 담론을 아닐지라도, 우리 시대의 소외된 이들, 무심코 지나쳤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사소하지만 새로운 담론을 형성해 내는 것이 바로 근대문학의 종언 이후 문학이 나아갈 방향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운명이 걸린 예언을 받고도 그 예언에 반하는 부산물을 만들어냈던 것처럼, 소설 또한 종말로 내몰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사소하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담론이라는 부산물을 형성해내고 있습니다.

가라타니 고진은 근대문학이 거대한 담론을 형성하지 못하게 되는 시점에서부터 종말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근대문학이 종언했다고 확언하거나 종말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문학이 생성하는 사소하고 다양한 담론들이 발전하여 이전 근대문학이 수많은 이들을 상상의 공동체속에 공감시켰던 것처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이 그 담론의 첫 발걸음이길 바랍니다.


 

 

 

무한한 하나 - 10점
김대성 지음/산지니

 

대피소의 문학 - 10점
김대성 지음/갈무리

 

 

 

 

김대성

 

 

 

1980년 부산 출생. 2007년 계간 『작가세계』 평론부분에 「DJ, 래퍼, 소설가 그리고 소설」이라는 글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한국 노동자 글쓰기에 대한 박사학위논문을 쓰며 동아대와 한국해양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2013년 생활예술모임 <곳간>을 열어 활동하면서 제도 바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부대끼며 사는 삶으로 이행할 수 있었다. 2015년부터 생활글을 근간으로 <회복하는 글쓰기> 모임을 기획 및 진행하고 있으며 구성원들과 함께 『문이야, 무늬야』(chaaak, 2016)를 함께 썼다. 문화이론계간지 『문화/과학』의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생활예술모임 <곳간>과 모임 <회복하는 글쓰기>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무한한 하나』(산지니, 2016), 『대피소의 문학』(갈무리, 2019)이 있다.

 

 

 

구모룡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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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2회가 6월 24일산지니X공간에서 열립니다. 지난 1회 행사에서는 김대성 문학평론가의 두 평론집을 두고 구모룡 문학평론가와 김만석 문학평론가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이번 문학과 비평 2회에서는 이정모 시인의 시집에 관한 구모룡 문학평론가와 김만석 문학평론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비평을 한다는 것은 대상이 되는 텍스트를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이때의 해석은 작품이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표면만을 그대로 전달해 내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내재하고 있는, 미처 작가조차도 발견하지 못한 어떤 의미를 꺼내어 서술하고 전달해내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평가 신형철이 '해석은 작품을 '까는'것이 아니라 '낳는' 일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비평을 할 때에 심오한 '인식의 깊이'를 가지고 그 작품을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재창조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시작을 이정모 시인, 구모룡 평론가, 김만석 평론가와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정모

 

사진 출처: 부산일보

 

강원도 춘천 출생.
2007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기억의 귀』 『제 몸이 통로다』 출간.

최근작 『허공의 신발』

 

 

 

 

구모룡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허공의 신발 - 10점
이정모 지음/천년의시작

 

 

 

 

 

 

 

 

 

기억의 귀 - 10점
이종모 지음/리토피아

 

 

 

 

제 몸이 통로다 - 10점
이정모 지음/신생(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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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출판사에서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을 기획했습니다.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은 매주 월요일 저녁 시간에

문학과 비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일주일의 시작을 사유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싶은 분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앞으로 꾸준히 행사를 진행하려고 하는데요,

첫 번째 행사에서는 산지니와도 인연이 깊은 평론가,

김대성 문학평론가의 두 평론집을 두고

구모룡 문학평론가와 김만석 문학평론가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문학과 평론에 관심 있는 독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무한한 하나 - 10점
김대성 지음/산지니

대피소의 문학 - 10점
김대성 지음/갈무리

 

 

 

 

김대성

 

 

 

1980년 부산 출생. 2007년 계간 『작가세계』 평론부분에 「DJ, 래퍼, 소설가 그리고 소설」이라는 글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한국 노동자 글쓰기에 대한 박사학위논문을 쓰며 동아대와 한국해양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2013년 생활예술모임 <곳간>을 열어 활동하면서 제도 바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부대끼며 사는 삶으로 이행할 수 있었다. 2015년부터 생활글을 근간으로 <회복하는 글쓰기> 모임을 기획 및 진행하고 있으며 구성원들과 함께 『문이야, 무늬야』(chaaak, 2016)를 함께 썼다. 문화이론계간지 『문화/과학』의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생활예술모임 <곳간>과 모임 <회복하는 글쓰기>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무한한 하나』(산지니, 2016)가 있다.

 

 

 

구모룡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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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모룡 인문 에세이『시인의 공책』이 <생활성서>에 실렸습니다.

<생활성서>는 1983년, 한국 천주교 선교 200주년을 기념하여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가 설립한 출판사 생활성서사에서 낸 월간지입니다.

 

 

 

 

 

 

 


 

 

 

시인의 공책

 

구모룡 지음 | 208쪽 | 13,000원 | 2018년 7월 10일

 

저자가 기존에 가졌던 고민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인문적 사색과 통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등 다양한 주제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을 지향하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를 보여준다. 저자는 밀도 높은 글들을 통해 때로는 시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때로는 사회를 해부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공명을 흔들어놓는다.

 

 

 

 

 

시인의 공책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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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하반기 문학나눔 도서산지니 책이 무려 6권이나 선정되었습니다.

그 영광의 책들을 만나볼까요!

 

<시인의 공책> (구모룡 지음 | 산지니 | 208쪽 | 13,000원)

시인의 공책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후 부산을 거점으로 문학 평론가로 활동해온 구모룡의 에세이집 『시인의 공책』이 출간됐다.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한 저자는 부산 문학 평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감성과 윤리』, 『은유를 넘어서』 등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활동을 했다.
구모룡 인문 에세이 『시인의 공책』은 저자가 기존에 가졌던 고민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인문적 사색과 통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등 다양한 주제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을 지향하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를 보여준다. 저자는 밀도 높은 글들을 통해 때로는 시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때로는 사회를 해부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의 공명을 흔들어놓는다.

문학 평론가의 눈으로 들여다본 세계를 담은 ::『시인의 공책』(책 소개)

 

<그날이 올 때까지> (김춘복 지음 | 산지니 | 254쪽 | 15,000원)

그날이 올 때까지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제3회 경남작가상 수상자인 김춘복의 산문집. 저자는 유년 시절부터 여든을 넘은 원로 작가로 자리매김한 지금까지의 58년 세월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소년기에 전쟁을 겪고 전후 혼란의 시기에 청년으로 지냈던 질곡 많은 개인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를 녹여낸 것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산문집 1부에서는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 고유 풍속과 거기에 얽힌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2부에서는 소설가로 등단한 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동료 문학인들에 대한 회고록을 담았다. 3부에서는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저자의 직간접적인 체험기가 담겨 있다.
[편집후기] 김춘복 선생님과 최불암 선생님, 그리고 은성주점

 

<나는 장성택입니다> (정광모 지음 | 산지니 | 224쪽 | 14,000원)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한국소설 신인상, 부산작가상을 수상한 정광모 작가의 소설집 『나는 장성택입니다』가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집은 총 7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삶과 인간을 향한 깊이 있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리얼리즘을 표방한 작품에서부터 스릴러와 역사적 인물의 내면을 결합한 작품, 노인 문제를 현대 이슈인 빅데이터와 결합시킨 작품 등 독특한 소재와 설정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표제작 「나는 장성택입니다」는 실존 인물인 ‘장성택’을 주인공으로 하여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놓인 한 인간의 삶과 행복에 대해 자문한다. 이 밖에도 ‘교도소’와 ‘외출’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계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는 소설 「외출」, 애완동물의 모습을 몸에 새기는 주인공으로 하여 새길 수 없는 사랑의 쓸쓸함을 이야기하는 「너의 자리」, 치매 걸린 엄마의 과거를 통해 상실의 무게를 되짚어보는 「집으로」 등의 작품은 소재와 상황을 통해 삶의 공허함과 아픔을 녹여내고 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독특한 상상력과 분위기로 압도하는 소설 세 편도 함께 실려 있다. 「자서전의 끝」은 복수라는 소재를 통해 스릴러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으로 자서전 대필을 위한 만남으로 시작해 시대의 아픔이 어떻게 한 개인의 삶을 멍들게 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아픔이 복수라는 이름으로 변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아오이 츠카사를 위한 자세」는 선정적인 인터넷 방송과 개인의 삶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포르노와 고독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느껴지는 현대인의 슬픔을 읽을 수 있다. 끝으로 나이가 들어도 죽지 않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 「마론」은 인구 포화 상태로 인해 노인들의 삶을 평가해 격리(지상낙원 혹은 형벌)시키는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다.

북한 2인자였던 장성택의 삶, 픽션으로 그려내다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조혜원 지음 | 산지니 | 256쪽 | 15,000원)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 10점
조혜원 지음/산지니

서른을 훌쩍 넘겨 서울 생활을 접고, 아무 연고도 없는 외딴 산골에 첫발을 디딘 용감한 여자가 있다. “잘한 선택일까, 과연 여기서 살아낼 수 있을까.”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깊은 산골짜기 언덕 위의 하얀 집에 깃든 지 어느덧 5년. 작은 텃밭과 골골이 이어진 산골짜기를 벗 삼아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글 쓰는 알콩달콩 재미난 이야기를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에 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철 따라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산살림, 들살림을 맛깔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산골에서 전해온 작은 행복 이야기는 고달픈 일상에 지쳐 아슬아슬 버티며 사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면서, 살아가는 의미를 찬찬히 되돌아보게 한다.

자연의 시간과 사람의 시간이 일치하는 기쁨을 맛보는 삶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일리치를 읽다> (윤성근 지음 | 산지니 | 256쪽 | 15,000원)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책방 운영에 적용해본 흥미로운 실천기가 담겨 있다. 더불어 11년 동안 헌책방을 운명하면서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일본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저자는 헌책방을 운영하기 전 IT기업에서 일했는데 일상화된 야근과 개인 시간 없이 오로지 일에 매여 살아야 했다. 과도한 체중 증가와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몸의 균형은 헝클어졌고, 급기야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방황하던 끝에 우연히 만난 이반 일리치의 책들을 읽고 ‘생활’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멀리 떠나지 않고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 시스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립할 수 있을지 궁리하며 자신만의 생활 리듬을 만들어 간다. 저자가 행한 이반 일리치의 사상은 일상이 파괴되고 몸의 리듬을 무시한 채 일에 매달려 사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다. ‘삶’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우리의 생활을 점검하고 자립할 수 있게 궁극적인 질문을 던진다.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새로운 인생> (송태웅 지음 | 산지니 | 160쪽 | 12,000원)

새로운 인생 - 10점
송태웅 지음/산지니

산지니시인선 열다섯 번째 시집 송태웅 시인의 『새로운 인생』이 출간되었다. 2003년 『바람이 그린 벽화』, 2015년 『파랑 또는 파란』 이어 세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외롭고 쓸쓸하고 그립고 비겁한 내면의 풍경을 과장과 꾸밈이 없이 담백하게 담았다. 시집을 내기까지 오랜 준비 기간과 좌절도 있었지만 시인은 좌초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송태웅 시인은 담양, 광주, 제주, 순천을 돌아 지리산 구례에 터를 잡았다. 전원생활이라고 해서 마냥 편하지 않다.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혼자 사는 외로움과 자연이 준 고독함 속에서 삶의 무게를 오롯이 견뎌야 했다. 그 속에서 시 쓰는 일도 쉽지 않다. 「시인의 말」에서 “언제부터인지 시가 괴로웠다 / 그건 네 옷이 아니니 벗어버리라고 / 연기암 오르는 길의 시누대들이 / 죽비처럼 등짝을 때려왔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시인은 삶의 무게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지금부터 살기 위하여” 시를 쓴다. 시인은 고요에 잡아먹히지 않고 느긋해졌다가 팽팽해졌다가를 반복하며 과거에 짊어진 인생의 상처를 돌아보면서 묵묵히 나아간다.

송태웅 시인, ‘떠돎과 머묾의 고독’ 토로한 <새로운 인생> 펴내

 

 -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은 국내에서 발간되는 우수문학도서를 선정·보급함으로써 문학 출판시장 진흥 및 창작 여건 활성화를 견인하고, 다양한 문학 활성화 프로그램의 연계 확산을 통해 국민의 문학 향유·체험 기회 확대 및 삶의 질을 제고하고자 합니다.

- 사업연혁

  • 2005년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복권기금으로 시작

  • 2009~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민간보조사업으로 운영

  • 2014~2017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세종도서로 통합 운영

  • 2018년~문학 진흥 특화를 위해 세종도서에서 문학 부문을 분리하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

       

      2018 문학나눔 도서 선정으로 산지니 도서가 날개를 달기 바랍니다. :)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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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9일(수), 제84회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의 정영선 선생님이었는데요.

    탈북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사회에 편입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지요.

     

    선생님께서는 2013년부터 2년간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내 청소년 학교에서 근무하셨는데요. 그곳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느꼈던 시간들을 토대로 한 권의 소설을 집필하셨어요.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김대성 문학평론가님의 진행으로 구모룡 문학평론가님과 정영선 선생님의 대담으로 이뤄졌는데요. 많이 이야기들을 담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밀도 높은 행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자와의 만남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모두 옮기면 좋겠지만, 그중 몇 가지 이야기들만 정리에 아래에 실었습니다, 혹, 시간이 되지 않아 오지 못하신 분들께 아쉬움을 달래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녹취를 푼 것이라 실제 대담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정영선(이하 '정') : 비가 안 와서 사람들이 많이 왔네요. 고맙습니다. 아마 마이크를 가슴 가까이에 대면 쿵쿵 소리가 날 껍니다. 이 자리에 앉으니까 두렵고, 많이 떨립니다. 책을 석 달 전에 냈는데 오늘 이렇게 행사를 하게 됐습니다. 이 자리에 앉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책을 몇 권 냈지만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건, 첫 책 이후 두 번째입니다. 그래서 특히 더 긴장되는 것 같아요. 양 옆에 평론가가 있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어쨌든,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모룡(이하 '구') : <생각하는 사람들>은 북을 이탈해서 한국 사회로 온 사람들의 이야기지요. 그런 사람들이 3만 천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분단체제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분단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분단 문제에 가장 최전선에 놓여 있는 사람이 바로 한국에 와 있는 북한 이탈주민이고, 그래서 그들에 대한 접근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 <생각하는 사람들>과 같은 장편소설이 나와서 굉장히 반갑게 생각합니다. 그럼 제일 먼저 제목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생각하는 사람들'의 뜻이 무엇인가요?

     

    : 말 그대로입니다. 우리가 '북한' 사람이라고 하면 생각하는 되는 것들이 있지요. 서울사람이라고 하면 하지 않는 생각들 말입니다. 또 북에서 온 사람들은 한국에서 와서 늘 끊임 없이 자신의 출신지에 대한 생각을 지우려고 합니다. 그렇게 남과 북, 모두가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슬프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제목을 생각하는 사람들로 붙이게 됐습니다.

     

     

     

    : 작가의 말을 보면 '허구'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소설이라는 것을 아는대도 다시금 허구인 것을 강조한 이유가 있습니까?

     

    : 현실이 바탕이 되긴 하나 어디까지나 소설이고 허구입니다. 독자들이 읽었을 때, 이것이 허구인가 진짜인가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접하게 될 북한 분들이 '이건 소설이다, 소설이기 때문에 예민하게 생각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놓고 싶기도 했습니다. 책에 나온 내용들이 사실일지라도, 그것은 우연일 뿐이지 저는 소설을 쓴 것이기 때문에 그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통해서 탈분단적 주체를 만들기를 바랐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이 이 소설에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더불어 굉장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그 인물들의 배치와 스펙트럼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고민을 많이 한 부분입니다. 하나원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모두 달랐습니다. 공통된 조건을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남한에서 꿈꾸는 삶 또한 그랬습니다. 너무 다양하고 달랐어요. 제가 청소년학교에서 근무했던지라 아이들,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는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나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에 대해 매우 고마워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 어쩌면 자기 검열일지도 모르는 그것을 거치지 않은 사람, 그런 인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만들어낸 캐릭터가 병욱이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자기의 삶을 개척하려고 하는 사람, 적응해가는 사람, 비판해가는 사람 등 다양한 인물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게 제가 본 모습이기도 했으니까요. 극단의 선택을 하는 사람, 어떤 큰 이야기를 가진 사람보다는 우리 옆에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 그래서 그런가요. 여러 편의 단편, 장편으로 발전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남북한 사회를 통합적으로 극복해내는 인물을 기대했었는데, 결국 분단 이데올로기 문제가 가족사로 봉합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는 가족 이야기로 봉합했다고 생각하진 못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웃음) 죽음이라는 결론을 향해가거나, 강하게 밀어붙여서 얻는 결말은 사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탈분단'이 사실 가족이 아닐까요? 개인으로 본다면 가족이 헤어진 것이 분단이고, 가족을 만난다는 게 굉장한 일이 되어버렸으니까요. 힘든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족이데올로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남북으로 나눠지지 않은 채 가족이 만나는 모습이야 탈분단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김대성 : 지금 분단체제에 대한 온도차는 세대차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탈북민 청소년들이 어떤 관점으로 보고 있는지 관심이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탈북민들의 눈에 비친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대변하는 관점으로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조직 논리에 휘둘리는 구성원들의 비애를 중심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다양한 관점들이 독자들을 만나면서 '탈분단적인 주체가 필요하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고민을 해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독자들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죠. 더불어 정영선 선생님께서 책임의 무게를 많이 느끼면서 이 소설을 쓰지 않았나 싶어요. 한국사회에서는 분단과 관련해서 사실을 말하는 것이 긴 시간 동안 금지되어 왔었잖아요. 조갑상 선생님,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말이죠. 그런 역사적 강박같은 게 우리 몸에 있는 것 같은데요, 정영선 선생님께서 하나원에 근무하면서 본 것들을 그대로 쓰는 것이 옳은 것인지, 선별하여 허구적 장치를 넣는 것이 옳은 것인지 등등 목격하고 증언했었을 때 어떤 효과를 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어느 소설을 쓸 때보다 무겁게 가지고 계셨을 것 같아요. 그것을 소설에 전면적으로 드러낸 것 같진 않고요. 소설 속에 책임의 무게가 스며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감지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4부에 있는 '선주 씨의 글' 은 어떤 효과로 배치한 것인가요?

     

    : 선주 씨의 글에서 개인적인 부분은 삭제하고 거의 그대로 실었습니다. 선주 씨의 글을 보면서 제 글은 글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탈북민에 대해 고민하고 소설을 쓴다고 해도 선주 씨의 글을 넘을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북한 사람들이 남한에 오면 진짜 자기 검열을 많이 하게 됩니다. 소설에 실은 이 글은 스스로를 검열하기 전에 쓴 글이고, 처음 워드로 써본 글이기도 했어요. 저는 이런 글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책에 실은 건 그런 바람이 들어 있기도 하고요. 음, 탈북민들을 보면서 제일 슬펐던 건 이 사람들이 과거를 기억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렇게 만드는 사회가 정말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선주 씨의 글은 이 사회에 와서 삭제되지 않은 정말 순수한 글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글을 실기 위해 소설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제가 전하고픈 이야기가 선주 씨의 글에 다 녹아 있기도 하니까요.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에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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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상적인 것을 넘어서

     

    󰡔시인의 공책󰡕

     

    저자 인터뷰 - 구모룡 작가 , 산지니 인턴 김민주

     

     

    김민주 인턴의 '시인의 공책' 서평 바로가기

     

     

     

     

     

    Q.   책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서 작가님께서 <시인의 공책>을 저술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출판하기로 하게 된 배경에 특별한 계기라든가, 사연이 있었을까요?

     

    A.    이 책을 목표로 글을 쓴 것은 아니고. 그동안 신문이나 매체에 칼럼으로 썼던 것 또는 에세이로 쓴 글들이 있었는데. 산지니 편집자들이 원고를 모아서 에세이집으로 만드는 걸 제안을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어요. 내 글이 한 권으로 묶어질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일단 오랫동안 쓴 것들을 모아서, 글의 성격에 따라서 나름대로 편집을 해서 출판사에 보냈어요. 그리고 출판사에 편집자들이 회의를 통해서 책을 내기로한 것 같아요. 출판사에서 다시 책의 체제를 새롭게 보완 하고. 그렇게 해서 나름대로 형식을 갖춘 책이 되었죠. 편집자의 역할이 큰 책이에요. 고맙게 생각합니다.

     

     

     

    Q.   책을 쓰시다 보면 아무래도 작가님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부분이 생길 것 같습니다. 특히 기록해 놓으신 걸 책으로 옮겨 쓰면서 그 당시의 기억이나 추억 같은 것이 많이 생각나셨을 것 같은데. 어느 부분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으십니까?

     

    A.    아무래도 관심사가 문학평론가니까. 그 가운데서도 시나 소설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가지는 존재론적인 의미랄까-그 장르가 가지는 사회적인 의미를 칼럼에서 이야기하려고 했거든요. 두 번째는 지역학에 관심이 있으니까 부산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문학과 지역에 관해서 이야기를 한 것들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워낙 글들이 시차가 있다 보니까. 그걸 어떻게 할까 하다가 출판사에서 글의 발표 년, 월을 밝히기로 했습니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그걸 보면서 글과 그 시기를 연관 지을 수 있도록 했죠.

     

         Q.    그럼 그중에서 애착이 가는 부분은 없으신가요?

     

         A.    신문에서는 이 칼럼이 9.5매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이런 글들은 굉장히 압축적이고 그러면서도 읽는 독자들을 굉장히 의식해서 써야 해요. 그러면서도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죠. 칼럼들은 다 공을 들여 쓸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많은 관심을 두는 것은 책의 제목에 써놨듯이. 시인과 시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본이지 않은가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책 제목도 시인의 공책이라고 결정했어요.

     

    Q.   책 제목은 그럼 바로 정해진 것인가요?

     

    A.   편집자와 출판사에서 몇 가지를 놓고 토론을 하다가. 최종적으로 제가 시인의 공책이라는 제목을 결정했습니다. 저자가 결정했고 편집자가 수용한 것이죠. 원래 출판 과정은 저자와 편집자가 소통을 통해서 이뤄지는 겁니다.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Q.    작가님께서 이전에 출간한 저서들을 살펴보니, 대부분이 학술논문이거나 학술강연, 연구 보고서 등 대체로 에세이와는 거리가 조금 먼 저서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작가님이 현재 대학교수의 자리에 계시기 때문이겠는데요. 그렇다면 이번 책을 만드는 과정 중에 어려웠던 점이라든지, 에세이라는 장르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신 부분이 있을 거 같은데요.

     

    A.     논문은 사실 이론과 방법 그리고 자료 분석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쓰는 것이고. 평론은 분석과 해석 그리고 비판입니다. 에세이는 자기 생각을 많이 드러내고, 자신의 정신이 더 많이 개입되어야 하거든요. 논문, 평론, 에세이 이렇게 두고 보면. ‘에세이야말로 나다운 글쓰기를 하는 과정의 첫걸음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글을 더 많이 쓰려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논문보다도. 논문들이 사실 실적 위주지 별로 우리 사회에서 효용이 부족하거든요. 대학 사회에서 실적을 평가하는 데 논문이 많이 이용되는데, 좋은 내용도 있는 논문도 있겠지만, 형식만 갖춘 논문도 많고 일반 대중하고 연계성도 별로 없고요. 평론은 또 문학 하는 사람 위주로 하다 보니까 한계가 있고. 그래서 일반 대중을 생각하면 에세이가 좀 더 낳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에세이는 아무래도 자기 노출이 많은 글쓰기인데요. 그런 점들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A.   그거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에세이야 말로 자기 생각을 그것과 관련된 다른 사람들의 글도 읽으면서, 애초에 자기 생각을 하나의 집으로 만들어 내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고 보면 우리 전통적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훌륭한 글들은 전부 에세이에요. 근대에 와서 논문 중심의 학술 시스템이 되다 보니까 그런데, 원래 유명한 철학자나 사상가들의 글들은 전부 에세이에요. 논문이라는 형식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까, 정말 살아있는 정신들이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았고. 학자들이 논문에 매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보면 특히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에세이 정신으로 복귀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사실 복귀가 아니고 에세이 정신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많은 경우가. 복귀가 아니고 살려내야 하죠.

     

         Q.  그렇다면 작가님이 에세이집을 발간하신 건 어떤 우연이 아니라.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군요.

     

    A.   마음속에는 그런 생각들이 있었는데, 우연히 산지니가 이런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죠. 이 책은 이렇게 그동안 쓴 것들을 묶었지만, 앞으로 쓸 책들(평론집 말고)은 어떤 글을 가지고 에세이 형식으로 써보려고 하는 차에 중간다리가 된 것이죠. 하나의 계기죠, 산지니가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고요. 다음에는 이렇게 발표한 글들을 묶는 것보다는. 하나의 주제를 일 년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글을 써서 책을 낸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럴 때 그것은 기존의 연구서나 평론집과는 다른 그리고 시인의 공책과도 다른 글쓰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시인의 공책>이라는 제목에서부터 공책이라는 의미가 이전에 생각했던 개념과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마치 언젠가 이뤄내고 싶은 이상향 같은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고, 그런 갈망을 풀어낼 수 있는 수단으로서도 느껴집니다. 작가님에게 공책혹은 의 공간은 어떤 의미로 이해되고 받아들이고 계시나요?

      

    A.     원래 요즘은, 공책이 아니라 노트라고 많이 하죠. ‘공책이라는 사물 자체가 매우 많은 것들을 함축해요. 단순히 글을 쓰기 위해 비어 있는 것이 공책인데, 나는 이것을 텍스트 현상으로 본 거죠.

     

    Q.   ‘텍스트 현상을 조금 더 깊게 설명해주신다면.

     

    A.    텍스트 현상, 그러니까 텍스트라는 것은. 예를 들면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작품이고, 우리가 읽는 진달래꽃은 텍스트라는 거죠. 텍스트라는 것은 만나서 읽었을 때 만들어지는 겁니다. 읽히지 않은 공책은 텍스트가 아니고, 읽으면 텍스트가 되는 거죠. 그렇지만 읽는다고 해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민주 씨(미기후)에게 바로 전달되지는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텍스트는 무수한 거죠. 한 권의 책이을읽는 사람의 수만큼 텍스트가 만들어진다는 거예요. 그런데 아무도 읽지 않으면 그것은 공책이라는 말이죠. 그런 논점에서 공책이라는 말이 굉장히 근본적인 개념입니다. 그곳에 글을 쓰고 메모도 하는데. 그런 현상과 책을 읽는 현상은 다를 바 없다는 겁니다. 공책이든 책이든 모든 것은 나무로 이루어지는데, 결국은 물질이죠. 그런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설명들이 조금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요.

     

     

          Q.   그렇지만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서 스스로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A.    그렇죠. 시시콜콜히 설명하지 않았죠. 항상 모든 텍스트는 여백이 있어야 해요. 누군가 채워 넣을 수 있는 여백. 거기서 새로운 의미가 생산되는 것이니까요. 그럴 때 그 글이 의미가 있어지는 거죠. 신문기사 같은 글은 여백이 없잖아요. 여백이 있는 글이 필요해요. 그런데 현대인들은 또 여백이 있는 글을 안 좋아하죠. (웃음) 여백이 없는 글을 읽고 마치 자기 것처럼 말을 하기도 하고요.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은 없다는 거죠. 글을 읽고 해석하지 못 하고 여백을 만들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도 텍스트로서 공책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의미를 생산해야 합니다. 그런 사회야 말로 변화가 생겨나고요.

     

         Q.   저 역시도 공책의 여백보다는, 한글 프로그램의 여백을 많이 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때 느껴지는 점이랑 분명 공책의 느낌은 다를 것 같습니다.

     

    A.    굉장히 역설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많은 젊은 세대들이 또 문구를 좋아한다. 그렇지 않은가? (맞습니다) 인터넷 서점들도 웃긴 점이 책을 사면 공책을 끼워준다. (아이러니하네요) 그런 현상들을 보면 공책의 의미들을 조금만 더 부각하면 의미가 되살아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문제는, 우리가 자기 자신의 필체를 잃어버렸다는 겁니다. 원래 자기 자신의 필체를 가진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데. 요즘 학생들 답안지를 받아보면 자기들만의 필체가 없어요. 필체에 문제가 있더라고요. 컴퓨터에 의존하다 보니까 생긴 현상이죠. 다른 작가님 중에서는 여전히 원고를 펜으로 쓰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의 말씀으로는, 그렇게 쓰면 자신들의 살아 있는 문체를 가지게 된다고 말씀하시거든요. 그런데 나도 펜으로 쓰는 것은 힘들더라고요. (웃음) 그 대신 십 년도 더 된 다이어리가 있어요. 그런 정도는 컴퓨터가 발달해도 계속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쓰는 연습을 해야죠. 그런 것 역시 공책과도 연관이 있는 거고요.

     

    좀 벗어나는 이야기지만, ‘헤밍웨이 인 하바나라는 영화를 봤는데, 헤밍웨이를 추적한 기자가 전혀 글을 못 썼다고 해요. 글을 못 쓰는 사람은 기자를 할 수 없으니까. 그 기자는 헤밍웨이의 글을 전부 필사를 하게 되죠. 결국 기자가 되었고, 헤밍웨이를 추적하는 기자로서 살아가게 됩니다. 결국, 남의 글을 읽고 쓰는 것은 스스로에게 자양분이 된다는 거죠. 계속 읽고 써야 합니다.

     

     

     

     

     

    Q.    󰡔시인의 공책󰡕을 들여다보면, <시인의 정의>, <장미의 이름으로>, <문화는 진보한다>, <장소의 혼, 장소의 멋>, <부산, 문화의 오아시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책에 담기기에는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의 내용인데요. 시인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여러 사건 그리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 마지막으로 부산이라는 지역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이렇게 광범위한 주제를 잡은 이유가 있으신가요? 책의 구도를 개인으로부터 시작해서 사회 그리고 마지막에 지역이라는 큰 범위로 나아가는 것을 의도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A.     저의 전공이 원래는 시론과 비평인데. 90년대 후반에 우리 학과, ‘동아시아학과를 만들면서 지역학 그리고 문화연구 쪽으로 확장을 해왔습니다. 보통 서구에서도 비평을 전공한 사람이 문화연구로 넘어오잖아요. 시론과 비평 그리고 문화연구 그다음에 지역 문화, 지역 문화 정책 쪽으로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 학과가 지역학과이고 또 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지역학문화연구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과 강의하면서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지리학에서 말하자면 스케일이 확장된 거죠. 로컬에서 세계로. 그런데도 나는 내 본래 전공인 에 대한 애착이 여전히 있다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 글을 쓰면 시와 관련된 것을 제일 먼저 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새로운 책들이 기대됩니다.

     

    A.  (웃음) 이제 이렇게 인터뷰 하고 나면, 발설을 했기 때문에 꼭 지켜야겠네요.

     

     

    Q.    1<시인의 정의> 부분을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다른 장보다 작가님의 생각이 더 힘 있게 서술되어 있고,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작가님의 모습 역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시인이다라는 작가님의 말씀과 칠곡 할머니들의 일화가 인상 깊었습니다. 스스로가 시인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많이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도 칠곡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어쩌면 나도 시인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선한 시정을 마음에 품고 글 쓰는 삶을 이어나가 좀 더 윤택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    결국 자기의 문제잖아요 인간은. 자기의 문제를 이해하고 또 남을 이해하는 것이 결국은 인문학인데. 인간이 살아 있는 동안에 이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한 개인이 태어나서 청년 시절을 보내고 노년을 맞는, 그런 일련의 과정의 결과가 바로 자기 자신의 문제인 거죠. 자기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생각이나 느낌의 출발이 이고요. 그리고 그다음에 그런 것들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글쓰기가 현대인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고령화 사회 그리고 노년에 대해서 준비가 안 된 사회에서. 각 개인이 자신을 표현하는 글을 쓰고, 그와 관련한 책도 읽고. 이런 문화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큰 힘이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죠. 그런 점에서 시는 단지 잃어버린 향수나 애착이 아니고. 새로운 삶을 혁신하는데도 굉장히 중요한 장르이자 글쓰기라는 거죠. 이렇게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어요. 그런 부분이 패터슨같은 영화에서 나타나고요. 누구든지 개인의 삶, 자기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의 책 혹은 글을 읽고 공책에 써볼 수 있어요. 생각하면서 보내면 삶의 의미도 생기잖아요. 그만큼 자존감도 생기고요. 그런 것이 바탕이 되면서 사회가 제도적으로 복지정책을 통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시와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거죠.

     

     

    영화 '패터슨'

     

     

           Q.    많은 장르 중에서 왜 시가 제일 먼저라고 생각하십니까?

          

     

    A.     시는 결국 자기표현이에요. 자기를 표현하는 것. 자기를 표현하는 것은 자기 문제를 먼저 들여다보고 그다음 타인을 보고, 세계를 보는 것이죠. 결국 자신의 성찰을 잘할 수 있는 출발이 시라는 겁니다. 소설은 그렇지 않아요. 소설은 상품이에요. 소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자기 문제를 이야기 한다기보다는. 그것을 시장에 내놓아서 소비되는 것이 소설이기 때문에 같은 문학이지만 시와 소설은 경계가 있습니다. 시는 세상의 논리, 자본의 논리보다도 실존의 논리이것이 더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시 운동이 필요한 거죠. 칠곡 할머니들처럼 누구든지 시를 쓸 수 있다는 거예요.

     

    Q.     현대사회의 사람들이 참 책을 읽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중에서 소설이나 에세이를 많이 읽지, 특히 시는 더 소비가 안 되는 소수 장르라고 볼 수 있는데요.

     

    A.     시가 굉장히 어려워졌잖아요. 그만큼 현대사회가 복잡하고 삶이 어려우니까, 시인들이 그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 굉장히 난해해졌어요. 그것도 하나의 측면이지만, 우리가 시를 통해서 자신을 너무 나타내려는 자기 현실문화’, ‘나르시시즘 문화라고 할까. 이런 것들이 거꾸로 작용을 해서 시인이 되면 새로운 명예를 얻는 것처럼 잘못 인식이 되다 보니까. 시가 일반화·일상화되고 모든 사람이 시를 쓸 수 있다는 인식과 멀어진 사회예요. 본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그래서 새로운 시 운동이 필요하죠. 누구나 읽고 쓰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운동이 말이에요. 이런 방식의 운동과 모임들이 필요해요. 그런 모임들이 사실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굉장히 미시적인 것이지. 거시적인 것으로 쉽게 바뀌지 않거든요. 미시적으로 안 바뀌면 우리 삶이나 세계도 바뀌지 않아요. 그럴 때 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거죠.

     

     

     

     

     

     

    Q.    책 제목과 서문을 많이 곱씹어 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작가님 스스로의 현재 상태에 대한 진솔하고 솔직한 답변이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요. 평론가로서의 예리한 눈썰미가 작가님 본인의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도 여과 없이 미치는 것 같아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느껴집니다. ‘시인의 공책을 출간하신 이후에 그런 부분에서 나아진 점이 있나요?

     

    A.     서문? 다행이네요. (웃음) 서문에서 쓰여 있지만, 두 가지 의미잖아요.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이 읽거나, 읽지 않거나.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면, 사실 텅 비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텍스트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런 측면이 하나 있고. 그래서 남과 함께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이 하나고. 두 번째는 우리가 글을 쓸 때 사실 많은 부분이 다른 사람의 글에 의존하거든요. 오늘날에는 표절이라는 것이 정확한 경계가 없어요. 결국은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해도. 이 주제에 관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의견을 읽어보고 쓰게 되어 있다는 말이죠. 그래서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책에 그냥 자기 생각을 써내지는 못하는 거거든요. 그런 것들에 대한 열망, 자기의 언어를 발화하고 싶은 열망. 이런 것들을 공책이라고 말할 수 있고. 결국은 책 뒤표지에 사상이라고 나와 있는데. ‘이라는 게 를 아우르는 말이거든요. ‘이 무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아주 잘 쓴 말이죠. ‘은 무와 유의 운동 상태를 말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돼요. ‘도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고, ‘도 완전히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가 공책이라는 의미와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를 공책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소통이 일어나면 유가 되고 그렇지 않다면 무가 되는 것처럼. 공책에 글을 쓰면 지만, 남이 읽지 않으면 가 되는 거죠. 패터슨이 시를 쓴 것을 강아지가 다 찢어 버려도 그것은 완전한 무가 아니라 유와 무 사이에 있는 것이다. 그게 시인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시집을 내면 폼을 잡고 있어요. 물론 자본주의 사회라 어쩔 수 없겠지만요. 나 역시 이 책이 팔리기를 바라고요. (웃음)

     

    Q.    특히 우리 사회는 책이 출간되거나 읽힐 것들이 나와야 인정해주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A.    맞아요. 현대 사회는 너무 할리우드에서 나오는 스타 시스템에 맞추어서 모든 영역에 대중들이 인기인들을 도착하는 경향들이 있거든요. 책도 그런 형태로 베스트셀러 현상이 나오는 것이죠. 그것 역시 잘못된 거예요. 밑으로부터 책 읽기, 글쓰기, 독서문화 출판과 독서와 매개되는 활동들이 필요합니다. 출판 따로 독서 따로 저자 따로가 아니고 이런 것들이 네트워크를 형상해야 하는 거죠.

     

    Q.    요즘은 또 독립출판, 동네서점이 많이 생기고 있는 추세죠.

     

    A.    그런 것도 그렇게 볼 수 있죠. 도서관 역시 이전에 머물면 안 돼요. 작품 전시, 토론회처럼 문화 플랫폼적인 기능을 해야 합니다. 출판 역시 같이 담당해야 할 부분이죠. 그런 점에서 산지니 공간을 만든 것도 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우리 사회가 플랫폼을 갖추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A.    그렇죠. 우리 사회는 아직 여유가 없기 때문이에요. 노동 강도가 높고. 사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이 빠르기 때문이죠.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 문화적인 충전 활동을 할 텐데. 책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Q.    작가님이 가지고 계시는 고민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고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 내용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본인이 추구하고, 닿고자 하는 이상과 현실에서의 충돌로 인해 계속되는 자기성찰과 검열이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그렇게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많은 분들께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웃음) 너무 큰 이야기인데요. 우리는 삶을 이해할 때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해요. 뭐든 삶의 목표라든지 그런 것들을 추상적으로 두면, 자신을 잃어버리게 돼 있어요. 안 그래요? 자기가 사는 마을, 고장에 대한 이해도 없이 세상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것도 웃기지 않나요? 그런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분석이나 이해도 안 되면서 남을 이야기하기 쉬워요구체적이고 미시적인 것을 섬세하게 파고들면서 이해하고 느끼고 또 거시적인 것도 함께 이해하고. 그런 것들을 극복해 나가면, 우리 사회가 공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담론이 추상적으로 이루어져요. 그런 것들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런 방법들이 글을 읽고 쓰고 만나 가는 과정이지 않냐는 생각이 들어요.

     

     Q.   글을 읽고 쓰는 것이야말로, 추상적인 것을 넘어서 구체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겠네요?

     

     A.   그렇죠. 그런 것 중에 가장 구체적인 것이 시이고요.

     

     Q.   시가 구체적이라는 것은 조금 생소하네요.

     

    A.    (웃음) 시는 자신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죠. 현대 시를 읽으면 안 그렇게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시인들이 글을 쓸 때는 구체적인 자신의 느낌을 언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Q.    해양문학에 대해 많은 생각을 서술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부산과도 연관 지어서 설명해 주셨는데요. ‘부산과 관련된 글 중에 꽤 과거에 작성된 글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금과는 거리가 먼 시기에 작성된 만큼,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예를 들면 책 속에 기술되어 있는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는 폐업했고, ‘국립중앙박물관 부산 분관은 무산되었습니다. (반면에 부산 현대미술관이 개장을 하기도 했고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현재 부산은 해양문학 혹은 문학과 문화적인 측면에서 어떤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부산을 이야기할 때 부산 지역은 우리의 눈으로 우리가 봐야 합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의 눈으로 부산을 보면 안 되는 거죠. 우리가 우리의 눈으로 우리를 봐야 한다는 말이죠. 그렇게 보면 부산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많아요. 그런 가운데 해양이 들어가는 것이고요. ‘부산이 문화가 없다는 말은 틀려먹은 말이죠. 그것은 다른 눈으로 보면 없는 것이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문화란 말입니다. 그런 것들을 장점으로 살려 나가야 하는 것이 일관된 관점인데. 그걸 내가 방법으로서 부산이라고 했어요. “우리 눈으로 부산을 보자.” 그런데 지역문화를 이야기할 때. ‘문화 발전문화적 발전두 가지 이론이 있거든요. ‘문화 발전은 어떤 특정 영역, 문화 시설의 발전을 말하고. ‘문화적 발전은 지역의 도시 전체가 유기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말해요. 그럼 부산은 그동안 문화 발전에 많은 노력을 쏟았고 여전히 그러는 중이라는 거죠. 그리고 미술관 박물관 이런 것들은 특정 영역에 발전을 야기할 뿐이죠. 진정한 의미의 도시 전체의 발전을 말하는 문화적 발전은 이제 시작입니다. 그래서 문화 도시라는 것은 문화적 발전을 이룬 것을 말하죠. 서구나 일본의 도시들은 도시 전체가 문화에요. 특정 시설이 문화이지는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부산이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냐면, 부산이 가지고 있는 내적인 자원, 우린 이것을 흔히 내발적 발전이라고 하는데. 자기 눈으로 자신을 보면서 발전하는 문화적 발전을 말하죠. 이런 것은 단지 계발이 아니라 재생에 가깝습니다. 그런 시점이 온 것이죠. 정치적 주체가 누가 바뀐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 책에 그런 생각들이 담겨 있고요.

     

    Q.  문화적 발전은 정말 아직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A.   맞아요. 부산은 매우 큰 도시예요.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면서 열린형태로 문화적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큰 시설을 세운다고 달라질 것은 없어요.

     

    Q.   그렇다면 앞으로 부산이 그렇게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 그건 모르겠어요. (웃음) 그렇게 되면 좋겠죠. 그런데 워낙 그동안 기초가 되는 문화 예술에 투자를 잘 하지 않았죠. 원 콘텐츠나 기초 예술, 문학, 출판이라든지. 바탕이 되는 것들에 대한 투자가 돼야 하는데 그 이후의 것들을 지원하니까. 굉장히 불완전한 형태로 계발되어 온 것이죠. 이런 형식으로는 문화적 발전은 이뤄지지 않아요. 전시 행정이죠. 스펙터클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Q.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국가적 재난을 넘어서 세계와 지구의 문제로 야기된다는 점과 하나의 인류사적인 사건이 사상을 형성하고 심화시킨다.’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글이 쓰인 시기를 확인하니 2012년으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지금 새 정부가 출범하고 탈원전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부 차원에서 탈원전을 공표하고 시행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책 속에 기술된 사상으로서의 3.11’의 영향력으로 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A.    그 당시에 후쿠시마가 워낙 큰 재난이었어요. 많은 철학자들과 인문학자들이 사상으로서의 3.11’로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하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상으로 가냐 재난 자본주의로 가느냐. 일본 정부가 그 뒤에 재난 자본주의로 가 버렸어요. 자본주의는 전쟁이나 재난을 오히려 더 자본의 역동성으로 전환시키는 데 뛰어납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예를 들면 전쟁 후 패전 국가들은 망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 잘살고 있죠. 이런 점들을 보면 전쟁이 새로운 근대성을 얻는 데 많은 토대를 제공해 준다는 거죠. 그러니까 성장하는 데는 전쟁과 재난이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후쿠시마 이후에 탈원전정책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성장 정책을 체득하고 호황을 맞이하고 있죠.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탈원전정책을 이끌려고 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서 제일 큰 문제는 개혁이 가장 안 되는 영역이 경제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기존 자본주의의 공고한 시스템으로. 이게 쉽게 바뀌지는 않아요. 그래서 탈원전은 당연한데 지체되고 있죠. 하지만 유럽 같은 경우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탈 전으로 가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보면 동아시아 자본주의 국가들은 문제가 많고. 우리 역시 중심에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사상으로서의 의미는 있지만,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이르지 못 한 것이죠. 특히 일본에서 변화하지 못했으니까요.

     

          Q.    그럼 탈원전정책은 시기상조가 아니라.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까요?

     

    A.     탈원전 정책은 펼쳐야 합니다. 대신 경제 지상주의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거죠. 원전은 경제와 굉장히 맞물려 있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지금 여름철 전력도 굉장히 불공정한 구조로 이뤄지고 있어요. 이런 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원전이 필수라는 거죠. 시스템을 바꾸면 경제가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니까요.

     

         Q.    그렇다면 본질적으로 자본주의가 문제 될 것 같다?

     

     

    A.     세계 체제 속에서 혼자 바뀔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특히 분단문제도 있지 않은가. 세계 속에서 맞물려 있는 것들을 풀어 쓴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Q.    끝으로, 이 책의 독자 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어느 책이든, 사람이 책을 읽고 자기 생각을 글로 쓰고 하는 것이 자기 삶과 함께한다면, 우리 매일매일의 삶이 더 의미 있고 윤택해질 것입니다. 나이가 들기 전에 그런 습관들을 길러 놓으면, 노년에 가서 인생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내용이 책 안에 담겨 있는 거죠. 그런 의미들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Q.    결국, 이 책을 통해서 윤택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게 작가님의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A.   맞습니다.

     

     

    <번외 인터뷰>

    Q. 공책 들고 다니십니까?

    A. (웃음) 오늘은 안 들고 나왔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가지고 (웃음) 그래도 가능하면 들고 다니는 편입니다. 어디 여행을 갈 때나, 공책은 메모를 하는 용도로 많이 들고 다닙니다. 거의 메모의 형식입니다. 기억력이 한계가 있으니까, 나중에는 기억이 나지 않더라. 그래서 메모를 합니다.

     

    Q. 그렇다면 공책이랑 일기는 다른 느낌인가요?

    A. 다르죠. 공책은 우리로 치면 보행과 같아요. 산책하면서 생각하는 것을 적는 형식이 공책인 거죠. 속도로 치면 공책은 보행과 같습니다. 보행이 몸이라면 공책도 몸이죠. 우리의 몸과 맞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시인의 공책

     

    구모룡 지음 | 208쪽 | 13,000원 | 2018년 7월 10일

     

    저자가 기존에 가졌던 고민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인문적 사색과 통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등 다양한 주제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을 지향하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를 보여준다. 저자는 밀도 높은 글들을 통해 때로는 시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때로는 사회를 해부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공명을 흔들어놓는다



    시인의 공책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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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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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8.08.08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재밌네요~ 특히 번외 인터뷰 중에서 공책을 보행의라 이야기한 부분이 인상적이에요! 사진만 봐도 되게 더운 날이었던 것 같은데, 수고 많으셨어요~

    2. 동글동글봄 2018.08.08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뷰 잘 읽었어요. 인터뷰만으로 책의 부록이나 해설에 실어도 될 것 같네요. 더운 여름날이 느껴지는 사진이네요. 청량한 책 사진을 보며 작가님이 된 구모룡 평론가의 말, 윤택한 삶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3. BlogIcon 실버_ 2018.08.09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책 부분부분을 꼼꼼하게 다루어서 밀도 있는 인터뷰가 되었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4. 호이짜 2018.08.11 1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저 끄적이는 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공책이라는 단어에 이렇게 심오한 뜻이 숨어 있을 줄이야... 역시 작가는 사물의 내면까지 들여다보네요. 재밌을 것 같아서 서점 가는 길에 사서 봐야겠네요.

     

     ‘시인의 공책은 이전까지 스스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과정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언젠가 도달할 수 있을 자신의 요원한 열망을 갈증하고 탐구하는 방향을 나타내는 지침서이다. 작가의 비어있는 공책에는 여백과 의 공간일 테지만, 그 공허함 속에서 그는 생동감 넘치는 시를 적어낼 것이다. 갈증을 느끼지 못 할 때야 비로소 한 마리의 나비처럼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는 시와 두 손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스스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고 기술한 구모룡 작가가 쓴 글은, 과연 교착상태가 맞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한다. 이 책은 ‘시인의 정의부터 부산, 문화의 오아시스까지, 자신으로부터 시작해 두발을 내딛고 있는 지역에 대한 생각으로까지를 대망라한 저서이다. 문학 평론가로서 작가의 글은 깊이 있게 자신의 견해를 펼쳐 나간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같은 사건을 경험하지만, 서술되어 있는 글들은 날카롭게 독자를 파고든다. 그중 가장 눈여겨보았던 장은 1<시인의 정의>이다. 그 중 뇌리에 박힌 말을 밝힌다.

     

     

     

    마음에 시정을 품은 누구나 시인이다.

     

     

     

     처음 저 글귀를 접했을 때, 선뜻 받아들이기에 어려웠다. 자신의 마음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도 모르는 현대사회의 사람들이다. 이유 모를 공허함과 허망함 속에 채움이라는 행위는 멀고 낯선 단어이다. 무엇인가 채우기에는 너무 힘든 세상이다. 자신의 허전한 마음을 채우기에, 알아주는 사람도 그런 관계도 찾기 힘들며. 스스로가 채워지지 않아 관계 속 타인들에 대한 공감을 배제한 채 살아간다. 글을 읽어도 감정이 배제된 자기개발서를 몇 번 들춰 보고 끝이 난다. 오죽하면 자신이 아픈지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말을 대부분의 사람이 수긍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마음에 시정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인문학자혹은 작가에 불구한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해서도 작가는 답한다. ‘우리 모두는 읽고 쓰는 삶을 살아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p.44) 이 대답으로 인해 결론은 우리 모두는 마음속 시정을 품은 시인이다. 글 중 칠곡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시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 하는 할머니들이 쓰신 시집, '시가 뭐고?'가 발간되었다. 할머니들의 시가 시집이 되고 사람들에게 읽히는 이유는 그들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별것 없이 그들의 일상,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와 울분. 모든 감정들이 아무것도 없는 무의 바탕에서 시가 되어 생동하는 생명을 가진 것 이다.

     

     

     

    칠곡 할머니들의 시집 '시가 뭐고?'

     

     

     '시인의 공책'의 저자 역시 직업으로서 작가에 대한 교착상태에 빠져있지만, 언젠가 도달할 자유로운 손가락으로 쓸 자유로운 글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채우고 싶어도 싶게 채워지지 않는 수많은 헛한 마음들을 품고 사는 우리가 어렴풋이 가야할 방향은 무엇일까? 구모룡 작가님은 자신의 자유로움을 위해 공책을 끼고 다니시기로 마음먹었다면, 우리 역시 우리의 를 나타낼 어떤 것을 품으면 되지 않을까. 그것이 공책이든 마음이든.

     

     

     과정 중에 생겨난 '시인의 공책' 역시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스스로 만의 힘을 발휘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역시 그 수많은 방향들 사이에서 우리만의 것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의 공책

     

    구모룡 지음 | 208쪽 | 13,000원 | 2018년 7월 10일

     

    저자가 기존에 가졌던 고민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인문적 사색과 통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등 다양한 주제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을 지향하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를 보여준다. 저자는 밀도 높은 글들을 통해 때로는 시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때로는 사회를 해부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공명을 흔들어놓는다.


     

     

     

    시인의 공책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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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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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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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8.08.01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수많은 방향들 사이에서 우리만의 것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공감가는 말이네요. 누구나 시를 쓰고 시 읽기가 일상인 그런 사회였으면 합니다.





    2. BlogIcon 실버_ 2018.08.02 17: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스스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고 기술한 구모룡 작가가 쓴 글은, 과연 교착상태가 맞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한다."는 말이 공감 가네요. 마음을 파고드는 글들이 많은 에세이집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