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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기

편집자는 우아한 직업?

by 산지니북 2008. 12. 18.
 

아~ 머리가 아프다. 왜냐. 보도자료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출판사 편집자가 하는 각종 잡무(?-난 편집자는 우아하게 책만 보고 교정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ㅠㅠ) 중에 아주 무지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보도자료 작성이다. 책 출간일에 맞춰 책 홍보를 위한 사전작업 중 하나다. 각종 일간지나 주간지 등 책 소개란에 실릴 수 있게 최대한 멋지게(?) 써야 한다.


출판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신문 서평란에 실리는 글은 모두 기자가 직접 책을 다 읽고 쓰는 줄 알았다. 물론 어떤 기자는 직접 다 읽고 편집자보다 더 정확하게 책의 내용을 간파하고 한번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게 서평을 쓰기도 한다. 진짜 예술이다.


하지만 보통 한 달에 거의 몇백 권씩(심했나!!) 쌓이는 책을 어떻게 다 일일이 읽어보고 서평을 쓰겠는가. 출판사에서 보내준 보도자료만 한 번 휘리릭 보고 다룰 것인지 말 것인지. A(신문 반 장 정도 큰 사이즈) 사이즈로 할 건지 E(두세 줄 정도) 사이즈로 할 건지 결정한다.


A 사이즈로 나면 무지 좋아한다. 신문광고보다 더 효과가 좋으니...

어디에? 당근 책 판매에 말이다. 기사가 안 나거나 작게 나면 엄청 스트레스 받는다. 옆에서 가재미눈으로 누군가 나를 갈군다.
 

아 무지 부담된다. 더구나 나같이 출판사 들어오기 전에는 일기 외에는 써 본적이 없는 경우에는 간단한 신변잡기 하나 쓰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막중한 임무를 띤 보도자료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각설하고 오늘은 조만간 출간될 <부산을 쓴다> 보도자료를 써야 한다.


요산 김정한 (부산일보 사진제공)

이 책은(잠깐 책 홍보 ㅎㅎ) 요산 김정한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제11회 요산문학제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된 책이다. 요산 김정한 선생은 누구보다 부산과 낙동강을 사랑하였다. 요산 선생은 그냥 단지 하나의 공간에 불과했던 곳에 장소성을 부여함으로써 우리 문학의 중요한 장소로 의미화하였다. 낙동강이 그냥 낙동강이 아니고 을숙도가 그냥 을숙도가 아닌 것이다. 그럼 뭘까요.(^^) 그러한 요산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로 부산작가회의에서 부산의 주요 명소와 지역을 소재로 시와 소설을 써서 시집과 소설집으로 묶어 낸다는 기획을 세우고 여러 시인과 소설가들에게 작품을 의뢰한 것이다.

 


‘부산을 쓴다-시집’은 문학제 행사 기간 중에 타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었고 소설집은 부산일보에 연재를 마친 후 연재된 20편에 8편을 더 추가하여 연재가 끝나면 출간될 예정이다. 부산작가회의 소속 작가 28명이 참여하여 부산의 명소나 장소를 개인적 체험이나 역사적 사실을 버무려 서사화하고 있다. 비록 한 편이 원고지 30매 분량으로 짧지만 한 편 한 편마다 한 편(으... 단어 반복, 나의 역량 부족)의 소설로 부족함이 없다.

12월 25일 부산일보에 마지막 연재(이상섭 소설가가 대망을 장식함-진짜 재밌음, 거짓말 아님)로 연재가 끝나면 짜잔~ 서점에 깔릴 예정이다. 거기에 맞춰 출간을 하기 위해 엉덩이에 땀띠 나게 열심히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편집은 이제 거의 다 끝났으니 난 보도자료를 써야 하고 디자이너는 표지작업을 하고 있다.

왼쪽 시안은 부산역 앞 거리풍경이고 오른쪽은 보수동 헌책방 골목 풍경.

 

일단 최종적으로 두 개의 시안을 잡았는데 어느 걸로 할까 의견이 분분하다. 여러분은 어느 것이 좋으세요? 추천 받습니다. 자기가 추천한 것이 선정되면 상품이 있을까요. 없을까요(갑자기 웬 존댓말). 자기가 추천한 표지가 책에 박히는 영광을 드림.ㅎㅎ.

이런 시도는 내가 알기로는 전 세계적(진짜?)으로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하여튼 이런 중요한 책의 보도자료를 써야 하는데 책이 색다르다 보니 보도자료 쓰기가 대략난감이다. 거기다 갖다 써먹을 자료도 설상가상으로 부족하다. 이 책을 엮은 이상섭(가명) 샘에게 도움을 요청하니 한 줄 써주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시얍”. 발뺌이다. 아 이런 갈수록 태산이다. 거기다 수시 때때로 우리 사장님은 빨리 쓰라고 닦달이다. 정말 웬수가 따로 없다.

어쨌든 없는 머리 쥐어짜서 보도자료나 빨리 작성해야겠다. 아자아자. 잘 쓸 수 있게 기를 불어 넣어 주셔!!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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