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머리가 아프다. 왜냐. 보도자료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출판사 편집자가 하는 각종 잡무(?-난 편집자는 우아하게 책만 보고 교정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ㅠㅠ) 중에 아주 무지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보도자료 작성이다. 책 출간일에 맞춰 책 홍보를 위한 사전작업 중 하나다. 각종 일간지나 주간지 등 책 소개란에 실릴 수 있게 최대한 멋지게(?) 써야 한다.
출판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신문 서평란에 실리는 글은 모두 기자가 직접 책을 다 읽고 쓰는 줄 알았다. 물론 어떤 기자는 직접 다 읽고 편집자보다 더 정확하게 책의 내용을 간파하고 한번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게 서평을 쓰기도 한다. 진짜 예술이다.
하지만 보통 한 달에 거의 몇백 권씩(심했나!!) 쌓이는 책을 어떻게 다 일일이 읽어보고 서평을 쓰겠는가. 출판사에서 보내준 보도자료만 한 번 휘리릭 보고 다룰 것인지 말 것인지. A(신문 반 장 정도 큰 사이즈) 사이즈로 할 건지 E(두세 줄 정도) 사이즈로 할 건지 결정한다.
A 사이즈로 나면 무지 좋아한다. 신문광고보다 더 효과가 좋으니...
어디에? 당근 책 판매에 말이다. 기사가 안 나거나 작게 나면 엄청 스트레스 받는다. 옆에서 가재미눈으로 누군가 나를 갈군다.
아 무지 부담된다. 더구나 나같이 출판사 들어오기 전에는 일기 외에는 써 본적이 없는 경우에는 간단한 신변잡기 하나 쓰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막중한 임무를 띤 보도자료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각설하고 오늘은 조만간 출간될 <부산을 쓴다> 보도자료를 써야 한다.
요산 김정한 (부산일보 사진제공)
12월 25일 부산일보에 마지막 연재(이상섭 소설가가 대망을 장식함-진짜 재밌음, 거짓말 아님)로 연재가 끝나면 짜잔~ 서점에 깔릴 예정이다. 거기에 맞춰 출간을 하기 위해 엉덩이에 땀띠 나게 열심히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편집은 이제 거의 다 끝났으니 난 보도자료를 써야 하고 디자이너는 표지작업을 하고 있다.
왼쪽 시안은 부산역 앞 거리풍경이고 오른쪽은 보수동 헌책방 골목 풍경.
일단 최종적으로 두 개의 시안을 잡았는데 어느 걸로 할까 의견이 분분하다. 여러분은 어느 것이 좋으세요? 추천 받습니다. 자기가 추천한 것이 선정되면 상품이 있을까요. 없을까요(갑자기 웬 존댓말). 자기가 추천한 표지가 책에 박히는 영광을 드림.ㅎㅎ.
이런 시도는 내가 알기로는 전 세계적(진짜?)으로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하여튼 이런 중요한 책의 보도자료를 써야 하는데 책이 색다르다 보니 보도자료 쓰기가 대략난감이다. 거기다 갖다 써먹을 자료도 설상가상으로 부족하다. 이 책을 엮은 이상섭(가명) 샘에게 도움을 요청하니 한 줄 써주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시얍”. 발뺌이다. 아 이런 갈수록 태산이다. 거기다 수시 때때로 우리 사장님은 빨리 쓰라고 닦달이다. 정말 웬수가 따로 없다.
어쨌든 없는 머리 쥐어짜서 보도자료나 빨리 작성해야겠다. 아자아자. 잘 쓸 수 있게 기를 불어 넣어 주셔!!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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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한 표. 부산 역 맞은편 풍경. 이렇게 보니 달라 보이네요. 보리밥집에서 된장에 쓱쓱 비벼 먹은 보리밥도 맛있었어요. 가격도 저렴하구요. 백조커피숍은 기억 잘 안나네요.
답글
부산일보는 크게 쓰겠네요. ^^ 보수동 책방 골목 한번 간다간다하는 게 근 1년째네요. 글 잘 읽었음다.
답글
감사합니다. 부산일보 외에는 조금 걱정이 되네요.^^
답글
왼쪽에 매우 한표입니다. 서울토박이 저로써는 오른쪽 골목길은 서울풍경 혹은 그냥 전국곳곳에 있는 골목길이라고 해도 믿겠는데. 왼쪽은 색감이나 느낌이 확 달라요!!
답글
할렘녀님. 한 표 주신 왼쪽 표지로 책이 나왔답니다. ^^
편집자 하는 사람의 마음이 올라와 있는걸 보니깐 세삼 방가우면서도 굉장히 어려워 보이네요
답글
다른 업무도 다 그렇지만 보도자료는 특히 중요하니까 항상 신경이 많이 쓰여요ㅎㅎ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