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다 보니 신문, 주간지, 월간지 등을 포함해 매달 약 10여 종의 정기간행물을 구독합니다.
필요해서 보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구독하기도 하지요. 한겨레, 부산일보, 경남도민일보, 국제신문, 조선일보, 한겨레21, 시사인, 기획회의, 출판저널, 월간북새통, 진보평론 등 대부분 시사지와 출판 관련 잡지들입니다. 한달, 아니 매주마다 수북히 쌓이는 신문잡지들의 구독료도 만만치 않지만 그 많은 것들을 죄다 읽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이 더 큽니다. 사실 다보진 않습니다. 대충 보고 재미난 것만 꼼꼼히 읽습니다.
잡지가 오면 우선 차례를 휘리릭 훑어본 후 출판 기사가 있는 페이지를 젤 먼저 봅니다. 혹시 책 기사가 실렸는지 확인해야하니 말이죠. 우리 책 기사가 나면 스크랩도 해둬야 하고 이렇게 홈피나 블로그에 올려 기사났다고 동네방네 자랑도 해야 하니까요.
2009년 한겨레21 첫 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레닌과 미래의 혁명>(그린비)이 큼지막하게 소개되었고, 히틀러와 스탈린 두 독재자를 비교한 <독재자들>(교양인), 2008년 여름의 촛불 현장을 기록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한겨레출판), 28명의 일하는 사람들 얘기를 다룬 <양극화 시대의 일하는 사람들>(창비)과 함께 부산 소설가 28인의 합동 소설집 <부산을 쓴다>(산지니)가 소개되었습니다. 간결하고 깔끔한 소개글이었습니다. 좀 짧은 게 흠이지만요.
부산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이 부산을 배경 삼아 쓴 28편의 소설. 28명의 작가는 부산에서 친숙하거나 애착이 가는 공간을 선택해 소설을 썼다. 박명호는 사직야구장, 김미혜는 온천천, 이인규는 두구동 연꽃소류지를 선택했다. 국숫집도 있고 해운대, 광안리 등 유명 관광지도 있다. 장소를 탐색하며 사색의 여정을 기록하기도 하고 엉뚱한 장소에서 짧은 연관어로 그곳을 추억하기도 한다.
- <한겨레21> 88쪽
잡지 얘기를 하다보니 생각나는데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모 잡지에 신간 기사가 짤막하게 났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우리책을 소개해 준 일이 없었기에 왠일이냐며 반가워하고 있는데, 바로 다음날인가 그 잡지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 달로 정기구독이 끝나는데 연장신청 하시겠어요?"
마음 약한 우리 사장님 "네, 바로 입금하겠습니다." 하시더군요. 출판사 살림도 어렵고 하니 이 잡지는 끊어야겠다고 말한 게 불과 2~3일 전 일이었는데 말입니다. 짤막 기사 몇줄에 마음을 바꾼게 민망했는지
"잡지사도 먹고 살아야지" 라고 한마디 덧붙이더군요.
요즘 출판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이다 보니 잡지들도 피해갈 수 없는데 구독자를 늘려보려고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의도적으로 기사를 실어준건 아닐까(?) 잠깐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결국은 '책이 좋아 선택됐을거야'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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