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출판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시장성이 약하다는 이유로 지역의 문화 자산이 소멸할 위기에 놓여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파수꾼 역할을 하는 데가 지역출판사라고 생각합니다.”(부산 소재 출판사 ‘산지니’ 강수걸 대표)

“지역출판사의 생존 비결을 묻는 이들에게 늘 이야기하는 게 있어요. ‘독서모임을 운영하라’는 말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고 독자와 접촉면을 늘려나가는 다양한 방법을 만들어 나갈 수 있죠.”(대구 소재 출판사 ‘학이사’ 신중현 대표)

수도권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대한민국에서 지역출판사가 활로를 개척하기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몇몇 사례들을 통해 그 현황의 일단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전국 16개 지역출판사의 ‘생존 비결’이 소개되고 있다. 출판사 운영을 묻는 저자의 질문에 다들 처지는 조금씩 다르지만, 한 명도 빠짐없이 “지금 하는 일이 행복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출판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출판만으로 돈을 버는 지역출판사도 있지만, 아직 많은 곳이 광고디자인이나 제작대행 등으로 돈을 벌어 출판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메우는 형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출판을 계속하는 것을 보면, 행복이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투여하는 땀의 열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한국지역출판연대에서 지난해 대구에서 연 지역 도서전의 세미나 모습. 지역 출판인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사진 한국지역출판연대]

 

광주에서 종합문예지 ‘문학들’을 17년째 발행해온 ‘심미안’의 송광룡 대표에게 책 만들며 살아온 삶이 행복하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50대 초반까지도 불만족스러웠어요.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하고 시간에 쫓기며 사는 게 힘들었죠. 원래 처음 생각했던 대로 내 글을 쓸 여유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최근에 생각을 바꿨습니다. 이제 저도 곧 60이 되는데, 여러 가지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사는 사람도 많잖아요? 그런데 제가 한 가지 일로 이렇게 살아올 수 있었다는 건 이 일이 나에게 맞는다는 것이고, 그것이 행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새롭게 ‘지역출판’에 도전해보려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묻자 대전 소재 출판협동조합 ‘모두의책’ 김진호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베스트셀러에 너무 목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중앙에서 만드는 책 흉내 내서 그저 그런 책 만드는 거라면 의미가 없다고 봐요. 그 지역이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책을 만들어라. 그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이밖에 전북 고창군 해리면 월봉마을에 있는 옛 나성초등학교를 인수해 설립한 ‘책마을해리’의 이대건 대표, 강원도 춘천에서 계간잡지 ‘문화통신’을 발행하는 유현옥 편집주간, 충북 청주시에서 23년간 130여 종의 지역책을 출간해온 ‘도서출판 직지’의 이성우 대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려는 ‘한그루’ 김영훈 대표·김지희 편집장, 1년에 한 권만 내는 ‘책공방출판사’ 김진섭 대표 등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지역출판을 이끄는 이들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살찌우는 문화일꾼”이라며 저자는 “잘 팔리는 책, 돈 되는 책은 아닐지라도, 지역에는 꼭 필요한 책, 문화 다양성과 지적 자산을 불리는 책들을 꾸준히 출간해온 이들의 고군분투를 응원한다”고 했다.

배영대 학술전문기자 balance@joongang.co.kr

 

 

▶ 출처 : 중앙선데이

 

어렵지만 행복한 지역 출판

지역출판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김주완 지음 부카 "시장성이 약하다는 이유로 지역의 문화 자산이 소멸할 위기에 놓여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파수꾼 역할을 하는 데가 지역출판사라고 생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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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부산에서 책 만드는 이야기 : 산지니출판사 블로그 e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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