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오늘 어떤 음식을 드셨나요? 저는 아침으로 호밀빵에 요구르트 요거트와 무화과크림치즈를 발라 먹고 왔답니다. 한식을 좋아하지만 전날 미리 국이라도 끓여놓지 않으면 아침은 대충 떼우기 일쑤인 것 같습니다. 대신 하루 종일 고생한 나에게 맛있는 저녁을 선사하곤 하죠.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맛이 있어야 하지만, 맛만으로 요리를 판단하기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예를 들어 된장찌개는 뚝배기, 빵은 편평한 접시에 놓고 먹어야 하는 것처럼요. 음식에 어울리는 알맞은 그릇을 사용해서 음식을 먹어야 그 요리를 온전히 즐기고 있는 기분이 들지 않나요? 또, 나를 대접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정성을 들인 요리라함은 그 맛도 맛이지만 정갈하게 담겨 있는 플레이팅도 중요하잖아요.(물론 설거지거리가 쌓이는 것이 싫어서, 대충 먹기도 하지만요ㅎ)
이처럼 『요리의 정신』은 요리 그 자체뿐 아니라 요리를 넘어서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산지니에서는 『요리의 정신』 박영봉 저자를 만나 요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겨자 소스가 든 용기는 어떤가. 알다시피 겨자색은 썩 유쾌한 색상은 아니다. 냉면이 나오면 취향에 따라 식초를 친 후 노란 겨자병 뚜껑을 연다. 어쨌거나 유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용기를 누르면 거북한 소리를 내며 노란 겨자가 구멍으로 나온다. 무슨 벌레라도 만지는 심정으로 식초와 겨자병을 놓고 나면 맛의 기대치는 한참이나 내려가고 만다.(...)
조미료 용기도 그릇이며, 젓가락도 숟가락도, 젓가락을 놓는 받침도 모두 하나의 독자적인 식기의 영역이다. 덩치가 작다고 역할마저 작은 것이 아니다. (...) 예쁘고 재미있는 수저받침이 놓인 밥상을 받으면 그날 요리의 화룡점정을 느낄 수도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생각으로 보면, 흔히 사용하는 '맛집'보다는 '멋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_<식기의 영역> 중에서
『요리의 정신』을 읽고 허를 찔린 기분에 묵직한 두통을 앓았다. 대한민국요리명장 휘장을 어루만지면서 내 안일함의 벽을 두드리는 죽비소리를 들었다. 외식업의 3대 성공요인이라는 공간, 맛, 서비스라는 카테고리를 단박에 재고하게 했다. 오직 궁극의 세계를 추구하는 정신, 손님을 향한 절대적 집중이 요리의 정수라는 점을 새삼스레 곱씹게 해주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우리 요리의 비상을 위한 새 출발선으로 여길 만한 하나의 이정표라 해도 좋으리라. 그리고 요리를 둘러싼 세계를 다양한 시선으로 보여주는 즐거움은 덤이다. _서정희(대한민국요리명장, 동의과학대 석좌교수)
음식은 인간의 삶에 필수 불가결 요소인 만큼 이번 강연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많이 기대됩니다! 먹방에 대한 사유부터, 한국의 음식이 세계화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도예와 그릇에 대한 생각, 임진호, 로산진 등 요리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하고 알차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요리와 요리의 정신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독자님들, 산지니X공간에서 만나요!
『요리의 정신』 박영봉 작가와의 북토크
🍴 일시: 5월 25일(목) 저녁 6시
🍴 장소: 산지니X공간(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97 A동 710호)
🍴 온라인: 유튜브 채널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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