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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표현하는 조선통신사의 여정_국악공연 무용극 <춤, 조선통신사 유마도를 그리다> 후기

by euk 2023. 5. 17.

5월 중순,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의 무용극 <춤, 조선통신사 유마도를 그리다> 시즌 2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지난 수요일, 퇴근 후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국립부산국악원에 방문하였습니다. 예전부터 국악원에서 하는 공연들을 관람하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서 국악원에 방문하게 되어 아주 기뻤답니다! 길거리에서 풍물패가 공연하면 지나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춰 감상하곤 하는 저로서는 공연장에서 듣는 국악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고, 우리나라 전통 무용과 산지니의 소설 <유마도>가 어떻게 재탄생했는지 무척 궁금했기에 기대를 잔뜩 안고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

 

 

국립부산국악원 내부에 있는 북카페

 

건물 입구에는 무용극 <춤, 조선통신사 유마도를 그리다> 시즌2를 연계로 전시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과 한지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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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인형, 조선통신사 악기와 춤을 기억하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 1607년부터 1811년까지 두 차례 일본으로 파견된 외교 사절단이다.

총 400~5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외교 사절단이 일본 수도 에도에 도착하기까지는 반년 이상이 소요되었다. 이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록물로는 한일 양국의 외교 문서, 여정과 문화 기록, 사절단으로 참석한 인물의 기행문, 변박과 같은 통신사 수행 화가들이 그린 서화 등 총 111건 333점이 있다.

이 가운데 1711년 숙종37년조선통신사행렬도의 등성행렬도는 통신사 행렬을 맞이하기 위해 일본 측에서 그린 배치도로 2,1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행렬이 묘사되어 있다.

이에 조선통신사 행렬을 한지인형으로 재현한 소향한지예술창작협회의 작품을 전시하여, 유형(有形)의 한지인형 전시와 무형(無形)의 <유마도> 시즌2 공연을 색다르게 감상할 기회를 마련했다.

모쪼록 국립부산국악원의 조선통신사 관련 공연과 연계 행사가 한국과 일본의 지속적인 문화교류와 양국의 화합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무용극 유마도는 조선통신사와 동행한 무명의 화가 변박이 그린 그림인 ‘유마도’의 비밀을 파헤치며 조선통신사의 여정을 그려낸 강남주 작가의 소설 <유마도>를 모티브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약 1시간 20분 동안 공연된 무용극은 총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는 우리나라 전통 국악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특히 꽹과리 연주자에게 반해버렸답니다! 꽹과리를 빠르게 치면서 박자를 놓치지 않는 그 노련함에서 절로 감탄이 나오더라고요. 아주 살짝 꽹과리를 배워본 경험이 있는 저는 연주자분의 손이 아프시진 않을까 걱정되기 했습니다. 하핫

온몸이 울리는 국악 라이브 공연은 제 안에 있던 흥을 깨웠습니다. 무대 아래에서 무대 위 전개에 맞는 연주를 하는 국악연주단 분들에게 아주 큰 박수를 드렸답니다:)

 

▼ 무용극 내용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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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먼 바다 앞의 마지막 길

Scene 1 육지의 길 끝, 동래에 무사귀환의 염원들이 있다

Scene 2 맑은 기운으로 몸을 닦아 깨끗한 정신을 마음에 담는다

Scene 3 통신사, 모두 신명의 힘을 함께 입어 해 돋는 바다에 돛대를 띄우다

Scene 4 떠나갈 옷소매를 붙들고 눈물을 흘리다

 

제2장  북치고 피리 불며, 통신사의 배에 출항의 돛을 높이 걸었다

Scene 1 길한 동풍이 불어 물결이 잔잔하니 격군들이 노를 재촉하다

Scene 2 별들은 찬란함을 잃어가고 통신사들의 배는 물마루에 닿았다

Scene 3 파도가 악독하게 솟아오르고 성난 바람과 비가 배를 흔들다

Scene 4 성군의 신의가 담긴 통신의 의지에 풍백이 감복하다

 

제3장  통신사들 마침내 동쪽 땅을 딛다

Scene 1 통신사들 국서를 모시고 평화의 길 위에 서다

Scene 2 버드나무 아래, 조선의 하얀 말

 

에필로그  두 마음이 서로 같네

 

 

공연은 조선통신사가 무사히 바다를 건너 일본 땅에 도착하는 여정을 춤과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통신사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 성난 바람과 비, 악독한 파도를 만나 난항을 겪는 장면이었습니다. 바다의 신, 풍백이 독무로 성남을 표현하고, 우사와 운사, 적운들이 일렁이는 파도를 표현하는 춤은 다시 보고 싶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또한 춤뿐만 아니라 무용단의 의상 또한 그들의 움직임이 성난 바람과 파도를 표현하는 것을 극대화해 주는 것이라 정말 인상적이어서 더욱 집중해서 공연을 보았습니다. 

(풍백의 독무와 적운들의 춤 장면이 끝난 뒤 관객들의 박수가 환호성이 제일 컸다는 사실!)

통신사들이 출항하는 장면에서, 배 '사견선'에 올라 노를 젓는 통신사들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또, 주인공 변박이 조선을 떠나는 날,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누이가 그 슬픔을 표현하는 노래를 불렀을 때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오르기도 했습니다. 

 

 

국립부산국악원에서 처음 본 공연. 첫 관람을 산지니에서 출간된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무용극으로 감상할 수 있어 기쁘면서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 국악의 아름다움과 전통 의상, 한복의 아름다움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답니다. 이번 공연 관람을 계기로 앞으로도 국악원에서 열리는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통 음악과 춤으로 만든 공연이 전국, 전 세계에서 다양하게 공연되길 바라며,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강남주 장편소설  유마도

강남주 지음 | 264쪽| 13,800원 | 2017년 10월 30일 출간

무명 속에서도 임란의 아픔과 조선의 기개를 화폭에 수놓는 위대한 예술가, 변박. 하지만 한양이라는 중앙 무대가 아니라 변방 동래의 화가였기 때문에 재능을 꽃피우기가 어려웠다. 그런 변박은 자신을 알아본 조엄 정사를 통해 조선통신사에 합류하게 됐고, 길고 고된 여정을 함께한다. 기선장이 되어 조선통신사의 항해를 도맡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그림과 글에 대한 열정은 대마도에서 몇 점의 작품으로 남게 되는데….

 

 

▶ 무용극 <춤, 조선통신사 유마도를 그리다> 시즌1 후기 보러 가기

 

춤, 조선통신사 유마도를 그리다 - 무용극 유마도를 보고 와서

지난 주 금요일, 부산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제11회 국립부산국악원무영단 정기공연 - 춤, 조선통신사 유마도를 그리다 (이하 무용극 유마도)에 다녀왔습니다. ▲ 부산국립국악원 무용극 유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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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마도> 자세히 보러 가기

 

조선통신사 변박, 버드나무 아래 말을 그리다 :: 소설 『유마도』(책소개)

강남주 장편소설 유마도柳馬圖 조선통신사 변박, 버드나무 아래 말을 그리다 조선통신사 사행길에 오른 동래 화가 변박! 일본의 호넨지에 남겨진 그의 그림 ‘유마도’의 비밀을 파헤치며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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