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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이야기지만 야구 이야기이기만 한 것은 아닌_『인생 뭐, 야구』 디트 언론소개

by ellelitunlivre 2024. 6. 24.

오랜만에 『인생 뭐, 야구』 서평이 언론에 소개되었습니다.
정덕재 시인께서 책을 읽고 야구에 대한 개인적인 추억과 함께 서평을 남겨 주셨어요.
"풍부한 야구기자 경력을 바탕으로 쓴 글이라 기록의 다양성도 있지만, 때로는 커브 같은 시선으로, 때로는 직구 같은 날카로움으로 문장을 이어간다. 매력적이다."라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네요.
(담당 편집자가 야구 덕후라는 것은 어떻게 아셨을까요?ㅎㅎ 네 그게 바로 접니다..)

다음주면 올스타 브레이크입니다. 시즌의 절반을 마친 선수들이 후반기를 준비하는 동안
팬들은 전반기의 재미있었던 경기 하이라이트를 다시 챙겨 보기도 하는데요.
올해는 야구와 삶을 함께 바라본  『인생 뭐, 야구』를 읽으며 올스타 브레이크를 보내는 건 어떠신가요?

 


 

홈플레이트로 다시 돌아와야 이기는 야구

[정덕재의 반투명 리뷰] 김양희 '인생 뭐, 야구'를 읽고

정덕재 시인·르포작가. 자료사진

1991년 6월19일, 해태 타이거즈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팀 통산 5천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날 광주경기에서 해태의 선동열은 상대팀인 빙그레 이글스를 상대로 18개 탈삼진을 뽑아냈다. 선동열은 빙그레 선발 전원을 삼진으로 잡는 진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사 가운데 어느 날짜를 들춰봐도 흥미 있거나 이색적인 기록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야구는 기록경기다. 다승 타율 방어율 탈삼진 출루율 등 의미있는 기록을 다양하게 분류한다. 팀과 선수, 좌타자와 우타자, 우투수와 좌투수, 그리고 각 포지션 마다 나눠 기록을 남긴다. 이런 기록을 일상에서 응용해 쓰는 경우가 간간이 있다, 방송작가 일을 할 때 전날 방송된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물어보면 야구 기록으로 대꾸하는 이들이 많았다.

“뭐, 선동열 방어율 수준이지.”

선동열이 해태 타이거즈 시절에 평균 자책점이 1.20 수준이니, 선동열 방어율만큼 시청률이 나온 것은 방송가에서는 거의 최악의 수준이라는 뜻이다.

보문산 자락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이 프로야구 초창기였다. 걸어서 10분 남짓 되는 곳에 한밭야구장이 있어 종종 야구장 담을 넘곤 했다. 1982년 투수 박철순이 24승을 달성한 해에는 그의 등판 자체가 화제의 중심이었다. 당시에는 야구장 경비를 전경들이 담당하고 있었는데, 담을 넘다가 잡히면 무릎을 꿇고 앉으라고 했다.

“어린 놈들이 공부는 안하고…”

“어디 학교 다녀?”

“누나 있어?”

전경들의 질문은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 않아 없는 누나를 만들어 말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어떤 3대 독자 녀석은 갑자기 자신이 3녀 1남의 막내라고 말하면서 무릎 꿇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무릎이 서서히 저려오기 시작할 때쯤이면 전경들은 일어나서 경기를 보라며 선처(?)를 해주었다.

야구의 의미있는 기록들은 선수들의 평가와 직결되는데, 뛰어난 기록을 남긴 선수들은 창작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노인은 양키스 팬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양키스의 디마지오 선수 추종자다. 노인이 소년에게 건네는 한마디는 그 선수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양키스를 믿어라, 얘야. 위대한 디마지오를 생각해.”

노인이 말한 위대한 디마지오는 1941년 5월 15일, 화이트삭스 경기에서 안타를 치기 시작해 7월 16일 경기까지 무려 56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간 선수다. 마릴린 먼로와 결혼해 널리 알려지기도 했던 디마지오 선수는, 더스틴 호프만이 나온 영화 '졸업'의 삽입곡 'Mrs. Robinson'에도 그 이름이 등장한다.

사이먼 앤 가펑클은 ‘Where have you gone, Joe Dimaggio?' 라는 가사를 읊조리며 디마지오의 행방을 묻는다.

‘25년 차 스포츠 기자가 야구를 보며 떠올린 사람들과 질문들’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인생 뭐, 야구>는 부산에 있는 지역출판사 ‘산지니’가 펴낸 책이다. 롯데 자이언츠 얘기가 많을 줄 알았는데 여러 구단과 많은 선수의 활약이 고르게 들어있다. 메이저리그 얘기까지 포함되어 있어 야구 경기가 없는 날, 야구가 생각날 때 간간이 들춰봐도 좋을 만한 책이다. 풍부한 야구기자 경력을 바탕으로 쓴 글이라 기록의 다양성도 있지만, 때로는 커브 같은 시선으로, 때로는 직구 같은 날카로움으로 문장을 이어간다. 매력적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편집자가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초판 1쇄 발행일은 2024년 4월 12일이다.

“야구는 결국 홈플레이트를 돌아와야만 이기는 스포츠다. 홈플레이트에서 시작해 홈플레이트로 되돌아오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끔 꼼수도 통한다. 하지만 이는 제한적이다. 지속 가능한 야구는 땀과 열정으로만 가능하다. (중략) 오늘도 1루로 나갈 방법을 진지하게 연구해봐야겠다. 어제의 방법은 통하지 않을 테니까”

저자인 김양희 기자는 야구를 말하고 있지만, 야구의 삶이 꼭 야구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건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화이글스 감독이 바뀌었다. OB베어스가 대전 충청을 연고로 하는 구단으로 출발해서 그런지, 김경문 감독의 한화이글스 부임은 반가웠다. 프로야구 출범 당시 김경문 감독은 공주고 출신으로 OB베어스에 우선 지명되었고, 동시에 입단한 조범현과 함께 포수 마스크를 번갈아 썼다. 훗날 조범현은 기아타이거즈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김경문 감독이 한화이글스에서 프로리그 첫우승을 맛보기를 바란다.

한화가 가을야구를 한다면, 나는 비운의 전설인 장명부 선수가 떠오를 것이다. 한때 디지털 키 비밀번호로 설정했던 3016과 함께.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30승 16패의 기록을 남긴 장명부는 2005년 세상을 떠났다. 한국시리즈가 열릴 때가 되면, 장명부를 좋아했던 이들은 그의 죽음 옆에 남아 있던 문구를 되새김질하며 낙엽 진 거리를 걷지 않을까.

”낙엽은 가을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출처: 2024년 6월 20일 자 <디트NEWS24> 정덕재 시인

 

홈플레이트로 다시 돌아와야 이기는 야구 - 디트NEWS24

1991년 6월19일, 해태 타이거즈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팀 통산 5천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날 광주경기에서 해태의 선동열은 상대팀인 빙그레 이글스를 상대로 18개 탈삼진을 뽑아냈다. 선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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