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이와 함께 해운대 고은사진미술관 국제사진가 기획전에 다녀왔다.
구와바라 시세이라는 일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전시 제목이 <내가 바라본 격동의 한국>이었다.

구와바라 시세이 <내가 바라본 격동의 한국>

카페를 겸한 미술관은 지하부터 2층까지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하에는 구와바라 선생이 일본에서 미나마타병 환자를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2층에는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60년대부터 한국 현대사의 현장을 찍은 것들이었다. 1965년 서울에서 시위하는 대학생들, 베트남으로 파병을 나가는 장병들, 80년대 팀스피리트 훈련 장면, 88년 전두환 체포를 외치는 데모대를 진압하는 경찰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 곳곳에 렌즈를 들이댄 작품들이었다.
카페를 겸한 1층에는 1960년대 한국 농촌의 모습을 찍은 작품들이 있었는데, 아이를 데리고 장보러 가는 아낙네의 모습 등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작품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참에 전시된 것인데, <어릴 때 생선을 먹고 의식불명이 된 채 식물상태에 빠진 소년환자. 1966>이라는 작품이다. 멀쩡한 아이가 생선을 먹고 식물인간이 되었다면 그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사진에서 보는 소년의 눈이 얼마나 예쁜지. 가슴이 먹먹하다. 



1956년 일본 구마모토 현의 미나마타 시에 있던 칫소공장의 폐수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메틸수은에 중독되어 생긴 병이 바로 미나마타병이다. 당시 일본은 지역주민들의 건강보다 칫소가 생산하는 아세트알데이드가 더 중요해 폐수를 배출하는 기업을 규제하는 데는 미온적이었다. 마치 지금의 이명박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기치 아래 '기업범죄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있는 것과 꼭 닮았다. 1950년대 발생한 미나마타병 환자의 고통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조만간 출판 예정인 <절망사회 일본>이라는 책에도 이 미나마타 환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미나마타병 간사이 소송 대법원 판결 후 구마모토와 가고시마 두 현에서 새로운 인정신청이 잇따라 2005년 9월 말까지 3천 명을 넘었다. 또 2005년 10월 미인정환자들이 만든 ‘미나마타병 시라누이 환자회(회장 오이시 도시오)’는 국가인 구마모토현과 칫소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구마모토 지법에 제소했다. 원고단은 최종 1천 명 규모가 될 전망이고 집단소송은 1995년 미나마타병 정부 해결책으로 다수의 소송이 취하된 이래 처음이다. 가고시마현 내의 피해자 단체, 미나마타병 이즈미 모임(회장 오노우에 도시오)도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 소송에 대해 고이케 장관은 인정기준을 개선하지 않을 생각을 드러내면서 화해에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절망사회 일본(가제)-가마타 사토시 지음, 김승일 옮김, 산지니 출판 예정

   
Posted by 아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