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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273

[서평]사우스 센트럴의 사라진 여인들 『그림 슬리퍼』 책을 처음 집었을 때 강렬한 색감의 표지가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인 스릴러 소설 중 하나가 아닌가 싶었다. 그림 슬리퍼라는 제목은 무슨 뜻일까 궁금하던 찰나 '어두운 공동체의 느긋한 살인마, 잠들었던 살인마를 파헤친 기자 리포트' 라는 문구에 눈길이 갔다. 스릴러 소설이 아닌 논픽션이라니, 구미가 당겼다. 이 책은 범죄 전문 기자인 크리스틴 펠리섹이 '흑인'이자 '여성' 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희생양이 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10년 동안 기록한 책이다. 젊은 여성들을 살해하고 그 시신을 쓰레기통에 아무렇게나 버린 연쇄살인범. 그림 슬리퍼라는 책 제목은 펠리섹 작가가 연쇄살인범에게 붙인 별명이다. 이토록 극악무도한 사건에 대해 정부와 언론은 잔인하리만큼 무관심했다. 저자는 연쇄살인범에게 별명 하나 없는 .. 2019. 7. 15.
[저자 인터뷰] 견디는 삶을 사는 자들을 위한 글. 『데린쿠유』의 안지숙 작가님 인터뷰. 안녕하세요. :-) 산지니 인턴 하혜민입니다. 지난번에 올린 『데린쿠유』의 서평에 이어 저자 인터뷰까지 맡게 되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원래라면 직접 찾아뵙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하지만, 안지숙 작가님이 계신 곳과의 거리가 멀어 직접 찾아뵙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너무 아쉽게도 서면 인터뷰로 진행하게 됐습니다.책을 읽고 제가 궁금했던 점이나 알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질문을 드렸는데, 작가님께서 아주 상세히 답변해 주셨습니다. 다 같이 한번 보실까요? ▲ 안지숙 작가님께서 찍어주신 사진. Q. 안지숙 작가님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 출간됐습니다. 장편이니만큼 오랜 시간 공을 들이셨을 것 같아요. 『데린쿠유』가 출간된 기분이 어떠세요? A. 되게 막 좋을 것 같았는데…. 책을 처음 받아 .. 2019. 7. 15.
[서평]『CEO 사회』우리가 알고 있던 CEO 사회, 그 익숙함에 의문을 던지다 영화 ,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 ‘인턴’에서는 짧은 기간 안에 의류 사업을 성공시킨 젊은 CEO 역할이 나온다. 가정에서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하여, 회사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CEO가 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열정적이면서 매력적으로 나타난다. 중간에 가정과 회사에서 갈등을 겪지만, 주인공은 끝내 어려움을 극복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영화나 드라마가 그리는 인물 덕분일까. 생각해보면 나에게 있어서 CEO는 큰 위기를 극복한 만큼 큰 성과를 달콤하게 누린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미래를 예측한 결과, 배포가 크게 결정을 한다는 이미지까지. 내가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던 CEO에 대한 이미지는 호와 불호의 선택지가 있다면 "호(好.. 2019. 7. 15.
[서평] 부단한 오늘을 일어난 우리에게,『시로부터』 "안개와 구름이 산의 정상을 가만히 품어주고 있는 풍경을 더듬어가다 나는 달을 정복한 인간의 비애를 생각했다. 달의 정복은 인간이 쟁취해낸 승리가 아니라 정복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가 주는 꿈과 상상의 나래를 잃어버린 서글픈 상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달을 정복하고 나서 인간은 무한한 달나라의 동화와 기원을 잃었다. 달그림자의 포근한 위안과 갈구를 잃어버렸다. 달은 이제 그저 무미건조한 돌덩어리에 불과하다." ‘책을 들어가기 앞서’: 프롤로그 최영철 시인의 산문집 『시로부터』는 ‘시의 사부’, ‘시의 무늬’, ‘시인 산책’으로 이뤄져 있다. ‘시의 사부’에서는 우리가 망각하고 있던 것을 일깨우고 오로지 ‘시’에 대해 말한다면, ‘시의 무늬’에서는 시인으로서 ‘시인’을 정의하고 세상에 있어 자신의 역할.. 2019. 7. 12.
[서평] 마음속의 깊고 어두운 지하도시, 『데린쿠유』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첫인상은 ‘그게 뭐지?’였다. 생전 처음 듣는 단어가 좀처럼 입에 붙지 않아 속으로 몇 번을 따라 뱉었지만 이번에 서평 맡은 책이 뭐지?, 하고 누군가 물으면 단박에 대답하지 못한 기억이 몇 번 있다. 데린쿠유. 터키에 있는 대규모 지하 도시. ‘깊은 우물’이라는 뜻(130쪽)으로 소설의 제목이자, 소설 속 인물들의 성장 서사를 그리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어다. 주인공 현수는 형인 명수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와 엄마인 복임의 서늘한 시선 속에서 자란 28세 청년이다. 자기주장이 없고, 타인과 잘 어우러지지 못하는 이른바 ‘무디고 미련스럽고 살진 똥돼지의 이미지’(17쪽)로 학창 시절을 보낸 현수는 성인이 되어서도 주류에 속하지 못한다. 자신이 재단해서 깎은 든든한 .. 2019. 7. 12.
그가 닿는 모든 곳이 자신의 필드,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를 읽고 토론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 인턴 하혜민입니다. 저를 포함해 총 4명의 인턴이 있는데요, 저희가 가장 처음 맡은 업무는 정상천 작가님의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라는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저희는 지난 7월 4일 햇볕이 좋은 날 나란히 모여 앉아 책에 대한 이야기를 두 시간 동안 나누었어요. 기존의 찬반 토론 형식 대신 책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논의하는 토의에 가까운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서영해 선생님을 제외한 모든 인물의 호칭은 임의로 생략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미국에 이승만이 있다면 유럽에는 서영해." 먼저 책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는 유럽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서영해 선생님의 삶을 전체적으로 담고 있는.. 2019.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