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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02.27 화랑의 기원이 된 신라 여성, 원화를 주목하다! 역사 소설『랑』김문주 작가와의 만남
  3. 2019.02.19 [94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정상천 작가]
  4. 2019.02.07 [행사알림] 93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 김문주 작가 <랑>
  5. 2019.01.15 겨울과 잘 어울리는 소설집,『볼리비아 우표』강이라 작가와의 만남 (5)
  6. 2019.01.10 [행사알림] 9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 강이라 작가 편 『볼리비아 우표』
  7. 2019.01.08 "바다는 쓰레기통이 아니야!" 환경 동화『해오리 바다의 비밀』조미형 & 박경효 작가와의 만남 (2)
  8. 2019.01.03 [행사 알림]90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조미형/박경효 작가)
  9. 2018.12.24 89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_최시은 작가 『방마다 문이 열리고』 (2)
  10. 2018.12.20 [행사알림] 89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방마다 문이 열리고』최시은 저자
  11. 2018.12.05 행동하는 도시사회학자, 故 윤일성 교수님을 추억하다 (4)
  12. 2018.12.04 [출판도시 인문학당]『부산 탐식 프로젝트』의 최원준 작가님과의 만남
  13. 2018.11.30 [행사알림]2018 출판도시 인문학당 『부산탐식프로젝트』최원준 저자 강연
  14. 2018.11.23 [저자와의 만남]『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의 저자, 노용석 교수님과의 만남
  15. 2018.11.13 [행사알림]『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의 저자, 노용석 작가와의 만남
  16. 2018.11.12 모다 읽기 마지막 시간 - <폴리아모리>를 읽고 (2)
  17. 2018.11.02 [시상식 후기]<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소설가,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 (2)
  18. 2018.11.02 [행사알림]『유산』의 저자, 박정선 작가와의 만남
  19. 2018.10.22 [추모 콘서트]故 이규정 소설가의 작품과 정신을 기리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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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2018.10.17 가네코 후미코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23. 2018.10.16 책의 해와 함께하는 <모다 읽기 독서모임 3차>모집합니다!
  24. 2018.10.02 [행사알림] 『대학, 정치를 배우다』의 저자, 정천구 작가와의 만남
  25. 2018.09.27 산지니X공간에서 김나현 수필가를 모시고 글쓰기 강좌를 엽니다!

역사의 덤불 속에 가려진 서영해를 발굴하며

94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정상천 작가



28일 저녁 7교보문고광화문점 배움에서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정상천 작가와 94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교보문고광화문점에서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하는 건 처음이었는데요긴장도 됐지만 많은 분이 자리를 꽉 채워주셔서 뜨거운 열기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저자의 알찬 설명으로 서영해 선생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서영해 선생은 상해 임시정부의 공식적인 주불특파위원이었음에도 오랫동안 역사에 묻혀 있었습니다서영해 선생의 삶을 책으로 출간하기 위한 시도가 몇 번 있었지만 다들 언어의 장벽에 부딪혔습니다서영해 선생의 활동 무대가 프랑스였기 때문에 불어를 능통하게 할 수 있는 분이 필요했지요.

운명처럼필연처럼 평소 역사를 공부하시고 불어에도 능통한 정상천 작가가 프랑스 외무부 고문서실에서 우연히 서영해 선생의 명함을 발견하고 이것이 인연의 끈이 되어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일요일의 역사가정상천
     

일요일의 역사가라는 말을 사용하신 분은 파리에 실제로 계시고 저의 모델입니다프랑스의 고위공직자이시면서 역사학계에 많이 알려지신 분입니다파리에 공부하면서 이 분을 알게 되었고 저도 벤치마킹하게 되었습니다

 

서영해, 그는 누구인가?

서영해 선생은 27년간 파리에 사셨고 그중 7년 동안은 파리에서 공부를 했고, 20년은 외교활동을 펼쳤습니다. 서영해 선생은 완전히 역사 속에 잊혀진 분입니다. 미국에 이승만이 있다면, 유럽에는 서영해가 있다고 할 정도로 임정의 양대 외교 축이었지만 철저히 잊혔고 제가 그분을 되살리게 되었습니다.

 

서영해, 독립운동을 하기까지

[서영해 출생지로 현재는 락천각이라는 중국요리점이 들어서 있다]

1920년에 프랑스에 갈 여력이 없었을 텐데요. 부친이 한약방을 하셔서 재력이 있어서 서영해의 유학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부친은) 부산 초량동에 서약국을 하셨습니다. 제가 주소만 가지고 생가를 찾아가보았습니다. 워낙 부자셨고 당시에 이 일대가 서석주 옹의 땅이었습니다.

서영해 선생은 이 근처에 태어나셨고 화교 학교도 다녔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화교 중학교를 다녔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당시 화교에 중학교 과정이 전 세계에 없었습니다. 잘못된 내용입니다. 선생은 부산 봉래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위대한 독립운동가 서영해와의 만남

그렇다면 서영해 선생은 왜 상해를 가게 되었을까요. 16살 때 3.1만세운동을 참여했습니다. 당시 기록에는 밤참 먹는 재미로 했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일제 탄압의 부당함으로 민족의 현실에 눈을 뜨게 됩니다.

제가 휴직하고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프랑스 외교부 문서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프랑스 대표라는 명함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명함을 보고 이 분의 독립운동 관련 자료가 엄청 많은 걸 알게 되었고 일부 자료를 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에 나폴레옹도 모르는 한·프랑스 이야기잊혀진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라는 제목으로 서영해 선생을 5페이지 정도로 간략히 조명하게 되었습니다.

 

임정의 유럽 외교를 담당한 외교관

서영해 선생은 1929년도에 호텔 드 상리에 고려통신사를 설립했고 호텔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가격은 5~7만 원 정도 하구요. 호텔에 찾아가면 서영해 선생이 머물렀던 방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서영해 선생은 이승만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결정적으로 노선 차이로 갈라지게 됩니다.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와 연애할 때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고 서영해 선생의 부인도 오스트리아 여인이었습니다. 제네바에 국제연맹 활동으로 6개월 동안 동거동낙한 후 19335월 말 파리에 와서 찍은 사진 같습니다. 그러나 둘은 정치적인 노선으로 멀어지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영해, 조명되지 않은 이야기_<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실려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남한만의 단독 정부를 수립하게 되었고 김구 선생은 어떻게 우리가 독립하게 되었는데 3.8선을 베고 누울지언정 분단된 나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김구 선생과 서영해 선생은 친밀한 사이였는데요. 김구 선생이 서영해에게 백범일지를 주면서, 뜻을 같이 하는 동생에게 라고 적어 주었습니다. 서영해는 조소앙 선생 다음으로 백범 선생에게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하니 두 분은 아주 가까운 사이였던 걸 알 수 있습니다.

 

독립운동가, 문필가, 언론가, 서영해

 

임시정부가 고려통신사에 재정적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현지 언론에 원고를 기고하고 원고료 받아서 고려통신사를 이끌어갔습니다정말 대단한 일이지요.

서영해 선생은『거, 불행의 원인을 집필했고 어느 한국인의 삶의 주변도 집필했습니다. 당시에는 주변이라는 말이 유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한국인의 삶의 주변은 대공황 시기에도 5판 인쇄가 될 만큼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동안 일본을 통해 한국을 보다가 서영해의 역사소설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모든 게 조선 독립운동을 위한 선전, 외교활동이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주변이라는 말을 빼고어느 한국인의 삶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이집트 여성 운동가가 만든 잡지인 이집트 여인에도 서영해 선생이 소개되었습니다. 이집트, 에티오피아, 체코, 프라하까지 활동 범위가 넓었습니다. “한국은 일본 제국주의의 첫 번째 희생자였다” <스 수아> 특집 기사에 실렸고 이렇게 언론에 기고하면서 돈을 벌었습니다.

 

서영해가 남긴 사랑, 사람

서영해 선생은 파리에 미술 공부하러 온 엘리자를 만나 빈 시청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엘리자는 타오라는 갤러리를 빈과 이탈리아에 운영했습니다두 분의 유일한 혈육은 스테판입니다.

스테판은 아버지를 한 번도 본 적 없고 죽기 전에 아버지를 찾았습니다. 언론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프랑스에 있는 오스트리아 대사관과 파리에 있는 출판사에 '서링하이(서영해의 중국식 이름)'를 아는지 찾아봤다고 합니다. 스테판은 2013년에 투병 후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수지에게 책을 써서 꼭 혼을 풀어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상천 작가가 사무실에 스테판 사진을 걸어놓고 책 집필에 열정을 다하셨다고 하시네요)

수지왕은 2017년에 3주 정도 한국에 서혜숙(서영해 6촌 후손) 선생 댁에 머물면서 국립중앙도서관 영해문고에 방문하고 부산에도 찾아갔습니다. 스테판의 딸 수지 왕과 스테파니가 47일 한국에 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면 스테판이 성이 왕 씨가 된 이유는 엘리자베스가 식닝 왕이라는 중국인과 두 번째 결혼을 하게 되어 성이 바뀌게 됩니다.


 서영해 선생의 마지막 생애는 미스테리입니다. 국사편찬위원회 김광재 사료실장이 1948년도에 상해 한인들 연구하면서 서영해 선생의 사진을 발굴하게 되었습니다. 상해 인성학교에 있는 서영해 선생의 졸업사진이 마지막 추정 기록입니다. 마지막을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겨야 할지 계속해서 발굴해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통일이 되어야 완전한 독립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역사에 묻힌 서영해 선생이 지금이라도 후손들에게 알려지길 바라고 이외 많은 독립운동가가 세상에 알려지길 바랍니다.

***

이날 많은 분들이 자리를 채워주셨습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서영해 선생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일과 

정상천 작가가 책 출간하기까지 쏟아부은 열정에 박수를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3월은 부산 독자를 만나러 갑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 10점
정상천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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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요일 역사소설 <랑>의 저자 김문주 작가님과 함께 93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에 예상보다 많은 분이 참석해주셔서 공간이 북적북적했답니다.

 

 산지니X공간에서 예쁜 떡도 정성스럽게 준비했어요.

 

 

행사 시작 전 창원민예총 대표 박영훈 선생님 축하 공연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단소와 비슷한 악기인 께나(Quena)로 연주하신 곡은 영화 <라스트모히칸>의 OST로 널리 알려진 외로운 양치기(The Lonely Shepherd)인데요. 정말 슬프고도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셨어요. 소설 속 준정과 원화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축하공연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편집자(이하 편): 작가님께서 아동문학 책은 많이 내셨지만 장편소설로써는 <부여 의자>에 이은 두 번째 책을 내셨는데요, 두 번째 장편소설, <>을 내신 소회는 어떠셨나요?

김문주 작가(이하 김): 반갑습니다! <랑>의 작가 김문주입니다. 멀리서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오시고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그냥 글을 쓰는 사람이지 한 사람으로서는 별로 보잘것없는 사람인데 그래도 작품을 써서 이렇게 여러분과 같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돼서 영광입니다. 말씀하신 데로 처음에는 장편 동화를 썼습니다. 첫 작품이 <할머니 사랑해요>라는 작품인데 제가 시댁이 남해거든요. 그래서 아이를 남해에 맡겨놓고 키우면서 있었던 일을 썼어요. 사실은 제가 동화를 공부한 건 아니고 소설을 썼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작품 중에 외국 성장소설이 많아요. 예를 들어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빨간 머리 앤> 이런 작품들이요. 그래서 '나도 성장소설을 써야 되겠다.' 해서 썼는데 장르 상 굳이 구분을 하다 보니 장편 동화가 됐습니다. 처음에는 동화 작가로서 정체성의 혼란도 느꼈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흔히 유아 동화를 읽으면 그 문체부터가 많이 다르거든요. 제가 쓴 작품들은 말은 동화지만 성장소설적인 소년소설 같은 그런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동화작가로서 글을 계속 쓸 수 있을까' 했는데. 그래도 운 좋게 계속 쓸 수 있었어요. 그래서 동화 한 10권 정도 나오고 나면 '나도 소설을 꼭 써야지' 라고 결심했죠. 다행히 하루종일 소설 쓴다고 앉아있는 기회가 있었고, <랑>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작년에 <부여 의자>가 출간되었고 두 번째 책으로 <랑>이 나왔지만 <랑>을 먼저 썼습니다. <랑>을 쓰면서는 1년 동안 정말 일을 그만두고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처음으로 주어져서 너무너무 행복하게 집필을 했던 것 같아요. <랑>은 제 모든 정신을 다 바쳐서 오직 여기에 빠져서 정말 딴짓은 아무것도 안 하고 썼어요.

제가 동화를 냈을 때는 아이들과 간혹가다가 작가와의 만남 같은 데서 눈을 맞추며 이야기했지만, 어른들과 함께하는 저자와의 만남 자리는 '문학이라는 게 결국 인생을 이야기하는 건데 뭐 잘났다고 이야기를 하겠나'라는 생각을 해서 반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랑>은 정말 제 첫사랑과 같은 작품이라서 오늘은 글을 읽으신 분이 두세 분만 계셔도 '같이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그런 마음으로 아주 저도 설레게 참석했습니다.

 

편: 주변 분들의 책에 대한 반응은 어떠셨나요?

: <랑>이 1월 말에 나오고 제가 잘 아는 시인께서 한 달 전에 책이 나오셔서 그 시집이랑 제 책 출판기념회를 간단하게 했습니다. 북 콘서트 형식으로요. 그래서 책이 나오자마자 해놓으니깐 그때 책을 안 읽은 상태에서 문인분들이 오셔서 책을 받아가셨고 이제 막 전화를 해주고 계신데요. 그냥 저한테 재미없다고 말씀하시긴 뭣하니깐 다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씀하셨어요. 어느 작가분은 어제 전화를 하셔서 '그래도 남모와 백아를 살려두지 어떻게 그렇게 죽일 수가 있냐'고 마치 드라마 보고 열 내듯이 저한테 전화를 해서 그래도 살려줄 수 있지 않았냐고 재판을 찍을 때 다시 고민해볼 수 없냐고 말씀하신 분도 계셨구요. 또 제가 장편 동화를 계속 냈던 예림당에서도 책을 한 권 보내드렸더니 산지니 출판사를 잘 알고 계신다면서 책이 예쁘게 재밌게 잘 나왔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편: 선생님의 이력을 살펴보면 처음에 아동문학으로 문단에 발을 디디셨는데요. 어떻게 전혀 다른 장르인 역사소설을 쓰시게 되셨는지요?

: 책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제가 역사 동화도 습작을 했거든요. 한 권은 잘하면 나올 것도 같은데... 최초로 제가 동화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파락호 김용환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알고 계신 지는 모르겠는데 파락호처럼 겉으로는 노름과 술로 재산을 탕진했지만, 사실은 그분이 위장해서 겉으로는 그렇게 욕을 들어가면서 사실은 독립운동을 하셨던 거죠. 돌아가실 때까지 해방이 되어서도 말하지 말라고 해서 알리지 못했던 그분에 대해서 제가 알게 되어서 그분을 소재로 동화를 한번 썼었거든요. 그러면서 동화를 제가 쓰면서 보면 모든 것이 직접, 간접체험입니다. 모든 작가가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의 체험에서 다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역사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니깐 일단 제가 공부를 해야 되는 것도 많고 또 아는 것만 가지고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를 보는 관점이라든지 자기 철학이 만만치 않으면 감당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역사소설을 쓰면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써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고요. 그리고 있는 그 시대를 그대로 재현을 한다는 것이 어렵거든요. 동화는 아이들의 심리를 아이들이 요즘 뭐가 문제인가 또 아이들의 심리가 또 어떤 갈등을 가지고 있는가 그런 것을 위주로 했다면 역사소설은 기본적으로 시대에 대해서 꿰뚫고 있어야 되니깐 <랑>을 쓸 때는 법흥왕 시대 공부를 많이 했죠. 그런 차이점이 있었는데 그래도 그렇게 공부를 하는 게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역사소설을 공부를 한다고 해서 힘든 게 아니고 오히려 굉장히 재밌고 자료가 없는 부분을 제가 상상력으로 메꾸어 갈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뿌듯했죠.

 

편: 동화와 역사소설 두 분야를 집필하실 때, 선생님께서 어떤 차이점을 느끼시나요?

: 여기 시인분들이 없다고 가정을 한다면 간혹가다가 긴 글 쓰는 사람들은 농담처럼 그렇게 이야기하죠. 시인들은 할 거 다 하고 다니다가 잠시 앉아서 영감이 떠오른다고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조금 나쁜 표현으로 "그렇게 시 나부랭이 쓰는 사람하고 우리처럼 종일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어도 이게 돈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걸 써야 하는 이런 사람하고 달라." 이런 식으로 감히 이야기하는데요. 동화는 아이들은 상대로 했을 때 제가 소설을 잡아서 써보면 길이가 있거든요. 저는 길게 쓰고 싶어도 출판사에서는 길이가 너무 길면 안 팔린다고 제안하기 떄문에 자연히 짧게 끝났죠. <랑> 같은 경우에도 제가 1800매를 썼습니다. 1년 동안 1800매를 다 쓰고 줄이고 줄여서 출판사에 넘길 때는 1200매로 줄여서 넘겼거든요. 그걸 한번 해보고 나서는 <부여 의자>를 쓸 때는 "이 짓을 할 게 아니구나"해서 1000매 안쪽으로 900매로 딱 잡아서 초고를 900매 쓰고 별로 고치지 않았어요. 그래서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출간되는 시간이 <랑>은 1년 걸리고 <부여 의자>는 6개월이 걸렸어요. 말이 길어졌는데, 일단 역사소설이 동화보다는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노력이 있고, 그에 따라 투자하는 시간도 자연히 길어질 수밖에 없긴 해요. 하지만 문학적 성과는 그걸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편: 역사소설 중에서도 특별히 신라 화랑의 기원 원화를 다룬 작품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집필 과정과 관련 조사는 어디에서 어떻게 하셨는지요?

: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중학교 때 저도 배운 것 같거든요. '남모와 준정이라는 두 원화가 있었는데 폐하게 되었다' 이런 내용 말이죠. 잊고 있었던 그 문장을 어느 날 아는 지인 댁에 가서 밥을 먹다가 듣게 되고, 제가 거기에 꽂혀 집에 가서 자료를 찾아봤죠. 면밀히 자료를 찾아보니깐 책 별로 시기는 좀 다르더라고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진흥왕 시기로 되어있는데 <화랑세기>에 보면 그전에 법흥왕 시기부터 시작되었고요. 그래서 <화랑세기>에 맞춰서 쓰기 시작했고 기본적으로 법흥왕 시기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근데 진흥왕 시기와 관련된 기록은 굉장히 많이 남아 있는데 법흥왕 시기는 별로 기록이 없더라고요. 기록이 없는 만큼 힘들었지만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사소하게는 예를 들어 나무 한 그루를 쓰더라도 '이게 옛날에 우리나라에 있었다' 하면 쓸 수 있었고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많았고요. 고증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역사를 상상하더라도 왜곡하면 안 되니깐요. <랑>을 쓰기 위해서는 하루에 10시간씩 앉아있었는데 절반은 이런 자료를 찾고 어떤 때는 하나도 건지지 못할 적도 있었죠. 자료 찾고 진도 나가고 이런 식으로 굉장히 재밌게 작업을 했습니다.

 

편: 전작 <부여의자>를 읽어보았을 때 망국의 왕으로서 덧씌워진 프레임이 있었고, 역사적 명, 훼손에 대해 새로운 조명을 하셨는데요. 이번 작품 <>에서도 그런 조명을 해주신 것 같아요. 선생님이 책 후기에서 말씀해주신 역사 속 기록을 잠깐 짧게 읽어보겠습니다.

아름다운 두 여자를 원화로 뽑아서 무리들을 맡게 하였다. 두 여인이 아름다움을 다투어 서로 질투했는데, 준정이 남모를 자기 집에 유인해 억지로 술을 권해 취하게 되자 끌고 가서 강물에 던져 죽였다. 준정이 사형에 처해지자 무리들은 화목을 잃고 흩어지고 말았다.

- <삼국사기>

이렇게 <삼국사기> 속에 짧게 전해진 두 여인이 아름다움을 다투어 서로 질투해 원화가 폐지되었다라는 기록을 비튼 작가님의 행보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불교신문> 등 언론에서는 <랑>을 '대체역사소설이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는데요. 이런 역사 재조명이나, 역사를 재조명한 작품에 대해 작가님께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 읽으신 내용대로 기록에는 '준정이 남모를 시기해서 술을 먹여 돌로 쳐 죽여서 묻었는데 나중에 들켜 그래서 원화를 폐지하였다'고 되어있는 거에요. 남모는 정확하게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 법흥왕이 태자 시절에 백제에 사신으로 갔는데 백제 공주와 첫눈에 반해서 낳은 것이 남모였습니다. 법흥왕의 딸이고 백제 공주의 딸이며 또한 남모의 남편이 미진부였는데요. 미진부는 위화랑 다음 두 번째 풍월주로 남모는 당시의 최고의 권력을 가진 사람으로 볼 수 있는 거죠. 그에 비해 준정은 아무 기록이 없었습니다. 굳이 찾아보면 왕족의 친척의 딸이라고만 되어있었어요. 여기서 의문이 생겼어요. '낭도들을 거느릴 정도의 원화인데 그런 원화가 오직 질투 때문에 사람을 죽였을까? 그것도 신분상으로도 남모와 비할 수 없는데 준정이 남모를 죽일 수 있었을까? 어쩌면 원화를 폐하고 화랑을 세우기 위해서 화랑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생긴 이야기는 아닐까?'론 아름다운 두 여성을 세웠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염문설은 났을 수도 있는데 그런 기록들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이걸 다르게 써봐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준정은 기록이 없기 때문에 마음껏 상상을 할 수 있었던 거죠. 기록과는 다르게 '준정을 가장 고귀한 인물로 이차돈의 연인으로 만들어야 되겠다.'해서 이차돈이 순거하던 그 시기부터 본 이야기가 전개되는 거로 했고요. 역사의 기록이라는 게 승자 위주로 쓴 기록이어서 게다가 <삼국사기>는 삼국 시기에 써지지도 않았고 고려 시대에 김부식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모든 기록들이 한 번쯤은 의문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기록들이 아닌가 생각이 되죠. 모든 기록이 다 중요하지만 어쩌면 믿을 수 없다고 되짚어 봐야 된다고 생각하고 소설가는 결코 역사가가 아니니깐 사실을 밝혀내는지 집중하지는 않지만, 역사소설을 쓰기 위해서 사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왜 이걸 뒤집어야 하는가' 자기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역사소설이 문학계에서는 약간 소외된 장르이기는 하지만 예술의 대중성이라던지 공공성 이런 걸 볼 때는 제대로 된 역사소설이 계속 나오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편: 요즘 현대소설 분야에서는 여성 인물 중심의 작품 출간이 열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요. 역사소설은 대부분 전쟁 서사나 유명 인물, 혹은 왕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많아, 여성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은 거의 드문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은 소설 전반에 준정, 남모, 지소, 요 등 여성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렇게 성 인물을 축으로 하는 작품을 쓰신 소감이나 이유가 있을까요?

: 이 작품이 결과적으로 여인 천하처럼 되었는데 남모와 준정을 최고의 원화로 만들다 보니 지소를 알게 되고 왕권이 안정된 이후라면 선덕여왕, 진성여왕도 있듯이 지소가 왕이 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서 법흥왕에게 자기가 왕위를 잇겠다고 하는 부분도 넣고 했는데요. 일부로 여성을 강조한 건 아니지만 두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다 보니 그 시대를 공부해보면 오히려 신라 시대나 고려 시대 때 여성들이 자유롭고 어머니의 지위가 세습되는 그런 체계였습니다. 물론 계급상의 차이는 있었지만, 여성이 원화도 되고 왕도 되는 여성들이 모든 것을 좌우할 수 있는 권력들도 가질 수 있었겠다 했고요. 요는 신라 시대에 설요라는 비구니가 있었어요. 시에도 능하고 무술에도 능한 준정의 스승 역할로 하면 되겠다 하고 넣었죠. 당시 여성의 지위를 생각하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있었고 또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특별히 좋아하긴 했습니다. 여성이 주인공이라서 좋다기보다는 그런 영화들이 대체로 소수자를 위한 억압을 고발하는 영화라던지 애정을 표현하는 영화였기 때문에 관심을 가졌죠.

 

편: 다양한 인물이 눈에 띄었는데요. 백제에서 온 사신 백아를 사랑하지만, 신분의 다름으로 갈등하는 신라의 공주 남모’, 여자는 왜 왕이 될 수 없냐며 아버지인 왕에게 항의하는 지소’, 신분이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거사를 도모하는 비구니 스님 ’, 나라의 중흥을 위해 분투하는 '법흥왕', 불교를 조국에 전파하기 위해 순교를 자청한 '이차돈', 백제의 왕자라는 신분을 속이고 신라에 잠입한 '백아', 남모의 호위무사이지만 남모를 연모하는 '유수' 등 소설 전체적으로 여러 계층의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선생님께서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거나 공들여서 창조한 인물은 어떤 인물이 있을까요?

: 사실 모든 인물이 다 애착이 가는데요. 제가 <랑> 이전에 썼던 동화부터 말씀드리면 주제가 소외당하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 그런 거였습니다. <학폭위 열리는 날>도 왕따를 당한 아이들을 직접 취재를 해서 썼었고 <천사를 주셔서 감사해요> 같은 책도 장애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런 취재를 해보면서 굉장히 아픔을 같이 느끼고 그랬거든요. 물론 어떤 작가들을 막론하고 작가는 휴머니즘에 기초를 두고 있을 텐데 저 역시 소외되는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각을 주목한 것 같아요. <랑>을 쓸 때도 모든 인물이 중요했지만 '잠개'라는 인물의 역할을 살리고 싶었어요. 잠개는 노비지만 부처님을 알게 되고 나중에는 준정의 상을 돌벽에 새기는 그런 역할을 하는데요. 잠개라는 인물의 이름이 하루가 걸렸어요. 잠개라는 게 쟁기의 옛말이거든요. 잠개를 통해서 비록 계급적인 신분의 어려움을 다 극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의 정체성의 한계는 극복하는 그런 인물로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준정의 마지막을 지키는 역할을 부여했어요. 이차돈의 경우에는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인물이기 때문에 이차돈이 가지고 있는 신성함을 왜곡하지 않도록 가능하면 이차돈이 있는 기록을 찾아보고 있는 그대로 쓰도록 노력했습니다. 백아는 제가 지은 이름 중에 제일 멋진 거 같아요. 유수는 처음부터 제가 남모를 대신해서 죽는 역할로 해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지은 인물인데 부는 "바람처럼 허무하지만, 왠지 아름다운 얼굴이 떠오르는 그런 이름이 있을까?" 하며 흐르는 물 유수로 정했고 유수를 죽이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다음날까지 너무너무 마음이 아파서 많은 인물을 죽였지만, 처음에 특히 유수를 죽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가장 제가 신경을 많이 쓴 인물은 준정이겠죠. 가장 아름다웠고 고귀한 인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편: 준정과 이차돈의 사랑, 백아와 남모의 사랑 등 로맨스 요소도 존재하는데 개인적으로 백제의 사신 백아와 신라의 공주 남모의 사랑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혹로맨스를 부분 중 마음에 드시는 부분이 있는지, 혹은 로맨스를 강조한 소설을 써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 아마 모든 소설가의 최종적인 꿈은 역사에 길이 남을 비극적인 로맨스 소설을 쓰는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저도 이 글을 쓰면서 로맨스를 못 쓰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예전에는 제가 최고로 뽑는 작품이 중학교 1학년 때 읽은 <폭풍의 언덕>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이런 소설을 쓰고 싶다. 조금 파격적으로 <데미지> 같은 연애소설도 써봐야 되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요. 애정씬을 쓰기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래도 지소와 이사부의 장면은 그나마 좀 담백했고 남모와 백아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바라보는 유수의 장면은 애틋하게 썼고요. 사실 고백하자면 옥진과 법흥왕의 장면은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그 장면이 지금도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이고요. 조금 더 능숙하게 시간이 많이 지나게 되면 꼭 한 번 로맨스를 한번 써볼 생각이 있습니다.

 

편: 이때까지 <랑>과 선생님의 작품세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선생님이 책을 집필할 때 영향을 미쳤던 존경하는 작가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제가 동화를 쓰면서부터 가장 존경했던 분이 권정생 선생님이십니다. <강아지 똥>과 <몽실언니>를 쓰셨던 분인데요. 작가가 작품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 사람이 일생이 어떠했는가 작가의 일생이 어땠는가를 보게 돼요. 겨울에 안동에 있는 권정생 선생님 생가에 갔었습니다. 창호지 구멍 틈으로 보이는 그곳을 보는 순간 언제나 글 쓸 시간이 없다 해서 게으르고, 만족하지 못하면서 남 탓을 하고 살았는가를 깨달았어요. 그분은 일생 아무런 욕심 없이 오직 글만 쓰면서 모든 책의 인세를 남북한과 분단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기금으로 다 남기고 그렇게 돌아가셨죠. 그 후로 가장 존경하는 분이 권정생 선생님이 되었고 저도 오직 글만 쓰고 죽을 때 아무것도 없이 가야 되겠다고 다짐했죠. 여러분도 안동에 가게 된다면 권정생 선생님 생가에 꼭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들의 질문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독자1:

아동동화를 집필하기도 하셨는데, 아이들을 키울 때의 교육방식은 어떠신지 알고 싶어요.

: 교육방식에 대해서는 제가 사실 엄마로서는 점수가 첫애한테는 거의 40점밖에 안 되고요 둘째는 첫째를 키우면서 '모든 걸 내려놓아야 되겠다'라는 것을 깨달아서 지금은 한 70점 정도에요. 첫애한테는 너무 못했고 동화를 쓰면서 이론적으로 아는 것하고 아이를 키울 때 하고 마음대로 다 못한 것 같아요. 가장 좋은 것은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사랑을 많이주면서 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엄마로서 아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좋은지 답을 드릴 수 없을 만큼 좋은 엄마가 못됩니다. 다만 아이들과의 작가와의 만남에 갔을 때 '내가 우주의 중심이듯이 모든 사람이 우주의 중심이다. 똑같이 공경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가르치는데요. 자신을 사랑하고 남도 사랑할 줄 아는 그런 마음을 길러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자2:

설을 보면 마지막에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이 있는데 독자들은 그런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결정을 내리시는지 궁금합니다.

: 대체로 처음 구성을 잡을 때 주인공 운명은 대체로 정해놓고 가거든요. 준정을 '가장 고귀하게 죽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했고요. 살릴지 죽일지는 글의 구성에서 가장 재미있는 방향으로 가야겠죠. 독자들의 입장에선 주인공이 가장 잘됐으면 생각하지만,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비극이 가장 오래 남는다고 생각을 할거에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비롯해서 세계적인 연애소설들도 거의 비극으로 끝나죠. 아마 많은 작가는 비극을 선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편: 끝으로, 향후 작가님의 집필 계획이나, 오늘 찾아주신 독자분들께 해주실 말씀이 있으면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 긴 시간 동안 말주변도 없는 사람과 이렇게 마주 앉아서 들어주신다고 감사합니다. 작품은 제가 역사에 잠시 꽂혀서 작년에도 역사 동화를 하나 썼고요. 지금도 하나 쓰고 있고요. 아까 말씀드린 파락호 김용환을 올해 다시 소설로 써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역사로 한 두어 작품 더 쓸 계획이고요. 다음에 무슨 작품이 나왔는지 관심 있게 찾아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점점 더 독자들이 문학작품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교요. 주변에서 보면 많이 보이는 책들이 자기계발서더라고요. 자기계발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문학작품을 많이 읽어주시면 하는 바람입니다.

 

흥미로운 소설 속 신라 시대 실제 인물들에 김문주 작가님의 상상력을 더한 <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요. 역사소설 <랑>을 읽어보신 분들께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었던, 아직 못 읽어보신 분들께는, 소설을 전체적으로 알 수 있었던 맛보기 같은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10점
김문주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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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가장 많이 쓴 단어가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가 아닐까 싶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쓰고 또 확인하고 듣고 읽으니까요.


제가 열심히 쓴 만큼 독자분들에게도 많이 닿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준비한 저자와의 만남 장소는 교보문고광화문점입니다.


이날 서영해 선생의 삶과 책 집필 과정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94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정상천 작가]

일시: 2019년 2월 27일(수) 저녁 7시

장소: 교보문고 광화문점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 10점
정상천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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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책이 출판계 전면에 떠오르고 있는데요.

현대소설에 <82년생 김지영>의 '김지영'이 있다면, 역사소설에는 어떤 여성이 있을까요?

 

잊혀지고 비틀어진 역사 속 인물,  신라 화랑의 기원이 된 원화를 재조명한 역사소설

<랑> 김문주 작가님과 저자와의 만남을 가지려 합니다.

 

재미있는 역사 소설의 진수를 맛보고 싶으신 여러분을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가 숨어있는 트렌디 역사소설 <랑>의 세계 초대합니다.



 

일시: 2019년 2월 21일 목요일 늦은 6시

장소: 산지니x공간 

*현장에서 도서 구매 가능합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 10점
김문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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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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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1월 10일에 9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볼리비아 우표』를 쓰신 강이라 작가님과 함께 했는데요,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많은 분이 참석해 주셔서 공간이 꽉 찰 만큼 북적거렸습니다.

 

김대성 문학평론가님과 함께했던

그 만남을 지금부터 들려드리겠습니다.

 

 

김대성 문학 평론가(이하 김): 첫 책 볼리비아 우표를 내신 소회가 궁금합니다.

 

 

강이라 작가(이하 강): 반갑습니다. 먼 길 와주신 여러 지인분들께 감사드려요. 날도 춥고 제가 울산에서 산 사람이라 부산까지 와주세요하기가 너무 송구스러웠지만 일생에 한 번이고, 좋은 분들과 이 자리를 함께 기억하고 싶어서 감히 말씀드렸습니다. 거기에 이렇게 뜨겁게 반응해 주셔서 정말(눈물) 촌스럽게 울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살면서 두고두고 갚도록 하고, 오늘은 일단 와주셨으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진솔하게 말씀드릴게요.

 

 

첫 소설집입니다. 소설 좋아한다고 고2 때부터 써놓고 왔다갔다 하면서 이 길을 떠나지 못해서 결국은 이렇게 돌아와서 다시 쓰게 됐어요. 운이 좋아서 상도 두 번 정도 큰 거 받고, 끊기지 않게 쓴 덕분에 오늘날 좀 부족하지만 볼리비아 우표라는 소설집을 낼 수 있게 됐어요. 20대 때 제 소원이 '나중에 신춘문예가 되고, 책을 한 권 내면 그땐 죽어버려야지' 생각했어요. 이루어지지 못할 거로 생각했으니까 그런 막말을 하고 다녔겠죠. 그래서 어느 날 출판사에서 저에게 먼저 책을 보내 주셨는데, 그 책 포장을 감히 뜯어보지 못했어요. '혹시나 사진이 예쁘지 않지 않을까', '오타가 있진 않을까', '행갈이는 제대로 됐는지', '독자들이 읽으셨을 때 마음에 쏙 드실지'. 정말 여러 걱정이 많아서 주말 내내 저만 갖고 있다가, 월요일부터 가까운 지인들께 책으로 인사드렸어요.

 

 

소설집 한 권이 저에게는 큰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철도 좀 든 거 같고, 세상 어려운 것도 좀 알게 됐고. 그걸 글로 쓸 때는 더 신중해야 한다는 더 큰 경험도 됐어요. 앞으로 제가 더 소설을 쓸 텐데 그 글에 제 마음과 진실과 세상에 모든 아름다운 시선, 생각들을 골고루 나눠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부산 작가가 해도 많이 오기가 어려운데, 멀리서 많은 분들이 와 주셨습니다. 이렇게 멀리서 많은 분이 축하하고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 왔다는 자체가 작가님의 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인 거 같고, 따로 참석자들을 위해서 작은 선물 같은 것도 준비하신 것도 좋은 마음이 보입니다. 

 

(작가님이 준비해 주신 정성이 가득한 선물)

 

(작가님이 한분 한분씩 참석자분들을 소개해주셨습니다)

 

: 소설집은 잘 나왔죠? 표지도 예쁘고. 지인들이 받았을 때 소설집에 대한 물성적 반응 같은 것은 어땠나요?

 

: 네 감사하게도 너무 잘 나왔습니다. 일단은 덕담을 해주세요. '애썼다', '고생했다', '볼게', '책 참 예쁘네', '많이 팔리기 바란다'. 그래서 제가 빈말로 대박 나면 소고기 사겠다고, (웃음) 많이 팔려서 우리 출판사도 살아야 하고, 저도 살아야 하고, 우리 한국 출판사, 출판업계가 승승장구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 프로필에 보면 특이하게 온다 리쿠 전작 주의자라는 이야기를 굳이 밝혀 쓰고 계시는데, 왜 그런지 거기에 대해서도 한번 말씀해주세요.

 

: 제가 나중에 소설집을 내면은 프로필에 소설 외에 이야기는 쓰지 않겠다고 결심한 게 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온다 리쿠는 소설을 쓰시는 분이기 때문에 프로필에 올렸습니다.  책을 많이 쓰시고 내용이 보통 SF, 추리, 호러, 미스터리, 판타지, 동화, 정말 다양해요. 그런데 그 모든 분야를 해내고 계세요. 결론이 똑 부러지는 건 몇 권밖에 안 되고 끝이 보통 열린 결말이라 호불호가 굉장히 강한 작가입니다. 그래서 제가 읽으라고 감히 추천 못 해요. 그래서 결말보다는 서사보다는, 소설 전체를 지배하는 분위기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일독하기를 권해드려요.

 

저는 제가 읽은 책을 다 모으고 있고 가끔 힘이 들 땐 어느 페이지를 읽어도 좋아요. 이유 없이 그냥 좋아요온다 리쿠 책은 제가 읽으면 너무 행복하고, 책장에 꽂혀있는 것만 봐도 좋아요. 이분처럼 자기가 쓰는 분야, 소설 분야에서 지치지 않고 현역에서 오래가면서 독자와 함께 늙지 않고, 독자 가까이 다가가고 싶습니다. 아직은 제가 많이 멀었지만요. 그런 뜻에서 제가 좋아합니다.

 

 

: 첫 번째 소설집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자전적인 이야기나 고백적인 이야기가 있기 마련인데, 이 소설집은 그런 내용이 가늠이 잘 안 됐어요. 왜냐하면 소재나 주제가 너무 다양하고, 작가가 감정적으로 고취되고 고양될 만한 부분을 잘 멈춰서더라고요. 

소설 작업하실 때 소재도 되게 다양하고, 또 소재가 단순히 소설 쓰기 위해서 불러들인 설정이 아니라 소재에 대해 이해가 바탕이 되어있고, 자료조사도 꽤 하시는 거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데, 소설 작업할 때 영감을 받는 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 책을(다방면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팟캐스트는 과학이나 시사 쪽을 듣고, 책도 요가학이라던가 요가 철학, 불교 철학 등에 관심이 많아요. 여러 가지에 호기심이 많다 보니까 깊진 않지만 주워듣는 게 상대적으로 많아요. 그런 거를 바로 쓰지는 못하고 계속 굴리고, 또 다른 소재가 생각나면 붙여보고, 아니면 좀 떼보고 하는 식으로 해요.

 

그러면서 소설 쓰기보다는 쓰기 전에 뜸이 좀 많이 걸리는 편인데, 한 달, 두 달 정도 묵혔다가 시놉시스를 써요. 그렇게 해서 틀이 잡히면, 그것도 며칠 들여다봐요. 빨리 쓰려 애쓰지는 않고 한 달 정도 걸리는데, 쓰면서 고치는 스타일에요. 늘 걱정하는 게 '소설이 처음만 좋고 막판에 가서 너무 약해지지 않을까' 염려가 돼기도 해요. 주변에 책이나 뉴스나 사람 사는 거, 주워들은 이야기, 이런 것들이 한군데 모여서, 먼지가 모이면 덩어리가 되듯이 결국엔 하나의 소설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소설을 쓰는 이유가 저마다 다양하겠지만, 그런 목적을 어떻게 수행하는가에 따라 작업하는 시간등이 달라질텐데, 나이가 조금씩 차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이 생기면 마냥 소설만 쓰고 있을 순 없잖아요. 그런데 말씀을 들어보니, 늘 쓰고 계시네요. 거의 늘 소설 생각하시고, 계속 거기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 제가 고치고 싶은데, 소설도 약간 강박이 있어서, 그 시간에 거기 앉아있지 않으면 너무 불안해요. 아침저녁에는 요가 수업이 있으니까 오후에는 카페에 가서 쓰고, 주말에는 도서관이나 카페를 이용해요. 그렇게 습관이 되어있지 않으면 너무 불안해요. 고치고 싶은데 잘 안 돼요. 가서 놀더라도 거기 가서 앉아있어야지 하루를 날려버리지 않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이게 즐거워서 하는 게 아니라 어떨 때는 강박으로 가는 게 느껴지기도 해요. 앞으로는 고치고 싶은데 써야 할 소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 소설가가 어떻게 작업하는가도 작가, 작품과 일치는 안 되겠지만 창작에 비밀이 있는 영역인 거 같기도 해요. 이 소설에는 타국에 대한 소재가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한국이라는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이질적인 공간들을 아주 많이 다루고 있는데, 여행이라는 것이 작가에게 중요한 소설적인 영감의 원천일까?

 

: 방랑벽이 굉장히 심합니다. 역마살이죠. 여행을 너무 좋아해요.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떠나서 저를 조금 분리해서 볼 수 있는 거 같아요. 어떤 극한에 상황에 놓였을 때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저를 개괄적으로 볼 기회가 많아져서 여행을 좋아해요. 여기 있는 곳은 내 생활이고 현실인데, 외국이나 여행 갔을 때 그 도시는 왠지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상상의 여지를 확장해주는 곳인 거 같습니다. 저도 나중에는 기회가 된다면은 제 여행 다녀왔던 배경들을 모아서 지명소설집을 내는 게 제 작음 바람입니다. 그래서 좀 더 부지런히 다니려고 합니다.

 

: 앞서 떠난다는 게 자기를 좀 객관화해보는 시간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여러 소설을 읽다 보면 '작가가 이 작품을 씀으로써 해방되려고 하구나', 이를테면 자기치유나 트라우마로부터 극복하기 위해서 이 작품을 써내고 있다고 느낌이 드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강이라 작가님의 『볼리비아 우표』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소설이 전반적으로 쓸쓸하고 고즈넉한데 이상하게 청량한 느낌을 저는 좀 받았어요. 그게 자기 고백으로부터 거리를 두려고 하는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한편으로서는 소설을 쓴다는 것 또한 자신을 객관화시켜보는 작업과 맞닿아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는 늘 제가 소설 속에 감정이 과잉되어있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20대 때 시나리오를 쓰던 버릇이 남아서 지금도 가끔 비약이 있어요. 제가 어느 순간 이걸 끊어버리거나, 문장은 잘 연결되는 거 같은데 제가 중간에 띄운다거나. 저도 막 놀라서 소설을 쓰면서 그거를 많이 고치려고 하는데 아직도 먼저 머릿속에 영상을 떠올린다던가, 계속 쪼개려고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제가 행갈이 없이 계속 한 번 가보려고 애쓴 게 어둠에 묻힌 밤이라는 작품이고, 오히려 호불호는 확실히 있는 거 같아요. 좋든 나쁘든 반응은 제일 뜨거웠던 작품입니다.

 

: 이 소설은 감정은 되게 섬세하고 찬찬하게 그려내고 있는 반면에 인물의 삶을 작가가 특별하게 개입해서 좌지우지하지 않는 게 좀 인상이었습니다.

 

: 지금 제 인생도 흘러가는 대로 두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소설 속 주인공들을 좌지우지하겠습니까. 그냥 그분들이 가는 대로 지켜보고 주변의 풍경과 그 사람들의 마음을 제가 본만큼만 표현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소설 속 인물들과 공통점이 있다면, 상처가 있는 건 맞는 거 같아요. 그 상처가 강한지 약한지의 문제보다는 제가 그걸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인 거 같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좀 트라우마도 있는 거 같고 상처도 가진 거 같아요. 내색을 잘 안 하는 성격이라 그런 게 내적으로 얹혀 있다가 그게 소설 쓸 때마다 하나씩 내놓는 거 같아요. 그게 아마 선생님 말씀대로 자기치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요가와 더불어 소설은 자기치유의 한 방법입니다.

 

: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다른 자리를 찾아가는게 회복인거 같아요. 모두가 상처를 가지고 있는데, 회복은 자기 상처를 계속해서 대면해야 하기 때문에 덧날 수 있어 위험하고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말씀하신 자기치유가 회복하는 과정에 맞닿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가라는 게 소설과 연결 지어 어떤 가치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 소설하고 요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끝이 없어요. 완성이 없습니다. 요가는 몸과 마음의 일치입니다. 마음이 부드러워야지 몸에서 유연함이 생기고, 몸이 부드러워야지 마음과 정신이 맑아져요. 요가에서는 아사나’. 동작보다는 마음 수련을 더 높게, 크게 멀리 봅니다. 요가는 운동이 아니에요. 소설하고 똑같습니다. 수련이에요. 그 끝이 어딘지 모르고 달려가야 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느끼는 희열은 매번 산 하나 올랐다가 내려오는 그 과정하고 똑같습니다.

 

소설을 쓰면서 또 요가를 하면서 그런 공통점을 많이 발견한 거 같습니다. 나중에 요가인 으로 성숙해서 소설에도 그런 좋은 에너지를 담아, 제 부족한 소설 받으시는 분들이 위로를 받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설가가 이렇게 썼구나', '나도 이렇게 힘들 때가 있었는데',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어. 참 다행이야'. 그런 식으로 느끼면서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고 요가도 계속합니다. 또 제 개인적으로 좋은 인간, 훌륭한 사람이 되는-명예나 학벌이 아닌 좀 더 나은 사람, 된 사람이 되는- 의미에서 하고 있습니다.

 

 

: 말씀하셨던 요가의 의미, 가치가 전면으로 드러나는 소설도 읽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몸에 힘을 빼라고들 하는데 힘을 빼는 게 제일 어려운 거 같아요. 몸을 쓰는 일들이 '몸에 힘을 빼고 어떻게 잘하는가'를 배우기에, 어떤 분야에서든 쟁점인 것 같아요. 또 너무 힘 빼면 느슨한 글이 되어버리고, 너무 힘을 주어 버리면 경직된 메시지가 강한 게 되버리니 이 경지는 끝이 없는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 소설도 기본적인 토대가 잘 잡혀야지 완성이 되는 것처럼 요가가 그래요. 항상 바닥에 닿는 내 손, 내 발, 내 눈, 내 이마, 토대가 바닥을 안정적으로 지탱하지 않으면 동작이 완성될 수 없어요. 소설도 똑같은 거 같습니다. 내 바탕에 이 지면에 붙이고 있는 신체 일부분이 안정되지 않으면 그 위에서 그것들을 믿고 서 있는 모든 것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죠. 그런 에너지들을 잘 활용하려면 소설도 요가처럼 토대를 잘 마련해보는 것도 중요한 거 같습니다. 아직도 저는 흔들리고 있지만요.

 

: 소설 「명상의 시간에서는 라파엘과 라파엘라라는 이란성 쌍둥이가 나오고, 「ch41에 는 두 명의 엄마가 나오고(엄마와 음마), 볼리비아 우표에는 수현과 지현이, 「스위치에는 크로스 드레서, 그리고 「오키나와 데이트에는 오키나와라는 섬과 제주도라는 역사적인 아픔을 짊어지고 있는 두 개의 섬이 교차하고 있는 점이 있어서 모든 소설이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어긋나 있지만 계속 서로를 들여다봐야 하는 관계성 들이 소설에 흐르고 있는 거 같은데 그 부분이 제일 흥미롭고 관심이 갔습니다.

 

: 근데 저는 문학평론가님께서 말씀해 주시는 게 너무 흥미롭고, 제 소설에 대해 이렇게 1:1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저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지금 들어보니까 그렇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 시가 두 편 인용된 거로 알고 있는데 상투적인 표현이긴 합니다만, 시적인 문장이 많고 정서적으로 집중해서 말 하나하나를 선별하고 벼리는 문장들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작가의 말을 보니 시심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런 시적인 것들이 소설에 주는 영향 같은 것도 있지 않을까 궁금합니다.

 

: , 저는 시를 너무 사랑합니다. 시가 함축되어있던 의미, 생에 대한 반주하는 시선들의 시선도 너무 좋아요. 오늘 아침에도 이게 평생에 한 번, 가장 중요한 순간인데 오기 전에 마음을 다스려야겠다 하면서 읽은 시가 백석의 시입니다. ‘흰 바람벽이 있어라는 시인데, 높고 외롭고 쓸쓸하다’처럼 그런 시적인 표현을 굉장히 좋아해서 백석의 마음으로 항상 오래도록 소설도 시적인 느낌이 들고 쓰고자해요. 근데 저는 시와 소설이 분리될 필요 없고, 소설도 시처럼 쓸 수 있다 생각합니다. 볼리비아처럼 읽을 때 독자 입안에서 굴러다닐 수 있는 문장, 내 입안에서, 내 혀끝에서 살아나는 단어 하나하나가 가지는 리듬감을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시를 인용하여 소설 읽는 분에게 이런 시도 있구나.‘ ‘이 소설하고 비슷한 이런 시가 있네. 이 시 한번 찾아 읽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아주 소소한 영향력, 전파가 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 보통 시적이라고 하면 감성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문장이 섬세하면서 정교해요. 문장들이 단단한 부분들이 있어서 감성적인 부분만 가지고 온 게 아니고 언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과정들이 밑받침된게 아닌가 싶어요. 시는 조사 하나에도 감정을 싣는 매체이기 때문에 그걸 천천히 읽다 보면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훨씬 풍부해지거든요.

 

그리고 김대성 문학평론가님께서 인용된 시 한 단락 낭독해주셨습니다.

 

나는 예배당에 맨 뒤쪽에 앉아 오르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음은 단순하고 느렸다. 하지만 연주가 계속될수록 포개진 음들이 페이스트리 반죽처럼 층을 이루며 서서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첫 음이 사라질 때쯤 다른 음이 겹치며 소리는 더욱 깊어졌다. 마치 오래된 우물 안으로 허리를 반쯤 접어 넣고 받침에 이응이 들어간 말들, 이를테면 멍멍, 붕붕 같은 단어들을 외치면 금세 듣기 좋게부풀어 올라오던 소리와 닮아있었다.

p.67_「명상의 시간중에서

 

 

 

독자 질문

 

 

독자1: 처음 책을 받았을 때 표지와 자기 소설이 매치가 잘 된 거 같나요?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이 맨 처음 드셨나요?

 

: 저는 볼리비아 우표 쓸 때부터 책을 내면 항상 이 제목으로 갈 거라고 결심했었어요. 때문에 표지도 볼리비아 우유니 사진을 편집자님께 보내드렸고, 그중에 하나 골라서 예쁘게 만들어진 거 같아요. 블루톤을 좋아하고 먼 배경이 되는 풍경을 좋아합니다. 표지는 만족합니다.

 

'내가 감히 이 소설을 이렇게 한 권으로 묶을 자격이 있었을까'. '이 소설을 이 소설집안에 들어갈 만큼 충분히 무르익은 작품이었을까', '괜히 내 이 부족한 소설로 인해서 귀한 시간 내서 읽어주는 독자들에게 하나라도 건네주지 못한다면 어쩔까'. 이런 고민이 되게 많이 들었어요. 책을 바라보며 이 작품이 나에게 결국 어떻게 남을 것인지. 독자들에게 어떻게 가 닿을 것인지. 그들에게 위로가 될지 또 다른 상처가 될지 무의미가 될지 그런 걱정이 태산이었죠.

 

독자2: 앞으로 나올 소설은 어떤 소설이고, 독자들에게 어떤 작가로 인식되고 싶으신가요?

 

-강: 이제 8편을 쓰고 나니까 다른 작품들도 막 쓰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 단편소설은 2개 정도 쓰는 중이고 올해에는 장편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지금은 또 다른 소재를 가지고 시대성이 있는 작품이라서 요새는 도서관에서 그 시대적인 배경 찾느라고 책만 읽고 있는 거 같아요. 근대를 배경으로 하고 그게 일제강점기도 걸쳐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조망도 잘해야 할 거 같고, 감히 함부로 덤벼서는 중간에 엎어지겠더라고요. 전체적인 분위기를 좀 익히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독자3: 요즘 책도 넘쳐나고, 작가도 넘쳐나는 세상인데, 강이라 작가가 다음 작품에서는 수많은 작가와 비교해서 이 분야에서 나만이 가지는 차별성이 있을까요?, 그리고 큰 문학상을 받고 싶은지, 아니면 하루키처럼 큰 문학상은 못 받아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으신가요?

 

-강: 선생님 말씀 맞습니다. 저 여성이고 작가예요. 앞으로 잘 나가려고 또 꾸준히 살아남으려면 차별성을 반드시 줘야 하는 지점이 있어요. '이제는 새로운 지점을 찾아야겠다' 결심을 하고 문제점도 제가 파악을 했는데,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미혼입니다. 출산도 하지 않았어요그래서 제가 가진 현실, 미혼이고, 또 요가를 하는 것을 접목해서 요즘은 비혼도 많기 때문에 같은 또래, 같은 상황에 부닥친 여자들의 이야기를 공감할 수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소설로서 이렇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라는 식으로 접근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처한 상황을 잘 이용하고 싶어요.

 

제가 지금 여기 있는데 큰 문학상을 바라면 되겠습니까. 굳이 말한다면 상보다는 많은 독자를 가진 작가가 되고 싶어요. 만난다면 저의 작품을 아는 척해주는, 강이라를 아는 척하는 게 아니라 그 작가를 기억하고, 기억한다는 건 그만큼 소설이 그 사람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소설로서 저를 많이 알아봐 주신다면 그게 더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 다음 소설 나올 때까지 강이라라는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를 작품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길게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 제가 이제 책 한 권을 냈고, 어쨌든지 간에 어디 가서 소설 쓰는 사람이라고 말하게 됐고, 그렇다면 이 말에 무게를 감당하게 될 거 같습니다. 저 사람 소설 쓰지’, ‘지금도 쓰고 있구나’‘내일도 쓰겠구나.’ 하는 항상 소설 쓰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는 작가로 남고 싶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볼리비아 우표 - 10점
강이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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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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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이라 2019.01.15 2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깔끔하게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글 보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습니다.^^

  2. BlogIcon 산지니북 2019.01.16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긴~ 대담을 잘~ 정리하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3. 날개 2019.01.16 1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4. 래재사랑 2019.01.16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의 마지막 말씀이 마음에 꼭 듭니다

    한문장 한문장 아낌없이 온 정성을 들인것이 느껴져 보느내내 맘이 풍요로왔습니다
    이번 책이 나왔구나 다음에도 나오겠구나
    늘 기대되고 보고싶은 책이길 바래봅니다

 

최강 한파에 모두 옷 따뜻하게 입으셨나요?

저도 핫팩을 쉐킷쉐킷! 흔들며 온기를 유지하고 있답니다.

 

산지니의 2018년 마지막을 장식한 소설 『볼리비아 우표』와 함께

2019년 새해, 저자와의 만남을 가지려 합니다.

 

표지가 너무 예뻐서 자꾸만 눈길이 가는『볼리비아 우표』인데요.

마냥 아름답게만 보이는 표지 속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이지만,

강이라 작가님의 소설을 읽고 나면 그 속에 담긴 쓸쓸함이 와 닿을 거에요.

 

 

실물이 더 예쁜 『볼리비아 우표』. 볼리비아 여행책 아니고요, 소설집입니다 :)

 

 

강이라 작가님께서 독자분들과의 만남을 위해 울산에서 오십니다 :)

김대성 문학평론가의 진행으로 열리는 9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에

많은 분들의 참여 기다릴게요!

 

_일시: 2019년 1월 10일 목요일 늦은 6시

_장소: 산지니x공간

*현장에서 도서 구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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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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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2019년의 첫 번째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판타지 동화로 2019년의 시작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2019년 처음을 장식해주실 작가님은 바로,

『해오리 바다의 비밀의 조미형. 박경효 작가님입니다.

 

많은 분이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리를 채워주셨습니다.

아쉽게 참석하지 못한 여러분들을 위해 그날의 흥미진진했던 이야기를 지금, 공개합니다!

 

 

 

오늘 행사의 진행을 맡아주실 분은 임미화 선생님이십니다. 20년 넘게 어린이 책 읽기 모임을 해오신 분으로, 어린이 책 문화 환경을 가꾸는 일을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임미화 선생님은 날카로운 질문들로 청중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셨습니다.

 

 

 

 



1. 임미화 | 『해오리 바다의 비밀』조미형 작가님은 동화와 소설 두 가지 장르를 함께 하시는 데 겪는 어려움 같은 건 없나요?

 

조미형 | 아이들과 하는 독서지도사 수업도 하고 도서관 강연을 하면서 동화를 버릴 수 없더라구요. 또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 매년 수정도 하고 또 양쪽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제가 미련한 면이 있어서 계속 하다 보니깐, 또 좋은 출판사와 좋은 그림을 만나서 이런 책이 나온 것 같습니다.(웃음) 앞으로도 계속 양쪽으로 할 생각입니다. 

 

 

2. 임미화 | 『해오리 바다의 비밀』 에 고래가 나오잖아요. 작가님이 사시는 울산이라는 지역을 고려해서 고래를 작품에 넣으신 건지 고래가 작품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조미형 | 해양생물 중에 대표적이고 제가 좋아하는 만화인 <원피스>에도 고래가 나와요. 바다를 생각하면 바다는 고래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배를 타고 돌고래를 구경하기도 하고 뉴스를 보면 개체 수가 줄어든다던가 환경 오염으로 그물에 걸린 고래가 고통을 받기도 해요. 제가 밤 낚시를 한 적이 있어요. 낚시꾼들이 버려놓은 밑밥들 코펠로 끓여 먹고 버린 갯바위에 붙은 쓰레기들을 보면서 '저러면 안 될 것 같은데...'라고 했던 생각들이 작품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3. 임미화 | 『해오리 바다의 비밀』 에는 고래 말고도 어떤 생물은 괴물이 되고 유령이 되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충격적이더라고요. 어떤것들이 괴물이 되고 유령이 되는지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조미형 | 처음부터 괴물은 없다고 생각해요. 인간들의 행동들의 결과로 괴물로 만들어지는 거죠. 유령이라는 생물은 작품을 구성하면서 과학잡지에 발표가 되었던 고대부터 있던 생물이에요. 덩치가 줄어들었다가 늘어난다고 학자들이 이름을 붙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캐릭터를 오염물질들로 인해 바다가 위험해지면 거대하게 변해서 바다를 지키는 캐릭터로 만든 거죠.

 

 

4. 임미화 | 『해오리 바다의 비밀』 "의심을 버리면 진실이 보인단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전체적인 책의 맥락과 어우러지는 의미가 있나요?

 

 

조미형 | 큰 의미는 없고요. 이게 인간의 이야기랑 연결되는데 현대사회에서는 본질을 잘 못 보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으로 상대방을 파악하고 사람들이 자기의 기준으로 판단해서 한쪽을 괴물로 만들기도 합니다. 저는 사실 왕따를 많이 당했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과 생각이 달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본질을 보는 눈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이 문장을 넣었습니다.

 

 

 

 -박경효 작가님이 직접 원화를 들고 오셔서 감상 시간을 가졌습니다.

 

 

5. 임미화 | 『해오리 바다의 비밀』을 삽화 작업은 어떤 작업이고 어떤 게 힘들고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박경효 | 삽화를 그리게 되면 아무래도 텍스트를 많이 보게 되요. 이번에도 텍스트를 서너 번 정도 읽었는데 읽으니깐 씹는 맛이 있어요. 음식도 씹으면 맛있잖아요. 씹고 읽으니깐 맛있네? 그런 기회였습니다. 화가는 자기중심적인 부분이 큰 것 같아요. 근데 소설가분들은 굉장한 감정이입을 해요. 그런 것들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조미형 작가님이 캐릭터를 분명하게 설명해 놓으셔서 작업이 쉬웠습니다. (웃음)

 

 

6. 임미화 | 『해오리 바다의 비밀』 책에서 의성어 의태어 같은 소리가 많아서 듣는책 같은 느낌도 받았어요. 귀로 듣는 듯한 생생한 원래 이런 의성어 의태어를 자주 쓰시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조미형 | 캐릭터마다 전투장면이 많아요. 사실은 각각의 고유의 소리가 있으면 조금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각각 다른 색깔과 소리도 하나씩 넣었어요. 그래야만 바다라는 공간을 표현하는데 읽는 사람이 덜 힘들지 않을까 하면서 넣었어요.

 

 

7. 임미화 | 『해오리 바다의 비밀』에서 상상의 세계에서 돌아왔을 때 아이들이 '또 뭐 신나는 일 없을까?' 라고 말하면서 마무리를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미형 | 제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작품을 참 좋아해요. 그 속에 있는 아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모험심 무거운 이야기들도 가볍게 풀어가는 스토리를 좋아해요. 아이들의 세계가 있고 어른들의 세계가 있는데 너무 빨리 어른이 되는 건 안 좋은 것 같아요. 쓰레기를 버리고 재활용을 안 해서 바다가 아프다는 걸 알려주는 선에서 환경오염은 모두가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알려주면서 마무리했어요.

 

 

8. 임미화 | 『해오리 바다의 비밀』과 달리 소설 『씽푸춘, 새벽 4시』에서는 냉혹한 세계 속에서 폭력, 착취로 얼룩진 개인의 고통을 보여줬는데요. 되게 특성이 다른 두 작품이잖아요. 평소에 어떤 장르를 선호하시나요?

 

 

조미형 | 제가 만화 <원피스> <도라에몽>의 마니아이기도 하지만 추리소설도 엄청나게 좋아해요. 또 사회문제에도 무척 관심이 많아요. 사실은 분노하는 감정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문학이 없었으면 무슨 짓을 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 다음에도 장르 구분 없이 계속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하지 않을까... 같은 사람이에요. (웃음)

 

 

9. 임미화 | 『해오리 바다의 비밀』 그림 작업을 하면서 어떤 점이 좋았고 인상 깊으셨나요?

 

 

박경효 | 제가 인상 깊었던 것은 '왜 이렇게 많이 싸우지?' 하는 생각이었어요.(일동 웃음) 작가 선생님이 이름이 여성스러운데... 전투장면이 많아서 저는 남자분인 줄 알았습니다.

 

 

10. 임미화 | 『해오리 바다의 비밀』 에서 섬세하게 캐릭터를 표현해주셔서 쉽게 그림 작업을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캐릭터들이 바다생물들이다 보니깐 실제로 보고 그리신 것인지?

 

 

박경효 | 제가 검색을 하면서 찾아봐요. 사진이 없는 몇 군데는 실제로 찾아보기도 하고 캐릭터 잡고 하는 것은 단순한 조형화에 속하거든요. 특징을 뽑아내고 그림을 그리면 조금 달라질 수 있는데 세밀화가 아니면 직접 가서 볼 필요는 없죠. 의외로 산갈치를 검색해봤는데 바다의 귀족 같은 느낌이랄까 모양이 참 고상하더라고요.

 

 

청중들이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11. 『해오리 바다의 비밀』에 나오는 신지와 니오 그리고 귀신할매의 캐릭터가 생생한데 실제로 모델이 있어서 이렇게 구체적으로 그려내셨나요? 

 

 

조미형 | 니오와 신지는 사실 제 두 아들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어요. 큰아들은 화장지를 뭉쳐서 화장실 천장에 던지는가 하면 작은아들은 7살도 안 된 아이가 밤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본다던가 전혀 다른 기질이 행동과 함께 나타나는 거예요. 그래서 소재로 글을 써봐야겠다. 아니면 참다가 폭발해서 때리지 않을까 해서 작품 속에 던져서 "고생 한 번 해봐라" 하면서 써봤어요. 귀신할매는 우리 시골에 마을마다 지팡이 들고 온갖 잔소리를 다 하시는 할머니분들이 있으시잖아요. 거기서 가져와 봤어요.

 

 

12. 소설하고 동화하고 둘 다 써보니깐 어느 것이 더 체질에 맞는 것 같으세요? 어린이소설과 소설은 같이 쓰는 것이 드물고 문체가 달라서 힘들 것 같은데요.

 

 

조미형 | 오른손으로 쓰고 왼손으로 쓰면 돼요.(웃음) 저는 사실은 체질에 맞고 안 맞고를 정하지를 않습니다. 그냥 주어지고 쓸 수 있는 거면 구분 안 하고 써야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를 할 것 같아요. 저는 양쪽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미운 사람들은 소설로 죽이고요. 자라나는 새싹들은 귀여운 동화로 또 살려내고 편견과 고정관념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원하는 건 먼저 시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경효 작가님이 제일 마음에 드셨다는 은갈치(알라차)와 대왕 가자미의 전투장면

 

 



-조미형 작가님이 제일 좋아하는 그림인 아름다운 물고기 떼가 헤엄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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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2019년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2019년의 두 번째 저자와의 만남은 강이라 작가님의 『볼리비아 우표

김대성 문학평론가의 진행으로 열리는 9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에

많은 분의 참여 기다릴게요!



 

.

[행사 알림] 9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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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개 2019.01.08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경효 작가님이 원화를 꺼내시자 저도 모르게 그림으로 달려나갔네요.
    원화가 주는 감동이 정말 굉장했습니다!

  2. BlogIcon 실버_ 2019.01.08 1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사 현장을 생생하게 잘 담아주셨네요!
    원화 구경부터 책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2019년 1월 첫 행사부터 정말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볼리비아 우표』 강이라 작가님과의 만남도 기대가 됩니다.

한 해가 어느덧 저물어갑니다.

이미 넘겨버린 11장의 지난 달력을 다시 뒤적여보며

2018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되새김질해 봅니다.

모두들 한 해를 마무리하느라 분주하게 보내고 있겠지요?

그러면서도 다가올 2019년의 계획을 세우며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기다리고 있을지도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산지니 애독자 여러분들께,

산지니의 2019년 첫 번째 새해 계획을 특별히 공개합니다! :)

바로바로바로바로바로바로바로...

90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창작동화 『해오리 바다의 비밀』 편 입니다!

(2019년과 90회 저자와의 만남! 뭔가 느낌이 좋습니다!)

 

『해오리 바다의 비밀』의 글을 쓰신 조미형 작가님과 그림을 그려주신 박경효 작가님

두 분을 모시고,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해오리 바다의 비밀』은 2018년 이슈 중 하나인 해양 쓰레기 문제를 다루고 있답니다.

저 역시 이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을 굉장히 관심있게 읽어보았는데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쓰레기 버리지마!", "일회용품 쓰지마!" 라고 잔소리를 하는 것보다

재미난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경각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2019년 새해를 시작하며 해오리 바다의 비밀을 함께 읽으며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 계획 함께 세워보시는 것 어떠세요?

 

새해 떡국 맛있게 드시고, 1월 3일 목요일에 산지니x공간에서 만나요~~ 

 

 

창작동화 『해오리 바다의 비밀』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바다 생명들이 힘들어하는 비명이야. 바다를 구해야 해.”

니오와 신지, 쓰레기로 뒤덮인 바다 속으로 들어가다!

 

육지에서 버려지는 수많은 쓰레기는 모두 어디로 갈까요? 보라매 시리즈 열한 번째 작품 해오리 바다의 비밀은 바다 환경 문제를 다룬 창작동화로, 니오와 신지가 바다 속으로 들어가 겪게 되는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연과 평화를 사랑하는 소년 니오와 호기심 많은 장난꾸러기 신지를 비롯해 바다를 지키는 산갈치 알라차’,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먹고 괴물이 된 가오리와 바다유령 등 다양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해 더러워진 바다 속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 작품은 조미형 작가가 부산의 파란 바다를 보며 집필했고,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박경효 작가의 생동감 넘치는 그림을 더해 완성했습니다.

 

 

글쓴이 조미형

 

 

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씽푸춘 새벽 4가 있습니다. 발표한 작품으로 고릴라 1 고릴라 2 그리고 사람이 있고요. 바다를 좋아하고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옛길을 걸으며 기이하고 재밌는 동화를 쓰는 데 많은 시간은 보내고 있습니다.

 

 

 

 

그린이 박경효

입이 똥꼬에게구렁덩덩 새신랑을 출간한 지도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림책이나 동화 삽화 그리기는 미술활동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즐겁게 꿈꾸는 또 다른 상상의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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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2018년의 마지막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우리들,킴』의 저자 황은덕 작가와의 만남으로 시작한 2018년 저자와의 만남이

한 해동안 부지런히 달려 어느새 89회가 되었습니다.

소설로 열었던 2018년을 소설로 마무리하게 되었네요.

 

 

2018년 저자와의 만남 대미를 장식해주신 저자는 바로,

『방마다 문이 열리고』의 최시은 작가님입니다.

성탄절과 연말을 앞두고 모두가 분주했던 가운데,

많은 분이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리를 채워주셨습니다.

아쉽게 참석하지 못한 여러분들을 위해 그날의 후끈후끈했던 이야기를 지금, 공개합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진행에 관해 이야기 나누시는 최시은 작가님과 김대성 문학 평론가님.

 

-김대성 문학 평론가(이하 김)

첫 책 『방마다 문이 열리고』를 내신 소회가 궁금합니다.

 

-최시은 작가(이하 최)

저는 사실 작가라는 말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요. 최시은은 필명인데, 아직 동료들이 필명을 부르면 생소합니다.

집에 도착한 책을 쌓아놓고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 마치 늦둥이를 낳은 기분이랄까요? 애비 없는 늦둥이 같은 기분이었습니. 저게 어디서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교정 과정에서 글을 계속 보다 보니까 늦둥이인데 보기 싫은 늦둥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지인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까, 하고 설레는 마음이 들었습니.

작가라는 말이 아직 익숙하지 않고 아직은 붕 떠 있는 기분입니다.

 

-김 │제가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사고 입주해서 밤에 거실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어리벙벙하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것 같아요그 감정이 글 쓰는 이가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자 특권적인 감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최 특권적인 건 아닌데? (웃음)

특별하고 낯선 감정이 맞는 것 같아요.

든 못 됐든 오랜 시간에 걸쳐서 책을 냈다는 게 뿌듯한 느낌도 있어요.

 

 

-김 │ 특권적이라는 말은 실언은 아니었고요. 왜냐하면, 글을 쓰는 사람들은 보상받을 길이 많이 없거든요. 주위에서는 뭐길래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 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런 조건 속에서 글을 쓰고 결국 책으로까지 엮어냈을 때, 외부에서 보상받지 못하지만 그 감정이 특권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최 작가로서 책을 내고 느끼는 뿌듯한 감정을 특권이라고 표현하셨다면, . 특권적인 감정 맞습니다.

 

-김 │8년 전, 5년 전에 써두신 소설을 다시 엮으며 문장을 고치고 덧붙이고 빼는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이 궁금합니다. 책을 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공부의 시간이었을 것 같은데요.

 

-최 │소설 잔지바르의 아이들」이 그 경우에 해당할 것 같아요. 써 놓고 한참을 넣어둔 작품이에요.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며 다시 소설을 보았을 때,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 일주일을 교정을 보며 헤맸어요. 경향신문의 짧은 기사를 가지고 소설을 만든 것인데, 기사 속 여자를 볼 때 마음이 참 안되었어요.

죗값을 치른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어요. 소설 속 남자에게 감옥에 있는 것은 죗값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생각했을 때 죗값을 치르는 것은 감옥에서 나와서 가족을 제대로 부양하는 것이었죠.

소설은 질문의 형식이라고 생각합니. 답을 주는 소설은 재미가 없죠. 잔지바르의 아이들」이 소설적으로 썩 훌륭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 질문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

 

 

-김 │소설집 중에서 마음에 들고 뿌듯함을 느낀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최 │일곱 편 중 두세 편이 마음에 들어요. 소설적 완성도 면에서는「누에」가 마음에 들어요3인칭 관찰자 시점이라 모든 것을 다 설명해줘야 했기 때문에 집필할 때 힘들었어요. 전자발찌를 찬 30대 남성의 심리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사실 경찰서를 통해서 실제 성폭행범을 만나 보려고 하기도 했는데 쉽지는 않더라고요.

 

-김 │소설집 제목이 '방마다 문이 열리고'인데요. 이 구절이 수록 작품「누에」에서 따 오신 거로 압니. 이 표제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 │소설적 상황을 보자면 '문이 열리기 전'에는 엄마가 아파서 집에 누워 있죠. 엄마에게 필요한 건 아버지이고, 아버지에게 필요한 건 그 여자입니다. 아버지가 그 여자를 데리고 집에 왔습니다. 아버지로 인해 엄마는 생기를 얻고, 집에도 생기가 돕니.

아버지가 옴으로 방에 문이 열리고, 봄이 와서 산벚꽃이 피듯 집에 봄이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자가 수동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시대에는 그런 엄마들도 분명 있었다고 생각합니.

 

 

-김 │이 소설의 남성들이 굉장히 전형화되어 있습니. 성적인 본능에 충실한 모습으로 말이죠.

젠더의 위계가 전형화되어 있는데, 이는 작가가 의도하고 쓰신 것이라고 보입니.

이 문제는 앞으로 이 소설을 이야기할 때 계속 언급이 되고 쟁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

 

-최 │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왜 남자를 그렇게 그렸을까요... (웃음)

 

-김 │ 왜 인물들을 이렇게 그렸어야 했는가를 이야기해보자면, 인물들이 대부분 도시 빈민이에요. 생존이 최우선인 삶의 조건에서 가치 있는 행위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요즘 통념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이 처한 삶의 조건을 이해하면서 인물의 행동을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최 │페미니즘이 많이 언급되는 이 시대에 제 소설 속 캐릭터는 낡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알고는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밥 때문에,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여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직접 목격도 했고, 그런 상황을 보며 눈물이 날 때도 많았어요.

 

-김 │ 소설 속 아버지, 남편, 아들, 애인 등 남성들은 성적대상으로 여성을 욕망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여성들은 존중받지 못하는 돌봄 노동 속에서 학대당하고 폭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들은 그런 남성들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있지요. 젠더적 위계성이 굉장히 도식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 │글이라는 것은 내 의식의 반영입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소설에서는 조금 다른 여성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독자 질문제가 「환불」을 읽었는데, 작가가 독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애매모호했습니다. 작가의 의도를 듣고 싶습니.

 

-최 │ 이것은 밥 이야기입니다. 밥 먹는 이야기이자, 밥 먹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 제 의도는 그렇습니다.

 

 

-김 │ 소설 속 '수진'이라는 인물을 묘사할 때 헤픈 육체라 표현을 쓰셨는, 전체 소설집 중 수진이라는 등장인물이 가장 자유로운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최 │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렇네요. 수진에게 다시 찾아가 봐야겠습니다. (웃음)

 

-김 │작가도 계속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은 작가 자신을 성숙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요. 이후에 작가님 소설 속 남성과 여성이 어떻게 관계 맺게 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 │ 소설 쓰면서 인간 됐다는 말 많이 해요. 작가일 때와 독자일 때가 참 다르더라고요. 소설을 쓰면서 자유로워졌어요. 내가 인간이 되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어떻게 하면 좀 잘 쓰고 제대로 된 작품을 쓸까 고민하고 있고요. 쓰고 있는 장편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김 │소설 속 인물들도 인간이 되어가면 좋겠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이 너무 고착되어 있어서 좀 안타까웠습니. 작가님이 자유로워졌듯이, 작품 속 인물들도 자유로워지면 좋겠습니.

 

-최 │그 사람들이 인간이 되면 소설이 될까요? (웃음)

 

-김 │ 인물들을 잘 보내주는 것도 작가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독자 질문 │요리가 작품마다 중요하게 나오는데요. 작가가 일상생활에서 요리로 치유를 받은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 │요리를 먹으면서 위로가 많이 받습니다. 저는 술을 좋아해요. 혼술도 좋아하고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메뉴를 만들어서 먹으면 내가 치유가 돼요.

작품 속에 고등어탕이 나옵니다. 엄마가 해준 고등어탕을 먹으면 모든 근심이 사라질 것 같아요.  요리가 인간의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

실제로 제가 요리를 잘하기도 합니다. (웃음)

 

-김 │첫 번째 소설을 내시는 것이 제목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

작가가 닫힌 문을 열고 나오는 거라면, 방을 나온 작가와 인물이 어디로 가는지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 │네, 늘 잘 쓰려고 머릿속에서 소설이 떠나지 않죠.

그런데, 앞으로 어떤 소설을 쓰고 싶은지는 안 물어보시나요? (웃음)

어느 행사에 가니까 마지막에 물어보시길래 준비해왔는데... 

저는 쥐스킨트의 『향수』를 너무 좋아해. 제가 지향하는 것은 장르와 정통문학을 결부시켜 잔인하면서 슬프고도 아름다운 작품을 쓰는 거예요. 

그렇게 신들린 것처럼 쓰는 것은 힘들겠지만 그게 제 목표입니.

 

 

 

  한 해 동안 열심히 달려왔던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2019년의 첫 번째 저자와의 만남은 창작동화 『해오리 바다의 비밀』과 함께 시작합니다.

[행사 알림] 90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 http://sanzinibook.tistory.com/2663

조미형, 박경효 작가님과의 만남에 많은 분들 참석 기다리겠습니다. :)

 

모두 따듯한 성탄절 보내세요!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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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상 2019.01.02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마다 문이 열리고...
    참으로 오랫만에 이 소설 작품 한 권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하는 기대감으로 읽었다.
    요즈음 많은 장르의 문화가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으므로 책을 한 권 읽는 다는 것은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야 했으므로...
    첫 작품 '그곳'으로 시작하는 7편의 단편 작품집...
    더이상 성장 하지 못하는 누에, 산채로 냉동되어지는 활낙지의 그 생생한 꿈틀거림이 눈앞에 펼처지며
    어쩌면 나의 이야기인것 같고 나의 이웃 이야기도
    같은 외면하고도 싶고 같이 울어 주기도 하고 싶은 여러편의 작품들...
    마지막 '가까운곳' 은 내가 작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였다. 그떨림의 감동은...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만나기를 기대 하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방마다 문이 열리고' 기대 한만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책! 이 한권의 소중한 책을
    감히 추천해 봅니다.



    • 동글동글봄 2019.01.02 1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바쁜 세상이라 책을 읽으며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 자체가 일상의 소중한 이벤트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소중한 시간내어 책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까지 전해주셔서요. 작가의 이야기가 일상을 풍성하게 해주길 바라며, 다른 좋은 작품으로 또 만나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89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방마다 문이 열리고>의 저자,

최시은 작가님과 함께합니다.

 

 

최시은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방마다 문이 열리고>

 


 

연일 계속되던 비가 그치니 이제야 차가운 겨울 공기가 느껴집니다.

깊어가는 겨울밤, 여러분을 최시은 작가가 펼쳐놓는 이야기 세계로 초대합니다.

방마다 문이 열리면……

열린 문 너머에는 어떤 이야기가 감춰져 있을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12월 20일 목요일 저녁 7시에 '산지니X공간'으로 오시면 됩니다. 

행사의 진행과 대담은 김대성 문학평론가가 맡아주셨습니다.  

 

 

 

 

 

일시 : 2018년 12월 20일 목요일 늦은 7시
장소 : 산지니X공간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센텀 스카이비즈 A동 710호)

 

 

 

방마다 문이 열리고

최시은 작가의 첫 소설집. 행복해 보이기만 하는 세상의 문들이 열린다. 이번 소설집 방마다 문이 열리서는 폭력, 상처, 가난, 아픔 등 저마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말 못할 고통의 시간들을 들여다본다. 냉동창고, 토막살인, 강간범, 개장수, 탈북 여성, 누에, 복어 등 날것의 소재들이 현장감 있게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데, 그만큼 작품 세계가 단조롭지 않다. 딸을 강간한 두 번째 남편을 고소하지만, 막상 생계를 위해 그의 항소를 도울 수밖에 없는 여자나 토막 살인범일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안고 그의 앞에 스스로 걸어들어 가는 여자와 같이 복잡하게 얽힌 삶의 비릿한 냄새를 쫓아간다. 섬세한 묘사로 완성한 최시은 소설집 방마다 문이 열리고는 삶의 거친 숨결을 느끼며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최시은 1970년 경상북도 울진에서 태어났다. 그곳 어촌들 대부분이 그렇듯 내가 태어난 곳도 농업과 어업을 함께했다. 그랬으므로 바다와 산은 자연스레 나의 성장 배경이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으로 이주, 영도 산동네에서 지독히 가난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때 어렴풋 작가를 꿈꾸었으나 포기. 대학에서 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 잡다하게 책을 읽었다. 마흔에 소설 공부를 다시 시작. 2010년 진주가을문예로 등단. 그러나 여전히 소설은 어렵다. 부산작가회의, 부산소설가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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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일 토요일, 유난히 춥던 날.

故 윤일성 교수님의 1주기를 기념한 추모 학술행사 및 추모식이 있었습니다.


어쩐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부산대 상남국제회관으로 향했는데,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 많은 분들이 와계신 것을 보고 금세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 참석자들을 환하게 반겨주시는 교수님

 

 

방명록에 쓰여진 “윤일성 교수님, 보고 싶습니다.”라는 문구가 따뜻했습니다.

 

 

추모식장 한쪽에는 교수님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참석하신 분들께는 산지니에서 출간된 유고문집 <도시는 정치다>
추모문집 <시인의 마음으로 새로운 부산을 꿈꾸다>를 나누어드렸습니다.

 

 

 

故 윤일성 교수님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부산참여연대 도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셨습니다. 2012년 부산 북항라운드테이블을 꾸려 방향을 제시했고, '포럼지식공감' 회원으로 활동하며 도시발전을 위해 활동하셨습니다. 또한 2012년 <해운대 관광리조트의 도시정치학>이라는 논문으로 부산 토목사업의 민낯을 속속들이 밝히며 '부산 엘시티 사태'를 예견했습니다. 이후로도 계속해 바람직한 도시 발전을 위한 활동을 하시다 2017년 12월 1일 타계하셨습니다.

 

 

 

 

▲ 학술행사 모습

(왼쪽부터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홍성태 교수, 정현일 부산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장세훈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 민은주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기획실장, 신원철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

 

 

추모행사는 크게 1부 학술행사와 2부 추모식으로 나누어졌습니다.

 

신원철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님의 사회로 시작된 학술행사에서는

선생님의 제자인 정현일 부산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학생의 시티 검찰수사의 성과와 한계: 어떻게 할 것인가? , 장세훈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님의 의리(義理)의 사회학’을 통해 본 도시정치, 민은주 사)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기획실장의 부산의 도시개발과 시민사회의 대응까지 여러 발표가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남기고 가신 미완성 논문을 함께 읽으며 살펴보기도 하고, 함께 공부했던 동료 교수로서 말씀해주시는 교수님의 업적을 나누고, 행동했던 도시연구소의 회원으로서 선생님과의 추억을 듣기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해운대 해안가를 바라보며 도시 경관에 대해 설명하고 계신 윤일성 교수님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진 후 2부에는 교수님을 기리는 추모식이 있었는데요.

 

추모 사업회에서 준비하신 영상에서는 생전에 도시를 위해 활발히 연구하고 활동하셨던 교수님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수영만 요트 경기장, 엘시티, 부전도서관 등 부산 곳곳에 교수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부산에 난개발 광풍이 몰아치던 지난 10여 년 동안, 온몸으로 맞서 개발 카르텔 세력과 전쟁을 벌여온 윤일성 교수님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서 선생님에게 왜 ‘행동하는 도시사회학자’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생전에 그렇게 지키고 싶으셨던 아름다운 해운대 해안가,(지금은 고층빌딩 엘시티의 공사 중인 곳) 근처 미포에 뿌려지는 선생님의 유골을 보며 모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후에는 추모사를 들었는데요.

윤일성 교수님의 동료셨던 부산대 사회학과 김문겸 교수님은 윤일성 교수님이 생전에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셨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아날로그적 소통을 좋아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저 하늘나라에서는 연락이 닿게 휴대폰을 꼭 하나 만들어달라."는 말씀을 해서 울고 있던 모두에게 웃음을 주시기도 했지요.

 

한 사회학과 재학생은 선생님의 빈소에 손편지를 놔두고 갔다고 했는데요. 그 손편지를 직접 읽어주셨습니다. 평소에 시를 사랑하셨던 교수님께서 수업마다 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셨습니다. 그래서 교수님께 바치는 시를 읊어주셨습니다.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내리는 비는 점점 장대비로 변해가고 그 빗속을 뚫고 달리는
버스 차창에 앉아 심란한 표정을 하고 있을 너를 떠올리면서
조금씩 마음이 짓무르는 듯했다
사람에게는,
때로 어떠한 말로도 위안이 되지 못하는 시간들이 있다
넋을 두고 앉아 하염없이 창밖을 내다본다거나
졸린 듯 눈을 감고 누웠어도 더욱 또렷해지는 의식의 어느 한 부분처럼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너를
보내는 길목마다.

 

-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여림

 


 

추모사가 끝나고는 사회학과 제자분들의 추모공연도 있었고요. 해양수산부 김영춘 장관과 정관용 시사평론가는 먼 곳에서나마 추모 메시지를 영상으로 보내주셨습니다. 김석준 부산광역시 교육감과 박영미 부산인재평생교육원 원장은 직접 추모사를 낭독하셨습니다.

 

유가족 인사에서 아드님은 교수님의 유언을 언급하시며, 많은 분들이 교수님을 기리기 위해 참석하신 것을 보면 교수님은 참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유언

 

자유롭게 흘러 다니고 싶으니
유해는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달라.
나는 행복하게 하고 싶은 일 하다 간 사람이니
슬퍼하지 말라.
길고 짧게 사는 건 중요하지 않다.
슬퍼하기보다는
윤 교수 잘살다 갔다고 말해주기 바란다.

 

 

 

 ▲ 추모식 참석자 단체사진

 

 

사람들이 더불어 살 수 있는 도시 공간을 꿈꾸던 故 윤일성 교수님.
교수님을 이제 볼 수는 없지만, 더 이상 슬퍼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교수님을 기리는 많은 분들이 모여 교수님이 도시를 위해서 애쓰신 못다 이룬 일들을 계속해나가기로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을 추모하며, 교수님이 염원했던 토건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부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윤일성 지음420쪽 30,000원 2018년 12월 1일 출간

 

 

한국의 대표 도시사회학자 故 윤일성 교수의 도시 연구와 활동들을 정리한 유고 문집.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도시의 난개발을 막고 공공성을 추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그의 논문(미발표 논문 포함)들을 엮었다. 이 책은 도시 정치의 관점에서 도시의 성장, 재생과 문화를 살펴본다. 토건주의 세력의 이익을 위한 부산시 난개발의 사회정치적 구조와 동학을 밝히고 해운대 엘시티 사업 비리라는 구체적 사례를 모아 고발한다. 끝으로 도시 성장과 재생의 밑거름이 되는 도시 문화의 단상들을 모아 도시에 대한 공간의 사회학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한다.
도시는 공익과 사익, 집단적이고 개인적인 권익과 이권 등이 서로 맞서고 다투는 무대인 동시에 불의와 비리에 저항하며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도시를 바로 세우려는 신산스러운 노력의 결정체이다. 그런 점에서 도시는 정치다.

 

 

 

도시는 정치다 - 10점
윤일성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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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동글동글봄 2018.12.05 1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떠나서도 이렇게 그리워하시는 분들이 많다니 떠나는 길 외롭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2. BlogIcon 동글동글봄 2018.12.05 14: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성어린 포스팅 잘 읽었어요

  3. Aiken 2018.12.15 1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도교수셔서 작년에 부고소식듣고 엄청 슬펐던 기억이 나네요. 교수님이 생전에 연구실에서 늘상 하던 말씀이 하던 말씀이 포스팅을 보니 생각나넹ᆢ

    • BlogIcon 실버_ 2018.12.19 1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셨군요... 그래도 교수님을 기리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아서 교수님이 하늘나라에서 흐뭇하게 웃으시면서 보고 계실 것 같습니다.

부산하면 어떤 음식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음식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을텐데요. 그 음식들은 왜, 언제부터 부산을 대표하게 되었을까요? 11월의 마지막날 산지니X공간에서는 최원준 선생님을 모시고 음식에 담긴 부산의 역사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인문학당은 감사 인사로 시작됐습니다. 최원준 작가님께선 '게으른 천성탓'에 담당 편집자와 산지니 강수걸 대표님이 아니었다면 아마 올해 안에 책을 발간하지 못했을 거라며 두분께 감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와 달리 금요일에 진행된 행사라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불금'에 시간을 내주신 모든 청중께도 감사인사를 보냈습니다. 

 

 

최원준 선생님께선 강연을 시작하며 '음식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라 표현하셨습니다.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의식주'가 필수입니다. '먹다'라는 행위는 태어나서부터 죽을때까지 멈출 수 없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의식주를 따라가다 보면 당대를 살았던 인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평소 음식에 관심이 많으셨던 최원준 작가님은 음식을 따라 역사를 되돌아보셨다고 합니다.

 

 

부산의 맛 문화를 탐구하기 전, 로마와 일본 등 전 세계의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눴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일본의 와쇼쿠입니다. 세계무형유산 중 하나인 일본의 '와쇼쿠'는 일본의 공동체적 생활 풍습을 잘 보여줍니다. 지리적 요건이 열악했던 일본은 서로 뭉치지 않으면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서로 가진 것을 나누어 먹었던 풍습이 '와쇼쿠'라는 형태로 남아 세계 유산이 된 것입니다. 최원준 작가님께서는 일본의 '와쇼쿠'는 음식 자체의 가치보다 그 속에 있는 공동체적 풍습을 남기기 위해 세계유산이 되었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전 세계 식문화를 알아봤으니, 본격적으로 부산의 식문화를 알아봐야겠죠? 최원준 작가님께서는 부산 문화란 '타지에서 부산에 정착한 사람들이 서로 만들어낸 문화'라 표현하셨습니다. 6.25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은 다양한 지역사람을 수용했습니다.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당연히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충돌만으론 문화가 형성되지 않죠. 당시 부산에 모였던 사람들은 '나'를 인정받기 위해 '너'를 인정하며 서로의 문화를 융합해갔습니다.  

 

 

 

다양한 문화의 수용은 부산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어디서 본듯하지만 어디에도 없고, 익숙하지만 낯선 부산의 문화는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교수님께서는 다양한 문화를 한데 넣고 끓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 꼭, 가마솥에 재료를 넣고 끓여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낸 것과 닮아, '부산(釜山)'이란 이름에 꼭 걸맞다고 하셨습니다.

 

釜 : 가마 부

 

 

 

돼지국밥부터 재첩국까지 부산의 음식을 최원준 선생님께서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돌아보며 강연은 마무리됐습니다. 인간의 순간을 엮은 것을 '역사'라고 부르듯, 하루의 음식을 엮은 것도 '역사'이지 않을까요? 오늘 먹은 돼지국밥 하나에 담긴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 수 있었던 흥미로운 인문학당이었습니다.

 

 

저는 하루 중에서 점심시간을 제일 기다리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나름의 소울푸드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으신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숨겨진 부산의 먹거리와 먹거리 속 이야기가 궁금한 당신께 『부산 탐식 프로젝트』를 추천해드립니다:)

 

 

부산 탐식 프로젝트 - 10점
최원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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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의 2018 세 번째 출판도시 인문학당은

『부산탐식프로젝트』의 저자 최원준 작가님과 함께합니다.

 

돼지국밥, 밀면처럼 부산의 대표음식들은 '언제부터', '왜' 부산을 대표하게 되었을까요? 별 생각없이 뚝딱 해치운 오늘 점심에도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음식으로 만나는 맛있는 인문학, '부산미식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일시 : 11월 30일 금요일 저녁 6시

장소 : 산지니X공간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A동 710호)

 

부산탐식프로젝트

 

47가지 음식으로 전하는 부산 이야기. 부산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 때문에 일제강점기 부산 사람들의 식탁에는 일본 식문화가 넘나들었고, 6.25 전쟁 당시에는 여러 지역의 피란 이주민들의 식문화가 수용되었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다양한 지역 출신의 사람과 식문화가 뒤섞여 형성된 독특한 음식들이 많이 남아 있다.

시인이자 음식문화 칼럼니스트인 최원준은 이러한 부산의 음식을 통하여 사람, 역사, 문화를 탐구했고, 그 '탐식(探食)' 과정을 <부산 탐식 프로젝트>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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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강연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일리치를 읽다』 저자 윤성근

 

"당신의 리틀포레스트에 대하여"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저자 조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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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에 의해 발생했던 아우슈비츠의 민간인 대량학살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며 느꼈던 분노와 슬픔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 있었던 민간인 학살의 역사에 관심을 기울여 본 적 있으신가요? 88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우리나라 학살의 현장 중심에서 노력하고 계신 노용석 작가님과 함께했습니다.

 

 

노용석 작가님은 국가폭력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 대부분이 독일의 아우슈비츠는 주목하면서, 우리나라에 있었던 학살에 대해선 외면하고 무지한 것이 모순적이라 느꼈다고 합니다. 교수님은 오늘 강연은 왜 내가 망자에 집착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 설명하시며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교수님은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조사 단장을 역임하시며 경북 경산에 있는 코발트탄광 학살사건에 대해 알게 되셨다고 합니다. 이곳은 예전 교수님 집과 직선거리로 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고 합니다. 내가 살았던 동네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걸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하십니다.

 

▲ 탄광의 구조를 마이크로 설명해주셨던 노용석 교수님. 고작 마이크인데도 설명이 쏙쏙 잘 들어왔습니다

 

산 코발트탄광 학살사건은 6.25 전쟁 기간 중 경북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보도연맹 회원들을 학살한 사건입니다. 주민 증언에 의하면 19507월경부터 9월경까지 두 달간 학살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수천 명의 사람을 55m 수직갱도에 밀어 넣어 총살하거나 생매장해 죽였습니다. 60일이란 시간 동안 55m의 갱도가 시체로 꽉 찼다고 합니다.

 

이 갱도는 폐쇄된 상태였으나, 2005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설치되며, 유해발굴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노용석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 국과수 소장님께서 새로 산 기게로 만들어 주신 탄광의 구조도.

 

유해발굴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조사팀장으로 부임했을 때, 팀원이 오직 교수님 혼자였다고 합니다. 맨땅에 헤딩인 셈이죠. 그러나 교수님 곁에는 유해발굴에 도움을 주신 친구들이 계셨습니다. 갱도를 막은 콘크리트를 뚫기 위해 다이너마이트 허가를 대신 받아준 방송국 PD, 경산 코발트 탄광의 3D 구조도를 만들어준 국과수 소장님이 대표적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인간의 죽음은 정상적 죽음과 비정상적 죽음으로 나눠지고, 비정상적 죽음을 해결하지 못한 나라는 아무리 경제발전을 한들 더 나은 시민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원혼이 가득한 거리에 어떻게 국가발전이 이루어지겠냐는 것입니다. (해당 내용은 인상깊어 영상으로 따로 제작했습니다. 아래 영상 첨부하니 시청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경제부흥이라는 대의를 위해 피해자의 입을 막은 국가가 발전할 수 있을까요? 오늘날에도 민간인 학살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총살’, ‘생매장등 현대사회와 거리가 먼형태가 아니더라도, 나도 국가의 권력에 의한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우리가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과거 일로 치부해버리고 제대로 역사를 청산하지 않는다면, 국가를 위한 희생에 암묵적 동의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도 과거 청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교수님은 강연 마지막에 유족 중심의 해결이 아닌 좀 더 큰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심스레 언급하셨습니다. 유해발굴이 개인의 슬픔과 억울함을 달래는 데 그친다면, 국가 비극의 재발 방지라는 목적까지는 도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강연을 들으며 당신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라는 한강의 소설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많은 피해자 가족들이 여전히 어두운 저녁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듭니다. 유해발굴은 비정상적 죽음을 맞이했던 피해자를 위한 마지막 의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강연은 6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계속 생각이 날 정도로 여운이 길었습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하지 못했던 분들은 꼭 한번 교수님의 저서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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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의 저자 노용석 작가님과 함께합니다.


노용석 작가님은 2006년 출범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한국전쟁 당시 학살 피해자의 유해발굴사업을 총괄하셨습니다. 공동체 발전을 위해선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해발굴의 재정의는 더 나은 우리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이날 행사는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우리의 과거와, 아픔이 회복된 미래를 도모하는 시간이 될 것같습니다. 11월 22일 목요일 산지니X공간에서 진행하는 노용석 작가님과의 만남에 많은 참석바랍니다.

일시 :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늦은 6시
장소 : 산지니X공간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센텀 스카이비즈 A동 710호)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연구와 유해발굴 사업을 주도해온 노용석 교수가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를 출간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전쟁 전후기 국가폭력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의 전개과정을 밝히고, 더불어 피학살자들의 유해발굴 과정과 그 상징적 의미에 대해 고찰한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국가폭력의 기원과 과정을 '뼈'와 '발굴'이라는 요소를 통해 접근한다는 것이다. 유해발굴은 법의학적 기술을 동원해 땅속에 묻혀 있던 유해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 이상으로, 한 사회의 기억과 기념 정치의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표상이 된다. 유해발굴의 주체와 구체적 방법이 국가폭력 사건의 본질과 위상을 해당 사회에서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가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유해발굴의 과정을 현장에서 얻게 된 풍부한 사례와 자료에 이론을 더해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더불어 유해발굴의 의미를 단순히 가족의 시신을 발견하는 '좁은 단위'에서 국가와 인간의 보편적 인권을 이야기하는 '넓은 단위'로 확장하고, 나아가 한국 현대사에서 잊혔던 '비정상적 죽음'을 정치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표상으로서 나타낸다.

 
노용석

2005년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에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연구를 통해 박사학위(논문 제목「민간인학살을 통해 본 지역민의 국가인식과 국가권력의 형성」)를 취득하였다. 이후 2006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학살자 유해발굴 사업을 총괄하였다. 2018년 현재 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부 교수에 재직 중이다. 저서로 『라틴아메리카의 과거청산과 민주주의』『폭력과 소통』(공저)『트랜스내셔널 노동이주와 한국』(공저)이 있다.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 10점
노용석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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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해와 함께하는 산지니출판사의 독서모임
‘모다 읽기’의 마지막 시간이 지난주 금요일 산지니x공간에서 있었습니다.

주제 도서는 <폴리아모리>였는데요, 다자간의 사랑을 다룬 이 도서와 함께한 독서모임은 사랑, 규범, 사회운동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답니다. 다 담을 순 없겠지만 핵심 내용만 뽑아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볼게요~!

이날 약속이라도 한 듯(모다읽기 1,2차 모임 날 모두 비가 왔답니다ㅠㅠ) 오후가 되자 갑자기 엄청난 비와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그래서 참석 인원 다섯 분 중 두 분은 어쩔 수 없는 기상 상황으로 참석을 못 하셨어요.

아쉽지만 저와 참석자 두 분, 세 명이서 오순도순 <폴리아모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당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폴리아모리’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도 있으실 텐데요.
폴리아모리(Polyamory)는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는 것을 말하며, 다자간(多者間) 사랑, 다자간 연애, 비독점적 다자연애 등으로도 부르기도 합니다. 폴리(Poly)는 ‘많은’이라는 뜻의 접두사이며 ‘아모리(Amory)’는 사랑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Amor)’에서 온 말이지요. 일부일처제에 얽매이지 않고 배우자 이외의 다른 애정 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폴리아모리의 특징입니다.          

본격적으로 이 ‘폴리아모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
참석자 분들의 간단한 자기소개가 있었습니다. 익명성 유지를 위해 별명을 사용했습니다 :)

 

스텔라
안녕하세요, 저는 산지니 플랫폼을 통해 모다 읽기를 알고 신청하게 되었어요. 지난번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기도 했구요.
시간을 내어서 책을 읽기가 어려운데, 아무래도 독서모임에 참석한다고 생각하면 의무감이 생겨서 책을 열심히 읽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전공책 이외에 책을 읽을 기회가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저에게 그런 기회를 준 ‘모다 읽기’가 마지막 시간이라니 아쉽네요.

곶감
저도 산지니 플랫폼에서 독서모임을 알게 되었어요.
‘폴리아모리’라는 생소한 개념이 궁금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S편집자
저는 <폴리아모리>가 독서 모임을 하기에 알맞은 도서라고 생각해서 선정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사랑’이라는 개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보기 마련이니까요. 오늘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소개 후 간단한 설문(?)으로 이야기의 물꼬를 텄습니다.

"너만을 바라보고 있어”라는 투의 가사.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주인공. 연예인들의 불미스러운 불륜 소동…… 이 세상은 일대일의 사랑만을 찬미하는 콘텐츠로 넘쳐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익히게 된 사랑에 관한 ‘상식’
= 한 사람만을 사랑하기
= ‘올바르고’ ‘진실한’ 사랑

그러나 동시에 여러 명을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독자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아래의 항목에 ‘예’, ‘아니요’로 솔직하게 답해주길 바란다.

① 교제 중인 상대 이외의 다른 사람을 좋아해 봤다.
② 남편이나 아내가 있지만 데이트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③ 이미 파트너(연인/배우자)가 있는 사람을 좋아해 봤다.

독자들은 위 질문에 적어도 한 번은 ‘예’라고 답했을 것이다. 파트너가 있어도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기거나, 우연히 파트너가 있는 상대를 좋아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끌리게 되는 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 여러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문제인건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몇 개의 질문을 더 던져보려 한다.

④ 사람은 ‘바람’을 피워봤다.
⑤ 사실은 ‘양다리’를 걸쳐봤다.
⑥ 사실은 ‘불륜’을 저질러봤다.

몇 명이 ‘예’라고 답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앞의 질문에서 ‘예’라고 답한 사람보다는 수가 적을 것이다.

스텔라
반신반의로 읽게 된 <폴리아모리> 책 앞머리에 있는 이 선택지가 제 생각을 깨게 해주었어요. 단지 ‘낯선’ 개념에서 ‘가능성’을 본 건 누구나 공감 가능한 이 선택지 때문이었어요.

이 의견에 나머지 두 참석자(S편집자, 곶감) 모두 공감했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 선택지를 먼저 읽어보고 체크해보세요 :)

이후에는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나눔의 시간이 이어졌답니다.


-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사에서 밝혀진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을 단적으로 요약하면 백인, 중산계급, 고학력이다. 이 세 가지는 종종 폴리아모리의 특징으로 언급된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온 대부분의 폴리아모리스트 역시 백인, 중산계급, 고학력자들이었다. 모임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었으며 파티에서 ‘박사’가 표기된 명함을 받은 적도 많다.”

S편집자
연령, 젠더, 인종, 계급, 학력과 같은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을 보면 백인, 고학력자, 부자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요. 저는 이 부분이 의아했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텔라
폴리아모리의 중심축을 이루는 사람들은 그 개념을 당당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북유럽에 보면 리버럴한 성문화를 가진 곳, 안정화되어 있는 곳이 많잖아요. 그런 걸 보면 성문화가 발전한다는 것은 먹고 살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생각해요.
폴리아모리스트의 비율에서 볼 수 있듯이 백인 중산층들의 자신의 성문화를 당당히 드러낸 것은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방식이라고도 생각을 했어요.

곶감
폴리아모리의 특성은 개인의 ‘성적 지향’보다는 ‘학습된 성 개념을 탈피하자’ ‘규범을 벗어나자’라는 사회운동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하나의 사회 운동을 하려면 고학력자의 백인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폴리아모리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일까요?

스텔라
저는 그 부분과 관련해서 '질투' 부분이 생각났는데. 적당한 질투는 관계의 윤활유가 되기도 하지만 질투가 심해지면 증오가 되고 관계가 깨지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게 그 사람의 감정 에너지라는 생각도 했구요.
지금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도 좋지만, 다른 사람도 좋은? 그렇게 에너지가 많은 사람만이 폴리아모리 관계를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 사람에게 에너지를 집중하고 싶은 사람, 그 이상의 에너지를 내기 어려운 사람은 모노가미 관계가 맞다고 생각해요.

곶감
저는 반대로 생각한 게, 다른 사람보다 욕망이 둔감한, 집착, 질투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폴리아모리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이런 관계를 맺을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A B C가 있다면 A와 취향을 공유하고, B와 정서적 교감을 맺고, C와 육체적 관계를 맺는 그런 관계로 생각을 했어요.

S편집자
그럴 수 있겠네요. 저도 스텔라 님 말처럼 전체 애정을 복제하는 의미로 생각을 했는데, 에너지를 나눈다고 생각을 하면 욕망이 없는 사람이 폴리아모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 폴리패밀리는 가능할까요?

스텔라
요즘 혈연으로만 연관된 가족의 형태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폴리아모리적인 생각이 가족의 형태에 대한 규범을 깨는 데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제 결혼을 해야 한다. 자식은 몇 명 낳아야 한다.’라는 사회적 참견이 많은 세상에, 주체적인 삶을 살려면 이런 의식은 좋을 것 같아요. 혈연이지만 남보다 못한 경우가 너무 많죠.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이해받고 공감받으면서 사는 게 진짜 가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곶감
저는 조금 회의적으로 본 점이 ‘폴리아모리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일부다처제를 옹호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또한 ‘폴리아모리 속에서 여성 남성이 동등하게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하게 되었구요.

스텔라
네, 그렇게도 생각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폴리아모리>의 부제처럼 폴리아모리는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 이지 새로운 사랑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일동 웃음).
바람을 피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넘어서서 세상에는 이런 사람이 있고, 이런 사랑도 있구나 라고 ‘인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는 생각을 했어요.

 

- 폴리아모리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스텔라
사실 영화를 생각하면 ‘폴리아모리’라는 개념과 우리와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요. <아내가 결혼했다> 처럼 대놓고 폴리아모리를 다루는 영화도 2008년에 나왔으니까요.

S편집자
맞아요. 저는 소설 <반짝반짝 빛나는>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소설 속 주인공들도 그런 폴리아모리적 관계를 맺거든요. 그 소설을 읽을 때는 왠지 쿨해 보이고 ‘와~ 이런 삶이, 관계가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일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텔라
네, 그래서 저는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쉬쉬되었던 동성애 코드가 드라마, 소설, 영화 할 것 없이 점점 대중문화와 사람들의 인식에 퍼졌던 것처럼 폴리아모리 개념도 점차 우리 사회에 스며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S편집자
홍석천이 비난받았다가 예능에서 위트 있게 장난을 칠만큼 인식이 전환된 것처럼, 폴리아모리에 대한 개념도 전환될 수도 있겠네요.

스텔라
몇십 년 후에는 자식이 폴리아모리라고 주장하면 이해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될지도 몰라요.

곶감
모노가미로서 혼란스럽습니다.

S편집자
저도 그래요. 지금 심정이 딱 ‘혼란’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정말 그런 사회가 올 수 있을 것 같네요.

 

앞서 모다 읽기 시간이 그랬듯이, 오늘의 소감을 정리하며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후기

‘이해보다 인정’이라는 제 가치관이 떠올랐습니다.
아직 제가 받아들이기, 온전히 폴리아모리스트들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규범을 벗어나자’는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지지합니다.
조금 더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 곶감

 


산지니 ‘모다읽기’ 덕분에 알게 된 <폴리아모리>~!
내가 사는 방식과 내가 하고 있는 사랑에 대해 새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와 다른 남들을 통해 오히려 나를 볼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더 이어지면 좋으련만~!
아쉽지만 또 다른 시간의 만남을 기대해봅니다. - 스텔라

 


“이해할 수 없고, 인정할 수 없고, 존중할 수 없는 무엇들을 쉽고 편하게 부정하진 말아야지 하고 작게 읊조릴 뿐이다.” - 「역자의 말」 중
<폴리아모리>를 읽고 저도 저와 다른 모든 것을 ‘쉽고, 편하게’ 부정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S편집자

 


 

그동안 모다읽기에 참석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모다읽기는 이렇게 3회차로 마감을 하게 되었지만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독서모임, 또는 다른 어떤 형태로든 독자분들과 만나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다읽기는 책의 해의 일환으로 하게 된 독서모임인데요, 얼마 남지 않은 '2018 책의 해', 모두 책 읽는 날 되시길 바라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폴리아모리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

 

후카미 기쿠에 글 | 곽규환 ․ 진효아 옮김 | 235쪽 | 2018년 3월 30일 출간

『폴리아모리』는 그 어원의 배경, 역사를 개괄하는 개념적 정의들 그리고 실제로 폴리아모리라는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을 함께 소개하여 쉽고 정확하게 다른 사랑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입문서’이다. 폴리아모리를 연구하는 사회인류학자에 의해 작성된 정연한 보고서이면서도, 다른 사랑의 방식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열린 태도를 가진 한 사람의 진솔한 고백이기도 하다. 

 

 

폴리아모리 - 10점
후카미 기쿠에 지음, 곽규환.진효아 옮김/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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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8.11.13 1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다 읽기가 끝이 났네요. 참석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실버 편집자님도 그동안 진행하느라 수고 많았어요^^

벌써 11월이네요. 이제 달력도 겨우 두 장 남았고요. 너무 더웠던 한 해로 기억될 2018년, 올해는 날씨만큼이나 우리를 뜨겁게 만들었던 일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조우한 남과 북, 이후 두 차례 더 이어진 남북정상회담은 멀게만 느껴졌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시간을 꿈꾸게 하기도 했었죠.

 

출처 : 게티이미지

                                                                                   

이 뜨거운 관심 속에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없었을까요? 정영선의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은 탈북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사회에 편입돼, 기쁨과 슬픔의 표정을 지우고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평화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2018년에도 그 어떤 말이나 추억들을 꺼낼 수 없는 사람들 말이죠.

출처 : 픽사베이

 

정영선의 <생각하는 사람들>은 북한이탈주민의 신산한 남한살이를 통해 외재적 현실로서의 분단을 환기하는 동시에 우리 안에 내재한 분단을 진지하게 성찰한 작품이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무관심과 편향에 저항하면서 민족으로 이들을 손쉽게 환대하거나 위험한 적으로 배척하거나 가련한 이웃으로 연민하는 상투적인 재현의 관행을 탁월하게 극복한다. 남과 북 어디에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한 경계인으로서 이들의 불안한 현존을 천착하면서 소설은 '민족' '이웃' '적'을 초과하는 그들의 실존을 '생각하는 사람들'로 새롭게 구성한다. 단수가 아닌 복수, 관념이 아닌 실체로서의 북한이탈주민의 서사를 다시 쓰기 위한 작가의 진력과 분투가 역력히 읽힌다는 점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의는 각별하다.

_ 요산김정한문학상 심사평 중에서(조갑상 유익서 황국명 구모룡 김경연)

 

 

11월 1일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시상식이 부산일보 10층 소강당에서 열렸습니다. 산지니 식구들도 꽃다발을 들고 정영선 선생님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신문사로 향했습니다. 시상식장에는 심사를 맡았던 조갑상(요산문학관장) 소설가와 유익서 소설가, 황국명(요산문학축전 운영위원장) 문학평론가, 구모룡 문학평론가, 김경연 문학평론가를 비롯해 이규열 요산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상섭 부산작가회의 회장, 고금란 부산소설가협회장 등 많은 문인들이 참가해 정영선 선생님의 수상을 축하했습니다. 

 

 

10월 22일자 <부산일보>를 통해 심사평을 밝히기도 했지만, 시상식에서는 심사위원들을 대표해 유익서 소설가께서 다시금 심사평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길지 않은 심사평이었지만, 후보작 10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느껴지는 심사평이었는데요. 쟁쟁한 작품들 속에서 오랜 고민과 논의 끝에 수상작을 결정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생각하는 사람>의 수상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금방 해가 질 것처럼 어두웠지만 아직 오후 4시, 주연은 성글대로 성글어진 진눈깨비를 쳐다본 후 좁고 질척거리는 시장 골목으로 들어섰다."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의 첫 문장입니다. 정영선 선생님은 수상소감을 통해 소설의 첫 시작 앞에서 많이 서성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때 보았던 것이 요산 김정한 선생님의 낱말 카드라고 했는데요. 거기서 '성글다'는 단어를 찾았고 이 길고 긴 이야기의 첫 줄을 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원고를 다듬는 내내 단어와 단어 사이를 걸었을 선생님의 고된 시간들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이어 지역에서 문학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이셨는데요. 이번 수상으로 빈 쌀독에 쌀이 채워지는 듯하다며, 이 상이 지역 문단을 격려하고 남북 관계에서 소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주신 것이라 생각된다고 전했습니다.

2017년, 선생님으로부터 <생각하는 사람들> 초고를 받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책이 출간됐습니다. 초고를 집필하신 기간이 5년이라고 했으니, 이 작품 하나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걸렸네요. 책을 편집하는 내내 <생각하는 사람들>은 참 많이 수정되고 고쳐지고 다듬어졌습니다. 깨알 같이 써둔 선생님의 글씨들을 보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쓰였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길어올리고자 하는 그 무언가를 찾는 일, 찾은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조금이나마 느껴지는 듯해서 말이죠.

 

 

"소설은 끝난 걸까. (중략) 어쩌면 이제까지 쓴 것보다 더 긴 이야기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지금과 같은 분단 상황에서는 그들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불안과 갈등은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이야기는 계속 되겠지요. 2018년 남은 두 장의 달력 동안에도, 우리의 지난한 삶에도, 정영선 선생님의 소설 속에서도. 불안과 갈등 속에서도 남은 시간들을 우리의 이야기로 촘촘히 채워 나간다며 어제와 같은 기쁨의 순간도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영선 선생님의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을 다시금 축하하며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들에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봅니다.

 

# <생각하는 사람들> 관련 링크

탈북자, 그들에게 남쪽은 정말 따뜻한 곳일까? :: 정영선 장편소설『생각하는 사람들』(책 소개)

작가와의 만남 :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작가 인터뷰

[후기] 84회 저자와의 만남 :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소설가

KNN 행복한 책읽기 - 생각하는 사람들(정영선)



 #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 관련기사

35회 요산문학상 시상식 수상자 정영선 소설가 "소설 쓰는 과정은 낱말을 찾는 과정"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작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소설가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심사 어떻게 했나] 추천작 10편 중 최종 3편 선정 치열한 논의 끝 만장일치 결정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심사평] "우리 안에 내재된 분단, 다시 생각하게 한 작품"

 

* PS. 다 올리지 못한 사진 중 단체 사진 2장을 덧붙입니다.

 

심사위원 및 동료 문인들과 함께

                                                      

산지니 출판사 식구들과 함께

 

  

생각하는 사람들 - 10점

정영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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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8.11.05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브이 귀여워요^^ 축하드립니다!

제 87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유산>의 저자 박정선 작가님과 함께합니다.

 

박정선 작가님은 시조로 등단하신 뒤 수필, 소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을 보여주시고 계십니다. 작가님의 화려한 이력 만큼 이번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문학의 역할'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행사의 전체 진행은 김대성 문학평론가가 맡아주셨습니다.  11월 15일 산지니X공간에서 진행하는 박정선 작가님과의 만남에 많은 참석 바랍니다!

 


일시 :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늦은 6시
장소 : 산지니X공간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센텀 스카이비즈 A동 710호)

 

유산

한국 근현대사와 인간 본원적인 문제에 대해 치열한 통찰을 이어온 작가 박정선의 장편소설로, 친일파의 후손인 주인공(이함)이 자기 내부의 모순을 극복하고 가문의 친일과 그 잔재를 청산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이 과정 속에 우리 민족의 수난사, 윤리적 선택을 가로막는 현실적 문제와 공포, 역사의 줄기와 개인의 삶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 등 친일 청산을 둘러싼 다양한 각도의 문제들을 표면 위로 끌어올린다.

이 작품을 집필하게 된 동기에 대해 작가는 "날개가 작가적 소명을 몹시도 채근했다."라고 말한다. 이어 좌우 날개를 펼쳐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며 이데올로기의 잔재로 인해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냈다.

소설 <유산>은 일제강점기 시대에 염원을 두고 있으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해결되지 못한 불편한 진실을 마주보게 한다. 그리고 친일 청산이라는 문제의 현재성에 주목한다. 우리는 어떤 역사를 걸어왔고, 다시 어떤 역사를 만들 것인가? 소설은 한국사회에서 내재적 모순에 빠져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정면으로 바라보며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박정선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소설로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심훈문학상, 영남일 보문학상, 해양문학상 대상, 한국해양문학상 대상, 아 라홍련문학상 대상, 천강문학상, 김만중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장편으로 『수남이』(2006년 한국예술위 창작지원 선정), 『백 년 동안의 침묵』(2012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 『동해아리 랑』(한국해양문학상 대상 작품), 『가을의 유머』, 『새들의 눈 물』(김만중 문학상), 『남태평양엔 길이 없다』(한국해양문학 상 우수) 등이 있으며 소설집으로 『청춘예찬 시대는 끝 났다』(2015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내일 또 봐요』, 『와인파 티』, 『변명』, 『표류』 등이 있다.

시집으로는 『바람 부는 날엔 그냥 집으로 갈 수 없다』 외 10권을 출간했다. 이 외에 에세이집 『고독은 열정을 창출한다』, 평론집 『사유와 미학』, 연구서 『인간에 대 한 질문-손창섭론』, 『해방기소설론』, 『오영진론-현대 장르』 등이 있다. 명진초등학교(부산) 교가를 지었다.

 

유산 - 10점
박정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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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스며드는 바람을 막으려 옷깃을 여미며 도착한 곳은 서면 소민아트홀입니다. 소민아트홀에서 진행하는 제 59회 문학톡톡은 제21회 요산문학축전을 맞이하여 올해 4월 별세하신 故 이규정 소설가작품과 정신을 기리는 추모 콘서트로 열렸습니다. 그 뜻깊은 자리에 산지니 출판사도 함께 했습니다.

 


 흰샘 이규정 선생님은...

故 이규정 소설가 

경남 함안 출생. 1977년 단편 <부처님의 멀미>를 월간『시문학』에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소설집 『치우』등 9권과 장편소설, 동화집, 이론서, 산문집, 칼럼집, 등 2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지냈고, 부산 원로 민주인사 단체인 민족광장 공동의장으로 활동, 종교 활동으로 천주교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을 지냈다. 일붕문학상, 부산시문화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요산문학상, PSB(현 KNN)부산방송 문화대상, 가톨릭대상, 이주홍문학상, 홍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신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2002년에 정년퇴임했다.
2018년 4월 별세.


 

 

 

 

   소민아트홀로 들어서자 이규정 선생님의 환한 미소가 담긴 사진이 저희를 반겨줍니다. 추모 콘서트를 통해 다시금 되새길 선생님의 삶과 작품을 기대하며 아트홀로 들어갔습니다.

 

 

 

 

 

 

 

 

   많은 분이 故이규정 선생님을 기억하며 추모콘서트에 자리해주셨습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규정 선생님의 모습은 무엇보다도 우리말을 사랑하시던 작가입니다. 많은 후배 작가들에게도 늘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여 작품을 쓸 것을 강조하셨다고 합니다. 또한 선생님은 자신이 알고, 글로 쓰는 것을 실제적 삶으로 살아야한다는 책임감을 느끼신 분이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을 기억하는 분들의 말씀을 들으니 선생님이 남기고 가신 작품들이 더욱 진실하고 무게감 있게 와 닿았습니다.

 

▲ (왼쪽부터) 김남영 문학평론가, 정기문 문학평론가, 정인 소설가

 

 

   故 이규정 선생님의 작품 중 <사할린 1, 2, 3>, <번개와 천둥>, <치우>로 진행된 대담은 김남영 문학평론가, 정기문 문학평론가, 정인 소설가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정인 소설가께서 대학생 시절 이규정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았던 추억을 떠올리며 목이 메어 할 때는 저도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모두가 선생님이 남기신 작품을 이야기하며 그분의 삶을 추억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故 이규정 선생님은 산지니 출판사와도 인연이 깊은데요. 선생님의 최근 작품들이 산지니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번개와 천둥>에서는 일제 강점기 시절 몽골을 위해 의술로 헌신한 대암 이태준 선생을, <사할린>에서는 러시아 사할린동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소외된 사람들, 사건에 관해 쓰시면서 잊혀 가는 것들을 끊임없이 글로 알렸습니다.

 


 

 

  

  선생님께서 가장 최근에 작업하셨던 <사할린 1, 2, 3>은 동천사에서 1996년 출간된 <먼 땅 가까운 하늘>의 개정판이기도 합니다. 우리 소설사에서 러시아 사할린 동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유일한 장편소설로 그 가치가 빛나는 책입니다.

 

   추모콘서트 말미에는 선생님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故 이규정 선생님의 사모님, 조갑상 소설가, 배정남 소설가, 정혜경 소설가 등 많은 분이 선생님의 부재를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며 인터뷰를 남겼습니다.

 

 

 

▲ 故 이규정 선생님의 사모님

 

 

 

 

▲ 조갑상 소설가

 

 

   저는 인터뷰 영상 중 배정남 소설가께서 인용한 이규정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한 문장을 쓰더라도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작가는 글을 써야 합니다.

글로 말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추모 콘서트는 '독립군 노래 감상 및 해설', 박정윤 무용가의 <번개와 천둥> 프롤로그를 배경으로 한 퍼포먼스, '사할린 무연고 강제징용노동자 추모관' 벽화 작업을 하고 오신 박경효 화가의 이야기를 듣는 등 다양한 순서로 꾸며졌습니다.  

 

 

 

 

   故 이규정 선생님을 향한 그리움과 아쉬움, 존경과 추억이 가득했던 추모콘서트였습니다. 이제 선생님은 계시지 않지만, 선생님이 남기신 작품들로 그 분이 추구하셨던 정신과 가치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치우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번개와 천둥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1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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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8.10.23 1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못 가서 너무 아쉽네요. 늘 헤어지실 때는 악수를 건내셨는데요. 오랫동안 기억하겠습니다.

  2. 권디자이너 2018.10.25 1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 신라대89학번 국문과 제자 2019.02.06 0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 89학번 그땐 부산여자대학교였죠 국문과 제자로 교수님 수업 많이 들었어요 항상 웃으시고 소심한 저같은 학생들에게 격려와 자신감을 키워주셨던 인품 훌륭한 교수님이셨습니다 학점도 잘 주셔서 항상 감사했는데 교수님의 비보를 이제야 인터넷으로 접하네요 순간 눈물이 그렁했습니다 교수님 천국에서 행복한 영혼으로 편안히 계시길 바랍니다 대학강단에서의 가르침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한 방에 명중시켰다던, 빌헬름 텔 이야기 다들 아시죠? 86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저자 아네테 훅(Annette Hug)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이날 강연은 이터널저니에서 진행됐고, 많은 분이 참석해주셨습니다.

 

 

▲ 이터널저니에서 보니 더 예쁜 빌 헬름텔 인 마닐라 표지

 

 

아네테 훅 선생님은 한국어를 전혀 하실 줄 모르기에, 이번 강연은 이 책의 번역가인 서요성 교수님께서 동시통역과 진행을 맡아주셨습니다. 서요성 선생님께서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인간의 삶 속 책의 필요성을 역설하시며, 독서는 여행과 같다셨습니다. 독서와 여행 모두 인간의 감각과 사유를 넓히는 행위이고, 이는 곧 정신세계의 풍요를 불러온다고 합니다.

 

 

▲ 이날 통역과 진행을 맡아 주신 서요성 교수님

 

 

스위스 문학과 필리핀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을 텐데요. 본격적인 강연 소개에 앞서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키워드 두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읽기 전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스위스는 우리나라 절반 정도 크기의 대륙에 인구도 900만 명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거의 최초의 스위스 문학입니다. 그 이후에 2차세계대전에서 스위스의 국력이 상승하며, 스위스 문학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스위스의 젊은 작가들은 활발히 활동했고, 특히 스위스의 국민성을 강조하는 소설이 주를 이뤘습니다. 스위스 문학이 독일어로 쓰였다고 해서 독일 문학과 같은 특징을 가지진 않습니다. 서요성 교수님 말에 의하면 같은 독일어로 쓰였다 하더라도 독일 문학은 전체적으로 이성적이고 무거운 분위기의 소설이, 스위스 문학은 가까운 곳에서 주제를 찾는 소설이 많다고 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호세 리살은 실존 인물로 대표적인 필리핀의 사상가입니다. 그는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며, 한평생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나에게 손대지 마라>라는 그의 소설은 필리핀 식민지 현실을 폭로하며 독립운동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 낭독하시는 아네테 훅 선생님. 독일어를 알아 들을 순 없었지만, 목소리가 좋다는건 충분히 잘 알수 있었습니다

 

 

강연에는 낭독 시간도 있었습니다. 아네테 훅 선생님의 고향인 스위스에서는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 낭독 시간이 필수라고 합니다.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을 배경으로, <빌헬름 텔 인 마닐라> 낭독이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