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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378

21세기 지역출판인으로 살아가기 1. 펴낸 책보다 창업 그 자체가 더 뉴스가 되는 지역출판사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출판에 입문할 때 난 매우 불안정하였다. 편협한 독서와 좁은 인맥으로 책을 만들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집 근처 도서관과 서점을 배회하였다. 출판사 근무 경험도 없는 내가 어떻게 기획을 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출판기획은 무엇인가,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책과 출판하고자 하는 책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리가 덜 된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출판 창업을 결심하였다. 1년간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생각을 정리한 결과물이 지금의 산지니 출판사이다. 먼저 서울에 올라가서 창업을 할 것인가, 내가 나고 자라고 지금까지 생활해온 부산 지역에.. 2010. 4. 20.
3월에 내린 부산의 첫눈 아침에 일어나보니 온세상이 하얬습니다. 몇년만에 눈구경인지 모르겠네요. 장마철도 아닌데 부산엔 몇일째 비만 계속 내렸거든요. 눈구경은 좋았으나 예상했던 대로 밤새 쌓인 눈이 군데군데 얼어 미끄러웠고 도로엔 차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정류소엔 출근길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차고 6개나 되는 노선버스들이 30분동안 한대도 안오더군요. 같이 기다리던 한 아저씨는 결국 버스를 포기하고 택시를 잡기 시작했는데, 행선지를 말하자 택시들이 승차를 거부하는 듯 보였습니다. 아저씨의 목적지는 이미 빙판이 되어 있을 산복도로 어디쯤이었나 봅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부랴부랴 사무실에 도착해 보니 사장님만 출근해 계시고 눈 덕분에 오늘은 모두들 지각입니다. 2010. 3. 10.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20대 대부분이 백수인 절망적인 실업난의 세상입니다. 명확한 통계수치로도 증명이 되었듯이 저가 살고 있는 부산은 특히 실업난이 심각하고, 전국 최저의 출산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6월 2일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절망을 희망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특히 우리자식세대와 더불어 살 수 있는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만들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의 도시성장 잠재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도시가 늙어가고 있고 생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세대를 넘어서 자식세대의 미래를 고민할 줄 아는 정치적 리더십이 출현하여야 합니다.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유권자가 표로서 심판하여야 합니다. 젊은층의 적극적 투표를 한번더 촉구합니다. 2010. 1. 31.
부산의 계단은 예쁘다? - 최영철 말은 청산유수인데 글발이 약하거나, 글재주는 좋으나 눌변인 사람들이 있다. 보통 문인들은 후자에 속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최영철 시인은 다르다. 글과 말, 두 가지 재주를 모두 갖고 계시다. 상냥한 유머감각과 소탈함도 시인의 매력을 더해준다. 얼마 전, 금정도서관에서 ‘최영철 시인과 함께하는 책 낭독회’가 열렸는데, 이후 선생님의 시집 『호루라기』를 찾는 주부 독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저자의 ‘말’에 반해 ‘글’까지 읽게 된 독자들이 많아졌다니, 흐뭇한 소식이다. 지난 9월 29일(화) 저녁에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 를 펴낸 최영철 시인의 저자 간담회가 에서 열렸다. 100년 전통을 이어온 남선창고에 이어 영도다리의 운명마저 위태한 시험대에 오른 요즘, 옛 부산의 풍경들은 우리들에게 어떤 감상.. 2009. 10. 1.
하루에 버스 두번, 고성 갈천리 어실마을 길을 따라 만나다 빨리 가면 안보이던 것 몰랐던 것, 스쳐지나가던 것들을 1992년 부산에서 경남 고성으로 거처를 옮겼죠. 내가 사는 마을은 고성군 대가면 갈천리 어실마을이라고 깊은 곳이예요. 우리 마을에서 고성읍까지 다니려면 오전 7시, 오후 3시 이렇게 하루 두번 있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좀체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죠.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그는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 가는 데만 2시간 반이 걸렸다. "그때부터 길과 친해진 것 같습니다." 동길산 시인이 산문집 '길에게 묻다'(산지니)를 냈다. '길에게 묻다'는 말 그대로 길 위에서 길과 대화하며 쓴 글이다. 합천 밤마리 들길을 시작으로 창원 주남저수지 둑길, 최계락 시인의 외갓길, 진주 경남수목원 침엽수길, 남해 다랑이마을 논길, 거창 빼재.. 2009. 2. 19.
도시의 속살 - 지역에서 출판하기 (4) 『이야기를 걷다-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는 부산의 대표적인 소설가 조갑상 경성대 교수의 산문이다. 이호철의 의 배경이 된 완월동, 조명희의 , 김정한의 에 나오는 구포다리와 을숙도……. 작가는 부산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소설의 현장을 살펴보고,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그 시대와 지금의 변화의 모습들을 추억한다. ▶ 네이버 '오늘의 책'에 소개된 일면식도 없는 조갑상 교수를 창업 초기에 찾아갔다. 부산 문단 역사에 대표적인 인물인 요산 김정한 선생의 평전을 내보시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조갑상 교수는 김정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소설가로 요산의 평전을 쓰기에는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서였다. 조 교수님은 지금 당장은 시기상조라고 하면서 상황이 무르익으면 추진해볼 만한 사안이라고 완곡하게 거절하셨다... 2008.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