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 인턴에서는 짧은 기간 안에 의류 사업을 성공시킨 젊은 CEO 역할이 나온다. 가정에서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하여, 회사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CEO가 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열정적이면서 매력적으로 나타난다. 중간에 가정과 회사에서 갈등을 겪지만, 주인공은 끝내 어려움을 극복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영화나 드라마가 그리는 인물 덕분일까. 생각해보면 나에게 있어서 CEO는 큰 위기를 극복한 만큼 큰 성과를 달콤하게 누린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미래를 예측한 결과, 배포가 크게 결정을 한다는 이미지까지. 내가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던 CEO에 대한 이미지는 호와 불호의 선택지가 있다면 "호(好)"였다.

 

 

 

  현대사회는 CEO에게 오늘날 자본주의를 이끄는 매력적인 역할을 부여한다. 이에 익숙한 사람은 오직 나뿐만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의 작가는 이와 같은 생각에 의문을 던진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CEO의 본질은 흔히 알고 있던 미디어 속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이런 말을 제시하며 CEO 사회를 비판하는 책을 시작한다.

 

 

 “CEO가 사회와 정치를 파괴할 수도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넘쳐나는데도 여전히 대중에게는 그들이 매력적인 존재로 여겨지는 이유를 아주 비판적으로 고민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P.18

 

  이 책은 1장부터 7장까지 CEO 사회의 현상, CEO 사회가 현재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게 된 배경, 경제, 정치 일상생활까지 구사하는 CEO 사회의 영향력, CEO의 사회적 활동에 숨은 의도, CEO 사회에의 무조건적인 신념에 대한 위험성과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드라마, 영화 속 주인공이었던 CEO의 매력에 빠졌던 기억 혹은 인터뷰를 보고 삶의 롤모델로 삼았던 동경은 잠시 접어두고, 작가를 따라 CEO 사회를 비판하는 생각을 따라 걷는다.

 


 

 

  작가는 CEO와 CEO 사회에 대한 인식에 대하여 많은 의문을 던졌다.

  다음은 그중에서도 나에게 인상이 깊었던 몇 가지 질문이다.

 

 

-기업의 경영 방식은 정말 만능 통치약일까?

 

현대 사회에서는 모든 인간 행동을 기업행동과 유사하게 볼 수 있다. 한 때 기업 활동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겨졌던 영역에서도 기업의 문화, 언어, 그리고 관행이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기업의 경영자주의를 바탕으로 경제와 사회가 운영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생겨났고, 결국 기업의 경영자주의가 세계를 지배하는 새로운 이념이 되었다.”    P.30

 

 

  오늘날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사회 속의 사회는 점점 많은 분야에 CEO 사회의 기업 경영의 가치를 적용하고 있다. CEO 사회의 가치에는 경쟁, 착취, 시장 중심의 성장주의 등이 있다. CEO 사회가 추구하는 기업 경영 방식은 매출 상승,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사회에는 여전히 경제적 평등, 민주주의 사회정의 등의 가치가 기준이 되어야 할 분야가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현재 대학생인 나의 생활에 가장 가까운 사례는 "대학의 기업화"이다. 현대 사회는 기업이 대학을 인수하고, 기업은 취업률을 기준으로 단과대학을 통폐합한다. 기업이 원하는 대로 학문의 단위가 재편되고 교수들에게 성과급형 연봉제가 적용된다. 대학의 생존에 앞서 대학이 지성의 기관으로서 교육을 담당했던 본연의 역할을 다시 떠올려 본다. 자유로운 교육의 가치 역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다. "모든 조직에 기업의 경영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만능 통치약일까" 하는 믿음에는 잠시 쉼표가 필요하다.

 

 

 

 

-CEO의 삶을 동경하고

그들의 성공적인 삶의 방식을 지향하는 것에 가지는 의문

 

"CEO사회에서 가치있는 시민이 되려면 기업가로서 자신의 삶에 접근해야 한다." P.189

 ".....사람들이 스스로 가치 없는 존재로 느끼고 전지전능한 CEO의 멋진 이상과 가치를 몸소 받아들이고 실천해서 가치 있는 존재가 되려고 애쓰는 것이다." P.192 

 

  책 속에는 외국에서 CEO의 삶을 동경하고 있는 많은 예시가 나온다. CEO의 성공에 대한 동경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도 CEO들의 자기 계발서가 굳건히 지키고 있지 않던가.

  CEO에 대한 성공적인 이미지와 그 환상을 지향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주입된 것이라는 내용은 놀란 부분 중 하나였다. 미디어 속의 CEO의 이미지는 당당하고 멋지다. 그와 동시에 내 모습은 '그들처럼 성공적이지 않다'라고 정의된다.

 

  매 순간 선택지 앞에 고민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 '사람은 각자만의 삶의 방식이 있다'라는 고전 같은 조언을 듣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 조언을 쉽게 잊는다. 대신에 CEO의 반짝이는 삶의 궤적을 무분별적으로 받아들이는 들이고자 애쓴다. 사람의 삶에 일률적인 패턴은 없다. 자신이 나아갈 길 앞에 CEO의 삶의 표본을 들고 와서 그대로 걷는 것은 과연 긍정적인가?

 

  CEO와 CEO 사회는 경제 분야를 넘어서서 개인의 가치관에도 뿌리 깊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부분이었다.

 

 

 

- 사람들은 왜 CEO를 정형화된 모습으로

우상화 하는 것인가

 

"자유시장과 세계화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불안감과 스스로 무력한 존재라고 느끼도록 만든다. 실직, 가게와 공장의 폐업 그리고 환경파괴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은 CEO처럼 부와 영향력을 지니고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자 꿈꾼다.... CEO는 우리에게 비록 현실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꿈조차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P.83

 

 

  CEO 사회는 모든 사람이 CEO가 되고자 하는 잠재적 열망을 깨운다. 그리고 CEO가 되면 사회의 피라미드 위에 위치하여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다는 이미지를 사회 곳곳에 심어둔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로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혜택이 아니다. CEO를 향한 열망은 손에 쥘 수 없는 신기루 같은 것이다. 대신 이러한 사회에 대한 열망은 CEO 사회를 긍정적으로 판단하게 하는 도구가 된다. 즉 사람들은 CEO 사회의 가치를 당연한 호(好)로 여긴다. 또한 궁극적으로 사람들은 CEO의 구원을 열망하고 그들에게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를 롤모델을 삼고, 그 사람의 가치대로 살아가려는 작은 열망이 사회의 틀 하나를 만든다는 힘이 새삼 무서워졌다. 정형화한다는 것은 하나의 규칙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규칙은 안정감을 만든다. 그러나 안정시킨다는 그 규칙이 오히려 사람들을 옥죄는 것이라면? '정형화'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외국 도서이기 때문에 배경지식 없이 처음 읽으면 생소하게 느낄 내용이 많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CEO 사회가 가지는 본질을 안 뒤에 한국 사회에 적용해본다면 어떠할까. 우리의 일상 속의 CEO 사회의 특징 중에서 무엇을 익숙하게 넘기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판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CEO 사회는 화려하고 안락하다. 그러나 사회의 모든 것은 변화하면서 발전해야 한다. 변화, 발전해야 하는 것에는 사람의 의식도 포함된다.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가치를 위협해가며 성장하는 CEO 사회에 대응하여 사람들도 완전하고 고결해보이는 CEO 사회에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사고가 중요한 순간이다.  

 

  우리는 결코 CEO의 영향력을 배제한 채 살 수 없다. 그러나 이 책 CEO 사회CEO의 영향력 안에 살고 있는 개인이 객관적이고 주체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성을 경각하는 첫걸음을 딛게 할 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피터 블룸 (Peter Bloom) : 영국 방송통신대학 피플앤오거니제이션학부 총괄 교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일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다. 저서로 2016년에 출간한 Authoritarian Capitalism in the Age of Globalization 2017년에 출간한 The Ethics of Neoliberalism: The Business of Making Capitalism Moral이 있으며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다수 언론사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칼 로즈 (Carl Rhodes) :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UTS 경영대학원 조직학 교수. 비즈니스와 직장생활의 윤리적, 정치적 차원에 대해 -연구한다. 2015년에는 앨리슨 풀렌Alison Pullen과 함께 Companion to Ethics, Politics and Organizations를 출간했다. 가디언, 뉴 마틸다, 인디펜던트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그의 글을 읽을 수 있다.

 

옮긴이

-장진영 : 경북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영번역과를 졸업했다. 홈페이지 영문화 번역 등 다년간 기업체 번역을 했고, 현재 출판 기획가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게임체인저>, <어떤 브랜드가 마음을 파고드는가>, <퓨처 스마트>, <행복한 노후를 사는 88가지 방법>, <더미를 위한 비즈니스 글쓰기>, <케인스라면 어떻게 할까?> 등이 있다.

 

 

 

책소개

 

ABC, 가디언 추천도서. 도널드 트럼프, 마커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 그들이 어떻게 신자유주의의 신이 되었는지 회사를 넘어 삶을 지배하는 CEO사회를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21세기에 접어들어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 등 스타 CEO가 탄생했고, 그들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해졌다. 대중은 그들을 비난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모방하고 동경하게 되었다. 이 증상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됨에 따라 정점에 이르렀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회의실에서 졸던 사람으로만 여겨지던 CEO는 어떻게 현대사회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CEO에 열광하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일을 겪고 있을까? 책에서는 CEO사회의 유래부터 기업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 사랑 등 우리 삶 곳곳에 CEO가 미치는 영향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본다.

 

CEO사회 - 10점
피터 블룸.칼 로즈 지음, 장진영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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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실버_ 2019.07.16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려운 책인데 문제를 잘 짚어주신 것 같아요. 어쩌면 <CEO사회>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라미드를 깨부술지, 그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 발버둥 칠지, 아니면 피라미드를 받아들이고 아래층에 머무는 것을 정당화할지 우울한 고민을 하며 사는 것 같아요.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첫인상은 그게 뭐지?’였다. 생전 처음 듣는 단어가 좀처럼 입에 붙지 않아 속으로 몇 번을 따라 뱉었지만 이번에 서평 맡은 책이 뭐지?, 하고 누군가 물으면 단박에 대답하지 못한 기억이 몇 번 있다. 데린쿠유. 터키에 있는 대규모 지하 도시. ‘깊은 우물이라는 뜻(130)으로 소설의 제목이자, 소설 속 인물들의 성장 서사를 그리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어다.


주인공 현수는 형인 명수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와 엄마인 복임의 서늘한 시선 속에서 자란 28세 청년이다. 자기주장이 없고, 타인과 잘 어우러지지 못하는 이른바 무디고 미련스럽고 살진 똥돼지의 이미지’(17)로 학창 시절을 보낸 현수는 성인이 되어서도 주류에 속하지 못한다. 자신이 재단해서 깎은 든든한 방패 뒤에서 자신을 욕보는 사람들을 욕하고 자위하며 미성숙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는 게임과 만화 그리고 먹는 것을 좋아하며, 진로나 미래에 대한 목표는 딱히 가지고 있지 않다. 아버지의 소유 건물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용돈을 받아 근근이 한 달씩 버틴다. 그러던 중 아버지를 찾아온 세라를 만나는데 그녀는 아는 고모임을 자처하며 현수에게 꺼림칙한 아르바이트를 제안한다.




"왜 그런 것 있잖아요. 따뜻한 물속에서 감지되는 차가운 기운 같은 거요. 처음에는 그게 차가운 건지도 모르다가 어느 순간 알게 되죠. 그렇게, 그냥 알겠더래요. 자기가 있을 자리가 아닌 것 같다는… 조금만 잘못한 게 있어도 이상하게 눈치가 보이고,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하고 그랬는데, 그런 자기 마음을 부모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더래요. 그래서는 안 될 것 같아서요."(193쪽)




세라가 현수에게 부탁한 아르바이트는 간단하지만 위험한 제안이었다. 양명시 시장 후보 송찬우의 실체를 몇 차례에 걸쳐 인터넷에 게시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세라는 인터넷과 컴퓨터 사용이 미숙해서 본인이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덧붙였다현수는 오직 ‘26년 전에 송찬우가 전세금 2,000만 원을 들고튀었다.’라는 사실과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있었고, 두 살 무렵 해외 입양을 보내게 됐다.’사실을 가지고 인터넷 서치를 시시작한다. 세라는 아르바이트에 대한 담보로 현수의 아버지 경술에게 빚을 진 것도 있으니 차를 사주겠다고 제안하지만 현수는 이 일이 영 탐탁지 않았다. 더군다나 26년 전의 돈을 이제 와 걸고넘어진다는 사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현수는 그러던 중 세라의 주변 인물을 통해 세라가 했던 말들의 일부가 거짓임을 알게 되지만, 한편으론 자신이 이 일을 반드시 해나가야 할 이유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위키피디아 수정과 검색을 통한 인터넷 이용이 잦았던 현수는 금세 송찬우라는 인물에 대해 정리한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돈 떼먹고 오리발’, ‘자식 버린 정치가라는 제목으로 현수는 글을 게시하게 되고, 그 바람에 송찬우 측의 사람에게 잡혀 송찬우와 마주하게 된다.







현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 일이 아르바이트를 빌미로 한 숨은 의도(134)가 있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된다. 28년간 친부모라고 믿은 경술과 복임은 친부모가 아니었으며, 의도된 만남으로 마주하게 된 세라와 찬우가 자신의 진짜 부모라는 사실과 비로소 마주한다. 하지만 세 사람은 온전한 가족이 될 수 없다. 세라는 자신의 데린쿠유인 송찬우에게 얽매여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고통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송찬우를 택하지만, 오히려 이는 더한 고통이 되어 그녀를 덮친다. 어릴 적 우물에 빠졌을 때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못 했(124)던 것처럼, 그녀는 수십 년이 지난 이후에도 자신의 데린쿠유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여전히 그곳에 갇혀 있다. 한편 송찬우는 이미 제도적으로 두 아이가 있는 여자와 혼인을 한 상태였으며, 생물학적 아버지 이외의 어떤 역할도 수행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 세 사람은 하나의 지향점을 가지고 나아갈 수 없는 미성숙한 위치에 서 있다.


그러나 세라는 잠시 동안 우리는 가족이었다.’며 과거를 회상한다. 평생을 아픈 몸을 가지고 품은 아이였기에 세라는 자신의 몸이 더 악화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임신 후 약을 끊고 난 뒤 손가락이며 팔꿈치가 틀어지고, 팔목 발목 연골마디들이 부어올라 딱딱하게 굳은(236) 그녀의 몸은 어쩌면 세라에게 사랑의 흔적으로 남은 것이 아닐까?


경술은 끝까지 아니라, 단언했지만 묵묵히 세라를 사랑했을 것이다. 현수를 거둬들인 것에 큰 공을 세운 건 아이러니하게도 복임이지만, 세라의 자식이던 현수를 가족의 품에 안겨주기 위해 애쓴 건 경술이었다. 세라가 자신의 데린쿠유에 빠져서 나올 생각도 못 했다면, 경술은 세라라는 데린쿠유에 빠졌지만 나와야 한다는 자각을 했기에 단언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복임은 진짜 자식인 명수의 죽음 이후 공허함이란 감정에 젖은 모습을 보인다. 먼저 간 아들인 명수는 그녀의 데린쿠유가 되어 오랜 시간 그녀를 고통에 허덕이게 한다. 현수가 자신을 왜 키웠냐며 복임에게 묻자, 복임은 내가 키우자고 했다.’(221)고 짧게 말한다. 복임 역시 경술과 같이 데린쿠유에 빠져 그저 허덕이기만 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을 키우기 싫다고 하지 않은 복임에게 왜 그랬냐는 질문을 현수가 던졌을 때 돌아온 대답은 어쩌면 현수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을 지도 모른다.




네 아버지, 입양 자리 알아본답시고 몇 며칠 밖으로만 돌더라. 애는 나한테 던져놓고……. 지금 생각해도 희한하지. 사람 마음이 어찌 그렇게 기울던지내가네 아버지한테 그랬어. 이 아이는 내가 키운다고, 어디다 내려놓을 데도 없는 애나한테 왔으니, 내가 키울 거라고 했다.”(221쪽)


"자식 키우면서 마음 아프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다던. 내 품에 기어든 자식, 먹이고 입히고 하다 보면 밉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자식이란 게 그런 거지. 자식은 다 똑같아.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221쪽)




현수는 세라가 부탁한 글 대신 강세라와 송찬우 그리고 민현수가 등장하는 새로운 글을 쓰기로 한다. 현수의 글쓰기는 일종의 의식이다. 세라와 찬우의 사랑 아닌 사랑의 부속물이던 자신이 하나의 온전한 주체로 새로운 사랑을 맞이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러한 글쓰기는 현수가 오랜 시간 좋아해 온 다솜에게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현수는 버티기 힘든 고통에 내몰릴 때마다 신체가 굳는 증상이 나타나곤 했다. 이것은 마음속 지하도시인 데린쿠유의 시각화와 같은 모습으로 세라에게도 비슷한 양상으로 드러난다. 찬우를 통해 모든 내막을 알게 되었을 때 현수는 다솜에게 의지한다. 다솜은 작고 다부진 손으로 현수의 상처를 매만져 주는데 다솜은 건강한 주체로 현수와 새로운 서막을 써 나갈 자격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의 사랑이 현수가 봐온 무자비한 속성을 가진 사랑과 다른 사랑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데린쿠유는 각 인물의 고통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촘촘히 엮인 탄탄한 구성을 갖춘 글이다. 상처를 지닌 인물들이라는 유사성 아래에서 고통을 어떻게 희석하는가에 대한 차별성을 가지고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 된다. 이 소설은 추리 소설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어른들을 위한 성장 소설이다. 어쩌면 현수뿐만 아니라 우리도 우리만의 데린쿠유에 그동안 빠져 있던 것은 아닐까? 이제는 데린쿠유 밖으로 나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사람이 외로운 거, 무서워. 외로운 거나 무서운 거나 샴쌍둥이 같아서 그게 그거지만… 그게 왜 무서운지 아니?"

대답을 들으려고 물은 건 아니지 싶어 현수는 잠자코 세라를 보았다.

"외로운 게 무서운 이유는 스스로를 천대하게 만들기 때문이야. 외로움은 스스로를 속이도록 만들어. 약하고 비굴하게 만들고 자신을 접어버리도록 만들지. 안 그럴 것 같은데 사람이 그렇게 돼."(45쪽)








데린쿠유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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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9.07.12 14: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꼼꼼하게 잘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저도 발췌한 부분이 마음에 쏙 들었답니다

저자 소개

 

강이라

24회 신라문학대상에 단편 소설 볼리비아 우표,

201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 21세기동인이며, 온다 리쿠(おんだりく) 전작주의자이다.

 

수상 2016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24회 신라문학대상 당선

 


 

201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쥐'가 수록된 강이라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인생의 크고 작은 상처와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여덟 편을 담았다.

 

 

 

 

  책을 받았을 때 특이한 제목과 표지로 눈길이 간다. 솜 같은 구름의 맑은 하늘 아래의 하얗게 빛나는 것은 바다일까 아니면 하얀 사막일까? 「볼리비아 우표라는 제목처럼 한때는 바다였고 지금은 사막인 볼리비아 유우니 사막의 새하얀 신비로움은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더한다. 「볼리비아 우표이기적인 어른들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수동적인 학창시절을 보내야 했던 수현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소리치며 자신과 매우 닮아 있는 볼리비아로 떠나는 이야기이다.  

 

 

볼리비아는 두 개의 수도 속에서 평화롭니?

 너는 두 부모 사이에서 평온했니?

         

 

「쥐는 젊은 세대의 위태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특히 강이라 작가님의 섬세하고 풍부한 표현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욕조 속 바가지 위에 위태롭게 떠 있는 쥐가 마치 위태롭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청년들의 모습 같다. 

 

 

 

“수챗구멍이라도 좋으니 좁은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 꼬리까지 말아 넣고는

그저 반나절만 숨어 있고 싶었다.”

-p19

 

 

「명상의 시간에서는 인생에서 한 번도 실패해본 적이 없는 남편의 패소로 인한 가정폭력과 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은 동창생 라파엘라와 학창시절 뺑소니로 인해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이 독일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의 상처를 공유한다. 십년지기도 아닌 그저 동창생이지만 진심으로 위로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인간관계에 대해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CH41의 주인공은 자신을 낳다가 죽은 엄마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생리와 함께 찾아오는 계속된 악몽의 고통을 겪었고, 출산에 대한 공포로 인해 주인공은 딩크족 생활을 하였다. 조기 폐경을 진단받은 어느 날, 아파트 놀이터 CCTV 화면 속 한 아이의 모습을 보고 죽어있던 모성애가 살아난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까지도 따로 배우지 않아도 아이를 제각각의 방법대로, 어머니의 사랑으로 자식을 키운다. 이런 본능처럼 주인공도 트라우마 속 본능이 깨어난 것이라 생각이 든다.

 

 

스위치」 '크로스 드레서'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이야기다. 크로스 드레서는 실제로 여성의 옷을 입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 그것이 ‘자기 안의 또 다른 여성적 자아’의 표현인지, ‘자신이 정말 여자가 되고 싶은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고 한다. 남편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중상을 입는다. 주인공이 남편이 지내던 집에서 스위치를 누르자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게 된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환경으로 인해 여장하는 남편의 모습으로 분노와 상처를 받았지만, 그것은 남편의 잘못이 아닌 남편의 살아온 환경의 문제가 아닐까?

 

 

"눈을 감고 숨을 고릅니다.
찬 숨 사이로 달짝지근한 분 냄새가 섞이어 듭니다
지금, 여기는 남편의 방입니다."

-p137

 


「편서풍」의 두 축을 이루는 것은 두 사람의 죽음이다. 매일 기상 예보 확인을 위해 콜센터 직원에게 전화를 거는 김 일병의 죽음과 여름날 계곡에서 남을 구하려다 죽은 남동생. 곁에서 많은 상처를 주고받은 모녀.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순풍이면서 역풍이기도 했다. 그러나 남은 자들에게 주어진 몫은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안고 인생을 살아내는 것이다. 두 사람은 역풍을 등에 업고 순풍이 부는 곳으로 나아간다.

 

 

삶이 늘 기쁜 것은 아니지만,
역풍도 다른 누군가에겐 순풍일 수 있다는 것. _황국명(문학 평론가, 인제대 교수)

 

 

  마지막 이야기인 오키나와 데이트는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가족과의 상처가 아닌 다른 작품 세계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비극적인 4.3사건을 명확하게 말하지는 않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을 알지도 못하고 관심이 없던 주인공이 타국에 있는 조선인 묘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게 된다. 이 작품은 강이라 작가님의 다음 작품 세계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다. 

 

 

"갈매기조차 울지 않는 밤이었습니다.

소리 내는 것들은 다 죽여 버린다고 총부리가 말했기 때문입니다.

검은 머리의 부릅뜬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p249

 

 

  강이라 작가님의 소설을 끝까지 읽어보고 든 느낌은 묘사와 표현이 풍부하면서 뭐라 정의 내리기 힘든, 탐미적이고 섬세한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 특유의 분위기에 더해 모호한 결말이 쓸쓸하지만 읽는 사람에게 소설 속 가족 간의 상처와 아픔이 크게 와닿는 것 같고 큰 위로를 주는 것 같다.  

 

 

  볼리비아 우표 - 10점
   강이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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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실버_ 2019.01.10 1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가족 간의 상처와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위로를 주는 소설'이라는 점이 공감이 가네요.
    외로운 시대에 소설의 역할은 어쩌면 위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 BlogIcon 에디터날개 2019.01.10 1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각 소설의 내용이 잘 정리가 되어 있네요. 서평 잘 읽었어요^ ^

  3. 권디자이너 2019.01.10 2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저자와의 만남 행사에서 작가님이"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될지,
    상처가 될지, 무의미가 될지 걱정과 두려움이 컸다"고 출간 소감을 밝히셨는데요.
    선우이님께서 책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고 하니 작가님에게 큰 응원과 격려가 되겠네요.

  4. 강이라 2019.01.11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행사에 애써주신 산지니 출판사 가족 여러분,감사합니다. 좋은 공간에서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더 좋은 소설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권디자이너님. 선물해 주신 예술 달력 감사합니다. 너무 좋아요. 3월의 초량동 계단길, 꼭 걸어볼게요. 1년동안 잘 쓰겠습니다.
    강편집자님,편집장님,대표님,디자이너님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날개 2019.01.11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기쟁이 강이라 작가님 ^ ^ 멀리서 찾아오신 많은 지인 분들에 제가 다 감동이었네요. 작가님의 정성에 그 어느때보다도 풍성하고, 따듯했던 행사였어요.
      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
      다시 한번 출간 축하드려요~ _강나래

'이상한나라의헌책방'과 이반 일리치의 동거

[서평]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1990년대 초, 일본에 '북오프'라고 하는 중고서점이 생겼다. 정확히 일본의 장기침체 기간 '잃어버린 10년'과 시작을 함께 했고, 일본 불황의 골이 깊어질수록 중고 서점은 호황했다. 일본 여행의 필수 관광지라는 타이틀을 얻고는 일본을 넘어 해외에 진출도 하였다. 북오프가 생긴 지 정확히 20년째 한국에는 알라딘 중고 서점이 생긴다.

 

알라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2006년 한국에 진출한 북오프는 2014년에 철수했다. 한국의 알라딘은 일본의 북오프만큼 호황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헌책방' 사업이 약진하는 중이라 한다. 맞는 말인가? 이는 근시안적이다. 알라딘 중고 서점을 제외한 많은 헌책방들이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와중에도 살아남는 소규모 헌책방들이 있을 것이다. 나름의 자타가 공인한 내공으로 대형 헌책방들이 지니지 못한, 지닐 수 없는 색깔을 지니고 살아남았을 것이다.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던 '이상한나라의헌책방'이 그 대표격이라 하겠다. 이 헌책방의 주인장인 윤성근 작가는 많은 책을 통해 책에 대해, 헌책방에 대해, 이상한나라의헌책방에 대해 이야기하고 의견을 피력하고 소식을 전해왔다. 그 또한 익히 알고 있다.

 

2년여 만에 '작가'로 돌아온 윤성근 주인장의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산지니)에는 그가 운영하는 '이상한나라의헌책방'(아래 이나헌) 운영 철학과 그가 살아왔고 살고 있고 살아갈 '생활'의 다짐이 담겨 있다. 그 중심엔 20세기 가장 탁월한 사상가로 불리는 이반 일리치의 사상이 있다. 이는 곧 저자의 사상이기도 하다.


 

 

▲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표지 ⓒ 산지니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과 이반 일리치의 사상

 

지난 2007년에 문을 열어 올해 2018년으로 11년차를 맞이한 '이나헌'에는 주인이기도 한 저자 윤성근의 철학과 다짐 그리고 그 기원인 이반 일리치의 사상이 곳곳에 담겨 있다.

 노동, 생활, 속도, 에너지, 자립, 자유, 전문가, 평화로 풀어쓰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공감가는 항목들이다. 나뿐만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아픈'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지 않을까. 개중에 더 와닿은 것들은 속도, 자립, 평화 등이다.

 

저자는 '이나헌'이 일터이고 돈을 벌어 생활하는 수단이지만 삶과 이를 대하는 태도를 실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누구나 고유의 속도를 가지고 있는데 현대사회는 무조건 '빠름'을 들이댄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병든다. '이나헌'은 주인장의 속도감에 맞춰 움직이기로 했다. 그렇게 오후 3시에 출근하고 주4일 근무를 하게 되었다. '당연히' 돈을 많이 벌진 못하지만, 돈보다 건강이 중요한 사람에겐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이거 해서 먹고살 수 있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말한다. '비싼' 삶을 살진 못하지만 충분히 잘 살고 있다고. 하지만 그는 빠듯한 삶을 살고 있다.

 

그때 나타난 게 어김없이 이반 일리치이다. 그는 말한다. 돈을 벌어 집을 구입해 가족과 떨어져 따로 거주하는 일차원적인 것이 자립이 아니고, 우리를 잡아매도록 구속하는 것으로부터 탈출해 그것에 더 이상 의지하지 않는 게 진정한 의미의 자립이라고 말이다.

 

 '평화'는 어떤가. 헌책방과는 너무 동떨어졌거니와 너무 거창해 보이는가. 그렇지 않다. 저자는 말한다. 평화는 우리가 흔히 갈망하는 정지된 세계가 아니라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축제와 같은 것이라고. 그는 그가 일하는 터전을 그런 풍경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여기에 이반 일리치도 거든다. 평화에는 잠재력이 필요한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멋진 시를 써내는, 누군가를 마음속 깊이 사랑하는, 배웠던 게 아닌데도 엉뚱한 방식으로 어떤 일을 해내는 창의력 등이 그것들이다.

 

 

 

이반 일리치 사상의 구체적 사례들

 

 이반 일리치의 사상을 '이나헌'에 옮긴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여다보자. 이 작업은 비단 '이상한나라의헌책방'이라는 상점을 '한번 찾아가보고 싶다' 정도에서 멈출 게 아니라, 이반 일리치의 사상과 철학을 더 다양하게 생각해보고 접목해보고 실행에 옮기는 데 도움을 주고받는 차원에서 봐야한다. 그러면 우린 현대 사회의 여러 병폐를 비판적으로 들여다보고 공동체적으로 또 보다 광범위하게 치료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주인공은 '이나헌'이나 '윤성근'이 아닌 '이반 일리치'라 하겠다.

 

2년 동안 꾸준히 헌책방을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아무 말 없이 아무런 책도 구경하지 않고 사지도 않은 채 가만히 있다가 가는 여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저자가 말을 걸었을 때 돌아온 말은 헌책방이라는 장소의 비전을 선사해주었다.

 

 

"저는 여기 뭘 하러 오는 게 아니에요. 여기 오면 아무것도 안 해도 되니까, 그래서 오는 거예요."

 

 

덕분에 책방은 책을 사고파는 곳이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람이 책을 통해 고민할 시간을 주는 장소를 마련하는 거라는 생각을 이어갈 수 있다. '심야책방'이라는 이름의 밤샘영업 이벤트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성황리에 계속되었다. 이 이벤트는 주인장이 계속해서 찾고 있는 '재미있는' 이벤트의 대표격이었다.

 

그는 사실 이벤트보다 타인의 삶과 생활에 더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들이 줄어들고 있고 그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삶의 여유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 때문이라고 한다. '재미'의 주체는 헌책방일 수도, 이벤트 그 자체일 수도, 주인장일 수도 없다. '재미'의 주체는 헌책방을 찾는 모든 이들, 다른 말로 현대사회의 개인이다.

 

저자는 확신할 수 없는 질문을 계속 이어간다. 진정한 자립,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간다는 것, 버텨낸다는 것. 이런 것들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을 찾기 위해 그는 끝없이 연구하고 실천에 옮기고 수정하고 나아간다. 인터넷으로 책을 팔지 않고, 간판과 명함이 없다. 한 번 오면 잊히지 않게 특이한 것들을 직접 만들며, 손님들을 믿고 무료 나눔 상자를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헌책방 주변 이것저것 지도'를 만들어 단순 가게 홍보 차원을 넘어 주변 공동체와 동네 그리고 마을의 공동 이익선의 확대를 추구하고자 한다. 다른 건 몰라도 10년 동안 하나는 확실히 알아냈다고 한다. 시간이 걸리고 더디게 움직이더라도 여럿이 함께 설 수 있는 자립이 필요하다는 사실 말이다. 그는 '그'가 아닌 '우리'의 자립을 위해 있는 자리에서 하루하루 노동할 것을 다짐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윤성근 지음, 산지니 펴냄, 2018년 6월)

 

오마이뉴스 김형욱 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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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에서 3월부터 인턴으로 일하게 된 작운펭귄입니다.

 이번이 첫 서평이자 첫 포스팅이어서 어색하네요. 하지만! 힘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목을 보시고 들어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늘 적을 서평은 산지니 출판사의 지향점과 일상을 잘 녹여낸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입니다. 산지니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죠.

 

 

 

 여덟 명의 산지니 직원들이 쓴 책으로 2015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산지니는 2005년 2월에  설립되었으며, 산지니의 뜻은 산속에서 자라 오랜 해를 묵은 매입니다. 출판사의 지향점은 세 가지로 첫 번째는 문화와 지역화와 문화 민주주의의 심화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사람들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 에피소드를 모은 산문집인『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는 총 5개의 파트와 5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파트 별로 산지니의 지향점, 편집, 출판 등에 대하여 서술하였습니다.

 

 

 

 

1. 씨앗과 물 바람 햇빛

   에피소드 7. 왜 동네서점에서 책을 사야 돼요?

 

 지역 출판사의 일상과 업무가 대부분 에피소드를 차지하며 중간중간에 출판사는 어떠한 방향을 지향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넣어 재미뿐만 아니라 책에 대하여 한 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줍니다. 저는 평소에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만 항상 작가의 고충만 생각했지 출판사의 노력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를 읽으면서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책이 하나의 나무라고 가정한다면 작가는 씨앗이고 출판사는 물과 햇빛 바람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짧은 에피소드가 모여 있는 책이다 보니 술술 읽혔습니다. 하지만 짧다고 해서 내용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출판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출판 과정에서 했던 실수, 느낀 점 등이 적혀있어 알찬 정보를 많이 얻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마치 제가 산지니의 일기를 훔쳐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2. 책은 책을 부른다.

 

  에피소드 20. '브라질을 통해 산지니에 입사한 사연

 

 

 글을 읽다 보면 산지니가 출판했던 책이 소개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책에 흥미를 느끼게 합니다. 그중 제가 가장 읽어보고 싶은 책은 스무 번째 에피소드의 브라질 : 광고와 문화였습니다.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강렬함과 백인화를 원하는 브라질 사람들의 열망이 느껴졌달 까요?

 

 

 

 

 

3. 좋은 구절은 바람을 타고...

 

 

 

 박물관에 놓인 나비를 보며 인간의 운명이 떠올랐다고 하더군요. 왼쪽 날개를 과거로, 오른쪽 날개를 미래로 본다면 나비의 몸뚱아리는 곹 인간이 정박해 있는 현재에 해당한다며, 원래는 애벌레였고, 누이고치였을 나비의 운명이 마치 인간의 삶과 같았다고 하였습니다.

 

 

미르차 커르터레스쿠는 나비와 같은 우리네 인생 또한 날개가 접혀 있을 때는 마치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삶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천천히 날갯짓을 해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인생이 되는 게 아니겠냐고 하더군요.

 

 

 

                                                 -P 187

에피소드 47. 양 편집자, 스웨덴 예테보리 도서전을 떠나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구절들이 많았는데, 그중 위의 말이 가장 인상이 깊었습니다. 작가의 말들은 한마디 한마디가 참 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작가의 지식을 조금 엿볼 수 있는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출판사가 왜 주최를 하는지, 사람들이 왜 관심을 가지고 참석하는지에 대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는 저에게 책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기회가 되었으며, 지역 출판사라는 한계점을 딛고 일어난 산지니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지역과 출판이 상생하는 방법과 행복하게 출판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는 것입니다.

 

 

 

 저의 서평이 여러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책을 많이 구매하게 되길 희망합니당! 짧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올라올 작운펭귄의 글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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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8.03.09 2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데뷔 축하합니다.^^
    물, 바람, 햇빛 중 저는 '바람' 하고 싶네요.

영화 [박열]의 가네코 후미코를 읽다

정선재 (산지니 편집자)

 

 

“너답지 않게 왜 이래?” “나다운 게 뭔데! 어흑흑흑….”

뻔한 드라마의 뻔한 대사다. 그런데 이 말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삶의 깊은 물음에 도달한다. 진짜 나다운 건 뭘까? 나다운 삶으로 가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웬 ‘중2병’ 같은 고민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삶의 방향을 어찌 열다섯 살에만 고민할 수 있겠는가. 나답게 사는 것, 아마 이것은 평생을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게 아닐까.

 

 

여기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철저히 나만을 위해 산 사람이 있다. 신념 가득한 눈으로 당차게 일본 제국주의를 조롱하던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 영화 <박열>을 통해 그녀를 만났다면 누구나 궁금해할 것이다. 무엇이 가네코 후미코를 이렇게 만들었는가?(이 책의 원제는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다)


가난과 폭력은 가네코 후미코의 어린 시절 대부분을 차지한다. 호적에 오르지 못해 학교를 다닐 수 없었고, 일본인이었지만 조선에서의 생활은 노예나 진배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불행이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후미코는 그 불행 앞에 고개 숙이지 않는다. 제국주의의 허상을 꿰뚫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가 평등한 인간임을 깨닫는다. 거대한 이데올로기를 향해 거침없이 침을 뱉는다.  

가네코 후미코는 23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다(자살이라 알려져 있지만 타살 의혹이 있다). 서럽고 고된 삶이었지만, 빛이 난다. 나를 위한 삶,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노력이 그녀의 청춘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 어둠과 절망의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피워낸 가네코 후미코. 그녀의 삶을 껴안으며 그녀가 사랑한 모든 것에 축복이 있길 바라본다. 후미코의 수기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에 축복이 있기를!”이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기사 원문 (시사IN)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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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그늘12 2017.08.04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를 위한 삶,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노력'이 나의 삶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안건모 작가님의 <삐딱한 책읽기>가 짧게 소개된 한겨레21 기사입니다:)

 

다른 내용은 생략하고 <삐딱한 책읽기> 부분만 담아왔습니다.

 

기사 전체 내용을 보시려면 기사 원문 읽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

 

삐딱한 책읽기

 

 

 

안건모 지음, 산지니 펴냄, 1만5천원


버스 운전기사를 하며 글을 쓰다 월간 <작은책> 편집장을 맡은 안건모씨의 서평집. 민주주의, 노동의 가치, 우리말과 글, 만화와 예술, 역사 문제, 국가의 역할 등 주제별로 시민의식을 깨우는 책 70여 권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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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론에 관한 책 3권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왜 독서를 해야 하며,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마다 딱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질문은 아니겠지만, 이것은 독서가라면 누구나 가슴에 품고 사는 물음일 듯하다. 최근 서점가에는 애서가(愛書家)를 자처하는 명사들의 책이 잇달아 출간됐는데, 저 질문에 답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부분이 적지 않다. 독서의 즐거움을 전하면서 책읽기의 방법론까지 설명해주는 신간들을 한 데 모아봤다. 

 

(중략)

 

노동자의 눈으로 읽고 쓰다  

월간 ‘작은책’ 대표인 안건모(59)가 펴낸 서평집 ‘삐딱한 책읽기’(산지니)는 저자의 독특한 이력에 먼저 눈길이 가는 책이다. 저자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열두 살 때부터 공장에서 일했고, 군 제대 후인 1985년부터 2004년까지는 서울에서 시내버스를 몰며 밥벌이를 했다.

버스를 운전하면서 청춘을 보낸 그에게 책은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이자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해준 스승이었다. ‘삐딱한 책읽기’의 첫머리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요.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 이 세상을 보여주는 책, 둘째, 이 세상을 이해하는 책, 셋째, 이 세상을 변혁하는 책입니다. 저는 한 가지 더 추가합니다. 재미있는 책입니다. …(이 서평집에서) 제가 소개하는 책이 그런 책입니다.” 

그가 탐독한 60여권에 대한 서평을 모았다. 책과 함께 보낸 저자의 인생 스토리가 녹아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령 박노해의 시집 ‘노동의 새벽’을 읽었을 때를 회상하면서 그는 이렇게 적었다. “그 시를 쓴 박노해는 경기도 어디쯤에 있던 버스회사 정비사 일을 했던 사람이었다. 노동을 해본 사람만이 쓸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처음 봤다.” 

 

(하략)

 

국민일보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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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 단디 들여다보기
<감천문화마을 산책>/ 임회숙 지음/ 해피북미디어 펴냄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 배경은 감천문화마을 사진으로 해 두었다. 알록달록한 집들이 오밀조밀하게 쌓여있는 풍경이 예쁘다. 감천문화마을에 두 번 가 보았다. 마을을 들어서 꽤 긴 길을 걸으며 만나는 벽화나 갤러리, 공방을 둘러보고 사진 좀 찍었던 추억이 있다. 그때는 그곳을 그저 흔한 벽화마을들 가운데 하나쯤으로 여겼다. 젊은이들이 사진 찍기 좋게 잘 꾸며진 곳으로 말이다. 실제로 많은 이십대들이 셀카봉을 들고 즐기고 있었다.

 

<감천문화마을 산책>을 읽기 전까지 나도 관광객의 하나로 그곳을 갔는데 책을 읽은 후, 달라졌다. 

 

 

 "'관광객'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이 사는 마을을 구경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사는 곳은 방문하는 것이다. 방문자에게는 손님의 자격이 부여된다.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이 지켜야 할 자세가 있듯 방문자 역시 손님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63쪽)

 

 


구경하듯 스쳐지나치는 관광객 말고, 주인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손님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감천문화마을 산책>에는 마을을 꿰어 흐르는 역사가 있고, 마을에서 살아 숨쉬는 사람이 있고,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가난과 전쟁 통에 강제 이주된 삼천 명의 사람들이 일군 마을이 바로 감천마을이었다.

 

 

"집과 집이 서로를 가리지 않는 것은 다른 산동네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다. 집들 사이에 형성된 작은 골목길 역시 큰길과 이어져 있어 하나로 통한다. 그러니까 감천문화마을은 배려와 소통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110쪽)

 


감천문화마을의 상징이 되는 블록같은 집들에 이런 배려와 소통의 비밀이 있었다니 감동이다. 그 공간이 주는 가치가 지금 이 마을을 더 아름답게 해 주는 것 같다.

 

자세히 보면 예쁘다고 했던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도 했지? 지은이 임회숙 작가는 감천문화마을을 '단디'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해 준다. 감천문화마을 안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한 명씩 인터뷰를 하며 그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가 하면, 마을에서 살며 겪는 어려움 또한 숨김없이 알려 준다. 마을의 빈 집을 개조해 무료로 작업실을 쓰고 있는 예술 작가들은 한결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며 살아갈까 하는 것이었다. 이런 고민이 외부에서 들어온 '그들'에서 한 마을 주민인 '우리'가 되어 함께 마을을 가꾸어가는 힘이 될 수 있겠다 싶다.

 

마을 사진이 담뿍 담겨있고 친절한 글로 쓰인 책을 읽으니 감천문화마을을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단, 아쉬운 점은 마을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예쁜 지도 하나가 곁들여졌다면 좋았겠다. 이제 '방문객'으로 감천문화마을의 초대에 응하고 싶다. 애정 가득 갖고 그 마을을 단디 즐겨야지.

 

 

글 : 박신경 님(독자)

 

 

 

감천문화마을 산책 - 10점
임회숙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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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09.13 0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쉬운 점까지! 감사합니다^^

  2. BlogIcon 별과우물 2016.09.19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평까지 남겨주시다니 감사하네요^^


 반갑습니다.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414.입니다.

 지난 목요일, 저는 서면 영광도서에서 이뤄진 "제70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마르타』"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다양한 분들이 참석해 자리를 메워 주시는 것을 보며, 행사에 대한 왠지 모를 기대감이 부풀었습니다. 학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행사는 짧지만 다채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자리가 차는 모습을 보며 긴장한 듯 보이는 장정렬 번역가가 보입니다. 제가 들어섰을 때는 이미 분주하게 행사가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세 줄로 짝을 맞춰 늘어선 탁상과 의자, 그리고 뒤편에는 많은 의자가 배치된 행사장은 마치 커다란 강의실 같았습니다. 양옆의 액자에는 이곳에서 저자의 만남을 한 작가들의 사진이 걸려있는 듯했습니다. 

 행사는 박소산 선생님의 학춤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학춤의 화려한 입장.





입장부터 화려하게 비상한 이 모습은 정말 '학' 같았습니다.





덩실덩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인사말과 함께 다시 멋지게 퇴장하셨습니다. 공연 잠깐잠깐 크게 무언갈 외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신 박소산 선생님.






 학춤이 끝난 후엔 오기숙 '한국 에스페란토협회 부산·경남지부장'께서 축사를 해주셨습니다. 에스페란토로 한 번, 한국어로 한 번 해주셨는데, 처음 육성으로 듣는 에스페란토라 그런지 신기하고 또 새로웠습니다. 에스페란토를 읊으실 땐, 준비를 많이 하신 게 느껴졌습니다.

스페란토는 살아있는 언어임을 알려주신 장정렬 번역가께 감사합니다.





축사 이후에 드디어 "저자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장정렬 번역가와 함께, 박연수 박사님께서 나오셔서 당시 폴란드의 사회상과 경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위 사진에서는 장정렬 번역가가 『마르타』를 만나게 된 사연과 줄거리를 말씀해주시고 계십니다. 


르타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소식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죠.


 장정렬 번역가는 행사 중간중간에도 끊임없이 독자와의 소통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많은 분이 독서활동을 많이 하였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책의 신' 이야기와 함께 말입니다.





장정렬 번역가 한 말씀.




 사회자께서 마르타』에 대한 짧은 감상평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을 읽어주시기도 했습니다. 질문을 위해 읽어주신 것이었지만, 저는 읽어주신 구절이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들이 남자들이니까 그렇지요.



 그리고 시대상을 보여주는 구절이 많은 마르타』에 대해 가장 주요한 구절이 어떤 곳인지도 여쭤보았습니다. 장정렬 번역가는 공간적 배경이었던 바르샤바의 1870년대가 잘 드러난 204-205페이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장정렬 번역가가 읽어주시는 것을 들으니, 저도 시대상이 잘 나타났던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두 달치 집세 사십오 즈워티도 내야되고… 가게엔 이십 즈워티의 외상이 있고… 지난 번 모피 옷은 백 즈워티에 팔았는데… 육십… 지금 사십이 남아 있고… 얀치아 신발을 꼭 사줘야 하고, …내 것도 이미 떨어졌는걸 땔감도 구해야 하고… 저 아인 언제나 추위에 떨며 지내고…….

(마르타』 180쪽 중에서)




 박연수 박사께서는 폴란드 시대상과 당시의 경제상에 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일본과 같은 다른 나라의 시대상까지 곁들여 말씀해주셨습니다. 역사와 경제학을 한꺼번에 알아가는 듯한 기분입니다. 이득이네요.


은 작품을 읽는다 해도 그 배경을 알고 읽으면, 느끼는 것이 달라지죠.




 장정렬 번역가, 박연수 박사와 여러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독자들께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시거나, 짧은 감상평을 남겨주시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독자 한 말씀



 장정렬 번역가는 찬찬히 감상평을 들어보시곤,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메일로 받았던 감상평을 언급하셨습니다. 


, 그런 생각을 했다. 1800년대 폴란드의 한 여성이 비참하게 사라져 가는 모습을 2016년 이 순간, 이 편한 세상에서 공감하는 것이 몹시 아이러니하다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행사가 마무리된 후에는 장정렬 번역가의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장정렬 번역가는 한분 한분 정성스레 사인을 해드리고, 악수하셨습니다.

 







사인에 열중하는 장정렬 번역가.






사인에 열중하는 장정렬 번역가2.







사인왕 장정렬 번역가. 짧은 글귀도 남겨주셨습니다.










마르타 저자와의 만남 기념사진.



행사는 기념사진 촬영으로 정말로 끝이 났습니다. "저자와의 만남"이 처음인 저에게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도 학춤이 잊히지 않습니다.

덩실덩실



그럼 마지막으로 학춤 영상 짧게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두근두근















마르타 - 10점
엘리자 오제슈코바 지음, 장정렬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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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6.02.22 1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동래학춤의 모습의 동영상으로 보니 더 실감나고 좋네요 :) 책 내용 뿐만 아니라 에스페란토 언어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

  2. BlogIcon 잠홍 2016.02.22 15: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춤 공연으로 <마르타> 출간을 축하해주신 박소선 선생님께서는 장정렬 번역가님으로부터 에스페란토어를 배우셨다고 하셨죠^^ 많고 많은 출판 행사 중 군계일학 이었다고 감히 말해봅니다ㅋㅋ <마르타>의 번역 과정이나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도 듣는 좋은 자리였어요. 정성들인 포스팅에 감동!

  3. BlogIcon Emillia 2016.02.23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춤 동영상에 움짤까지 만드시다니 대단하세요~ 정말 실감나게 잘찍으셨어요. 육성으로 처음 들은 에스페란토어도 잊혀지지않네요...<마르타>에 대한 장정렬선생님의 말씀도 놓치지않고 잘 정리해주신거 같아요. 수고하셨어요^^

  4. BlogIcon 단디SJ 2016.02.23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말로만 듣던 움짤 >.< 수고 많으셨어요! 그날의 행사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주신 것 같아요!

  5. 권디자이너 2016.02.23 2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스페란토어 들어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독자서평은 나의 힘

 

 

아침에 출근을 하고 나면 으레 하는 몇 가지의 행동들이 있습니다.

 

 1. 물 한 잔 벌컥벌컥 마시기

 2. 다이어리에 오늘 일정 적기

 3. 출판사 카페, 블로그, SNS 보기 및 댓글 달기

 4. 메일 확인하기

 

업무와 관련해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오늘 일을 시작한다'하는 저만의 워밍업(?)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얼마 전, '4. 메일 확인'을 하다가 즐거운 메시지를 읽었습니다.

 

 

 

제 옆자리 편집자님께서 이런 메일을 보내셨더라고요. (친절하게 리뷰 링크와 함께!)

얼마 전 출간된 조미형 소설집 『씽푸춘, 새벽 4시』의 독자 리뷰 였는데요, 실제로 책을 읽으신 분은 이 책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살짝 떨리기도 했습니다.

 

 

 

 

본 리뷰는 꽃도둑님께서 남겨주신 내용입니다.

'길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는 제목부터 『씽푸춘, 새벽 4시』의 음울한 분위기를 잘 나타내주는 것 같았어요!

 

 

 

 

조미형 작가님의 문장들을 '자객의 칼날 같이 민첩하고 예리하고 절제되어 있다'고 표현해주신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요, 무엇보다 이 소설집을 통해 조미형 작가님께 반하고 말았다니!! (꺄악~!)

 

 

 

조미형 작가님의 다음 책을 기다리는 팬이 한 명 더 추가됐네요!!

 

 

+ 댓글을 보니, 꽃도둑님의 리뷰를 읽고 책이 급 땡긴다는 어느 독자분의 말이 재밌어서 캡처해서 가져왔습니다. : )

 

 

 

페이스북의 좋아요(엄지척!) 하나에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렇게 긴 장문의 리뷰를 읽으니 왠지 오늘 근무의욕+전투력이 급 상승합니다.

 

 

더 좋은 책으로 많은 독자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해요~ ☞☜

 

 

** 꽃도둑님의 리뷰가 궁금하시다면... http://blog.aladin.co.kr/757832154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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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01.27 1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서평 달리면 기분 좋아요. 짧은 글이라도.

  2. 권디자이너 2016.01.28 2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편집자에게 힘을 주는 '순수'한 독자평이네요.^^

 

 

  안녕하세요! 산지니의 새로운 인턴 임병아리입니다^^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여름이네요. 이런 날씨에는 선뜻 집 밖을 나서기가 두려워 일명 '방콕'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방콕 라이프를 즐기고 계신가요? 저는 선풍기 앞에 앉아 문학서적을 읽으며 여름을 견뎌내고 있습니다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보다 영화나 드라마, 게임을 통해 시간을 보내곤 하겠지요. 안타깝게도 문학이 점차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2004년 《문학동네》를 통해 일본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이 소개된 이후, 한국 문학의 위기는 잦은 논쟁거리가 되곤 했습니다. 이전까지의 문학은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동시에 정신적인 즐거움을 주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지요.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영화나 TV와 같은 영상매체 및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문학은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서점과 도서관 대신 영화관을 찾기 시작했고, 굳이 소설을 읽지 않아도 TV드라마로 대체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불가능한 대화들2》 뒷표지

 

"정말 문학은 끝장나버린 것일까?"

 

  《불가능한 대화들2》는 문학이 종언을 선고받은 지금 이 시대에 문학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산지니의 계간지《오늘의 문예비평》에 연재되었던 작가대담을 엮어서 발간한 대담집이지요. 작가들의 창작과정에 관한 '작가산문', 그리고 비평가와 작가의 대화를 담은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도서명에서도 알 수 있듯, 《불가능한 대화들2》는 지난 2011년에 나온 《불가능한 대화들》 이후 무려 3년만에 출간된 후속권이랍니다.

  문학의 종언, 문학의 끝. 이와 같은 말들에 어느 누구보다도 민감할 이들은 바로 작가들이겠지요. 한국 문학의 최전선에서 문단을 끌어나가고 있는 소설가, 시인들. 그들은 이러한 국면에 대하여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불가능한 대화들2》에서는 열명의 작가들이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그 중 저의 뇌리에 인상 깊게 들어박힌 몇가지 구절을 소개해드릴게요^^

 

▲ 소설가 정유정. 《불가능한 대화들2》22페이지 속 사진

  이 이야기예술의 가이아는 소설이라고, 나는 믿는다. 최전선을 영상매체에 내주었을지언정, 소설은 아직 근본적인 힘을 갖고 있다. 영화가 시간의 예술이라면, 그저 내 주장이지만, 소설은 영토의 예술이다. 독자가 아무 때나 들어와 뒹굴고 몸을 적시는 진창, 수많은 예술장르에 물을 대는 샘, 인간과 삶과 세계와 운명을 한계 없이 은유해내는 대지라는 면에서.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자」中 18p

 

  위는 정유정 작가의 산문에서 발췌한 구절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유명한 소설이 영화나 드라마화 되는 것을 자주 보셨을거에요. 하지만 그러한 영화나 드라마들이 언제나 성공적이지만은 않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지요. 독자들이 생각하는 원작의 이미지와, 영상의 이미지가 달라 괴리감이 발생하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저는 소설의 힘, 문학의 힘이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작품 속 세계를 독자의 마음대로 상상하고, 그려볼 수 있다는 것. 소설을 읽는 사람은 점차 줄어들고, TV와 영화가 장악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소설이 사라져서는 안되는 이유를 느낄 수 있는 구절이었습니다.

 

▲ 소설가 고은규. 《불가능한 대화들2》87페이지 속 사진

  연민과 연대라는 말이 유독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타인의 불행을 진심으로 아파할 수 있는 감정이 필요합니다. 아프다고 소리치는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고, 자신의 프레임에 넣어 엉터리로 사건을 재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사회는 나쁜 곳으로 굴러 떨어지겠지요. 문학이 낭떠러지를 지키며 미력하나마 울타리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암울한 세계, 명랑한 이야기」中 . 88p

 

  현대의 우리 사회는 나날이 삭막해지고, 인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급격한 경제성장 때문일까요? 사람들은 물질만을 추구하고,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며, 타인에게는 냉정해지고 있습니다. 고은규 작가는 이에 대해 언급하며, 문학이 우리 사회를 지켜줄 작은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저 또한 이 구절을 읽으며, 과연 문학이 이 삭막한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문학의 순기능 중 제가 가장 중요하다 여기는 것은 다름 아닌 '공감 능력의 향상'입니다. 독자는 작품 속 화자의 감정선을 따라 가는 것을 통해,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되지요. 문학을 통해 '나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타인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점차 늘어간다면 사회의 삭막함이 점차 줄어들지 않을까요? 당장의 큰 변화가 아니더라도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 작은 것들이 모여 사회가 나쁜 곳으로 굴러떨어지지 않는 울타리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윗줄) 정유정 김유진 고은규 김성중 최진영/ (아랫줄) 이승우 서효인 김경인 조혜은 이안

 

   "문학은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담담하고 꿋꿋하게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문학은 끝나지 않았음'을 외치는 작가들. 정유정, 김유진, 고은규, 김성중, 최진영, 이승우, 서효인, 김경인, 조혜은, 이안.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10인의 작가들을 통해 '문학의 끝'이 아닌, '새로운 문학의 시작'을 함께 모색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불가능한 대화들 2 - 8점
정유정 외 지음, 오늘의문예비평 엮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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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지니북 2015.07.30 1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어제 첫 출근했는데 벌써 책 다 읽고 포스팅까지.
    사진도 좋고 편집도 잘 하셨네요. 물론 내용도 재밌구요.
    파워블로거로 클 수 있는 자질이 보입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께요.^^

  2. BlogIcon 단디SJ 2015.07.30 1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편집이 깔끔해서 내용도 더 잘 들어오네요^^ 특히 발췌하신 부분 중 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영토의 예술'이라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포스팅 기대할께요! 수고하셨습니다.

  3. BlogIcon 엘뤼에르 2015.07.30 1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선, 포스팅 속도에 놀랐어요^^ 문학으로 타인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을 파악한다는 임병아리 님의 말에 공감하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4. BlogIcon 잠홍 2015.07.30 1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발췌하신 문장들이 저도 이 책을 편집하면서 인상 깊어 메모해둔 부분이에요 :) 이 '불가능한 대화들'에서 '새로운 문학의 시작'을 읽어내시다니!! 갑자기 <다시 시작하는 끝>의 조갑상 작가님이 생각납니다 ㅋ_ㅋ 수고하셨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이데올로기와 미국 외교』 서평이 크게 떴습니다.  '부시도 아니고 오바마인데, 미국 왜 이러나?'(링크) 라는 제목입니다.
『이데올로기와 미국 외교』는 영국 식민지로부터 독립하여 지금의 초강대국이 되어 있는 미국이 건국 이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견지해오고 있는 외교정책의 실체를 밝힌 마이클 헌트(Michael H. Hunt) 교수의 저작입니다.

한국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수많은 미국 관련 저작들이 번역 소개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지극히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마이클 H. 헌트

삼일절이나 광복절이 되면 어김없이 유엔기와 성조기를 들고 시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한편에서는 ‘반미출정가’를 부르고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 책은 미국적 가치를 무조건 추종한다거나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깊이 있는 성찰을 바탕으로 특정 입장에서 벗어나 진실을 추구하는 책입니다. 저자인 마이클 헌트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을 때조차도 “『이데올로기와 미국 외교』에서 다루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과연 세월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적 경험의 차이까지 초월해서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한국인들의 관심사에도 타당하게 적용되는지(저자 서문에서...)” 검증하고, 비판적으로 읽어달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했을 때, 역사학자인 저자가 역사학적 통찰을 통해서 현실주의의 문제점을 ‘명쾌하게’ 밝혀주는 이 책은 일반 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미국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교정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번역하는데만 2년여의 시간이 걸렸고 2008년 책이 출간됐을때 여러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나 판매는 기대에 못미쳐 많이 안타까웠는데, 늦게나마 이렇게 책의 가치를 알아주시는 독자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얼마전 <시사인>의 책소개 코너인  '아까운 걸작'에 소개되기도 했답니다.

노엄 촘스키나 하워드 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 시사인 145호

이데올로기와 미국 외교 - 10점
마이클 헌트 지음, 권용립.이현휘 옮김/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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