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후기79

그럼에도 이어지는, 모든 요일의 「여행」에 관해서 저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해왔습니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하는 걸까? 여행해야만 하는 걸까? 대체 여행이 뭐길래, 다들 해야 하는 의무인 것처럼 행하고 있는 걸까. 얼마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한 작가의 에세이에서는 '여행을 싫어한다고 말할 용기'를 다룬 부분도 있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여행은 신성불가침의 종교 비슷한 것이 되어서 누구도 대놓고 "저는 여행을 싫어합니다"라고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중략) 여행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쩐지 나약하고 게으른 겁쟁이처럼 보인다. 폰 쇤부르크처럼 명문가의 자손으로 태어났더라면 '우리 귀족들은 원래 여행을 안 좋아해'라고 우아하게 말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우리 같은 평민들이 쓸 수 있는 레토릭이 아니다. 『보다』中-김영하 저의 경우에 빗대어 본다면.. 2016. 8. 22.
글쓰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성공하는 글쓰기 전략』 서평을 쓰기에 앞서, 이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제가 치명적인 실수를 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바로, 전달할 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핵심만 간결하게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실수를 하게 된 이유라고 말하자면 그렇지만, 제가 잠깐 일했던 곳이 이런 규칙과는 정반대인 조금 특별한 사례였다는 점인데요. 알려진 방식과는 다르게 그곳에서는 핵심이 아니라, 그 어떤 부분도 놓치지 않고 전달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구구절절 설명하는 듯한 보고서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저는 간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끄럽네요. 하하 하지만 어찌 되었건, 그것은 특수한 경우였고, 일반적인 때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어야 했는데 말이죠. 아무튼 제가, 읽어본 결과 성공하는 글쓰기 전략이라는 귀여.. 2016. 7. 15.
10년차 카피라이터가 쓴 『모든 요일의 기록』을 읽고 이 책을 간단하게 소개 하자면, 광고 대행사인 TBWA KOREA의 10년차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일상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이름 때문에 오해를 할까 노파심에 말씀드리자면, 여자분 이십니다! 그리고 이 분의 팀장님이 ‘박웅현’ 이라는 유명하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신데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여덟단어』 등의 저서를 쓰셨고,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진심이 짓는다’ 등의 광고를 만드셨습니다. 이 팀은 인문학이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독서를 중요시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저자는 글의 첫 문장에서 자신의 독서환경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독서 환경에 관해서라면 나는 삼면이 책으로 둘러싸인, 사시사철 넉넉한 읽을거리들이 쏟아지는 천혜의 .. 2016. 4. 8.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를 읽고 산지니에 입사하기로 확정이 나고 받은 첫 번째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이기도 한데요. 출판이라는 일이 어떻게 시작되어서 어떻게 끝나는 지, 특히나 지방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산지니가 10년의 세월을 어떻게 버텨내었는지도 알고 싶었습니다. 읽게 된 책 내용 중에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을 꼽자면, 중국의 지원을 받아 『부채의 운치』, 『요리의 향연』, 『차의 향기』를 출간한 이야기나, 인쇄실수로 페이지가 뒤바뀌어서 제본소에서 감쪽같이 재작업 해 준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다른 나라의 책이라는 것은 언제나 아득하게 느껴지는 데 번역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거쳐 출간을 해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껴졌고, 제작비를 과감하게 투자해서 양질의 책으로 탄생시킨 부분도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 2016. 3. 31.
그녀의 뒷모습에서『조금씩 도둑』을 읽고 그녀의 뒷모습에서 조명숙 소설집 『조금씩 도둑』독서후기 '이 단발머리 여자는 누굴까?' '그녀가 읽고 있는 저 책을 뭘까?' '그녀는 무엇 때문에 고개를 돌렸을까?' 『조금씩 도둑』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참 단순하게도 표지의 여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한가로이 책을 읽고 있던 여자. 창밖에 일어난 어떠한 일(사건)로 하여 순간 고개를 돌린 듯한(그녀의 단발머리가 흔들렸거든요!) 모습은 평화로운 여자의 시간이 깨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잔잔한 삶에 예고 없이 다가온 어떤 사건, 그리고 그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 제게『조금씩 도둑』의 첫인상을 그러했습니다. '블라인드를 올리고 밖을 내다본다' 「점심의 종류」의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나와 상관없이 창밖의 풍경들은 시간에 몸을 .. 2015. 6. 9.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독서를 위하여 『왜 책을 읽는가』 샤를 단치 저|임명주 역|이루|2013.04.03|288쪽 저자는 "왜 책을 읽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는 책과 독자에게 씌워진 환상을 철저히 걷어낸다. 그것은 독자들의 지적 허영심이나 책으로부터 위안을 받으려는 나약함을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책은 위대한 것이며, 그 책을 읽는 더 위대한 독자들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었다. 과연 자신과 함께 "책의 시대"를 열어갈 용기 있는 독자인지 조심히 떠보는 것이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과감하고도 흥미로운 비평책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쓰는 내내 냉철한 지성과 차가운 절제로 자신의 연약함을 감추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본심을 드러낸다. 1. 낯선 사유로 단조로운 세상을 읽는다 저자는 왜 책을 읽는지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자신만의 답과 생각들을 말.. 2015.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