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후기79

한나 아렌트의 세 번째 탈출과 탈학습 인턴 예빈님께 책을 빌렸네요. 한나 아렌트가 주인공인 그래픽 노블이라고 블로그에 소개를 했기에 재밌을 것 같았는데, 역시나 재밌어서 저도 추천 드립니다. 에 카툰을 그렸던 켄 크림스타인(Ken Krimstein)이 2018년에 블룸스버리(Bloomsbury) 출판사에서 펴낸 책입니다. 켄 크림스타인은 그림도 독특하지만 글이 굉장히 철학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네요. 철학, 역사 등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이 엿보입니다. 더숲에서 좋은 책을 출판했네요. 아마도 책을 발견한 것은 이 책의 감수를 맡은 한국아렌트학회 회장 김선욱 교수님이신 듯한데요, 덕분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삶을 세 번의 탈출에 초점을 맞추어 조망합니다. 물론 매독으로 아버지가 사망하는 어린 시절부터 청.. 2020. 4. 15.
바오 닌의 <전쟁의 슬픔>을 읽다 ‘전쟁’과 ‘슬픔.’ 이 두 단어는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너무 익숙한 단어들이기에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두 단어의 관계도 진부하다. ‘전쟁’ 하면 ‘기쁨’ ‘환희’보다는 ‘슬픔’ ‘절망’을 먼저 떠올릴 테니까. 그래서인지 두 단어의 의미는 실제 담고 있는 깊이만큼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을 읽으면서 ‘전쟁’과 ‘슬픔’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어느 때보다 뼈아프게 다가왔다. ▲ 저자 바오 닌 (출처: 서울신문) 이 책의 저자 바오 닌 (Bao Ninh)은 1952년 1월 18일 베트남 중부 응에 안 성 지엔 쩌우 현 출생이다. 본명은 호앙 어우 프엉이며, 필명은 선조들의 고향인 꾸앙 빈 성 꾸앙 닌 현 바오 닌 사에서 따왔다. 1969년 쭈 반 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열일곱 살에 베트남 .. 2018. 5. 25.
70년 전 제주를 기억하며 - <레드 아일랜드> 서평 여러분 '제주도'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푸른 바다와 봉긋한 오름들이 있는 평화로운 풍경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섬 제주에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아픈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70년 전 제주에는 피바람이 몰아쳤습니다. 4.3 사건 때문이지요. 4.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시위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들을 통칭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문경원 中 단지 4월 3일 하루에 발생한 사건으로 명명하지 못하는, 무려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주 도민들에게 불행을 안겨줬던 엄청난 사건이지요. 당시 전체 제주도민의 10분의 1인 3만여 명이 학살되었고, 한국현.. 2018. 4. 1.
『사람 속에서 길을 찾다』를 읽고 이송미 대표님이 박영미 위원장님의 『사람 속에서 길을 찾다』를 읽고 마을카페 밴드에 독후감(?)을 올려주셨네요~ 옮겨봅니다~^^ 오늘은 지난 출판기념회에서 사온 책 『사람 속에서 길을 찾다』를 읽고 소감을 올려봅니다 .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 그것도 인생의 멘토이자 선배님의 삶의 여정을 들여다본다는건 묘한 떨림과 감동이 있었습니다. 제가 박영미 대표님을 처음안 건 20년쯤 전입니다. ^^ 그땐 너무 큰 사람이라 요렇게 옆에서 일을 함께 하고 일을 할 수 거란 생각조차도 못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제가 지켜보고 함께 했고 전설처럼 들었던 얘기들이 나오더군요. 영도 고용평등 상담실 얘기, 호주제폐지운동 얘기 등 일부 함께 했던 얘기를 읽으니 그때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얘기도 비중있게 .. 2018. 3. 9.
[산지니가 읽는 소설] 『세 여자 - 20세기의 봄』(조선희, 한겨레출판, 2017) ‘역사/소설’을 읽는다는 것 『세 여자』(조선희, 한겨레출판, 2017)를 읽고 “봄인가, 아니 여름인가. 세 여자가 개울에 발 담그고 노닥거리고 있다. 하얀 통치마 저고리 위로 한낮의 햇볕이 부서진다. 팽팽한 종아리와 통통한 뺨, 가뿐한 단발은 세 여자의 인생도 막 한낮의 태양 아래를 지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세 여자가 물놀이하는 개울은 청계천인가.” (1권, p. 10) 두 권으로 분권된『세 여자』(2017)는 역사 소설로 분류될 것이다. 제국주의의 총칼이 드리운 암흑기의 조선에서 여성 주체로 살아간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의 삶을 통해 조선 공산당의 실체로 다가간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세 여자를 비롯해 이름 석 자로 나오는 사람은 모두 실존인물이다. 등장인물들에 관한 역사기록을 기본으로 했고 .. 2018. 1. 15.
[산지니가 읽는 시] '돌돌'의 언어 - "고개 숙이는 것, 조아리는 것, 무릎을 꿇는 것." ‘돌돌’의 언어 - 고개 숙이는 것, 조아리는 것, 무릎을 꿇는 것에 대하여 최영철 시인의『돌돌』(실천문학, 2017)과 『금정산을 보냈다』(산지니, 2014)를 읽고 “내 꿈에 놀러와” 겨울. 추위에 몸을 떨고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하루도 열심히 고개를 숙였구나, 춥구나, 생각하다가 시를 읽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다. 매일 시를 읽는 것은 힘들다. 시를 읽는 것은 무용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컷 자고 일어난 주말에는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커다란 창이 있는 책상 앞에 앉기도 하며, 밀린 빨래들이 신나게 굴러다니는 세탁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겨우 읽을 수 있게 되고 그러면 무용함의 효용에 대해 생각하기도 한다. 읽을 때는 아무 생각없이 읽지만 읽고나면 그래, 시를 읽어.. 2017. 12. 10.